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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병’이 만족할 때까지, 군수품 ‘더 꼼꼼하고 안전하게’ 관리

    ‘장병’이 만족할 때까지, 군수품 ‘더 꼼꼼하고 안전하게’ 관리

    조달청은 7일 군 장병이 사용하는 군수품에 대한 품질 관리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군수품 공급을 위한 계약에서 납품·검수·현장 보급까지 전 과정을 점검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개선하기로 했다. 특히 획일화된 규격 중심의 군수품 공급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규격과 품질의 상용품을 활용할 수 있도록 조달 방식을 개선한다. 조달청은 지난해 2조 8200억원 규모의 급식·피복류 등 군수품을 공급했다. 장병과 각 군의 다양한 수요를 반영하고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다수공급자계약(MAS)을 활용한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에는 아이스크림을 다수공급자계약 품목으로 추가해 군 전용 쇼핑몰에서 각 부대가 필요한 상품을 선택·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장병의 수요와 선호를 군수품 조달에 반영해 선택권과 만족도를 높이고 민간의 우수한 제품이 군에 공급될 수 있도록 다양화하고 있다. 백승보 조달청장은 이날 육군종합보급창을 방문해 피복과 개인 장구류 등 군수품의 공급·보관과 검수 상황을 점검했다. 육군종합보급창은 조달청 등을 통해 공급받은 군수품을 보관·관리하고 각 부대에 보급하는 등 군수품 핵심 공급망이다. 백 청장은 “군수품 조달은 장병이 필요한 물품을 필요한 시기에, 믿고 사용할 수 있는 품질로 공급하는 것”이라며 “조달전문기관의 경험과 전문성에 기반해 군 장병이 체감할 수 있는 군수품 조달서비스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 KSW, 4개 대표 브랜드 역량 집약한 ‘그랑디’로 프리미엄 벽지 시장 안착

    KSW, 4개 대표 브랜드 역량 집약한 ‘그랑디’로 프리미엄 벽지 시장 안착

    제일·KS·코스모스·did 시너지 결실… 출시 6개월 만에 매출 성장과 브랜드 가치 동시에 잡아 제일벽지, KS벽지, 코스모스벽지, did벽지 등 국내 대표 벽지 브랜드를 통합 운영하는 KSW(케이에스더블유)가 프리미엄 전략 컬렉션 ‘그랑디(GranD)’를 앞세워 고급 벽지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출시된 그랑디는 KSW의 4개 대표 브랜드가 쌓아 온 제조 노하우와 첨단 설비 기술을 모아 개발한 고급 실크벽지 라인이다. 출시 이후 전국 대리점 공급망이 넓어지고 현장 도배 전문가들의 호평도 이어지면서, KSW의 하반기 매출 성장을 이끄는 효자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컬렉션의 성공 배경에는 4개 브랜드의 통합 시너지가 빚어낸 품질 경쟁력이 자리 잡고 있다. 고급 부직포 원단을 기재로 사용해 인장 강도를 높임으로써 도배 시 원단 찢어짐이나 들뜸 현상을 대폭 줄였으며, 이로 인해 현장 작업성이 크게 개선되었다. 또한 영국 에머슨 설비 기반의 정교한 엠보싱 기술을 적용해 최근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회벽·스타코 스타일의 입체적인 질감을 리얼하게 구현해 냈다. 환경부 친환경 인증과 지속 가능한 산림경영을 증명하는 FSC(국제산림관리협의회) 인증 원지를 전면 채택해 실내 공기질과 안전성을 확보한 점도 정체된 건축자재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동했다. 이 같은 시공성과 디자인, 친환경성의 삼박자가 어우러지며 시공 현장과 대리점을 중심으로 재주문율이 크게 늘었고, KSW의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제고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KSW 관계자는 “그랑디는 각 브랜드가 축적해 온 기술적 강점을 하나로 결집해 시공 전문가와 실거주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결과로 이어진 대표적인 성공 사례”라며 “출시 반년 만에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만큼, 앞으로도 현장 친화적인 기술 개발과 프리미엄 라인업 다변화를 통해 국내 벽지 시장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전남광주특별시, 이차전지 국가 공급망 거점 육성 본격화

    전남광주특별시, 이차전지 국가 공급망 거점 육성 본격화

    전남광주특별시는 30일 광양만권이 국가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됨에 따라 기초원료·핵심 소재 중심의 국가 공급망 거점 육성을 본격 추진한다. 율촌1일반산단, 해룡일반산단 등 광양만권 6개 산단, 645만평 규모의 특화단지는 2026년부터 2035년까지 총 5303억원(국비 3255, 지방비 1740, 민자 308)이 투입될 예정이다. 통합특별시는 광양만권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 계기로 정부 육성계획에 지역 핵심 사업을 반영하고 세풍산단 등을 중심으로 용수·폐수·전력·접근도로 등 기업 투자에 필요한 기반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또 포스코그룹 등 기존 기업의 투자계획을 조기에 실현하고 광양만권에 상대적으로 부족한 장비·부품·배터리 셀·에너지저장장치(ESS)·재활용 기업을 유치해 이차전지 산업 기반을 강화할 방침이다. 광양만권은 리튬·니켈 등 이차전지 기초원료의 정·제련과 양극재·흑연 등 핵심 소재 생산과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까지 이어지는 산업기반을 갖춰 국가 공급망 거점 육성의 최적지로 꼽힌다. 특히 포스코 계열사를 중심으로 연간 8만 3000톤 규모의 원료·소재를 생산 중이다. 통합특별시는 앞으로 광양만권의 이차전지 산업생태계를 확대하고 국내 공급망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원료·소재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차전지 특화단지는 2023년 청주·포항·울산·새만금 등 4곳이 지정됐다. 이번 광양만권 추가 지정으로 기존 셀·소재 중심의 산업기반에 기초원료 공급망이 보강되면서 국내 이차전지 산업의 공급망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이번 지정으로 광양만권은 대한민국 배터리 공급망을 책임지는 국가 전략 거점이 됐다”며 “기업이 투자하고 싶고, 기술과 인재가 모이며, 일자리가 늘어나는 산업생태계를 만들어 광양만권을 대한민국 이차전지 산업의 새로운 기준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 대미 투자 1호 ‘엔시날 프로젝트’ 확정… 김정관 “알래스카 LNG 경제성 확인돼야 투자”

    대미 투자 1호 ‘엔시날 프로젝트’ 확정… 김정관 “알래스카 LNG 경제성 확인돼야 투자”

    30조 텍사스 LNG ‘선투자’ 수익성 자신 원금회수 전까지 美와 5대5 유지 韓원전 2기 관철…웨스팅 지분 5~10% ‘원전 종주국’ 美 시장에 진입 기회 활짝 “공사비 초과대비용 200억弗 절약 가능” 4분기 원전 프로젝트 상업적 합리성 검토 파이로·CCUS은 ‘사업성 약하나 후보군’ 정부가 223억 달러(약 30조원) 규모의 미국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한미 전략투자 1호 사업으로 확정했다. 6.5GW에 육박하는 초대형 발전소를 지어 급증하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를 잡고, 국내 기업의 가스터빈·전력 기자재와 설계·시공·운영까지 미국 시장에 진출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전력가격 급락 등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거쳐 투자 원리금 회수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한국형 원전 2기의 ‘원전 종주국’ 미국 진출을 확정 짓고 한국에 불리하게 맺어진 원전 타협 협정(SA)도 개선도 추진한다. 한국 대미투자 협상팀은 최종 국회 보고까지 ‘상업적 합리성’ 확보를 위해 닷새 연속 밤샘 작업을 통해 막판까지 미국 측과 피말리는 협상을 벌였다. 아직 전력구매계약(PPA)이 체결되지 않은 채 초기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다는 ‘선투자’ 우려에 대해 정부는 최적의 시기에 최고의 조건으로 계약을 맺을 예정이며 40년에 이르는 사업 기간과 미국의 폭발적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감안하면 원리금 회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투자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전체 대미 투자사업의 ‘원리금을 회수할 때까지’ 한미가 수익을 5대5로 나누고 한 사업에서 손실이 나더라도 다른 사업의 수익으로 상쇄하는 ‘리스크 풀링’ 안전장치도 최종 명시했다. “텍사스 PPA,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강해가장 유리한 조건 제시 수요자와 계약”“고정가격으로 현금흐름 변동성 상쇄”산업통상부는 1일 한미 양국이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 ‘프로젝트 스타’, 원전 8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 파워’,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노스’ 등 3개 대미 전략투자 프로젝트 추진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체결한 총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전략투자 양해각서(MOU)의 후속 조치다. 첫 사업인 프로젝트인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는 텍사스주 엔시날에 6472㎿ 규모의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해 인근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에 전력을 직접 공급하는 사업이다. 2029년 1단계 상업운전을 시작해 2032년 전체 설비를 가동한다. 미국 부동산개발업체 릴레이티드 컴퍼니와 발전운영사 넥스트에라가 에너지 사업을 주도하고 르위스 에너지 그룹이 부지와 천연가스·용수 등을 공급한다. 관건은 223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금 회수다.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구매할 데이터센터와 전력구매계약(PPA)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수익성 우려가 제기됐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백브리핑을 열고 “상업적 합리성의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존속기간 내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국민의 돈이기 때문에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력가격 급락과 설비가격 상승, 사업 참여자 변경 등을 가정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해 주요 조건이 악화되더라도 원리금 회수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PPA를 아직 맺지 않은 데 대해서도 정부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공급보다 강한 상황에서 계약을 서두르는 게 반드시 유리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김 장관은 “데이터센터 수요가 굉장히 많다”면서 “서두르기보다 여러 수요자 가운데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수요자와 협의해 계약할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장기간 전력을 판매하는 만큼 전력가격의 작은 차이도 누적되면 전체 수익을 크게 좌우한다는 것이다. 장기 사업이라 전력가격 1~2달러 차이가 40년 누적되면 굉장히 큰 금액이 된다는 취지다. ‘PPA가 없어서 못 맺은 것’이 아니라 가격 상승을 예상해 계약 시점을 보고 있다는 게 김 장관 설명이다. “공무원 새가슴, 얼마나 쫄면서 했겠나”“존속기간 40년, 1~2弗 커…최적 계약 노려”김 장관은 “PPA 관련해 한국에서는 캐시플로를 확정하지 않고 사업을 정하는 건 상상할 수가 없는데 미국의 글로벌 회사들은 굉장히 즐기고 일본도 종합상사가 개발사업자 역할을 많이 한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 공무원은 새가슴인데 얼마나 쫄면서 했겠나”라며 “존속기간이 40년인데 20년 원리금 회수하고 남은 20년 동안 10%씩 현금이 들어오는 건데 1~2달러가 40년이면 큰 규모라 적정한 타이밍에 이 프로젝트를 놓을 수 있는 계약을 맺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하루 아침에 털고 싶지만 결국 잘 정리하면서 사업자를 선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연가스 가격 급등락에 따른 위험도 줄였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발전 연료인 가스가격 변동 위험을 전력회사와 가스 공급사가 분담하도록 하고 한국 측에는 데이터센터가 지급하는 고정 전력가격을 기반으로 현금이 들어오는 구조를 설계했다. 김 장관은 “캐시플로의 변동성을 상쇄했다는 것만으로도 상업적 합리성을 갖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텍사스 LNG 사업이 수익률을 15%로 판단했다. 김 장관은 “텍사스 LNG는 15% 보고 있는데 주변 프로젝트는 20%를 넘어가고 있다”며 “223억 달러를 한 번에 투자하면 17~18% 수익률을 나겠지만 우리는 3~4년간 나눠서 프로젝트에 들어가니 그보다는 낮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미 공급망 진입 본격화…‘리스크 풀링’ 구체화韓기업, 가스터빈 등 사업 전 과정 참여 추진정부는 전력가격 급락과 설비가격 상승, 사업 참여자 변경 등을 가정한 ‘스트레스 테스트’도 실시했다. 주요 사업 조건이 악화되더라도 투자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는지를 따져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텍사스 전력시장은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2025~2030년 연평균 13.6% 성장할 것으로 정부는 예상했다. 정부는 수익 못지않게 국내 기업의 미국 전력시장 진출 효과를 강조했다. 발전 기자재와 설계·시공, 장기 운영·정비(O&M) 등 사업 전 과정에 국내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미국 측은 이번 발전소에 공급되는 터빈 등 한국산 기자재가 향후 미국 내 다른 발전 프로젝트에도 공급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미국에서 발전소와 송전망 투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국내 가스터빈과 변압기·전선 등 전력 기자재 업체가 미국 공급망에 본격 진입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투자금을 보호하기 위한 ‘리스크 풀링’ 장치도 구체화됐다. 모든 전략투자 프로젝트를 하나의 우산형 투자목적회사(I-SPV) 아래 두고 개별 사업의 자금과 수익을 통합 관리한다. 한국이 전체 프로젝트의 투자 원리금을 모두 회수할 때까지 모든 사업의 한미 수익 배분을 5대5로 유지한다. 일부 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져도 다른 사업의 5대5 배분 기간을 늘려 손실을 보완하는 방식이다. 원리금 회수가 끝난 뒤에야 한국 10%, 미국 90%로 배분 구조가 바뀐다. 김 장관은 막판 협상의 최대 쟁점 역시 투자금 보호였다고 했다. 그는 “목요일부터 밤샘하면서 문구 하나까지 가지고 씨름했다”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원리금을 어떻게 확보할지였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젝트 하나가 끝났다고 1대9로 넘어가는 게 아니라 전체 프로젝트의 원리금을 회수할 때까지 5대5를 유지하도록 명확히 했다”고 말했다. 텍사스 발전소는 투자 수익뿐 아니라 국내 기업의 미국 전력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라는 게 정부 판단이다. 발전소 기자재 공급부터 엔지니어링, 시공, 장기 운영·정비까지 사업 전 과정에 국내 기업의 참여를 추진한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미국 전력망 투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가스터빈과 변압기, 전선 등 국내 전력 기자재 업체가 미국 공급망에 진입할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텍사스 사업을 시작으로 원전과 알래스카 LNG 등 대규모 프로젝트가 잇따라 대기하고 있어 수익성과 원금 회수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에 연말 100억弗 선지급2단계서 한국형 원전 2기 건설공사비 초과 대비 원전 예비비 200억弗“어떻게든 200억弗 ‘세이브’할 것”대미 투자 2호 격인 원전 프로젝트도 윤곽을 드러냈다. 한미는 전략투자기금에서 최대 1200억 달러를 투입해 미국에 대형 원전 8기를 건설하는 프레임워크에 합의했다. 한국형 원전 APR1400 2기와 웨스팅하우스 AP1000 6기다. 건설 순서는 AP1000 2기를 먼저 짓고, 2단계에서 APR1400과 AP1000을 각각 2기씩 건설한 뒤 AP1000 2기를 추가하는 방식이다. 1·2단계 설계·조달·시공(EPC) 계약의 시차는 6개월 이내로 줄이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1200억 달러 가운데 약 1000억 달러는 건설비, 200억 달러는 비용 초과에 대비한 예비비다. 2기당 250억 달러의 건설비와 50억 달러의 예비비가 배정된다. 김 장관은 “예비비를 쓰지 않더라도 대미 전략투자 이행액으로 인정되며, 2기당 300억 달러를 넘어서는 비용은 한미 전략투자기금에서 추가 부담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공사비가 20~30% 추가로 뛸 경우를 감안해 200억 달러를 그런 용도로 남겨뒀다는 설명이다. 김 장관은 “미국도 인허가 등 원전 이슈가 항상 있어서 공사비가 초과되면 그 용도로 쓰려고 1200억 달러 중 200억 달러를 산정해놨다”며 “안 써도 투자금으로 포함돼 있기 때문에 안 쓰면 예산이 굳는 것이다. 우리 기업들이 EPC 공사 잘해서 200억 달러 절약했으면 좋겠다. 어떻게든 200억 달러 세이브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공사비가 초과하면 개발자와 EPC가 있고 계약 관계에서 귀책 사유가 누구에게 있는지에 따라 공사비를 부담하게 될 예정”이라고 답했다. 정부는 원자로 용기와 증기발생기, 원자로 냉각재 펌프 등 제작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장주기 품목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국내 절차를 전제로 연말까지 최대 100억 달러를 먼저 지급하는 방안도 미국과 협의했다. 웨스팅하우스, 韓 진출에 ‘자존심에 수치’韓원전 2기로 안 끝날 걸 본능적으로 알아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도 추진한다. 김 장관은 “5~10%를 생각하고 있으며 최종 숫자는 협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결권 있는 지분은 10%로 보고 있다. 한국 기업이 지분을 확보해 미국 원전 사업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공유하고 AP1000 공급망에 국내 시공·기자재 업체의 참여를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김 장관은 “(부채가 많은)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은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상징적 수준으로 할 것이며 기업들은 생각이 달라 원전시장 붐이나 유럽시장 대안을 생각해 전력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 더 적극적으로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번 협상 과정에서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는 시공 능력과 기자재 공급망을 갖춘 한국형 원전 APR1400 2기 들어오는데 매우 부담감을 느꼈던 것으로 전해졌다. 증시 상장을 위한 기업 공개(IPO)를 앞둔 웨스팅하우스는 한국의 지분 참여가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보지만,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에 대해 단순히 이익 이슈뿐 아니라 ‘자존심’과 ‘수치’스러운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1%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51%) 브룩필드 리뉴어블 역시 웨스팅하우스를 샀던 가격보다 300억~400억 달러 정도 오른 상태라 IPO가 성공하길 바라고 있다. 웨스팅하우스는 협상 과정에서 김 장관에서 “당신 같으면 당신 물건보다 더 좋은 물건이 시장이 들어오는 걸 허용하겠느냐”고 노골적으로 말했다고 한다. AP1000보다 한국형 원전 APR1400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김 장관은 “웨스팅하우스는 한국 원전이 2기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본능적 예감을 갖고 있다”며 “전기 요금이 적정하고 시공이 뛰어나면 미국의 많은 주 전력사가 한국용 원전을 쓰겠다고 해 수요가 늘텐데 그러면 지금의 2기에서 더 늘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EPC·기자재업체 부족’ 웨스팅하우스韓 업고 서유럽 등 글로벌 진출 ‘전략’현재 웨스팅하우스는 현재 미국 내 원전을 지으라는 압박에도 EPC나 기자재 공급망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 장관은 “한국은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라며 “웨스팅하우스는 자기 노형을 현실화시키고 공사 지연에 따른 사업비 초과 부담을 떨칠 좋은 기회이고 한국은 미국이란 원전 종주국 자부심이 강한 시장에 진입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미국이 제대로 지을 EPC 업체나 기자재 업체를 갖추지 못해 해외 원전 사업이 진전을 못 이루는 부분도 한미가 함께 상생 협력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면 풀 수도 있다고 김 장관은 판단했다. 웨스팅하우스가 서유럽에서 진행 중인 AP1000의 EPC과 기자재 기업을 충분한 공급망을 갖춘 한국 것으로 할 수 있다는 전략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브룩필드 역시 IPO를 계기로 당초 놓으려던 웨스팅하우스의 지분을 기업 가치가 상승한다는 전제 하에 좀 더 보유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장관은 원전 프로젝트 공식화 시점과 관련해 “지반이 원전을 지을 만큼 단단해야 하는데 아랍에미리트 사막에서 한국이 이를 극복하고 바라카 원전을 성공적으로 지어 운영 중이라 그 시공능력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며 “지역 암반이 짓기에 적정한지, 물·용수 등 접근성이 떨어지거나 수요처와 거리가 멀어 전력망을 해야할지 등 구체적 프로젝트에 따라 사업 규모가 달라질 수 있어 구체적인 프로젝트가 오면 상업적 합리성을 10~12월 즉 4분기에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텍사스 LNG 프로젝트처럼 좋은 (원전) 프로젝트를 보내줘야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미국에 신신당부했고 아무거나 보내주면 또 루이지애나 LNG 사업처럼 (무산)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알래스카 LNG는 일단 ‘검토’“경제성 확인돼야 투자”반면 대규모 투자비와 사업성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440억 달러 규모 알래스카 LNG 사업은 당장 투자 대상으로 확정하지 않고 일단 상업적 합리성 ‘검토’ 단계에 뒀다. 김 장관은 “상업적 합리성이 확인되는 경우에 추진한다는 분명한 원칙”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신 미국은 사업 추진 시 한국 기업이 공급하는 철강 등 기자재에 관세 인하 혜택을 주고 경제성 있는 장기 LNG 구매계약과 한국의 우선 구매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알래스카 LNG가 포함되더라도 총 2000억 달러, 연간 200억 달러라는 대미 투자 상한은 넘지 않기로 했다. 김 장관은 “알래스카는 당초 사업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지만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막힌 이후 말라카 해협과 대만 해협에 무슨 일이 생길 경우를 봐야 하고 호주도 보존량이 줄어 내수로 바꾸고 있다”며 “상업적 합리성은 떨어지는건 사실이지만 전략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장관은 기술적 분야, 인허가, 노동력 이슈에 대해 치열하게 논의보겠다며 “알래스카 프로젝트가 상업적으로 받을만하고 전략적으로 우리 이익을 충족시키도록 논쟁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사업성이 훼손될 경우 한미 정부 간 협의를 통해 사업계획과 예산, 수익 배분 비율을 조정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했다. 사업범위의 중대한 변경이나 지분 발행·양도 등 한국의 투자 이해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는 동의권을 확보했다. 김 장관은 “국민의 혈세가 투자자금으로 투입되는 만큼 단 한 푼도 허투루 쓸 수 없다는 생각”이라며 “사업 하나하나의 수익성과 위험, 투자금 회수 가능성, 우리 기업의 참여 기회와 국내 환류 효과까지 따져 미측과 협의했다”고 강조했다.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사업, 시도해볼만韓 관련 기술 없어 국회 동의 받으면 검토”한편 김 장관은 루이지애나 LNG 사업에 대해서는 “상업적 합리성 측면에서 회수가 안돼 받아들일 수 없었고 이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설명했고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프로젝트는 “상업적 합리성은 없지만 우리나라에 관련 기술이 없어 국회를 동의를 받아 한 번 시도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해 검토 단계”라고 부연했다. 미국이 제안한 미 중서부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사업에 대해서도 대미투자 후속 후보로 여지를 남겼다. 김 장관은 “CCUS 프로젝트는 기후 변화가 당면 과제인 만큼 의미있는 프로젝트”라며 “다만 상업적 합리성 측면에서 충분히 검토하기에 시간이 부족했다. 미국에 자료 요구와 현지 실사가 커지면서 미국 쪽에서 한국 측 요구를 충족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다. 논의는 안했지만 언제든지 할 수 있다”고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김 장관은 “미국이 한국이 너무 까탈스럽다고 한다. 루이지애나 프로젝트가 안되면서 트럼프 정부 내 연간 200억 달러씩 최대 600억 달러를 보내야 하는데 그 하나가 사라지게 되니 미국 입장에서는 조바심이 나는 과정이라 두 번째 프로젝트(원전)를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현재 규모를 보면 텍사스 LNG 223억 달러, 원전 프로젝트 1200억 달러, 알래스카 LNG 500억~600억 달러라 2000억 달러가 넘는다”며 “알래스카는 2000억 달러가 넘으면 안 된다고 해서 거기에 맞춰 줄여 오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2000억 달러를 넘기지는 않고 만약 비용이 남으면 “1억~20억 달러 정도 남는 게 있으면 광물 등 전략적 분야 투자도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 한국도 핵잠 추진하는데…美 핵잠, 충돌 뒤 5년째 발 묶인 이유 [밀리터리+]

    한국도 핵잠 추진하는데…美 핵잠, 충돌 뒤 5년째 발 묶인 이유 [밀리터리+]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 확보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미 해군에서는 충돌 사고를 겪은 코네티컷함(SSN-22)이 5년째 작전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정비 완료 목표는 내년 여름으로 다시 밀렸다. 단 3척만 건조한 함급의 부품 확보 문제에 미국 잠수함 정비 전반의 병목까지 겹치면서, 한국도 건조 이후의 운용 기반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는 과제를 던진다. 미 군사 전문 매체 워존(TWZ)은 28일(현지시간) 미 해군 관계자를 인용해 코네티컷함의 정비 완료 목표가 2027년 여름으로 늦춰졌다고 보도했다. 해군은 애초 2025년 9월 작업을 마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거듭 미뤘다. 코네티컷함은 2021년 10월 남중국해에서 해저산과 충돌해 함수 등을 크게 손상했다. 당시 해군은 원자력 추진 설비와 관련 구획에는 피해가 없으며 정상 작동한다고 밝혔다. 원자로가 무사하더라도 함정 전체의 작전 능력을 회복하는 데는 별도의 시간과 자원이 필요했다. 현재 워싱턴주 퓨젓사운드 해군조선소는 손상 부위를 복구하면서 수명 주기에 따른 정비도 병행하고 있다. 사고 이후의 공백 전체를 충돌 부위 수리에만 쓴 기간으로 볼 수는 없다. 해군은 이번 연기의 구체적인 원인을 공개하지 않았다. 단 3척 만든 시울프급…부품 확보부터 난제 코네티컷함은 미 해군이 단 3척 건조한 시울프급 공격원잠 가운데 하나다. 이미 생산을 끝낸 소수 함급인 만큼 대규모 손상을 복구할 부품과 대체 구조물을 확보하기가 까다롭다. 워존은 같은 함급의 퇴역함에서 부품이나 선체 구획을 가져오는 방식도 활용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작업이 길어질수록 복귀 뒤 활용할 시간은 줄어든다. 해군의 현행 계획상 코네티컷함의 퇴역 시점은 2031년이다. 내년 여름 정비를 마치고 곧바로 복귀하더라도 남은 운용 기간은 약 4년이다. 다만 완료 목표와 퇴역 계획 모두 향후 바뀔 수 있다. 잠수함 정비 지연은 코네티컷함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회계감사원(GAO)이 지난 8월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 해군 공격원잠들은 2016~2025회계연도에 정비 지연과 대기로 합계 1만 5000일 이상의 작전 가능 일수를 잃었다. GAO는 이 기간 투입하지 못한 함정과 승조원을 유지하는 데 약 34억 달러가 들었다고 추산했다. 이 수치에는 수리를 시작한 뒤 일정이 늘어진 경우뿐 아니라 정상 운항 자격을 유지하지 못한 채 조선소 입거를 기다린 기간도 포함된다. 잠수함을 보유하고도 정비 공간을 확보하지 못해 부두에 묶어둔 것이다. GAO는 이달 별도 보고서에서 핵추진 함정의 정비·현대화를 담당하는 미 해군 공공 조선소 4곳의 시설 개선 과제도 다뤘다. 해군은 노후 시설과 부족한 처리 능력을 보완하고 있지만, 사업을 마치기까지 수십 년이 걸린다. 다만 이런 전반적인 병목을 코네티컷함의 이번 일정 변경 원인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한국도 건조와 함께 갖춰야 할 정비시설·전문인력 코네티컷함의 사례를 한국에 그대로 대입하기는 어렵다. 대형 사고로 손상됐고 소수만 생산한 함급이라는 특수성이 있다. 한국이 확보할 핵추진 잠수함에도 같은 지연이 발생한다고 볼 근거는 없다. 그럼에도 건조와 운용 계획을 함께 세워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선체와 원자로를 갖추더라도 정기 점검과 고장 수리, 안전성 확인을 제때 수행하지 못하면 기대한 전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한국이 준비해야 할 기반은 핵추진 함정을 수용할 정비시설, 방사선 안전 관리 체계, 원자로·추진 설비를 다룰 전문인력, 주요 부품의 장기 공급망이다. 수리 후 바다에 나갈 수 있는지 확인하는 시험·검증 체계도 갖춰야 한다. 인력 양성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추진하는 호주는 해군 장교들이 미국 원자력학교 교육에 이어 원형로 실습, 잠수함 교육, 실제 함정 근무를 거치도록 훈련 과정을 마련했다. 잠수함을 인도받기 전부터 이를 안전하게 다룰 사람을 키우는 방식이다. 퇴역 이후의 관리도 빼놓을 수 없다. GAO는 미 해군에서 퇴역 대상 공격원잠이 원자로 연료를 제거할 도크를 확보하지 못해 대기하는 문제도 지적했다. 현역에서 물러난 뒤에도 시설과 인력이 계속 필요하다는 뜻이다. 한국 핵잠 사업 역시 첫 진수 날짜와 건조 척수만으로 성과를 평가하기 어렵다. 점검·수리·훈련 기간을 고려해 실제로 몇 척을 작전에 투입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코네티컷함의 긴 공백은 잠수함 전력이 건조 기술뿐 아니라 이를 유지할 조선소와 인력, 부품 공급망에 달려 있음을 보여준다.
  • [세종로의 아침] 빈 논은 수입 농산물 탓이 아니다

    [세종로의 아침] 빈 논은 수입 농산물 탓이 아니다

    추석에 시댁이 있는 시골 마을을 산책하다 잡초가 무성한 빈집과 마주쳤다. 시댁 건너편 이웃집 논도 텅 비어 있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누렇게 벼가 익어가던 곳이다. 300평 남짓한 논은 농사지을 사람이 없어 올해 아예 농사를 짓지 못했다고 했다. 농지 전수조사 이후 직접 농사짓기 어려운 고령 농민들이 논밭을 내놓지만 가격을 낮춰도 찾는 사람이 없다는 푸념도 들렸다. 사람이 떠난 집과 농사꾼을 잃은 논. 추석에 마주한 농촌의 풍경이었다. 농가 인구는 2024년 200만명을 간신히 지켰지만 지난해 198만명으로 내려앉았다. 올해는 194만 5000명까지 줄 것으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전망했다. 농민 절반 이상은 65세 이상이다. 그 빈 논을 보면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을 둘러싼 논란이 떠올랐다. CPTPP는 4년 전에도 문턱까지 갔다. 정부는 2021년 가입을 적극 검토한 뒤 이듬해 4월 ‘가입 추진계획’까지 확정했지만 농어업계의 거센 반발 속에 국회 보고 직전 국내 절차가 중단됐다. 지난해 9월 재검토에 들어간 정부는 지난달 가입 관련 사회적 논의와 의견 수렴에 착수했다. 4년 만에 다시 출발선에 섰지만 농촌의 반응은 비슷했다. 지난 10일 정부와 농민단체의 첫 만남은 농민들이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시위를 벌인 뒤 회의를 보이콧하면서 파행했다. 시장을 더 열면 값싼 농산물이 밀려와 ‘식량 주권’과 농촌이 무너진다는 우려다. 그 불안을 가볍게 볼 수는 없다. 자유무역협정(FTA)의 과실이 모든 산업에 고르게 돌아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FTA 체결국과의 전체 무역수지 흑자는 2020년 452억 달러에서 2024년 747억 달러로 늘었지만 농업 부문 적자는 234억 달러에서 283억 달러로 커졌다. 정부는 시장을 열 때마다 농업을 지키겠다며 막대한 돈을 투입했다. 한미 FTA 협상 타결 이후 2008년부터 지난해 FTA 농업 국내보완대책에 배정된 투·융자 예산만 44조 3547억원이다. 피해보전뿐 아니라 시설 현대화와 스마트농업, 농업 체질 개선까지 경쟁력 강화를 내걸었다. 17년간 44조원. 우리 농업은 그만큼 강해졌을까. 국회예산정책처 분석을 보면 피해보전직불제의 최근 10년 평균 집행률은 37%, 지원 품목도 평균 3개에 그쳤다. 재정사업자율평가에서 ‘미흡’ 판정을 받은 사업도 적지 않았다. CPTPP 논의가 재개되며 다시 ‘피해 지원’과 ‘경쟁력 강화’가 등장한 만큼, 44조원이 우리 농업을 어떻게 바꿨는지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다. 4년 사이 세계는 달라졌다. 미국발 관세장벽과 미중 갈등은 특정 시장 의존 위험을 키웠고, 중동 전쟁은 에너지·원자재 공급망이 한순간에 흔들리는 취약성을 드러냈다. 정부가 아세안과 FTA를 공급망·핵심광물·디지털 등으로 고도화하고 멕시코와 새 무역협정을 추진해 통상망을 넓히려는 이유다. CPTPP 재검토도 같은 맥락이다. 미중이 빠진 CPTPP는 시장과 공급망을 다변화할 선택지다. 한국은 12개 회원국 중 멕시코를 제외한 11개국과 이미 FTA 관계를 맺고 있다. FTA가 없던 농업 강국에 갑자기 시장을 여는 게 아니다. 물론 농축산물 관세 철폐율이 평균 96.3%, 수산물은 100%에 육박하는 만큼 추가 개방 가능성이 큰 민감 품목을 가려내 정교하게 대비해야 한다. 농업도 언제까지 개방의 ‘피해 산업’으로만 남을 수는 없다. 한류를 타고 성장한 K푸드와 고부가가치 그린바이오·스마트농업을 새 수출 먹거리로 키워 농업정책의 중심을 ‘얼마나 보전할 것인가’에서 ‘어떻게 돈 버는 농업을 만들 것인가’로 옮겨야 한다. 추석에 본 300평의 빈 논은 외국산 농산물 때문이 아니었다. 농사지을 사람도, 땅을 이어받을 사람도 없어서였다. 지금 농촌의 위기는 시장 개방만으로 설명하기엔 훨씬 복잡하고 깊다. CPTPP 논의도 여기서 출발해야 한다. 지난 17년간 쏟아부은 44조원의 성과부터 따져보고, 피해 보전을 넘어 문이 열려도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을 농업의 힘을 키우는 데 혈세를 써야 한다. 강주리 경제정책부 기자(차장급)
  • “돈 들고 왔는데 진열대가 텅”…美, 24시간 공장 돌려도 미사일 ‘바닥’ [밀리터리노트]

    “돈 들고 왔는데 진열대가 텅”…美, 24시간 공장 돌려도 미사일 ‘바닥’ [밀리터리노트]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란과의 군사적 충돌까지 겹치면서 미국의 핵심 미사일 재고가 심각한 고갈 위기에 처했다. 미 방산기업들이 생산라인을 24시간 풀가동하며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고 있지만, 단기간 내 공급난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돈 들고 왔는데 진열대가 텅”…美, 24시간 공장 돌려도 미사일 ‘바닥’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록히드마틴과 RTX(옛 레이시온) 등 주요 방산 업체들은 미사일 생산 증산을 위해 공장을 신축하고 채용을 늘리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수년 넘게 누적된 생산 기반 약화와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인해 실질적인 출하량 증가로 이어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전 최고군사책임자인 롭 바우어 네덜란드 해군 제독은 현 상황을 두고 “각국 국방장관들이 두둑한 돈을 들고 상점에 들어가지만, 진열대는 비어있어 좌절하고 있다”고 비유했다. ‘뒷북 투자’가 부른 재고 고갈… 토마호크 재고 3분의 1 소모 일각에서는 이번 미사일 부족 사태의 원인으로 미 정부와 국방부의 늑장 대응을 꼽는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무기 증산 약속이 잇따랐으나, 정작 방산업계가 선제적으로 설비투자에 나설 수 있는 안정적인 대규모 장기 주문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실제로 미국기업연구소(AEI) 분석에 따르면 1999년부터 최근까지 국방예산 중 미사일과 탄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연평균 약 7.5%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항공기(23%)나 군함(10%) 등 대형 전력 자산에 비해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었음을 보여준다. 미군의 대표적 정밀 타격 무기인 ‘토마호크’ 장거리 순항미사일이 대표적 사례다. 토마호크는 지속적인 주문 감소로 한때 생산라인 자체가 폐쇄될 위기에 놓였다. 최근 이란과의 전쟁 초기 두 달 동안에만 약 1000기 이상의 토마호크 미사일이 발사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미군 보유 재고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수치다. 뒤늦게 미 해군이 230억 달러(약 37조 2500억원) 규모의 7년 장기 계약을 추진 중이나 의회 예산 승인 절차 등이 남아 있어 당장의 차질을 막기엔 늦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숙련공 부족·희토류 수급난… 자동화 한계도 걸림돌 방산 생산라인의 구조적 한계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첨단 정밀 미사일은 수천 개의 정밀 부품으로 구성돼 있어 공정 자동화에 한계가 명확하고 숙련된 전문 인력의 수작업 의존도도 높다. 또 지속되는 글로벌 정세 불안으로 희토류 및 마이크로 전자 부품 등 핵심 원자재 공급망이 경색되면서 원활한 부품 수급마저 차질을 빚고 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방위산업체에 대한 대규모 장기 투자가 시급한 시점”이라며 “조속한 생산량 확대를 주문하고 있지만, 방산업계에서는 신규 생산된 미사일이 실제 전선에 배치되기까지는 향후 수년의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동맹국들의 안보 공백 우려와 전 세계 재래식 전력 균형의 흔들림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 “참전은 안 하지만 군대는 보낸다”… 마크롱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파병 [밀리터리노트]

    “참전은 안 하지만 군대는 보낸다”… 마크롱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파병 [밀리터리노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란 전쟁의 여파가 미치는 중동 핵심 요충지에 프랑스군을 전격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겉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 목적’을 내세웠지만, 직접적인 분쟁 개입에는 선을 긋는 아슬아슬한 외교·군사적 줄타기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전투 참여는 없다”… ‘방어용’ 명분 내세운 군사 자산 투입 마크롱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프랑스 TF1 및 프랑스2 방송 인터뷰에서 홍해 연안의 사우디 얀부 기지를 보호하기 위해 병력과 레이더 시스템, 방어 시스템 등 군사 자산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프랑스군이 직접적인 교전에 참여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는 어떠한 분쟁에도 개입하지 않으며, 군사 자산 파견은 오직 이 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지에 라팔 전투기를 추가 배치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이미 일부 항공기가 배치돼 있음을 언급하며 상황 전개에 따른 유연한 대응 방침을 내비쳤다. 홍해 ‘얀부항’에 쏠린 눈…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수호신’ 자처 프랑스가 정밀 방어망 투입을 결단한 배경에는 급격히 악화하는 중동발 에너지 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얀부항은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움직임을 우회해 유럽으로 향하는 사우디 원유 수송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이란의 대리 세력인 예멘 친이란 후티 반군이 얀부항의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시설을 향해 탄도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퍼붓는 등 위협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세력의 공습으로 우회 송유관 가동이 일시 중단되는 등 유럽으로 가는 원유·경유 공급망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자 프랑스가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 분쟁 휘말릴 위험과 실리 사이의 ‘외교적 셈법’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를 두고 중동 내 프랑스의 영향력을 유지하면서도 대규모 군사적 개입이라는 늪에 빠지지 않으려는 마크롱 특유의 전략적 셈법이 반영된 것으로 본다. 에너지 수송로 확보라는 실리를 챙기는 동시에 ‘방어적 파병’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이란과의 전면전 가능성은 피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친이란 세력의 공습이 지속되는 분쟁 한복판에 프랑스 방어 자산과 병력이 실전 배치되는 만큼, 자칫 우발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프랑스가 중동 전면전에 말려들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 [포착] 푸틴의 과격한 복수, 우크라 대형마트 때렸다…물류창고 활활 [영상]

    [포착] 푸틴의 과격한 복수, 우크라 대형마트 때렸다…물류창고 활활 [영상]

    우크라이나 대형 슈퍼마켓 체인 ‘에코마켓’ 소유의 물류 창고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러시아의 공습으로 피해를 입었다. 유나이티드24 등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의 2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전날 키이우에 있는 대형 물류창고가 러시아의 공습을 받은 뒤 거대한 불길에 휩싸였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해당 물류창고에서 시커먼 연기와 함께 불길이 치솟고 있다. 에코마켓 물류창고 피격의 의미는 단순히 한 슈퍼마켓 시설이 피해를 입은 것에 있지 않다. 최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군사시설뿐 아니라 식료품을 전국의 매장으로 공급하는 민간 유통·물류망까지 공습 대상에 포함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유엔 우크라이나 인권감시단은 지난 8월 한 달 동안 주요 식품·유통·물류 기업을 대상으로 한 공격을 32건 확인했으며, 이는 7월의 11건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라고 밝힌 바 있다. 창고와 물류센터는 단순한 상업시설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도시 주민들이 식료품과 생필품을 공급받는 핵심 기반 시설이다. 따라서 이런 시설이 반복적으로 파괴되면 개별 매장이 문을 닫지 않더라도 상품 재고와 운송망에 차질이 생기고 특정 물품이나 식품의 일시적인 품귀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러시아의 이번 에코마켓 피격은 우크라이나 후방 경제와 일상생활을 지탱하는 공급망이 전쟁의 새로운 공격 대상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실제로 유나이티드24는 “러시아의 앞선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소매 식품 물류망의 90%가 파괴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공격 목표는 슈퍼마켓 창고와 가공 공장, 배송 허브 등이며 이러한 공급망 파괴로 인해 지역적인 물자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주요 소매 체인점에서는 필수 품목 구매가 제한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에코마켓 물류 시설에 대한 피해는 우크라이나 전역의 민간 유통 인프라를 겨냥한 러시아의 광범위한 공격 작전의 일환”이라면서 “앞서 러시아는 야간 공격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주요 슈퍼마켓, 전자제품, 완구, 가정용품 등을 공급하는 주요 유통 허브를 손상시키거나 파괴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공격을 받은 에코마켓 측은 SNS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모든 매장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공급망을 관리해 슈퍼마켓 네트워크 전반에 걸쳐 재고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직원은 무사하며 부상도 입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필요한 물품을 확보하고 있으며 고객이 평소처럼 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도 때리는 러시아의 ‘와일드베리스’우크라이나도 ‘러시아판 아마존’으로 불리는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와일드베리스의 물류 창고를 여러 차례 타격한 바 있다. 지난달 3일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블라디미르주 흐리야스토보 마을에 있는 와일드베리스 물류창고를 타격했다. 와일드베리스는 지난 7월 첫 타격 이후 반복적으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받고 있다. AP통신은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적어도 12곳이 넘는 와일드베리스 창고가 우크라이나의 표적이 됐다고 전한 바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와일드베리스가 드론 부품 등 러시아의 군사 물류에 기여하고 있다며 민간 기반 시설 공격을 정당화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지난달 “와일드베리스 웹사이트에서 드론 부품과 방탄조끼 등 군사 장비가 판매되고 있으며, 와일드베리스 및 해당 업체의 창업자인 타티아나 킴 최고경영자(CEO)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의 여파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러시아와 와일드베리스는 민간 전자상거래 기업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지난 7월 타티아나 킴 CEO는 “약 2주 연속 우크라이나의 테러 공격을 받고 있다”면서 “우리에 대한 공격은 러시아와 중국, 카자흐스탄을 포함한 10개국 수억 명을 동시에 공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류 전쟁에서 문화 전쟁으로 확대?한편 최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슈퍼마켓 물류창고뿐 아니라 출판 시설도 집중 공격하고 있다. 21일 AP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문화부는 최근 두 달간 러시아의 공격으로 1300만권 이상의 책이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연간 인쇄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것으로 피해액은 3930만 달러(한화 약 542억원) 수준이다. 최근 몇 주간 최소 40개 이상의 출판사와 서점이 러시아의 공격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책이 대규모로 소실되고 특히 학교 교과서 대부분이 파손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당국은 출판사를 겨냥한 러시아의 공격이 세계문화유산 파괴에 이은 문화 전쟁의 일부라고 보고 있다. 테티아나 베레즈나 우크라이나 문화부 장관은 “우크라이나의 회복력이 문화에 있다는 사실을 러시아는 잘 알고 있다. 이는 의도적인 공격”이라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6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페체르스크 라브라(동굴수도원)가 공격받아 성모승천 대성당 내외부가 심각한 피해를 봤다. 중세 시대 건축물이 보전된 세계문화유산 르비우 도심도 지난 3월 대규모 공격을 받았다.
  • 호르무즈 이어 홍해까지 싹 막혀… 기름값·물가 폭탄 다시 밀려온다 [밀리터리노트]

    호르무즈 이어 홍해까지 싹 막혀… 기름값·물가 폭탄 다시 밀려온다 [밀리터리노트]

    중동의 핵심 해상 수송로가 연쇄적으로 봉쇄되면서 세계 경제에 다시 한번 ‘유가 및 물가 폭탄’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다. 이란이 미국의 폭격 재개 임박 첩보를 입수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친이란 세력의 공세와 주요 해협 봉쇄가 가시화되며 중동 정세가 전면전 직전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사우디 석유시설 기습 타격… 바브알만데브 해협 장악21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은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아람코 석유 시설과 주요 항구도시 얀부를 미사일로 기습 타격했다. 지난 6월 체결된 사우디-후티 간 휴전 협정이 완전히 무력화된 가운데 후티 반군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관문인 바브알만데브 해협과 예멘 서부 주요 항구를 사실상 통제하기 시작했다. 동서 물류 핵심 축 동시 마비… 유럽, 연료 비상조치 문제는 서방의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차단된 상태에서 홍해 관문까지 동시에 막혔다는 점이다. 동서양 물류의 핵심 축이 일시에 마비되면서 유럽을 비롯한 주요국들은 당장 원유 수급 불안과 상선 우회에 따른 물류비 급증에 직면했다. 프랑스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은 연료 부족 사태에 대비해 이미 비상조치 착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백악관 복귀’ 강경 경고 vs 이란 ‘인도양 기지 타격’ 보복 지정학적 긴장감도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 별장 일정을 단축하고 급히 백악관으로 복귀해 “머지않은 미래에 매우 중요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며 이란에 대한 강력한 대응책을 경고했다. 미 국무부 역시 중동 지역 자국민을 대상으로 긴급 안보 경보를 발령했다. 이에 대해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군 기지와 인도양 내 미 해군 기지까지 타격할 수 있다며 즉각 강력 보복을 선언했다.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를 앞두고 미·이란 간 극적인 회동 가능성이 언급되고는 있으나, 양측의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면서 극적인 국면 전환을 기대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두 해협의 동시 차단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원유 공급망이 대혼란에 빠져 유가 인상과 국내외 물가 자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 ‘中 장악’ 희토류·리튬 공급망 넓힌다…韓·중앙亞 5개국 첫 산업장관회의

    ‘中 장악’ 희토류·리튬 공급망 넓힌다…韓·중앙亞 5개국 첫 산업장관회의

    中 리튬 정제 70%·희토류 85% 장악 중앙아 풍부한 자원에 韓 첨단 기술 결합 탐사·개발부터 가공·활용까지 전주기 지원 자원 받고 스마트공장·제조AI 지원 사격 전기차·로봇·반도체 등 첨단 산업의 성능을 결정하는 희토류와 리튬 등 핵심 광물 공급망이 중국에서 중앙아시아로 다변화된다. 한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은 14일 처음으로 산업·핵심 광물 협력을 위한 장관급 다자 협의체를 가동하고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절반,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하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포석이다. 산업통상부는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에서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우즈베키스탄 산업 담당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1차 한·중앙아시아(C5+1) 산업장관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6개국 산업 장관이 한자리에 모여 산업·핵심광물 협력을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급변하는 통상 환경과 공급망 재편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3대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중앙아시아의 풍부한 리튬·희토류 자원과 한국의 첨단 가공·소재 기술을 결합해 핵심광물의 탐사·개발부터 가공·활용까지 전 주기에 걸친 공급망 협력을 강화한다. 최근 미국 지질조사국(USGS) 자료에 따르면 희토류의 중국 매장량은 4400만t으로 세계 매장량 8500만t의 약 50%를 차지한다. 생산 지배력은 더욱 커서 지난해 중국 생산량이 27만t으로 세계 생산량(39만t)의 69%에 달했다. 중국의 영향력은 정제·가공 단계에서 더욱 압도적이다. 세계 리튬 정제의 70~75%, 희토류 정제의 약 85%를 장악하고 있다. 희토류는 전기차·로봇·반도체·방산 등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고성능 영구자석의 핵심 원료로 ‘첨단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린다. 미국도 캘리포니아 마운틴패스 광산 등을 통해 희토류를 생산하고 있지만 영구자석 제조 등 공급망 후단은 여전히 중국 의존도가 높다. 이 때문에 희토류는 미중 자원 경쟁의 핵심 전략물자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리튬과 희토류 등 핵심광물이 풍부한 중앙아시아가 중국 중심의 공급망을 다변화할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카자흐스탄에서는 지난해 2000만t 이상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희토류 광상이 발견돼 전략적 가치가 더욱 커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미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전기차·스마트폰·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이차전지의 핵심 원료인 리튬 매장량은 카자흐스탄 7만 5600t, 키르기스스탄 1만 3923t, 우즈베키스탄 약 15만t으로 추정된다. 한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은 서로의 강점을 활용한 상호 호혜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단순 교역을 넘어 복합 산업단지 조성과 스마트 인프라 구축, 플랜트 현대화 등 중앙아시아 주요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확대해 교역을 늘리고 산업 인프라를 고도화한다는 구상이다. 기술 협력과 미래 인재 양성도 강화한다. 중앙아시아 현지 공장의 스마트화를 지원하고 한국의 제조 설비·기술 진출을 확대해 양측의 제조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미래 산업을 이끌 청년 기술 인재 간 교류도 활성화한다. 김 장관은 개회사에서 “중앙아시아의 거대한 성장 잠재력에 한국의 첨단 기술과 제조 역량을 촉매로 삼아 더 큰 도약을 위한 협력의 여정을 시작하려 한다”며 “산업장관회의가 각국 기업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같이 만들어 가는 상생협력 플랫폼으로 안착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삼전·닉스 폭락할 때, 조용히 웃었다”…올해 3600% 오른 ‘대박 펀드’ [재테크+]

    “삼전·닉스 폭락할 때, 조용히 웃었다”…올해 3600% 오른 ‘대박 펀드’ [재테크+]

    반도체주 등락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 사이, 유가 수송 비용에 투자하는 한 상장지수펀드(ETF)가 올해 들어 3600% 넘게 폭등하며 월가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이란과의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을 비롯한 주요 원유 수송로가 막히면서 벌어진 이례적인 상황입니다. 13일(현지시간) 미 경제 매체 CNBC는 모닝스타 집계를 인용해 ‘브레이크웨이브 탱커 시핑 상장지수펀드(ETF)’가 지난 11일 기준 연초 대비 360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ETF의 종목명은 BWET인데요. 레버리지를 쓰지 않는 미국 내 일반 펀드 가운데 단연 최고 성적입니다. 원유 아닌 ‘운송비’ 베팅…운임 1년새 500% 급등BWET는 원유 자체 가격이 아니라 ‘원유를 실어 나르는 비용’을 추종하는 상품입니다. 투자자들이 까다로운 선물시장에 직접 뛰어들지 않고도 유조선 선물에 투자할 수 있도록 설계된 ETF죠. 현재 이 펀드가 추종하는 중동 유조선 항로의 운임은 1년 전보다 약 500%나 뛰어올랐는데요. 중동 분쟁이 장기화하고 호르무즈 해협 통과가 어려워진 데다 새로운 병목 구간까지 생기자, 해운사들이 위험 지역을 피해 먼 길로 우회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이동 거리가 늘어나자 초대형 유조선 운임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고 해운사들은 기록적인 이익을 거두고 있습니다. 이란 전쟁에 관세·가뭄까지 겹쳐 ‘선박 품귀’전문가들은 이번 해운 호황이 단순히 이란 전쟁 때문만은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관세 정책 변화로 기존 무역로가 흔들린 데다, 파나마 운하와 유럽 주요 항구에서는 극심한 가뭄으로 수위가 낮아져 선박 운항이 차질을 빚는 등 전례 없는 선박 부족 현상이 겹친 결과라는 분석입니다. 관세·자문업체 피콕 태리프 컨설팅의 카일 피콕 대표는 “기업들이 평소보다 300% 넘게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당장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배를 잡으려 경쟁하고 있다”며 “해운사 입장에서는 배를 멀리 돌려보내야 하지만, 수입은 오히려 10배로 늘어났다”고 전했습니다. 긴박해진 화주들이 한정된 선박을 두고 경쟁하면서 운임을 계속 끌어올리는 구조입니다. “추가 악재 없어도…정상화까지 적어도 1~2년”물류 업계에서는 이번 혼란이 해소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지정학적 요충지나 수위 감소 구간에 묶여 있던 선박들이 차례로 복귀하면서 급한 불은 끄겠지만, 근본적인 선박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입니다. 현재 건조 중인 선박들이 실제로 바다에 투입돼 수급이 안정되기까지는 최소 18개월에서 최대 36개월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공급망 정보 플랫폼 ‘프로젝트44’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란 전쟁과 지정학적 위기 등으로 항로를 바꿔야 했던 선박은 총 14만 276건에 달합니다.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의 해운 차질 건수는 주당 9000건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에릭 풀러턴 프로젝트44 부사장은 “전쟁이나 관세로 인한 추가적인 악재가 없더라도, 항만 파업이나 이상기후, 사이버 공격 같은 일반적인 운송 지연 요인들만 감안했을 때 공급망이 정상에 가까운 모습을 되찾기까지는 1~2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 [포착] ‘원유 동맥’ 꽉 막혔네…드론 타격에 잿더미 된 사우디 동서 송유관

    [포착] ‘원유 동맥’ 꽉 막혔네…드론 타격에 잿더미 된 사우디 동서 송유관

    지난 10일(현지시간) 리야드와 메디나 지역의 사우디아라비아 송유관 시설이 드론 공격으로 파괴된 가운데 이 모습이 위성으로도 확인됐다. 미국 위성업체 밴터(Vantor)는 13일 여러 차례의 드론 공격으로 잿더미가 된 사우디 동서 송유관 시설을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시설 중심부가 정밀 타격을 입어 절반 이상이 새까만 그을음과 탄화 흔적으로 뒤덮여 있는 것이 확인된다. 또한 복잡하게 얽혀 있던 송유 파이프라인과 주요 핵심 제어 시설들도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녹아내리거나 전소됐다. 이 공격 이후 사우디 정부는 다음 날 안전 조치 및 피해 평가를 위해 송유관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공습은 다수의 자폭 드론이 동원됐으며 사우디의 방공망을 우회해 이루어졌다. 사우디 정부는 드론이 이라크 영토에서 출발했다고 발표했으며, 그 배후로 예멘의 후티 반군 또는 이라크 내 친이란 세력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라비아반도를 횡단해 홍해 연안의 얀부 항구로 이어지는 1201㎞ 길이의 동서 송유관은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한 이후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이란 전쟁의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이 꽉 막힌 상태에서, 사우디는 위험한 바닷길 대신 이 육로 송유관을 통해 하루 약 500만배럴의 원유를 우회시켜왔다. 이 때문에 야시르 오스만 알루마이얀 아람코 회장은 이곳을 사우디 경제의 ‘생명줄’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특히 이번 공격은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모카항 등 홍해 입구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주요 요충지를 빠르게 장악한 상황에서 벌어졌다. 육로 우회로마저 타격을 입으면서 중동발 에너지 공급망이 완전히 고립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석유 시장의 완충 장치가 사라지면서 국제 유가는 곧바로 급등하고 있다. 14일 장이 열리자마자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108달러에 육박했고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도 103달러에 근접했다. 브렌트유는 지난주에도 약 9% 급등했다.
  • “이란, 미군 잘 때린다 했더니”…중·러, ‘좌표 제공’ 의심받는 이유 [밀리터리+]

    “이란, 미군 잘 때린다 했더니”…중·러, ‘좌표 제공’ 의심받는 이유 [밀리터리+]

    이란이 최근 미군 군함을 잇달아 겨냥하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미군 함정의 위치 정보를 제공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현재 미국 정부가 이란이 중국·러시아로부터 미군 함정 추적을 위한 지원을 받고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지난 주말 미 항공모함과 이지스 구축함을 탄도미사일로 공격하려 시도한 데 이어 지난 7일에도 또 다른 미 해군 함정을 겨냥했다. 이란의 잇따른 공격 시도로 미 군함이 실제 피격되지는 않았으나 일각에서는 이란이 미 군함의 위치를 비교적 정확하게 파악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WSJ은 “미 당국자들은 중국과 러시아가 이란의 미군 함정 추적을 돕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며 “이란이 움직이는 표적을 추적할 수 있는 전자광학 탐색기 등을 갖춘 신형 미사일을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이런 유도장치가 있더라도 공격을 시작하려면 미군 군함의 위치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정보 지원, 개전 초부터 포착러시아가 이란 전쟁에서 이란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정황은 이전부터 포착됐다. 지난 3월 WSJ은 미 정보당국의 기밀 평가를 인용해 “러시아가 이란에 미군 함정과 항공기의 좌표를 포함한 위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ABC뉴스도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가 이란에 중동 지역 미군 병력의 위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며 러시아가 제공하는 정보에는 미군 항공기와 함정의 위치도 포함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시 미 당국자는 러시아가 해당 정보를 직접 공격 목적으로 제공했다는 사실까지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표적 설정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개전 직후인 지난 3월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미국대사관을 겨냥한 공격을 감행했다. 이에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가 이란에 미군 군함과 항공기 등 미국 군사 자산의 위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란의 공격 양상이 미국의 지휘·통제 시설과 레이더 등을 매우 정밀하게 겨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이란의 공격을 받은 리야드 주재 미국대사관 내에는 미 중앙정보국(CIA) 기지가 있었다. 다만 WP는 러시아가 제공한 정보가 이 특정 공격에 사용됐다고 단정하지는 않았다. 3월 초 쿠웨이트에서 발생한 미군 대상 드론 공격과 관련해서도 러시아가 이란에 정보를 지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미군이 6명이나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 WP는 “러시아가 이란에 미군 자산의 위치를 전달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이란군의 공격이 지휘·통제 시설과 레이더, 임시 군사시설 등을 선택적으로 겨냥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전했다. 다만 해당 공격 역시 러시아의 정보 제공 도움을 받았다는 직접적인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중국 역시 미군의 활동을 감시할 수 있는 대규모 위성망을 보유하고 있어 지원 가능성이 거론된다. WSJ는 지난 7월 “중국의 위성 능력이 빠르게 미국을 추격하면서 미군 활동을 더욱 정밀하게 관측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한 바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이란에 정보 제공할 동기는?중국과 러시아가 이란에 미군 위치 정보를 제공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향후 미국의 전황에도 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러시아의 경우 이란에 대한 정보 지원은 단순히 동맹국을 돕는 차원을 넘어 미국의 전략적 관심과 군사 자원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분산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미국이 중동에서 이란과의 군사적 충돌에 더 깊이 관여할수록 항공모함과 전투기, 정찰 자산은 물론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등 제한된 군사 자원이 중동으로 향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란과 격하게 충돌할수록 러시아는 그 틈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공세를 강화하거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수도 있다. 중국의 경우 미군이 실제 전쟁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대응하는지를 관찰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란과 미국의 충돌 과정에서 미군의 함정 운용 방식, 방공망 배치, 미사일 요격 능력, 정보·감시체계의 작동 방식 등이 실전에서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의 간접 개입이 이들에게 이익만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전문가들은 이미 국제유가와 공급망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면 결국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경제적 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 中공장, 로봇·AI만으로 원가 낮춰 1위 전략… 한국에 최대 위협 [최광숙의 Inside]

    中공장, 로봇·AI만으로 원가 낮춰 1위 전략… 한국에 최대 위협 [최광숙의 Inside]

    자는 척했던 거인창신메모리, 5년 내 판도 엎을 것국가 빅펀드, 수십조원 씨앗 뿌려IPO로 시장에서 자본 회수 모델DDR4 반값에 뿌리며 시장 잠식삼전닉스, 멈추는 순간 따라잡혀AI 응용시장에 사활 거는 中14억 인구와 데이터 원석이 무기AI로 제조업 전환, 생산성 극대화2500명 필요했던 공장, 로봇 대체불도 끄고 사람도 없이 밤새 가동원가절감해 제조업 세계 1위 목표한국의 대응방안은한국 제조업·미국 빅테크 손잡고중국처럼 생산 원가 낮춰 생산을반도체·배터리·바이오 최종 보루규제·주52시간 근무 등 타개하고고품질·고신뢰 첨단 공급자 돼야인공지능(AI) 시대의 총아인 반도체와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중국이 무섭게 부상하고 있다. 최근 중국경제전문가인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을 만나 중국 반도체·AI 굴기의 비결, 한국 반도체의 갈 길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전 소장은 “최근 반도체 초호황은 미중 갈등에서 우리가 어부지리를 얻은 것으로 실력으로 착각하면 안 된다”며 “미국도 중국도 못 하는 고품질·고신뢰의 첨단 기술 공급자 포지션을 확보하는 것이 한국의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유일하게 中 앞선 반도체, 기술 격차 3년 -창신메모리(CXMT)가 최근 상하이 증시에 상장해 시가총액 1위(약 770조 원)에 올랐다. “잠자던 거인이 깨어난 게 아니라, 사실 자고 있던 척했던 거다. 지금은 세계 4위지만 5년 안에 판도가 뒤집힐 것이다. 현재 우리와 기술 격차는 범용 D램은 3년, HBM은 5년 격차, 이 숫자를 편하게 볼 수 있는 한국 기업은 없다. 올해 2분기 CXMT의 D램 점유율은 불과 1년 만에 4%에서 10%로 2.5배 뛰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CXMT에 자금과 자신감을 동시에 선물했다. 호황의 과실이 경쟁자를 키우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다.” -중국 반도체 산업이 ‘국가 보조금’에서 ‘증시 활용’으로 전략을 바꿨나. “씨앗은 국가가 뿌리고 열매는 시장이 따가는 구조다. 1단계는 국가 빅펀드가 수십조원을 쏟아 기술 기반을 닦는 것, 2단계는 기업공개(IPO)로 자본을 회수하는 것이다. CXMT는 666억 위안, YMTC는 330억 위안을 증시에서 확보할 예정이다. 리스크는 국가가, 수익은 시장이 가져간다. 반도체에 이어 로봇까지 이 공식이 반복된다. 더 교묘한 건 글로벌 자본을 끌어들여 외국 투자자들이 중국 반도체에 돈을 넣게 만들면, 미국도 함부로 제재하기 어려워지는 구조를 만든다는 점이다. 외국 돈이 들어오면 미국도 쉽게 손을 못 댄다.” -CXMT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칠 시점은. “범용 D램 기술 격차 3년, 실적 타격은 5년, 달력을 보면서 긴장해야 할 숫자다. CXMT는 지금 DDR4를 반값에 뿌리며 시장을 잠식 중이다. 가격전쟁은 이미 시작됐고, 한국에 남은 방어선은 HBM뿐이다. 삼성과 SK하이닉스가 HBM4, HBM4E에 자원을 집중하고 범용 D램 의존도를 줄이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다. 중국이 쫓아올 수 없는 속도로 계속 앞으로 달아나야 한다. 멈추는 순간 따라잡힌다.” -HBM 경쟁에서 중국은 아직 못 따라오고 있는데. “5년 격차의 기술 해자(진입 장벽), 지금은 든든해 보이지만 해자도 메워진다. HBM은 단순 반도체가 아니라 패키징·적층 공정이 결합된 복합 기술이다. 2030년 이전에 판도가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중국이 HBM3를 양산하는 순간, 한국은 HBM4E와 HBM5로 이미 올라서 있어야 한다. 기술 우위란 결국 속도 경쟁이다. 앞서가고 있다는 안도감이 가장 위험하다.” -최근 반도체 호황은 우리 기업의 실력 아닌가. “운을 실력으로 오판하는 착각이다. 미중이 싸우는 바람에 우리한테 황금비가 내린 것이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AI 제재가 없었다면 지금의 초과수요는 절반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어부지리를 얻은 셈이다. 단군 이래 최대의 지정학적 횡재를 실력으로 포장하는 순간 판단이 흐려진다. 지금 대비해야 할 건 반도체 가격 하락이다. 부동산 폭락보다 더 빠르고 더 깊을 수 있다.” -중국의 AI모델 딥시크가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 “딥시크가 증명한 건 단순하다. 돈 많이 쓴다고 이기는 게임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AI 기업들은 오픈AI·구글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모델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미국은 물량으로, 중국은 저비용 효율로 싸운다. 다만 추론 극한·에이전트 AI·멀티모달 최전선에서는 미국이 여전히 6~12개월 앞서 있다. AI는 1등이 독식하는 시장이다. 그 격차가 작아 보여도 결정적이다.” -중국은 AI보다 기존 산업에 AI를 활용하는데 적극적인데. “중국은 이걸 ‘AI플러스’라 부른다. AI 모델 전쟁에서 이기기 어려우면 AI 응용 시장에서 이기겠다는 전략이다. 14억 인구와 세계 최대 제조업이 데이터 원석이다. 제조·물류·농업·의료에 AI를 입히면 데이터가 폭발하고 AI 성능이 다시 올라가는 선순환이 생긴다. 제조업의 AI 전환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수출이 금지된 최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없어도 산업적인 응용은 중간급 칩으로 충분히 작동한다. 싸움터를 자신에게 유리한 곳으로 옮긴 것이다.” ●저비용 두뇌·몸통 단 中휴머노이드 -AI플러스로 어떻게 생산성을 높일 수 있나. “작년에 중국의 가전제품을 만드는 공장을 다녀왔다. 과거 2500명이 돌리던 라인을 지금은 로봇과 자율 운반차가 대신한다. 불도 끄고 사람도 없이 밤새 돌아가는 공장, 이른바 ‘다크팩토리’(Dark Factory)다. 현재 중국에서 수백 개가 가동 중이다. 중국이 노리는 건 AI로 생산원가를 절반으로 자르는 것, 제조업 세계 1위를 기술이 아닌 원가절감으로 굳히는 것이다. AI를 목적이 아니라 돈 버는 수단으로 본다.” -중국의 AI플러스 전략이 한국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AI플러스의 최대 피해자는 한국이다. 반도체 빼고 제조업에서 중국을 앞서는 분야가 사실상 없는 상황에서, 중국이 다크팩토리로 인건비를 0에 수렴시키고 원가를 40~50% 낮추면 한국 제조업은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다. 경고음은 울리고 있지만 한국은 듣지 못하고 있다.” -우리 제조업에서도 AI를 활용할 방안이 있다면. “한국이 미국에 무역 합의에 따른 3500억 달러를 투자해도 원금 회수가 쉽지 않다. 그 해법으로 산업 데이터를 많이 확보한 한국의 제조업과 미국의 빅테크가 손 잡고 중국처럼 생산원가를 낮춘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예를들어 현대차와 오픈AI, 삼성전자와 클로드, SK하이닉스와 구글이 손잡고 ‘한국형 AI플러스’를 만드는 것이다. 먼저 한국에서 다크팩토리를 만들어 원가가 50% 절감되는 것을 보여주는 시범사업을 한 뒤 미국에 이런 공장을 짓는 것이다.”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도 상장해 주가가 폭등했다. “1600만 원짜리 휴머노이드가 로봇 시장의 문법을 바꿨다. 테슬라 옵티머스보다 싸고 더 많이 찍어낸다. 유니트리 G1은 글로벌 가격 파괴를 선도하며 전 세계 휴머노이드 시장의 32%를 장악했다. 중국의 강점은 부품 공급망이 전부 국내에 있다는 점이다. 모터·배터리·센서·액추에이터 등 핵심 부품을 외국에서 조달할 필요가 없다. 글로벌 휴머노이드 설치 시장 상위 4개사가 전부 중국 업체다. 로봇 시장을 만든 것도, 지배하는 것도 중국이다.” -중국 휴머노이드 밸류체인이 세계에 주는 영향력은. “딥시크라는 저비용 두뇌에 유니트리라는 저비용 몸통, 이 조합이 ‘피지컬 AI’ 양산 시대를 열고 있다. 모터·배터리·AI 모델·로봇 프레임까지 밸류체인이 중국 안에서 완결된다. 외부 의존도가 거의 없다. 역설적으로 이 지점이 한국의 기회다. 서방 기업들이 중국산 하드웨어를 꺼리는 상황에서, 자동차·정밀기계 기반을 갖추고 신뢰성과 공급망 안정성을 증명할 수 있는 한국이 믿을 수 있는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다.” -미국 제재에도 중국의 반도체·로봇 기술이 향상되는 이유는. “미국 제재가 오히려 자립을 강요했다. 화웨이가 미국 칩 공급이 끊기자 기린 칩을 스스로 만든 게 상징적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게 아니라,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거다. 그 결과 중국 반도체 엔지니어 수는 5년 만에 3배 이상 늘었다. 공대생이 의대생보다 대우받는 나라, 그 선택이 지금의 기술력을 만들었다. 현재 반도체 자립도 33%, 로봇 자립도 55~65%다. 제재의 역설이다.” ●수명 다한 전략적 모호성 버려야 -이대로면 우리 기업이 코너에 몰리지 않을까. “가마솥의 개구리가 물이 뜨거워지는 걸 모르듯, 위기는 천천히 온다. 철강·조선·가전·화학은 이미 중국에 내줬다. 반도체·배터리·바이오가 마지막 보루인데, 이마저 내주면 한국의 수출 경쟁력은 해체된다. 다음 세대 기술인 HBM5·차세대 배터리·바이오신약에 지금 당장 베팅해야 한다. 중국보다 1~2세대 앞서 있으면 가격이 아닌 기술로 싸울 수 있다. 규제·주 52시간 근무·데이터·벤처자본 등 발목을 잡는 구조를 빨리 타개해야 한다.” -미중패권 시대 한국은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하나. “전략적 모호성은 수명이 다했다. 이제는 선택적 명확성의 시대다. HBM·AI 반도체·첨단 방산은 미국 동맹 체계 안에서만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경제와 시장에서는 중국과의 실용적 관계를 끊을 수 없다. 중국은 여전히 한국 최대 수출처다. 등을 돌리는 건 전략이 아니라 자해다. 미국도 중국도 독자적으로 할 수 없는 것, 고품질·고신뢰의 첨단 부품 공급자 포지션을 선점하면 양쪽 모두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나라가 된다.” -오래전부터 중국을 지켜봤다. 느끼는 점은. “중국은 느리다는 편견은 착각이었다. 20년 전 중국 공대생은 100만 명이었다. 지금은 이공계 졸업생만 480만 명, 한국 전체 대학생보다 많다. 중국 기업가들의 위기의식은 한국보다 훨씬 날이 서 있다. ‘내일 망할 수 있다’는 공포가 혁신을 만든다. 실패해도 다시 하는 집요함이 있다. 한국은 대기업 시스템에 안주하는 경향이 있다. 중국 지도자들은 45일에 한 번씩 AI·빅데이터 등 첨단 산업을 함께 공부한다. 국가 장기 산업전략을 세우고 일관성 있게 밀어붙인다. 한국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략이 흔들린다. 그 차이가 지금의 격차를 만들었다.” ■ 전병서 중국경제연구소장은 중국 칭화대에서 석사, 푸단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우경제연구소에서 반도체와 IT애널리스트로 17년간 일했다. 대우증권 상무, 한화증권 전무를 역임한 이후 20년여간 중국 경제와 금융을 연구하고 있다.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에서 MBA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는 ‘금융대국 중국의 탄생’, ‘기술패권시대의 대중국 혁신전략’, ‘한국반도체 슈퍼乙전략’,‘차이나 퍼즐’ 등이 있다. 최광숙 대기자
  • 한국차 공장서 무기 만들라더니…폭스바겐, 진짜 ‘방공망 공장’ 되나 [밀리터리+]

    한국차 공장서 무기 만들라더니…폭스바겐, 진짜 ‘방공망 공장’ 되나 [밀리터리+]

    전쟁 등 비상시 한국과 일본의 자동차 공장에서도 무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미국 방산업계의 주장이 나온 지 일주일 만에 독일에서는 자동차 생산시설을 실제 방산기지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구체화했다. 유럽 최대 자동차업체 폭스바겐의 독일 공장이 방공체계 생산 거점으로 변신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독일 오스나브뤼크 공장을 방산 생산시설로 전환하기 위한 예비 합의를 마련했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이 공장의 자동차 생산은 2027년 끝난다. 새 사업에는 투자회사 아우렐리우스 캐피털과 폭스바겐 주요 주주인 독일 니더작센주가 참여한다. 아우렐리우스가 공장 지분의 다수를 확보하고 니더작센주가 소수 지분을 갖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세부 조건은 앞으로 협상을 거쳐 확정한다. 핵심은 이스라엘 국영 방산기업 라파엘과의 협력이다. 폭스바겐은 오스나브뤼크를 독일과 유럽에 공급할 방공체계와 관련 부품의 생산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FT는 앞서 라파엘의 ‘아이언돔’ 방공체계 부품 생산 가능성을 보도했다. 자동차 만들던 공장서 방공체계…1400명 일자리도 살리나 이번 전환은 방산 수요만 노린 결정은 아니다. 폭스바겐은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 높은 독일 내 생산비용, 유럽 자동차 수요 부진으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오스나브뤼크 공장도 자동차 생산 종료 이후 활용 방안을 찾던 곳이다. 현재 약 1800명이 일하고 있는데, 방산시설 전환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이 가운데 약 1400명의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바겐은 이미 이 공장의 방산 활용 가능성을 여러 차례 타진했다. 지난 3월에는 오스나브뤼크에서 개발한 차량 시제품을 방산 전시회에 내놓고 시장 반응을 살폈다. 향후 폭스바겐 아마록 차량을 군용으로 개조하는 사업도 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 자동차 산업의 방산 진출은 폭스바겐만의 움직임도 아니다. 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방비와 무기 생산능력을 크게 늘리면서 자동차업계가 가진 대규모 공장과 숙련 노동력, 공급망을 군수 생산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독일에서는 전차업체 KNDS가 메르세데스-벤츠 공장 인수를 검토하는 등 비슷한 논의가 진행됐다. “한국 車공장도 무기 생산”…독일서 먼저 현실화 움직임 이번 사례는 최근 한국 자동차공장까지 언급한 미국 방산업계의 주장과도 맞물린다. 팔머 럭키 안두릴 공동창업자는 지난 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전시에는 미국뿐 아니라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의 민간 생산시설도 무기 생산에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자동차공장이 전차를 대량 생산한 사례를 들며 현대전에서도 충분한 무기 물량을 확보하려면 민간 제조 기반을 활용해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당시에는 ‘한국 자동차공장에서 무기를 만든다’는 구상이 민간 방산업체 경영자의 제안에 가까웠다. 그러나 폭스바겐 사례는 자동차 생산이 끝나는 공장을 실제 방공체계 생산기지로 전환하는 단계까지 논의가 진전됐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국도 세계적인 자동차 생산기반과 방산 제조업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어 이런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다. 현대·기아차 공장을 곧바로 무기 생산시설로 바꿀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자동차와 무기는 생산 규격과 품질관리, 보안, 공급망이 다른 만큼 실제 전환에는 별도의 설비와 인증, 정부·기업 간 계약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유럽에서 민간 제조시설과 방산 생산라인의 경계가 빠르게 흐려지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며 각국이 확인한 것은 첨단 무기의 성능뿐 아니라 얼마나 빨리, 많이 생산할 수 있느냐가 전쟁 지속 능력을 좌우한다는 사실이다. 독일에서 시작된 자동차공장의 ‘방산 변신’이 한국을 포함한 다른 제조 강국으로 확산할지 관심이 쏠린다.
  • 패트리엇 모자라자 천궁-Ⅱ까지 눈독…트럼프가 韓 방공무기 찾는 이유 [밀리터리+]

    패트리엇 모자라자 천궁-Ⅱ까지 눈독…트럼프가 韓 방공무기 찾는 이유 [밀리터리+]

    미국이 이란전과 우크라이나 지원을 동시에 감당하면서 패트리엇 등 핵심 방공 요격탄 재고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보수 진영에서는 한국산 천궁-Ⅱ를 우크라이나 방공망의 ‘임시 대안’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 마크 티센의 기고문을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공유했다. 티센은 우크라이나가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자체 생산에 나서더라도 당장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한국이 천궁-Ⅱ를 우크라이나에 판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별도 의견을 덧붙이지 않았지만 자신이 공유한 칼럼에서 한국산 방공무기가 구체적인 대안으로 거론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배경에는 미국의 요격탄 부족 문제가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막기 위해 패트리엇에 크게 의존하고 있지만 미국 역시 이란전에서 패트리엇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요격탄을 대량 소모했다. 이란전서 1000발 넘게 썼다…美 재고 회복은 수년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분석을 인용한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전에서 패트리엇 등 핵심 미사일방어 요격탄을 대량 사용했다. 특히 2026회계연도 미국이 인도받은 패트리엇 요격탄은 172발이지만 이란전에서는 1000발 이상을 사용한 것으로 추산됐다. 현재 생산계획을 고려해도 일부 재고는 2029년까지 전쟁 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미 국방부도 생산 확대에 나섰다. 보잉은 패트리엇 PAC-3 요격탄에 들어가는 탐색기 생산량을 지난해 650개에서 올해 850개로 늘릴 계획이다. 미 정부는 추진체와 요격탄 생산능력도 확대하고 있지만 방공미사일은 생산 공정과 공급망이 복잡해 단기간에 재고를 채우기 어렵다.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더 급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7월 악시오스와 인터뷰에서 겨울 이전 패트리엇 요격탄 300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생산 면허를 제공하더라도 대량생산까지 1~5년이 걸릴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티센이 천궁-Ⅱ를 끌어온 것도 이 때문이다. 우크라이나가 자체 패트리엇을 만들 때까지 한국산 요격미사일을 투입하면 미국이 자국 비축분을 추가로 내놓지 않고도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보강할 수 있다는 논리다. UAE·사우디·이라크가 산 천궁-Ⅱ…생산기반도 확대 천궁-Ⅱ는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개발된 국산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다. 탐지·추적을 담당하는 다기능레이더와 교전통제소, 수직발사대, 요격미사일로 구성되며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 전력으로 운용된다. 한국군은 천궁-Ⅱ 1차 사업을 2024년 완료했고, 기존 천궁을 탄도미사일 요격이 가능한 천궁-Ⅱ로 개량하는 2차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 7월 2차 사업 초도 배치를 마쳤으며 전체 전력화 완료 목표는 2027년이다. 해외 주문도 이어졌다. 아랍에미리트(UAE)는 35억 달러(약 4조 8000억원) 규모로 천궁-Ⅱ를 도입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10개 포대를 32억 달러(약 4조 4000억원)에 계약했다. 이라크도 2024년 28억 달러(약 3조 9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어 천궁-Ⅱ를 도입하는 네 번째 국가가 됐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의 첫 물량은 2028년부터 인도될 예정이다. 중동 수출이 늘어나면서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천궁-Ⅱ 생산과 공급망도 확대되는 추세다. 이런 생산기반은 미국이 한국산 방공무기를 주목하게 만드는 배경 가운데 하나다. 미국이 패트리엇 생산량을 급격히 늘리는 데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이미 해외 수출을 통해 양산체계를 확대하고 있는 천궁-Ⅱ가 보완재로 거론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천궁-Ⅱ를 실제로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무엇보다 한국군이 보유한 천궁-Ⅱ 비축량은 공개되지 않았다. 천궁-Ⅱ는 북한 탄도미사일에 대응하는 KAMD의 중간층을 담당하는 핵심 전력인 만큼 국내 비축분을 해외로 돌리면 한반도 방공태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UAE·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 수출 물량도 이미 정해진 일정에 따라 생산해야 한다. 생산시설을 늘린다고 해도 한국군 소요와 기존 수출계약, 추가 해외 주문을 동시에 맞춰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결국 미국에서 천궁-Ⅱ가 거론되는 것은 단순히 한국 무기가 우수하다는 평가만을 뜻하지 않는다. 패트리엇을 비롯한 미국산 요격탄이 이란전과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빠르게 소모되는 가운데 당장 공급 가능한 대체 방공체계를 찾는 움직임과 맞닿아 있다. 천궁-Ⅱ가 실제 우크라이나로 향할지는 한국 정부의 정책 판단과 국내 비축량, 생산능력에 달려 있다. 다만 미국이 자국 패트리엇 재고 부담을 줄일 대안으로 한국산 방공무기까지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점은 세계적인 요격미사일 부족이 그만큼 심각해졌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 “3500㎞ 가야 보급 가능”…美 항모의 악몽, 녹슨 링컨함처럼 될까 [밀리터리+]

    “3500㎞ 가야 보급 가능”…美 항모의 악몽, 녹슨 링컨함처럼 될까 [밀리터리+]

    이란 전쟁을 위해 중동에 투입된 미국 항공모함들이 ‘보급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일(현지시간) “이란의 공격으로 인해 중동 지역 미 해군의 공급망이 뒤집히면서 이 지역에 무기한 주둔 중인 항공모함, 구축함, 상륙함을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해군 항모에는 승조원 5000명이 24시간 내내 근무하면서 하루 최대 4끼의 식사가 필요하다. 항모 자체는 핵 추진으로 설계돼 있지만 항모에서 이착륙하는 항공기와 헬리콥터는 매주 수백만 갤런(1갤런은 약 3.78ℓ)의 연료를 소모한다. 더불어 항모와 함께 작전하며 ‘항모 전단’을 구축하고 있는 구축함도 식량과 연료 보급이 필요하다. 현재 이란 작전으로 중동에 배치된 항모는 2척, 구축함은 12척에 이른다. 항모전단 2개에는 해병대 상륙부대를 주축으로 하는 ‘상륙기동단’도 추가돼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군은 현재 중동에 함정 약 20척도 배치하고 있다. 여기에는 해군과 해병대 약 2만 명이 탑승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러한 규모의 함정들이 식사와 연료 보급을 받기 위해서는 보급함이 3500㎞가 넘는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NYT는 “이 함정들은 매주 42만 끼 이상의 식사와 연료 약 800만 갤런을 확보해야 하는데, 바레인의 미 해군 핵심 군수 기지가 파괴되면서 보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레인의 미군 군수 기지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전쟁을 시작한 지난 2월 28일 이란에 의해 파괴됐다. 미 해군은 바레인뿐 아니라 중동 전역에 걸쳐 보급 기지를 구축해 놓긴 했지만 항모나 보급선을 수용할 수 있는 주요 항구들은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사정권에 있어 접근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중동에 주둔하는 해군 보급함은 인도양의 디에고 가르시아섬의 영국군 관할 기지를 오가야 하는 상황이다. 디에고 가르시아섬은 아라비아해에서 약 3540㎞나 떨어져 있다. 다음으로 가까운 보급 기지는 무려 6000㎞나 떨어진 싱가포르인데, 이 경우 보급선이 교통량이 많은 믈라카 해협을 지나야 하는 만큼 시간과 비용이 훨씬 더 많이 소요된다. ‘보급 지옥’ 빠진 미군의 선택은?그야말로 ‘보급 지옥’에 빠진 미 해군은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의 위험이 있는 중동의 보급 기지를 직접 찾기보다는 해상에서 보급을 받는 방식을 선택했다. NYT에 따르면 5~6일마다 진행되는 해상 보급은 먼저 두 함정을 강철 케이블로 연결하고, 보급함이 함정으로 케이블을 통해 물자를 실어 보내거나 호스를 연결해 연료를 보충하는 방식이다. 군수품 보급에는 헬기도 동원된다. 그러나 이러한 해상 보급에는 다양한 위험이 뒤따른다. 보급함과 보급을 받는 함정이 동일한 항로와 속도를 유지하며 함께 항행해야 하는데, 해상 상황에 따라 급변하는 거친 파도와 바람·해류로 인해 보급이 진행되는 수 시간을 버티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NYT는 “해상 보급 과정은 잠재적으로 위험하며 보급함과 보급받는 함정을 모두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다”며 “이러한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녹슬고 벗겨진 에이브러햄 링컨함에서 교훈 얻어야현재 중동에서 작전 중인 항모전단의 근본적인 문제는 해당 작전의 종료 시점을 기약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앞서 200일 넘게 중동 지역에 장기 배치돼 큰 논란을 일으켰던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은 2일 오전 태국 램차방에 입항했다. 9개월여의 오랜 항해 끝에 뭍으로 돌아온 링컨함의 모습은 처참함 그 자체였다. 선체 곳곳에는 녹이 슬어 지저분하고 얼룩덜룩해진 갑판 위 전투기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링컨함은 지난해 11월 중동 전쟁으로 출항했지만 파병 기간이 기약 없이 늘면서 272일 동안 해상에서 체류했다. 이는 미군 역사상 가장 긴 작전 기록이기도 하다. 지나치게 오랫동안 바다에 머물러야 했던 링컨함의 승조원 일부는 바다에 뛰어드는 등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고 알려졌다. 더불어 식사나 위생 등의 처우 문제도 불거졌다. 화장실 변기가 막히거나 온수가 나오지 않는 등 마비된 기반 시설은 전쟁 중인 미국을 비웃음거리로 만들기도 했다. 지난달 20일 조지 워싱턴함이 중동에 도착해 임무를 교대하면서 드디어 귀환길에 오른 링컨함은 미 해군의 중동 작전과 관련해 여러 교훈을 안겼다. 링컨함 사례는 중동에 막대한 해군력을 장기간 투입하는 전략이 군사적 필요성과 별개로 상당한 비용을 수반한다는 점을 보여줬다. 더불어 링컨함의 바통을 이어받은 조지 워싱턴함 역시 같은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동 전쟁의 향방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항모전단의 작전 기간 역시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전쟁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항모전단의 교대와 휴식, 보급과 정비를 계획적으로 보장하지 못한다면 링컨함에서 드러난 문제는 다른 항모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 “한국차 공장, 유사시 무기 생산”…美 방산업체 주장, 현실 가능성은? [밀리터리+]

    “한국차 공장, 유사시 무기 생산”…美 방산업체 주장, 현실 가능성은? [밀리터리+]

    미국 방위업체가 비상 상황 발생 시 한국과 일본의 자동차 공장에서 무기를 생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공지능과 첨단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드론·감시체계·자율무기 등을 개발하는 미국의 첨단 방위산업 기업인 안두릴의 팔머 럭키 공동창업자는 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전시에는 미국과 동맹국인 한국, 일본의 민간 생산 시설을 무기 생산 시설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량 생산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자동차 공장에서 전차를 생산했었다. 현대전에서도 수작업 생산에만 의존해서는 필요한 무기 물량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전시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의 민간 공장들이 무기를 생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안두릴 공동창업자가 제안한 핵심은 기존 민간 제조 시설을 평시와 전시에 따라 유연하게 전환할 수 있는 생산 시스템이다. 이와 관련해 닛케이는 “이미 미국에서는 GM과 포드 같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방산 관련 생산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며 “한국과 일본은 세계적인 수준의 자동차 및 제조 기반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방위산업과 연계하여 생산 능력을 신속하게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 안두릴 측의 논리”라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로 민간 시설을 무기 생산이 가능한 군사 시설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군사 규격, 품질 관리, 보안, 공급 계약 등 별도의 시스템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비상시 민간 제조 시설을 군수 생산에 활용하는 방안은 국내 법규 및 규정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와 함께, 산업계의 준비 태세에 대한 철저한 점검을 필요로 한다. 현재 안두릴은 전쟁 등 비상시에 1년간 쓸 전략 물자를 중국에 의존하지 않고 조달하는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전략 물자 공급망 강화에 힘쓰고 있다. 그 일환으로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이자 중국이 세계 최대 점유율을 차지하는 게르마늄의 미국 내 생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방위산업과 협력 강화하는 안두릴럭키 공동창업자의 이번 주장은 안두릴이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앞서 지난해 5월 안두릴은 HD현대중공업과 무인수상정(USV) 공동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한국 조선업계와 협력을 시작했다. 같은 해 8월에는 기존 협력을 구체화해 자율임무수행 시스템과 무인수상정 개발·설계·건조를 중심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했다. 비슷한 시기 안두릴은 대한항공과는 한국과 아시아·태평양 시장을 겨냥한 자율 무인항공체계(UAS) 공동 개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지난 3월 안두릴은 HD현대와 기존 무인수상함 협력에 이어 첨단 무인잠수정 시스템 공동 개발을 위한 추가 양해각서를, 지난 5월에는 현대로템과 AI 기반 유·무인복합(MUM-T) 통합 지휘통제체계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사는 안두릴의 AI 운영체계 ‘래티스’를 현대로템의 무인 플랫폼과 주요 지상무기체계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한국 방산기업과의 협력은 안두릴이 한국 제조 및 기술 기업의 역량을 활용하는 데 있어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 미국과 한국의 방산 공급망이 연결되면 국내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 기회도 확보할 가능성이 커진다. 다만 이 과정에서 한국과 미국 기업 사이의 기술 이전과 수익 배분 등에 대한 협상은 불가피하다. 더불어 한국 조선의 미국 진출을 둘러싼 진통처럼 미국 의회 등 내부 반발에 부딪힐 수도 있다. 안두릴은 어떤 업체?한편 한국과 공격적인 협력을 이끄는 안두릴은 최근 투자 라운드에서 기업가치가 610억 달러(약 84조원)로 11개월 만에 2배로 뛰어오르는 등 미국에서 주목받는 신예 방산기업이다. 최근에는 미 공군의 차세대 무인 전투기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미 육군과는 대량생산이 가능한 장거리 타격용 순항미사일 ‘바라쿠다’ 공급 계약을 맺는 등 주요 무기체계 공급업체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안두릴은 전통적인 방산업체와 달리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자율화 기술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며 미국과 동맹국의 차세대 방위산업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안두릴의 무기가 실제 전장에 투입된 사례도 있다. 안두릴의 알티우스(Altius) 계열 무인기는 미국의 군사 지원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제공됐지만 일부 제품은 러시아군의 전자전에 취약하다는 평가와 함께 성능 논란도 제기됐다. 안두릴은 미 육군과 최대 200억 달러(한화 약 24조원) 규모의 장기 계약을 수주했고 일본 방위성은 이 회사의 래티스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KF-21에 3조3000억원…초도·후속 양산 동시 추진하는 이유 [밀리터리+]

    KF-21에 3조3000억원…초도·후속 양산 동시 추진하는 이유 [밀리터리+]

    한국형 전투기 KF-21 양산 예산이 내년에 3조 30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난다. 올해 1조 4000억원의 2.4배 수준이다. 초도 양산을 이어가는 동시에 후속 양산에도 착수하면서 KF-21이 본격적인 대량생산 단계로 들어간다. 정부가 1일 공개한 2027년도 예산안에는 내년 인도가 예정된 초도 양산 물량과 함께 후속 양산 착수를 위한 1500억원이 반영됐다. KF-21 양산은 크게 두 단계로 나뉜다. 공대공 전투 능력을 중심으로 한 블록-I 40대를 2028년까지 생산한 뒤 국산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등을 운용하는 블록-II 80대를 추가 확보한다. 내년부터는 이 두 단계가 일부 겹친다. 블록-I를 계속 생산하면서 블록-II 양산 준비에도 동시에 돈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생산 라인의 공백을 줄이고 노후 전투기 교체와 후속 전력화를 앞당기려는 선택으로 풀이된다. KF-21은 이미 시험개발을 넘어 실제 양산 단계에 진입했다. 항공 전문 매체 에이비에이션위크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 3월 첫 블록-I 양산기를 공개했고 해당 기체는 이달 공군 인도가 예정돼 있다. 첫 양산기는 지난 4월 첫 비행에도 성공했다. 블록-I 만들면서 블록-II 준비…양산 공백 줄인다 초도와 후속 양산을 겹쳐 추진하는 배경에는 일정 문제가 있다. 에이비에이션위크는 지난 5월 물가 상승과 공급망 부담 때문에 KF-21 블록-II 양산 완료 시점이 당초 계획보다 2년 이상 늦어질 가능성이 검토됐다고 보도했다. 당시 한국 방위사업청은 늘어난 사업비를 감당하기 위해 블록-II 생산 일정을 2035년까지 늦추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부는 이후 생산 축소 방침에서 돌아섰다. 에이비에이션위크는 지난 6월 한국이 KF-21의 기존 생산 계획을 복원했다고 전했다. 생산 속도를 늦추기보다 당초 일정대로 블록-I과 후속 물량을 이어가기로 한 것이다. 이번 대규모 증액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블록-I 생산을 늦추지 않으면서 블록-II에도 선제적으로 자금을 투입해 두 단계 사이에 생길 수 있는 생산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블록-II는 단순히 생산 대수만 늘린 기체가 아니다. 공대공 임무에 중점을 둔 블록-I에서 한 단계 나아가 국산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등 지상 타격 무장을 추가한다. KF-21의 역할도 영공 방어 중심에서 정밀 타격 임무까지 확대된다. 다만 두 단계의 양산을 겹쳐 추진하면 생산 현장의 부담도 커진다. 기존 기체를 계속 만들면서 새로운 무장과 소프트웨어를 적용한 후속형 생산 준비까지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부품을 제때 공급하고 협력업체 생산 능력을 함께 끌어올리는 작업도 필요하다. 외신도 비용·공급망 주목…양산 안정성이 수출 경쟁력 외신이 KF-21의 다음 과제로 주목하는 것도 바로 비용과 공급망이다. 에이비에이션위크는 블록-II 일정 조정 가능성을 전하면서 물가 상승과 공급망 문제가 사업비 증가의 주요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개발에 성공한 전투기를 계획대로 수십 대 생산하려면 기체 성능 못지않게 생산비를 통제하고 부품 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 문제는 수출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미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뉴스는 지난 7월 인도네시아가 KF-21 현지 공동생산 계획에서는 물러났지만 완제품 구매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전했다. 김주형 안보경영연구원장은 인도네시아가 실제 KF-21을 구매하면 첫 해외 운용 사례가 돼 KF-21의 시장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대로 해외 고객 입장에서는 개발 성과만큼 실제 생산 능력도 중요하다. 원하는 시점에 기체를 공급할 수 있는지, 생산량을 늘려도 가격 상승을 억제할 수 있는지가 구매 판단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증액은 블록-I 40대를 계획대로 인도하면서 블록-II 80대 양산을 함께 준비해 KF-21 생산 체계를 끊김 없이 이어가겠다는 신호다. 앞으로의 시험대는 개발이 아니라 양산이다. 비용 상승과 공급망 부담을 억제하면서 공군 인도 일정을 지키고, 동시에 해외 고객에게도 필요한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느냐가 KF-21의 다음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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