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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체포방해’ 국민의힘 의원들 첫 재판… 재판장, 특검에 “공소장 흠결” 질타

    ‘尹 체포방해’ 국민의힘 의원들 첫 재판… 재판장, 특검에 “공소장 흠결” 질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의 첫 재판에서 재판장이 종합특별검사팀에 대해 강한 질타를 쏟아냈다. 종합특검 측이 제출한 공소장의 죄명과 구성요건, 공범 관계 설정 등 기본 법리 기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5부(부장 백대현)는 13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나경원, 김기현, 권영진,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의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종합특검은 이들이 지난해 1월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 관저 앞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인간벽’을 형성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물리적으로 막아서며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했다고 보고 기소했다. 이날 재판부는 특검 측의 공소장에 중대한 흠결을 정면으로 짚었다. 백 부장판사는 특수공무집행방해 죄명(형법 제144조 제1항)을 적용했음에도 공소 사실에 그 전제가 되는 공무원에 대한 폭행이나 협박은 기재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형법 제144조 제1항은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제136조(공무집행방해) 등의 죄를 범한 때 각 조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백 부장판사는 “폭행과 협박 내용이 이 공소장에 나와 있지 않는데 제144조 제1항 단독으로 특수공무집행방해가 해당되냐”면서 “공무원들에 대한 폭행·협박 없이 다중의 위력을 보이며 공무집행을 방해한 것으로 공소 제기한 걸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특검 측은 “물리력을 가지고 집행을 저지한 부분을 폭행·협박 같은 유형력의 행사로 보고 기소했다”고 대답하자 백 부장판사는 “그 부분 왜 기재 안 하셨냐. 안 읽어보셨느냐”고 반문했다. 공범 관계 설정에 대한 법리적 모순도 지적됐다. 백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을 단독정범으로 기소한 것이냐, 공동정범이냐”고 묻자 특검 측은 “단독정범이고 공동으로 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에 백 부장판사는 “단독정범이라면서 공소장에는 왜 ‘공모하여’라고 적었느냐”고 되물었고 특검 측은 “다중 위력을 설명하는 취지로 ‘공모하여’를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백 부장판사는 “단독정범 기소와 공모하여는 맞지 않는 부분이라 그 부분을 제대로 해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공소장에 공소사실의 전제사실이 불필요하게 장황하게 돼 있다”고도 비판했다. 피고인들은 공소 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나경원 의원 측 변호인은 “정치적 입장 표명을 한 사실은 있으나 그 외 물리력 행사, 폭행이나 협박은 없었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일부 변호인은 특검의 수사권 대상이 아닌 점과 공소권 남용 등을 주장하며 공소기각을 요구하기도 했다. 특검은 이날 지적된 오류를 반영한 공소장 변경을 검토하고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다음 달 5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기로 했다.
  • ‘룸살롱 여대생’ 성폭행 누명 26년 흘렀지만… 주병진 “죽을 때까지 힘들게 해” 트라우마 고백

    ‘룸살롱 여대생’ 성폭행 누명 26년 흘렀지만… 주병진 “죽을 때까지 힘들게 해” 트라우마 고백

    방송인 주병진(68)이 과거 성폭행 누명 사건을 조심스럽게 언급하며 “죽을 때까지 나를 계속 힘들게 한다”는 심경을 털어놨다. 주병진은 지난 5일 방송된 tvN스토리 ‘남겨서 뭐하게’에 출연해 방송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회상했다. 그는 먼저 속옷 사업으로 ‘연매출 1600억원’이라는 큰 성공을 거뒀던 시기를 떠올리며 “지금도 내가 후회하는 것이 내 목표가 돈을 버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게 굉장히 무식한 꿈이었다”며 “돈을 벌었는데 그 허탈감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1차 목표만 있었지 다음 꿈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게 이뤄지면 내가 어디로 가야겠다는 목표를 또 설정했어야 하는데 난 방황했다. 그러다 좌절이나 먹구름이 끼는 느낌을 받으면서 세상이 무서워지는 걸 알게 됐다”며 2000년 11월 강간 누명을 쓰고 구속됐던 일을 언급했다. 주병진은 “자신의 욕심으로 남의 인생을 망가뜨리는 건 큰 죄다. 차라리 목숨을 빼앗아가면 낫지, 삶을 망가뜨리면 그 긴 세월을 어둠 속에 살아야 한다”며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가슴에 상처 난 것은 절대 안 지워진다”고 토로했다. 주병진은 사업가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기에 만남을 가지던 여대생에게 구타와 성폭행을 했다는 혐의로 피소됐다. 해당 여성은 2000년 11월 19일 새벽 서울 이태원의 한 호텔 주차장에 세워둔 승용차 안에서 술을 마신 주병진이 자신을 주먹으로 때리고 성폭행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주병진은 당시 경찰에 출석해 합의하에 한 성관계라고 항변했으나 나흘 뒤 구속됐다. 법원은 2001년 3월 주병진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주병진이 여성에게 합의금을 준 것이 유죄의 정황으로 인정됐다. 그러나 이듬해 해당 여성이 다니던 여대에서 제적당했으며, 룸살롱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 친구와 짜고 얼굴에 상처를 입혀 주병진에게 폭행당해 생긴 상처인 것처럼 한 것도 밝혀졌다. 2심 법원은 주병진의 강간 등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고, 2002년 7월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공소기각 판결하면서 법정 공방이 마무리됐다. 주병진은 당시 힘든 시기를 지나면서 생긴 일화 하나도 전했다. 홀로 한남대교를 걷던 도중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것으로 보이는 한 남성을 발견했고, 상대가 놀라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다가가 붙잡은 뒤 ‘약한 마음 갖지 말라’는 취지로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눈 뒤 경찰에 인계했다고 했다. 그는 그 남성과 마주했을 때 자신 역시 깊은 어둠 속에 있었다고 털어놓으면서 “서로가 서로를 구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 이태원 참사 합수팀 수사 종료…형소법 개정으로 합수본 줄줄이 해체 [로:맨스]

    이태원 참사 합수팀 수사 종료…형소법 개정으로 합수본 줄줄이 해체 [로:맨스]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팀이 30일 운영을 종료했다. 검사의 수사권을 없앤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을 앞두고 검사가 이끌어 온 합동수사 조직이 잇따라 문을 닫으면서, 참사 책임 규명은 물론 마약·금융범죄 등 여러 기관이 함께 대응해 온 수사 전반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년 2개월 만에 종료…유족 ‘진상규명 길 막혀’대검찰청은 이날 개정 형소법 등 시행에 따라 이태원 참사 합동수사팀 운영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강제수사권이 없는 특별조사위원회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이재명 대통령 지시로 지난해 7월 서울서부지검에 설치된 지 1년 2개월 만이다. 합수팀은 지난 4월 최성범 전 용산소방서장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2차 가해 사범 3명을 구속 기소했다. 종료 전날인 29일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등의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박희영 전 용산구청장 등의 증거인멸 혐의, 남화영 전 소방청장 직무대행의 직무유기 혐의 등은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남은 사건은 경찰에 넘겼다. 경찰은 12명 규모 특별수사팀을 꾸려 다음 달 1일부터 수사를 이어가고, 중수청과의 합동수사체계 구성도 협의 중이다. 체계가 마련되면 수사 경과와 자료를 인계할 계획이다. 유족들의 우려는 남아 있다.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중수청·경찰 간 합동수사팀을 신속히 꾸리고 공소청과의 협조 체계를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지현 시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은 특조위가 진실을 밝혀도 수사·기소로 이어지지 않으면 “결국 진상 규명과 책임 규명의 길이 막히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교유착·선관위 이어 마약까지…합수본 ‘공중분해’ 지난 8월 초 기준 운영 중이던 합수본은 이태원·마약·정교유착·금융증권·보이스피싱 등 9개로, 모두 검사가 본부장을 맡았다. 정교유착 합수본은 8월 31일 활동을 마쳤고, 선관위 의혹을 수사한 합수본은 9월 2일 수사기록을 특검에 넘겼다. 수원지검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도 10월 1일부로 종료될 예정이다. 소속 검사들은 원래 청에 남고 다른 기관 파견 인력은 원 소속으로 돌아간다. 검찰 관계자는 “합수본은 법적으로 더 이상 운영을 못 한다”며 “공중분해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지금으로서는 대안이 없다”며 “새로운 수사체계에 적응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합수본이 문을 닫는 건 검사가 수사 조직 안에 있는 것 자체가 위법 수사 논란으로 번질 수 있어서다. 개정 형소법 195조는 사법경찰관이 요청하면 검사가 의견을 주는 구조만 인정한다. 이 선을 넘을 경우 검사의 수사 행위로 판단돼 법정에서 증거능력이 부정될 수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6월 권순일 전 대법관의 변호사법 위반 사건 1심에서 검사의 수사개시권을 제한한 법령을 위배했다며 공소기각을 선고했다. 검사 빠진 합동수사과, 공백 메울 수 있을까 금융·증권범죄 등 합수본의 기능은 중수청 합동수사과가 이어받는다. 직제안에 따르면 서울청에 보이스피싱·금융범죄·가상자산, 수원청에 마약, 대전청에 국가재정범죄 등 5개 과가 생기고 경찰·국세청·관세청 등에서 57명이 파견된다. 합수본만큼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마약합수본은 8개 기관 86명이 모여 출범 6개월 만에 235명을 입건하고 핵심 인물 109명을 구속했다. 하지만 공소청법상 검사는 중수청에 파견될 수 없다. 준비도 더디다. 한 검찰 관계자는 “(마약 같은 경우) 수원중수청 마약합동수사과를 중심으로 새로 꾸려야 할 것 같은데 아직 경찰과 구체적으로 얘기된 건 없다”고 말했다.
  • 홍장원·조성현 재판 추석 후 본격화… ‘영웅 vs 피고인’ 법원 판단은

    홍장원·조성현 재판 추석 후 본격화… ‘영웅 vs 피고인’ 법원 판단은

    지난 8월 23일 수사를 마무리한 2차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 사건의 1심 재판이 추석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특히 내란특검과 종합특검이 엇갈린 판단을 내린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과 조성현 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 사건에 대해 법원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동일한 인물 및 사건에 대해 두 특검이 정반대의 법리를 주장하면서 재판 결과에 따라 종합특검 수사의 진짜 성패가 갈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8-2부(부장 정수영·최영각·장성진)는 다음달 30일 홍 전 차장과 조태용 전 국정원장, 황원진 전 국정원 2차장, 김남우 전 기획조정실장 등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국가정보원법(직권남용) 위반 혐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다. 같은달 2일에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8-1부(부장 장성진·정수영·최영각) 심리로 조 전 단장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사건 첫 공판준비기일도 열린다. 공판준비기일 절차에는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다. 당초 홍 전 차장과 조 전 단장은 내란 사건 진상 규명에 중요한 역할을 한 조력자로 평가받았다. 홍 전 차장은 주요 정치인 체포 지시 등을 폭로했고, 조 전 단장은 당시 예하 부대에 국회 출동 명령을 내렸다가 명령을 철회한 이른바 ‘서강대교 회군’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알렸다. 병력 추가 진입을 저지한 공로로 지난해 9월 국방부로부터 보국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종합특검은 이들을 ‘내란 가담자’로 판단해 재판에 넘겼다. 홍 전 차장의 경우 비상계엄과 관련해 국군방첩사령부, 경찰청과 소통 창구를 구축하고 경찰청 상황실에 인원을 파견하도록 지시했다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었다. 조 전 단장에 대해서도 비상 계엄의 불법성을 인지하고도 국회 출동 지시를 받아 임무를 하달했다고 봤다. 1심 재판에서의 주요 쟁점은 12·3 비상계엄 당시 관련자들의 행위를 어디까지 ‘내란 가담’으로 봐야할 것인지가 될 전망이다. 또 절차적 적법성을 두고도 특검팀과 피고인 양측이 치열하게 다툴 것으로 점쳐진다. 종합특검은 관련자들의 각각의 행위에 대해 위법성을 나눠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홍 전 차장의 경우 계엄 당일 산하 부서장 회의를 소집해 국군방첩사령부·경찰청과 연락망을 구축하고 경찰청 상황실에 인원을 파견하라고 지시한 혐의 등은 이후 수사에 협조한 것과 별개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조 전 단장에 대해서도 각각의 행위를 나누어 위법성을 따져야 한다는 게 종합특검의 입장이다. 내란특검은 조 전 단장이 국회 출동을 지시했다가 이를 철회한 것을 하나의 행위로 보고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반면, 종합특검은 출동 명령을 하달한 것 자체로 혐의가 성립한다고 본 것이다. 이를 두고 두 특검은 수차례 의견서를 주고받으며 설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은석 특검이 종합특검에 보낸 의견서에는 ‘공로를 허물로 가리지 말라’는 ‘과불엄공(過不掩功)’이라는 문구가 언급됐다고 한다. 일각에선 공소기각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미 내란특검이 한차례 들여다보고 불기소 결정을 내린 사안에 대해 이를 뒤집을 만한 새로운 증거나 증언이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기소해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는 취지다.
  • 한학자 통일교 총재 1심 징역 2년… 종교인 ‘정교유착’ 첫 형사처벌

    한학자 통일교 총재 1심 징역 2년… 종교인 ‘정교유착’ 첫 형사처벌

    윤석열 정부 ‘정교유착’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종교 최고지도자가 개인 일탈이 아닌 정치권과의 결탁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게 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헌법상 정교분리 원칙 훼손에 대해 법원이 엄중한 책임을 묻는 선례를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우인성)는 31일 한 총재의 선고공판을 열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1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다만 한 총재에 대한 구속집행정지의 효력이 다음달 2일까지 이어져 이날 곧바로 구속되지는 않았다. 함께 기소된 ‘2인자’ 정원주 전 비서실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청탁금지법 위반 등 나머지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각각 선고됐다.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에겐 징역 6개월을, 윤 전 본부장의 배우자이자 통일교 전 재정국장인 이모씨에겐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피고인들이 통일교의 자금력을 앞세워 대선을 교세 확장 기회로 보고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목적으로 저지른 범행”이라면서 “교인들이 모집한 자금이 정치세력과 결탁하는 용도로 사용돼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한 총재와 정 전 실장이 윤 전 본부장과 공모해 2022년 1월 권성동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한 혐의를 비롯해 같은 해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샤넬 가방과 고가의 목걸이 등을 건넨 혐의, 통일교 자금 약 1억 4400만원을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에게 ‘쪼개기’ 후원한 혐의 등에 대해서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그 과정에서 통일교 자금을 횡령한 혐의도 입증됐다고 봤다. 한 총재와 정 전 실장 등이 2022년 10월쯤 한 총재의 카지노 원정도박 관련 수사 정보를 입수하고 윤 전 본부장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 교단 자금을 횡령해 2022년 5~7월 해외 정치인에게 정치자금을 전달한 혐의 등에 대해선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소기각을 선고했다. 징역 13년인 김건희 특검의 구형량에는 못 미치는 형량이 선고됐지만 정교유착에 대해 법원이 엄중한 책임을 물었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평가다. 최용훈 법무법인 케이원챔버 변호사는 “인정된 정치자금의 액수 및 관여 정도에 비춰봤을 때 실형이 선고된 것은 무거운 수준”이라면서 “정교유착을 단죄하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서명삼 서강대 종교학과 교수는 “헌법상 정교 분리 원칙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한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어디까지가 정치권과 종교계의 합법적 접점인지 선이 그어진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특검의 뒤를 이어 정교유착 의혹을 수사해온 합동수사본부는 이날 활동을 종료했다. 합수본은 한 총재의 개인 금고에서 현금 260억원을 압수하고, 한 총재 등 통일교 관계자 1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을 구속기소하는 등 신천지 관계자 16명도 재판에 넘겼다.
  • 한학자 총재 1심 징역 2년… 종교지도자 ‘정교유착’ 첫 형사처벌

    한학자 총재 1심 징역 2년… 종교지도자 ‘정교유착’ 첫 형사처벌

    윤석열 정부 ‘정교유착’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종교 최고지도자가 개인 일탈이 아닌 정치권과의 결탁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게 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헌법상 정교분리 원칙 훼손에 대해 법원이 엄중한 책임을 묻는 선례를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우인성)는 31일 한 총재의 선고공판을 열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1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다만 한 총재에 대한 구속집행정지의 효력이 다음달 2일까지 이어져 이날 곧바로 구속되지는 않았다. 함께 기소된 ‘2인자’ 정원주 전 비서실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청탁금지법 위반 등 나머지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각각 선고됐다.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에겐 징역 6개월을, 윤 전 본부장의 배우자이자 통일교 전 재정국장인 이모씨에겐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피고인들이 통일교의 자금력을 앞세워 대선을 교세 확장 기회로 보고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목적으로 저지른 범행”이라면서 “교인들이 모집한 자금이 정치세력과 결탁하는 용도로 사용돼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한 총재와 정 전 실장이 윤 전 본부장과 공모해 2022년 1월 권성동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한 혐의를 비롯해 같은 해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샤넬 가방과 고가의 목걸이 등을 건넨 혐의, 통일교 자금 약 1억 4400만원을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에게 ‘쪼개기’ 후원한 혐의 등에 대해서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그 과정에서 통일교 자금을 횡령한 혐의도 입증됐다고 봤다. 한 총재와 정 전 실장 등이 2022년 10월쯤 한 총재의 카지노 원정도박 관련 수사 정보를 입수하고 윤 전 본부장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 교단 자금을 횡령해 2022년 5~7월 해외 정치인에게 정치자금을 전달한 혐의 등에 대해선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소기각을 선고했다. 징역 13년인 김건희 특검의 구형량에는 못 미치는 형량이 선고됐지만 정교유착에 대해 법원이 엄중한 책임을 물었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평가다. 최용훈 법무법인 케이원챔버 변호사는 “인정된 정치자금의 액수 및 관여 정도에 비춰봤을 때 실형이 선고된 것은 무거운 수준”이라면서 “정교유착을 단죄하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서명삼 서강대 종교학과 교수는 “헌법상 정교 분리 원칙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한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어디까지가 정치권과 종교계의 합법적 접점인지 선이 그어진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특검의 뒤를 이어 정교유착 의혹을 수사해온 합동수사본부는 이날 활동을 종료했다. 합수본은 한 총재의 개인 금고에서 현금 260억원을 압수하고, 한 총재 등 통일교 관계자 1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을 구속기소하는 등 신천지 관계자 16명도 재판에 넘겼다.
  • “검사 지휘받은 검찰수사관 수사, 검사가 기소하면 수사·기소 분리 위반” 대법 첫 판단

    “검사 지휘받은 검찰수사관 수사, 검사가 기소하면 수사·기소 분리 위반” 대법 첫 판단

    검찰수사관이 수사 착수한 사건에 대해 이를 지휘한 검사가 직접 공소 제기하면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어긋나 위법이라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전직 공무원 A씨 등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고법에 돌려보냈다. 구미시 공원녹지과장으로 근무했던 A씨는 2016년 민간공원 조성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주겠다며 사업자에게 자신의 설계 용역 대금 6800만원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2022년 대구지검에 고발장이 접수된 뒤 검찰수사관들이 B 검사에게 지휘받아 수사했고, 2024년 C 검사가 A씨를 재판에 넘겼다. 검찰수사관은 별건의 금품수수 혐의도 발견했다. A씨가 자녀 2명을 등산로 보행용 매트 납품업체에 위장 취업시킨 뒤 대표로부터 급여 명목으로 2023년 1월까지 13개월 동안 8300여만원을 받은 내용이다. C 검사는 압수수색영장, 구속영장 등을 청구하는 등 수사를 지휘하면서 A씨를 추가 기소했다. 1·2심은 A씨에게 징역 8년과 벌금 2억원을 선고했다. A씨 측이 ‘수사를 개시한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검찰청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검사와 검찰수사관은 별개의 수사기관으로, 이 사건은 사법경찰관 직무를 수행하는 검찰수사관이 수사를 개시한 범죄”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검찰수사관의 사건 수사를 지휘한 검사가 직접 기소한 점을 공소기각 사유라고 판단했다. 수사 개시 권한이 없는 검찰수사관은 사법경찰관과 달리 검사를 보조하는 역할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이 검찰수사관이 검사 지휘에 따라 수사한 사건을 검사의 수사 개시 범죄로 인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법원은 “검찰수사관이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했어도 이는 검사의 수사가 계속되고 있을 뿐이므로 검찰청법 4조 2항에서 규정한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 ‘이 수사 맞나’부터 다툰다… “법원, 비대해진 수사권 사전 통제를”

    ‘이 수사 맞나’부터 다툰다… “법원, 비대해진 수사권 사전 통제를”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오는 10월부터 시행되면 수사의 적절성과 적법성을 판단하는 법원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소기각 사유가 늘어나면서 판사의 판단 범위가 넓어졌을 뿐 아니라 고소·고발인이 직접 수사에 이의 신청해야 하는 등 수사를 둘러싼 법정 다툼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사후 조치를 위주로 하는 법원의 역할을 사전 통제로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에 힘이 실린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개정 형소법에 ‘중대한 위법 수사’ 및 ‘소추 재량권의 현저한 일탈’ 등이 공소기각 사유가 추가되면서 앞으로는 법원이 수사권과 공소권의 남용 여부를 적극 판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법원은 수사 적절성까지 판단하게 됐다. 피해자나 고소·고발인이 사건 처리 과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민형사 소송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검사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강제 기소를 요청하는 재정신청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가정폭력, 아동학대 등 일부 범죄에서 신고의무자로 지정된 이들도 재정신청을 할 수 있게 됐다. 법조계에서는 법원이 비대해진 경찰의 수사권을 통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법연감에 따르면 압수수색영장 청구 건수는 2020년 31만 6611건에서 2024년 53만 5576건으로 4년 만에 약 22만건 증가했다. 대안으로는 판사가 수사기관 관계자와 대면해 압수수색 영장을 심사하는 ‘사전 심문제’가 꼽힌다. 검찰과 경찰은 해당 제도가 수사 밀행성을 해치고, 증거인멸의 우려를 높인다며 반대해왔다. 이에 형소법 개정안에 압수수색할 때 전 과정을 영상 녹화하고, 피의자 측 요청 시 진술 과정을 녹음하도록 의무화하는 조항이 포함됐지만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고는 활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도 관련 대책을 논의 중이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 등은 지난 6일 형소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생성형 AI 대화 기록 등 전자정보를 압수수색하는 경우 수사기관이 영장에 대상 계정, 기간, 파일 유형 등 집행 계획을 명시하고, 피의자의 참여권을 보장하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김정환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영장 집행의 당사자를 부르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과 다르게 압수수색은 사전 심문 대상을 수사기관으로 한정하면 수사 밀행성을 해치지 않고 경찰 등을 견제할 수 있다”며 “정치 논리를 떠나 법 개정에 맞는 새로운 제도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무분별한 구속 시도를 제어할 방안으로 ‘조건부 석방’도 거론된다. 영장전담판사가 심사할 때 전자발찌 부착, 보증인 서약서, 법원·검사 요청에 따른 출석 의무 이행 등 피의자 특성에 맞는 조건을 내걸고 석방하는 선택지를 추가하면 수사권 남용을 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경우 보증금 납부, 주거 제한, 전자장치 부착, 약물 검사 등 조건부 석방을 치안판사가 판단한다. 독일도 판사 직권으로 보증금 담보, 주거 제한 등 조건을 붙이는 구속집행유예 제도가 있다. 현직 부장판사는 “거주지가 불분명한 피의자는 경범죄를 저질러도 구속되는 경우가 많다”며 “조건부로 석방한 뒤 기소하고 빠르게 선고기일을 잡으면 인권 침해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판사는 “조건부 석방이 도입되면 수사기관을 견제하는 동시에 구속 제도를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증인 신문 길어지고, 절차 판단 늘어나고… “판사도 재판하며 수사하는 시대”

    오는 10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법정의 풍경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공소유지를 위한 증인신문이 길어지고, 절차적 적법성을 다투는 경우도 늘면서 지금도 문제로 지적되는 재판 지연이 보다 심각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개정된 형소법에 검사의 보완수사를 대체할 ‘사실관계 확인’ 절차가 신설됐지만,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으면서 결국 검사 입장에선 입증을 위해 증인을 법정에 불러 신문하는 경향이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 심리로 지난 10일 열린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차관 등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사건 공판에서 이영선 부장판사는 “새로운 형사소송법까지 고려했을 때 (검사가) 수사를 더 이상 할 수 없는 입장이라, 공소유지하는 쪽에서 관련 내용을 증인신문을 통해 현출할 수밖에 없어 증인신문이 길어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지난 4일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에 앞서 담소를 나누며 “이제 판사도 재판하며 수사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검사가 증인신문을 적극 활용하려고 할수록 심리는 길어질 것”이라며 “진정한 의미의 공판중심주의가 구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사건의 사실관계 증명에 대한 부담이 법원에 넘어간 셈”이라며 “판사는 피고인뿐 아니라 검사를 상대로도 각 증거가 효력이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본안 판단 외에 절차적 적법성 판단에 들이는 시간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재경지법의 부장판사는 “피고인 측에서 공소기각을 주장하면 심리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면서 “대법원에서 판례로 정리되기 전까지는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재판 지연은 법원의 고질적 문제로 거론된다. 법원행정처가 발간한 ‘2025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형사 재판 1심 합의부의 평균 사건 처리 기간은 구속 사건이 142일, 불구속 사건이 219.7일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공판중심주의 기조가 강해질수록 사건 처리 기간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재판 과정에서 새로운 범죄 혐의가 포착되더라도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공소청 검사가 추가 범죄 정황을 포착하면 수사기관에 수사를 요청하고, 그 결과를 넘겨받아 다시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까닭이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위증의 경우 법정에서 정황이 포착되더라도 수사가 지연되는 사이에 관련자들끼리 말을 맞추거나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나친 우려는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수도권의 한 부장판사는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부인할 수 있도록 2022년 관련법이 시행되면서 재판 지연이나 무죄 판결이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결과적으로 큰 영향이 없었다”면서 “형사소송법 개정에 따른 재판 지연 여부도 뚜껑을 열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배우 윤미라, 공장 사장과 간통 의혹 직접 꺼냈다 “억울해 잠도 못 자”

    배우 윤미라, 공장 사장과 간통 의혹 직접 꺼냈다 “억울해 잠도 못 자”

    배우 윤미라(74)가 과거 간통 의혹으로 고통을 겪은 일을 털어놨다. 윤미라의 유튜브 채널에는 지난 1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윤미라는 제작진과 식사를 하던 중 “나한테 아직도 따라다니는 주홍글씨가 있다. 그 억울함은 안 겪어본 사람은 모른다. 밤에 잠을 못 잔다”며 해당 의혹을 직접 언급했다. 그는 “4년 걸려서 무혐의를 받았는데 사람들은 과정만 알지 결과를 안 본다”며 “얼마나 억울한지 모른다. 4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나를 따라다니더라”고 토로했다. 윤미라는 1978년 양말공장 사장 A씨의 부인에게 간통 혐의로 피소당해 오랫동안 법정 공방을 벌인 바 있다. 재판 내내 간통 혐의를 부인했던 윤미라는 공소기각 결정이 나면서 간통 혐의를 벗었다. 제작진이 ‘(사실관계를) 정리해 볼 생각은 없느냐’고 묻자 윤미라는 “벌써 50년이 다 돼가는 일이다. 그 시대 사람들도 같이 죽을 것 아니냐. 그러면 잊히는 거다”고 답했다. 당시 28세였던 윤미라는 이 의혹으로 할리우드 진출 기회도 물거품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영화 ‘007’ 시리즈 테렌스 영 감독을 만나서 오디션에서 합격했다”며 “내가 한국 여자인데 키도 크고 그러니 첫눈에 캐스팅이 됐다. 테렌스 영 감독님은 나를 얼마나 예쁘게 봤는지 극 중 이름도 미라로 하라고 하더라”고 회상했다. 이어 “그렇게 계약까지 했는데 이 사건이 빵 터졌다. 대종상 여우주연상 받은 해에 다 날아갔다”고 회상했다.
  • 피해자 ‘셀프 수사’ 시대… 증거 골든타임 잡아라

    피해자 ‘셀프 수사’ 시대… 증거 골든타임 잡아라

    “고소·고발장 접수부터 직접 챙겨야”사실상 초기 수사에 기소 판단 달려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지난 4일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달라진 형사사법시스템 체계에서 범죄 피해자의 혼란과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당면 과제가 됐다. 사실상 피해자의 ‘자력 구제’가 요구되는 가운데 수사 초기부터 공판 단계에 이르기까지 피해자가 목소리를 낼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변호사 선임이 필수 요건이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최근에 국민들이 걱정을 많이 하시는 부분이 수사 문제”라면서 “범죄 피해가 확대되지 않을지, 또는 ‘범죄 피해의 구제나 진상규명, 범인 체포나 처벌 등이 잘 돼야 할 텐데’ 하는 그런 걱정들을 많이 하신다”고 언급했다. 서울신문은 형사소송에 밝은 양중진 법무법인 솔 대표변호사와 조규웅 화우 파트너변호사 등 법조계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범죄 피해자를 위한 수사, 기소, 공판 각 단계별 보호장치와 대응 전략을 짚었다. 이들은 “피해자가 증거를 모으면서 적극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10월부터 형소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검사의 수사권이 폐지되면서 초기에 경찰 등 수사기관이 형성한 사건의 틀이 기소 판단까지 사실상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범죄 피해자들은 고소·고발 단계부터 ‘골든타임’을 확보해야 한다. 대규모 주가조작이나 전세사기는 중대범죄수사청, 그 밖의 사기 사건이나 일반 강력 사건은 경찰이 수사 주체가 된다. 이에 사건 유형에 따라 적합한 수사기관에 고소장을 제출하는 것부터가 초기 수사 시간을 아끼는 첫 단추가 될 수 있다. 중수청은 7대 범죄를 수사하는데 구체적인 범위는 시행령에 담긴다. 현재는 일단 고소장을 제출한 뒤 검찰 수사 단계에서 입증 자료를 보강하는 전략이 통했다면, 앞으로는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고소장 및 변호인 의견서부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형사소송 전문 변호사는 “사실상 경찰 수사 결과 통지서 양식에 맞게 의견서를 제출해야 사건 접수에 유리하다”고 귀띔했다. 이의신청권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사가 6개월간 지연되거나, 사건을 불송치할 경우 3개월 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고소인이 수사기관에 제기한 요청사항 등을 모두 문자메시지나 통화 녹취 등 기록으로 남겨야 향후 이의제기할 때 수사 지연의 근거로 삼을 수 있다. 이의신청하면서 수사기록 열람과 등사도 가능하다. 조 파트너변호사는 “미리 근거 논리 및 추가 증거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수사 준칙 등을 통해 ‘실질적 수사’의 구체적 요건을 명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정안에 따르면 ‘수사 개시 후 6개월 이상 정당한 이유 없이 증거조사 등 실질적인 수사가 진행되지 않는 경우’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실질적인 수사’를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수사기관이 6개월에 한 번씩 보여주기식 사실조회나 참고인 조사만 해도 이의 제기를 피해 가는 ‘꼼수’의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민·형사 소송 병행이 일상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수사기관이 아닌 고소인이 유의미한 증거를 확보하기 쉽지 않아서다. 사기, 보이스피싱 등 금전이 오간 내역 등을 확보해야 하는 사건에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함께 제기하면 공공기관 사실조회, 금융기관 계좌조회, 통신 조회 등을 민사 재판부에 신청해 증거를 확보할 수 있다.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검사의 사실관계 확인 절차를 적극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있다. 한 검사는 “사실확인 권한조차 보장되지 않으면 기소에 확신을 갖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기소 이후 공판 단계에서 위법수집증거로 인한 공소기각 판결이 나오지 않도록 검사가 사실 확인 과정에서 파악된 정보의 증거능력 범위 및 요건을 명확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소 단계에서 피해자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방법으로 검사 면담 절차에 대한 실효성을 담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면담 과정에서 수집된 정보를 증거로 활용할 수 없다고 법에 명시하면서 면담 절차가 외려 수사 지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검사가 면담을 통해 알게 된 내용을 증거로 활용하기 위해선 수사기관에 보완수사 요구를 해 해당 내용을 수사기관이 재확인해야 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특히 성범죄 사건의 경우 피해 사실을 반복 진술해야 하는 피해자가 큰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새로운 형사사법시스템 국면에선 공판 단계에서도 피해자가 새로운 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사하지 않은 검사가 기소하는 만큼, 사법부도 검찰 조서보다 법정에서의 증인 신문이나 증거조사를 더 신뢰하는 경향이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양 대표변호사는 “과거엔 피해자 측 변호인이 엄벌을 요청하는 수준이었다면, 앞으로는 법정에 제출된 증거를 열람·등사해서 확인한 뒤 공판검사와 상의해 추가 증거수집이나 공소유지 전략을 세우는 등 피해자 측이 적극 관여해야 할 필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마약·금융·피싱… 9개 합수본, 檢수사권 박탈에 해체 수순 밟나

    마약·금융·피싱… 9개 합수본, 檢수사권 박탈에 해체 수순 밟나

    경찰 수사 의견 내고 검사 답해야법조계 “벗어나면 검찰 수사 행위”증거 능력 잃거나 공소 기각 우려檢 “주도권 없으면 참여 이유 없어” 법무부와 행정안전부가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시행되는 10월 이후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법적 근거를 두고 충돌하면서 추후 합수본의 기능에 관심이 쏠린다. 검찰의 수사권이 완전히 박탈되는 만큼, 9월 말이면 기존 9개의 합수본이 사실상 해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향후 구성될 합수본 역시 기존처럼 운영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업무보고에서 법무부와 행안부가 합수본 관련 규정 처리 방안을 협의하라고 지시하면서 법무부는 법률 검토에 착수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6일 “위법 수사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합수본을 해체할 경우 범죄가 늘어나지 않도록 보완할 후속 방안까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국 9개 지검에서 마약·금융증권범죄·보이스피싱 등 검경 합수본이 운영되고 있다. 합수본은 여러 기관의 전문성을 모아 협업하는 구조로, 수사 초기부터 검찰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원스톱으로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가장 최근에 출범한 정교유착 합수본, 투표용지 부족 합수본을 포함해 모두 검사가 본부장을 맡는다. 검찰 안팎에서는 근거 조항이 마련되지 않는 한 합수본이 기존처럼 역할을 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법무부와 대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 논의 당시부터 형소법 개정안에 검사의 합동수사 참여 조항을 신설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게다가 공소청법에 중대범죄수사청 등 파견 제한 조항이 생겨 검사는 중수청에서 파견 근무를 할 수 없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전날 업무보고에서 “검사도 합수본에서 수사 의견을 낼 수 있다”고 밝혔지만, 법조계는 회의적인 반응이다. 개정 형소법 195조는 ‘사법경찰관은 검사에게 의견을 요청할 수 있고, 검사는 응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경찰이 먼저 요청할 경우에 검사가 답하는 방식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검사의 수사 행위로 간주될 수 있고, 향후 법정에서 증거 능력을 부정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6월 권순일 전 대법관의 변호사법 위반 사건에서 공소기각을 선고하며 “검사의 수사개시권을 제한한 법령을 위배했다”고 밝혔다. 윤 장관이 언급한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경찰이 함께 하는 ‘공중경’ 합수본 역시 비슷한 난관에 봉착할 전망이다. 개정 형소법 부칙 12조는 ‘검사가 송치받아 수사 중인 사건으로 공소시효가 임박하거나 사건의 성질 등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사건에 대해 대통령령으로 정해 90일까지 계속 수사할 수 있다’고 돼 있지만, 합수본 수사는 ‘송치 사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 법조계 해석이다. 한 검사장은 “부칙 등을 근거로 합수본을 연장하는 건 입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라며 “합수본을 계속 운영하려면 법을 개정해야 한다. 중수청 합동수사과로는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부장검사는 “형소법이 개정되지 않는 이상 합수본을 해단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합수본에서 의견만 제시하는 수준이면 어느 검사가 적극 참여하겠냐”고 말했다.
  • 마약·선관위·정교유착 합수본 9월 말 해체…‘검사 의견 제시’ 두고도 법조계 “증거 능력 부정”

    마약·선관위·정교유착 합수본 9월 말 해체…‘검사 의견 제시’ 두고도 법조계 “증거 능력 부정”

    법무부와 행정안전부가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시행되는 10월 이후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법적 근거를 두고 충돌하면서 추후 합수본의 기능에 관심이 쏠린다. 검찰의 수사권이 완전히 박탈되는 만큼, 9월 말이면 기존 9개의 합수본이 사실상 해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향후 구성될 합수본 역시 기존처럼 운영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업무보고에서 법무부와 행안부가 합수본 관련 규정 처리 방안을 협의하라고 지시하면서 법무부는 법률 검토에 착수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6일 “위법 수사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합수본을 해체할 경우 범죄가 늘어나지 않도록 보완할 후속 방안까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국 9개 지검에서 마약·금융증권범죄·보이스피싱 등 검경 합수본이 운영되고 있다. 합수본은 여러 기관의 전문성을 모아 협업하는 구조로, 수사 초기부터 검찰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원스톱으로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가장 최근에 출범한 정교유착 합수본, 투표용지 부족 합수본을 포함해 모두 검사가 본부장을 맡는다. 검찰 안팎에서는 근거 조항이 마련되지 않는 한 합수본이 기존처럼 역할을 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법무부와 대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 논의 당시부터 형소법 개정안에 검사의 합동수사 참여 조항을 신설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게다가 공소청법에 중대범죄수사청 등 파견 제한 조항이 생겨 검사는 중수청에서 파견 근무를 할 수 없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전날 업무보고에서 “검사도 합수본에서 수사 의견을 낼 수 있다”고 밝혔지만, 법조계는 회의적인 반응이다. 개정 형소법 195조는 ‘사법경찰관은 검사에게 의견을 요청할 수 있고, 검사는 응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경찰이 먼저 요청할 경우에 검사가 답하는 방식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검사의 수사 행위로 간주될 수 있고, 향후 법정에서 증거 능력을 부정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6월 권순일 전 대법관의 변호사법 위반 사건에서 공소기각을 선고하며 “검사의 수사개시권을 제한한 법령을 위배했다”고 밝혔다. 윤 장관이 언급한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경찰이 함께 하는 ‘공중경’ 합수본 역시 비슷한 난관에 봉착할 전망이다. 개정 형소법 부칙 12조는 ‘검사가 송치받아 수사 중인 사건으로 공소시효가 임박하거나 사건의 성질 등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사건에 대해 대통령령으로 정해 90일까지 계속 수사할 수 있다’고 돼 있지만, 합수본 수사는 ‘송치 사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 법조계 해석이다. 한 검사장은 “부칙 등을 근거로 합수본을 연장하는 건 입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라며 “합수본을 계속 운영하려면 시행령이 아닌 법을 개정해야 한다. 중수청 합동수사과로는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부장검사는 “형소법이 개정되지 않는 이상 합수본을 해단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합수본에서 의견만 제시하는 수준이면 어느 검사가 적극 참여하겠냐”고 말했다.
  • 나경원, 긴급 토론회 도중 “李 대통령, 비상탈출구 선택”…野, 거부권 행사 압박

    나경원, 긴급 토론회 도중 “李 대통령, 비상탈출구 선택”…野, 거부권 행사 압박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4일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결국 본인에게는 비상 탈출구를 만들어주고 국민은 벼랑 끝으로 내모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끝끝내 통과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이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주장에 대해 “국회 입법권을 부정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힌 데 대한 반응이다. 나 의원과 김미애 원내정책수석은 이날 국회에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공소기각 조항의 위헌성과 대통령 재의요구권 행사 촉구 긴급 토론회’를 열고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위헌성과 공소기각 완화 조항의 문제점을 집중 강조했다. 나 의원은 토론회 도중 이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이 전해지자 “입법권을 존중한다는 취지로 사실상 거부권 행사를 명시적으로 부인하는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토론회에서도 위헌성과 문제점이 너무나 많이 누적돼 있다”며 “그럼에도 이 법을 통과시키겠다는 이유는 결국 본인의 비상탈출구 조항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형사사법체계 파괴의 근본 원인은 결국 ‘이재명 대통령 죄 지우기’”라며 “법원이 재판을 재개해 형사사법체계 파괴를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토론회에서 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거듭 촉구했다. 모두 발언에서 나 의원은 “지옥문이 열렸다”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는 명백한 위헌이고 공소기각 조항 역시 위헌성이 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결국 본인 죄에만 관심 있다는 것을 만천하에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동혁 대표는 “대통령의 선택 사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반드시 거부권을 행사해야 하는 국민의 명령이자 역사적 명령”이라며 “거부권 행사를 거부한다면 국민들이 이제 정권을 거부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소기각 사유를 추가한 것은 판례의 입법화라고 하는데 확립된 판례가 있으면 판례에 맡기면 될 일”이라며 “굳이 국민의힘이 퇴장한 뒤 슬그머니 끼워 넣은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김 수석은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는 피해자를 향해 ‘우리는 당신들을 버렸다, 스스로 억울함을 입증하라’는 선언”이라며 “힘 있는 범죄 혐의자에게는 방패가 생기고, 평범한 국민과 피해자에게는 억울함만 남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소기각 조항까지 담긴 최종안에 대통령이 침묵하고 있다”며 “사실이 아니라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라”고 촉구했다.
  • [서울광장] 與, 승리감 아닌 두려움 갖고 돌아볼 때다

    [서울광장] 與, 승리감 아닌 두려움 갖고 돌아볼 때다

    지난달 23일 발표된 더불어민주당의 8·17 전당대회 예비경선 결과.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던 친명(친이재명)계 박성준·이건태 의원이 탈락했다. 두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의원 모임’(공취모)을 주도했다. 공소취소 논란이 6·3 지방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을 넘어 당원들 사이에서도 높은 호응을 받지 못하는 조짐으로 비칠 수 있다. 공소취소는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 해소에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여권 전체적으로는 다음 총선과 대선에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이사장이 공소취소 모임을 “미친 짓”이라고 직격한 것도 범여권 일각의 그런 우려를 반영하는 것일 게다. 조정식 국회의장은 두 의원에 비해 훨씬 화끈했다.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개헌 문제에 대해 “주권자인 국민 여론과 국민 선택의 문제”라며 여지를 열어 두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6선의 국회의장이 ‘대통령의 임기연장 또는 중임변경을 위한 헌법개정은 제안 당시 대통령에 대하여는 효력이 없다’는 헌법 조항(128조2항)을 모를 리 없다. 하루 만에 “현직 대통령 연임은 개헌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워담는 모습을 보였지만, 실제 연임이 이뤄진다면 이 대통령 재판은 사라질 수 있다. 여기에 민주당은 지난주 국회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강행 통과시키면서 검사의 보완수사권 박탈 외에도 ‘수사에 중대한 위법이 발견’되거나 ‘검사가 공소권을 현저하게 남용해 기소했을 경우’ 판사가 공소기각을 선고하도록 하는 조항도 집어넣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대북송금 사건 등에서 (이 대통령의) 무죄 가능성이 없고 공소취소도 여의치 않으니 법원을 압박해 공소기각 판결을 받아 보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1990년대 초 미국 미시간주의 한 싱크탱크 연구원 조지프 오버턴(Joseph Overton)이 개념화한 ‘오버턴 윈도(Overton Window)라는 말이 있다. ‘허용된 담론의 창문’은 정치인의 의지가 아니라 사회적 담론의 이동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연임 개헌은 “말 같지도 않은 소리”(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로 취급돼 왔다. 그런데 대통령 정무특보에서 곧바로 입법부 수장에 오른 조 의장이 첫 기자간담회에서 이를 입에 올림으로써 금기시돼 온 얘기가 광장으로 튀어나오는 효과를 거두었다.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도 5년 전 처음 얘기가 나왔을 땐 “설마”라는 시각이 많았지만 어느덧 현실이 됐다. 이 대통령이 최소한의 존치 필요성을 거론했던 보완수사권을 없애는 것과, 이 대통령이 수혜자가 될 수도 있는 공소기각 사유의 확대가 한꺼번에 이뤄진 것도 상징적이다. 여당 강경파로서는 검수완박이라는 지상목표를 관철하고, 이 대통령으로서는 기소된 사건들을 법원이 공소기각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진 셈이다. 그럼에도 보완수사권 폐지는 경찰의 사건암장과 부실수사 등으로 국민의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고, 공소기각 사유 확대는 이 대통령 ‘재판 지우기’라는 비판을 낳고 있다. 형소법 개정을 주도한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법안 처리 다음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야 기분 좋다! 하고 계시지요?”라고 썼다. ‘내주신 숙제 다 끝냈습니다’라는 문구의 조화도 놓았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사위로 민주당에서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곽상언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 형소법 개정안과 관련해 “노 전 대통령의 뜻과 전혀 다르다”고 적었다. “정치인 자신의 개인적 정치적 이익을 위해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선택을 정치적 노리개로 쓰는 것”이라고도 했다. 여권은 강성 당원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검찰개혁을 완수했다는 승리감에 도취해 있을 때가 아니다. 사회적 약자들이 자신들로 인해 완전히 뒤바뀔 형사사법체계 아래서 겪게 될 고통과 혼란의 나비효과를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 이재명 정부의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을 맡았던 박찬운 한양대 로스쿨 교수도 여당의 우격다짐식 형소법 개정을 우려하며 페이스북에 이렇게 썼다. “이거 겁도 안 납니까. 지금이라도 분노의 질주를 멈추어야 합니다.” 박성원 논설위원
  • 與 “국민 불안 부추기기 그만” 野 “대통령 거부권 행사하라”

    與 “국민 불안 부추기기 그만” 野 “대통령 거부권 행사하라”

    민주, 검찰개혁 법안 옹호 총력전국힘, 靑 앞 최고위 개최 공세 강화 여야는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재가 절차를 앞두고 3일 각각 대국민 여론전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을 강조하며 법안 엄호에 나선 반면, 국민의힘은 청와대 앞에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촉구했다. 한병도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형사소송법 개정 국민보고회에서 “국민의힘이 청와대까지 달려가 탄핵까지 운운하며 거부권 행사를 겁박한다”며 “근거 없는 유언비어로 국민 불안을 부추기고 검찰개혁을 되돌리려는 시도를 멈추라”고 비판했다. 김한규 원내정책수석은 수사 중인 사건은 시정조치, 검찰 송치 사건은 보완수사 요구, 경찰 불송치 사건은 재수사 요구를 통해 검사가 경찰 수사를 통제할 수 있다며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보완책을 강조했다. 김 수석이 단장을 맡는 당내 피해자 권익 보호 태스크포스(TF)는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전건 송치 등 후속 입법과 중수청 전담 부서 설치 등 제도 안착 방안을 점검할 계획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미국·남미 순방 귀국 날에 맞춰 청와대 앞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거부권 행사 압박 수위를 높였다. 장동혁 대표는 “거부권 행사를 거부한다면 재판 재개를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더 커질 것이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국민의 탄핵 요구도 더 거세질 것”이라고 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대통령과 민주당은 공소기각과 보완수사권 폐지를 뒷거래했다”고 주장했다. 당 법률자문위원회는 헌법소원·권한쟁의심판 청구 등을 위한 법적 검토에 착수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이 4일 국무회의에서 형소법 개정안을 상정·의결할지에도 시선이 쏠린다. 개혁신당 산하 개혁연구원이 이날 전국 남녀 1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RS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응답률 3.54%) 결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응답이 59.6%로 집계됐다. ‘그대로 공포해야 한다’는 응답은 34%다. 이준석 대표는 “국민 요구를 외면하면 이 대통령은 개악의 서명자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 野, 청와대 앞 현장 최고위…“李 대통령, 보완수사권 폐지 거부권 행사” 촉구

    野, 청와대 앞 현장 최고위…“李 대통령, 보완수사권 폐지 거부권 행사” 촉구

    국민의힘이 3일 미국·남미 순방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청와대 앞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보완수사권 폐지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촉구했다.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거부권 행사를 거부한다면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국민의 탄핵 요구는 더 거세질 것”이라고 공세를 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는 대통령의 권한도, 선택 사항도 아니다. 국민의 명령이자 역사의 명령”이라며 “거부권 행사를 거부한다면 재판 재개를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더 커질 것이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국민의 탄핵 요구도 더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완수사권 폐지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통과됐다고 선언한 순간 대한민국 법치주의는 사망 선고를 받았다. 아니 대한민국이 사망 선고를 받은 것”이라며 “78년간 유지해 온 사법시스템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은 더 좋은 법이라고 하지만 이 대통령을 포함한 범죄자들에게만 더 좋은 법”이라며 “마지막 기회다. 이 악법에 대해 반드시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대통령과 민주당은 공소기각과 보완수사권 폐지를 뒷거래했다”며 “국민은 문재인 정권의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수사 지연과 사건 핑퐁(사건 떠넘기기)으로 피해를 입었는데 보완수사권까지 폐지된다면 사법 개악의 화룡점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똑같은 범죄 피해자라도 경제력에 따라 겪는 고통의 무게가 달라질 것”이라며 “이 대통령은 재의요구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이 법안 통과를 주도한 배후의 최후의 책임자는 이 대통령”이라며 “법안의 최대 수혜자가 누구인지 생각하면 답은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국민과 싸울 것이고, 그것이 곧 이 정권 몰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사법개혁이라고 하면서 그 목적의 끝은 모두 이 대통령 재판 중지와 수많은 범죄 혐의에 대해 무죄를 향하고 있다”고 했고, 양향자 최고위원은 “현직 대통령은 모든 상식과 심지어 헌법까지 파괴하면서 감옥에 안 가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퇴임 후 5개의 재판을 받아야 하는 이 대통령 스스로 생각해도 자신이 무죄 선고받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 것”이라며 이번 개정안에 ‘공소기각 완화’ 조항을 포함시킨 점을 지적했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개정안 통과가) 노무현 대통령의 꿈을 이룬 것이라고 하지만 이것은 노무현 정신이 아니다. 이재명 정신”이라고 비꼬았고, 조광한 최고위원은 “권력자가 사적 목적을 위해 사법시스템을 허무는 것은 국가 몰락의 징후”라며 “대한민국은 지금 법치주의의 마지막 방어선에 서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이르면 오는 4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헌법상 대통령은 국회를 통과한 법률안이 정부로 이송된 뒤 15일 이내에 공포하거나 국회에 재의를 요구해야 한다.
  • 與 “8월 임시국회 내에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 마무리”

    與 “8월 임시국회 내에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 마무리”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3일 “8월 임시국회 내에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지난 금요일 우리 당의 특별감찰관 후보로 최길수 변호사를 추천했다”라며 “대구지검 안동지청장을 역임하고 서울고검 감찰부에서 근무한 21년 경력의 감찰 분야 전문가다. 고위 공직자의 비위를 예방하고 엄정하게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할 역량을 갖춘 인물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중으로 국민의힘과 협의해 여야 공동으로 대한변호사협회에 후보 추천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라며 “지난 10년간 이뤄진 권력 감시의 공백을 끝내는 데에 국민의힘도 책임 있게 함께해 달라”고 강조했다. 한 대행은 이날 국민의힘이 청와대 앞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여는 등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것을 두고는 “검찰이 아무런 보완 조치를 할 수 없는 것처럼 국민 불안을 부추기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공소기각 조항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까지 끌어들이며 악의적인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헌법상 검사의 영장 신청권이 곧 검사의 직접 수사권을 의미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공소기각을 둘러싼 주장도 명백한 사실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이날 형소법 개정 국민 보고회를 열고 국민의힘의 공세에 맞서 대국민 여론전에 나설 예정이다. 한 대행을 비롯해 한정애 정책위의장,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 법안 처리를 주도한 이들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국정감사 전에 7대 범죄 전건송치 관련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워싱턴DC ‘녹조라테’는 좌파 아닌 트럼프식 부실시공 탓

    미국 연방 검찰이 워싱턴DC 명소인 인공 연못 ‘리플렉팅 풀’을 고의로 훼손한 혐의로 기소한 전 국가대표 카누 선수 데이비드 허른에 대한 공소 기각을 요청했다. 3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제닌 피로 워싱턴DC 연방검사장은 이날 법원에 제출한 20페이지 분량의 서면 자료에서 “허른을 기소한 이후 제공된 정보를 통해 해당 손상이 시공사의 부실시공이었으며, 이는 독립기념일 전후에 열린 ‘아메리카 250’ 기념행사에 맞춰 공사를 서둘러 완료하려 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재물손괴를) 입증하는 건 더욱 어렵다”고 부연했다. 앞서 워싱턴DC 연방검찰은 허른이 지난달 19일 리플렉팅 풀에 시공된 바닥 자재를 고의로 뜯어내 1000달러 상당의 피해를 줬다며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했다. 연방 검찰은 허른이 자신을 제지한 직원에게 적대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사건의 증거가 매우 확실하다”고도 했다. 이에 허른은 자전거를 타고 가다 연못 상태가 궁금해 손을 뻗어 바닥 자재를 만진 것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검찰의 공소 기각 요청은 사실상 허른 측 주장에 손을 들어주는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무리한 기소를 시도했다는 비판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독립 250주년을 앞두고 리플렉팅 풀 바닥에 파란색 코팅을 입히는 대대적인 보수 공사를 지시했으나, 공사 직후 연못에 녹조가 발생하자 이를 “좌파들의 반달리즘 때문”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는 이날 트루스소셜에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피로 검사장을 비난했다.
  • 與 “7대 범죄 전건송치 새달 도입”… 野 “李 거부권 요구·헌법소원 추진”

    與 “7대 범죄 전건송치 새달 도입”… 野 “李 거부권 요구·헌법소원 추진”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을 마무리한 더불어민주당은 2일 ‘7대 범죄 전건송치’ 도입을 위한 후속 입법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3일 청와대 앞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를 요구하고 곧바로 헌법소원 절차에 나설 예정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피해자의 권리를 더 담아 훨씬 더 좋아진 형소법”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아동학대·가정폭력·성범죄 등 7대 범죄에 한해 경찰 등 1차 수사기관이 수사한 모든 사건을 검사가 사법적으로 한 번 더 확인하는 전건송치는 다음달 내 보완 입법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그렇게 오래 걸릴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이번 형소법 개정에 연동해 바꿔야 하는) 대상 법률이 190여건”이라며 “(법안에 관해) 관계 기관들과 다 소통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3일에는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등이 총출동해 ‘형소법 개정 대국민보고회’를 연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사의, 당내 격론 등 논란이 여전한 만큼 이를 불식하겠다는 취지다. 이언주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그렇게까지 무리했어야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3일 청와대 앞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촉구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형소법 개정을 이 대통령의 공소기각과 민주당 강경파의 보완수사권 폐지가 패키지로 처리된 이른바 ‘정치적 이면 계약’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정치적 광기와 협잡으로 국민의 사법적 구제 권리와 평등권이 침해받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헌법소원에도 착수한다. 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헌법소원 심판 청구를 통해 대한민국 사법정상화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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