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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세돌의 ‘신의 한 수’…제31회 강동선사문화축제서 공개

    이세돌의 ‘신의 한 수’…제31회 강동선사문화축제서 공개

    서울 강동구는 10월 18일, 서울 암사동 유적 숲속 무대에서 찾아가는 문화콘서트 ‘이세돌 토크콘서트: 신의 한 수’를 연다고 8일 밝혔다. ‘찾아가는 문화콘서트’는 강동선사문화축제와 연계해 마련했다. 축제 현장을 찾은 주민과 방문객은 이세돌 9단과 소통하며 바둑과 삶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이세돌 9단은 행사 당일 자신의 바둑 인생과 알파고와의 대국 경험을 비롯해 바둑판 앞에서 했던 수많은 판단과 선택을 거쳐 온 이야기를 관객과 나눈다. 특히 한 수를 선택하는 바둑의 과정과 삶에서 마주하는 선택의 순간을 연결해 도전, 선택, 판단의 의미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진행은 배우이자 방송인인 박재민이 맡는다. 오후에 시작하는 토크콘서트는 사전·현장 신청으로 130여명이 참여할 수 있다. 사전 신청자에게는 이세돌 9단에게 궁금한 점을 미리 받아 현장에서 답변을 듣는 시간을 마련한다. 토크콘서트 참가 신청과 축제 관련 자세한 사항은 구청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토크콘서트가 열리는 제31회 강동선사문화축제는 ‘서울의 시작, 암사’를 주제로 10월 16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암사동 유적과 암사역사공원 일대에서 개최된다. 개막·폐막 공연과 미디어파사드를 비롯해 선사바비큐 체험, 신석기 고고학 체험스쿨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부대행사가 펼쳐진다. 이수희 구청장은 “이세돌 9단의 경험과 이야기로 도전과 선택의 의미를 생각해 보고 가족과 함께 문화 축제를 즐기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5000년 전 이집트 왕릉의 비밀…‘순장’은 잔혹한 현실 [달콤한 사이언스]

    5000년 전 이집트 왕릉의 비밀…‘순장’은 잔혹한 현실 [달콤한 사이언스]

    이집트 아비도스의 장례 복합 단지는 기원전 3000년경 통일 이집트 초대 왕들이 건설했다. 왕릉 자체뿐만 아니라 장례 의식에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방 형태의 무덤, 내원, 무덤과 내원을 둘러싸고 있는 부속 매장지로 구성돼 있다. 이 무덤들은 1920년대 영국의 이집트학자 플린더스 페트리에 의해 발굴됐다. 당시에는 많은 사람이 동시에 자연사할 수 없다고 의심했지만 치명상을 입증할 만한 확증은 찾지 못했다. 그런데 현대 법의학 기법을 통해 해당 유적지 두개골 표본을 재분석한 결과 이 중 최소 39%가 머리에 가해진 타격에 의해 고의 살해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퍼듀대 연구팀은 아비도스의 제1왕조 무덤 주변에 군집한 수많은 매장지가 왕의 사후에 왕실 가솔들에 의해 희생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고고학 분야 국제 학술지 ‘최신 환경 고고학’ 10월 5일 자에 실렸다. 페트리는 발굴 당시 어떤 무덤은 수백 기로 둘러싸여 있을 만큼 압도적인 숫자의 부속 매장지를 보고 ‘순장’을 의심했지만 치명적 외상의 증거를 찾지 못해 가설로만 남게 됐다. 순장은 지배자가 사망할 때 그 측근들을 살해해 함께 묻는 인신공양의 한 형태다. 많은 문화권에서 순장은 희생된 이들이 일종의 사후 세계에서도 지배자를 계속 섬길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행해지지만 지배자의 권력을 과시하는 수단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어떤 순장자들은 영원한 생명이나 명예를 얻기 위해 자발적으로 선택했을 수도 있지만 강요받은 경우도 적지 않다. 연구팀은 페트리의 발굴에서 남은 증거를 찾아내 현대 법의학 지식을 활용해 이를 평가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연구팀은 케임브리지대 더크워스 컬렉션에서 발굴된 머리뼈 46개를 재분석해 폭력을 증명하는 결정적인 새로운 증거를 찾아냈다. 46개의 두개골 중 18개에서 유의미한 두개골 외상 흔적이 발견됐다. 이는 과거 페트리가 자연 발생적 손상으로 착각했던 선상 골절이었다. 선상 골절은 뼈가 조각나거나 함몰되지 않고 일직선이나 굽은 선 형태로 갈라진 골절이다. 법의학적으로 이는 죽음에 임박해 발생한 사망 무렵 손상인 것으로 분석됐다. 18개의 두개골 중 일부에서 눈 부위에 가해진 찍힘 손상을 포함해 날카로운 물체에 의한 외상 증거가 확인됐으며 이 때문에 급격한 의식 상실, 내출혈 및 사망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이집트에서는 철퇴를 이용해 적을 공격하곤 했지만 순장된 이들은 적이 아니었으며 철퇴를 사용했다면 함몰 골절이 일어났을 것이다. 그러나 두개골에서는 선상 골절이 있다면 일반적으로 넓고 평평한 무기나 추락에 의해 발생한다. 그러나 두개골 골절을 일으킬 정도로 심하게 떨어졌다면 다른 뼈들도 부러졌을 것이기 때문에 추락사도 아니라, 질식이나 골격상으로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사망했을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연구를 이끈 로즐린 캠벨 박사는 “이번 연구는 불완전하고 결함 있는 데이터 세트라고 하더라도 최신 방법론과 지식으로 무장해 기존 데이터를 재검토할 때 과거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 6000년전 서울, 암사에서 만나요

    6000년전 서울, 암사에서 만나요

    서울 강동구는 오는 16~18일 암사동 유적과 암사역사공원 일대에서 ‘제31회 강동선사문화축제’를 연다고 4일 밝혔다. 올해 축제는 ‘서울의 시작, 암사’를 주제로 열린다. 서울에서 사람이 가장 먼저 살기 시작한 암사동 유적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알리고 6000년 전부터 오늘날 문화예술까지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이 축제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문화체육관광부의 ‘2026~2027 예비축제’로 뽑혀 서울을 대표하는 역사문화축제로 성장할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구는 6000년 전 암사에서 시작된 역사와 오늘날의 문화예술을 연결하는 데 집중했다. 축제장 입구에는 ‘타임슬립 핸드 크래프티드 마켓’을 새로 조성한다. 구석기부터 신석기를 거쳐 미래의 강동까지 시대별 주제를 만나볼 수 있다. 방문객은 축제장에 들어서는 순간 시간여행을 떠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흙의 나라’에서는 선사시대의 생활과 문화를, ‘신석기 고고학 체험스쿨’을 비롯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당시 생활상을 경험하고 선사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숲속 무대에서 토크콘서트도 열린다. 17일에는 ‘선사시대, 궁금한 이야기(WHY?)’ 선사 토크콘서트가, 18일에는 ‘찾아가는 문화콘서트’와 연계한 ‘이세돌 토크콘서트: 신의 한 수’가 진행된다. 또한 선사 바비큐 등 선사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축제를 만끽하도록 할 계획이다. 축하 공연도 풍성하다. 16일 개막식에는 드론 쇼와 함께 트로트 황제 설운도, 감성 발라더 왁스가 무대에 오른다. 18일에는 청소년 문화예술 동아리가 기획한 ‘선사 락(樂)페스티벌’이 펼쳐진다. 폐막 때는 트로트의 전설 남진, 가창력의 대명사 소찬휘가 열기를 끌어올린다. 이수희 구청장은 “올해는 ‘서울의 시작, 암사’라는 주제에 걸맞게 선사문화의 가치를 더욱 깊이 있게 알리고, 현대적인 문화예술 콘텐츠를 더해 서울을 대표하는 역사문화축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 단일한 ‘서양 문명’ 신화는 거짓… 다 얽히고설켜 만들어진 거지

    단일한 ‘서양 문명’ 신화는 거짓… 다 얽히고설켜 만들어진 거지

    역사, 수많은 이동 ·교류의 선택문명, 인위적으로 분절한 개념서양, 구분 짓기 위해 만든 단어 유럽 문명의 뿌리는 어디일까. 대부분 고대 그리스·로마라고 답할 것이다. 세계사 교과서는 그리스와 로마, 기독교의 번성과 르네상스, 두 번의 ‘세계 대전’에 이르기까지 유럽 문명을 위주로 다룬다. 유럽 문명이 다른 문명보다 더 중요해 보이고, 우월하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고대사 교수인 저자는 유럽 문명이나 중국 문명처럼 특정한 ‘문명’을 중심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문명적 사고’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사고는 각각의 문명을 이웃 문명과 분리시키고, 문명이 스스로 생겨나고 번성하며 쇠퇴하는 독립적인 개념으로 여겨지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책은 문명의 관점에서 봐왔던 유럽의 역사를 되짚는다. 18세기 유럽에서 탄생한 개념인 ‘문명’은 애초 ‘진보한 사회’라는 뜻이었다. 당시 유럽인들은 수렵에서 목축을 거쳐 농업, 상업, 산업으로 이어지는 척도로 각각의 사회 수준을 측정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런 사고방식은 필연적으로 문명 간 우열을 만든다. 또 근대 제국주의 확장의 근거로 사용됐다. 일본 제국주의가 그랬다. 조선은 미개하다며 개화를 시켜주겠다며 총칼을 들이밀었다. 저자는 이렇게 만들어진 ‘서양’이라는 개념이 사실은 유럽과 다른 사회를 구분하기 위한 유용한 관념으로 사용됐다고 주장한다. 유럽인들은 원하는 사회만 ‘우리’로 포섭하고, 원하지 않는 사회는 ‘동양’으로 칸막이쳤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러나 서양은 고대 그리스·로마뿐 아니라 그전부터 살아온 수많은 사람들의 삶과 선택, 이동과 교류로 형성된 것이라고 반박한다. 실제로 유럽 여러 국가는 비슷해 보이지만 저마다 다르게 발전했다. 기후 변화나 지역의 취향에 따라서 무엇을 받아들일지, 어떻게 바꿀지 적극적으로 선택한 결과다. 이탈리아 중부에 존재했던 에트루리아의 도시 카이레의 기원전 7세기경 무덤에서 나온 포도주를 섞는 그릇에서 이런 증거를 발견할 수 있다. 그릇 한쪽에는 해전 장면, 다른 쪽에는 ‘오디세이아’의 이야기 중 하나인 괴물 키클롭스와의 격투 장면이 그려졌다. 그런데 여기에 등장하는 외눈박이 괴물은 호메로스 판본과 달리 거인이 아니다. 주인공 오디세우스 역시 당시 카이레에서 ‘우투세’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이타카에 돌아와 아내 페넬로페의 부정을 알게 된 오디세우스가 그녀를 떠나 이탈리아로 가서 코르토나라는 도시를 건설하고 여생을 보낸다는, 우리가 아는 것과 꽤 다른 판본의 이야기도 존재했다. 책은 청동기 시대인 기원전 2000년대부터 현대까지 4000년의 유럽 역사를 통시적으로 살펴본다. 딱딱한 해설보다 이야기를 주제별로 묶었다. 기원전 1300년경 고대 이집트 파라오와 외국 왕들이 주고받은 수백편의 편지인 ‘아마르나 서신’, 놀라울 정도로 닮은 로마와 서아시아의 법전, 페니키아의 항해술, 인도 문학, 아랍 학문, 스텝 지대의 금속 공예 등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는 이를 통해 “서양의 뿌리는 단일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풍부한 고고학적 증거와 문헌 자료는 물론 고대 DNA(aDNA) 연구로 밝혀진 다양한 인종의 이동과 기후변화 등도 증거로 내민다. 기원전부터 다양한 사람들이 태어난 곳을 떠나 다른 곳에 정착하고 죽음을 맞이했다고 한다. 이밖에 유럽의 무슬림과 유대인, 이교도가 수세기에 걸쳐 편견과 박해의 대상이 된 역사도 짚는다. 저자는 이를 통해 “역사는 진보나 퇴보로 이해할 수 있는 단선적인 과정이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역사란 다양한 사람들의 얽힘’이라는 저자의 말을 저절로 곱씹게 된다.
  • 슈퍼컴퓨터로 138억 년 전 ‘우주의 새벽’ 재현 성공

    슈퍼컴퓨터로 138억 년 전 ‘우주의 새벽’ 재현 성공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나온 것 중 가장 정밀한 수준의 초기 우주 시뮬레이션으로 최초의 별과 은하가 어떻게 형성됐는지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영국 배스대, 미국 시카고대, 프랑스 파리천체물리연구소가 참여한 ‘메가트론’ 프로젝트팀이 첨단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최초의 별과 은하의 탄생 과정, 우리 주변의 화학 원소들이 어떤 방식으로 우주를 채워갔는지 밝혀냈다. 메가트론 프로젝트는 우리은하가 태어난 우주 영역을 슈퍼컴퓨터로 통째로 재현하는 연구로 영국, 미국, 프랑스, 스웨덴, 한국, 벨기에, 스위스 7개국 12개 연구기관과 대학이 참여해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진행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천문학 분야 국제 학술지 ‘천체물리학 오픈 저널’ 9월 30일 자에 4편의 논문으로 발표됐다. 별빛과 별을 만드는 재료인 수소·헬륨 기체로 구성된 가스, 새로 만들어진 원소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초기 우주에 대한 두 가지 시선을 잇는 데 필수적이다. 하나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관측한 젊은 은하들로 갓 태어난 우주의 은하를 직접 보여준다. 다른 하나는 우리 태양계가 속한 우리은하 안팎의 오래된 별들에서 관측한 화학적 단서다. 연구팀은 가스의 움직임, 별빛의 전파, 화학 원소 농도의 변화를 동시에 추적하는 첨단 컴퓨터 모델을 이용해 수십억 년에 걸쳐 별들이 은하 안팎의 가스를 어떻게 빚어내는지 조사함으로써 우리은하와 비슷한 질량의 은하로 자라날 어린 은하의 진화 과정을 추적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연구팀은 영국 국가 슈퍼컴퓨터 사용 시간 4000만프로세서 시간을 배정받았다. 프로세서 4600개를 1년 내내 쉬지 않고 돌리는 수준으로 이를 통해 해상도가 더 높고 더 완벽한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져 JWST 관측 결과와 오래된 별들에 보존된 화학적 화석 기록을 직접적으로 비교하고 통합할 수 있게 된다. 시뮬레이션은 빅뱅 직후 조건을 반영해 무거운 원소가 전혀 섞이지 않은 원시 가스에서 출발한다. 이후 최초의 별이 태어나고 이 별들이 복사를 내뿜고 마지막에 초신성으로 폭발하며 새로 만들어진 원소들이 다음 세대의 별과 은하로 퍼져 나가는 과정을 차례로 따라간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천문학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 중 하나인 ‘현재 우주를 이루는 원소들은 어디서 왔는가’라는 질문의 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단순한 시뮬레이션 모델이 은하를 둘러싼 가스, 별의 복사, 복잡한 화학 과정이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할 수 있는 만큼 높은 해상도로 모델링해 지금까지 포착하지 못했던 가스 속 구조까지 분해했다. 그 결과 탄소, 산소, 철을 비롯해 우리 세계와 생명을 가능하게 하는 수많은 원소들이 별을 만든 것을 재확인했다. 메가트론 공동연구단을 이끌고 있는 마틴 레이 영국 배스대 교수는 “메가트론 프로젝트는 JWST의 데이터와 항성 고고학 데이터를 해석하고 이해하기 위한 공통의 물리적 틀을 제공한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 땅속에 은화 3㎏ ‘와르르’…3년치 연봉 묻혀 있다가 2천년만에 빛 [월드픽]

    땅속에 은화 3㎏ ‘와르르’…3년치 연봉 묻혀 있다가 2천년만에 빛 [월드픽]

    독일에서 2000년 전 로마 시대 은화가 3㎏ 넘게 발굴됐다. 22일(현지시간) 독일 라인란트 고고학유산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 쾰른 남쪽 베셀링 인근 농경지에서 로마 시대 은화가 무더기로 발굴됐다. 발견자는 올리버 리들로 그는 탐지 허가를 받고 금속탐지기로 해당 지역을 살펴보다가 로마 은화 여러 점을 발견했다. 은화 15점을 파낸 뒤에도 탐지 신호가 계속 이어지자, 그는 더 큰 규모의 매장물이 있을 것으로 판단해 곧바로 당국에 신고했다. 발굴 결과 로마 공화정과 제국 전반기에 널리 통용되던 데나리우스 은화가 총 934점, 중량으로 3.1㎏이 수습됐다. 발굴된 은화 중 시기가 가장 늦은 것이 124~125년에 주조된 것으로, 이 은화가 하드리아누스 황제(재위 117~138년) 때 묻힌 것으로 추정됐다. 라인란트 고고학유산관리청장인 에리히 클라센 박사는 “이 시기 매장물로는 독일 최대이며 세계 다섯 번째 규모”라고 설명했다. 주화 대부분은 플라비우스 왕조 황제들(69~96년) 시기 것이었고, 가장 오래된 것은 로마 공화정 시대인 기원전 148년에 주조된 것이었다. 매장 당시 이미 27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통용되던 화폐였다. 발견 당시 주화는 한곳에 밀집돼 있었다. 발굴팀은 흙덩이째로 떠서 보존처리실로 옮겼고, X선 촬영을 먼저 진행했다. 흙덩이 안에서는 도리 항아리 파편과 지푸라기 흔적이 나왔다. 짚을 깐 항아리에 은화를 담아 묻었던 것으로 보인다. 매장지가 오랫동안 경작지로 쓰이면서 용기가 부서졌고, 주화가 흙 속에서 흩어졌으나 조사팀이 전량을 찾아 수습했다. 클라센 청장은 발견자의 신중한 대응 덕분에 완전하고 전문적인 수습이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대량의 은화가 왜 그곳에 묻혀 있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클라센 청장은 “은행이 없던 시대라 돈을 안전하게 보관하려 했을 가능성이 크다. 주인이 매장 위치를 알리지 못한 채 사망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측했다. 주화를 정밀조사한 라헬 오테 박사에 따르면 발견된 은화의 가치는 당시 로마 군단병의 3년 치 연봉에 해당한다. 일반 군단병 연봉이 300데나리우스였는데, 그중 절반가량이 식량과 장비 비용으로 공제됐기 때문에 실제로 이만큼의 은화를 모으려면 꼬박 6년이 걸렸을 것이라고 오테 박사는 설명했다. 소유자가 누군지 불분명하지만, 인근 로마 농장의 저택에 살던 인물이었을 수 있다. 은화가 발견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는 금속탐지기 탐사에 문화재 당국의 허가와 토지 소유자의 동의, 그리고 전문기관 교육 이수가 필요하다. 매장물이 발견되면 주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주정부 소유가 되며, 발견자가 규정을 지켰을 경우 보상금을 받는다. 이번에 발견된 매장물은 본에 있는 주립박물관에서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학계에는 현재 본에서 열리는 연례 학술대회에서 공개된다.
  • 런던 자연사박물관서 63년 동안 잠든 화석…‘가장 오래된 공룡’ 기록 흔들 [달콤한 사이언스]

    런던 자연사박물관서 63년 동안 잠든 화석…‘가장 오래된 공룡’ 기록 흔들 [달콤한 사이언스]

    과학관이나 박물관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전시물들은 수장고에 잠들어 있는 유물의 극히 일부 중 하나다. 그래서 수장고에서 우연히 찾아낸 유물이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을 뒤흔들 때가 심심찮게 발생한다. 영국 브리스톨대 지구과학부, 런던 자연사박물관 화석 파충류·양서류·조류부, 레딩대 생명과학부, 아르헨티나 자연과학박물관 척추동물 고생물학부, 국립과학기술연구위원회, 스페인 바르셀로나대 유전·미생물·통계학과,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대 고고학·문화유산학과 공동 연구팀은 영국 런던 자연사박물관 수장고에 60년 넘게 방치돼 있던 탄자니아 만다층에서 나온 트라이아스기 화석이 지금까지 학계에 알려지지 않았던 2억 4000만년 전 신종임을 확인하고 ‘디노돈토사우루스 이시아바만다’(Dinodontosaurus isiyavamanda)로 명명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발견으로 공룡이 언제 처음 등장했는지 다시 계산해야 할 근거가 나왔다. 이 연구 결과는 고생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척추동물 고생물학 저널’ 9월 16일 자에 실렸다. 이번에 재해석된 화석은 1963년 영국 고생물학자들이 지금의 탄자니아 지역에서 발굴해 런던 자연사박물관으로 옮긴 것으로 극히 일부만 연구된 채 수장고에 방치돼 있었다. 연구팀은 발굴 후 개봉되지 않은 골격 표본과 2012년 같은 지역에서 발견된 조각난 머리뼈를 함께 분석했다. 재검토 과정에서 같은 표본 번호 아래 최소 4개 개체분의 뼈가 뒤섞여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두 표본 모두 남미에서만 발견되던 디노돈토사우루스 속에 속했으며 공룡이 아니라 부리와 한 쌍의 엄니를 가진 초식동물 ‘디키노돈트’로 포유류로 이어지는 단궁류 계통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팀은 X선 컴퓨터단층촬영(CT)와 3차원 표면 스캔으로 머리뼈 길이 30㎝ 표본을 정밀 분석했다. 전상악골의 구개 융기가 앞쪽에서 혹처럼 부풀고 측두교 정중선에 홈이 있는 점 등이 기존 두 종과 구별되는 특징이 있었다. 이에 124개 분류 단위와 199개 형질을 놓고 베이즈 추정, 최대우도법, 최대절약법 등 세 가지 계통분석을 했다. 입천장 구조는 식성도 알려주는데 디키노돈트의 구개 융기는 날처럼 생겨 식물을 잘라내는 데 쓰이지만 이 종은 앞부분이 둥글게 부풀어 있다. 단단한 먹이를 깨 먹는 거북이나 늑대장어를 닮았다. 입천장 뼈 선반이 짧아 무는 힘에도 유리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같은 지층에서만 디키노돈트가 5~6종 확인됐는데 이는 덩치 큰 초식동물들이 먹이를 나누면서 공존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특히 이번에 재확인된 화석이 나온 탄자니아 지층은 가장 오래된 공룡 후보인 니아사사우루스와 아실리사우루스가 발굴된 최적층이다. 문제는 이 지층의 연대를 직접 잴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암석의 절대 연대는 화산재에 섞인 광물을 분석해 구하는데 탄자니아 지층에는 그런 화산재층이 없다. 그래서 고생물학자들은 같은 화석이 나오는 다른 지역 지층을 ㅊ찾아 둘은 같은 시대라고 짝지은 뒤 연대가 측정된 쪽 숫자를 빌어온다. 그동안 탄자니아 지층의 짝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이었다. 몇몇 화석을 공유한다는 이유로 탄자니아 지층은 중기 트라이아스기 아니시안(약 2억 4700만~2억 4200만 년 전)으로 분류돼 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그 짝을 바꾸게 했다. 남미 지역에만 있는 줄 알았던 디노돈토사우루스가 탄자니아에서도 나온 이상 같은 속이 발견되는 브라질·아르헨티나 지층과 같은 시대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남미 지층에는 탄자니아에 없는 화산재가 있다. 아르헨티나 차냐레스층 하부는 이 방식으로 약 2억 3600만년 전이라는 값을 도출했다. 연구팀은 탄자니아 지층이 아니시안이 아니라 그보다 1000만년가량 늦은 후기 라디니안~카니안이라고 결론 내렸다. 같은 지층에 묻혀 있던 ‘가장 오래된 공룡 후보’들의 나이도 그만큼 젊어진다. 공룡 계통이 지구에 등장한 시점이 지금까지 생각해온 것보다 늦었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마이크 데이 영국 런던 자연사박물관 박사는 “이번 연구는 야외 발굴 못지않게 박물관 수장고를 다시 들여다보는 일이 과거에 대한 이해를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지구에 공룡이 나타난 시기가 더 늦춰질 수 있을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국립제주박물관장에 최성애 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

    국립제주박물관장에 최성애 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

    국립제주박물관 신임 관장에 최성애(54) 전 국립중앙박물관 디지털박물관과 학예연구관이 임명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1일 최 전 학예연구관을 제11대 국립제주박물관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서울 출신인 최 신임 관장은 한양대 문화인류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백제 고고학을 전공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경주박물관, 국립공주박물관 등을 거치며 박물관 전시와 정책, 디지털 전환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제주와의 인연도 깊다. 2014년 12월부터 2017년 3월까지 국립제주박물관 학예연구사로 근무하며 상설전시 개편을 기획했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 문화기반과 학예연구관으로 박물관 정책 업무를 맡았다. 국립공주박물관 학예연구실장으로 재직할 당시에는 ‘백제 귀엣고리-자세히 보아야 예쁘다’(2022~2023), ‘1500년 전 백제 무령왕의 장례’(2023~2024) 등 특별전을 기획·개최했다. 학술적 성과에 감각적인 전시 디자인을 더한 전시로 주목받았다. 2025년부터는 국립중앙박물관 디지털박물관과 학예연구관으로 근무하며 K-뮤지엄의 디지털 전환 전략 수립과 실행,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문화유산 보존·향유 사업 등을 이끌었다. 최 관장은 그동안 쌓은 전시·정책·디지털 분야의 경험과 제주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국립제주박물관의 역할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최 관장은 “국립제주박물관이 제주의 어제와 오늘을 담는 그릇이자 제주가 세계 문화를 만나는 창이 되도록 하겠다”며 “제주를 찾는 관광객뿐 아니라 도민에게도 널리 사랑받는 공간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 신들의 숨결 따라 떠나는 고대 문명 순례… 한진트래블, 이집트 카이로 대한항공 직항 전세기 여행 출시

    신들의 숨결 따라 떠나는 고대 문명 순례… 한진트래블, 이집트 카이로 대한항공 직항 전세기 여행 출시

    인류 문명의 요람이자 신들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나라 이집트로 떠나는 한진트래블 대한항공 직항 전세기 여행이 출시됐다. 이번 여정은 장거리 여행의 최대 걸림돌인 경유를 없애고 인천과 카이로 구간을 국적기인 대한항공 직항으로 연결해 피로를 최소화하고 이동의 쾌적함을 높였다. 1월 1일부터 2월 5일까지 매주 금요일 출발하는 일정으로 총 6회 한정 운항된다.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에서는 고대 이집트 문명을 상징하는 거대한 스핑크스를 만난다. 사람의 얼굴과 사자의 몸을 한 스핑크스는 앞발부터 꼬리까지 약 73m에 이르는 세계적인 규모의 석상으로, 기자의 피라미드 단지에서 카프레 왕의 피라미드와 함께 고대의 위용을 보여준다. 2025년 개장한 세계 최대 고고학 박물관인 이집트 대박물관(Grand Egyptian Museum, GEM)도 방문해 투탕카멘의 황금 마스크 등 주요 유물을 관람한다. 이 박물관은 전체를 둘러보는 데 약 70일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일강 동쪽에 자리한 룩소르는 고대 이집트의 유적이 곳곳에 남아 있어 ‘세계 최대의 야외 박물관’으로 불린다. 대표적인 유적지인 카르나크 신전에서는 거대한 스핑크스상과 하트셉수트의 오벨리스크를 만나볼 수 있으며, 룩소르 신전에서는 람세스 2세의 조각상과 웅장하고 정교한 신전 기둥을 통해 고대 이집트 문명의 찬란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아스완은 이집트 남부의 나일강 인접 도시로, 고대부터 국제 무역의 중심지로 알려져 왔다. 아부심벨 신전에서는 람세스 2세의 거대한 좌상과 정교한 조각물을, 콤옴보 신전에서는 이중 구조의 건축물과 벽화, 악어 미라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에드푸에서는 고대 이집트의 신비를 간직한 호루스 신전을 둘러보며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만난다. 이후 후르가다로 이동해 눈부시게 펼쳐진 홍해의 푸른 바다와 함께 여유로운 휴식을 만끽한다. 한진트래블은 인접 국가인 요르단 일정도 마련했다. 페트라에서는 사암 산을 깎아 만든 알 카즈네와 ‘페트라 나이트 쇼’를, 와디럼 사막에서는 붉은 사암 지대와 밤하늘을 감상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이집트에서는 아부심벨 신전을 빛으로 물들이는 ‘사운드 & 라이트 쇼’도 즐길 수 있다. 한진트래블 관계자는 “이번 이집트 카이로 대한항공 직항 전세기 상품은 인류가 남긴 가장 위대한 유산을 마주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라며 “대한항공 직항 전세기의 편안함 위에 아부심벨 사운드 & 라이트 쇼, 페트라 나이트 쇼 등 특별한 콘텐츠를 더한 만큼 평생 잊지 못할 고대 문명으로의 모험을 떠나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방문 관광지와 호텔은 상품별로 상이하며 한진트래블 공식 홈페이지와 대표 전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고? 30만㎞ 전수조사했더니 진짜 길목은 딴 곳[사이언스 브런치]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고? 30만㎞ 전수조사했더니 진짜 길목은 딴 곳[사이언스 브런치]

    12세기 프랑스 신학자이자 시인인 알랭 드 릴은 저서 ‘비유의 책’에서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말을 남겼다. 정확한 라틴어 원문은 “천 개의 길이 사람들을 영원히 로마로 이끈다”(Mille viae ducunt homines per saecula Romam)였다. 로마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로마 중심인 포로 로마노에 ‘밀리아리움 아우레움’이라는 기념비를 세우고 제국의 모든 길이 이곳에서 뻗어나가도록 설계했다는 사실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런데 정말로 모든 길이 로마로 통했을까. 덴마크 아르후스대 역사·고전학과, 아르후스 사회 회복력 연구소, 도시 네트워크 진화연구센터, 인문 컴퓨팅 연구센터, 스페인 바르셀로나 자치대 고고학과, 영국 런던 퀸 메리대 물리·화학과, 밀라 이 폰타날스 인문학 및 과학 연구소, 프랑스 보르도-몽테뉴대, 네덜란드 라이덴대 고고학부 공동 연구팀은 고대 로마제국 전역에 깔린 도로 29만 9171㎞ 전체를 계량 분석한 결과 로마의 길이 일관되게 곧지 않았으며 육상 이동의 실제 길목은 로마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9월 16일 자에 실렸다. 고대 로마 제국은 ‘오현제’ 중 한 명이었던 트라야뉴스 황제가 사망하기 직전인 117년에 약 550만㎢에 이르는 최대 영토를 확보했다. 제국 곳곳을 잇는 도로망은 많은 연구자들의 관심의 대상이었지만 제국 전역의 구조를 정밀하게 계량화한 연구는 없었다. 연구팀은 자신들이 구축한 로마 가도 디지털 지도 ‘이티네르-에’를 1㎞ 단위로 40만 7800개 구간으로 잘라 경사도, 지형위치지수(TPI), 방위, 굴곡도를 계산하고 현대 포장도로 자료와 비교했다. 굴곡도는 실제 도로 길이를 양 끝점 직선거리로 나눈 값으로 1에 가까울수록 곧게 뻗어 있다는 의미다. 로마 가도의 굴곡도는 평균 1.048, 중앙값 1.0045를 기록했지만 현대 주요 도로의 1.024, 1.0026과 비교했을 때는 굴곡이 많았다. 서유럽, 포강 유역, 북아프리카 같은 저지대에서는 곧았고 산악지대와 동남유럽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최대한 직선을 선호했지만 제국 전체로 보면 로마 가도가 직선이었다는 통념은 정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 전체 도로의 90.57%에 해당하는 27만 955㎞는 최대 경사 9.09 수준으로 수레와 짐마차가 다닐 수 있는 범위였다. 또 유럽 최고봉 지대인 알프스 도로의 평균 경사가 2.68도로 피레네 3.14도, 타우루스 3.33도보다 오히려 완만했는데 이는 이탈리아와 유럽 각국을 잇기 위해 대규모 토목 공사가 동원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또 연구팀은 도로를 1만 516개 노드, 1만 4901개 구간의 네트워크로 바꿔 이동 시간 기준 매개 중심성을 계산했다. 매개 중심성은 모든 지점 사이의 최단 경로를 그렸을 때 그 길을 지나가는 횟수, 다시 말하면 사람이 많이 사는 곳이 아니라 남들이 반드시 거쳐 가는 길목을 찾아내는 지표로 끊기면 전체가 마비된다는 뜻이다. 분석 결과 육상 이동의 대동맥은 지중해 연안도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과 달리 안티오카, 앙카라, 비잔티움(이스탄불), 코린토스가 로마보다 중개지로 유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로마는 이탈리아 내에서도 매개 중심성이 가장 높은 도로 위에 있지는 않았다. 물론 이번 분석은 육로만 다뤘고 장거리 이동을 담당한 하천길, 바닷길을 포함하면 로마의 중심성은 높아진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45개 속주 수도 중 24곳은 제국 전체 매개 중심성 상위 20%에 들었다. 간선도로가 지선도로보다 전략적으로 중요했다는 오랜 가정도 처음 수치로 확인됐다. 간선과 지선이 함께 있는 43개 속주 중 40곳에서 간선도로의 매개 중심성이 더 높았다. 속주별 도로망은 나일강·도나우강처럼 하천을 따라 늘어선 선형, 니시나 아우크스부르크처럼 한 거점에 모이는 중앙집중형, 갈리아처럼 여러 축이 퍼진 분산형으로 갈렸다. 중앙집중형은 교역과 군 보급을 통제하기 쉽지만 봉쇄나 표적 공격에 취약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로마 가도와 현대 주요 도로 위치의 상관계수는 0.46으로 중간 수준이었고 현대 인구밀도와의 상관은 0.17에 그쳤다. 버밍엄·브뤼셀·파리·마드리드처럼 작은 취락이 대도시로 성장한 곳에서 도로 밀도 증가가 가장 컸지만 로마 시대 도시화가 앞섰던 그리스·소아시아·북아프리카는 오히려 줄었다. 이베리아반도의 변화는 근대 이후 마드리드 중심의 중앙집권화와 이집트의 변화는 하천 운송에 의존하던 나일 계곡이 차량 운송으로 재편된 과정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연구를 이끈 톰 브뤼그만스 덴마크 아르후스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사람과 물자, 사상, 질병이 제국을 가로질러 어떻게 퍼졌는지 규명할 정량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 페루에서 도굴 당하지 않은 600년 전 치무문명 집단 무덤 발견 [여기는 남미]

    페루에서 도굴 당하지 않은 600년 전 치무문명 집단 무덤 발견 [여기는 남미]

    과거 아메리카대륙에서 가장 큰 ‘진흙 도시’였던 찬찬 유적지에서 도굴되지 않고 온전한 상태로 남아 있는 집단 무덤이 발견됐다. 페루 언론은 13일(현지시간) 치무문명 엘리트 계층의 것으로 보이는 집단 무덤에서 다수의 부장품과 함께 유골 38구가 발굴됐다고 보도했다. 학계는 발견된 집단 무덤을 최소한 600년 전의 것으로 보고 있다. 무덤이 발굴된 곳은 페루 수도 리마로부터 북쪽으로 약 500㎞ 지점에 위치한 찬찬 유적지다. 찬찬은 900~1450년 번성했던 치무문명의 수도였던 곳이다. 찬찬은 치무문명 원주민 언어로 ‘찬란하게 빛나는 태양’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집단 무덤은 중앙의 묘실과 양쪽 측면에 붙어 있는 묘실 등으로 구분돼 있었다. 중앙 묘실에 안장된 유골 20구와 측면 묘실에 누워 있던 유골 18구 등 발굴된 유골은 모두 38구였다. 무덤에선 정교하게 만든 장신구와 용기, 장식물 등 부장품 200여 점이 발굴됐다. 용기와 장식물에는 치무문명이 신성한 색깔로 여겼던 주홍색 안료로 꾸며져 있었다. 학계는 치무문명에서 주홍색은 귀족 등 엘리트 계층만 사용하던 색이라면서 무덤의 주인이 신분이 높은 지도급 인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집단 무덤은 도굴을 당하지 않은 온전한 상태로 발견돼 학계의 흥분을 자아냈다. 고고학자 호르헤 메네세스는 “지금까지 발견된 치무문명의 무덤은 도굴과 약탈을 당해 원래의 모습이 훼손돼 있었다”면서 “최소한 600년이 지났지만 온전한 상태로 남아 있는 유골과 유물을 연구할 수 있게 된 건 역사적인 기회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무덤에서 나온 유물에선 치무문명이 잉카문명과 활발하게 교류했다고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 포착됐다. 손잡이가 달린 병 등 발굴된 용기에는 잉카문명의 문화적 영향으로 볼 수 있는 흔적이 남아 있었다. 고고학계 일각에선 치무문명이 잉카문명과 교류했고 이후 잉카문명에 병합되었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엘리트 계층의 것으로 보이는 무덤이 발견되면서 현지 고고학계에선 추가 발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유적지 찬찬에는 약 20㎢에 걸쳐 성벽으로 둘러싸인 10개의 궁전이 있었고 전성기 때 인구는 약 3만 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돼 온전한 상태의 유적이 아직 남아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굴된 집단 무덤은 찬찬에서 가장 큰 성벽 구역 안에 위치해 있었다. 지금까지 이 성벽 구역에서의 조사와 발굴은 75% 진행돼 아직 25%가 미발굴 상태다. 현지 언론은 “앞서 지난 2021년 찬찬 유적지에서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모두 25명이 안장된 집단 무덤이 발견된 데 이어 이번엔 훨씬 규모가 큰 집단 무덤이 발견돼 소중한 유적 발굴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찬찬문명 유적지는 1986년 등재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 금속탐지기로 시골 숲속 뒤졌더니 은화 ‘4.5㎏’ 대박 터졌다…핀란드 최대 규모 [월드픽]

    금속탐지기로 시골 숲속 뒤졌더니 은화 ‘4.5㎏’ 대박 터졌다…핀란드 최대 규모 [월드픽]

    핀란드 중남부의 작은 시골 마을 숲속에서 금속탐지 동호인이 1000년 전 땅에 묻힌 은화를 무더기로 발견했다. 은화 무게만 4.5㎏으로, 핀란드에서 동시대 은화 발견 기록 중 최대 규모인 것으로 추정된다. 7일(현지시간) 수도 헬싱키에서 북쪽으로 약 90㎞ 떨어진 라흐티의 지역 박물관에 따르면 이곳에서 북쪽으로 60㎞ 더 떨어진 쉬스매 지역에서 지난 3일 유물을 발견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신고자는 금속탐지기 동호인인 칼레 라피넨으로, 그는 금속탐지기로 쉬스매의 교회 마을 인근 숲을 탐사하다가 암반 옆에서 신호를 탐지했다. 이를 발견한 라피넨은 곧바로 이 지역 관할인 라흐티 박물관에 신고했고, 이튿날인 4일 고고학자 에스코 틱칼라 주도로 유물 수습과 조사가 진행됐다. 신호가 잡힌 돌 사이 지점의 땅을 파보니 성인 무릎 아래 정도 깊이(약 45㎝)의 땅속에 자작나무 껍질로 만든 용기 2개가 12m 간격으로 묻혀 있었다. 자작나무 껍질은 방수성이 있고 잘 썩지 않아 북유럽에서 전통적으로 널리 쓰인 용기 재료다. 용기 안에는 은화 수천점, 지불용 은괴 파편, 은제 팔찌 및 구슬 등 장신구가 담겨 있었다. 발굴된 유물은 1000~1050년쯤 바이킹 시대 은화 매장물로 추정됐다. 발견된 은화는 오늘날의 독일, 스웨덴, 영국 지역에서 유입된 종류였다. 그밖에 이슬람권에서 주조된 은화인 디르함도 일부 포함돼 있었다. 지불용 은 파편도 함께 나왔다. 당시 북유럽 지역에서는 은 조각의 무게를 달아 거래하는 관행이 있어 은팔찌나 은그릇을 필요한 만큼 잘라내 그 조각(해크실버·hacksilver)을 화폐로 쓰기도 했다. 틱칼라는 핀란드가 바이킹 문화권이 아니었으며 ‘바이킹 시대’는 핀란드 학계가 해당 시기를 가리키려 채택한 용어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바이킹이 이 유물을 묻었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곳에서 발굴된 은화 무게만 총 4.5㎏으로, 핀란드에서 발견된 바이킹 시대 화폐 매장물 중 최대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이전 최대 기록은 1895년 노우시아이넨에서 출토된 은 매장물(화폐 약 1700점)로 2.2㎏ 정도였다. 아직 유물의 세척이나 분류가 끝나지 않아 정확한 수량과 연대는 확정되지 않았다. 틱칼라는 지난 10년 동안 인근 지역에서 비슷한 은 매장물 발견이 여러 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발견된 은 무게로만 따지면 약 1만 달러(약 1300만원) 상당에 이른다. 은 유물이 왜, 언제 묻혔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앞으로 발견 지점과 주변 지역에 대한 정식 조사를 진행한 뒤, 바이킹 시대 화폐 전문가들이 은화를 판독해 상세 보고서를 낼 예정이라고 틱칼라는 설명했다. 한편 핀란드에서는 아마추어 금속탐지 활동을 허용하되 유물 발견 시 신고를 의무화하고 있다. 소유자 불명의 100년 이상 된 유물은 자동으로 국가로 귀속되고, 발견자에게는 유물의 가치와 보관 상태를 고려해 포상금이 지급된다.
  • 인류 진화의 ‘잃어버린 고리’…아시아인 핏속에 흐르는 고인류 정체 찾았다 [달콤한 사이언스]

    인류 진화의 ‘잃어버린 고리’…아시아인 핏속에 흐르는 고인류 정체 찾았다 [달콤한 사이언스]

    데니소바인은 유라시아 지역에 거주하는 인류 조상의 한 갈래다.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굴된 화석을 통해 처음 발견됐는데 이후 다른 지역에서 많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래서 데니소바인들의 형태학적 특징과 거주 범위를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유전체 데이터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 인구 집단에서 데니소바인의 유전체가 발견돼 중국 남서부 지역에서도 거주했을 것이라고 추정되고 있지만 이 가설을 뒷받침할 화석 증거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과학원 부설 척추동물 고생물학 및 고인류학 연구소가 중심이 된 연구팀과 중국 과학원 티베트 고원 연구소를 중심으로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노르웨이, 덴마크, 호주 연구팀이 참석한 또 다른 연구팀은 각각 중국 남서부 한 동굴에서 데니소바인의 화석과 관련 유물을 발견해 그들이 어떤 외형을 가졌고 어떻게 진화했으며 어떤 행동 양식을 보였는지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11일 밝혔다. 두 개의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 9월 10일 자에 나란히 실렸다. 첫 연구팀은 중국 남서부 윈난성의 비안푸 동굴에서 팔뼈 일부, 머리뼈 일부 2개, 치아 4개를 발견했다. 이 화석들은 동굴에서 발견된 6만 개 이상의 뼈 파편 중에서 호미닌의 것으로 식별된 7점이다. 연대 측정을 한 결과 16만 7000년에서 13만 4000년 전의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단백질체 분석도 실시했는데 그 결과 호미닌 화석에는 데니소바인 고유의 아미노산 변이가 포함돼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팔뼈 조각은 네안데르탈인에서 관찰되는 특징과 유사성을 보였지만 전체적인 형태 측면에서 보자면 현생 인류와 더 밀접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번째 연구팀은 뼈 이외에 동물 유해, 1300여 점의 석기를 포함한 고고학적 유물을 분석했다. 해당 유물들은 약 19만 년 전부터 7만 년 전까지의 시기를 포괄한다. 동물의 뼈와 꽃가루 유해를 분석한 결과 데니소바인이 거주했던 환경은 침엽수가 주를 이루는 숲 형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네안데르탈인이 사용했던 기술과 유사한 골각기와 최소한의 가공만 거친 도구들의 흔적도 발견됐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비안푸 동굴에 거주했던 데니소바인들은 중대형 몸집의 먹잇감을 표적으로 삼는 특화된 사냥을 하며 살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지금까지 확인됐던 데니소바인은 북시베리아에서 동북중국, 티베트고원을 거쳐 대만해협을 건넜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작 그 경로에 있는 서남중국이 비어 있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동아시아-남아시아-동남아시아로 이어지는 교차 지점에서 데니소바인의 화석을 발견함으로써 그동안 비어 있던 지리적 공백을 메웠다는 의미가 크다. 또 데니소바인은 지금까지는 DNA로만 존재했던 인류였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한 유적지에서 분자적 신원과 유물이 발견됨으로써 실제 존재 양식을 파악할 수 있는 고인류로 자리잡게 됐다. 연구를 이끈 차오메이 푸 중국 척추동물 고생물학 및 고인류학 연구소 교수는 “이번 발견들은 동아시아 지역 데니소바인의 생물학적 특징, 행동 양식 및 생태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를 제공하며 그동안 공백으로 남아있던 이들의 분포 지역에 대한 기록을 채워주는 중요한 성과”라고 설명했다.
  • 신라 천년 역사를 미디어아트로…경주 대릉원서 빛의 축제

    신라 천년 역사를 미디어아트로…경주 대릉원서 빛의 축제

    경북 경주 대릉원에서 신라 천년의 역사를 첨단 미디어아트로 재해석한 빛의 축제가 펼쳐진다. 경주시는 오는 27일까지 매일 오후 7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미디어아트를 선보이는 ‘2026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경주 대릉원’을 개최했다고 7일 밝혔다. 올해 행사는 ‘대릉원, 영원’을 주제로 대릉원이 품은 신라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첨단 미디어 기술로 선보인다. 행사 기간 대릉원 주요 고분 4곳을 무대로 각각의 역사와 이야기를 담은 미디어파사드가 펼쳐진다. 90호분에서는 경주 분지의 형성과 신라의 탄생을, 미추왕릉에서는 박·석·김으로 이어지는 신라 왕조의 기틀을 표현한다. 황남대총에서는 신라의 꿈과 영광을, 천마총에서는 찬란한 황금 문화유산을 3D 그래픽 등 첨단 영상기술을 활용해 재해석한다. 대릉원 입구에서 중앙광장까지는 반딧불 조명과 레이저, 안개 연출을 활용한 ‘빛의 숲’을 조성해 색다른 야간 경관을 선보인다. 야간 도슨트 투어 ‘아, 신라의 밤이여’를 비롯해 빛의 소망볼 작성, LED 황금 왕관 만들기, UV 야광 유물 발굴 체험 등 다양한 체험형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대릉원의 역사·고고학적 가치와 신라의 찬란한 문화를 첨단 미디어아트로 새롭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행사”라며 “가을밤 경주를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천년 신라의 빛과 이야기를 함께 즐기며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 뒷마당 팠더니 은 18㎏이 쏟아졌다…테라스 만들려던 집주인 ‘대박’ [월드픽]

    뒷마당 팠더니 은 18㎏이 쏟아졌다…테라스 만들려던 집주인 ‘대박’ [월드픽]

    덴마크에서 테라스를 만들려고 뒷마당을 파던 주민이 1000년 전 바이킹 시대로 추정되는 유물을 무더기로 발견했다. 은괴와 팔찌, 주화 등 은으로 만든 각종 유물의 총무게는 18.5㎏에 달했다. 덴마크 노르윌란 박물관에 따르면 유틀란트 반도 북부 레빌 지역에 사는 주민 A씨는 지난봄 테라스를 만들기 위해 마당을 파던 중 뭔가 부딪치는 느낌을 받았다. A씨는 “30분쯤 파 내려가던 중 쇠스랑이 금속성 물체에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면서 “처음엔 낡은 쇳조각이나 울타리 철사 같은 것이 묻혀 있는 줄 알았다”고 전했다. A씨가 손으로 땅을 파기 시작하자 금속 물체가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다. 조심스럽게 물체를 꺼내 흙을 털고 나서야 땅속에 파묻혀 있던 것들이 장신구와 주화, 은괴라는 것을 알게 됐다. A씨 마당에서 발굴된 유물과 파편은 약 700점으로, 다수의 은괴 외에도 팔찌, 온전한 형태의 주화와 그 파편, ‘토르의 망치’처럼 보이는 작은 은제 조형물, 그리고 잘게 잘린 각종 은 제품이 있었다. 총 중량은 18.5㎏이었다. 이 가운데 약 320점(6.4㎏)은 원래 토기 항아리에 담겨 있었고 나머지는 주변 흙 속에서 나왔다. 은괴 하나에는 바이킹 시대 스칸디나비아에서 쓰인 룬 문자가 새겨져 있었다. 박물관에 따르면 해당 룬 문자는 ‘후투’라는 발음으로 추정됐다. 주화 중에는 재위 기간이 899~924년인 잉글랜드 왕 에드워드 1세 시절 주조된 앵글로색슨 은화 페니 2점도 있었다. 이를 근거로 박물관 측은 유물의 매립 시점을 900년대(10세기)로 추정했다. 유물 더미에는 아랍 은화, 이른바 디르함도 있었다. 노르윌란 박물관의 고고학자인 토르벤 사라우는 “바이킹 시대 덴마크가 유럽의 여러 지역뿐만 아니라 중동의 먼 지역들과 얼마나 긴밀히 연결돼 있었는지를 보여 준다”라고 설명했다. 즉 당시 덴마크 지역이 서쪽의 잉글랜드부터 동쪽의 이슬람 세계까지 연결돼 사람과 물류가 엄청난 거리를 이동하던 바이킹 시대의 역동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의미다. 사라우는 유물 중 온전한 형태의 주화보다 잘린 상태인 ‘파쇄은’이 대부분이라는 점에도 주목했다. 은괴와 장신구, 파쇄은이 지불수단이자 가치 저장 수단으로 쓰였다는 것이다. 이번 발견은 덴마크에서 발견된 바이킹 시대 은 유물 무더기 중 최대 규모로 파악되고 있다. 종전 최대였던 약 6.5㎏ 규모의 ‘테슬레우 유물’의 3배 수준이다. 이 지역에서는 이전에도 바이킹 시대의 각종 유물이 출토된 적이 있었다. 1971년에도 900년대의 ‘레빌 유물’(가죽 주머니에 담긴 약 4㎏의 은 유물)이 발굴됐고, 불과 두달 전에는 762.5g에 달하는 바이킹 시대 금팔찌 6점이 온전한 상태로 출토됐다. 이번에 발견된 은 유물은 덴마크 국립박물관에서 감정을 하고 있다. 덴마크에서는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유물이 발굴될 경우 국가에 귀속되고 감정을 통해 국가가 발견자에게 보상금을 제공한다.
  • 다이아몬드 673개 박힌 백금 목걸이 도둑맞았다…원래 주인 정체는 [월드픽]

    다이아몬드 673개 박힌 백금 목걸이 도둑맞았다…원래 주인 정체는 [월드픽]

    오스트리아 빈의 한 박물관에서 400만 달러(약 55억원)가 넘는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도난당했다. 오스트리아 경찰과 미국 CNN에 따르면 목걸이 절도 사건은 지난 29일(현지시간) 빈의 응용미술관(MAK)에서 발생했다. 응용미술관은 가구, 도자기, 유리, 직물 등 수세기에 걸친 장식미술과 현대 디자인 작품을 소장한 세계적인 박물관이다. 도둑맞은 전시품은 이집트 왕족이 소유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백금 목걸이다. 이 목걸이는 1930년대 이집트의 나즐리 왕비를 위해 프랑스 보석 브랜드 반클리프 아펠이 제작한 것으로, 673개의 다이아몬드로 화려하게 장식된 백금 목걸이다. 목걸이에 사용된 다이아몬드의 총중량은 200캐럿이 넘고, 목걸이 중앙에는 6캐럿짜리 다이아몬드가 자리하고 있다. 중앙석 주변에는 바게트 컷(직사각형의 매끈한 다이아몬드에 상단에 큰 계단이 있는 형태로 깎은 것) 다이아몬드가 여러 줄로 배치됐으며, 수백개의 작은 보석이 햇살처럼 퍼지는 형태로 장식돼 있다. 이 목걸이는 이집트의 나즐리 왕비가 남편인 국왕 푸아드 1세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 파우지아의 1939년 결혼식을 위해 주문한 것으로, 당시 한 쌍을 이루는 티아라도 함께 제작됐다. 나즐리 왕비와 또 다른 딸 파티아는 1950년 왕실에서 쫓겨났다. 나즐리의 아들이자 푸아드 국왕의 뒤를 이은 파루크 1세가 파티아가 콥트교 신자인 평민 외교관과 결혼하는 것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나즐리 왕비는 이후 여생을 미국에서 보냈으며, 빚이 늘어나자 1970년대에 이 목걸이와 티아라를 매각했다. 이 목걸이는 2015년 소더비 경매에 다시 등장했고, 약 430만 달러에 낙찰됐다. 당시 경매 카탈로그는 이 작품의 제작 수준을 “진정으로 뛰어나다”고 평가하면서, 다이아몬드의 배치 덕분에 “놀라울 정도로 착용감이 좋다”고 설명했다. 목걸이는 박물관 자체 소장품과 반클리프 아펠이 제작한 300점 이상의 작품을 함께 선보이는 기획전의 전시품 중 하나였다. 경찰에 따르면 절도범들은 복면도 쓰지 않고 방문객으로 가장해 전시회에 들어온 뒤 망치로 유리 진열장을 깨뜨리고 이 목걸이를 훔쳐 달아났다. 오스트리아 경찰은 전시장에 들어가기 전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용의자 2명의 사진을 공개하고 추적 중이다. 두 사람은 현장에서 도보로 인근 공원 방향으로 달아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성명을 통해 경찰견 부대를 투입하는 등 대대적인 수색 작전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는 오스트리아 당국이 해당 보석을 도난 문화재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했다고 밝혔다. 릴리 홀라인 MAK 박물관장은 “충격적인 도난 사건”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박물관 전반의 보안 조치를 철저히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난 사건 당일 전시는 한동안 폐쇄됐다가 그날 늦게 다시 문을 연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에는 훼손된 진열장을 가리는 패널이 설치됐다. 이후 전시장에는 금속탐지기가 설치됐다. 전시는 오는 27일까지 예정대로 이어진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스페인 알리칸테의 한 고고학 박물관에서도 청동기 시대 금·은 등 유물 수십 점이 도난당했다. 스페인 언론 엘 파이스에 따르면 절도범들은 이날 아침 일찍 불과 4분 만에 범행을 끝냈다. 유럽연합(EU)의 유로폴은 최근 유럽에서 박물관 절도 사건이 갈수록 공격적인 양상을 띠고 있다고 밝혔다. 유로폴은 박물관 절도가 ‘위험은 낮고 수익은 높은’ 범죄로 인식되면서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포착] 용기 수백 점 와르르…시칠리아서 2000년 전 침몰한 고대 로마 난파선 발견

    [포착] 용기 수백 점 와르르…시칠리아서 2000년 전 침몰한 고대 로마 난파선 발견

    이탈리아 해안에서 약 2000년 전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대 로마의 난파선이 발견됐다. AP통신 등 외신은 9일(현지시간) 시칠리아섬 서부 해안에서 기원전 2~1세기 사이 건조된 무역선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수심 약 46m 지점에 잠들어 있는 이 난파선은 길이 21m, 폭 6m로, 당시 사용된 용기를 가득 싣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암포라 수백 점이 무더기로 발견됐는데, 이는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에 주로 와인과 올리브유를 저장 운송하는 데 사용된 용기를 말한다. 난파선을 처음 발견한 현지 어부이자 잠수부로 활동하는 자코모 데 몰라는 “처음 배를 보자마자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면서 “2000년 만에 이 배를 다시 보게 된 최초의 인간 중 한 명이 되었다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며 놀라워했다. 이탈리아 당국도 본격적인 조사와 탐사에 나섰으며 이후 이 일대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할 방침이다.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 알레산드로 줄리는 “최근 몇 년간 이루어진 가장 중요한 수중 고고학적 발견 중 하나”라면서 “이번 발견은 지중해의 역사적 가치를 재확인시켜 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난파선이 발견된 시칠리아는 지중해 한가운데 자리 잡은 지리적 요충지로 고대의 해상 무역 중심지였기 때문에 수많은 무역선이 오고 갔다. 그러나 변덕스러운 악천후와 거친 조류 때문에 많은 무역선만큼이나 사고도 잦았다.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오디세이’(Odyssey)는 호메로스가 기원전 8세기경 남긴 ‘오디세이아’(Odysseia)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여기에서도 시칠리아 바다가 ‘배들이 쉽게 난파당하고 괴물이 도사리는 험난한 곳’이라고 묘사되어 있다.
  • 구급차 ‘1시간 먹통’…타지마할 원숭이에 물린 한국인, 팔 감싸쥐고 발동동

    구급차 ‘1시간 먹통’…타지마할 원숭이에 물린 한국인, 팔 감싸쥐고 발동동

    인도 유명 관광지인 타지마할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이 원숭이에게 물리는 사고를 당했으나 구급차가 1시간 가까이 도착하지 않아 현지 응급의료 체계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인디아투데이와 인디언익스프레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26일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아그라의 타지마할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 A씨가 원숭이의 갑작스러운 공격을 받아 팔을 물렸다. 소셜미디어(SNS)에 공개된 영상에는 A씨가 피를 흘리는 팔을 손으로 감싸쥔 채 현지인들의 안내를 받아 인근 진료소로 이동하는 급박한 상황이 담겼다. 사고 직후 인도 유적 관리기관인 인도 고고학연구소(ASI)가 보건 당국에 긴급 구급차를 요청했다. 그러나 구급차는 약 1시간 동안 현장에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A씨는 보건소에서 간단한 응급처치를 마친 뒤 현지 3륜 택시인 ‘오토 릭샤’를 타고 인근 사립병원으로 이동해 치료를 받아야 했다. 타지마할 관계자인 칼란다르는 인디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원숭이에게 공격당했다는 소식을 접한 직후 ASI 팀이 현장에 도착했다”며 “곧바로 구급차를 불렀으나 운전기사가 1시간 동안 도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늑장 대응을 심각한 직무 유기로 규정하고 해당 구급차 운전기사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최고보건책임자에게 제출하며 적절한 조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타지마할은 매일 수천 명의 인도 현지인과 세계 각국 관광객이 찾는 명소다. 하지만 사고를 계기로 유적지 내 안전 관리와 응급 대처 시스템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칼란다르는 “계속되는 원숭이 피해와 관련해 ASI는 약 한 달 전에도 타지마할 일대 원숭이 및 유기견의 개체 수 증가 문제를 지적하며 아그라 당국에 포획 요청 공문을 보냈으나 현재까지 실효성 있는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 몰락한 문명이 현대 인류에 보내는 경고장

    몰락한 문명이 현대 인류에 보내는 경고장

    5000년간 국가의 평균 수명 ‘326년’덩치 커질수록 내부 부패도 빨라져현대 사회, 촘촘히 엮여 초거대화기후위기 등 인류 절멸 가능성 지적 소수의 폭력과 자원 독점 위에 기틀을 올린 거대 국가를 우리는 과연 찬란한 문명이라 부를 수 있을까. 영국 케임브리지대 실존적 위험 연구 센터 연구원인 저자는 인류가 5000년 동안 칭송해 온 문명의 실체를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 위계 권력 구조인 ‘골리앗’으로 재정의한다. 승자의 화려한 기록과 왕의 무덤 뒤편에 가려진 고고학·역사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거대 권력이 어떻게 탄생하고 왜 반복해서 무너지는지, 그 필연적 법칙을 추적한다. 책은 데이터 위에서 전개된다. 지난 5000년간 존재했던 300개 이상 국가의 수명 데이터베이스와 세계 역사 데이터 뱅크를 정밀 분석한다. 국가의 평균 수명은 고작 326년에 불과했다. 영토가 100만㎢를 넘어서는 거대 제국은 평균 155년 만에 무너졌다. 지배 위계가 공고해지고 불평등이 심해질수록 권력은 외형을 키운다. 하지만 그 내부에서는 부패가 빠르게 진행된다. 스스로 힘과 덩치가 커질수록 스스로 함정에 빠져 무너지는 역설을 저자는 ‘골리앗의 저주’라 명명한다. 저자는 1% 지배층보다 99% 평범한 다수의 삶에 주목한다. 그동안 역사는 제국의 몰락을 비극으로 기록해 왔지만, 과중한 세금과 강제 노동에 시달리던 피치자들에게는 거대 권력이 해체되고 삶의 조건이 나아지는 해방의 계기였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본래 수렵채집 시절의 인류는 유연하고 평등한 공동체를 이뤘으나, 농경과 집약적 정주 생활로 이행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잉여 생산물의 등장과 약탈 가능한 자원, 독점적 무기 체계가 결합해 탄생한 골리앗은 태생적으로 폭력과 불평등, 질병을 내장했다. 결국 가혹한 압제에 신음하던 대중은 집단 이탈과 반란이라는 거대한 균열에 섰다. 그리고 골리앗이 허물어진 뒤에야 비로소 자율적인 삶을 회복할 수 있었다. 경고는 현대 인류가 처한 오늘날에도 작동한다. 이전에는 한 지역의 골리앗이 몰락하더라도 다른 지역의 사회는 비교적 온전히 존속하며 삶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인류는 화석연료 산업과 군산복합체, 초국적 기업과 금융, 디지털 플랫폼이 촘촘히 엮인 단 하나의 ‘범지구적 골리앗’ 아래 살아간다. 통제되지 않는 인공지능(AI)의 발전, 기후위기, 전쟁 위험이 얽힌 다중 위기 속에서, 골리앗의 붕괴는 더 이상 국지적 몰락이 아니라 인류 전체의 절멸 가능성을 뜻한다. 특히 단기적인 기술적 처방이나 성장에 대한 맹신이 인류를 자멸로 이끄는 함정이 될 거라는 경고는 깊이 되새길 대목이다. 2023년 AI 과학자들이 인류 절멸의 위험성을 공식 성명으로 경고했던 순간을 상기시키며, 저자는 눈앞의 효율성과 편의를 좇다 시스템 전체를 위기로 밀어 넣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결국 붕괴의 역사를 제대로 읽고, 사회적 양극화와 불평등을 바로잡는 정의의 실현이야말로 재앙을 막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이 저자가 강조하는 결론이다.
  • “황홀한 황금색 자태, 이에 비견할 유물 있었나” 1300년 전 난파선 발굴

    “황홀한 황금색 자태, 이에 비견할 유물 있었나” 1300년 전 난파선 발굴

    “그동안 발굴된 지중해 난파선에서 이에 비견할 유물이 나온 적은 없습니다.” 크로아티아 남부 아드리아해의 섬 믈레트에서 10년 전 발견된 난파선 속 유물이 오랜 복원 과정을 거쳐 최근 공개됐다. 특히 루비와 에메랄드, 진주로 장식된 황금 허리띠 버클이 황홀한 자태를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크로아티아 문화재보존연구소(HRZ)는 지난 2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믈레트 섬 서쪽 폴라체만 인근에서 2014년 발견된 난파선 유적 ‘타티니차’의 수중 발굴 결과를 처음 공개했다. 2015년부터 본격 발굴에 착수한 이 난파선은 바위 사이 모래 경사면 수심 32~40m 지점에 가라앉아 있었다. 연구소의 수중고고학과는 지난 19년간 믈레트 해역을 조사해 기원전 2세기부터 16세기에 걸친 미확인 난파선 20척을 확인했고, 타티니차 유적에서만 9차례 발굴을 진행했다. 난파선 선체는 대부분 소실됐으나 용골(선박 하단의 중앙부를 앞뒤로 가로지르는 중심축), 늑골(선체의 옆면과 밑면을 지지하는 골조), 외판 잔해가 확인됐다. 이를 근거로 연구진은 배가 길이 약 18m, 적재량 약 60t의 중형 상선이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난파선이 발견된 폴라체만은 후기 로마 시대 궁전 유적이 있던 곳으로, 연구진은 배가 악천후를 피해 폴라체만으로 들어가려다 침몰한 것으로 추정했다. 난파선에선 금제 허리띠 세트 4점, 황금 버클, 에메랄드·루비·진주로 장식한 허리띠 끝장식이 나왔다. 연구진은 지중해 난파선에서 이에 비견할 유물이 나온 적이 없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이고르 미홀레크는 세척·복원을 마친 금 유물의 중량이 600g이 넘는다면서 지중해 전체 난파선에서 나온 금 중 최대량이라고 설명했다. 유물 중에는 이라클리오스 왕조(7세기 비잔틴 제국을 통치한 왕조) 네 황제 시기에 발행된 7세기 후반 솔리두스(비잔틴 제국의 표준 금화)가 포함돼 침몰 시점을 좁힐 수 있었다. 연구진의 눈길을 끈 유물 중 하나는 인장 반지였다. 이 반지는 황제 문서에 인장을 찍을 권한을 가진 비잔틴 최고위 행정·군사 관련 인사만 소유할 수 있었다. 고위 관료의 개인 소유물이었거나 외교 선물이었을 가능성이 제시됐다. 파블레 두고니치 수중고고학과장은 로이터 통신에 “그런 반지는 아무나 착용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인장 반지의 발굴로 해당 선박이 단순한 상선을 넘어 고위 관료가 탄 수송선이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난파선이 사치품만 싣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고대 지중해에서 널리 이용된 손잡이가 있는 항아리 약 100점, 교역용 저울, 상아로 만든 게임 말, 사발·주전자·접시 등 여러 도기 물품 등이 함께 발굴됐다. 예비 분석 결과 이 유물을 통해 이탈리아 남부 및 북아프리카와의 연관성도 드러났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의 저스틴 라이드왕거 교수 연구진은 올해 이 유물을 분석해 항해 경로와 교역망을 규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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