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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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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정책실장 사퇴, 정책 전반 점검하고 방향 다시 잡아야

    [사설] 정책실장 사퇴, 정책 전반 점검하고 방향 다시 잡아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어제 전격 사퇴했다. 지난달 30일 개각에서 재정경제부, 국토교통부 장관이 교체됐을 때도 김 실장은 유임이었다. 이재명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 기조는 유지되는 것으로 비쳐졌다. 그러나 대통령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진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민심 수습 차원의 정책실장 교체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읽힌다. 김 실장은 대미 통상 협상과 반도체 산업 육성, 국내 자본시장 활성화 등 굵직한 경제정책을 진두지휘해 왔다. 그 과정에서 경제 불안을 가중시켰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의 성급한 도입, 중과세 위주의 주택정책 등으로 금융시장 변동성과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 불신을 키웠다는 책임론이다. 김 실장의 교체를 계기로 정부는 경제정책 기조를 재점검하고 필요한 것은 과감히 수정할 필요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어제 국무회의에서 “정부안이 언제나 옳은 것도 아니고, 완벽할 수도 없다”고 했다. “각 부처는 국민과 국회 지적, 그리고 대안을 대승적으로 검토하고 합당한 지적과 제안은 망설임 없이 반영해 달라”는 말도 했다.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9억원으로 축소하려던 8·3 부동산 세제안을 수정, 현행 12억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부부 공동명의 비거주 주택 기본공제도 1인당 9억원에서 4억원으로 줄이려던 것을 6억원으로 축소폭을 완화했다. 종부세 세부담 상한율도 200%로 올리려다 현행 150%로 동결을 결정했다.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 지나치게 엄격한 세제개편안에 대한 우려가 커진 마당이다. 이런 현실을 반영한 조치로 보인다. 이 정도에 그쳐서는 안 된다. 국회에서 충분한 여야 협의를 거쳐 주택 실수요자들의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는 근본적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세제개편안 수정 등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국회에 공을 넘겼다고 팔짱을 낄 일이 아니라 최선의 방책을 도출하기까지 책임을 다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김 실장의 사퇴를 실정(失政)과 8·30 개각에 포함된 일부 인사를 둘러싼 논란을 차단하는 ‘연막탄’이라고 주장한다. 같은 시각으로 지켜보고 있는 국민도 다수인 것이 사실이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는 신발끈을 더 바짝 조여야 한다. 경제와 외교·안보 등 주요 정책 전반을 재점검하되 성과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들을 가다듬는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 몇 사람 얼굴 바꾸기가 아니라 정책의 변화와 개선을 체감할 수 있어야 비로소 민심은 회복될 수 있다.
  • 주가 불안 58% “정부 경제정책 탓”…이준석 “경제라인 전면 재점검해야”

    주가 불안 58% “정부 경제정책 탓”…이준석 “경제라인 전면 재점검해야”

    최근 주식시장 불안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응답자 10명 중 6명이 정부의 경제 정책을 지목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31일 나왔다. 아울러 응답자의 61%는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을 정책 실패의 책임을 물어 교체해야 한다고 답했다. 개혁신당 산하 개혁연구원이 지난 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504명을 대상으로 ARS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 포인트·응답률 1.73%)를 실시한 결과 주식시장이 불안정한 가장 큰 원인으로 ‘정부의 경제 정책’을 꼽은 응답은 58.2%로 집계됐다. 이어 ‘미국 등 해외 경제 변화’ 14.8%, ‘앞서 주가가 많이 올라서 빠지는 것’ 13.1%, ‘개인 투자자의 투자’ 3.5% 순이었다. 김 실장이 최근 주가 변동의 원인으로 개인 투자자의 활발한 투자를 언급한 데 대해서는 ‘부적절하다’는 응답이 75.5%로 ‘적절하다’(16.6%)를 앞섰다. 세부적으로는 ‘매우 부적절하다’가 54.2%, ‘대체로 부적절하다’가 21.3%였으며, ‘매우 적절하다’와 ‘대체로 적절하다’는 각각 5.2%, 11.4%였다. 김 실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정책 실패 책임을 물어 교체해야 한다’는 응답이 61%로 집계됐다. ‘정책 일관성을 위해 유임해야 한다’는 응답은 18.4%였고, ‘잘 모르겠다’는 20.6%였다. 교체 의견은 남성(67.3%)이 여성(54.9%)보다 높았으며, 18~29세(65.3%), 30대(65.1%), 40대(64.4%) 등 모든 연령대에서 유임 의견을 앞섰다. 이준석 대표는 조사 결과와 관련해 “국민 4명 중 3명이 주가 하락을 개인 투자자 탓으로 돌린 (김 실장의) 설명을 부적절하다고 답했다”며 “시장의 불안을 국민에게 전가하는 인식으로는 어떤 대책도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국민은 주가 불안의 가장 큰 원인으로 정부의 경제 정책을 지목했다”며 “대통령은 경제 라인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선거여론조사가 아닌 사회 현안 조사로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신고 대상은 아니다.
  • [사설] 1%대 저성장… 경제만은 지키자는 각오 다져야

    [사설] 1%대 저성장… 경제만은 지키자는 각오 다져야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잠재성장률(2.0%)보다 낮은 1.8%로 전망했다. 계엄 사태 직전인 한국은행의 지난해 11월 전망치(1.9%)보다 낮다. 취업자는 12만명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예상치(17만명)보다 5만명 적고 2023년 실적(32만 7000명)의 37%에 불과하다. 수출 증가율은 반도체 등 주력업종 경쟁 심화,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정책 전환 등이 반영돼 지난해(8.2%)보다 훨씬 낮은 1.5%로 예상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제 “1분기 중 경제여건을 재점검하고 필요시 추가 경기보강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한 해의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몇 개월 뒤 ‘재점검’ 계획을 밝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김범석 기재부 1차관은 “올해 경기 전망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잘 정리될 것이라는 점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탄핵 정국이 장기화되면 경제성장률 1.8% 달성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의미다. 비상계엄은 한국이 쌓아 온 선진국 이미지와 투자 매력도를 크게 훼손시켰다. 정치 불안으로 심화되는 내수 부진은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완전히 얼어버렸다. 지난해 12월 30일 발표 예정이던 경제정책은 여객기 사고로 나흘 미뤄졌지만 내수에 끼칠 영향은 반영되지 못했다. 비상계엄과 여객기 사고 수사로 속속 드러나는 후진적이고 비상식적인 상황도 ‘선진국’ 한국의 이미지를 갉아먹고 있다. 정치적 악재가 계속되는 한 어떤 정책 대응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대외신인도와 내수 회복을 위해 여야가 정치와 경제를 철저히 분리해 대응해야 한다. 여야정 협의체를 하루라도 빨리 다시 열어 민생·경제입법을 서둘러야겠다. 정치 실패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 올해 감액예산안이 통과된 터라 추경 편성은 불가피하다. 정부는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해 선제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불확실성 탓만 하기에는 경제 상황이 너무 엄중하다.
  • 새 정부서 다시 만들어야 하니까?… 저성장 탈출 로드맵 안 보이는 정책

    새 정부서 다시 만들어야 하니까?… 저성장 탈출 로드맵 안 보이는 정책

    내수 부진과 원달러 환율 상승, 트럼프발(發) 통상 불확실성 가중, 1%대 저성장 등 초유의 복합 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2일 발표한 ‘2025년 경제정책방향’에선 절박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한국 경제가 내년까지 1%대 성장에서 헤어나지 못할 상황인데도 기존 대책을 확대·연장하는 수준이다. 대통령 탄핵소추로 리더십 공백이 발생하면서 머지않아 새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춰 로드맵을 다시 만들 수도 있다 보니 ‘로키’(Low key)로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경제정책방향에서는 국민 눈길을 사로잡는 굵직한 정책을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지난해 7월 ‘역동경제 로드맵’과 8월에 나온 ‘2025년 예산안’ 내용 일부가 다시 담겼다. 지난달 발표된 ‘외환 수급 개선 방안’도 재등장했다. 늘봄학교 확대 등 시행이 확정된 정책도 분량을 채웠다.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중심으로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부터 이어 온 일명 ‘F4 회의’(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는 대외신인도 관리 방안 중 하나로 포함됐다. ‘불확실성의 시대’라곤 하지만 1분기에 경제 여건을 재점검해 추가 경기 보강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것 자체가 아쉽다는 시각도 있다. 기재부는 “이미 발표한 내용은 자료에 밑줄을 긋지 않는다”면서 “2025년에도 추진하는 중요 정책이어서 포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에 ▲인구 감소 지역 ‘세컨드 홈’ 1주택자 혜택 ▲부모급여 100만원 ▲소상공인 전기료 20만원 감면 등이, 2023년에는 ▲다주택자 취득세 완화 ▲육아휴직 18개월로 연장 등이 발표된 것과 대조적이다. 탄핵 국면과 맞물린 경제정책방향은 과거에도 힘이 실리지 않았다. 2016년 말 박근혜 전 대통령 직무정지 상태에서 발표된 2017년 경제정책방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다시 만들어졌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재부가 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자는 수준”이라며 “긴축 기조 예산 편성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겹쳐 큰 정책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 올 성장률 1.8%… ‘추경’ 열어뒀다

    올 성장률 1.8%… ‘추경’ 열어뒀다

    탄핵변수 첫 반영… 한은보다 낮춰기재부 “아직 검토 안 해” 선 그어‘트럼프 2기’ 수출 타격 대비… 무역금융 ‘역대 최대’ 360조 푼다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1.8%로 전망했다. 잠재성장률(2024~26년·2.0%)을 밑도는 ‘1%대 저성장’을 공식화한 것이다. 지난해 7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제시했던 2.2%보다 0.4% 포인트 떨어졌고 11월 말 한국은행 전망치보다 0.1% 포인트 낮아졌다. 12·3 비상계엄·대통령 탄핵소추 등 국내 정치 상황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와 보호무역주의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한국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운 결정적 원인으로 꼽힌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2025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8% 수준으로 낮아지고 민생 어려움이 가중되며 대외신인도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점을 고려해 경제 여건 전반을 1분기 중 재점검하고, 필요시 추가 경기 보강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최 대행의 발언을 두고 추가경정예산(추경) 가능성을 열어 둔 것이란 해석이 제기되자 기재부는 “추경 편성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투자 확대, 기금 변경을 통한 재원 마련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반기 예산을 신속 집행해야 하는 데다 그동안 야권에서 추경을 요구했기 때문에 기재부로서는 부담스러워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추경이 가장 효과적인 경기 대응 수단이라는 데는 전문가들도 대체로 이견이 없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재정 정책 기조를 전환해야 할 만큼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1분기에 추경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는 ‘비상계엄·탄핵 사태’라는 변수를 반영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렸다. 한은이 사태 발생 닷새 전에 내놓은 1.9%보다 0.1% 포인트 더 낮아졌다. 우리나라 실질 GDP는 2243조 2204억원(2023년 기준)이다. 0.1%는 2조 2432억원에 해당한다. 비상계엄이 2조원이 넘는 국부(國富)의 증발을 초래할 것이라는 예측인 셈이다. 2%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을 밑돈다는 점에서도 심각하다. 잠재성장률은 국가가 보유한 자본·노동력·자원 등 모든 생산 요소를 가동해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최대로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로 경제 기초체력에 해당한다. 정치 불안과 대외 불확실성으로 펀더멘털이 훼손됐다는 얘기다. 김범석 기재부 1차관은 “계엄·탄핵에 따른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관리된다는 전제에서 전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장률 전망치가 1.8%보다 더 떨어질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고용 한파는 지난해보다 더 심각할 것으로 예측됐다. 정부는 올해 취업자 수 증가폭이 지난해 17만명보다 5만명 줄어든 12만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취업자 둔화 배경에 대해 기재부는 “건설업 불황과 제조업 수출 둔화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1.5%로 예측됐다. 증가폭은 지난해 8.2%의 5분의1 수준이다. 지난해 수출액이 역대 최대인 6838억 달러(약 1002조 5000억원)를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크지만 ‘피크아웃’(정점 도달 후 둔화) 현실화로 크게 악화할 것을 시사한다.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해 900억 달러(131조 9000억원)에서 올해 800억 달러(117조 3000억원)로 줄어들 전망이다. 고관세 정책을 중심으로 한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가 수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힐 거란 의미다. 통상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역대 최대인 360조원 규모의 무역금융을 공급하기로 했다. 수출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긴급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신설해 대출 금리를 최대 1.2% 포인트 낮추고 한도는 최대 10% 확대할 방침이다. 대외신인도 관리도 주요 과제로 담았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80원을 돌파하고 코스피도 2400선이 깨지는 등 외환·금융 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재정·세제·금융 영역에서 패키지 지원책도 본격 추진한다.
  • [사설] 한 달 새 또 내린 경제성장 전망치 1.8%라도 지켜내려면

    [사설] 한 달 새 또 내린 경제성장 전망치 1.8%라도 지켜내려면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잠재성장률(2.0%)보다 낮은 1.8%로 전망했다. 계엄 사태 직전인 한국은행의 지난해 11월 전망치(1.9%)보다 낮다. 취업자는 12만명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예상치(17만명)보다 5만명 적고 2023년 실적(32만 7000명)의 37%에 불과하다. 수출 증가율은 반도체 등 주력업종 경쟁 심화,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정책 전환 등이 반영돼 지난해(8.2%)보다 훨씬 낮은 1.5%로 예상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제 “1분기 중 경제여건을 재점검하고 필요시 추가 경기보강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한 해의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몇 개월 뒤 ‘재점검’ 계획을 밝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김범석 기재부 1차관은 “올해 경기 전망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잘 정리될 것이라는 점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탄핵 정국이 장기화되면 경제성장률 1.8% 달성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의미다. 비상계엄은 한국이 쌓아 온 선진국 이미지와 투자 매력도를 크게 훼손시켰다. 정치 불안으로 심화되는 내수 부진은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완전히 얼어버렸다. 지난해 12월 30일 발표 예정이던 경제정책은 여객기 사고로 나흘 미뤄졌지만 내수에 끼칠 영향은 반영되지 못했다. 비상계엄과 여객기 사고 수사로 속속 드러나는 후진적이고 비상식적인 상황도 ‘선진국’ 한국의 이미지를 갉아먹고 있다. 정치적 악재가 계속되는 한 어떤 정책 대응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대외신인도와 내수 회복을 위해서 여야가 정치와 경제를 철저히 분리해서 대응해야 한다. 여야정 협의체를 하루라도 빨리 다시 열어 민생·경제입법을 서둘러야겠다. 정치 실패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 올해 감액예산안이 통과된 터라 추경 편성은 불가피하다. 정부는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해 선제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불확실성 탓만 하기에는 경제 상황이 너무 엄중하다.
  • 트럼프로 커진 통상 불확실성…360조 무역금융으로 수출 지원

    트럼프로 커진 통상 불확실성…360조 무역금융으로 수출 지원

    2기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올해 통상 환경에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정부가 360조원의 무역금융을 공급하는 등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다. 기획재정부는 2일 발표한 ‘2025년 경제정책방향’에서 “글로벌 통상환경 불확실성에 적극 대응하겠다”며 국내 기업의 수출 뒷받침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오는 20일 2기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민관 합동으로 상호호혜적 협력관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대내적으로는 기획재정부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국무조정실 장관급이 정례회의를 열고 산업·통상 등 발생 가능한 정책 시나리오와 영향을 분석해 대응한다. 대외적으로는 트럼프 행정부 내각과 협력 채널을 구축해 협력 확대 기반을 마련한다. 정부는 내년 수출 환경의 어려움이 예상됨에 따라 역대 최대인 360조원의 무역금융을 공급해 기업의 수출 다변화를 지원한다. 2024~2028년 총 85조원이 계획된 초대형수주 특별 프로그램 지원 규모를 10조원 확대해 수출품목과 지역을 다변화하는 경우 금융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수출 중소기업에 대한 법인세 납부기한을 연장하고, 정기 세무조사에서 제외하는 등의 세정지원 패키지도 올해까지 1년 연장한다. 통상환경 변화에 따른 국내 기업의 피해도 최소화한다. ‘긴급 유동성 공급프로그램’을 상반기에 도입해 수출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한다. 업종에 따라 대출금리를 최대 1.2% 포인트 인하하고 대출한도도 최대 10% 확대한다. 글로벌 경쟁 심화에 대응해 반도체 등 한국의 주력 산업 주도권 확보에도 지원을 강화한다. 반도체특별법 제정으로 총 1조 8000억원 수준의 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 송전선로 지중화 비용 중 기업분담분에 대해 국가에서 절반 이상을 분담한다. 최저 2%대 국고채 금리 수준으로 산업은행 저리 대출 4조 2500억원을 지원하는등 올해 14조원 이상 정책금융을 지원한다. 이차전지 분야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혜택이 불확실해지는 상황에 대비해 정책금융 공급을 확대한다. 또 공급망 안정화 기금과 국제협력 등을 활용해 배터리 소재·광물의 내재화와 다변화 기반을 조성한다. 조선업은 MRO(유지·보수·정비) 수요 확대에 맞춰 1분기 중으로 인력교류 활성화와 기술 공유 등을 위해 한미 협력 패키지를 마련한다. 또 상반기 중으로 핵심부품 국산화를 통한 조선산업 소부장 강화방안을 마련한다. 정부는 현재 침체된 석유화학 산업 강화를 위해 올해부터 민관 합동 석화산업 협의체를 상설화한다. 석화 기업의 자발적인 사업재편을 유도하고 인센티브를 강화한다. 또 사업재편에 따른 지역경제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요건을 완화한다. 이밖에 인공지능(AI)과 바이오, 양자산업 등 ‘3대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신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도 강화한다. 최상목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점을 감안해 미국 신정부 정책 전개양상, 민생경제 상황 등 경제여건 전반을 1분기 중 재점검하고 필요시 추가 경기보강방안을 강구하겠다”라고 밝혔다.
  • “국제유가, 130달러까지 간다”… 세계경제 덮치는 중동리스크

    “국제유가, 130달러까지 간다”… 세계경제 덮치는 중동리스크

    한국 경제의 ‘뇌관’인 중동 리스크가 또 고개를 들고 있다. 6개월을 끌어 온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과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쟁은 세계경제에 미칠 후폭풍의 차원이 다르다. 정부는 14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호르무즈해협 봉쇄 및 고유가 장기화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컨틴전시 플랜’(상황별 대응계획)을 재점검하는 한편 이번 사태가 강(强)달러를 추동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강화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월 3.1%를 정점으로 둔화할 것이란 물가당국의 기대 섞인 전망도 어긋날 가능성이 커졌다. 고유가 여파가 길어진다면 정책당국의 거시경제 운용 기조(경제성장률 2.2%, 물가상승률 2.6%)도 손봐야 한다. 당초 정부는 배럴당 81달러(두바이산)를 기준으로 올해 경제정책 방향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란의 보복 공격 하루 전인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는 90.45달러에 마감됐다. 브렌트유가 장중 92달러를 웃돈 것은 5개월여 만이다. 같은 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종가도 배럴당 85.66달러로 전날 대비 0.64달러(0.75%) 올랐다. 국제원유의 주요 운송로인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면 유가는 걷잡을 수 없이 오를 수 있다. 호르무즈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이란 등 산유국의 수출 통로로 전 세계 천연가스(LNG)의 3분의1, 석유의 6분의1이 지나간다. 국내로 들어오는 중동산 원유도 이곳을 통한다.에너지 컨설팅회사 래피던 그룹의 밥 맥널리 대표는 “무력 충돌이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이어진다면 배럴당 120∼130달러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밝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호르무즈해협 불안이 높아지면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고유가에 강달러까지 맞물려 인플레이션 압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원달러 환율은 전주 대비 22.6원 상승한 1375.4원에 마감했는데 2022년 1377.5원(11월 10일)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고유가와 고환율은 수입 가격을 밀어 올리는 방식으로 물가를 자극한다. 고유가는 시차를 두고 국내 석유류 가격을 부추기는 동시에 내수도 더 위축시킬 수 있다. ‘비용인상 인플레이션’으로 물가는 고공행진하고 수요는 위축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물가를 자극한다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더 늦어질 수 있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농산물 가격과 유가가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금융통화위원 전부가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은 관계자는 “환율 움직임에 경계심을 갖고 있고, 필요시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설 수 있다”며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내외 금융시장의 충격도 불가피하다. 지난 12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4% 내린 3만 7983.24에 마감했다. S&P 500 지수의 낙폭은 지난 1월 31일(-1.6%) 이후 2개월여 만에 가장 컸다. 정부도 긴박하게 움직였다. 윤 대통령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 총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중동 사태에 따른 긴급 경제·안보 회의’를 주재하고 “범정부 차원의 국제유가, 에너지 수급과 공급망 분석, 관리 시스템을 밀도 있게 가동해 달라”며 “경제와 안보 상황 전망과 리스크 요인들을 철저히 점검해 어떤 상황이 전개되더라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면밀한 대비책을 운용하라”고 지시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단기적으로 굉장한 유가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정세가 불안해지면 안전자산인 달러에 돈이 몰리게 된다”면서 “유가가 더 오르고 달러는 더 강해져 우리 물가를 상당히 자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2~3주 유가와 환율이 요동치다가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본다. 변수가 없는 한 유가는 연말까지 90달러 초반, 환율은 1350~1370원 사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생활인구 도입, 기업투자 파격 세액공제… 민간주도 경제로 대전환

    생활인구 도입, 기업투자 파격 세액공제… 민간주도 경제로 대전환

    지역 주민 외 외국인·체류 인구를 포함한 ‘생활인구’ 개념의 도입, 외국인력(E9) 쿼터를 11만명으로 확대, 내년 기업 신규투자 증가분에 대한 세액 공제율 10% 일괄 상향…. 기획재정부가 21일 발표한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는 이와 같이 기존 패러다임을 뒤집는 정책들이 대거 포함됐다. 주민등록지 중심 거주 인구를 중심으로 지역대응 정책을 펴던 방식에서 벗어나 잠시 머물거나 업무를 보는 식으로 지역과 관계를 맺는 ‘지역 정책’을 전환하고, 국내 인력 부족 산업에 국한해 제한적으로 받아들이던 외국인 노동자 정책의 개방성을 높이는 식이다. 기업의 투자나 연구개발(R&D) 노력에 대응해 정부가 세제·매칭펀드 등을 통한 지원에 나서는 정책방향은 향후 경제 체질을 ‘정부 주도’에서 ‘민간 중심’으로 바꾸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정부는 특히 친기업 기조를 드러내는 데 역점을 뒀다. 우선 기업의 내년 투자 증가분에 한해 세액 공제율을 일괄 10%로 올리는 파격을 선택했다. 현행 공제율은 일반·신성장원천기술은 3%, 국가전략기술은 4%다. 기업의 과도한 공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대기업집단 공시제도도 효율적으로 개편한다. 공시 대상인 내부거래 금액 기준을 현행 50억원 이상에서 더 상향하고, 공시 주기를 연 1회로 축소해 기업의 공시 부담을 덜어 줄 계획이다. 정부는 또 5년 이상 실제 집행되지 않은 경제 형벌 규정은 필요성을 재점검 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대기업에 대한 합리적인 규율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먼저 총수 일가 사익편취 판단 기준을 더 명확히 규정한다. 이익의 부당성과 판단 기준을 보다 구체화해 사익편취 규제 제외 대상을 명시하는 방향이 될 전망이다. 시장지배적 사업자 추정 요건인 매출액 기준은 현행 연간 매출액 40억원에서 더 높이기로 했다. 문제는 정책 전환을 시도하기에 내년 경제 체질이 양호할지 의심이 드는 상황이라는 데 있다. 기획재정부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 예측치인 2.5%보다 0.9% 포인트 낮춰 1.6%로 정했다. 올해 81만명에 달했던 국내 취업자 증가폭은 내년 10만명으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1년 만에 고용 증가폭이 8분의1로 급감하는 것이다. 기재부는 “코로나19 방역 해제 여파로 올해 신규 고용이 늘었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전망”이라고 했지만 고용둔화 흐름 속에서 세제혜택만으로 기업의 투자를 유도할 수 있을지 회의적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올해 6.6%였던 수출 전망 역시 내년 -4.5%로 반전될 것으로 보이며 내년 상반기 소비자물가상승률도 5% 안팎으로 여전히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 추경호, 기업·민간 프렌들리 강조… “과감한 규제개혁 나설 것”

    추경호, 기업·민간 프렌들리 강조… “과감한 규제개혁 나설 것”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과감한 규제개혁 과제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기업 경영의 발목을 붙잡는 ‘모래주머니’를 벗기는 작업을 본격화하겠다는 것이다. 추 부총리는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 후 첫 기재부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기업·전문가들과 연구기관·비정부기구(NGO) 등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덩어리 규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간부들에게 “현장에서 답을 찾고, 민간전문가·이해관계자와 폭넓은 소통을 확대하라”면서 “언론 소통도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민간과 시장 현장, 언론과의 소통이 곧 국민과 소통하는 길임을 강조한 것이다. 추 부총리는 또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 점검과 개발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면서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인 노동·교육개혁도 관계부처와 협의해 추진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 재정을 관장하는 기재부 장관을 넘어 부총리로서 역할을 다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추 부총리는 우리 경제가 직면한 엄중하고 위급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핵심 과제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단기적으로 물가와 민생 안정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국회 통과 후 신속한 집행을 위한 사전 준비와 물가 안정 등 민생안정 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 공공기관 혁신방안, 국가재정전략회의 준비, 세제 개편 방안, 내년도 예산안 등 정책 준비를 철저히 할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 새 정부의 국정 철학과 과제를 충실히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또 “가계부채·국가부채 관리에 소홀함이 없도록 할 것”이라면서 “재정준칙 마련 등 건전재정 기조 확립방안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환·금융 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철저히 하고,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도 재점검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추 부총리는 이날 기재부 공무원의 일하는 방식도 바꾸라고 지시했다. 간부회의는 서면자료를 준비하지 말고 타이머를 비치해 국별 보고시간을 제한하도록 했다. 회의를 효율·생산적으로 바꿔 일하는 시간을 정책 개발·품질 향상에 집중하자는 취지다. 추 부총리는 “정확하고 냉철한 분석은 고품질의 정책을 마련하는 첫 단계”라면서 “담당 업무에 대해 좋은 면만 보이려 하지 말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라”고 당부했다. 이어 “일 잘하고 유능한 정부를 만드는 것이 공무원의 기본자세”라면서 “고시 기수·입사 순서 중심의 인사 관행도 바꿀 것”이라고 예고했다.
  • 박기열 서울시의원 발의 ‘여성기업지원에 관한 조례 개정안’ 상임위 통과

    인공지능 등 4차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서울시 여성기업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서울특별시 여성기업지원에 관한 조례’(이하 ‘여성기업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에서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박기열 의원(더불어민주당, 동작3)의 발의로 지난 25일 해당 상임위(기획경제위원회) 심사를 통과했다. 개정안을 발의한 박 의원은 “‘여성기업지원에 관한 법률’과 ‘여성기업 조례’가 여성기업의 활동과 여성의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경제영역에서 남녀의 실질적인 평등을 도모하길 바란다”며 “여성의 경제활동과 여성경제인의 지위 향상으로 국민경제 발전을 꾀하기 위해 제정이 되었으나 여성기업의 활동은 남성기업 보다 상대적으로 여전히 비중이 낮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시의 여성기업 지원을 살펴보면 ‘여성기업 조례’ 제8조에 여성기업지원위원회를 둘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구성도 되어 있지 않아 안타깝게 생각하며, 본 조례 시행으로 4차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실질적 지원으로 서울시 여성기업이 시장경쟁력과 기술력을 가지길 희망한다”고 조례 개정 취지를 설명했다. 또한 박 의원은 “고 부가가치 산업인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테이터 등 디지털 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분야가 블루오션 시장이고 미래지향적인 시장이지만 기존 시장규모가 작은 여성기업인들이 경제력이나 보유기술력 부족으로 쉽게 진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지원해 여성기업들이 고 부가가치 산업으로 진입하여 산업경쟁력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박 의원은 “현재 서울시 여성기업지원 정책을 담당하는 팀이 있고 담당자도 있지만 서울시 각 기관에서 시행하는 여성기업지원사업을 취합·관리하는 정도의 수동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우선적으로는 여성기업지원위원회를 구성·운영해야 효율적이고 실효성 있는 여성기업 지원이 된다”며 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제안했다. 이날 심사에 참여한 기획경제위원회 위원들은 여성기업지원위원회가 정상적으로 구성되지 않은 부분을 지적했고 의안의 개정 취지에 동감을 표했다. 소관기관 대표로 참석한 서울시 경제정책실장은 “조례가 시행되면 위원회 구성부분을 재점검하고 올해 예산부터 확대되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디지털 산업 분야 여성기업에 적정한 지원을 하겠다”고 정책방향을 밝혔다. 여성기업 조례의 주요 개정사항을 보면 여성기업지원위원회의 위촉직 위원은 특정 성별이 10분의 6을 초과하지 않도록 했다. 또, 여성기업지원에 있어서 스마트공장 구축 및 고도화 촉진에 관한 연수 및 지도, 비대면 방식을 통한 제품의 생산·유통·판매 또는 서비스 제공 역량 강화에 관한 연수 및 지도, 여성기업 근로자의 디지털 역량강화와 관련된 연수 및 지도 등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박 의원이 발의한 개정조례안은 오는 3월 5일 제299회 임시회 제3차 본 회의에서 통과되면 공포 후 즉시 시행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미중 환율전쟁 시작, 최악의 시나리오 점검해야

    여러 악재가 동시에 커져 파급력이 커지는 현상인 ‘퍼펙트 스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재무부가 5일(현지시간) 중국을 1994년 이후 25년 만에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중국 위안화가 그제 달러당 7위안이 넘는 현상이 중국 정부의 용인하에 일어났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이 일본과 수출규제 등을 둘러싸고 경제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미중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전된 양상이다. 환율전쟁의 여파로 5일 미국 다우존스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9%, S&P는 2.98%, 나스닥은 3.47%씩 하락했다. 3대 지수 모두 올 들어 가장 큰 하락폭이다. 중국 경제에 동조화해 어제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1900선이 무너졌고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220원을 뚫었다. 정부가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면 준비된 컨티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상황별 시장안정 조치를 신속하고 과감하게 취할 것”이라고 나서면서 증시 낙폭은 줄어들었고 환율은 그제와 같은 달러당 1215.3원에 마감됐다. 한중 무역으로 긴밀히 이어진 탓에 위안화 가치 하락이 원화 가치 하락과 연결된 만큼 외국인 투자자의 셀코리아를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한국의 금융은 개방도가 높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6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이 발생하면 늘 금융불안이 발생해 왔다. 금융불안은 주가 등의 하락에 따른 부(富)의 감소, 실질구매력 감소, 자금 조달 비용 상승 등을 거쳐 실물경제에도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지만, 올 상반기 경상흑자가 217억 7000만 달러로 유럽 재정위기를 겪은 2012년(96억 5000만 달러) 이후 7년 만에 가장 적다는 점도 걱정스럽다. 정부는 이제 기존 정책을 재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정부는 2010년 외환건전성부담금(은행세) 부과, 선물환 포지션 규제,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등 ‘거시건전성 3종 세트’를 만들어 금융위기의 파고를 넘었다. 대책을 만든 지 약 10년이 된 만큼 현재 금융시장의 변화에 맞춰 미흡한 점은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 중국 관련 경제지표도 모두 조사해야 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지난해 12월 낸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금융불안이 높아지면 국내 금융불안 역시 심화하고 그 영향이 최장 9개월까지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중에 미중 환율전쟁이 개시된 만큼 중국 경제가 한국 금융시장뿐 아니라 실물경제 전반에 미칠 최악의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해 꼼꼼히 대비해야 한다.
  •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경기 하강기 사실상 인정…3%대 성장 복원 위해 곳간 연다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경기 하강기 사실상 인정…3%대 성장 복원 위해 곳간 연다

    고용쇼크·무역장벽· 수출악화 3중고 민간 기관 잇단 하향 조정도 부담 내년 재정 지출 증가율 5.7→7.7%로 일각선 “반쪽짜리 재정 확대” 지적도 사실상 단기 해결책…체질 개선 의문정부가 올해와 내년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은 경기가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자리 정부’를 내세웠지만 ‘고용 없는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는 데다 미·중 무역전쟁의 파고가 거세지면서 그나마 선방하던 수출 전선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재정 확대 카드를 뒤늦게 꺼내들었지만 사실상 대증요법에 불과해 한국 경제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도 제기된다.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경제관계장관회의 후 열린 브리핑에서 “미·중 통상마찰, 글로벌 통화정책 정상화 등으로 불안이 확산되고 시장과 기업의 경제 마인드가 살아나지 않으면 경제 상황이 더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면서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고, 고용이나 소득분배 부진도 단기간에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부가 성장률 전망을 낮춘 이유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실제 올해 들어 우리 경제에는 소득분배 악화, 고용 절벽 등 악재가 속출했다. 정부가 지난해 예상했던 올해 취업자 증가 폭은 32만명이다. 그러나 지난 상반기 실제 취업자 증가 폭은 14만 2000명에 불과했다. 정부는 지난 4월 3조 9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백약이 무효’처럼 비쳐졌다. 그런데도 정부는 “인구 감소가 취업자 수 감소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해명해 상황 판단이 안이하다는 비판도 쏟아졌다.소득주도성장을 통한 양극화 해소를 목표로 한 정부로서는 상반기 소득분배지표가 악화된 것도 뼈아픈 대목이다. 지난 1분기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8% 감소한 반면 상위 20%(5분위)의 소득은 9.3% 증가한 것이다. 소득주도성장의 상징이 된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속도 조절론’이 제기되는 원인으로도 작용했다. 그나마 우리 경제를 받쳐 주는 것은 수출이었다. 하지만 반도체 호황에 따른 ‘착시 효과’라는 지적도 잇따랐다. 지난 1~6월 수출은 1년 전보다 6.6% 증가했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수출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역시 가계부채 증가세에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 논쟁’마저 불거졌다. 민간기관들은 최근 우리 경제가 침체 국면에 들어섰다며 잇따라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반면 정부는 이달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8개월 연속 회복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판단을 이어 갔다. 하지만 이번 ‘하반기 이후 경제 여건 및 정책 방향’에서 결국 3% 성장률 목표가 ‘장밋빛 전망’이었음을 스스로 자인한 꼴이 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경기 하강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에만 재정 지출을 3조 8000억원 이상 늘리고, 내년 재정 지출 증가율도 당초 계획했던 5.7%에서 2% 포인트 정도 끌어올리기로 했다. 김 부총리는 “사회 안전망 확충과 동시에 고용 창출력과 인구·산업구조 변화 재점검 등을 토대로 실효성 있는 일자리 창출 방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재정을 확 풀어 체감경기부터 되살리겠다는 의도로 보이지만 ‘반쪽짜리 재정 확대’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올해 이미 소득세와 법인세를 인상한 데 이어 내년부터는 부동산 보유세도 올릴 예정이어서 조세 정책과 엇박자가 나기 때문이다. 세금 부담이 느는 데다 대출 금리마저 오를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국민들이 꽉 닫힌 지갑을 열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정부의 재정 확대 방안은 경제의 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 개혁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민간에 돈을 푼다는 것은 임시방편은 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소득주도성장과 함께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세 바퀴 축으로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부총리는 “입지·공유경제 등 핵심 규제 개선을 추진하겠다”며 “기업 프로젝트는 투자가 이뤄지도록 밀착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혁신성장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과 내용은 이번 대책에서 눈에 띄지 않는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혁신과 통합으로 새 시대를 열자

    문 당선인, 소통하는 대통령으로 국론 모아 이끄는 기수 역할하고 시대적 소명, 적폐 청산 실현해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제19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국정 농단을 규탄하며 언 손으로 촛불을 들었던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 9년 만에 정권 교체를 실현한 것이다. 13명의 후보가 나선 치열한 선거전에서 승리한 문 당선인에게 축하의 박수를, 끝까지 선의의 경쟁을 펼친 다른 후보들에게는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 그러나 인수 과정도 없이 정권을 이어받은 문 당선인에게는 기쁨을 즐길 여유가 없다. 어느 하나도 쉽게 넘길 수 없을 만큼 당선인 앞에 놓인 국내외의 상황은 엄혹하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당선인은 각계각층의 지혜를 모아 난국을 헤쳐 나갈 길을 모색하고 공약을 차근차근 챙겨서 실행에 옮겨 나가야 할 것이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만큼 열정적으로 뛰는 것만이 투표로 선택해 준 국민의 열망에 보답하는 길이다. 전임 대통령 탄핵 과정에 이어 선거에서도 세대, 계층, 이념 간 갈등은 노출됐다. 당선인은 누누이 강조해 온 국민 통합의 의지를 스스로 꺾지 말고 국론을 하나로 모아 이끄는 기수(旗手)의 역할을 자임해야 한다. 그러려면 하루가 급한 새 정부의 조각에서부터 특정 당파와 이념에 매달리지 않는 대탕평 인사를 보여 줘야 한다. 당선인은 이미 국무총리를 비영남권 인사로 임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무위원 또한 똑같은 원칙에 따라 다양한 정파에서 골고루 중용함으로써 협치의 정신을 실천해야 한다. 지지하지 않은 유권자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는 데 소홀히 하면 안 된다. 정권이 전리품이 아님은 더 강조할 필요도 없다. 전임 대통령들이 누구나 ‘통합’을 일성(一聲)으로 내고도 불과 몇 달도 안 돼 식언하고 만 것은 논공행상의 유혹과 요구를 뿌리치지 못한 탓이다. 이런 나쁜 관행과 이별해야만 진정한 통합을 실현할 수 있다. 당선인이 누차 밝혀 온 적폐청산의 신념은 대다수 국민의 요청이자 시대적 소명이기도 하다. 한 조사에서 적폐 청산은 안보 문제보다 더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로 꼽혔다. 정경유착, 재벌독점, 공직비리, 비대한 권력 등 압축성장 과정에서 쌓여 온 나쁜 폐단과 구조적인 문제점을 청산하려면 국가와 사회 전반에서 혁신이 필요하다. 국가의 발전에는 공정한 경쟁이 필수적인 요소이고 공정을 위해 적폐를 뿌리 뽑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적폐청산을 위한 법적?제도적인 뒷받침, 즉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 분산, 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 등 당선인의 지휘로 뚫어야 할 난관이 한둘이 아니다. 그러나 우파 일각에서는 강성 노조와 종북 세력을 적폐라고 부르듯 자칫 이념에 휘둘리면 혁신이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편 가르기를 조장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많은 혁신의 시도가 실패에 이르고 만 것은 이런 반발 때문이다. 그래서 공론화를 통한 여론 수렴 과정을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북핵의 위협과 혼돈에 빠진 동북아 정세 속에서 외교적 돌파구 찾기는 화급한 숙제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놓고 중국은 보복을 멈추지 않고 있고, 미국은 미국대로 비용 부담을 거론하며 압박하고 있어 사이에 낀 우리는 샌드위치 신세다. 나라 안에서도 분열된 사드 문제에 어떤 태도를 취해도 찬반 양측을 만족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지만 안보와 국익을 우선시해 당선인이 단호한 의지를 천명해야 함은 물론이다. 향후 한?미 관계의 균열에 대한 걱정이 많다. 중국과의 협력적 동반자 관계도 유지, 발전시켜야 하지만 대북 문제에 공동보조를 취해야 할 미국과의 관계 악화는 득 될 게 없다. 대북 강경노선을 추구하는 미 트럼프 대통령과 ‘햇볕정책 2.0’으로 남북 화해를 시도하겠다는 당선인 정책의 간극을 줄이려면 다양한 경로를 통한 대화가 필수적이다. 경제와 민생 회생이야말로 가장 큰 국민의 갈망이다. 최근에 경기가 살아날 기미가 있지만 낙관은 금물이다. 전 정권의 좋은 정책은 계승하면서 현 상황에 맞는 경제정책을 수립, 10위권 경제 한국의 위상을 되찾는 것은 국민적 요구다. 이번 대통령 임기 중에 2~3%대 저성장의 덫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면 일본식 장기 불황의 길로 들어서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최악의 실업난에 빠진 청년 세대와 임금과 신분 차별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에게서 당선인에 대한 큰 기대를 느낄 수 있다. 공직으로 81만명을 고용하겠다는 약속이 달콤하기는 하지만 ‘고용 포퓰리즘’이란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실현 가능성을 재점검하고 다른 유용한 고용 확대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백약이 무효인 저출산 문제는 경제활동 인구 감소와 잠재성장률 저하로 이어져 더 근원적인 처방이 요구된다. 역대 정권이 성장 일변도의 정책에 매달린 것은 아니지만 빈부격차 해소도 새 정부의 역점 과제다. 저소득층을 위한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해 주는 사회 안전망 확충도 중요하다. 당선인은 노인수당 증액과 아동수당 도입 등 복지공약 실현에 35조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적정한 재원 규모와 조달 방안에 대한 논란은 남아 있다. 법인세 인상은 확보할 재원의 규모도 크지 않거니와 경제에 미칠 악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당선인은 서민들과 시장 바닥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며 민심을 챙기겠다는 약속을 꼭 지키기 바란다. 국민과의 소통은 소통의 첫걸음이다. 당선인의 득표율은 40%대로 과반수에 크게 못 미쳤다. 60%에 가까운 비(非)지지자들을 지지층으로 끌어들이지 못한다면 국정 추진에 장애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소통과 대화는 더욱 중요하다. 오로지 국민만을 섬기겠다는 초심을 잃지 말고 성공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기를 기대한다. 도덕성과 능력을 겸비한 인재를 등용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조건이다.
  • [‘깜깜이 정권 이양’ 공무원들의 하소연] 시험 코앞인데 범위 모르는 꼴… 후보별 정책 통째 ‘벼락치기’

    [‘깜깜이 정권 이양’ 공무원들의 하소연] 시험 코앞인데 범위 모르는 꼴… 후보별 정책 통째 ‘벼락치기’

    5·9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부처마다 후보별 정책 분석에 분주하다. 인수위원회조차 구성할 수 없는 차기 정부가 출범하면 결국 공약 내용을 구체화해 살을 붙이고 뼈대를 만드는 일은 결국 해당 부처에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리 방향성을 잡아 필요한 재원 규모부터 관련 법령, 앞으로 추진 일정 등을 일사불란하게 정리해야 한다. 물론 부처별 업무 보고서도 만들어야 한다. 대선 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청사 속 움직임을 들여다봤다.#뜬구름 공약이라도 …현실화는 공무원의 몫 “위에서는 황금연휴 기간 동안 적어도 이틀은 쉬어 두라고 하는데 맘이 편치 않아 나왔어요. 선거 결과를 모르니 마치 시험이 내일모레인데 시험 범위를 모르는 기분입니다.” 지난 4일 정부서울청사 15층 금융위원회 사무실. 황금연휴를 앞두고 A사무관은 보고서 작성에 한창이었다. 책상 옆에는 유력 대선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집과 관련 서류철이 수북하다. 최근 A사무관이 소속된 부서는 유력 대선 후보들이 각각 집권했을 때를 가정해 주요 공약별 실현 방안을 구체화 중이다. 정치는 총론으로 이야기할 수 있지만, 정책을 펴는 공무원은 각론으로 말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후보마다 “영세 자영업자의 카드수수료를 인하하겠다”고 외치지만 구체적인 대상과 인하 폭을 세밀하게 밝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뒷수습은 공무원들의 몫이다. 정책 집행과정에서 무리 없이 실현 가능한 인하 폭은 얼마인지, 대상은 또 어떻게 잡을 수 있는지를 여러 가지 선택지로 제시해야 한다. 고려해야 할 것도 많다. 이런 작업을 주도적으로 챙기는 이는 각 부처 차관이다. 국장들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차기 정부 업무보고를 위한 과제도 뽑고 있다. 부처별로 바쁜 부서는 서민 관련 정책을 다루는 곳이다. 그만큼 선거 공약들이 표가 많은 서민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기획재정부는 예산, 세제, 재정, 경제정책, 국제경제 등 분야별로 유력 대선 주자들의 공약이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게 구체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후보들은 공약 실행에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저마다 세제 개편을 통한 세수 확보를 강조한다. 결국 문제는 돈(예산). 이에 세제실은 2015년 10월 만든 조세정책심의회를 ‘풀가동’해 다음 정부의 정책을 뒷받침할 아이디어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세제실 고위 관계자는 “유력 후보들은 직접적인 명목세율 인상은 가장 마지막 수단으로 남겨놓고 세원 확대, 실효세율 인상 등을 먼저 추진한다는 입장”이라면서 “이에 맞춰 올 7월 발표할 세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실무진 부정적인데 일부 간부 열심히 ‘펌프질’ 분주하기는 인사혁신처도 마찬가지다. 후보마다 예외 없이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는 터라 후보별 공무원 일자리 수와 이에 따른 소요 예산 등을 분석 중이다. 29만명에 달하는 국가 인재 데이터베이스(DB)도 업데이트 중이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초기 다양한 분야에서 인사 수요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인재정보기획관실을 중심으로 각 분야 전문가 풀(Pool)을 재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특히 쌀 목표가격 인상과 청년 농어민직불제 도입 공약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앞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쌀 목표가격을 물가상승률과 연계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80㎏ 한 가마에 18만 8000원인 현재 목표가격과 실제 쌀값의 차액을 직불금으로 보전해주는데 목표가격이 올라가면 그만큼 재정 부담이 커진다. 실무급은 부정적이지만 일부 간부는 공약 실현이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고위관계자는 “쌀 생산량을 줄여서 올 가을 쌀값 하락을 막아낸다면 목표가격을 올릴 여지가 생긴다”면서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농가소득을 보전할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대선 후보들이 공통적으로 내놓은 청년직불제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다. 농어업 분야에 진출한 청년들에 일정기간 수당을 주게 되면 청년 일자리 창출, 농촌 고령화 완화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농식품부의 한 과장은 “청년직불제를 시행 중인 일본의 정책사례를 분석해 필요한 예산을 가늠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탈락 후보 관련 자료는 조용히 파기 작업과정에 불문율도 있다. 한 과장급 인사는 “당선자별로 각각 청와대에 제시할 어젠다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지만 최종 선택지는 남겨두는 것이 예의”라고 귀띔했다. 최종 선택은 차기 수장의 몫으로 남겨놔야 한다는 것이다. ‘오버’도 금물이다. 또 다른 한 고위 공직자는 “뚜껑을 열어봐야 하는 게 선거인데 자칫 특정 후보에 ‘올인’하는 듯한 준비를 했다가는 조직은 물론 정치권의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면서 “선거 뒤 (탈락 후보의) 여타 자료는 조용히 파기하는 것도 불문율”이라고 전했다. 서울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시론] 모순된 것처럼 보이는 트럼프 환율정책/정영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금융팀장

    [시론] 모순된 것처럼 보이는 트럼프 환율정책/정영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금융팀장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뒤 달러화 가치는 방향성을 잃고 움직이고 있다. 달러화 지수는 지난해 말에는 약 14년 만에 최고치(103.3)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후 달러화 지수가 올 1월 말 99.5까지 하락했다가 최근 101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달러화 가치의 급등락은 일관성 없어 보이는 환율정책에 기인한 바가 크다. 트럼프 정부의 환율정책은 일면 강달러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 정부는 인프라 투자 확대, 감세, 규제 완화 등 경기부양 정책을 표방하고 있다. 이는 국채 발행 확대,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상승 등을 통해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달러화 강세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미국 내 투자 확대 유도, 국경세 부과 등 여타 정책도 자금 유입 확대,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상승 등을 통해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른 한편으로 미국은 약달러를 선호하는 정책도 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중국 등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압박의 목소리를 높였다. 올 1월에는 중국, 일본, 독일이 자국에 유리하게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환율조작국 지정 압박을 통해 달러화는 약세, 중국, 일본 등 다른 국가의 통화는 강세로 유도하겠다는 정책이다. 환율정책 측면에서 트럼프의 정책이 상호 모순된 것처럼 보이나 미국이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본다. 트럼프 정부는 내수 경기 부양 정책을 주된 정책으로 추진하되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무역수지 적자 확대, 달러화 강세는 보호무역주의, 환율조작국 지정으로 보완해 나가겠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양면성을 가진 미국 환율정책은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확대하는 요인이다. 미국의 금리 상승에 따른 달러화 강세는 한국 경제에는 자금 이탈 등이 이뤄질 수 있는 금융시장 불안 요소다. 하지만 국내 금융시장이 일시적으로 불안할 수 있으나 과거와 같은 외환위기에 빠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최근 외환보유액은 3700억 달러를 넘어 외환위기 직전(1996년) 332억 달러,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2007년) 2622억 달러에 비해 크게 늘었다. 단기 외채 비중도 27.6%로 1996년 48.5%, 2007년 49.0%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특히 한국의 순대외금융자산이 2014년 3분기부터 통계 산출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로 돌아섰고 규모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외국인 자금 이탈에 대해 어느 정도 내성을 가졌다는 의미다. 환율조작국 지정 압박에 따른 달러화 약세, 원화 강세로 발생할 리스크를 주목해야 한다.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압박은 중국을 비롯해 일본, 독일에 집중되고 있다. 현재로선 한국은 미국의 압박에서 다소 비껴나 있는 모습이다. 그렇지만 한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더라도 환율조작국 지정 이슈 자체만 불거져도 원화는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200원을 넘어섰다가 최근에는 1140원 수준으로 크게 하락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수출 기업의 생산기지 및 수출시장 다변화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정 정도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2015년 한국의 무역의존도((수출+수입)/명목 GDP)가 84.8%로 미국 28.0%, 일본 36.8%, 중국 40.7%에 비해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강달러와 약달러 정책이 혼재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우선 양방향으로 초래될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금리 상승으로 강달러가 발생하면 한국의 외환 건전성이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국내 취약 부분의 유동성 공급, 외국과의 양자 간 통화 스와프 체결 확대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이 주 타깃은 아니지만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리스크에 대해서도 다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최근 원화 약세가 금리 인상 등 달러화 강세에 기인한 바가 크고 한국의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는 환율보다 저유가, 인구 고령화 등 비환율 요인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는 점을 계속 강조해야 할 것이다. 또 경제성에 기초한 미국 물자 구매 확대 등의 노력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트럼프 정부의 환율정책을 계기로 한국의 중장기 경제성장 전략을 재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 [2017 경제정책 방향] 단말기 보조금 제한 폐지… 셋째 이상 대학생 국가장학금 확대

    [2017 경제정책 방향] 단말기 보조금 제한 폐지… 셋째 이상 대학생 국가장학금 확대

    설 연휴 전 농축수산물 할인행사 학원비 옥외가격표시제 전면 시행 동남아 관광객 전자비자 시범 발급 임대업 리모델링 지원 2억→3억 소비자 원성이 높았던 ‘휴대전화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가 내년 9월 말로 없어진다. 신형 휴대전화로 바꾸려고 해도 위약금 부담으로 선뜻 지르지 못했는데 이를 완화하는 방안이 내년에 마련된다.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으로 울상을 짓고 있는 농·축·수산물 소비 진작 방안도 내년 초에 나온다. 정부가 29일 발표한 내년 경제정책 방향에는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계의 생계비 부담을 줄여 실질소득을 늘리는 방안이 담겼다. 우선 휴대전화 단말기 구매자에게 이동통신사가 주는 지원금을 제한하는 이른바 ‘보조금 제한’ 정책이 폐지된다. 당초 소비자 간 형평성을 도모하기 위해 3년 한시로 도입됐지만, 실제로는 단말기 구매 가격을 올려 소비자 부담을 늘리고 이통사 배만 불렸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내년 경제정책 방행에서 9월 말 일몰이 도래하는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이와 함께 휴대전화 구매 때 약정 기간을 채우지 못하면 토해내야 하는 위약금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정부는 할인율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위약금 산정 방식을 개선하고 위약금 관련 안내와 고지도 강화할 방침이다. 정부는 교육비 부담을 줄여주는 대책도 내놨다. 셋째 아이 이상이 대상자인 대학생 국가장학금 지원을 1~3학년에서 전 학년으로 확대하고, 학업성적 우수자(3분위 이하)에 대해선 학자금대출 원금의 30%와 이자 전액을 면제해 준다. 내년 1월부터 학원비 옥외가격표시제가 전면 실시된다. 또 공공요금 안정을 위해 정부와 공공기관 등이 부과하는 각종 수수료 현황을 전면 재점검해 불합리한 수수료는 폐지 혹은 인하하기로 했다. 정부는 내년 1월 설 연휴 전에 대규모 농·축·수산물 할인행사를 연다. 또 음식점업과 농·축·수산물 유통업, 화훼업종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세 차례 정밀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종합적인 소비촉진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농수산물 도매시장 규제를 개선해 시장 경쟁을 촉진하고 가격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내년 6월부터 대형 유통업체나 식자재업체 등 대량 수요자가 요청하는 경우 농수산물 도매시장법인이 직접 농수산물을 구매·판매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렇게 하면 중도매인을 거치는 유통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아울러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 간 정산조직을 설립해 투명한 거래와 함께 법인 간 경쟁을 촉진하기로 했다. 소비 진작을 위해 10년 이상의 경유차를 말소하고 새 차로 교체하면 승용차의 경우 내년 6월까지 143만원 한도 내에서 개별소비세 70%를 한시적으로 감면해 준다. 승합·화물차도 내년 6월까지 100만원 한도에서 취득세 50%를 감면해 준다. 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라 감소세를 보이는 중국인 관광객 수요 대체의 일환으로 동남아시아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인터넷으로 비자를 신청할 수 있도록 전자비자 발급을 내년에 시범 시행하기로 했다. 광역관광 루트를 개발해 내년 1월 14일부터 30일까지 겨울여행 주간을 신설, 전국의 관광시설·숙박·음식점·쇼핑시설에서 할인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구조적인 소비 제약 대응책으로 최대 2억원인 집주인 리모델링 임대사업 지원 한도를 3억원으로 확대한다. 주택을 보유하고 있지만 소득이 없는 고령층이 안정적인 임대소득을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취지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빨리 늙는 한국… 노인 기준 65→70세 추진

    빨리 늙는 한국… 노인 기준 65→70세 추진

    정부, 내년 경제성장률 2.6% 전망 연봉 7000만원 이하 신혼부부 100만원 稅공제·전세금 저리대출 정부가 각종 복지정책 등의 기준이 되는 노인 연령을 현행 ‘만 65세’보다 높이기로 했다. 장기적으로 만 70세 상향 조정이 유력하다. 출산 장려 인센티브의 기준이 되는 가구당 자녀 수도 기존의 ‘3자녀 이상’에서 ‘2자녀 이상’으로 확대된다. 또 내년부터 결혼을 하면 최대 100만원까지 세금을 깎아 준다. 공공 부문에서 내년에 6만명 이상 신규 채용이 이뤄진다. 정부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로 2.6%를 제시했다. 정부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저출산·고령화 사회 대비에 초점을 맞춘 ‘2017년 경제정책방향’을 확정, 발표했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부터 현재 65세인 노인 연령 기준을 높이기 위한 사회적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모든 직장의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는 가운데 2025년이면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어서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게 되는 등 정책 변화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를 겪은 일본처럼 노인 기준을 70세까지 올리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노인들 입장에선 연령 기준이 올라가면 복지정책에서 손해를 보지만 일자리정책 등에선 이득을 보게 된다. 정부는 저출산에 대응하기 위해 총급여 7000만원 이하인 근로자가 결혼하면 1인당 50만원, 맞벌이 부부는 100만원의 세금을 깎아 주는 혼인세액공제를 신설하기로 했다. 신혼부부 주거 안정을 위해 전세자금 대출 우대금리의 수준도 현행 0.5% 포인트에서 0.7% 포인트로 확대한다. 정부는 경기 활성화를 위해 내년 1분기에 역대 최고 수준의 재정을 신속하게 집행하기로 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등 공공 부문에서 6만명 이상을 신규 채용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황 권한대행은 “출산지원정책을 전면 재점검해 효과성 위주로 재편하고 늘어난 평균수명을 반영해 노인 기준을 재정립하는 등 고령화 시대 대응 노력에 더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데스크 시각] “몇이길 원하십니까?”/유영규 특별기획팀장

    [데스크 시각] “몇이길 원하십니까?”/유영규 특별기획팀장

    구소련의 국가 통계실장을 뽑는 면접시험장. “2+2의 답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던져졌다. 첫 번째 면접자가 자신 있게 “5”라고 답한다. 면접관은 “동지, 혁명적 열정은 높이 사지만 통계실장에는 셈을 할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하오”라고 답한다. 두 번째 사람의 답은 “3”이었다. 면접관 중 한 명이 버럭 화를 낸다. “저 자를 당장 체포하라. 감히 혁명의 성과를 깎아내리다니….” 세 번째 사람이 조심스레 답한다. “4입니다.” 그러자 다른 면접관이 형식 논리에 집착하는 ‘부르주아적 과학’의 문제점을 언급하며 따끔한 질타를 이어 간다. 통계실장 자리는 결국 네 번째 사람에게 돌아갔다. 그의 답변은 “몇이길 원하십니까?”였다.(장하준 교수의 경제학 강의 중) 임기가 7개월 정도 남은 19대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은 총 938건이다. 이 중 ‘무역이익공유제’라는 법안이 있다.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수혜를 받은 산업에서 얼마간 돈을 갹출해 피해를 보는 농어민을 지원하자는 법안이다. FTA에 따른 이익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보는 대기업 등이 나서 피해를 보게 되는 쪽을 돕자는 취지다. 하지만 이 법안은 2012년 소관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뒤 3년째 발이 묶여 있다. 지난 10일 국정감사장에서도 이 법안은 뜨거운 감자였다. 농어촌 국회의원들은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정부는 수용 불가를 외쳤다. 이날 농식품부와 산업부가 들고나온 근거는 각각 3000만원과 2000만원을 들인 용역 보고서였다. 두 보고서는 FTA로 인한 산업별 득실의 산출이 어렵고, 개별 기업의 이익도 FTA에서 비롯된 부분만 따로 추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경제학적으로 FTA의 손익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한다. 무역이익은 관세인하, 연구개발(R&D), 경영혁신, 비용 절감은 물론 시황과 환율 등 복합적인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기업 이중과세 문제와 FTA 협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반대 논리도 일정 부분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법안에 대한 찬반 여부를 떠나 짚어 볼 대목이 있다. 그동안 정부가 국민들에게 FTA의 필요성을 역설할 때는 그것이 가져다줄 장밋빛 미래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해 왔다는 점이다. 2007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미 FTA로 산업 분야에서 연간 3조 5805억원의 이득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업 분야에서 연간 8445억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시 10개 공공연구기관연합도 장기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은 5.97%, 연간 대미 무역흑자는 4억 1500만 달러 늘 것이란 수치를 내놨다. 그때 가능했던 계산이 왜 지금은 불가능할까. 국민들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다. 애초에 계량화가 쉽지 않았던 계산을 무리하게 시도했든지, 산출이 가능함에도 못 한다고 발을 뺀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정부가 대형 사업을 시작하거나 새 정책을 마련할 때나 빠짐없이 활용하는 것이 ‘연구용역’이다. 전문가 집단의 머리를 빌려 정책 추진의 정당성을 재점검하고 행정의 투명성을 기한다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연구용역이 발주자의 입맛에 맞춰진다는 비판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잘못된 연구용역은 잘못된 정책의 시작점이 된다. “몇이길 원하십니까?”라는 답변이 그저 남의 나라 이야기이길 기대해 본다. whoami@seoul.co.kr
  • [새누리 원내대표 유승민] “증세 없는 복지 정직하지 못해… 법인·부가세 백지 재검토”

    [새누리 원내대표 유승민] “증세 없는 복지 정직하지 못해… 법인·부가세 백지 재검토”

    2일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당선으로 집권 3년차 당·정·청의 정책 운영 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거위털’ 증세 논란부터 시작해 연말정산 혼란,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 개선안, 무상복지·무상급식, 공무원연금 개혁 등 박근혜 정부의 굵직한 현안마다 당·청, 당·정 간 소통 부재로 인한 혼선이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유 신임 원내대표는 선거 과정에서 일련의 정책 혼선 및 조율 부재를 강도 높게 비판했었다. 내년 총선을 불과 1년여 앞둔 시점에 여권의 국정 운영 지지율이 폭락한 상황에서 유 신임 원내대표 체제는 무상복지·증세 논의 등 정책 공약 전면 재점검을 통해 민심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원박’(원조 친박근혜계)이면서도 박근혜 정부 정책 기조와는 거리를 유지해 온 유 원내대표는 ‘중(中)부담·중(中)복지’를 주장하는 개혁 성향의 당내 대표적 경제통이다. 이런 측면에서 유 원내대표는 전임 원내지도부들보다 당 정책위원회에 깊숙이 관여하며 당·정·청 정책 조율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 선거에 앞선 합동토론회에서 “당선되면 대통령과 청와대 수석, 장관들과 매일 통화하고 매일 만날 것”이라며 “(계파별로 싸우는) 콩가루 집안이 아니라 청와대와 소통해서 찹쌀떡 집안을 확실하게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소통을 통한 박근혜 정부 정책 변화 촉구를 예고한 대목이다. 유 원내대표가 박근혜 정부의 안정적인 성공을 강조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경제정책 기조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어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앞서 1일 청와대가 정책조정협의회 신설 방침을 밝힌 만큼 원내 지도부가 이를 강한 목소리로 주도하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러닝메이트인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국방위원장 출신의 외교·안보·통일 분야 전문가임을 감안하면 경제정책에서는 유 원내대표가 직접 실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증세 문제와 관련해 “원 정책위의장과 공통으로 인식하는 것은 현 정부가 증세 없는 복지라고 한 기조는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면서 “담뱃세가 오르고 소득·세액공제 전환 세법 개정안을 모두 증세가 아니라고 말해야 하는 답답한 상황에 빠지므로 그 기조는 재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개헌에 대해서도 “자유로운 토론과 논의는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여든 야든 정치하는 사람들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개헌에 대한 자기 소신을 밝히고 활발히 토론하는 것이야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이라며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핵심 정책 라인인 위스콘신학파로 정부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과 더불어 당에서 유승민 원내대표, 강석훈 현 정책위 부의장까지 가세하며 정책 조율이 순항선을 탈지도 주목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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