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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결과에서 과정으로

    [열린세상] 결과에서 과정으로

    2019년 어느 생활용품 브랜드에서 양말을 판매하면서 다음과 같은 문구를 사용했습니다. ‘속건성, 책상을 탁쳤더니 억하고 말라서’. 민주화 운동 시절을 배경으로 한 영화 ‘1987’이 흥행을 하자 그 대사를 인용해 홍보문구를 작성한 것이지요. 항의가 잇따르자 회사는 황급히 사과문을 게시했습니다. 직원들에 대한 역사 교육을 진행했고, 박종철 열사를 추모하는 재단에 후원금까지 냈습니다. 올해 5월 18일에는 어느 커피 브랜드에서 텀블러를 제공하는 경품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광고 문구에 ‘탱크데이’,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를 사용했지요. 민주화 운동을 무력으로 진압한 사건과 고문으로 숨져간 학생의 사건을 연상시켰습니다. 당연하게도 언론의 집중포화 속에 회사 대표가 해임이 되었고, 회장까지 나서 사과를 해야 했지요. 전국의 매장을 닫고 직원들에게도 역사 교육을 했습니다. 6월 29일에는 고교 야구 경기 중 부적절한 응원 구호로 인해 큰 파장이 일었습니다. 더그아웃에서 응원하던 선수들이 역시 민주화 운동을 조롱하는 구호를 외쳤던 것이지요. 상대팀이 광주 지역을 연고로 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지역 비하와 역사 조롱 논란으로 번졌습니다. 학교와 동문회에서 상대팀을 찾아 사죄를 해야 했고, 학생들은 역사 교육을 따로 받았습니다. 세 가지 사건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기본적으로는 역사적인 배경 지식의 부재, 도덕 불감증, 공감능력 부족 등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저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지적하고자 합니다. 바로 ‘과정의 중요성’입니다. 우리 사회는 압축 성장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결과중심주의 혹은 결과만능주의의 시대를 살았습니다. 결과가 좋다면 수단이나 방법, 절차의 흠결은 어느 정도 눈감아주었던 것이었지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말이 대표적인 구호입니다. 앞선 사건들 역시 판매고를 올리거나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잘못된 수단을 동원한 예라고 볼 수 있지요. 하지만 최근 우리 사회의 중심축은 어쩌면 결과에서 과정으로 이동하거나 적어도 과정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는 방향으로 옮겨지고 있습니다. 최근의 투표용지 부족에 따른 MZ세대의 시위가 이를 증명하고 있지요. 6월 3일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송파구 일부 지역의 투표용지가 부족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결과적으로 투표용지 부족분이 선거결과에 영향을 주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이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과정의 공정성’을 중시하는 MZ세대들의 분노를 잠재우지는 못했습니다. 올해 치러지는 월드컵은 유난히도 대중의 관심을 끌어모으지 못했습니다. 4년마다 치러지는 지구촌 최대의 축제임에도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았지요. 저는 그 이면에 감독 선임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투명하지 못한 감독 선임 절차에 대중들이 나름대로의 의사표현을 한 것이 무관심이라는 결과로 돌아온 것이지요. 우리 법에는 이러한 정신을 표현한 조문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 규정하고 있는 ‘위법수집증거의 배제’ 법칙이지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라는 내용입니다. 유죄를 입증하는 아무리 중요한 증거라고 하더라도 수집절차에 위법이 있으면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어느 유력 정치인의 정치자금법위반 사건에서 절차의 위법을 이유로 무죄가 선고되기도 했습니다. 이제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공정은 결과의 공정에 그치지 않습니다. 결과를 넘어 과정이나 절차의 공정까지 의미합니다. 잘못된 수단이나 투명하지 않는 절차는 아무리 좋은 성과를 내어도 대중의 외면을 받게 된다는 것을 일련의 사건들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속도보다 방향이고, 결과보다 과정입니다. 양중진 법무법인 솔 대표변호사·전 수원지검 1차장
  • 연세대 교수 시국선언 전문 “스승의 날 스승답지 못한 모습을 뒤돌아보며”

    연세대 교수 시국선언 전문 “스승의 날 스승답지 못한 모습을 뒤돌아보며”

    ’연세대 교수 시국선언 전문’ 연세대학교 교수들은 스승의 날 하루 전인 14일 “스승답지 못한 우리 모습을 돌아보며 겸허히 반성하고 참회하고자 한다”며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가족들을 위로하며 무능한 대처를 보인 정부를 비판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다음은 연세대 교수 시국선언문 전문. “슬픔을 안고 공동체 회복의 실천으로” 세월호 참사로 숨진 이들의 명복을 빌며 우리 연세대학교 교수 일동은 비탄한 심정으로 참회하고 성찰하는 마음을 같이 나누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자로서 꽃다운 나이에 어른들의 구조를 믿고 기다리다가 숨을 거둔 단원고등학교 학생들, 이들과 함께 끝까지 곁에 있다가 유명을 달리한 선생님들을 생각하면 참담함과 비통함을 금할 길 없습니다. 아들딸의 시신을 붙들고 통곡하는 부모님들, 아직 시신조차 만나보지 못한 채 팽목항을 지키고 있는 부모님들의 처참한 심정에 가슴깊이 동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분명한 인재였다는 점에서 특별한 반성을 우리 모두에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본분을 망각하고 수많은 목숨을 앗아가도록 방치한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을 포함한 청해진해운에 일차적 책임이 있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사고 발생 후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구조의 난맥상을 보여 온 해경을 포함한 정부당국의 책임도 결코 이에 못지않게 엄중할 것입니다.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가족을 잃은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일부 언론의 태도와, 무기력하게 대처 과정을 지켜보기만 했던 정치권의 태도는 전 국민의 분노를 일으켜 왔습니다.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우리가 동시에 목격한 것은 국가라는 제도의 침몰과 책임의식이라는 윤리와 양심의 침몰이었습니다. 세월호 침몰의 원인과 대처 및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은 한 치의 의구심도 남김없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하고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국민들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정부는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헌법에도 명시되어 있듯이 이번 참사를 철저히 파헤치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저희들이 보기에, 이번 참사의 근본 원인은 물질적 탐욕에 젖은 나머지 생명의 가치를 내팽개친 황금만능주의, 편법과 탈법의 관행을 암묵적으로 받아들여 온 결과중심주의에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범적으로 이루어 왔다고 자부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삶과 생명에 대한 철학 및 성찰이 빈곤한 반인간적 사회인지를 여실히 증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무기력한 국가와 황폐해진 사회의 실상이 여지없이 드러난 세월호의 비극을 전국민적인 참회와 반성의 계기로 삼기를 제안합니다. 먼저 학생들을 가르치고 학문을 탐구하는 우리 교수들부터 진지하고 겸허하게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자 합니다. 과정과 원칙을 무시한 채 결과만을 중시하고 비리와 이권으로 뒤엉켜있는 우리 사회를 질타하고 개혁하기는커녕, 오히려 이를 방조하며 이에 편승하려 하지는 않았는지 자성합니다.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의 스승답지 못한 모습을 뒤돌아보며 가슴 속 깊이 뉘우치고자 합니다. 나아가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책임을 진 모든 이들도 우리의 반성과 참회에 동참하기를 바랍니다. 국민의 안전·자유·행복의 보장에 소홀했던 현 정부를 포함한 정치권은 스스로 철저히 반성하면서 원인규명과 대책마련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합니다. 기업들 또한 공정경쟁을 왜곡하고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고 있지 않았는지 진지하게 자신들을 돌아보고 정경유착이라는 낡고 잘못된 관행과 결별해야 합니다. 언론은 갑갑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신문고의 역할을 제대로 담당해왔는지 겸허하게 자성하면서 불법과 탈법을 적극적으로 고발하고 민주주의를 위한 권력 감시를 올바로 수행해야 합니다. 침몰한 세월호 안에서 구조의 희망을 버리지 않고 두 손 모아 기도하며 서로의 손을 붙잡고 격려하던 어린 학생들은 엄중한 역사적 숙제를 안기고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이들의 죽음 앞에 대한민국의 모든 어른들은 근본적인 참회와 성찰에 기초하여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한 실천으로 응답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탐욕과 비리, 생명경시 풍조가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석에서 말끔히 제거될 때까지, 그리하여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구성원 모두가 인간적인 삶을 누리고 나눌 수 있을 때까지 반성과 개혁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임을 이들에게 엄숙하게 약속해야 할 것입니다. 어린 아들딸을 잃은 유가족 여러분들의 아픔과 고통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고인들의 명복을 다시 한 번 간절히 빕니다. 2014. 5. 14 연세대학교 교수 일동 강상현, 강승혜, 강정한, 고광윤, 권수영, 권영준, 기하서, 김갑성, 김경모, 김도형, 김동노, 김동현, 김동환, 김명섭, 김성보, 김성태, 김세익, 김시호, 김영희, 김왕배, 김용민, 김용준, 김종철, 김준일, 김준환, 김철, 김충선, 김태환, 김택중, 김학진, 김학철, 김현미, 김현숙, 김혜림, 김호기, 나윤경, Linda Kilpatrick-Lee, Michael Michael, 마광수, Mandel Cabrera, 문상영, 문정인, 문창옥, 박경수, 박상영, 박상용, 박애경, 박준성, 박찬웅, 방연상, 백경선, 서상규, 서현석, 서홍원, 설혜심, 손영종, 손창완, 손호현, 송인한, 송현주, 신동빈, Anthony C. Adler, 안춘수, 양재진, 양혁승, 여인환, 오홍석, 원재연, William L. Ashline, 유현주, 윤대희, 윤태진, 윤혜준, 이경원, 이덕연, 이동귀, 이삼열, 이상길, 이원용, 이윤석, 이윤영, 이재원, 이종수(법전원), 이지현, 이진호, 이태정, 이태호, 이한주, 이희경, 장원섭, 전광민, 전수진, 전지연, 전현식, 정석환, 정애리, 정의철, 정종락, 정종열, 정종훈, 정희모, Jen Hui Bon Hoa, 조문영, 조용수, 조재국, 조현수, John M. Frankl, Joseph Hwang, 차혜원, 최건영, 최우영, 최윤오, 최종건, 최종철, 최준호, Carl Sobocinski, Krys Lee, Tae Lee, Terence Murphy, Pearl Kim Pang, Paul Tonks, 하연섭, Hans Schattle, 한균희, 한승헌, 한웅, 허대식, 현승준, 홍길표, 황금중 (외국인교수 15명을 포함한 총 131명)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연세대 교수 시국선언 “세월호 참사, 스승답지 못한 우리 모습 반성하고 참회”(전문 포함)

    연세대 교수 시국선언 “세월호 참사, 스승답지 못한 우리 모습 반성하고 참회”(전문 포함)

    ‘연세대 교수 시국선언’ ‘연대 교수 시국선언’ 세월호 참사에 대한 추모의 마음과 함께 정부의 책임 있는 대책을 촉구하는 성명 발표에 대학교수도 동참했다. 연세대학교 교수들은 스승의 날 하루 전인 14일 “스승답지 못한 우리 모습을 돌아보며 겸허히 반성하고 참회하고자 한다”며 이 같은 성명을 발표했다. 연세대학교 교수 131명(외국인 교수 15명 포함)은 이날 ‘슬픔을 안고 공동체 회복의 실천으로’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세월호 참사는 분명한 인재였다는 점에서 특별한 반성을 우리 모두에게 요구하고 있다”면서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우리가 동시에 목격한 것은 국가라는 제도의 침몰과 책임의식이라는 윤리와 양심의 침몰이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을 포함한 청해진해운에 일차적 책임이 있지만, 사고 발생 후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구조의 난맥상을 보여 온 정부당국의 책임도 결코 이에 못지않게 엄중할 것”이라며 “세월호 침몰 원인과 대처,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은 한 치의 의구심도 남김없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하고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참사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물질적 탐욕에 젖은 나머지 생명의 가치를 내팽개친 황금만능주의, 편법과 탈법의 관행을 암묵적으로 받아들여 온 결과중심주의에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범적으로 이루어 왔다고 자부해 왔음에도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삶과 생명에 대한 철학 및 성찰이 빈곤한 반인간적 사회인지를 여실히 증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세월호 참사와 함께 국민과 유가족들에게 참담함을 안겨준 우리 언론의 보도행태와 관련해서도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가족을 잃은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일부 언론의 태도와, 무기력하게 대처 과정을 지켜보기만 했던 정치권의 태도는 전 국민의 분노를 일으켰다”며 “언론은 갑갑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신문고의 역할을 제대로 담당해왔는지 겸허하게 자성하면서 불법과 탈법을 적극적으로 고발하고 민주주의를 위한 권력 감시를 올바로 수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이들은 “우리는 과정과 원칙을 무시한 채 결과만을 중시하고 비리와 이권으로 뒤엉켜있는 우리 사회를 질타하고 개혁하기는커녕, 오히려 이를 방조하며 이에 편승하려 하지는 않았는지 자성한다”며 “스승의 날을 맞이해 우리의 스승답지 못한 모습을 뒤돌아보며 가슴 속 깊이 뉘우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번 ‘세월호 참사를 대하는 연세대학교 교수들의 성명’은 김왕배(사회학과)·김종철(법학전문대학원)·김호기(사회학과)·방연상(연합신학대학원)·윤혜준(영문학과)·이종수(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세월호 참사에 대해 교육자로서의 입장을 밝히자는 뜻을 나누면서 준비했다. 이들은 성명서 국문본과 영문본을 완성한 후 연세대 전체 교수들과 공유해 참여 교수들의 서명을 받았다. 다음은 연세대 교수 시국선언문 전문. “슬픔을 안고 공동체 회복의 실천으로” 세월호 참사로 숨진 이들의 명복을 빌며 우리 연세대학교 교수 일동은 비탄한 심정으로 참회하고 성찰하는 마음을 같이 나누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자로서 꽃다운 나이에 어른들의 구조를 믿고 기다리다가 숨을 거둔 단원고등학교 학생들, 이들과 함께 끝까지 곁에 있다가 유명을 달리한 선생님들을 생각하면 참담함과 비통함을 금할 길 없습니다. 아들딸의 시신을 붙들고 통곡하는 부모님들, 아직 시신조차 만나보지 못한 채 팽목항을 지키고 있는 부모님들의 처참한 심정에 가슴깊이 동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분명한 인재였다는 점에서 특별한 반성을 우리 모두에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본분을 망각하고 수많은 목숨을 앗아가도록 방치한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을 포함한 청해진해운에 일차적 책임이 있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사고 발생 후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구조의 난맥상을 보여 온 해경을 포함한 정부당국의 책임도 결코 이에 못지않게 엄중할 것입니다.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가족을 잃은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일부 언론의 태도와, 무기력하게 대처 과정을 지켜보기만 했던 정치권의 태도는 전 국민의 분노를 일으켜 왔습니다.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우리가 동시에 목격한 것은 국가라는 제도의 침몰과 책임의식이라는 윤리와 양심의 침몰이었습니다. 세월호 침몰의 원인과 대처 및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은 한 치의 의구심도 남김없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하고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국민들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정부는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헌법에도 명시되어 있듯이 이번 참사를 철저히 파헤치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저희들이 보기에, 이번 참사의 근본 원인은 물질적 탐욕에 젖은 나머지 생명의 가치를 내팽개친 황금만능주의, 편법과 탈법의 관행을 암묵적으로 받아들여 온 결과중심주의에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범적으로 이루어 왔다고 자부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삶과 생명에 대한 철학 및 성찰이 빈곤한 반인간적 사회인지를 여실히 증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무기력한 국가와 황폐해진 사회의 실상이 여지없이 드러난 세월호의 비극을 전국민적인 참회와 반성의 계기로 삼기를 제안합니다. 먼저 학생들을 가르치고 학문을 탐구하는 우리 교수들부터 진지하고 겸허하게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자 합니다. 과정과 원칙을 무시한 채 결과만을 중시하고 비리와 이권으로 뒤엉켜있는 우리 사회를 질타하고 개혁하기는커녕, 오히려 이를 방조하며 이에 편승하려 하지는 않았는지 자성합니다.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의 스승답지 못한 모습을 뒤돌아보며 가슴 속 깊이 뉘우치고자 합니다. 나아가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책임을 진 모든 이들도 우리의 반성과 참회에 동참하기를 바랍니다. 국민의 안전·자유·행복의 보장에 소홀했던 현 정부를 포함한 정치권은 스스로 철저히 반성하면서 원인규명과 대책마련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합니다. 기업들 또한 공정경쟁을 왜곡하고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고 있지 않았는지 진지하게 자신들을 돌아보고 정경유착이라는 낡고 잘못된 관행과 결별해야 합니다. 언론은 갑갑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신문고의 역할을 제대로 담당해왔는지 겸허하게 자성하면서 불법과 탈법을 적극적으로 고발하고 민주주의를 위한 권력 감시를 올바로 수행해야 합니다. 침몰한 세월호 안에서 구조의 희망을 버리지 않고 두 손 모아 기도하며 서로의 손을 붙잡고 격려하던 어린 학생들은 엄중한 역사적 숙제를 안기고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이들의 죽음 앞에 대한민국의 모든 어른들은 근본적인 참회와 성찰에 기초하여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한 실천으로 응답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탐욕과 비리, 생명경시 풍조가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석에서 말끔히 제거될 때까지, 그리하여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구성원 모두가 인간적인 삶을 누리고 나눌 수 있을 때까지 반성과 개혁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임을 이들에게 엄숙하게 약속해야 할 것입니다. 어린 아들딸을 잃은 유가족 여러분들의 아픔과 고통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고인들의 명복을 다시 한 번 간절히 빕니다. 2014. 5. 14 연세대학교 교수 일동 강상현, 강승혜, 강정한, 고광윤, 권수영, 권영준, 기하서, 김갑성, 김경모, 김도형, 김동노, 김동현, 김동환, 김명섭, 김성보, 김성태, 김세익, 김시호, 김영희, 김왕배, 김용민, 김용준, 김종철, 김준일, 김준환, 김철, 김충선, 김태환, 김택중, 김학진, 김학철, 김현미, 김현숙, 김혜림, 김호기, 나윤경, Linda Kilpatrick-Lee, Michael Michael, 마광수, Mandel Cabrera, 문상영, 문정인, 문창옥, 박경수, 박상영, 박상용, 박애경, 박준성, 박찬웅, 방연상, 백경선, 서상규, 서현석, 서홍원, 설혜심, 손영종, 손창완, 손호현, 송인한, 송현주, 신동빈, Anthony C. Adler, 안춘수, 양재진, 양혁승, 여인환, 오홍석, 원재연, William L. Ashline, 유현주, 윤대희, 윤태진, 윤혜준, 이경원, 이덕연, 이동귀, 이삼열, 이상길, 이원용, 이윤석, 이윤영, 이재원, 이종수(법전원), 이지현, 이진호, 이태정, 이태호, 이한주, 이희경, 장원섭, 전광민, 전수진, 전지연, 전현식, 정석환, 정애리, 정의철, 정종락, 정종열, 정종훈, 정희모, Jen Hui Bon Hoa, 조문영, 조용수, 조재국, 조현수, John M. Frankl, Joseph Hwang, 차혜원, 최건영, 최우영, 최윤오, 최종건, 최종철, 최준호, Carl Sobocinski, Krys Lee, Tae Lee, Terence Murphy, Pearl Kim Pang, Paul Tonks, 하연섭, Hans Schattle, 한균희, 한승헌, 한웅, 허대식, 현승준, 홍길표, 황금중 (외국인교수 15명을 포함한 총 131명)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연세대 교수 시국선언에 해외학자 성명서까지…세월호 참사 학계 비판 잇따라

    연세대 교수 시국선언에 해외학자 성명서까지…세월호 참사 학계 비판 잇따라

    ‘연세대 교수 시국선언’ ‘해외학자 성명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와 함께 정부의 무능한 대처에 대한 학계의 비판이 잇따랐다. 연세대학교 교수 131명(외국인 교수 15명 포함)은 스승의 날 하루 전날인 14일 “스승답지 못한 우리 모습을 돌아보며 겸허히 반성하고 참회하고자 한다”며 이 같은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슬픔을 안고 공동체 회복의 실천으로’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세월호 참사는 분명한 인재였다는 점에서 특별한 반성을 우리 모두에게 요구하고 있다”면서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우리가 동시에 목격한 것은 국가라는 제도의 침몰과 책임의식이라는 윤리와 양심의 침몰이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을 포함한 청해진해운에 일차적 책임이 있지만, 사고 발생 후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구조의 난맥상을 보여 온 정부당국의 책임도 결코 이에 못지않게 엄중할 것”이라며 “세월호 침몰 원인과 대처,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은 한 치의 의구심도 남김없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하고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참사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물질적 탐욕에 젖은 나머지 생명의 가치를 내팽개친 황금만능주의, 편법과 탈법의 관행을 암묵적으로 받아들여 온 결과중심주의에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범적으로 이루어 왔다고 자부해 왔음에도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삶과 생명에 대한 철학 및 성찰이 빈곤한 반인간적 사회인지를 여실히 증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세월호 참사와 함께 국민과 유가족들에게 참담함을 안겨준 우리 언론의 보도행태와 관련해서도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가족을 잃은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일부 언론의 태도와, 무기력하게 대처 과정을 지켜보기만 했던 정치권의 태도는 전 국민의 분노를 일으켰다”며 “언론은 갑갑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신문고의 역할을 제대로 담당해왔는지 겸허하게 자성하면서 불법과 탈법을 적극적으로 고발하고 민주주의를 위한 권력 감시를 올바로 수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이들은 “우리는 과정과 원칙을 무시한 채 결과만을 중시하고 비리와 이권으로 뒤엉켜있는 우리 사회를 질타하고 개혁하기는커녕, 오히려 이를 방조하며 이에 편승하려 하지는 않았는지 자성한다”며 “스승의 날을 맞이해 우리의 스승답지 못한 모습을 뒤돌아보며 가슴 속 깊이 뉘우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해외 학자들도 성명서를 내고 세월호 참사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남태현 미국 샐리스버리 대학 교수 등 5명의 학자들은 13일(현지시각) 워싱턴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에 경종: 신자유주의적 규제완화와 민주적 책임 결여가 근본적 문제’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낭독했다. 이번 성명에는 교수 577명과 박사후 연구원 163명, 독립적 학자 334명 등이 참가했다. 특히 노마 필드 시카고대 교수, 낸시 에이블먼 일리노이대 교수 등 외국인 교수 130여명도 성명서에 서명을 해 눈길을 끌었다. 특정 사안에 대해 1000명이 넘는 외국 학자들이 서명을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들 교수들은 “세월호 참사는 단순히 비도덕적인 선장과 선원들의 일탈적 행위의 결과일 뿐만 아니라 최근 진행되고 있는 규제 완화와 민영화, 무능력과 부패에서 비롯된 미비한 구조 노력의 결과”라며 “사회 총체적인 비리와 부실이 신속하게 개혁되지 않는 한 이런 비극은 앞으로 얼마든지 재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다섯 가지 요구사항을 적시했다. 첫째, 생존자·희생자와 이들 가족에 대한 적극적인 치유와 정당한 배상을 요구했다. 둘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은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의 가장 기본적 의무임을 인식하고 책임을 질 것을 요구했다. 특히, 관련 관료들에 대한 엄중한 조사와 처벌을 요구하고 이들을 관리하는 데 실패한 청와대와 대통령도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셋째, 독립적인 특검 및 특별법 도입을 요구했다. 넷째, 무분별한 공적규제 완화와 민영화 정책을 철폐하고, 사람의 생명과 안전, 삶의 질을 기업 이익과 정부 편의 위에 놓으며, 경제적 이익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섯째, 방송 장악과 언론 통제를 위한 일체의 작업을 즉시 중단하고 언론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연세대 교수 시국선언 “세월호 참사, 스승답지 못한 우리 모습 반성하고 참회”

    연세대 교수 시국선언 “세월호 참사, 스승답지 못한 우리 모습 반성하고 참회”

    ‘연세대 교수 시국선언’ ‘연대 교수 시국선언’ 세월호 참사에 대한 추모의 마음과 함께 정부의 책임 있는 대책을 촉구하는 성명 발표에 대학교수도 동참했다. 연세대학교 교수들은 스승의 날 하루 전인 14일 “스승답지 못한 우리 모습을 돌아보며 겸허히 반성하고 참회하고자 한다”며 이 같은 성명을 발표했다. 연세대학교 교수 131명(외국인 교수 15명 포함)은 이날 ‘슬픔을 안고 공동체 회복의 실천으로’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세월호 참사는 분명한 인재였다는 점에서 특별한 반성을 우리 모두에게 요구하고 있다”면서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우리가 동시에 목격한 것은 국가라는 제도의 침몰과 책임의식이라는 윤리와 양심의 침몰이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을 포함한 청해진해운에 일차적 책임이 있지만, 사고 발생 후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구조의 난맥상을 보여 온 정부당국의 책임도 결코 이에 못지않게 엄중할 것”이라며 “세월호 침몰 원인과 대처,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은 한 치의 의구심도 남김없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하고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참사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물질적 탐욕에 젖은 나머지 생명의 가치를 내팽개친 황금만능주의, 편법과 탈법의 관행을 암묵적으로 받아들여 온 결과중심주의에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범적으로 이루어 왔다고 자부해 왔음에도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삶과 생명에 대한 철학 및 성찰이 빈곤한 반인간적 사회인지를 여실히 증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세월호 참사와 함께 국민과 유가족들에게 참담함을 안겨준 우리 언론의 보도행태와 관련해서도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가족을 잃은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일부 언론의 태도와, 무기력하게 대처 과정을 지켜보기만 했던 정치권의 태도는 전 국민의 분노를 일으켰다”며 “언론은 갑갑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신문고의 역할을 제대로 담당해왔는지 겸허하게 자성하면서 불법과 탈법을 적극적으로 고발하고 민주주의를 위한 권력 감시를 올바로 수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이들은 “우리는 과정과 원칙을 무시한 채 결과만을 중시하고 비리와 이권으로 뒤엉켜있는 우리 사회를 질타하고 개혁하기는커녕, 오히려 이를 방조하며 이에 편승하려 하지는 않았는지 자성한다”며 “스승의 날을 맞이해 우리의 스승답지 못한 모습을 뒤돌아보며 가슴 속 깊이 뉘우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번 ‘세월호 참사를 대하는 연세대학교 교수들의 성명’은 김왕배(사회학과)·김종철(법학전문대학원)·김호기(사회학과)·방연상(연합신학대학원)·윤혜준(영문학과)·이종수(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세월호 참사에 대해 교육자로서의 입장을 밝히자는 뜻을 나누면서 준비했다. 이들은 성명서 국문본과 영문본을 완성한 후 연세대 전체 교수들과 공유해 참여 교수들의 서명을 받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ADHD 학생·학부모들의 호소

    ADHD 학생·학부모들의 호소

    ADHD는 질환 소인을 타고난다는 게 정설이다. 부주의(집중력 저하), 과잉행동, 충동성 등 크게 세 가지 특징적인 증상을 보이지만 환경에 따라 증세가 심하게 나타나기도 하고, 아예 발병하지 않기도 한다. ADHD를 가진 학생들, 그런 자녀를 둔 부모들 및 전문가들은 “획일적인 교육과 ADHD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현재의 교육체계가 증세를 부추기거나 악화시킨다.”고 말한다. 김모(19·양천구 목동)군은 초등학교 4학년 때 병원에서 ADHD 진단을 받았다. 김군은 “수업이 재미없었다. 40분 동안 선생님 입만 바라보며 가만히 앉아 있는 게 고역이었다.”고 돌이켰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김군이었지만 ‘기호’와 ‘계산’ 영역을 공부할 때는 강한 집중력을 발휘했다. 고교에 들어간 이후 수학, 화학, 물리 등 자연계 과목은 전교 1등을 놓친 적이 없다. 현재 대학 수시전형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김군은 “ADHD 아이들에 대한 선생님들의 이해가 부족하다. 같은 증상을 보이는 친구들을 보면 모두 좋아하는 것에는 집중을 잘한다. 집중력 부족이라기보다는 선택적 집중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ADHD 아이들에 대한 나쁜 시각을 버리고, 잘하는 부분의 능력을 키워주는 교육을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이가 초·중학교 때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왜 그러니? 왜 그 모양이니?”와 같은 비난과 힐책을 많이 받았다. 하루는 귀가해 “엄마, 나 바보야.”라며 우는데, 큰 절망을 느꼈다.” ADHD 아들을 둔 박모(45·강남구 대치동)씨의 하소연이다. 박씨의 아들 김모(18)군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과잉행동과 충동적 성향을 보였다. 중학생이 되어서는 지각과 무단결석이 이어졌다. 교사가 관리하기 힘들다고 해서 세 번이나 전학을 해야 했다. 김군은 고1 때부터 달라졌다. 박씨는 “담임선생님이 사랑으로 감싸줬고, 아이가 외국어에 남다른 감각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그 분야를 집중적으로 키워줬다.”고 말했다. 김군은 외국어 중 영어를 특히 잘한다. 줄곧 전교 1등을 유지했고, TEPS도 900점이 넘는다. 다른 과목은 최하위 수준이다. 박씨는 “ADHD 아이들은 천편일률적인 학교 교육에 적응을 못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학교 교육이 좀 더 다양성을 인정하고 개방화됐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ADHD 아이들 특징 중 하나가 ‘악필’이다. 손 근육 발달이 느려서다. 펜으로 적는 대신 워드로 작성하게 하는 등 작은 배려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서천석 홍보이사는 “ADHD는 기본적으로 질병 소인을 갖고 태어나지만 환경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며 “우리나라는 부모들의 과도한 학업 요구, 시험에 따른 결과중심주의 등 ‘교육 환경’이 ADHD 발병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줄기세포 존재 공방] “모든 의혹 철저한 규명 뿐”

    황우석 교수의 논문이 거짓일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시민단체들은 “국익이라는 명분으로 문제제기 자체를 막아버린 결과”라면서 “모든 의혹을 밝히고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생명공학감시연대 김병수 정책위원은 “이제는 황 교수의 입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서울대가 하기로 한 조사를 철저히 진행해 검증해야 한다.”면서 “처음 논란이 제기됐을 때 명확히 확인했다면 이런 국민적 공황 상태까지 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 남아있는 개발주의, 결과중심주의가 영향을 미쳤던 것”이라면서 “사회적으로는 큰 학습을 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천주교인권위 김덕진 사무국장은 “한점의 의혹이라도 있으면 확실히 밝히고 나가는 것이 정공법인데 논란 자체와 언로를 막아버린 것이 이런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면서 “잘못된 여론몰이가 결국 황 박사에게 더 많은 상처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황 박사는 솔직히 모든 것을 밝히고 사과할 것이 있다면 사과하고 다시 훌륭한 연구자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황 박사 한명에게만 책임을 지워 훌륭한 연구자를 거짓말쟁이로 만들거나 전문가도 아닌 사람들이 너무 깊이 개입해 황 박사뿐 아니라 배아줄기 세포 연구성과 전체를 매도하는 것은 옳은 해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황 교수를 지지해 온 단체도 당혹스러운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연구·치료목적의 난자 기증을 지원하는 모임’ 측은 이날 밤 긴급 발표자료를 준비했다가 16일 서울대의 기자회견 이후로 이를 연기했다. 관계자는 “황 교수팀과 전화로 연락을 시도했으며 황 교수가 현재 줄기세포를 갖고 있지 않을지라도 줄기세포를 만들어냈다는 점은 믿고 있다.”면서 “서울대의 입장 발표 뒤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계의 우려도 컸다. 카이스트의 한 교수는 “황 교수는 논문을 낼 때 조작하지 않는다는 과학자의 기본 원칙을 저버렸다.”면서 “황교수팀의 젊은 연구원들이 피해를 당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한양대의 한 교수는 “미국에서도 종종 박사과정이나 과정을 마친 연구원들이 허위 보고를 해서 최종 책임자가 연구가 조작된지 모르고 논문을 발표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그러나 이번과 같이 중요한 사안을 교수가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생명과학을 연구하는 같은 과학자로 나도 참담하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생각을 더 해봐야겠다. 고 덧붙였다.이효용 이효연 이유종기자 utility@seoul.co.kr
  • 미 의원/새 대일보복법안 제출

    ◎“미 설정 목표 미달땐 일방조치 발동”/게파트 등 강경파의원들 미일간의 쌍무무역협상 결렬에 따른 무역분쟁 재연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미 상·하원의 영향력이 있는 의원들이 일본의 시장개방을 강력히 촉구하는 「공정한 시장접근 법안」을 24일 의회에 제출했다. 25일 대한무역진흥공사에 따르면 리처드 게파트 하원 민주당 원내총무와 존 록펠러 상원의원등이 제출한 이 법안은 미국이 일본시장 개방을 위해 일방적으로 설정한 목표에 미달할 경우 미 통상법 301조에 의한 무역보복조치를 발동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게파트의원은 미·일 포괄무역협상이 실패로 돌아간 것에 대해 크게 실망했다면서 이 법안은 한마디로 결과중심주의가 특색이라고 밝혔다.그는 일본에 대해 수량목표를 설정하려는 클린턴 행정부의 정책을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 법안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법안발효이후 90일이내에 현재 시행중인 무역협정의 이행정도에 대한 보고서를 무역대표부가 의회에 제출한다.▲미 상무부는 미국기업의 제3국시장진출정도와 일본시장 진출정도를 비교한후 각 분야별 수량목표를 할당한다.▲보고서 작성기간동안(발효후 90일) 일본정부와 협상을 병행한다.▲90일안에 합의에 실패할 경우 301조에 의한 보복조치를 발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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