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과학수사
    2026-10-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총 8,318 건
  • 예고된 수사 혼선 ‘AI 해킹’서 터졌다

    예고된 수사 혼선 ‘AI 해킹’서 터졌다

    초유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시중은행 동시다발 해킹 사건이 알려진 지 닷새째인 5일에도 수사기관들의 움직임은 더디기만 하다. 경찰은 여전히 내사 단계이고, 중대범죄수사청은 경찰 통보만 기다리면서 정식 수사는 감감무소식이다. 과거라면 곧바로 금융사에 대한 압수수색 등이 이뤄졌을 사안이다. “엄중한 인식을 갖고 철저히 조사하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가 무색할 정도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시중은행 등 금융권 해킹 사건에 대해 지난 1일부터 내사를 이어 가고 있다. 피의자 특정이나 피해 규모 등 범행 실체가 명확해지면 정식 수사로 전환할 방침이다. 사이버범죄는 중수청이 맡는 7대 중대범죄에 포함된다. 중수청법 시행령에 따르면 경찰 등 수사기관은 이를 인지할 경우 중수청장에게 즉시 통보해야 한다. 다만 경찰은 이 대통령이 대책 마련을 지시하고 금융위원회가 금융권에 보안 점검을 주문했는데도 아직도 사건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실제 해킹이 이뤄졌는지, 어떤 방식으로 공격했는지, 범행 개연성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수사 인지 절차를 거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의 인지가 늦어지면서 중수청 통보 절차도 멈춰 섰다. 통보가 오더라도 중수청장은 원칙적으로 7일 안에 수사 개시 여부를 회신할 수 있다. 수사기관 간 역할 분담이 수사의 발목을 잡으면서 중수청 출범 직후부터 수사 공백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중수청이 경찰 통보만 기다릴 게 아니라 경찰과 협의해 내사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통보 시점 등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수청은 일단 본청 과학수사국과 서울중수청을 중심으로 대비에 들어갔다. 중수청 관계자는 “통보가 오면 공백 없이 진행하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수청은 지난 2일 청장이 공석인 채 문을 연 데다 자체 형사사법정보시스템도 갖추지 못해 경찰청 시스템을 함께 쓰고 있다. 해킹 등 사이버범죄는 중수청의 수사 대상이지만 경찰이 먼저 수사에 나선 건 ‘개문발차’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더라도 속도를 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해킹 사건은 초기 로그와 접속 기록 확보가 수사의 관건으로 꼽힌다. 과거에 금융권 해킹이나 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하면 검찰은 초기부터 전담팀을 꾸려 대응했다. 2011년 농협 전산망 마비 사태 당시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는 사건이 발생한 이튿날 수사관을 보내 문제의 노트북과 전산자료를 확보했다. 임강빈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시스템 로그가 사라지거나 새로운 데이터로 덮이면서 수사기관이 분석할 수 있는 범위가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도 “긴박한 상황을 감안하면 중수청이 경찰 통보를 기다리지 않고 자체 수사에 나서는 게 정상”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찰청 관계자는 “내사 단계에서 해커 로그 접속 기록을 확보했다”고 해명했다. 중수청은 서울·수원·대전지방청에 보이스피싱·금융·가상자산·마약·국가재정범죄 합동수사과 5곳을 신설해 과거 합동수사본부의 역할을 맡기로 했지만 아직 밑그림 단계다. 또 다른 중수청 관계자는 “다 정비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 수사기관 출범 초기에 사건 관할을 두고 혼선이 빚어진 건 처음이 아니다. 2021년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도 사건 이첩을 두고 검찰과 갈등을 빚었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이러한 관할 다툼을 조정할 수사권관할조정협의회를 신설했지만 시행은 2027년 2월이다. 그 전까지는 기관 간 협의 외에 사건 배분을 강제할 장치가 없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을 맡았던 김필성 법무법인 양재 변호사는 “중수청과 경찰이 서로 눈치를 보는 것 자체가 잘못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지웅 변호사도 “제도적으로 구멍이 있는 곳은 사람이 부지런히 뛰면서 메울 수 있도록 조정 작업과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 “北 매설 지뢰 맞다”…직접 제거 나선 軍

    “北 매설 지뢰 맞다”…직접 제거 나선 軍

    “정전협정 위반 진심으로 사과하라”북한 향해 즉시 지뢰 제거 촉구도 군이 5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 지뢰 폭발 사고 원인을 “북한군의 매설 지뢰”라고 최종 결론 내고 북한을 향해 자발적 지뢰 제거와 함께 우리 장병을 향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폭발 원인이 된 군사분계선(MDL) 이남의 북한군 지뢰지대에 대한 제거 작전도 전격 단행했다. 최종 결론이 나온 만큼 외교·군사적 대응 등 상응 조치에도 관심이 쏠린다. 합동참모본부 현장조사 태스크포스(TF)장을 맡은 권대원 합참 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유엔사 공동 현장조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를 토대로 “유실 지뢰가 아닌 매설된 전형적인 북한군 지뢰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3개 지점이 MDL 이남 10여m 지점으로 확인했다”며 “유엔사도 해당 지뢰는 인위적으로 위치시킨 것이며, 설치 시기는 12개월 이전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권 차장은 “북한이 소위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빌미로 MDL 이남에 설치한 반보병 지뢰로 인해 정상적인 DMZ 작전을 수행하는 우리 장병이 큰 부상을 당한 것으로 최종 판단했다”고 말했다. 북한을 향해선 “우리 장병들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정전협정을 위반해 설치한 지뢰들을 즉시 제거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했다. 합참은 이날 낮 12시 51분쯤 사고 원인이 된 MDL 이남의 북한군 지뢰지대를 제거했다고 전했다.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한 우리 군의 첫 실질적 조치다. 정확한 폭파 지뢰 수량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1발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관계자는 ‘매설 지뢰를 회수했느냐’는 질문에는 “장병 안전 등을 고려해 별도로 회수하진 않았다”고 했다. 합참은 “(북한군이) MDL 이남으로 평균 20여m 침범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엔사와 MDL 기준선 일치화를 위한 협의를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했다. 합참은 향후 대응 조치로 ‘지속적 지뢰 제거 작전 시행’을 언급했다. 권 차장은 “군은 지뢰지대에 대해 자발적으로 제거하지 않을 경우 비무장지대의 평화와 우리 장병의 안전을 위해 지뢰 제거 작전을 지속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앞서 북한군 매설 지뢰로 최종 판정 시 ‘상응 조치를 취하겠다’는 발표와는 온도 차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뢰 제거’를 상응 조치로 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에 국방부 관계자는 “상응 조치라고 하면 비례적으로 들릴 수 있는데 저희가 생각하는 건 필요한 조치를 해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어 “(이번 조치를) 시작으로 봐도 된다”고 덧붙였다. 후속 조치를 놓고 정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정부 일각에선 북한의 해킹과 가상자산(암호화폐) 탈취, 해외 정보기술(IT) 인력 활동 등 불법 사이버 활동에 관여한 개인·기관을 제재 대상으로 추가 지정하는 등 대북 독자 제재 필요성도 거론됐다. 지난 1일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도 이 방안을 두고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야당을 중심으로 언급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은 당장은 검토되지 않는 분위기다. 합참 관계자는 “확성기가 효과가 있던 적도 있지만 지역 주민들의 어려움을 유발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현실적이고 다양한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했다. 야당에선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보복을 위협한 동부전선 21사단의 북한군 철책선이 이미 MDL 남쪽 지역에 설치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철책선뿐 아니라 지뢰지대, 전술도로 등이 21사단 지역의 MDL을 침범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합참 관계자는 “파악 중”이라고 했다. 여야 정치권은 북한을 앞다퉈 규탄했지만, 우리 군의 상응 조치를 두고는 입장 차를 보였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북한의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을 규탄하며, 사과와 재발 방지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우리 군이 ‘식물 군대’가 됐다”고 비판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북한이 지뢰를 안 치우면 우리가 계속 치우겠다는 게 정말 대응인가”라며 “도발한 북한이 치러야 할 대가는 대체 무엇인가”라고 했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권영세 의원은 “도발에 책임을 묻지 않는 대북정책으로는 국민을 지킬 수 없다”고 지적했다.
  • ‘귀국 열흘 앞두고’…20대 네팔인 근로자, 농장 숙소서 숨진 채 발견

    ‘귀국 열흘 앞두고’…20대 네팔인 근로자, 농장 숙소서 숨진 채 발견

    귀국을 단 열흘 남겨둔 20대 네팔 국적 외국인 근로자가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5일 전남광주통합소방본부와 무안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 5분쯤 전남광주 무안군 망운면의 한 돼지농장 직원 숙소에서 네팔인 근로자 A(20대)씨가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 당국은 현장에 출동했으나 A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으며, 신병을 경찰에 인계했다. 조사 결과 전날 휴무를 보낸 A씨는 당일 출근 시간이 지나도록 모습이 보이지 않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농장 관계자가 숙소를 찾았다가 발견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의 비자는 오는 14일 만료될 예정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발견 당시 숙소 내부에는 고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미리 준비해 둔 선물 꾸러미가 놓여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경찰은 타살 등 정확한 사망 원인과 경위를 규명하기 위해 오는 6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씨의 부검을 의뢰할 방침이다.
  • “외국인이라 절대 안 걸려” 완벽한 범죄를 믿었던 두 살인마…15년 미제를 푼 ‘고속도로 통행권 1장’의 진실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외국인이라 절대 안 걸려” 완벽한 범죄를 믿었던 두 살인마…15년 미제를 푼 ‘고속도로 통행권 1장’의 진실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은 대한민국을 뒤흔든 주요 사건들을 통해 숨겨진 진실을 추적하는 시리즈입니다. 과거의 기록을 되짚으며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고 정의와 안전의 가치를 깊이 있게 고찰하는 서울신문의 특화 기사입니다. 서울신문은 기사 내용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AI 음성을 이용해 기사 내용을 재구성했습니다. 2002년 4월 18일 오전 7시경, 충청남도 아산시 송악면 갱티고개 정상 부근에서 출근 전 아침 운동을 하던 인근 공무원이 산비탈 풀숲 나무 아래 유기되어 있던 40대 여성의 시신을 발견하며 끔찍한 참극이 세상에 알려졌다. 신원 확인 결과 피해자는 발견 장소에서 차로 약 20분 거리인 아산시 온천동 번화가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던 46세 여성 A씨로 밝혀졌다. A씨는 사건 전날 밤부터 범행 당일 새벽 2시 30분경까지 가게 영업을 마치고 퇴근하던 길에 잔혹하게 납치되어 목숨을 잃은 상태였다. 현장 감식 결과 시신의 상태는 차마 눈을 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처참했다. 부검을 통해 밝혀진 사인은 경부 압박(목 졸림) 등이었으나, 시신에서 성폭행의 흔적은 관찰되지 않았다. 범인은 흉기를 사용해 피해자에게 치명상을 입혔으며, 안면부의 심한 멍과 늑골 골절, 간 파열 등 무자비한 폭행의 흔적도 함께 발견되었다. 피해자가 신발을 신지 않은 맨발 상태였고 발바닥에 흙이나 상처가 전혀 없었던 점으로 미루어 볼 때, 갱티고개 현장은 범행 장소가 아닌 살해 후 유기된 장소로 추정되었다. 조수석 안전벨트의 혈흔, 그리고 미궁에 빠진 수사경찰은 피해자 A씨의 행적을 추적하여 노래방에서 약 300m 떨어진 평소 주차 장소에서 A씨의 승용차를 발견했다. 차량 내부를 정밀 감식한 결과 조수석 아래에서는 피해자의 신발이, 뒷좌석에서는 피우다 버린 담배꽁초와 담뱃재가 발견되었다. 특히 조수석 안전벨트에서는 피해자의 것이 아닌 남성의 극소량 혈흔 한 방울이 포착되었다. 이 혈흔은 뒤에서 목이 졸리던 피해자 A씨가 마지막 순간 범인의 손가락을 강하게 물어뜯어 남긴 피였으며, 범인들이 수건 등으로 이를 닦아내는 과정에서 안전벨트에 소량 남아 있게 된 결정적 단서였다. 사건 당일 낮 12시 55분경부터 누군가가 피해자의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충북 청원, 대전, 충남 무주 등 여덟 곳의 현금 인출기를 돌아다니며 총 195만 원을 인출한 사실도 확인되었다. 그러나 CCTV에 포착된 범인은 모자와 마스크, 후드로 얼굴 전체를 완벽히 가리고 있어 신원을 특정하기 어려웠다. 경찰은 현장에 남겨진 담배꽁초와 안전벨트 혈흔에서 추출한 남성의 DNA를 바탕으로 수많은 인물의 DNA를 대조했으나, 일치하는 대상자를 찾지 못한 채 초기 수사는 깊은 난항에 빠지게 된다. 3개월 뒤의 2차 사건1차 사건 수사가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던 중, 불과 3개월 뒤인 2002년 7월 25일 갱티고개 일대에서 또 다른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새벽 출근길에 실종된 40대 여성 B씨로, 1차 사건 현장에서 불과 300m 떨어진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B씨의 사인 역시 경부 압박 질식사였으며, 시신 가슴 부위에는 차량 타이어 자국(윤적)과 늑골 골절 등 잔혹하게 훼손된 흔적이 남아 있었다. 두 번째 사건 역시 성폭행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동일한 유기 장소와 유사한 범행 수법으로 인해 경찰 내부에서는 연쇄살인 가능성이 강력히 제기되며 수사력이 분산되었다. 그러나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두 사건 모두 15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범인을 잡지 못한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되었다. 반전의 시작, ‘태완이법’과 프로파일링오랫동안 묻혀 있던 사건은 살인죄 공소시효를 폐지한 일명 ‘태완이법’이 시행되고 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이 발족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2017년 1월, 5개 지방청 소속 8명의 프로파일러 합동 수사팀은 수사 기록 4,300여 쪽을 2박 3일간 정밀 재검토했다. 프로파일러 팀은 정밀 분석을 거쳐 세 가지 핵심 결론을 도출했다. 첫째, 피해자가 별다른 저항 없이 차에 승차한 점으로 보아 범인은 피해자와 얼굴을 아는 면식범이라는 것이다. 둘째, 흉기를 사전에 준비한 계획범죄라는 점이다. 셋째, 범인은 단독범이 아닌 2인 이상의 공범이라는 사실이다. 차량 내부에서 피해자의 혈흔이 발견되지 않은 점은 차량이 단순 납치 장소였음을 의미하며 한 명은 운전을 하고 다른 한 명은 피해자를 제압했을 것이라는 합리적 유추가 가능했다. 이 같은 공범 가능성 분석은 15년간 단독범 수사 구도에 갇혀 있던 경찰 수사의 줄기를 완전히 바꾸어 놓은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62장의 통행권과 ‘1분의 오차’를 쫓은 집념2002년 초기 수사 당시 경찰은 범인이 현금을 인출할 때 대전 톨게이트를 통과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해당 시간대 수거된 고속도로 통행권 62장에 대해 지문 감식을 실시했다. 당시 쪽지문이라 감식이 불가능했던 4장 중 1장에서, 2012년 감식 기술의 발전으로 이모 씨의 지문이 극적으로 검출되었다. 하지만 이 씨는 과거 피해자의 노래방에서 명함이 발견되어 참고인 조사를 받았음에도 자신의 DNA가 차량 내 혈흔 및 담배꽁초 DNA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용의선상에서 이미 배제된 바 있었다. 2017년 재수사에 착수한 김도형 경위는 청주 지역 지리에 밝았던 지식을 바탕으로 범인의 이동 동선을 치밀하게 재구성했다. 첫 현금 인출 장소인 청주 은행에서 30분 만에 고속도로 휴게소 ATM에 도착하려면 반드시 청주IC로 진입해야 한다는 가정을 세우고, 직접 차량을 운전하며 실전 테스트를 반복했다. 그 결과 수거된 62장의 통행권 중 청주IC 진입 시각이 정확히 일치하고 대전 톨게이트 진출 시각과 1분의 오차만 있는 통행권 1장을 특정해 냈으며, 이는 2012년 쪽지문이 검출된 이 씨의 통행권이었다. 이 씨의 DNA가 현장과 불일치했던 이유는 그가 진범이 아니어서가 아니라, 운전을 전담한 공범이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완벽히 입증되는 순간이었다. 어긋난 동행의 전말, 그리고 15년 만의 검거수사팀은 이 씨가 미성년자 시절 공범들과 택시 강도를 벌인 전과가 있으며, 사건 당시 갱티고개 인근 마을에 거주해 지형에 매우 밝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아산에서 성인오락실을 개업해 평범하게 생활하던 이 씨는 체포된 후 형사들의 7시간에 걸친 집중 추궁 끝에 마침내 공범의 존재를 자백했다. 이 씨가 지목한 공범은 회사 후배이자 중국 조선족 국적의 불법체류자였던 최 모 씨였다. 공범 최 씨는 2006년 자진신고 제도를 통해 출국했다가 2014년 정식 비자를 발급받아 재입국한 뒤 경기도의 한 회사에서 버젓이 근무하고 있었다. 출근길에 체포된 최 씨의 DNA를 대조한 결과, 2002년 피해자 차량 조수석 안전벨트에 남겨졌던 남성의 혈흔 및 담배꽁초 DNA와 완벽히 일치했다. 조사를 통해 밝혀진 전말은 충격적이었다. 아산의 폐기물 업체에서 만나 적은 봉급에 불만을 품고 퇴사한 이들은 유흥비가 떨어지자 강도를 모의했다. 단골 노래방 사장 A씨를 범행 대상으로 정한 이들은 영업을 마치고 나온 A씨에게 집에 태워다 주겠다며 차량에 탑승한 뒤 강도로 돌변하여 현금 30만 원과 체크카드 비밀번호를 강탈했다. 면식범인 자신들의 정체가 탄로 날 것을 우려한 이들은 뒷좌석에 있던 최 씨가 안전벨트로 A씨의 목을 조르며 끔찍한 범행을 이어갔다. A씨가 최 씨의 손가락을 깨물며 거세게 반항하자, 이 씨는 범행 발각을 피하고자 최 씨에게 흉기를 건네어 피해자의 숨통을 완전히 끊는 잔혹한 범행을 저지르도록 유도했다. 이후 이들은 시신을 갱티고개 비탈길에 굴려 유기하고 도주했던 것이다. 2017년 11월 22일,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재판부는 강도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이 씨와 최 씨에게 각각 무기징역을 선고했으며, 2018년 항소심과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며 무기징역이 최종 확정되었다. 15년 동안 냉대 속에 묻혀 있던 1차 사건의 진실은 피해자가 마지막 순간 범인에게 남긴 피의 메시지와 수사관들의 집요한 집념, 프로파일링 과학수사가 결합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그러나 3개월 뒤 동일한 장소에서 발생한 2차 갱티고개 살인 사건은 현재까지도 범인이 밝혀지지 않은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어 여전한 숙제로 남겨져 있다.
  • 목포 지역 조폭·선후배 보험사기 일당 11명 적발

    목포 지역 조폭·선후배 보험사기 일당 11명 적발

    차선 위반 차량만을 노려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고 수천만원의 보험금을 챙긴 이른바 ‘MZ조폭’과 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남경찰청은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목포 지역 폭력조직원 A씨(25) 등 11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 2021년 4월부터 25년 10월까지 약 4년 6개월 동안 목포시 일대에서 총 11차례에 걸쳐 고의 교통사고를 일으켜 보험금 약 800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주범 A씨는 목포 지역 폭력조직 ‘서O파’ 행동대원으로 확인됐다. 범행에 동참한 공범들은 동네 선후배 사이로 드러났다. 이들은 사전 공모를 통해 진로 변경 등 차선 위반 차량을 표적으로 삼아 동승한 상태에서 일부러 추돌사고를 냈다. 이후 우연히 발생한 사고인 것처럼 가장하거나, 상해 정도를 과장해 입원 치료를 받는 수법으로 보험금을 부풀려 챙겼다. 이들의 범행은 이상 징후를 감지한 보험사가 전남경찰청에 진정서를 접수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수개월간 참고인 진술을 확보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및 도로교통공단의 고의사고 감정서, 허위 진료 내역을 정밀 분석했다. 계좌 추적을 통해 핵심 피의자 4명 사이의 보험금 분배 입출금 내역을 확보, 범죄 혐의를 입증했다. 일부 피의자들은 초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했으나, 경찰이 제시한 증거 자료에 결국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남 지역의 최근 3년간 교통사고 보험사기 검거 건수는 ▲2024년 98건 ▲2025년 42건 ▲2026년 현재 111건으로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남경찰청 관계자는 “보험사기는 사회안전망으로 기능해야 하는 보험제도의 근간을 훼손하고 선량한 다수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을 초래하는 대표적인 민생침해 금융범죄다”며 “앞으로도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 충남 아산 폐수처리시설서 ‘태아’시신 발견

    충남 아산 폐수처리시설서 ‘태아’시신 발견

    충남 아산의 한 오폐수처리시설에서 태아로 추정되는 남아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9일 아산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30분쯤 아산 탕정면 오폐수처리시설 집수장에서 키 20㎝, 몸무게 110g 정도의 태아 시신이 발견됐다. 야간 순찰하던 직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신 크기 등으로 미뤄 임신 16주가량의 태아로 추정하고 있다. 자연 유산인지, 유산 후 유기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아산시가 소유한 이 시설은 인근 산업단지 사업장과 기숙사, 마을 등에서 발생한 오수를 함께 처리한다. 경찰은 시설 주변에 경비 인력이 상주해 집수장에 접근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다른 곳에서 관로를 타고 흘러들어왔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집수장으로 연결되는 관로가 여러 개여서 유입 경로는 특정하지 못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시점과 사망 원인 등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과 유전자(DNA) 감식을 의뢰할 예정이다.
  • “감히 최고지도자 이름을” 테러당한 중식당, 결국 이름 바꿨다

    “감히 최고지도자 이름을” 테러당한 중식당, 결국 이름 바꿨다

    중국인 일당에게 ‘래커 테러’를 당한 경기 성남시의 한 중식당이 결국 상호명을 바꿨다. 중국 최고지도자 이름에서 따온 상호명으로 인한 추가 피해를 우려해서다. 29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피해 중식당은 이날 상호명을 바꾸고 영업을 재개했다. 상호명은 중식당의 일반적인 이름인 ‘○○향’으로 알려졌다. 업주 A씨는 “이번 사건 이후에도 기존 상호를 계속 사용하는 것을 두고 사회적 논란이 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연합뉴스에 설명했다. 새 간판은 다음 주쯤 설치할 예정이다. A씨는 영업을 재개하면서 파손된 의자와 집기류를 새로 구입하고, 대여했던 포스기는 변상한 뒤 다시 빌렸다. 또한 농약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묻은 식재료 100만원어치는 모두 폐기할 방침이다. 앞서 중국인 남성 4명은 지난 24일 오전 2시 40분쯤 해당 식당에 침입해 매장 내부 곳곳에 래커와 페인트를 칠하고 농약으로 추정되는 물질을 식재료에 뿌렸다. 이들은 마스크와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1시간가량 범행한 뒤 택시를 타고 서울로 도주했다. 이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중국 옌타이와 상하이 등으로 출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용의자들의 신원을 특정했다. 이들은 사건 발생 한 달 전부터 일주일 전 사이에 무비자로 입국해 국내에 머물러온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최고지도자의 이름에서 상호명을 따와 8년째 영업해온 해당 중식당은 최근 수개월 전부터 누군가로부터 “상호명을 바꾸라”는 항의 전화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에도 식당 간판이 ‘스프레이 테러’를 당하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경찰은 용의자 4명을 상대로 체포영장을 신청하고, 국제사법공조 등을 통해 중국으로 출국한 용의자들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식재료 감정 결과를 기다리는 한편, 지난 7월 발생한 ‘간판 테러’ 사건과의 연관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 軍 “DMZ 폭발, 北 지뢰 가능성 높아”

    軍 “DMZ 폭발, 北 지뢰 가능성 높아”

    폭발 위치 MDL 남쪽 10m 지점국과수서 TNT·갈색 이물질 검출與 “정전협정·남북합의 정면 위반”野 “비겁하고 한심한 늑장 대응” 합동참모본부와 유엔사 군정위원회가 28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 지뢰 추정 폭발 사고와 관련해 2차 조사를 진행하고 “북한군의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최종적으로 북한군의 매설 지뢰로 판정될 시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다”며 “합당하고 상응한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동 현장조사TF 단장을 맡은 권대원 합참차장은 이날 밤 브리핑에서 “현재까지의 조사, 현장조사를 토대로 종합 판단한 결과”라며 이같이 밝혔다. 권 차장은 “지뢰 폭발 위치는 군사분계선(MDL) 남쪽 10여m 지점이며, 최근 북한군이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형 변화 지역으로부터 10여m 이격된 지점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전날에 이어 이날도 사고 지점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권 차장은 이어 “폭발된 지뢰는 2발”이라며 사고 당일 작전 철수 중 추가 1발을 발견했다는 진술을 근거로 “원점 일대는 총 3발로 추정했다”고 밝혔다. 지뢰 유형에 대해서는 “북한군 목함지뢰의 형태와 유사한 갈색의 수지(플라스틱) 반보병지뢰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추가 조사를 예고한 합참은 북한군 매설 지뢰 판정 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합참은 “최종 조사 결과 우리 군의 피해 원인이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로 판정된다면 MDL 이남에서 정상적으로 DMZ 작전을 수행하던 우리 장병이 북한군 지뢰에 의해 부상을 당한 것”이라며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은 이에 합당하고 상응한 조치를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합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를 토대로 아군 지뢰일 가능성은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권 차장은 “감정 결과 TNT(트라이나이트로톨루엔) 성분과 갈색 계열의 이물질 등이 검출됐다”며 “오늘 현장 확인에서 식별한 화구 형태와 폭발 당시 화염에 대한 작전 인원의 진술, 부상 정도 고려 시 폭발 원인은 아군의 지뢰는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해당 지역에 아군의 지뢰 매설 기록이 없고 북한군이 인근 지역에 지뢰를 매설한 흔적이 지난해 9월에 발견된 점, 1차 폭발 지점의 약 1m 인근에서 갈색의 북한군 수지 반보병지뢰가 발견됐다는 진술이 있었던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당국은 추가 조사를 통해 진술에서 언급된 지뢰 1발을 확인할 예정이다. 최종 조사 결과는 유엔사와 함께 평가 후 발표할 예정이다. 우리 군과 유엔사는 전날부터 이날까지 이틀째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앞서 사건에 투입됐던 장병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북한군의 목함지뢰를 목격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와 관련, 황주봉(육군 준장) 합참 작전1처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목함지뢰와 유사하다고 진술을 받았다”며 “목함지뢰와 유사하되 재질은 플라스틱으로 보였다는 진술도 있었던 한편, 다른 종류로 보인다고 추정한 진술도 있었다”고 전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북한이 진상 규명에 즉각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북한이 군사분계선 인근에 지뢰를 매설해 우리 장병의 생명을 위협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정전협정과 남북 간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참사가 발생한 일주일 만에 합동참모본부가 내놓은 답이 고작 ‘북한 지뢰 추정’”이라며 “참으로 비겁하고 한심한 늑장 대응”이라고 꼬집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 모습을 지켜보는 북한 김정은 정권이 우리 정부를 얼마나 우습게 여기겠나”라고 덧붙였다. 한편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국회를 찾아 김민석 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각각 접견했다. 김 대표는 “철저하고 투명하게 조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당부했고, 장 대표는 “대통령에게 맞서다가 장관 자리에 있게 되지 못하더라도 국민들께 답해야 할 때가 왔다”고 주문했다. 강 장관은 장 대표 접견 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매설한 지뢰가 폭발 사고의 원인일 경우 “합당하고 거기에 상응하는 대응과 조치가 필요하고 그렇게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을 제외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이날 오후 육군 25사단 관할 DMZ를 찾았다.
  • 합참 “北 지뢰 가능성 매우 높아...상응한 조치할 것”

    합참 “北 지뢰 가능성 매우 높아...상응한 조치할 것”

    합참·유엔사 중간조사 결과 발표“北매설 추정 지역서 10여m 이격”“목함지뢰 유사한 플라스틱 지뢰 추정”野 “고의적 은폐” vs 與 “진상 엄히 따질 것” 합동참모본부와 유엔사 군정위원회가 28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 지뢰 추정 폭발 사고와 관련해 2차 조사를 진행하고 “북한군의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최종적으로 북한군의 매설 지뢰로 판정될 시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다”며 “합당하고 상응한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동 현장조사TF 단장을 맡은 권대원 합참차장은 이날 밤 브리핑에서 “현재까지의 조사, 현장조사를 토대로 종합 판단한 결과”라며 이같이 밝혔다. 권 차장은 “지뢰 폭발 위치는 군사분계선(MDL) 남쪽 10여m 지점이며, 최근 북한군이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형 변화 지역으로부터 10여m 이격된 지점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전날에 이어 이날도 사고 지점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권 차장은 이어 “폭발된 지뢰는 2발”이라며 사고 당일 작전 철수 중 추가 1발을 발견했다는 진술을 근거로 “원점 일대는 총 3발로 추정했다”고 밝혔다. 지뢰 유형에 대해서는 “북한군 목함지뢰의 형태와 유사한 갈색의 수지(플라스틱) 반보병지뢰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추가 조사를 예고한 합참은 북한군 매설 지뢰 판정 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합참은 “최종 조사 결과 우리 군의 피해 원인이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로 판정된다면 MDL 이남에서 정상적으로 DMZ 작전을 수행하던 우리 장병이 북한군 지뢰에 의해 부상을 당한 것”이라며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은 이에 합당하고 상응한 조치를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합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를 토대로 아군 지뢰일 가능성은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권 차장은 “감정 결과 TNT(트라이나이트로톨루엔) 성분과 갈색 계열의 이물질 등이 검출됐다”며 “오늘 현장 확인에서 식별한 화구 형태와 폭발 당시 화염에 대한 작전 인원의 진술, 부상 정도 고려 시 폭발 원인은 아군의 지뢰는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해당 지역에 아군의 지뢰 매설 기록이 없고 북한군이 인근 지역에 지뢰를 매설한 흔적이 지난해 9월에 발견된 점, 1차 폭발 지점의 약 1m 인근에서 갈색의 북한군 수지 반보병지뢰가 발견됐다는 진술이 있었던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당국은 추가 조사를 통해 진술에서 언급된 지뢰 1발을 확인할 예정이다. 최종 조사 결과는 유엔사와 함께 평가 후 발표할 예정이다. 우리 군과 유엔사는 전날부터 이날까지 이틀째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앞서 사건에 투입됐던 장병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북한군의 목함지뢰를 목격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와 관련, 황주봉(육군 준장) 합참 작전1처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목함지뢰와 유사하다고 진술을 받았다”며 “목함지뢰와 유사하되 재질은 플라스틱으로 보였다는 진술도 있었던 한편, 다른 종류로 보인다고 추정한 진술도 있었다”고 전한 바 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이날도 사고 관련 여야의 공방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투명한 사건 진상 규명이 우선이라는 원칙을 고수했고, 국민의힘은 고의적인 사고 축소·은폐 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사고 현장은 안전 확보가 먼저 필요한 곳이지만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은폐 시도라고 몰아붙이고 있다”며 “(사고 원인을) 끝까지 확인하고 진상을 엄하게 따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고의적인 조사 지연, 사고 축소, 은폐 모두 대통령의 지시 없이는 불가능”이라고 주장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국회를 찾아 김민석 민주당 대표와 장 대표를 각각 접견했다. 김 대표는 “철저하고 투명하게 조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당부했고, 장 대표는 “대통령에게 맞서다가 장관 자리에 있게 되지 못하더라도 국민들께 답해야 할 때가 왔다”고 주문했다. 강 장관은 장 대표 접견 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매설한 지뢰가 폭발 사고의 원인일 경우 “합당하고 거기에 상응하는 대응과 조치가 필요하고 그렇게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을 제외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이날 오후 육군 25사단 관할 DMZ를 찾았다.
  • [속보] 군 “폭발 원인, 북한군 지뢰 가능성 매우 높다 판단”

    [속보] 군 “폭발 원인, 북한군 지뢰 가능성 매우 높다 판단”

    “북한 지뢰 최종 판정시 모든 책임 북한에” 합동참모본부와 유엔사 군정위원회가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 지뢰 추정 폭발 사고와 관련 2차 조사를 진행한 결과 “북한군의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고 28일 밝혔다. 군은 최종적으로 북한군의 매설 지뢰로 판정될 시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다”고 강조했다. 합참은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조사 결과 등을 종합 판단한 결과 “폭발 원인은 아군 지뢰가 아닌 것이 확실하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합참은 ▲해당 지역에 아군의 지뢰 매설 기록이 없는 점 ▲북한군이 인근 지역에 지뢰를 매설한 흔적이 2025년 9월 발견된 점 ▲감정 결과 철제, 파편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최종 조사 결과 우리 군의 피해 원인이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로 판정된다면 군사분계선(MDL) 이남에서 정상적으로 DMZ 작전을 수행하던 우리 장병이 북한군 지뢰에 의해 부상을 당한 것”이라며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군은 이에 합당하고 상응한 조치를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속보] 軍 “DMZ 폭발 원인,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 매우 높다 판단”

    [속보] 軍 “DMZ 폭발 원인,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 매우 높다 판단”

    군 당국이 지난 21일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의 원인으로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를 지목했다. 북한군 지뢰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판단이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28일 중간 조사 결과 브리핑에서 “이번 지뢰 폭발 원인은 북한군의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사고 지점에 아군의 지뢰 매설 기록이 없는 반면, 북한군이 인근 지역에 지뢰를 매설한 흔적이 지난해 9월 발견된 점을 근거로 들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감정에서 갈색 이물질이 검출됐고 철제 물질이나 파편이 나오지 않은 점도 고려했다. 이를 토대로 아군 지뢰가 폭발 원인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한 1차 폭발 지점에서 약 1m 떨어진 곳에 갈색의 북한군 수지반보병지뢰가 발견됐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폭발 지점의 화구와 폭발 화염 형태, 부상 장병의 피해 정도, 작전 인원들의 진술 등을 종합해 북한군 지뢰에 의한 사고로 추정했다. 합참은 “최종 조사 결과 우리 군의 피해 원인이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로 판명된다면, 군사분계선(MDL) 이남에서 정상적으로 DMZ 작전을 수행하던 우리 장병이 북한군 지뢰에 의해 부상을 입은 것”이라며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군은 이에 합당하고 상응한 조치를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DMZ 지뢰 사고 ‘미폭발 지뢰’ 목격 증언…현장조사서 ‘北목함지뢰’ 스모킹건 찾나(종합)

    DMZ 지뢰 사고 ‘미폭발 지뢰’ 목격 증언…현장조사서 ‘北목함지뢰’ 스모킹건 찾나(종합)

    지난 21일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추정 폭발 사고와 관련해 당시 현장에 있던 병력이 폭발하지 않은 지뢰 1발을 추가 목격했다는 증언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두 차례 폭발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뢰 이외에 미폭발 지뢰 한 발이 폭발 지점 인근에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이 군 당국의 조사 과정에서 나왔다. 물체 형상이 북한이 사용하는 목함지뢰와 유사했다는 진술이 있었지만, 여러 가지 증언이 존재해 목격됐다는 지뢰의 구체적 종류를 단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장조사에서 해당 물체를 확인·수거할 수 있느냐가 향후 사건 규명 단서 확보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황주봉 합동참모본부(합참) 작전1처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형상은 목함지뢰와 유사하고 재질은 플라스틱으로 보였다는 취지의 진술도 있고 또 다른 인원은 다른 종류로 추정되는 진술도 (했다)”고 밝혔다. 황 처장은 “형상이 목함지뢰와 유사한 지뢰들이 몇 개가 있다”며 “그러다 보니까 그 종류를 (특정할 수 없고) 저희가 현장에서 명확하게 확인한 다음에 설명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목격 지뢰가) 1발인지, 2발인지 관련된 사항들은 A라는 인원이 봤던 것과 B라는 인원이 봤던 것이 동일한지 단정할 수 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도 사고 현장에 있던 장병들이 북한군 목함지뢰를 목격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는 한 언론 보도와 관련해서 “목함지뢰가 아니라는 그러한 진술들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특정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있는데 오늘 지금 현장 조사하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정리되는 대로 국민들께 투명하게 설명해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우리 군과 유엔군사령부는 사고 엿새 만인 전날 현장 조사에 돌입했지만, 개척로 확보 등에 시간이 걸리면서 폭발 추정 지점 인근까지만 접근하고 실제 사고 발생 지점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군은 일단 전날에는 일몰과 함께 작전을 종료하고 차후 재시행하기로 해 앞으로 추가 현장 조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폭발 발생 추정 지점에 도달하게 되면 군은 당시 폭발한 지뢰 잔해 확보 등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연휴 기간 내린 비로 현장 증거 유실 우려를 제기했지만, 강수량이 4~5㎜가량으로 유실은 미비한 상황이라고 군은 판단했다. 아울러 군은 사고 당시 부상자들이 착용한 장구류와 화약흔 채취 거즈, 수술 시 제거한 파편 등에 대한 성분 분석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상태로, 곧 1차 감정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정식으로 국과수로부터 결과를 통보받은 것은 없다고 황 처장은 언급했다. 군 안팎에서는 여러 정황상 사고 원인이 된 폭발물이 아군 지뢰보다는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사고 지역이 아군이 사용하는 M14, M16 대인지뢰를 설치한 지대가 아니라는 점과 부상자의 부상 정도, 아군·북한군 지뢰의 폭발력 등을 종합적으로 가늠할 때 북한군 지뢰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피아 지뢰 여부를 최종적으로 규명하려면 결국 사고 현장에 남아있을 수 있는 미폭발 지뢰나 부상자에게서 나온 파편 분석 결과 등 ‘물적 증거’가 확보돼야 할 것으로 군 안팎에서는 보고 있다. 북한군 지뢰라면 주변 하천 등을 따라 유실된 것인지,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지뢰를 고의로 매설한 것인지도 밝혀야 할 쟁점인데 후자의 경우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다. 최근 군은 서부전선 MDL 인근 지형 변화를 식별하고 북한이 MDL 이남에 지뢰를 매설했을 가능성에 대해 유엔사와 협의해 왔는데, 일부 관측이 어려운 사각지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 처장은 “그 (지형변화) 지역을 지난해 하반기에 관측했다”며 북한이 최근에 매설한 지뢰가 유실됐을지, 6·25 전쟁 당시 매설됐던 지뢰일지에 대해서는 “복합적으로 고려될 요소로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만 답했다.
  • “삶을 더 사랑하기 위해 죽음의 방식 치열하게 논의해야” [월요인터뷰]

    “삶을 더 사랑하기 위해 죽음의 방식 치열하게 논의해야” [월요인터뷰]

    죽음을 맞이하는 태도고통 없는 마무리 스스로 선택해야가족에게 책임과 부담 지워선 안 돼‘의료인조력자살’ 신중히 논의할 때한국 사회에서의 죽음남에게 말 꺼내는 것도 조심스러워자살, 개인 문제로 보면 해결 못 해강력 사건, 수사기관 3중 확인 필요매년 유언을 쓰는 이유친구 죽음 마주하며 한동안 ‘죄책감’연말이 되면 나를 돌아보며 유언 써가족에게 ‘사랑하고 고맙다’ 말 남겨36만 2968명. 지난해 우리나라의 사망자 수다.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1983년 이후로 두번째로 많은 수치다. 가장 많았던 해는 코로나19의 그림자가 드리웠던 2022년이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사망자 수는 앞으로도 증가 추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건강한 시대이면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죽음에 이르는 오늘날,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죽음은 금기시된다. 지난 22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의대 강의실에서 만난 법의학자 유성호(54) 교수는 “우리는 흔히 죽음을 병원이라는 공간에 격리하고 외면하지만, 사(死)는 생(生)의 연장선이자 마침표”라며 죽음을 올바르게 마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초고령화 사회가 도래하며 죽음이 우리 모두의 당면 과제가 된 지금이야말로 여러 죽음의 양상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긴 시간 지근거리에서 죽음을 목도해온 법의학자로서, 자살부터 존엄사까지 민감한 소재를 넘나드는 그의 시선이 다다른 목적지는, 결국 삶과 사람을 향한 애정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죽음’이란 화두를 양지로 끌어냈다고 평가받는데. 왜 죽음을 이야기하나. “결국은 생을 말하기 위해서다. 삶이 유한하다는 것을 우리가 제대로 자각할 때 삶의 가치도 비로소 실감할 수 있다. 우리가 매일 열심히 공부하고, 직장에 다니고, 여가를 즐기는 것은 언젠가 끝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만약 영원히 산다면 다 부질없는 일 아니겠나. 지금도 ‘백세시대’가 모두의 염원이다. 우리 사회는 어떻게하면 조금이라도 오래 살까에 혈안이 돼 있다. 생의 ‘연장’은 중요하다. 하지만 길어진 시간을 어떻게 채우느냐가 더 중요하다. 결국 끝은 온다면 결말을 맞이하기 위해 우리가 어떤 태도로 살아야할지를 죽음이란 키워드로 이야기하고 싶었다.” -‘잘 죽는 것’(웰다잉)이란 무엇일까. “질환으로 사망할 경우 통상 2주 이상은 혼수상태로 누워있게 된다. 아마 그 사이 지나온 삶이 주마등처럼 스치는 순간이 있을 거다. 그때 ‘이만하면 괜찮았다’라는 생각만 들어도 좋은 마무리가 아닐까. 또 내가 무엇을 남길 수 있는 죽음이어야 한다. 거창한 업적을 말하는 게 아니다.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 것인지를 의미한다. 결국 내가 어떤 삶의 궤적을 살아왔느냐가 웰다잉의 조건이다.” -그럼에도 죽음의 순간은 고통스러울 것 같다. “가장 현실적인 웰다잉의 조건은 고통 없는 마무리다. 대부분 죽음을 목전에 두면 매우 고통스럽다. 사망 직전에 환자에게 심폐소생술(CPR)을 하면 의료진이 지속 여부를 가족에게 묻는다. 그럼 가족들이 그 선택을 하며 슬픔에 몸부림치고, 이후까지도 죄책감에 시달린다. CPR 중단은 곧 사망을 의미하니까. 고인의 마지막을 가족이 선택하게 종용하는 셈인 거다. 또 응급실 차가운 침대에서 대기하다가 사망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다. 사실 이런 마지막을 맞이하게 둬서도, 가족들에게 책임과 부담을 지워서도 안 된다. 자신의 죽음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편안하게 모르핀을 실컷 맞으면서 임종하고 싶은 게 고인의 뜻일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미리 고인에게 받아둘 수 있는 제도가 있지만, 소극적인 의미의 연명치료 중단 의사를 밝히는 수준이다. 조심스럽지만 이제 우리 사회도 의료인조력자살을 논의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존엄사를 찬성하는 입장인가. “찬반 의견을 말하는 게 아니다. 죽음의 방식에 대해 우리 사회가 치열하게 토론을 해볼 시점이 됐단 의미다. 우리나라에서 1955년생만 70만명 넘게 태어났다. 지금 70대 초반이니 건강하지만 10~15년만 지나도 본격적으로 고령 인구의 질환과 죽음이 사회적 문제가 될 거고, 큰 고통 없이 죽음을 맞이하는 방법이 사람들의 관심사가 될 거다. 연명의료결정제도 도입도 김 할머니 사건 대법원 판결이 나오고 9년이 걸렸다. 우리 사회가 죽음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다.” -죽음을 개인이 선택하게 될 경우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큰데. “맞다. 그렇기에 그 기준과 원칙, 필요성에 대해 치열하게 토론해야 한단 거다. 우리 사회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적정선이 있을 거다. 캐나다에선 미성년자, 초기치매환자, 마약중독자까지도 의료인조력자살을 허용해서 비판을 받기도 한다. 반면 스위스에선 장기간 극심한 고통을 받았는지 등을 의료진이 엄격하게 점검하고, 미국 오리건주에선 기대수명이 6개월 이내인 환자에 한해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거친 뒤 경구약을 처방해주되, 복용 여부는 마지막까지 본인의 선택에 맡긴다.” -한국 사회에서 죽음의 특징이 있다면. “죽음을 ‘개인화’한다는 거다. 죽음을 지극히 내밀한 영역으로 치부하고 이에 대해 타인이 말을 꺼내는 것조차 조심스러워하는 문화다. 일례로 우리나라 사망 원인의 5위가 자살이다. 물론 개인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택한다는 것은 여러 구조적, 문화적 요인이 겹쳐있다. 그럼에도 죽음을 개인의 문제로 보는 한 근본 대책을 마련할 수 없다. 죽음이 무조건 거부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해도 ‘이렇게 빨리 죽음에 이를 필요는 없었는데’하는 죽음은 막아야 하지 않겠나.” -수십년간 법의학 현장에서 일하며 기억에 남는 사건은. “하마터면 억울하게 묻힐 뻔한 죽음의 진실을 밝힌 사건들이 아무래도 오래 남는다. 몇년 전 결혼을 약속한 남녀가 함께 잠을 자다 여성이 사망했다. 평소 심장이 약했다는 약혼자 진술이 있었고, 고인의 가족들도 그 말을 믿어 사고로 종결될 뻔 한 사건이었다. 그런데 담당 검사가 사망 시점에 함께 있었던 사람의 진술만 믿는 것은 미심쩍다며 부검을 요구했고, 고인의 목에서 육안으론 확인할 수 없었던 압박 흔적이 발견됐다. 사인은 경부압박질식사였다. 처음엔 발뺌하고 국민참여재판을 요구하던 약혼자가 유명 부검의의 소견이라고 하니 겁을 먹고 결국 범행을 인정했다.” -죽음의 진실을 법의학으로 밝히기 위해 수사현장에선 무엇이 필요한가. “최소한 살인 등 강력사건은 무조건 여러 수사기관의 3중 확인 장치가 있어야 한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사망원인의 판단은 의사가 하게 돼있다. 다만 타살 의혹이 있는지, 부검 등 정밀한 확인이 필요한지에 대한 판단은 1차 수사기관이 한다. 이 판단이 적절한지, 놓친 부분이 없는지를 별도 조직인 검찰에서 한번 더 살펴줘야 한다. 일본, 독일 등 우리나라와 유사한 사법시스템을 갖춘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갖추고 있는 체계다. 과학수사가 아무리 발전해도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으면 활용하기 어렵다.” -매년 유언을 쓴다고 들었다. 계기가 있나. “미국에서 2년 반 정도 공부하고 2011년에 귀국한 직후 고교 시절부터 굉장히 친했던 친구에게서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 시차적응이 안 됐으니 다음주에 보자고 했는데, 그날 친구가 대신 다른 술자리에 가서 과음하고 자다가 사망했다. 차마 내가 부검을 할 수가 없어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동료가 부검을 해줬는데 부정맥이 왔더라. ‘그날 술자리만 피했어도 살 수 있었을 텐데’, ‘내가 약속을 미루지 않았으면 술을 덜 마시게 할 수 있었는데’ 하고 한동안 죄책감에 힘들었다.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는 삶을 이 친구 몫까지 더 낭비하지 말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순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남길지 정리하고 인생을 갈무리하는 방법으로 그해 겨울부터 매년 연말에 유언을 쓰게 됐다.” -가장 최근에 쓴 유언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나.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가장 많이 남겼다. 사랑하고 고마웠다, 너무 슬퍼하지 말아라. 특히 아들에게는 엄마가 뭘 좋아하니 잘 챙겨달라는 당부도 했다. 내 장례식에 누구를 부를지 쓰면서 인간관계도 돌아봤다. 유언을 기록하며 느끼는 건 나는 미련이 많은 사람인 것 같더라. 죽고 나면 잊히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사람들이 날 추억해줬으면 하는 사람이란 걸 깨달았다. 유언을 쓰는 건 날 돌아보는 과정이더라.” -올해 연말에도 유언을 정리한다면 어떤 문장이 또 추가될까. “3년 전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혼자 지내신다. 나를 비롯한 삼남매가 매주 찾아뵙고 있긴 한데, 그럼에도 평생 함께한 반려자가 없는 외로움이 보여 생각이 많아졌다. 아무래도 아내가 나보다 더 오래 살 것 같아서 홀로 남겨질 배우자에 대한 이야기가 담길 거다.” ■유성호 교수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법의학자이자 의사다.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 및 의대 도서관장으로 재직 중이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촉탁 법의관으로 20여년 간 1500건이 넘는 부검을 진행했다. 다수의 언론 및 방송에서 자문을 맡아 법의학을 대중에 알리는데 기여해왔다. 57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데맨톡’을 운영 중이다. 2012년부터 매년 개설하고 있는 교양 강의 ‘죽음의 과학적 이해’는 서울대를 대표하는 인기 강의로 꼽힌다.
  • 경찰, 기업·금융범죄 등 ‘전문성’ 과제… 외부 개입 막아 ‘중립성’ 지켜라

    경찰의 수사 권한이 커지면서 역량과 중립성을 확보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수사 전문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기업·금융범죄 등 복잡한 대형 사건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고, 중요 사건의 지휘·수사 과정에 외부 영향이 미칠 경우 독립성과 공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새 형사사법 체계에서 경찰은 민생범죄뿐 아니라 기업·금융범죄 등 대형 사건 수사를 주도적으로 맡게 된다. 횡령·배임이나 자본시장법 위반 등 경제범죄는 법리 판단은 물론 회계·금융 분석과 디지털 증거 확보 등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한다. 특히 대기업 등이 대형 로펌 변호사와 회계·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등으로 대응팀을 꾸릴 수 있어 경찰의 전문성이 부족하면 혐의 입증에 어려움을 겪거나 수사가 장기화할 수 있다. 수사관의 전문성을 높이려면 교육뿐 아니라 다양한 사건을 경험하며 역량을 축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수사 능력은 책이나 교실에서만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라 경험을 통해 쌓이는 부분이 크다”며 “수사관이 충분한 경험을 축적할 수 있도록 하고 여기에 과학수사 기술을 접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사 중립성을 확보할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 경찰의 권한이 커지는 만큼 사건 배당과 수사 지휘·종결 과정에서 부당한 외부 개입을 차단하고 일관된 원칙에 따라 수사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춰야 한다. 특히 인사·승진 구조가 수사의 독립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수사 인력 확충과 처우 개선도 필요하다. 이 교수는 “경찰관 개인에게 승진은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라며 “계급 단계를 줄이고 승진 자체의 중요성을 낮춰 인사권이 경찰관을 통제하는 수단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사관의 업무 부담을 낮추고 숙련된 인력이 장기간 수사 업무에 종사할 수 있도록 적정 인력을 확보하는 한편 업무 강도와 책임에 걸맞은 처우와 보상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최종술 동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과거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를 수행하던 보조자에서 벗어나 이제는 수사의 책임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며 “고도의 전문성과 수사 역량을 갖추고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조직과 권한을 법·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인력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 ‘DMZ 폭발’ 현장도 못 봤다

    ‘DMZ 폭발’ 현장도 못 봤다

    추가 폭발 우려 근접 지역서 멈춰靑 “은폐 절대 있을 수 없다” 강조폭발 지점까지 도달 못해軍 “차후 추가 조사 시행” 합동참모본부와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가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 지뢰 추정 폭발 사고 엿새 만인 27일 현장 조사에 나섰지만 사고 지점까지 도달하지 못했다. 이번 사고를 두고 야당이 북한 관련성 및 ‘고의적 조사 지연’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청와대는 “은폐는 절대 있을 수 없다”며 철저한 조사를 강조하며 추후 어떤 대응에 나설지 주목된다. 합참은 이날 조사 이후 언론 공지를 통해 “우리 군과 유엔사는 합동으로 DMZ 내 지뢰 추정 폭발 상황 관련 현장조사를 위해 폭발 발생 추정 지점 근접 지역까지 도달했다”며 “우리 군은 유엔사 인원들과 선두에서 지뢰탐지기 등을 운용해 9시쯤부터 일몰 시까지 DMZ 내 기동로에 대한 지뢰 정밀 탐색 및 추가적인 기동로 확장 등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조사 지역은 DMZ 내 미확인 지뢰지대로 위험성이 높을 뿐 아니라 작전 수행 인원들의 피로도도 극심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 오늘 작전을 종료하고 차후 재시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날 현장에 투입된 조사 인원은 우리 군 작전 병력과 유엔사 군정위 비서장, 조사기관 관계자 등 총 40여 명이다. 여기에는 사고 당일 작전을 수행한 간부 일부도 참가했다고 한다. 정치권에서 ‘늑장 대응’ 논란이 제기되면서 군 당국은 연휴 마지막 날인 이날 현장 조사에 나섰지만 지대 특성상 속도를 내긴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두 차례 지뢰 폭발 추정 사고가 발생한 만큼 추가 사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탓이다. 현장 조사에 앞서 합참과 유엔사는 전날 사전 점검을 위해 DMZ에 진입했다. 합참은 전날 “이동로에 대한 안전성 평가, 감시 및 통신 상태 점검 등 작전환경 전반에 대해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작전에도 사고 당시 작전을 수행했던 장병 일부가 자발적으로 참가했다고 한다. 군은 조만간 DMZ 내에 다시 들어가 현장 조사를 할 계획이다. 또한 군은 폭발 원인 규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파편 일부 등 성분 분석을 의뢰한 상태로, 1차 분석 결과는 이번 주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합참은 “추가 현장 조사를 통해 확인된 사실은 국민 여러분께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설명드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의 조사 개시 시점을 두고 여야는 연휴 내내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우리 군 당국의 은폐 의혹과 북한 소행 가능성을 지적하는 야권을 향해 “근거 없는 음모론의 신(新)북풍”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도 국회 국방위원회를 소집해야 한다는 국민의힘의 요구를 일축했다. 권칠승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추석 민심 기자간담회에서 “무엇보다 정확한 원인 규명이 우선”이라고 했다. 반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의 외환죄와 탄핵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장 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누가 봐도 북한 소행이 명백한데도 ‘입꾹닫’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또 “만약 이 대통령이 고의로 현장 조사를 지연시켰다면 이는 명백한 이적행위다. 대통령 불소추권을 벗어나는 외환죄에 해당된다. 탄핵은 물론 당장 구속돼 재판받아야 할 범죄다”라고 말했다. 반면 합참은 이 같은 논란에 “상황 발생 초기부터 합동 현장조사 관련 준비를 해 왔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24일(현지시간) 이에 대해 “조사는 객관적이고 신속하고 철저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추호라도 흑막이 있다거나, 감추는 게 있거나, 은폐하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소속 진성준 국방위원장 등의 28일 육군 25사단 관할 비무장지대 방문도 ‘반쪽’으로 치러진다. 국민의힘은 실제 현장도 아닌 ‘보고받는 자리’에 불과하고, 국방위 현안질의가 먼저라며 불참할 예정이다.
  • 北 남하축→김신조 침투→제1땅굴…이번엔 ‘지뢰’까지, 25사단 최전선 [권윤희의 軍토피아]

    北 남하축→김신조 침투→제1땅굴…이번엔 ‘지뢰’까지, 25사단 최전선 [권윤희의 軍토피아]

    [군토피아 3줄 요약]● 25사단 작전지역인 파주·연천 일대는 6·25전쟁 당시 북한군의 ‘고랑포-문산-서울 서부 축선’에 포함된 남하 길목이었고, 정전 뒤에는 김신조 일행의 1·21 침투와 제1땅굴 사건이 이어졌다.● 북한군은 2024년부터 군사분계선(MDL) 북측에서 지뢰를 매설하고 철조망과 방벽을 구축해왔으며, 유엔사는 북한군의 MDL 이남 지뢰 매설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이 조사를 앞두고 신규 수색로를 개척하던 중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이 두 차례 발생해 25사단 장병 3명이 다쳤고, 군과 유엔사는 사고 원인과 폭발물의 출처를 조사 중이다. 지난 21일 오전 10시 50분쯤 경기 파주 육군 제25보병사단(25사단) 관할 군사분계선(MDL) 인접 비무장지대(DMZ)에서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이 두 차례 발생해 장병 3명이 다쳤다. 수색대대장 등 2명은 중상, 1명은 경상을 입었다. 장병들은 북한군의 MDL 이남 지뢰 매설 여부를 확인할 유엔군사령부 현장조사를 앞두고 신규 수색로를 개척하고 있었다. 당시 작전에는 25사단 수색대와 관할 공병부대 등 간부 15명과 병사 3명, 모두 18명이 투입됐다. 합참이 작전 참가 장병들의 초기 진술을 종합한 결과, 신규 수색로를 개척하고 복귀하던 중 선두의 공병 중사가 1차 폭발로 다쳤고 수색대대장이 안전조치를 위해 접근하다 2차 폭발로 중상을 입었다. 6·25 당시 北 남하축…‘고랑포-문산-서울 서부 축선’사고가 난 파주·연천 일대는 임진강을 건너 문산을 거쳐 서울 서북방으로 향하는 길목이다. 6·25전쟁 개전 당시 북한군 제1사단의 공격계획에는 ‘고랑포-문산-서울 서부 축선’이 명시돼 있었다. 현재 25사단 작전지역인 연천군 장남면 고랑포도 이 남하축에 포함됐다. 25사단은 1953년 강원 양양에서 창설돼 1964년 경기 양주로 이동했다. 현재 파주·연천 일대 최전방에서 일반전초(GOP) 경계작전과 방어 임무를 수행한다. 1·21 무장공비, 장남면·임진강 거쳐 서울 침투정전 뒤에도 장남면과 임진강 일대는 북한 무장공비의 침투로로 이용됐다. 1968년 1·21 사태 당시 김신조 등 북한 민족보위성 정찰국 124부대 소속 무장공비 31명은 청와대 습격 임무를 받고 같은 달 17일 밤 연천 장남면 일대에서 DMZ를 넘어 남하했다. 이들은 파주 적성면에서 임진강을 건너 파평산 등을 거쳐 서울로 향했고, 21일 청와대 인근까지 접근했다. 장남면의 당시 침투 지점에는 ‘1·21 침투로 안보견학장’이 조성돼 있다. 25사단은 2011년 김신조를 초청해 장남면 침투지점과 임진강 도하지점, 파평산 등을 장병들과 답사하는 ‘Remember 1·21’ 행사를 열기도 했다. 25사단이 제1땅굴 발견…MDL 남쪽 1.2㎞까지 굴착1974년 11월 15일 오전 7시 35분쯤 25사단 수색대는 고랑포 동북방 DMZ를 수색하다 땅에서 수증기가 올라오는 것을 발견했다. 흙을 파보니 지표 약 46㎝ 아래에서 북한이 판 땅굴이 드러났다. 북한군은 이를 확인하던 수색대를 향해 약 3분간 기관총 300여발을 발사했다. 이 과정에서 국군 3명이 전사하고 5명이 다쳤다. 제1땅굴은 높이 약 1.2m, 폭 90㎝, 길이 약 3.5㎞ 규모였다. MDL을 넘어 남쪽 약 1.2㎞까지 파고든 것으로 확인됐다. 병력 침투는 물론 궤도차를 이용한 중화기 운반도 가능한 규모였다. 닷새 뒤 유엔사 조사반이 땅굴 현장조사에 나섰다가 북한 측이 땅굴 안에 설치한 폭발물이 터졌다. 미 해군 중령과 한국 해병 소령이 순직하고 5명이 부상했다. 정면 남하에서 무장공비 침투, 땅굴로 방식은 바뀌었지만 북한은 서울 서북방으로 이어지는 이 축선을 반복해 활용했다. 2024년부터 지뢰·철조망 구축…유엔사, MDL 이남 매설 조사북한군은 2024년 4월부터 MDL 북측에서 지뢰를 매설하고 불모지를 조성하는 한편 전술도로를 보강했다. 철조망을 설치하고 대전차 방벽으로 보이는 구조물도 구축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남측과 연결된 도로와 철길을 끊고 ‘남쪽 국경’을 영구 차단·봉쇄하는 요새화 공사를 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유엔사는 지난 6월 북한군의 MDL 이남 지뢰 매설 의혹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 곳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다른 의심지역도 조사해왔다. 25사단 관할 MDL 인근에서도 최근 지형 변화가 식별됐고, 군과 유엔사는 북한군이 MDL 이남에 지뢰를 매설했는지 확인할 현장조사를 준비했다. 지난 21일 사고 지점은 유엔사가 당초 조사하려던 지뢰 매설 의심지역에서 수십m 떨어져 있다. 군은 사고를 일으킨 폭발물의 종류와 출처, 매설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북한군의 최근 직접 매설과 과거 매설 지뢰, 북한 지역에서 유실돼 내려온 지뢰 가능성이 모두 조사 대상이다. 유엔사는 북한군의 MDL 이남 지뢰 매설을 정전협정 위반으로 규정하고 있다. 軍·유엔사, MDL 이남 지뢰 매설 여부 조사군과 유엔사는 사고 닷새 뒤인 26일 다시 DMZ에 들어가 기동로를 확보하고 이동로 안전성과 감시·통신 상태 등 작전환경을 조사했다. 사고 당시 수색로 개척 작전에 투입됐던 장병 일부도 참여했다. 군은 폭발물의 종류와 출처를 규명하기 위해 부상 장병의 장구류와 화약흔 채취 거즈, 수술 과정에서 제거한 파편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성분 분석 등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사고 현장에 대한 군·유엔사 합동조사와 북한군 지뢰 매설 의심지역에 대한 유엔사 현장조사가 각각 진행될 예정이다.
  • 與 “28일 현장조사” vs 野 “국방위 질의”… ‘지뢰 사고’ 이번엔 진실 규명 방식 공방

    與 “28일 현장조사” vs 野 “국방위 질의”… ‘지뢰 사고’ 이번엔 진실 규명 방식 공방

    최근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추정 폭발 사고로 우리 군 장병 3명이 다친 것과 관련 여야는 연휴인 26일에도 공방을 이어갔다. 특히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여야 간사들은 진실 규명을 위한 현안 질의를 두고 ‘맞불’ 기자회견까지 열며 신경전을 벌였다. 국회 국방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주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월요일(28일) 현장 방문을 시작으로 합동 현장조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까지 국방위에서 끝까지 검증하겠다”며 “여야가 함께 한 점 의혹 없이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현장 방문 계획을 국민의힘이 거부했다고 전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연일 현안 질의를 위한 국방위 전체회의를 열라고 요구한다. 그래서 국방위원들은 오는 월요일 사고 현장 부대를 직접 찾아 점검하기로 했다”며 “회의실에서 보고서를 놓고 질의하는 것보다 현장 지휘관과 작전 장병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것이 훨씬 깊이 있는 검증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국민의힘 위원들은 이 현장 방문을 거절했다”며 “국방위를 열어 따지자면서 국방위원들이 함께 진실을 확인하러 가는 자리는 거부하는 것이다. 이보다 더한 모순이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진실 규명을 외치면서 진실이 있는 현장은 피한다면 결국 원하는 것은 진실이 아니라 정쟁의 무대라는 고백과 다르지 않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을 향해 “피 흘린 장병들의 정쟁을 불쏘시개로 삼는 일을 그만두자”며 “의혹이 있다면 현장에서, 국방위에서 함께 검증하자”고 거듭 요구했다. 그러자 이후 국민의힘 국방위 소속 의원들이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눈치 보며 현장 방문 쇼를 하지 말라”며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사실관계를 따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방위 국민의힘 간사인 임종득 의원은 “장병의 안전을 그렇게 걱정한다면서 왜 사고 직후 혼란을 수습해야 할 부대에 정치인들이 몰려가 또 다른 부담을 주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임 의원과 국민의힘 국방위원들은 “부상 장병들은 현재 수도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국회의원들이 부대를 방문한다고 사고 현장에 들어갈 수도 없다”며 “지금 의원들이 부대로 몰려가 도대체 무엇을 확인하겠다는 것인가. 사고를 수습하고 경계태세를 유지해야 할 부대는 지금 어느 때보다 안정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또 “이런 상황에서 국정의 책임을 진 정부·여당은 국방위 전체회의 개최마저 반대하고 있다”며 “민주당에 단호히 말한다. 쇼하지 말라”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정부가 북한 눈치를 보느라 조사를 고의로 늦춘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부를 땐 나라의 아들, 다치면 느그 아들, 죽으면 누구세요?’ 이런 말 다시는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던 이재명 대통령이었다”며 “이 나라의 국방부와 군은 DMZ 지뢰 사고로 발목이 절단된 부상 장병들을 ‘느그 아들’ 취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재명 정부는 지금 이 순간에도 현장 조사조차 미루며 ‘위험해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는 기만적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며 “시간이 흘러 증거가 유실되고 북한의 도발 흔적이 묻히기를 기다리는 늑장 대응이자 북한 소행을 은폐하려는 명백한 공작”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안보 불안을 부추기는 음모론”이라며 반박했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내고 “국민의힘이 안보를 정쟁의 도구로 삼는 행태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우리 군은 철저한 대비 태세를 유지하며 혹시 모를 2차 사고의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이런 군의 노력을 폄훼하는 데만 바쁘다. 국가 안보는 안중에도 없이 정치적 계산기만 돌리는 매국적 행태가 국민의힘의 현주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의 음모론은 대한민국의 국가안보를 뒤흔드는 중대한 위협행위”라며 “안보 불안을 부추기는 음모론 제기를 즉각 중단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 지뢰 조사 추석 뒤로 밀렸는데, 오늘 비…‘유실이냐 北 매설이냐’ 흔적 사라지나

    지뢰 조사 추석 뒤로 밀렸는데, 오늘 비…‘유실이냐 北 매설이냐’ 흔적 사라지나

    경기 파주 비무장지대(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가 발생한 지 나흘째인 25일에도 유엔군사령부와의 합동 현장조사는 시작되지 않았다. 안전 확보 후 현장 조사를 진행한다는 군 계획에 따라, 일정은 추석 연휴 뒤로 밀렸다. 이와 관련해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24일 “연휴 기간 중 전쟁 나도 연휴 쉬고 싸울 것이냐”고 비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북한군에게 증거인멸할 시간이라도 주겠다는 것이냐”고 했다. 합동참모본부는 같은 날 밤 “현장조사를 미적대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른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조사단의 안전을 확보한 뒤 현장에 들어가야 하며 유엔사도 사전 안전대책의 필요성에 공감해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가 난 파주를 포함한 중부지방에는 25일 오후부터 비가 예보됐다. 사고 전 현장을 보여주는 감시영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지뢰의 매설·유실 경위를 판단할 현장 흔적이 비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軍 “안전대책 먼저, 유엔사도 공감”군 관계자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유엔사는 사고 다음 날인 22일 현장조사를 추진했지만 현장 진입은 이뤄지지 않았다. 야권은 우리 군이 유엔사 조사를 막았다고 주장했다. 유엔총회와 추석 연휴를 의식해 조사를 늦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합참은 합참차장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별도 조사 인력을 편성해 훈련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진입로를 구간별로 점검하고 감시·통신 상태를 재확인하는 한편 유엔사와 조사 임무분장도 조율하고 있다. 장병들이 한 차례 지나온 길에서 두 번째 폭발까지 난 만큼 진입로에 추가 지뢰가 있는지 확인한 뒤 조사단을 투입하겠다는 설명이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뢰가 추가로 매설돼 있을지 모르는 땅에 한 걸음씩 조심을 다해 안전을 확인하며 길을 내야 한다”며 “전투태세와 사고 현장 감식을 뒤섞는 일은 부하를 죽음의 길로 전진하라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군 자체 조사는 진행 중이다. 군은 폭발물 파편과 화약흔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감정을 의뢰했고 보디캠 영상과 지휘·통신 기록, 장병 진술도 분석하고 있다. 2015년엔 기존 통문·TOD…이번엔 새 수색로2015년 파주 목함지뢰 사건 때는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특별조사단이 사고 다음 날인 5일부터 현장조사에 들어가 6일까지 조사했다. 스위스와 스웨덴 중립국감독위원회 대표들도 참관했다. 조사단은 북한군이 한국군 수색로에 목함지뢰를 최근 매설했으며 비나 토사 유실로 흘러온 지뢰가 아니라고 결론 냈다. 다만 2015년 사건은 우리 군이 평소 수색작전에 이용하던 추진철책 통문 주변에서 발생했다. 반복해서 드나들던 기존 작전로였고 열상감시장비(TOD)에는 실제 폭발 장면도 촬영됐다. 반면 이번 사고는 MDL 가까이에 처음 내던 수색로에서 발생했다. 장병들이 이미 지나온 길에서 두 번째 폭발까지 났다. 합참은 이런 현장 여건을 들어 2015년 목함지뢰 도발 때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고 전 감시영상 없어…오늘 늦은 오후 비일단 군은 이번 사고 원인을 세 갈래로 보고 있다. ▲북한군이 MDL 남쪽에 고의로 지뢰를 매설했을 가능성 ▲북한 지역의 지뢰가 하천을 따라 유실됐을 가능성 ▲과거 아군이 매설한 지뢰가 폭발했을 가능성이다. 일각에서는 폭발력과 부상 장병 상태를 고려할 때, 아군 매설 지뢰보다 북한 목함지뢰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사고지점이 하천과 인접해 있고 주변에는 경사지도 있어 북한 지역의 지뢰가 물을 따라 내려왔을 가능성을 거론한다. 사고지점은 군 감시·정찰장비로 직접 파악하기 어려운 곳으로, 사고 전 현장을 보여주는 영상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장병들의 보디캠 영상을 확보했지만 여기에는 작전 당시 상황만 담겨 있다. 따라서 폭발구 위치와 토사 상태, 미세 파편 분포, 주변 굴착 흔적 등은 지뢰의 매설·유실 경위를 판단할 단서가 된다. 이런 가운데 기상청은 25일 늦은 오후부터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 곳곳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국과수에 넘긴 증거물과 군이 확보한 영상·통신기록은 이미 보존돼 있지만, 현장에 남은 토사와 미세 파편, 지표면 흔적은 비가 내리면 위치와 형태가 달라질 수 있어 현장 증거 훼손 우려가 번지고 있다.
  • “적 도발시 단호 대응”...강신철, 추석 연휴 직후 본격 시험대

    “적 도발시 단호 대응”...강신철, 추석 연휴 직후 본격 시험대

    DMZ 지뢰사고 원인규명부터 SCM까지25사단 찾아 “적 도발시 단호히 대응”SCM서 전작권전환 X연도 도출 목표...강 “신뢰 보장되는 방향으로 끌고갈 것” 지난 22일 취임한 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추석 연휴 직후 산적한 안보 현안들을 풀어내기 위한 본격 시험대에 오른다. “승리하는 군대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강 장관은 취임 전날 발생한 비무장지대(DMZ) 내 지뢰 추정 폭발 사고 원인 규명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사관학교 통합안 보완 등도 핵심 과제로 꼽힌다. 강 장관이 마주한 첫 현안은 지난 21일 서부전선 DMZ 내 지뢰 추정 폭발 사고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전날 “상황 발생 지역은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지대 추정 지역과는 수십m 떨어져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지뢰 매설 주체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강 장관은 북한군 매설 지뢰 가능성도 열어둔 상황이다. 강 장관은 취임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국경선 요새화로 파생될 수 있는 효과가 있고 “이것(DMZ 폭발 사고)도 그것일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조사 결과 북한 지뢰로 밝혀지면 이 과정과 최근 움직임에 대해 북한에 일성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국경 요새화 중단해야죠. 당연히 말해야죠”라며 “무슨 눈치를 보냐”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지난 23일 사고 장병의 소속 부대인 육군 제25사단을 찾아 “적이 도발하거나 침범하면 주저하지 말고 단호히 대응하라”라며 “여러분의 대응이 곧 나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군 당국은 사고 원인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북한의 매설 연관성 여부에 따른 구체적 후속 조치와 경계태세 재정비에 나설 전망인 가운데 조사 결과에 따른 대북 메시지도 주목된다. 연휴 직후 다가오는 가장 큰 안보 일정은 오는 11월 미 워싱턴에서 열리는 제58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다. 합참 작전본부장,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거친 강 장관의 취임 후 첫 한미 국방장관 회담 데뷔 무대다. 핵심 의제는 전작권 전환을 위한 완전운용능력(FOC) 검증과 목표연도 도출이다. 우리 정부는 이번 SCM에서 미래연합사 FOC 검증을 마치고 목표연도(X연도)를 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미측은 시한이 아닌 조건 충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어 한미 간 시각차를 좁히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강 장관은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한미 간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꼽았다. 그는 “조건도 중요하지만 조건보다 중요한 건 신뢰”라며 “동맹은 반드시 상대가 있는 것이어서 한쪽 의견대로만 갈 수는 없다. 신뢰가 보장되는 방향으로 전작권 전환을 흔들림 없이 이끌고 가겠다”고 했다.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 접견을 시작으로 동맹 현안 조율에 나선 강 장관이 SCM 무대에서 ‘신뢰 중심의 안보 협력’을 어떻게 완성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3군 사관학교 통합 방안 추가 논의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방부는 지난 7월 3군 사관학교를 통합한 4년제 ‘국군사관학교’를 대전 자운대에 창설하는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 공청회에서 사관학교 총동창회를 중심으로 반발이 극에 달한 모습을 보였다. 강 장관은 취임 당일 이에 대해 “현재 안도 여러 장단점이 있지 않나. 저는 그것보다 더 좋은 방안이 있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며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수정·보완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업무보고에서 “신속하고 강력하게 빨리 추진하라”고 주문한만큼 해당 논의에도 속도를 낼 전망인 가운데, 타협안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급발진 주장 448건 중 인정 사례 0건…“오조작 방지장치 의무화해야”

    급발진 주장 448건 중 인정 사례 0건…“오조작 방지장치 의무화해야”

    최근 5년여간 급발진을 주장한 사고 448건 중 실제 급발진으로 인정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속 페달 오조작 관련 사고가 빈번한 가운데 이를 막기 위해선 오조작 방지 장치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국과수가 감정한 급발진 주장 차량 사고는 총 448건이었다. 이 가운데 실제 급발진으로 인정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사고 차량이 크게 파손돼 감정이 불가능했던 일부 사례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페달 오조작’(85.7%)으로 판명됐다. 올해 상반기 급발진을 주장한 운전자의 평균 연령은 66.5세였다. 급발진 주장과 관련한 국과수 감정 건수는 2024년 133건에 달했지만, 대부분 페달 오조작으로 결론 나자 최근엔 감정 건수도 줄어드는 추세다. 다만 대형 교통사고를 낸 이후 운전자가 급발진을 주장하는 사례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지난 19일 경기 안성시 녹색장터에서 1t 트럭을 몰다 사망사고를 낸 60대 운전자 A씨도 사고 직후 “가속 페달을 제동장치로 착각했다”고 진술했다가 말을 바꿔 “차량이 급발진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는 “가속 페달을 잘못 밟았다”고 또다시 말을 바꿨다. 지난 7월 서울 노원역 인근에서 6중 추돌사고를 내 9명을 다치게 한 60대 B씨 역시 차량이 급발진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제주 우도에서 승합차를 몰다 3명을 숨지게 한 60대 C씨도 사고 직후 급발진을 주장했지만, 법원은 C씨의 과실을 인정했다. 법조계는 실제 급발진 등 차량 결함이 인정되는 사례는 드물지만, 급발진 의심 사례가 미디어 등을 통해 반복해 전해지면서 운전자 진술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교통사고 전문 김경환 법무법인 위드로 변호사는 “운전자 본인의 전적인 과실과 차량의 일부 결함은 법정에서 인정받는 사고 책임의 무게 차가 매우 크다”며 “A씨 사례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진술을 번복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급발진 여부 다툼에 앞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등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지난 7월 승용차(2029년)와 3.5t 이하 승합·화물·특수차(2030년)에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그 전에 생산된 차는 이러한 조항을 적용할 근거가 없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과 교수는 “전방에 장애물이 있으면 가속 페달을 아무리 밟아도 차가 앞으로 못 나가게 하는 장치를 기존 차량에까지 설치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춘생 의원도 “급발진 사고 예방을 위해선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확대 등 대책 마련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