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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정책 조정
    2026-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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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관·이한주 차기 실장 하마평… 류덕현 등 내부 승진 카드도 거론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1일 물러나면서 이재명 정부 2기 경제정책 라인을 이끌 후임자 인선에도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후임 정책실장 인선에 대해 “이번 인적 개편 자체가 2기 경제·정책라인 활성화와 가속화를 위한 것인 만큼, 국정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후속 인사를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차기 정책실장 후보군으로는 현 정부 경제 관료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우선 거론된다. 김 장관은 김 실장과 호흡을 맞춰 대미 통상 협상과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 등을 이끌어온 만큼, 새롭게 출범할 이재명 정부 2기 경제 라인에 정책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쇄신 동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또 이재명 정부의 정책의 설계자이자 이 대통령의 멘토인 이한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이 밖에도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과 이억원 금융위원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전직 관료 그룹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과 정책실장을 지낸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의 이호승 전 실장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또한 문재인 정부 사회수석과 이재명 정부 초대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을 지낸 윤창렬 전 실장도 거론된다. 청와대 내부 승진 카드로는 경제 라인 참모인 류덕현 재정기획보좌관이나 하준경 경제성장수석이 물망에 오른다. 여권 일각에서는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 등 전문성을 갖춘 전·현직 의원을 전격 발탁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경제정책 기조를 과감히 쇄신하고 새 동력을 수혈하겠다는 취지에서 학계나 시민사회 등 외부 전문가를 발탁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지난달 30일 개각에서 경제 부처인 재정경제부와 국토교통부에 각각 현직 차관을 승진 기용한 만큼, 이들을 통솔할 청와대 정책실장 자리에는 새로운 얼굴의 거시경제 전문가가 지휘봉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청와대 참모에 대한 추가 교체가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리서치뷰가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8월 29~31일 무선 ARS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를 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직전 조사(7월 말)보다 8.4% 포인트 낮아진 36.2%로, 취임 후 최저치였다. 김 실장 교체 카드에도 저조한 지지율 흐름이 반전되지 못한다면, 국정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청와대 참모진을 추가 개편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 [프로필] ‘경제정책통’ 이형일, 李정부 2기 경제사령탑 낙점

    [프로필] ‘경제정책통’ 이형일, 李정부 2기 경제사령탑 낙점

    이재명 정부의 두 번째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로 30일 지명된 이형일(55·행시 36회) 재경부 1차관은 거시경제와 경제정책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경제 관료’다. 과거 진보·보수 정부를 가리지 않고 주요 보직을 맡아온 만큼 정권을 넘어 중용된 인사로 평가받는다. 이 차관은 대구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 재학 중이던 1992년 행정고시 36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재무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뒤 외환위기 직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과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등에서 금융·경제 현안을 경험했다. 이후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과 종합정책과장 등 경제정책국의 주요 보직을 거치며 거시경제 전문가로 입지를 다졌다. 그는 정권 교체와 관계없이 주요 보직에 기용돼 왔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청와대 경제수석실 선임행정관과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차관보·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을 역임했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기재부 차관보와 통계청장(현 국가데이터처장)을 지냈다.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재경부 1차관으로 발탁된 이후에는 물가와 고용, 성장률 등 거시경제 전반을 담당했다. 지난 2월 중동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석유 최고가격제를 가동하는 등 물가 불안에 대응하는 과정에서도 실무를 주도했다. 성장 정책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도 큰 기여를 했다. 지난 7월 제시된 ‘3·4·5 경제 대도약’ 전략 마련에 참여해 잠재성장률 3%, 수출 세계 4강, 1인당 국민소득 5만달러라는 성장 목표를 제시했다. 거시경제 현안 대응부터 중장기 성장 전략 수립까지 경제정책 전반을 아우르는 경험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현직 1차관을 경제부총리로 승진 기용한 이번 인선은 정책의 연속성을 이어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이 차관을 앞세워 잠재성장률을 높이고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 이번 인선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그는 관료 사회에서 온화하고 합리적인 업무 스타일로 잘 알려져 있다. 기재부 재직 당시 직원들이 직접 선정하는 ‘닮고 싶은 상사’에 세 차례 이름을 올리며 명예의 전당에 등재되기도 했다. ▲ 대구(55세) ▲ 대구 경상고·서울대 경제학과졸 ▲ 미국 텍사스A&M대 경제학 박사 ▲ 행정고시 36회 ▲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 경제교육홍보담당관 ▲ 자금시장과장(부이사관) ▲ 경제분석과장 ▲ 종합정책과장 ▲ 경제정책국장 ▲ 대통령비서실 경제정책비서관 ▲ 기획재정부 차관보 ▲ 통계청장 ▲ 재정경제부 1차관
  • 정점식, 김용범 ‘무게중심 전환’에 “지지율 회복 위한 현금살포 아니길”

    정점식, 김용범 ‘무게중심 전환’에 “지지율 회복 위한 현금살포 아니길”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0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국정의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고 한 데 대해 “대통령 지지율 회복을 위해 현금 살포 소비쿠폰을 다시 뿌리겠다는 예고가 아니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 실장의 전날 게시글을 거론하며 “글의 주된 요지는 한국은행의 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을 소개하면서 ‘이재명 정부 1년간 성장 중심 국정의 성과로 인해 경제성장 회복의 흐름이 견고해졌고, 이제 거시지표상 성장의 온기가 고르게 퍼질 수 있도록 국정의 무게중심을 성장에서 분배 중심으로 일정 수준 옮겨야 한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를 두고 “이재명 대통령의 최근 ‘우리가 왼쪽을 너무 안 챙겼다’ 발언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며 “경제정책의 추를 ‘왼쪽’, 즉 좌파 쪽으로 이동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닌가 추정해 본다”고 지적했다. 정 원내대표는 성장률 전망치 상향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반도체 슈퍼사이클 덕분”이라며 “세계적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설비투자도 급증하면서 성장률이 오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모두 우리 기업들이 이룬 성과”라며 “기업들이 만든 성장세에 정부가 슬쩍 숟가락을 올려놓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민생 회복 소비쿠폰에 대해서도 “아주 일시적인 반짝 효과에 불과했다”고 했다. 이어 “거리에 나가서 자영업을 하시는 분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라”며 “열이면 열, 지금 경기가 역대 최악이라고 답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원내대표는 “성장 회복은 정부가 아닌 반도체 등 수출기업들의 공이지만 주식·부동산·물가 3대 불안은 전적으로 이재명 정부가 원흉”이라며 김 실장 경질과 국정 기조 전환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이재명 대통령=김용범 실장’ 두 분이 사실상 한 몸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 [데스크 시각] ‘하후상박’에 갇힌 기초연금 개혁

    [데스크 시각] ‘하후상박’에 갇힌 기초연금 개혁

    ‘하후상박.’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제시한 기초연금 개편의 뼈대다. 기존 수급액은 그대로 두되 추가 인상분을 더 가난한 노인에게 주자는 구상이다. 가난한 사람에게 후하게, 형편이 나은 사람에게 박하게 주겠다는 데 반대할 이유를 찾기는 어렵다. 그러나 복잡한 노후 소득 보장 체계를 ‘하후상박’이라는 단순한 배분 원칙만으로 풀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정작 ‘하’에서도 모순이 생긴다. 서울신문이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생계급여와 기초연금을 함께 받은 노인은 78만 3222명이다. 이 가운데 99.8%는 기초연금이 소득으로 잡혀 생계급여가 깎였다. 기초연금이 10만원 올라도 생계급여가 10만원 깎이면 손에 쥐는 돈은 그대로다. 반면 생계급여 선정 기준을 조금 웃도는 저소득 노인은 인상분을 고스란히 받는다. 감액 제도를 그대로 둔 채 하후상박을 밀어붙이면 극빈층보다 형편이 조금 나은 노인의 소득이 더 늘어나는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빈곤 노인을 구제하겠다며 가장 취약한 이들을 제자리에 묶어 두는 셈이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는 기초연금의 절반 등 일정 비율만 소득으로 잡자고 제안했다. 복지부도 재정 당국 등과의 협의를 전제로 감액 문제를 검토 중이다. 개편의 순서도 문제다. 하후상박이라는 방향을 먼저 못박고 세부 방안을 다듬는 것과 기초연금의 역할과 개편 목표부터 여러 대안을 놓고 따져 보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기초연금은 가난한 노인에게 선별 지급하는 생계비가 아니다. 그 뿌리는 2007년 국민연금 개혁과 함께 도입이 결정된 기초노령연금에 있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하로 줄어든 노후 소득을 보완하고 연금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게 최소한의 노후 소득을 보장하는 장치였다. 국민연금이 아직 노후 소득을 충분히 떠받치지 못하고 노인빈곤율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인 현실에서 기초연금을 저소득층 집중지원제도로 돌려세우는 것은 단순한 지급액 조정을 넘어 제도의 근간을 바꾸는 일이다. 누구에게 얼마를 줄지 계산기를 두드리기 전에 기초연금으로 어느 수준의 소득을 보장할지, 장기적으로 수급 범위를 줄이는 것이 타당한지부터 사회적 동의를 구해야 한다. ‘상’으로 분류될 노인들이 정말 연금을 덜 받아도 될 만큼 여유로운지도 따져야 한다. 국민연금연구원의 ‘2025년 기초연금 수급자 실태분석’ 보고서를 보면 수급자의 월평균 정기소득은 126만 6000원에 불과하며 이 가운데 기초연금이 26%를 차지한다. 수급자의 96.5%는 노후 준비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소득 하위 70% 안에서 상대적으로 형편이 낫다는 이유만으로 ‘여유 있는 노인’ 딱지를 붙일 수는 없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합쳐 최소 얼마를 보장할지 기준도 없이 몫을 덜어내는 것은 노인 간 ‘돌려막기’에 지나지 않는다. 수급 기준을 기준 중위소득에 연동하는 방안도 당장의 변화만 봐서는 안 된다. 올해 1인가구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은 월 247만원으로 기준 중위소득의 96.3% 수준이다. 현재 소득 하위 70%인 선정 기준을 ‘기준 중위소득 100%’로 바꾸면 이재명 정부에선 수급자가 줄지 않거나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노인 소득이 오를수록 기초연금에서 빠지는 사람이 늘어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망대로라면 수급률은 2050년 62%, 2070년 57%까지 낮아진다. 현 정부가 기존 수급자를 건드리지 않더라도 수급 축소의 부담은 이후 정부와 미래 노인에게 넘어간다. 하후상박은 배분 방식일 뿐 개혁의 궁극적 목표가 될 수 없다. 가난한 노인을 돕겠다며 형편이 조금 나은 노인의 몫을 누르는 방식으론 노후 불안을 근본적으로 덜 수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가난을 노인끼리 나누는 일이 아니라 국가가 책임질 노후 최저선을 정하는 일이다. 이현정 경제정책부 차장
  • [인사]충남도

    ■ 충남도 ◇2급 전보 △재난안전실장 신동헌 △AI기본사회보건복지실장 구상 ◇3급 전보 △충효예기획관 최원혁 △청년여성국장(계획인사교류) 이종익 △AI산업혁신국장 김영관 △경제통상국장 조일교 △자치행정국장 황침현 △사회연대경제국장 이종필 △문화체육관광국장 남성연 △기후환경산림국장 김영명 ◇3급 전출 △국토교통부 문석준 ◇4급 승진 △감염병위생과장 장동화 △보훈정책과장 한보현 △노동정책과장 이혜선 △세정과장 박철민 △농촌공간과장 문용현 △대전광역시 계획인사교류 고숙영 ◇4급 전보 △도지사비서실장 김민수 △혁신법무담당관 김기돈 △AI정보화담당관 소병욱 △안전정책과장 최필환 △사회재난과장 오세준 △자연재난과장 박중호 △하천과장 김홍대 △재난상황관리과장 성중진 △AI기본사회과장 조원태 △통합돌봄복지과장 최상미 △아동돌봄과장 이진숙 △보건정책과장 권민식 △마음건강과장 김은숙 △노인정책과장 정명옥 △장애인정책과장 이혁세 △청년정책과장 한미라 △성평등가족과장(계획인사교류) 이종민 △인재양성과장 임정희 △외국인정책과장(계획인사교류) 추영식 △미래산업과장 유재천 △AI산업육성과장 손영진 △첨단산업과장 이상모 △바이오신소재과장(계획인사교류) 김종순 △소상공경제정책과장 전병규 △중소기업지원과장 전병천 △산업입지과장 조정희 △자치행정과장 조상현 △운영지원과장 조모연 △인사과장 김창태 △사회연대경제정책과장 윤덕희 △사회연대경제육성과장 전근환 △새마을공동체과장 신현섭 △균형발전정책과장 임형균 △행정통합추진과장 김성호 △혁신도시정책과장 이필규 △광역협력기획과장 이성남 △관광진흥과장 백은숙 △미술관준비과장 김장언 △기후환경정책과장 정헌웅 △에너지과장 이승원 △환경관리과장 도중원 △자원순환과장 고완배 △산림정책과장 이용길 △산지관리과장 안규원 △물관리정책과장 공상현 △농정전략과장 이한규 △미래농업과장 장인동 △농식품유통과장 원길연 △축산정책과장 이형구 △건축정책과장 강남식 △주택도시과장 이정호 △토지공간정책과장 임택빈 △언론홍보담당관 송병훈 △농업기술원 스마트교육센터장 김동헌 △인재개발원 공무원교육과장 김경상 △인재개발원 도민교육과장 강인복 △충청남도자치경찰위원회 자치경찰행정과장 여운성.
  • 외신 “도박판 만들었다 곡소리…李대통령 역풍 맞은 상황” 연일 조명

    외신 “도박판 만들었다 곡소리…李대통령 역풍 맞은 상황” 연일 조명

    [3줄 요약]● 코스피는 연초 대비 50% 넘게 올랐지만 한 달 전 고점에서는 약 40% 폭락하는 등 사상 최악 수준의 변동성을 보였다.● 블룸버그는 이재명 정부가 해외투자 자금을 국내로 돌리기 위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빠르게 허용했다가 급락 뒤 다시 규제하면서 역풍을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부는 투자 선택권 확대를 위한 조치였다고 반박했지만,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한국 시장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해 제도를 설계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가파르게 올랐던 한국 증시가 극심한 급등락에 빠지면서 이재명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이 역풍을 맞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증시 띄우던 이재명 대통령, 극심한 급등락에 역풍’(Stock-Loving Korean President Under Fire Over Wild Market Swings)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코스피가 한 달 전 기록한 고점에서 약 40% 급락하면서 정책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최고 상승률 뒤 40% 폭락…“정부 최고위층 비상”한국 증시의 역설은 상승률과 변동성이 동시에 기록적이라는 점이다. 코스피는 3일 오전 기준 연초 대비 50% 넘게 올라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 투자 붐을 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상승장을 이끌었지만, 올해 하루 5% 이상 오르거나 내린 날도 32차례에 달했다. 블룸버그는 코스피 출범 이후 가장 변동성이 큰 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상승장을 배경으로 정부는 해외로 빠져나가는 투자자금을 국내 증시로 돌리는 방안을 추진했다. 당시 반도체 수출 호조로 기록적인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졌는데도 이른바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투자가 늘면서 자금 유출이 원화에 하방 압력을 가한다는 우려가 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1월 주요 증권사 대표들과 만나 대책을 논의했다. 정부는 부동산과 해외주식에 몰린 가계자금을 국내 자본시장으로 유도하는 전략의 하나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했다. 금융당국은 이후 승인 절차를 빠르게 진행했고, 5월 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첫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국내에 상장됐다. 레버리지 ETF는 파생상품 등을 활용해 기초자산의 하루 등락률을 2배 등 일정 배수로 추종해 손익을 증폭시키는 고위험 상품이다. 블룸버그는 이런 상품이 해외 주요 시장에서는 주로 전문투자자들이 거래하는 반면 한국에서는 개인투자자가 대부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이들 종목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가 한때 하루 전체 거래대금의 70% 이상을 차지하면서 특정 대형주와 고위험 상품으로 거래가 과도하게 쏠렸다. 서학개미 자금 잡으려 레버리지 ETF…급락하자 다시 규제문제는 시장이 급락하면서 터졌다. 지난주 코스피가 한 달 전 고점에서 약 40% 폭락하자 정부 최고위 당국자들 사이에 비상이 걸렸다고 블룸버그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11일 일정의 외교 순방으로 남미에 머물고 있었고 핵심 참모진 상당수도 동행 중이었다. 이 대통령과 참모들은 해외에서 증시 붕괴 상황을 지켜보며 급락세를 막을 대응책을 찾느라 분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도 금융당국 수장 2명이 예정된 휴가를 취소했고,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에서 의원들에게 사과한 뒤 경제당국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와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참석했다. 블룸버그는 대통령실 인사가 참석한 것은 이례적으로, 정부가 상황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였는지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정부는 이후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ETF 투자를 억제하는 대책을 잇달아 내놨다. 불과 몇 달 전 투자 선택권 확대를 이유로 상품의 문턱을 낮췄다가 시장 급락 이후 다시 규제로 방향을 튼 셈이다. 코스피는 대책 이후 금요일 하루 약 18% 급등해 사상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시장이 적어도 하루 동안 안정을 되찾았더라도 정치적 후폭풍은 이제 시작되는 단계라고 짚었다. 33세 개인투자자 김동우씨는 정부가 충분히 빨리 대응하지 못했다며 “이미 피해는 발생했다. 피해자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정부가 도박판 만들었다”…‘코스피 5000’ 책임론 국회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속도가 투자자 보호장치를 앞지른 것 아니냐는 추궁이 이어졌다. 개인투자자를 불필요한 위험에 노출했다는 지적이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블룸버그에 “(승인 과정이) 통상적인 절차로는 불가능할 정도로 빠르게 추진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부가 ‘코스피 5000’ 같은 특정 지수 목표를 내걸면 투자자들에게 당국이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주가를 떠받칠 것이라는 기대를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도 “정부가 상황을 진정시키겠다고 하지만 특히 아이러니한 것은 애초 이 ‘도박판’을 만든 것도 정부라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레버리지 ETF가 투자자 선택권을 넓히고 기존에 해외에서만 이용할 수 있던 상품을 국내에서도 거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됐다고 반박했다. 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커지면서 투자자 보호 조치가 필요해졌으며 추가 대책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애초부터 시장 상승을 무조건 부추겼던 것은 아니라는 설명도 있다. 이 대통령 측은 증시 과열을 부추기지 않기 위해 상승장을 공개적으로 자축하는 데 신중해왔다고 블룸버그에 설명했다. 다만 이 대통령이 증시와 정치적으로 강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그는 2025년 대선에서 ‘코스피 5000’을 공약했고 취임 뒤에도 부동산에 몰린 가계자금을 주식시장으로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 코스피가 8000선 아래로 밀렸을 때도 이를 일시적인 조정으로 평가하며 한국 증시가 여전히 저평가됐다고 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한국이 2~3년 안에 시가총액 기준 세계 3대 증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당시 낙관론은 정부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5월 코스피 목표치를 9000으로 높였고, JP모건도 강세 시나리오에서 1만을 제시했다. 상품보다 제도설계가 문제…“한국 시장 특성 고려했나”결국 쟁점은 레버리지 ETF라는 상품 자체보다 한국 시장의 특성을 감안해 제도가 설계됐느냐는 데 모인다. 이윤수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환율 문제 때문에 상품 도입을 추진할 정책적 논리는 있었지만, 해외에 존재하는 상품이라고 해서 한국에서도 반드시 적합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개인투자자 비중과 시장 특성, 그에 따른 위험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면 정책 실패라는 비판이 나올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 대통령이 임기 14개월째이고 국회에서도 안정적인 다수 의석을 확보해 당장 선거 압박을 받는 상황은 아니라고 짚었다. 다만 증시 급락이 소비와 지지율에까지 영향을 미칠 경우 세수 확대와 복지 지출, 대기업 규제 강화, 신규 반도체 산업단지 구축 등 주요 경제정책 추진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전날 ‘코스피 폭락에 무너진 개미들, LEE(이재명 대통령)를 비난하며 다시는 안 산다고 다짐한다’(Crushed by Kospi Rout, Angry Koreans Rip Lee and Vow Not to Buy)는 제목의 기사에서도 한국 개미 투자자들의 분노를 집중 조명한 바 있다. 주식 투자를 위해 아파트를 담보로 5000만원을 대출받았다는 40대 이정민씨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레버리지 ETF로 불난 집에 기름을 부었다”며 “주식 시장을 카지노판으로 만들어버린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 추경호, 취임 후 첫 대구시 간부 인사…젊은 인재·실무형 전진 배치 눈길

    추경호, 취임 후 첫 대구시 간부 인사…젊은 인재·실무형 전진 배치 눈길

    추경호 대구시장이 조직개편에 앞서 취임 후 첫 간부 인사를 단행했다. 인공지능(AI)과 도시개발, 교통 등 핵심 정책 부서에 젊고 실행력 있는 간부를 기용했다. 이와 함께 풍부한 실무 경험으로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전면 배치했다. 시정 비전인 ‘변화와 성장, 더 나은 내일’을 실현하고 일하는 조직 문화를 뿌리내리게 하려는 추 시장의 철학이 담겼다. 대구시는 다음 달 3일 자로 3급 이상 16명과 4급 86명 등 국·과장급 102명에 대한 2026년 하반기 인사를 단행한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인사는 조직 내부의 폭넓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실무 현장과 조직을 가장 잘 아는 내부의 객관적인 평가를 최대한 반영하는 등 추 시장이 지속해서 강조한 인사 원칙을 반영했다. 특히 출신이나 배경을 불문하고 그동안의 업무 성과와 전문성, 책임감을 비롯한 조직 기여도를 종합했다. 이를 통해 실제로 일하고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최적임자를 적재적소에 배치했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추 시장이 시정 최대 과제로 꼽은 민생 경제를 회복하고자 경제·산업 분야 부서에는 젊은 간부들이 포진됐다. 확대 개편되는 원스톱기업투자센터장에는 강한 추진력을 갖춘 김동혁(42) 신공항정책국장을 배치했다. 그는 앵커기업 유치와 기업 애로 해소, 규제혁신을 현장에서 직접 챙기며 가시적인 투자 성과를 창출하는 역할을 맡는다. 정책기획관에는 현안 조정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이상민(46) 원스톱기업투자센터장이 승진 발탁됐다. 이 기획관은 민선 9기 공약과 핵심 현안을 총괄하는 시정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인공지능정책관에는 산업 이해도와 변화 대응력을 두루 갖춘 정민규(46) 문화예술정책과장을 발탁해 지역 주력산업과 미래산업 전반의 인공지능 전환에 속도를 내도록 했다. 청년정책을 총괄할 청년정책과장은 젊은 감각을 갖춘 조경동(40) 경제정책관을 발탁했다. 도시계획·개발과 도시정비 분야 전문성 강화를 위해 도시주택국도 도시건설국과 건축주택국으로 재편됐다. 도시건설국장 직무대리에는 황선필(39) 공항건설총괄과장을 깜짝 발탁했다. 신공항 건설 관련 부서를 두루 거친 그는 도시계획과 군사시설 이전을 비롯한 대형 개발사업의 이해관계 조정 등의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건축주택국장으로는 김병환(57) 도시건설본부장을 보임했다. 현장 경험이 풍부한 그는 건축행정 전반에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교통국장에는 허주영(44) 도시주택국장이 자리를 옮긴다. 허 국장은 과거 철도시설과장을 지내며 쌓은 도시철도와 역세권 개발 분야 기획 역량을 교통 정책 수립에 발휘할 전망이다. 공항정책국장은 허준석(48) 교통국장이 자리를 옮겨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의 국가 사업 전환 등을 총괄한다. 이는 교통과 도시개발, 공항 업무를 거친 간부들에게 서로 맞물리는 보직을 맡겨 대형 기반시설 사업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다. 이 밖에도 실무진에는 내부에서 잔뼈가 굵은 과장급 간부들이 다수 배치됐다. 경제정책과장에는 산업 현장 경험이 풍부한 서성철(53) 산단진흥과장을, 민생경제과장에는 시정 전반의 폭넓은 경험을 갖춘 이문영(56) 총무과장을 임명했다. 투자유치과장은 오창균(54) 농산유통팀장을 각각 보임해 지역 경제 회복부터 기업 유치까지 원스톱 경제정책의 진용을 강화했다. 기획·인사 등 핵심 보직을 두루 맡아 온 원정민(56) 인사혁신과장은 안전정책과장으로 안전 정책을 빈틈없이 살핀다. 김정화(51) 섬유패션과장은 홍보담당관으로 자리를 옮겨 도시브랜드 홍보 강화 업무를 맡는다. 추 시장은 “이번 인사는 민생 경제 회복을 비롯해 대구 미래를 좌우할 핵심 과제를 신속하고 과감하게 추진하기 위한 첫 대규모 인사”라며 “모든 공직자가 시민의 목소리를 빈틈없이 정책에 담고 분명한 성과로 보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 [인사]대구시

    ■대구시 ◇3급 승진 △공보관 한응민 △정책기획관 이상민 ◇3급 전보 △원스톱기업투자센터장 김동혁 △신공항건설단 공항정책국장 허준석 △건축주택국장 김병환 △교통국장 허주영 △행정국 인사혁신과(경북대 파견) 정재석 ◇3급 직무대리 △도시건설국장 황선필 △상수도사업본부장 최미경 △도시건설본부장 노태수 △도시철도건설본부장 병철 ◇3급 전입 △기후에너지환경국장 지형재 ◇3급 전출 △서구 권오환 △북구 김정섭 ◇3급 직제개편 △인공지능혁신성장실장 직무대리 김태운 △맑은물추진단장(개방형직위) 장재옥 ◇4급 승진 △공보관실 홍보담당관 김정화 △재난안전실 사회재난과장 박정호 △행정국 자치행정과장 장현섭 △보건복지국 어르신복지과장 김연희 △문화체육관광국 문화유산과장 하지영 △기후에너지환경국 수질개선과장 변명희 △기후에너지환경국 공원정원과장 전채영 △인공지능혁신성장실 반도체소프트웨어과장 심관택 △원스톱기업투자센터 투자유치과장 오창균 △신공항건설단 신공항건설국 공항건설총괄과장 김상민 △도시건설국 건설산업과장 지주규 △도시건설국 토지정보과장 윤정용 △도시건설국 도시균형개발과장 장성훈 △보건환경연구원 질병연구부장 조정옥 △보건환경연구원 물환경연구부장 이명숙 △보건환경연구원 대기환경연구부장 박희선 △보건환경연구원 동물위생시험소장 서용열 △상수도사업본부 급수부장 곽효정 △행정국 인사혁신과(행정안전부 파견) 심계원 ◇4급 직무대리 △기획조정실 평가혁신담당관 박다원 △재난안전실 자연재난과장 전명석 △재난안전실 중대재해예방과장 예성희 △행정국 총무과장 이대진 △문화체육관광국 관광산업과장 신세나 △경제국 고용노동정책과장 용창준 △교통국 버스운영과장 임길호 △교통국 도로과장 오명병 ◇4급 전보 △비서실장 이성용 △기획조정실 지능정보화담당관 전옥순 △재난안전실 안전정책과장 원정민 △재난안전실 민생사법경찰과장 권두성 △행정국 인사혁신과장 이재달 △행정국 신청사건립과장 권순팔 △보건복지국 복지정책과장 한기봉 △청년여성교육국 청년정책과장 조경동 △청년여성교육국 성평등정책과장 김지현 △청년여성교육국 출산보육과장 전미자 △문화체육관광국 문화예술정책과장 심신희 △기후에너지환경국 기후환경정책과장 박병희 △인공지능혁신성장실 인공지능정책관 정민규 △인공지능혁신성장실 미래모빌리티과장 김신영 △인공지능혁신성장실 의료산업과장 강문경 △인공지능혁신성장실 대학인재혁신과장 김성진 △경제국 경제정책과장 서성철 △경제국 민생경제과장 이문영 △경제국 사회연대경제과장 윤정희 △경제국 산단진흥과장 노경완 △원스톱기업투자센터 규제혁신과장 정선애 △신공항건설단 공항정책국 공항활성화기획과장 박철희 △신공항건설단 공항정책국 공항재정과장 조경재 △신공항건설단 신공항건설국 공항건설지원과장 이정임 △건축주택국 건축과장 김상연 △건축주택국 도시정비과장 박기현 △교통국 교통정책과장 장지숙 △교통국 교통정보운영과장 박우미 △상수도사업본부 경영관리부장 홍석희 △상수도사업본부 생산수질부장 김기 △상수도사업본부 시설관리소장 정춘수 △도시건설본부 건설토목부장 김성근 △차량등록사업소장 서귀용 △도시공원관리사무소장 권건 △행정국 인사혁신과 이완섭 △원스톱기업투자센터 투자유치과(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파견) 신규원 ◇4급 전입 △기획조정실 공공기관이전담당관 정동화 △행정국 회계과장 김순자 △인공지능혁신성장실 섬유패션과장 황영희 ◇4급 전출 △남구 정규대 △달서구 안병락 ◇4급 직제개편 △문화체육관광국 콘텐츠산업과장 이현미 △기후에너지환경국 물에너지산업과장 이호준 △기후에너지환경국 자원순환과장 권영칠 △맑은물추진단 맑은물정책과장 최문도 △맑은물추진단 친수공간과장 송명수 △인공지능혁신성장실 기계로봇과장 이윤정 △인공지능혁신성장실 창업벤처과장 이은경 △신공항건설단 공항정책국 공항도시과장 고재활 △도시건설국 도시계획과장 민병룡 △도시건설국 군사시설이전정책과장 조희동 △건축주택국 주택과장 김명수 △건축주택국 도시디자인과장 강연근 △도시철도건설본부 건설부장 원중근 △도시철도건설본부 기전부장 우원구 △대외협력본부장 박수관 △시설안전관리사업소장 박병준 △여성회관장 김경미 △체육시설관리사무소장 천정원
  • [박성원의 직설대담] “제조업 강점 살려 ‘AI 1등 국가’로 간다면 경제 또 한번 도약”

    [박성원의 직설대담] “제조업 강점 살려 ‘AI 1등 국가’로 간다면 경제 또 한번 도약”

    “우리 땅에 팹 증설로 초격차 확보서남권 반도체, 규제 원샷 해결 기회AI 생태계에서 협상 능력 갖춰야”“대기업·중기·스타트업 공존 모색‘국민역량 기본계좌제’ 도입 필요국회 의석 30%는 청년에게 줘야”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2.6%로 상향 조정했다. 이를 놓고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은 양극화 성장일 뿐이라는 해석과 이재명 정부가 추진해 온 성장전략의 효과라는 평가가 엇갈린다. 김성식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과거 보수 정당에 몸담았지만, 이재명 대통령에 의해 발탁돼 경제발전 방향과 전략을 자문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그를 만나 현재의 경제 상황과 향후 정책기조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았다. -안에 들어와 겪어 본 이재명 정부 1년을 평가해 본다면. “이재명 정부는 제조업이 중국에 추격당하고, 윤석열 정부의 거친 정책으로 경제가 추락하던 상황에서 출범했다. 게다가 윤 전 대통령이 저지른 불법 계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관세 협상, 이란 전쟁까지 대응해야 하는 1년이었다. 노동을 중시하면서도 대기업들과 함께 3대 메가프로젝트 같은 인공지능(AI)·반도체 중심의 경제대전환을 추구해 왔다. 서민들의 소비 기반을 확대하고 기술환경 시대에 맞는 전환 역량을 만들어 주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해 왔다고 본다.”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수출과 성장률이 좋아졌지만 양극화 성장의 그늘도 나타나는데. “반도체가 슈퍼사이클을 맞으면서 공급가격도 뛰고 많은 성과를 올리는데 주식시장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의존도가 커졌다. 산업 간 계층 간 성장의 양극화, 소득과 일자리의 양극화 문제가 도드라졌다. 각 정부 부처가 집중해야 할 과제다.” -지난달 29일 정부가 발표한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과 관련해 환경론, 친노조 성향의 국정 기조와 지지층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AI 경제 시대의 바탕이 되는 반도체 메모리에 과감한 투자를 이끌어 내고, 이를 위한 인프라를 마련하는 전략을 외국이 아닌 우리 땅에서 펴게 된 것이다. 서남권만이 아니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지지부진했던 건설도 7년 가까이 앞당기고, 3대 메가프로젝트를 통해 규제 완화 문제도 해결해 나가는 계기가 마련됐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적합하지 않다’가 아니라 이런 프로젝트를 계기로 모든 숙제를 한꺼번에 풀어가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불가능할 게 없다.” -이 대통령은 “차별의 설움을 견뎌 온 호남에 대한 역사적·국민적 보상”이라 했지만, 기업의 자율적 판단에 맡겨져야 할 투자를 권력이 정치적 필요에 의해 밀어붙였다는 지적도 있다. “영남권엔 여러 차례 공장과 산단이 지어졌다. 서남권 팹 증설뿐만 아니라 용인, 평택의 반도체 산단 조기 완공과 충청권의 후공정 시설 확보까지, 이렇게 크게 하나의 축이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AI 데이터센터를 통한 지능생산 역량 확보도 중요한 과제다. 피지컬 AI는 제조 기반이 강한 영남권이 중심이다.” -AI 대전환기에 우리에게 중요한 생존전략은 무엇이라고 보나. “메모리 중심의 강력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초격차를 벌려 나가고 이것을 협상력으로 해서 차기 칩이나 AI 생태계의 설계단계부터 우리 기업과 함께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부품만 파는 게 아니라 지식재산권을 함께 공유해야 한다. 부품공급자에 머무르는 대만과 우리는 달라야 한다. AI 생태계 전체에서의 협상 능력을 갖춰야 한다.” 김 부의장은 “우리는 제조 AI, 피지컬 AI가 폭발적으로 전개될 수 있는 전환점에 서 있다”면서 “제조 AI의 독자적 업그레이드를 우리의 파운데이션 모델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의 제조업 강점이 말을 하기 시작하는 시대가 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전닉스, 현대차, 스타트업, 여러 소부장 업체 경영진을 쫙 만나고 간 것도 그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떠도는 기사를 모아서 보여 주는 지금까지의 AI 수준에서 앞으로는 제조 공정에서의 데이터, 숙련공들의 암묵지, 이런 게 중요해지는 시대다. 우리는 반도체만 잘 만드는 게 아니라 제조능력을 잘 발전시키고 유지해 온 나라다. 숙련공들이 다 은퇴하기 전에 그것을 데이터화해서 인공지능을 발전시켜야 한다. 한국은 어디에도 들어가 있지 않은 제조데이터를 갖고 있다. 이걸 바탕으로 피지컬 AI를 하려는 것이다. 제조 강점을 살려 AI 1등 국가로 간다면 또 한 번 경제가 도약할 수 있다.” -인공지능 전환, AX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불균형이 나타나고 청년들의 취업문은 더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들이 협력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주고 스타트업들의 혁신성과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능력을 많이 가진 기업들이 사장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데이터를 잘 쓸 수 있도록 표준화하는 기술, 데이터 간 링크 역량을 가진 스타트업 기업들이 적지 않다. 대기업들도 스타트업, 중소기업과 AX에서 협업을 하면서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자신들의 역량도 점프업을 할 수 있다. 지금 인공지능 때문에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하지 않는 바람에 청년 일자리에 약 5년간 일종의 죽음의 계곡이 닥쳐오고 있다. 그 기간이 지나면 오히려 사람이 부족한 시대가 올 것이다. 아무리 AI가 들어가도 꼭 인간이 챙겨 봐야 할 부분에 인력들이 필요하다. 정부가 과감한 교육과 소득 지원을 해서 인공지능 공존형 일자리에 청년들이 대거 투입될 수 있도록 대기업과 협력해야 한다. 청년들에게 고통을 넘겨준 세대가 책임 있게 이 길을 열어 줘야 한다.” -지난 4월 국민경제자문회의 첫 회의에서 ‘성장다운 성장, 포용다운 포용’이라는 화두를 던졌는데, ‘성장다운 성장’이란 뭘 말하는 건가. “5년간 150조원을 운용하기로 한 국민성장펀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처음에는 대기업들의 저리 대출 중심으로 설계가 됐는데, 50조원 정도는 혁신벤처의 스케일업 투자에 쓸 수 있도록 요청했다. 이미 몇 개의 주요 유망 스타트업들에 국민성장펀드에서 지분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단기 부양이 아니라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인적 자원의 육성, 기업투자를 가로막는 제도들에 변화를 가져오는 게 성장다운 성장이다.” -AI 3대 강국 목표 실현을 위한 인재 육성 방안은 뭐라고 보나. “기존 교육을 완전 혁파하고 재설계해야 한다. 학교 이후 교육, 평생교육이 지금처럼 중요해진 적이 없다. ‘국민역량 기본계좌제’가 필요하다. 프랑스에서는 사회적 인출권이라는 게 시행되고 있다. 우리의 경우 내일배움카드제가 있는데, 새로운 전직훈련을 할 때 교육비를 대주는 것이다. 이걸 발전시켜서 기본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재교육을 해주고 소득보장과도 결합시키자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일종의 시민권처럼 1, 2년 정도는 먹고살 걱정 없이 재교육을 받게 해 주자는 제도다.” -AI는 생산성을 높이기도 하지만 시장 집중과 불평등을 심화시킬 위험성도 제기되고 있다. 혁신과 공정한 경쟁을 이룰 수 있으려면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세 가지다. 첫째, 앞서 말한 국민역량 기본계좌제를 시행하고 둘째, 컴퓨팅 접근권도 보장해야 한다. 토큰(인공지능 사용단위) 경제 시대에는 AI의 연산능력에 대한 접근권에서부터 차등이 생겨난다. 당장 내년부터는 대학 학점이 학생들이 얼마나 인공지능을 잘 사용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부모로부터 많은 걸 물려받은 친구들은 AI 에이전트 몇 개씩 돌려 가며 토큰 사용에 아무런 부담을 안 느끼면서 쓸 거고 그렇지 않은 친구는 월정 유료 버전도 못 쓰는 일이 생길 거다. 마지막 세 번째는 대기업만의 인공지능 전환이 아니라 중소기업 AX를 정부가 지원해서 말단까지 우리 제조업의 강점을 확실히 살려 나가도록 하는 일이다.” -청년 신규 고용 창출을 위해서는 기득권 노조의 권리보호 위주에서 벗어나 경직된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은데. “기업들이 고용을 부담스러워하는 건 경기가 나빠졌을 때 해고를 못 하기 때문이다. 김대중 정부 때 도입했던 정리해고제가 지금 법에도 있지만 작동을 안 하고 있다. 이걸 사회적 논의에 부쳐 봐야 한다. AI 시대에는 연공서열형 임금체계가 더이상 유지되기 어려워진다. 직무급·성과급으로 전환하지 않는 기업은 어려움에 처할 것이다.”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사용자성 인정과 교섭 대상 여부를 놓고 혼란이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근로조건의 격차를 원·하청 문제로 전가해 온 결과가 노란봉투법에 투영돼 있다. 이 문제를 사용자성에 대한 판정과 교섭 문제로 해결할 수 있는 건지는 좀 지켜봐야 한다. 노봉법이 완벽한 처방인가에 대해 여야 모두 같이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다. 동시에 왜 그런 극단적 처방으로 해결하자고 했는지에 대해서는 경영자도 돌아봐야 한다. 노봉법이 작동하려면 원청의 정규직 노동자들도 이 교섭에 함께 들어와서 단일교섭을 해야 한다. 그게 원래 취지였는데, 분리교섭 길을 열어 버렸다. 책임 있는 모습이 아니다. 오히려 연대 의식을 발휘해야 노봉법의 정신도 산다. 지금은 다 빠져 있다. 심지어 하청노동자들에게 잘해 주면 우리 거 빼앗기는 거 아니냐고 하는 상황이다.” -2030세대는 지금 취업난으로 자산 축적 기회가 막혀 있다. 집을 사려면 대출도 막혀 있고, 치솟는 전월세 가격에 전세 매물까지 부족해 불안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 “청년들에게 의자를 내줄 생각을 해야 한다. 청년이 인구의 30%를 넘는데 지금 국회에는 청년들의 발언권, 대표성이 3% 정도밖에 반영돼 있지 않다. 경제대국을 논하면서 청년 대표성이 민주국가 중 꼴찌권에 있다. 민주당의 당대표 선거는 586세대들이 주름잡고, 국민의힘도 극우의 틀에서 청년들을 동원이나 하려고 한다. 청년들 위한다는 소리 그만하고 청년들의 대표성이 확연해지도록 국회 의석, 주요 의사결정 포스트에 의자를 내줘야 한다. 10개 중 3개는 내줘야 한다.” ■김성식 부의장은 1958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부산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민주화운동으로 두 차례 구속됐으나 1987년 이후 사면복권됐다. 한국노총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정책기획부장, 나라정책연구원 정책기획실장을 거쳤다. 몸담았던 통합민주당이 신한국당과 합당한 뒤 18대 총선(2008년)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서울 관악갑에서 당선됐다. 2011년 당 혁신을 요구하며 탈당한 뒤 20대 총선(2016년)에서 국민의당 소속으로 재선됐다. 당 정책위의장과 국회 4차산업혁명특위 위원장을 지낸 보수·중도 성향의 경제정책통이다. 의원 시절 다당제 연합정치 실현을 추구했다. 2025년 12월 이재명 대통령 직속의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에 기용됐다. 박성원 논설위원
  • 새 국조실장에 ‘예산통’ 임기근 기획처 차관… 靑 “경제정책 전문가”

    새 국조실장에 ‘예산통’ 임기근 기획처 차관… 靑 “경제정책 전문가”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신임 국무조정실장(장관급)으로 임기근 기획예산처 차관을 임명했다. 임 신임 실장은 기획재정부(기획예산처·재정경제부 전신)의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경제관료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성숙 국무총리 취임에 맞춰 사의를 표명한 윤창렬 국조실장의 후임자로 임 신임 실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성 수석은 “임 실장은 경제정책 분야 최고 전문가”라며 “복잡한 경제 정책을 조율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부처 간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국정 현안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행정고시 36회로 공직에 입문해 기재부 정책조정국장, 예산총괄심의관, 조달청장, 기획예산처 차관 등을 거쳤다. 경제부처 예산을 총괄하는 경제예산심의관을 지내며 코로나19 당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금과 손실보상 관련 예산 편성을 맡았다. 균형감 있는 예산 운용과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 내에서도 신망이 두텁다. 특히 기획처가 출범한 지난 1월부터 박홍근 장관이 취임한 3월 말까지 장관 직무대행으로서 조직개편 초기 혼란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으로 조직을 운영했다. 국무회의에서도 이 대통령의 ‘돌발 질문’에 막힘없이 답변하는 등 업무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 기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낸 한 총리와 협업한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국조실장으로서도 역할을 잘할 거란 기대감이 나온다. 성 수석은 “국무총리를 보좌하며 초격차 산업 강국 도약과 국민 모두의 성장 등 대체 불가 대한민국의 구현을 뒷받침할 적임자”라고 덧붙였다. 임 실장은 1968년 전남 해남 출생으로 광주송원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인디애나대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한편 성 수석은 윤 전 국조실장 사의 표명과 관련해 “새 총리가 임명돼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새 국무조정실장을 통해 호흡을 같이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전임 실장의 의견도 존중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1968년 출생 △전라남도 해남군 △광주송원고 졸업 △서울대 경영학과 학사 △미국 인디애나대 경제학 석사 △기획재정부 예산정책과장 △예산총괄과장 △재정기획심의관 △행정국방예산심의관 △공공정책국장 △정책조정국장 △경제예산심의관 △예산총괄심의관 △재정관리관 △조달청장 △기획예산처 차관
  • 장관급 국무조정실장에 임기근 기획예산처 차관

    장관급 국무조정실장에 임기근 기획예산처 차관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장관급 국무조정실장에 임기근(58) 기획예산처 차관을 임명했다. 임 신임 실장은 전남 해남 출신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6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과 예산총괄심의관과 조달청장을 역임했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임명 사실을 발표하며 “복잡한 경제정책을 조율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국무조정실장으로서 부처 간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국정 현안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무총리를 보좌하며 초격차 산업 강국 도약과 국민 모두의 성장 등 대체불가 대한민국 구현을 뒷받침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국무조정실장은 장관급이지만 인사청문회 대상이 아니어서 임명과 동시에 업무를 시작한다. 이 대통령은 한성숙 국무총리 체제로 전환하면서 새롭게 국무조정실장을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
  • “인천e음 캐시백 월 20만원으로 상향”… 지역상권 활성화 기대

    “인천e음 캐시백 월 20만원으로 상향”… 지역상권 활성화 기대

    “예전에는 장 보러 대형마트에 가던 손님들이 ‘인천e음카드’ 때문에 동네 가게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인천 부평구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A씨는 18일 인천e음의 등장을 “골목상권의 판도를 바꾼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2018년 출범한 인천e음은 전국 지역화폐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인천연구원은 당시 인천e음 가입자 수와 결제액 증가가 기존 지역화폐 사례와 비교해 “예외적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인천e음은 단순한 할인 카드를 넘어 소비 흐름 자체를 바꿨다. 인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2019년 5~8월 인천e음 결제액은 1094억원에 달했고 이 가운데 약 240억원은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에서 슈퍼마켓·편의점으로 이동한 소비로 추정됐다. 지난해 인천e음의 결제액은 2조 5976억원에 달한다. 연구진은 인천e음 결제가 가능한 골목상권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지역 내 소비를 확대하고 서울·경기 등 외부 지역으로 빠져나가던 소비를 인천에 머물게 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지역경제 활성화 선순환은 결제 금액의 일정액을 돌려주는 캐시백이 핵심 역할을 했다. 시민들이 인천e음을 사용하면서 쏠쏠한 재미를 본 덕이다. 민선 8기 유정복 시장은 임기 막판 월 최대 캐시백을 기존 3만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했다. 박찬대 인천시장 당선인은 취임 즉시 이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민생회복 100일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박 당선인은 애초 캐시백을 15% 수준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선거 과정에서 상향 조정했다. 최종적으로는 캐시백 20%를 유지하면서 월 결제 한도를 기존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민선 8기에서 월 최대 10만원이던 캐시백은 민선 9기 들어 월 20만원으로 두 배가 되고 지역 상권에 미치는 영향도 더 커질 전망이다. 박 당선인은 이를 위해 취임 직후 24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겠다고 공약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찬성 측은 고물가와 소비 위축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지역화폐 확대가 골목상권 회복에 즉각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재정 건전성을 우려하는 쪽에선 캐시백 경쟁이 지속되면 시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인천e음 정책의 핵심은 단순한 할인 혜택이 아니라 지역 내 소비 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고 강조한다. 캐시백은 소비를 유도하는 수단일 뿐 궁극적으로는 지역 자금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고 지역 상권 안에서 반복적으로 순환해야 정책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설명이다. 출범 8년째를 맞는 인천e음은 이제 단순한 지역화폐를 넘어 인천 경제정책의 상징이 됐다. 10% 캐시백으로 시작해 20% 확대 논쟁에 이르기까지 인천e음의 역사는 곧 인천 골목상권 활성화 정책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 것이다. 박 당선인의 공약이 현실화할 경우 인천e음은 다시 한번 지역 소비를 끌어올리는 촉매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지속 가능한 재원 마련과 정책 효과 검증은 함께 풀어야 할 숙제다. 인천시 관계자는 “재원 마련에 대해선 박 당선인 인수위원회와 여러 각도로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 [기고] 이재명 정부 1년 성과와 과제

    [기고] 이재명 정부 1년 성과와 과제

    이재명 정부 1년은 한국 경제가 복합위기의 압박 속에서도 회복의 방향을 되찾은 시간이었다. 세계 경기 둔화, 중동 정세 불안, 물가 압력, 금융시장 변동성이 한꺼번에 겹친 상황에서 정부는 경기 회복과 민생 안정, 미래 성장 기반 확충을 동시에 추진했다. 성과를 과장할 필요는 없지만, 주요 지표가 보여 주는 흐름은 분명하다. 한국 경제는 다시 움직이고 있고, 경제정책도 단기 대응을 넘어 구조 전환의 궤도에 올라서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경제성장률의 반등이다. 올해 1분기 전기 대비 1.7%, 전년 동기 대비 3.6%를 기록했다. 주요 기관과 투자은행의 전망치 상향 조정이 회복세의 신뢰도를 뒷받침한다. 한국은행은 2.6%, 금융연구원은 2.8%까지 올렸다. 성장은 세수 개선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국세수입은 올해 415조원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회복이 기업 실적과 소비 개선을 거쳐 재정 기반을 보강하는 선순환의 단초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된다. 고용 지표도 긍정적인 흐름이다. 출범 전후 각 10개월을 비교하면 수도권뿐 아니라 비수도권 일자리도 함께 늘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경기 회복의 온기가 지역으로 확산할 가능성을 보여 주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대외 부문 성과도 가볍지 않다. 반도체 호황으로 수출 규모가 세계 5위권에 올라섰고, 경상수지는 역대 최대 수준의 흑자를 냈다. 코스피 상승과 증시 시가총액 순위 도약은 국내 자본시장에 대한 재평가의 신호다.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이후 외국인의 국고채 순매수가 확대된 점, 3대 국제신용평가사가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점도 대외신인도 관리의 성과로 꼽힌다. 민생물가 관리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미·이란 전쟁 이후 주요국 물가가 다시 불안해지는 국면에서 한국의 소비자물가는 비교적 안정적이다. 물가는 거시 수치가 아니라 국민의 장바구니 문제다. 석유류와 먹거리 가격 안정을 위한 현장 대응과 시장 질서 확립 조치가 일정한 효과를 거뒀다는 점은 평가받을 만하다. 정부 조직 재설계도 눈에 띈다. 예산 기능의 재배치, 인공지능(AI) 대전환,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등은 성장·재정·산업·기후·지역 정책을 하나의 전략 아래 움직이게 하려는 시도다. 재정경제부에 혁신성장실과 국고실을 신설해 첨단산업·전략투자·국가자산 관리 기능을 강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직 개편의 진정한 의미는 부처 이름이 아니라 정책 실행의 정합성에서 나온다. 지금의 회복세를 지속적인 성장으로 굳히기 위한 남은 4년의 과제는 분명하다. 첫째, 수도권 부동산 가격의 안정적 관리다. 경기 회복의 온기가 자산 가격 불안으로 번지면 애써 쌓은 민생 안정의 성과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AI 3강 진입이다. 인재·데이터·반도체·전력·규제개혁을 아우르는 중장기 실행계획이 맞물려 작동해야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국가의 미래 먹거리가 걸린 과제인 만큼, 형성된 분위기를 흔들림 없는 실행력으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주가 상승이 실제 모험자본 투자와 생산적 금융으로 이어지도록 자본시장의 유인체계를 정비하고 관련 제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미국·이란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에너지·공급망 차질에 대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출범 1년의 성과는 고무적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지금의 회복이 일시적 반등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나아가도록 그 동력을 더욱 단단히 다지는 일이다. 한재준 인하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 “김동연 이어 추경호”…부총리 출신 광역단체장 계보 잇는다

    “김동연 이어 추경호”…부총리 출신 광역단체장 계보 잇는다

    6·3 지방선거에서 추경호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구시장에 당선되면서 경제 사령탑 출신 광역단체장이 2회 연속 배출됐다.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에서 김동연 전 부총리가 경기지사에 당선된 데 이어 이번에도 부총리 출신이 대형 광역자치단체 수장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추 당선인은 53.92%의 득표율로 45.5% 득표율을 보인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그는 윤석열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대표적인 경제 관료 출신이다. 1987년 경제기획원 근무를 시작으로 경제 분야 공직 경력을 쌓아왔다. 부총리 출신 광역단체장이 연속으로 배출된 건 28년 만이다. 조순 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장이 1995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으로 당선됐고, 임창열 전 경제부총리가 1998년 경기지사에 당선된 바 있다. 이후 2022년 문재인 정부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출신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당선된 데 이어 이번에 추 당선인까지 승리하면서 부총리 출신 광역단체장의 명맥이 이어지게 됐다. 김 지사는 1982년 제26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기재부 예산실장과 제2차관, 국무조정실장 등 요직을 거쳤다. 이번 선거에서는 기재부 출신 인사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기재부 경제정책국장과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을 지낸 육동한 춘천시장 당선인을 비롯해 양충모 남원시장 당선인, 공영민 고흥군수 당선인 등이 나란히 당선됐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중앙정부 네트워크와 예산 확보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지역 경제 활성화와 대형 국책사업 유치, 국가 예산 확보에 강점을 가진 후보라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양 당선인은 이날 “다음 주부터 예산실을 직접 방문해 주요 사업 예산 확보에 나서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앙부처 인맥과 예산 편성 경험을 갖춘 경제관료 출신 단체장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지역 현안 사업과 국책사업 유치를 둘러싼 예산 확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하반기 잠재성장률 높이고 ‘K자형 양극화’ 해소 집중

    하반기 잠재성장률 높이고 ‘K자형 양극화’ 해소 집중

    올해 수출 9000억 달러 돌파 전망세수 증대에 적극 재정 기조 유지금융·노동·연금 구조개혁 본격화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의 초점을 ‘잠재성장률 반등’과 ‘양극화 해소’에 맞추기로 했다. 최근 국내총생산(GDP) 반등과 반도체 수출 호조가 ‘K자형 양극화’를 초래했다는 점에서다. 급증하는 세수를 기반으로 적극 재정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로 인식되는 금융·노동·연금 분야 구조개혁에도 본격 나설 방침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6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 추진 방향을 보고했다. 먼저 구 부총리는 인공지능(AI) 대전환 흐름에 따라 반도체 호황이 최소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가 이끄는 한국의 수출 실적도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에서 올해 통관 수출이 지난해보다 30.3% 증가한 924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사상 처음 7000억 달러를 돌파한 수출액이 올해 반도체 수요 증가로 더 큰 폭으로 늘어날 거란 전망이다. 중국, 미국, 독일에 이어 세계 4위 수출 대국에 올라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에는 세계 8위였다. 올해 실질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1.9%에서 2.5%로 0.6% 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올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0%에 육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세수는 실질 성장률이 아니라 물가의 영향을 반영한 명목 성장률에 연동되기 때문에 큰 폭의 세수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수출 호조 속에서도 반도체 편중, 수도권 중심, 에너지의 과도한 중동 의존도 등 정책 과제가 부각됐다”며 “성장에 따른 물가·금리 상승 압력과 환율 변동 등 부작용은 최소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중동전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제 안보 물품의 국내 생산 촉진과 수입 다변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국정과제인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해서는 ‘독자 AI 고도화’ 등 AI 대전환과 지방 중심의 성장 동력 구축에 속도를 낸다. K자형 성장 구조를 개선하는 것도 하반기 핵심 과제로 선정했다. AI·기술 중심의 직업 훈련을 제공해 AI의 일자리 대체에 대응한다. 부동산 대출을 축소하고 ‘생산적 금융’으로 대전환을 추진하고 국부 관리를 강화하는 공공·재정 혁신도 제도화한다. 재경부는 경제성장전략을 이르면 다음달 말에 발표한다. 이 대통령은 “인구 감소 등으로 구조적, 지속적으로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다”면서 “지속적으로 우상향하려면 우리 사회 모든 분야를 다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 [데스크 시각] 증시 호황에 땀이 식는다

    [데스크 시각] 증시 호황에 땀이 식는다

    붐비는 지하철이나 엘리베이터에 타면 의지와 상관없이 다른 사람의 스마트폰 화면이 시야에 들어올 때가 있다. 얼마 전만 해도 웹툰이나 유튜브를 즐기는 사람이 많았는데, 지금은 주식 창을 보는 사람이 십중팔구다. 점심시간에 직장인들이 나누는 대화도 온통 주식 얘기다. 손실이 크다며 너스레를 떨지만 입꼬리는 올라가 있다. 이미 두둑이 번 사람의 여유다. 요즘 주식시장이 호황이다. 잡주에 지독하게 물려서 여전히 마이너스 수익률을 벗어나지 못한 개미도 많겠지만, 코스피가 꿈의 지수라던 5000대를 횡보하는 지금이 전례 없는 호황기임에는 틀림없다. 국내 주식 투자자는 지난해 12월 기준 국민 3명 중 1명꼴인 1456만명에 이르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 ‘주식의 시대’를 열어젖힌 장본인이 누구인지 모르는 국민은 없다. 바로 이재명 대통령이다. 이 대통령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를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바꿔 놓겠다며 ‘코스피 5000’을 공약했다. 임기 5년 안에 도달할까 했는데, 단 7개월 만에 목표를 달성해 버렸다. 심지어 18거래일 만에 6000까지 뚫었다. “대통령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이혼 위기에서 벗어났습니다”라며 ‘이재명 예찬론’을 펴는 투자자도 많아졌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고공 행진하는 핵심 배경에 증시 호황이 있음을 부정할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세상사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주식시장에 광풍이 불자 이상 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수익을 향한 욕심이 커지면서 ‘빚투 러시’가 시작됐다. 최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역대 최대 규모인 33조원대까지 불어났다. 빚투족들은 “주가가 올라 수익이 나면 빚은 갚고도 남는다”며 추가 매수로 평균 단가를 낮추는 ‘물타기’에 여념이 없다. 여기에 남들이 주식으로 돈 버는 것에 배 아파하다 뒤늦게 주식에 손을 댄 ‘포모(소외 공포) 투자자’까지 가세했다. 주식시장은 점점 ‘투자’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도박장’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단타 대박을 기대하고, 손실을 만회하려 더 큰 베팅을 하며, 땄을 때 ‘도파민’이 터진다는 점이 서로 닮았다. 출렁이는 변동성과 구조적 취약점이 국내 증시 상황을 ‘도박장세’로 만들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세계 대표 지수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하다 중동전쟁이 일어나자 하락률 1위로 곤두박질쳤다. 올해 들어 4월 초까지 발동된 사이드카만 총 13회(매수 6회, 매도 7회)에 이른다. 한국인의 ‘냄비 근성’이 증시에 그대로 투영된 듯한 느낌마저 든다. 증시가 달아오른 속도가 아무래도 너무 급했던 듯하다. K증시에 필요했던 건 ‘느림의 미학’이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도 “코스피 5000이 올 줄은 알았는데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고 했다. 앞으로 증시가 건강한 조정을 받으며 꾸준히 우상향하면 전 국민이 일확천금을 노리고 뛰어드는 추세는 한풀 꺾일 것 같다. 더 큰 부작용은 주식 투자 대중화로 ‘노동의 가치’가 옅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사 앱을 열고 손가락만 굴리면 시드 규모에 따라 수백만원을 가뿐히 버는 모습, 반도체주 투자로 하루에 벌어들인 수익이 한 달 월급보다 많은 사례는 ‘땀 흘려 일할 이유’를 지우고 있다. 근로소득에는 최저 6%의 소득세가 붙지만 주식 양도 차익은 종목당 50억원까지 비과세라는 점도 근로 의욕을 확 떨군다. 더욱이 주식시장은 돈이 돈을 버는 ‘부익부’ 구조인 까닭에 호황일수록 빈부 격차는 더 커진다. 이 대통령은 ‘먹사니즘’을 강조했다. 먹고사는 문제의 첫 번째는 소득이다. 현 정부가 소득의 양극화 해소에 진심이라면 국민에게 ‘주식 대박’을 권하기보다 일한 만큼 보상받는 노동 본연의 가치를 존중하는 모습을 더 보여야 하지 않을까.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최저임금이라도 제대로 받으려고 원청을 상대로 교섭 요구에 나선 하청 노조를 향해 “주식해서 돈 버세요”라고 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이영준 경제정책부장
  • [세종로의 아침] 한국 경제, 호르무즈 해협을 벗어나라

    [세종로의 아침] 한국 경제, 호르무즈 해협을 벗어나라

    때아닌 쓰레기봉투 품절 대란이 닥쳤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지난 2월 28일 미국의 공습을 받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데 따른 나비효과다. 중동산 원유 의존율이 70%인 한국에 원유 도입 중단은 국민의 삶에도 포탄을 떨궜다. 원유 수급 위기에 유가는 치솟았다. 전쟁 전날 배럴당 71달러였던 두바이유는 3주 만에 170달러로 2.4배 급등했다. 원유 정제 과정에서 추출되는 석유화학의 기초 원료이자 거의 모든 공산품 제조의 출발점인 나프타 가격은 한 달 만에 t당 600달러 선에서 1200달러 선으로 100% 올랐다. 국내 수요의 45%를 해외에 의존하는 나프타의 수급 차질은 산업 현장뿐 아니라 비닐·포장재·페트병 같은 생필품과 수액팩·주사기·마스크 필터 등 보건·의료용품까지 줄줄이 흔들었다. 원료 하나에 공장과 병원, 일상 곳곳에서 ‘멈춤’ 신호가 감지된다. 석유가 우리 삶 깊숙이 얽혀 있고, 끊겼을 때 시스템이 얼마나 쉽게 흔들리는지 확인된 셈이다. 일각에서는 ‘사재기’ 움직임까지 나타났고 정부는 결국 물량 통제에 나섰다. 코로나19 시기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서던 풍경이 떠오른다. 그때는 감염병이었고 지금은 에너지다. 위기의 모습만 달라졌을 뿐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다. 2일 0시를 기해 정부는 원유 자원안보 위기 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했다. 나프타 수급 지원을 위해 4695억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나프타 수출 제한 조치에 이어 기업의 대체 원유 물량이 국내 도착하기 전 정부 비축유를 먼저 빌려주는 ‘비축유 스와프’도 처음 가동했다. 8일부터 공공부문 차량 홀짝제와 공영주차장 5부제도 시행한다. 온 나라가 에너지 비상 체제다. 지난달 13일에는 29년 만에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됐다. 잠시 안정되는 듯했지만 국제유가 상승 속에 1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경유 가격은 모두 ℓ당 1900원을 다시 넘어섰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운전자 부담에 그치지 않는다. 등유 가격이 올라 농가 부담도 커졌다. 비닐하우스 난방비가 급증하면 작물 재배 비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여기에 비닐과 포장재 가격 상승까지 겹치면 생산·유통 전반의 비용이 동시에 뛴다. 결국 에너지 위기로 밥상 물가가 오르는 건 시간문제다. 문제는 이런 충격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은 에너지의 94%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자원빈국이다. 원유와 가스, 나프타 등 공급망 상당 부분이 중동에 집중돼 있고,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좁은 해상 통로에 수송로가 묶여 있는 구조적 위험도 수십 년째 변하지 않았다. 세계 10위권(2021년) 경제 규모의 첨단 산업 국가지만 에너지 구조만큼은 여전히 1970년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가격·수출 제한, 대체 도입선 확보, 기업 간 물량 조정, 수요 억제 정책까지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단기적 효과는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시간 벌기용 대응에 가깝다.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위기는 반복되고 같은 대응도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시민들의 변화는 눈에 띈다. 안 쓰는 멀티탭 전원을 끄고,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기를 사용하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 일상 속 절약이 이어지고 있다. 쓰레기봉투 부피를 줄이기 위해 포장재를 최소화하는 작은 실천도 확산 중이다. 위기 때마다 생활 방식을 바꿔 극복한 경험이 재작동한 것이다. 하지만 개인의 노력만으로 구조적 취약성을 극복하긴 쉽지 않다. 에너지는 산업·안보·통상을 관통하는 핵심 원자재다. 공급선 다변화와 장기 계약, 전략적 비축 체계의 고도화, 동맹 기반 협력 등 복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산업 구조 개편도 서둘러야 한다. 석유화학 중심 구조를 당장 바꾸긴 어렵더라도 대체 소재 개발, 고부가가치 산업 전환을 통해 외부 충격을 흡수할 체력을 길러야 한다. 호르무즈는 멀리 있지만 한국 경제와는 여전히 가깝다. 위기를 버텨 온 경험은 소중한 자산이다. 이번에는 버티는 데 그치지 말고 바꾸는 수준까지 나아가야 한다. 강주리 경제정책부 기자(차장급)
  • 김태균 서울교통공사 사장 취임

    김태균 서울교통공사 사장 취임

    서울시는 30일 공석이던 서울교통공사 신임 사장에 김태균 전 행정1부시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김 신임 사장은 1994년 행정고시 38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뒤 서울시 행정국장, 대변인, 경제정책실장, 기획조정실장, 행정1부시장을 거쳐 지난해 12월 퇴임했다. 시는 “풍부한 행정 경험과 정책적 식견을 바탕으로 공사의 주요 현안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재정 위기 극복과 안전 중심 경영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 사장은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재정 안정화와 서비스 개선을 통해 시민에게 신뢰받는 서울 지하철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의 임명 일자는 3월 30일이며 임기는 3년이다.
  • “영국은 취약층에 투자 자문 바우처… ‘모두의 성장’ 기회 넓혀야”[2026 투자 격차 리포트]

    “영국은 취약층에 투자 자문 바우처… ‘모두의 성장’ 기회 넓혀야”[2026 투자 격차 리포트]

    포용금융 개념부터 재정의 필요저금리 대출·채무 조정에 정책 쏠려투자 기회 확대·위험 관리 병행해야 장기적 접근으로 체질 근본 개선어린이펀드 등 조기 투자경험 중요 불공정거래 처벌 강화도 함께 추진 ‘기회와 과실을 함께 나누는 성장’을 자본시장에서 구현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금융당국·학계·업계·시민사회 전문가들은 저소득·소액 투자자에게 양질의 투자자문을 받을 수 있는 ‘금융 바우처(쿠폰 또는 지원금)’를 지급하고, 특화 상품군을 확대한다면 자산가와의 ‘다른 출발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 제언했다.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신문 ‘2026 투자 격차 리포트’ 좌담회에서 전문가들은 포용금융이 여전히 대출과 채무 조정에 머물러 있다며, 자본시장에서도 투자 기회를 넓히는 방향으로 정책의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이창화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교육원장, 안태훈 금융감독원 자본시장제도팀장,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 국장이 참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개인 투자자 유입 확대가 곧바로 기회 확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진단했다. 권 국장은 “이미 주가가 상당 부분 오른 뒤 진입한 개인 투자자가 적지 않다”며 “고액 자산가는 비교적 낮은 가격에 우량 종목에 투자한 반면 소액 투자자는 변동성이 큰 종목에 접근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안 팀장은 “최근 1년새 장이 좋아서 신규 시장 참여자가 늘었는데, 경험이 없어 시장과 반대로 투자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최근 참여한 투자자 보호를 위해 당국 차원에서도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투자 방식 역시 격차를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최 교수는 “투자 회전율이 높아질수록 수익률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보고돼 있다”며 단기 매매 중심 투자 문화의 한계를 지적했다. 이 원장은 “매달 50만원씩 장기 투자할 경우 3% 금리 기준 약 2억 9000만원이지만 10% 수익률이면 11억원, 14% 수익률이면 27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며 장기 투자와 복리 효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포용금융의 개념을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 국장은 “현재 정책은 저금리 대출이나 채무 조정에 집중돼 있다”며 “서민과 중산층이 자산을 형성할 수 있도록 투자 기회를 넓히는 논의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 팀장도 “투자 기회 확대는 반드시 투자자 보호와 위험 관리와 함께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개인 중심 국내시장을 기관 중심으로 전환해 시장 전반의 변동성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 원장은 “기관은 소위 ‘단타’를 치지 않는다. 상장지수펀드(ETF) 등 간접투자를 확대하면 시장의 변동성과 개인의 손실 위험을 함께 줄일 수 있다”며 “특히 개인의 방향성에 따라 10~20%씩 급등락하는 중소형주가 리딩방의 유혹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 경험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장기적 접근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 원장은 “자산가 가정일수록 투자 경험이 자연스럽게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며 “어린이펀드나 주니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등을 통해 저소득층 자녀도 조기에 투자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팀장 역시 금융교육과 투자 경험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권 국장은 “자본시장 불공정 거래 전반에 대한 처벌 수준이 상대적으로 약한 것도 시장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라며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 기회를 넓히기 위한 정책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안 팀장은 “영국 등에서는 공공 재원으로 취약계층에게 금융 자문이나 투자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금융 바우처가지원된다”며 정책적 참고 사례를 소개했다. 이 원장은 “해외 자산관리 시장도 고액 자산가 중심 구조가 강하다”며 개인 투자자가 자산 형성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권 국장은 “주가 상승의 과실을 더 많은 시민이 공유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며 “자본시장에서도 ‘모두의 성장’이라는 관점을 반영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데스크 시각] 공정위 나라? 공정의 나라!

    [데스크 시각] 공정위 나라? 공정의 나라!

    공정거래위원회가 작성하는 ‘심사보고서’는 기업의 위법 행위를 조사한 결과를 담은 자료다. 사건 개요, 위법 판단, 제재 의견이 담긴다. 검찰의 공소장에 해당하는 ‘대외비’ 서류로 조사받은 기업에만 제한적으로 전달된다. 공정위는 지금까지 ‘심사보고서를 보냈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전원회의 심의가 끝나고 나서야 제재 결과를 알렸다. 최소 1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조사 대상 기업의 방어권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취지였다. 그랬던 공정위가 이례적으로 심사보고서 ‘발송 사실’과 ‘내용’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국민의 알권리 등 공익적 측면에서 공개할 필요성이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밀가루 가격 담합 사건’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는 보도자료에는 위법 행위 기간, 관련 매출액 등 행위 사실, 시정명령·과징금 부과 의견, 최대 과징금 부과 비율(20%) 등이 담겼다. 공개된 내용으로 계산한 과징금은 최대 1조 1600억원이었다. 공정위는 또 이번 사건을 ‘민생을 위협한 담합 행위’라고 명확히 규정했다. 25일에도 포스코이앤씨 등 4개 건설사의 산업안전 부당특약을 조사한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며 혐의와 과징금·검찰 고발 의견을 공개했다. 공정위는 “심사보고서 자체를 공개한 것이 아니라, 송부 사실을 공개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핵심 내용이 모두 담긴 사실상 ‘제재 보도자료’나 다름없었다. 공정위는 “영업비밀 유출과 방어권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한된 범위 내에서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며 ‘송부 사실만 공개했다’는 해명을 스스로 뒤집었다. 더욱이 ‘제한된 범위’로 보기에도 노출된 핵심 피의 사실은 너무 많았다. 심사보고서를 보냈다는 사실과 그 내용이 공개되면 해당 기업은 법리 다툼을 해 보기도 전에 ‘위법 기업’으로 낙인이 찍히게 된다. 반론의 기회는 보장되지 않는다. 공정위는 ‘국민의 알권리’를 내세웠지만, 건설사의 산업안전 부당특약이 국민이 꼭 알아야 할 내용인지는 의문이다. 공정위는 그간 전원회의 심의에 영향을 주는 것을 극도로 경계해왔다. 그런데 심사보고서 내용 사전 공개는 공정위가 스스로 전원회의 판을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모습으로 비친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규제한다는 공정위가 스스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어 놓고 ‘제재 갑질’을 일삼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공정위는 지금 ‘역대 최강의 공정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공정위 인력 증원을 지시하고, 형벌보다 경제적 제재 강화를 강조하며, 담합을 발본색원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면서 칼자루를 쥔 공정위에 강력한 힘이 실리게 됐다. 주병기 공정위원장도 불공정 거래에 대한 ‘억지력’을 높인다는 취지로 과징금 상향과 감경 기준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20년 만의 ‘가격 재결정 명령’ 검토 등 물가 잡기, 석유화학 구조조정, 쿠팡 사태·온라인플랫폼법 등 통상 이슈 대응까지 각종 현안에서 공정위가 빠지지 않는다. ‘기획재정부의 나라’가 이제는 ‘공정위의 나라’가 된 모습이다. ‘공정성’을 판단할 때는 신중하고 냉정해야 한다. 개인적 감정이 개입돼선 안 된다. 위법성이 아무리 명명백백하더라도 객관성과 합리성은 지켜야 한다. ‘제재’라는 목표를 정해 놓고 ‘때려잡겠다’는 감정부터 실어 버리면 과잉 제재로 흐를 수밖에 없다. 검사(심사관)와 판사(위원)가 한솥밥을 먹는 공정위 조직 구조 속에서 1심 전원회의에선 원하는 제재 결과를 얻어낼지 모른다. 하지만 2심과 대법원 판결에선 후퇴하거나 패소할 가능성이 커진다. 폭주하면 넘어지기 마련이다. 거액의 과징금을 물리며 거침없이 제재했는데 행정소송에서 뒤집히면 타격은 배가 된다. 과징금 상향은 패소율을 높이고, 환급 가산금 부담만 키울 뿐이다. 공정위가 최근 대법원에서 뒤집힌 사건을 반면교사 삼아 되새겼으면 하는 사자성어가 있다. 바로 ‘과유불급’과 ‘역지사지’다. 이영준 경제정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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