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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야고, 초종용, 겨우살이… 식물로 보는 ‘기생’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야고, 초종용, 겨우살이… 식물로 보는 ‘기생’

    지난달 서울식물원 주제원을 둘러보던 중 억새밭에서 익숙한 식물을 만났다. 그것은 3년 전 그림을 그렸던 야고. 서울에서의 만남이 유난히 반가웠던 이유는 그간 이들을 제주에서만 만나왔기 때문이다. 야고는 우리나라 제주에 주로 자생하나 최근에는 서울 하늘공원과 서울식물원 등지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연구자들은 야고가 억새를 따라 서울로 온 것이라 추정한다. 억새와 야고. 이들의 관계는 매우 특별하다. 야고는 억새를 기주식물 삼아 기생하며 생장에 필요한 물과 영양분을 얻는다. 대부분의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생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다. 그러나 야고는 광합성을 하지 않고, 억새의 영양분을 빼앗아 살아간다. 광합성을 하지 않기에 엽록소가 필요하지 않은 야고는 오랜 시간을 거쳐 녹색을 천천히 잃게 되었다. 지구에 사는 현화식물의 약 1.2%인 4530종이 기생식물이다. 기생식물은 작은 풀부터 나무까지 다양하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기생식물로는 야고, 초종용, 개종용, 새삼, 실새삼, 겨우살이, 백양더부살이 등이 있으며 이들은 공통적으로 흡기라는 특수 기관을 갖고 있어 이 기관을 기주식물에 부착하고 조직을 관통해 양분과 물을 빨아들인다. 기생식물 중에는 야고처럼 광합성을 하지 않고 전적으로 기주에 의존하는 완전기생식물과 스스로 광합성을 해 녹색을 띠는 반기생식물이 있다. ‘기생하다‘의 사전적 의미를 찾으면 ‘스스로 생활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의지하여 생활하다.’라고 정의한다. 그렇다면 과연 식물계에서 기생은 어떤 의미일까? 기생식물은 어떤 연유로 이와 같은 삶을 살게 된 것일까? 연구자들은 기생식물이 보통의 속씨식물로부터 진화한 것으로 추정한다. 다만 양분 흡수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에서 흡기가 발달했고, 이와 관련된 기능은 강화된 반면 식물체 지지, 양분의 동화와 같은 구조, 생리적 기능은 감소해 더이상 식물이 스스로를 지탱할 수 없게 되어 자율성을 상실하고 기생하는 습관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반만 기생하는 반기생식물은 자립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 광합성만큼은 스스로 하는 것일까? 연구자들은 반기생식물이야말로 이제 막 기생을 시작한 것으로, 완전기생식물로 진화하는 과정이라 말한다. 반기생식물은 아직 녹색이다. 다른 식물과 눈에 띄는 차이가 있다면 잎이 유난히 작다. 기생하는 삶에 익숙해지면 광합성을 하지 않게 되고, 잎은 쪼그라들거나 완전히 사라지고, 줄기는 옅은 노란색이나 흰색으로 변한다. 언젠가 땅속이나 기주의 몸 안으로 들어가 줄기가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다. 이것이 기생식물로의 진화 과정이다. 필연적으로 기생식물은 기주식물에게 해를 끼칠 수밖에 없다. 대표적으로 기주의 생장 속도를 감소시키고 생명력을 잃게 만든다. 그러나 기생식물들을 관찰하고, 관련 논문들을 읽으며 내가 놀란 지점은 생각보다 눈에 띄는 피해가 없는 경우 또한 많다는 점이다. 기주를 약화시키고 죽게 만드는 것은 기생식물 자신의 터전을 잃어버리는 일이기에 기생식물은 애초에 기주에 큰 피해가 갈 일을 자초하지 않는 것 같다. 만약 영화 ‘기생충’의 후반부에서처럼 기생식물이 기주를 극단적으로 해하려 든다면 그것은 본인의 죽음을 전제로 하는 행위라 볼 수 있다. 또한 기생식물은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기생식물이 기주로 삼는 종은 생태계에서 이미 많은 자원을 취하고 있는 침입종과 우점종인 경우가 많다. 기생식물은 이들의 생장을 억제해 넓게는 생물 다양성을 유도한다. 이들은 기주의 생명력을 빨아들이는 동시에 기주의 자원을 다른 생물들에게 재분배한다. 또한 주목할 것은 인간 종이 기생식물을 대하는 태도다. 인류는 기생식물을 약용식물, 관상용 화훼식물, 농작물로 재배하고 이용해 왔다. 인류에게 기생이든 기주든 식물 삶의 형태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인류에게 도움이 되면 그만이다. 진짜 무서운 건 기생식물이 생태계에 미칠 부작용 같은 게 아니라, 누군가의 삶을 뭉뚱그려 효용성이란 잣대로만 평가하는 시선일지도 모른다. 겨우살이는 인류가 가장 사랑해 온 기생식물이다. 이들은 반기생식물로서 광합성을 한다. 추위에 여문 겨우살이 씨앗은 끈적한 점성이 있는 과육에 싸여 있어 이 씨앗을 먹으려는 새들에 의해 다른 나무의 가지에 쉽게 달라붙는다. 땅에서의 발아가 거의 불가능한 겨우살이는 이러한 형태로 번식하는 것을 선택했다. 겨우살이는 숲속의 동물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눈길도 사로잡는다. 겨울 나무의 맨가지에선 녹색의 겨우살이가 눈에 띈다. 항암에 좋은 약용식물로 널리 알려진 이들은 사람들에 의해 무분별하게 채취되어 시장과 약방에서 판매된다. 이 시대에 겨우살이가 겨우 사는 이유는 기생식물이라서가 아니라 인간이 원하는 약용식물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하나가 다른 하나를 희생시키며 이득을 얻는 기생을 잘못된 관계라 여기고, 서로가 공평하게 이익을 얻는 공생을 올바른 관계라 여긴다. 그러나 자연은 기생 또한 오랜 공생 방법임을 보여 준다. 자신이 가진 것을 다른 식물에게 나누는 억새와 쑥, 벚나무 그리고 이들로부터 받는 삶을 사는 야고와 초종용, 겨우살이가 내게 말하는 것 같다. 공생이란 공평함보다 서로 간의 긴밀한 상호 관계, 우리 모두가 이어져 있다는 사실 자체에 무게를 두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이소영 식물세밀화가
  • 제주의 삶과 닮은… 정상기 작가의 ‘한라산 붉은겨우살이’ 도청서 만난다

    제주의 삶과 닮은… 정상기 작가의 ‘한라산 붉은겨우살이’ 도청서 만난다

    “이 작품은 그린 게 아닌가요?” 한라산 붉은 겨우살이를 천착해온 정상기(57) 작가가 제주도청 본관 1층 로비 갤러리에서 지난달 22일부터 오는 5월 30일까지 ‘한라산 붉은겨우살이 제주의 삶’ 전을 열고 있다. 로비를 지키던 자치경찰이 “꼭 그림 같다”며 방긋 웃었다. 진짜 한발짝 뒤로 물러서 작품을 보면 수묵화로 보일 정도다. 겨울날 벌거벗은 나무에서 비로소 최고의 순간과 맞닥뜨릴 수 있는 붉은 겨우살이. 겨우살이는 신비롭고 영험한 식물로 알려져 있으며 북유럽 신화에도 자주 등장한다. 신화에서 겨우살이는 평화와 사랑의 상징으로 묘사되고 있다. 정 작가는 2년 전 이맘때쯤 서울신문에서 “흐린 날 겨우살이 열매를 카메라로 찍으면 햇빛을 안 받아 화이트홀이 안 생겨요. 파란하늘이 배경인데 하늘이 푸르면 열매가 검정색으로 나오죠. 하늘이 흐려야 화이트홀이 안 생겨 뷹은 열매도 그대로 찍힌다”며 “추운 1~2월에 열매가 맺히기 때문에 그것을 찾아 하얀 설국을 헤매는 일은 고행이자 수행의 시간”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전시하는 한편에선 한라산의 하얀 눈 속을 헤매며 겨우살이를 찾는 작가의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주고 있다. 도 관계자는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과 독특한 문화예술을 널리 알리는 기회”라며 “특히 한라산붉은겨우살이라는 특별한 주제로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전시에서도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으면서 제주도를 자연스럽게 알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예술의 나라 프랑스 파리까지 진출해 아름다운 제주를 세계에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하는 한라산 붉은겨우살이 작품이 제주도청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알려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 작가는 “척박한 환경에서 삶을 일구고 자손을 이어온 제주도 원주민들과 한라산 붉은겨우살이의 삶이 서로 닮았다”며 “작품 속 흰색은 평화의 섬 제주를, 나무의 검은 색은 제주 화산석 현무암을, 붉은 겨우살이의 열매는 제주도 원주민들의 삶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겨우살이와 용천수 전시 협의차 프랑스 파리에 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흑두루미 4200여마리 순천만 선상에서 만나요···‘새+물결 탐조’

    흑두루미 4200여마리 순천만 선상에서 만나요···‘새+물결 탐조’

    순천만 생태체험선을 타고 S자 수로를 따라가며 펼쳐지는 갯벌과 갈대 군락, 철새들의 모습을 가까이 관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23일 (사)순천만생태관광협의회에 따르면 ‘2월 28일 흑두루미의 날’을 맞아 흑두루미가 봄에 고향으로 무사히 귀향하고, 올 겨울에도 또다시 찾아오기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아 특별한 생태체험 시간을 준비했다. 탐방객들은 흑두루미 군무와 겨울 철새들의 독특한 울음소리를 감상할 수 있다. 희귀 철새인 댕기물떼새도 만날 수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3월 1일부터 3일까지 매일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운영한다. 김승옥의 단편소설 무진기행에서 ‘안개나루’라고 불린 다대포구에서 생태체험선에 탑승, 선상에서 순천만의 겨울 철새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신선한 로컬푸드를 활용한 건강식 다과류도 제공된다. 겨울 철새 탐조 성지로 떠오르고 있는 순천만에서 탐조 전문가와 함께하는 ‘흑두루미 만들기 체험’도 열린다. 프로그램 참여는 하루 선착순 28명으로 제한한다. 순천만습지 홈페이지, (사)순천만생태관광협의회 공지 사항을 통해 구글폼으로 사전 예약할 수 있다. 참가비는 성인 1인당 3만원, 청소년과 어린이는 1만 5000원이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순천만은 국내 연안습지 중 최고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크고 작은 원형 갈대 군락과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는 S자 갯골이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키는 신비로운 경관이 일품이다. 특히 매년 겨울에는 전 세계 흑두루미의 50%가 월동하는 국내 최고 탐조 성지다. 천연기념물 제228호로 지정된 흑두루미는 행운과 행복, 가족애를 상징하는 길조(吉鳥)로 널리 알려져 있다. 박성봉 순천만생태관광협의회 대표는 “흑두루미 4200마리가 힘차게 비상하는 장관을 감상하며,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며 “이번 생태체험선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과 생태 보호의 중요성을 함께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순천만에는 흑두루미, 재두루미, 검은목두루미, 캐나다두루미 등 두루미류 4종 4200마리가 겨우살이를 하고 있다. 댕기물떼새, 흰뺨검둥오리, 큰기러기 등 오리·기러기류 5만 1000여마리도 월동하고 있어 철새 탐조의 최적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순천만에 가면… 흑두루미 6000마리 합창 들린다

    세계 5대 연안습지 ‘순천만’에 천연기념물 228호 흑두루미를 비롯한 겨울 철새들이 겨우살이를 하면서 장관을 이루고 있다. 날이 추워지면서 순천만 창공에는 ‘두루루~ 두루루~’ 소리를 내는 6200여마리 흑두루미 노랫소리가 가득 찬다. 먹이활동을 마친 10만 마리 가창오리들도 화려한 군무를 펼치며 갯벌로 들어온다. 부리를 휘휘 저어 먹이를 찾는 노랑부리저어새는 이미 130여마리가 도착했고 그사이 귀한 저어새 두 마리도 눈에 띈다. 28일 전남 순천시에 따르면 순천만은 2006년 민선 3기 노관규 순천시장이 취임하면서 생태관광지 조성을 착수했다. 순천만 인근 식당과 오리농장, 주택 등 환경저해시설을 철거해 생명의 공간을 확대했다. 시는 지난 2009년 흑두루미 전선충돌 사고를 막기 위해 대대뜰 59㏊에 있는 전봇대 282개를 뽑고 친환경 농사를 지었다. ‘보전을 통한 생태관광의 새로운 길’을 창조했다. 그 결과 2009년 400여마리에서 2021년 3400여마리로 꾸준히 증가했다. 2022년에는 일본 이즈미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면서 흑두루미 6000여마리가 순천만으로 피난 왔다. 지난해 겨울 순천만으로 피난 왔던 6000마리 중 3000여마리가 월동지를 순천만으로 바꾸면서 흑두루미는 7200여마리까지 급증했다. 올해 11월 흑두루미 7600여마리가 관찰되면서 전 세계 생존 개체수의 50%를 순천만에서 볼 수 있게 됐다. 이외에도 재두루미, 검은목두루미, 캐나다두루미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 제주의 선물 ‘섬의 산물’… 마치 우주에서 온 엽서 보듯

    제주의 선물 ‘섬의 산물’… 마치 우주에서 온 엽서 보듯

    ‘한라산붉은겨우살이’ 작가 정상기(55)씨가 ‘제주의 생명수’ 용천수를 테마로 전시회를 열어 관심이다. 정상기 작가는 9월 1일부터 10일까지 한라일보 1층 로비에서 ‘섬의 산물 용천수’사진전을 연다고 31일 밝혔다. 마치 용천수 작품들은 마치 우주에서 온 엽서 같은 느낌이다. 바닷물과 민물인 용천수가 만나 하나가 되는 장면은 오묘하고 신비롭다. 지구의 탄생을 보는 듯 하기도 하다. 정 작가는 “물은 생명을 유지하는 힘, 풍요함, 생산성, 역동성, 자비로움, 영원함, 그리고 강인함과 존엄성의 표상”이라며 “예부터 제주 산물이 당 신앙 등 제사의식 등과 관계되고 신성시된 이유는 물에는 생명의 원천이자 낡고 묵은 것을 없애고 새것으로 바꾸는 재생력과 정화력, 성스러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000여개 이상의 산물(샘)이 존재하는 섬은 전 세계적으로 제주 섬 뿐”이라며 “산물이 있기에 섬 곳곳에 습지가 형성되어 람사습지로 국제적인 인정을 받을 수 있었으며, 곳자왈이란 제주만이 갖는 천연 숲으로 세계자연유산으로 각광 받고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특히 “ ‘샘(spring)’을 제주어로 ‘산물(生의 의미)’이라 한다. ‘살아 있는 물’이자 제주 섬의 생명수”라며 “제주 도민 뿐만 아니라 제주 섬을 아끼고 사랑하는 모든 사람에게 제주의 삶과 생명, 그리고 섬의 가치를 공유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정 작가는 해외 전시에 앞서 먼저 제주도민들에게 작품을 선보이고 도민들로부터 사랑과 응원을 받아 제주도의 아름다운 문화와 예술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번 섬의산물 용천수 작품 전시에는 용천수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영상도 함께 전시된다.
  • 공생공존하는 ‘한라산 붉은 겨우살이’, 국회로 가다

    공생공존하는 ‘한라산 붉은 겨우살이’, 국회로 가다

    한라산 붉은 겨우살이가 국회로 갔다. 12년째 ‘한라산 붉은 겨우살이’를 앵글에 담아온 정상기(55) 사진작가의 ‘공생과 공존 다함께 미래로’ 특별전이 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열린다. 제주에서 활동 중인 정 작가는 지난 14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겨우살이는 신비롭고 영험한 식물로 알려져 있으며, 북유럽 신화에도 자주 등장한다”면서 “신들의 왕 오딘의 아들, 빛의신 발두르를 죽인 나뭇가지가 겨우살이다. 빛의 신 발두르가 죽자 오딘과 어머니 프리그가 슬퍼하며 눈물을 흘렸고 그 눈물이 겨우살이의 열매가 되었다는신화가 전해진다”고 설명했다. 평화와 사랑의 상징으로도 묘사되는 겨우살이는 전세계에 분포되어 자생하고 있는데 보통 노란색과 초록색, 그리고 흰색의 열매가 있다. 반면 붉은색 열매를 맺는 ‘붉은 겨우살이’는 제주도 한라산 1100고지 이상 깊은 산속에서만 자생하는 희귀종으로 알려져 있다. 정 작가는 “한라산 붉은 겨우살이의 삶이 흡사 제주도 원주민들의 삶과 많은 점이 닮아 있다”면서 “작품의 흰색은 평화의 섬 제주를, 나무의 검은색은 제주 화산석 현무암을, 그리고 붉은겨우살이의 열매는 제주도 원주민들의 삶을 표현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제주 4·3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제주를 방문한 문재인 전 대통령도 한라산 붉은겨우살이에 빠져 정 작가의 작품을 소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싱가포르 어포더블 국제 아트페어에서 작품이 완판되며 해외에서도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정 작가는 “ ‘공생과 공존 다함께 미래로’라는 전시 제목처럼 정부는 물론 여야가 국민을 위하는 하나의 공통된 마음으로, 서로 존중하고 소통하는 모습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겨우살이를 작품으로 승화한 세계 최초의 작가는 ‘자신의 아름다운 애인’을 만난 사연을 꺼냈다. 10여년 전 추운 겨울, 한라산붉은겨우살이를 처음 만났다. 영실코스로 윗세오름까지 오르는 길목이었다. 한라산1100고지 이상에서 서식하는 나무들이 하얗게 얼어있었다. 그 가운데 커다란 참나무 끝부분 가지에 새 둥지처럼 되어있는 이상한 물체를 발견하게 됐다. 호기심에 망원렌즈 카메라로 촬영을 해보니 그 속에 아름다운 빨간색을 가진 열매가 있었단다. 그 매력에 이끌려 10여년 이상 눈 쌓인 겨울 한라산 깊은 숲속을 찿아 헤맨다는 그는 “숲속을 헤매다가 쓰러져 있는 큰 아름드리 참나무를 만나게 된다. 그 참나무는 겨우살이가 기생해서 살았던, 위용을 자랑하던 큰 나무다. 수십 년 간 겨우살이에게 수액을 빼앗기며 고통스러워하다 죽은 것이다”며 “직박구리새가 열매를 먹은 후 참나무에 앉아 배설을 할 때 배설물 속 씨앗이 가지에 붙어 뿌리를 내리고 또 기생할 나무와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겨우살이의 서사를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 경기도, 기후변화로 아픈 ‘양봉산업’에 57억원 투입

    경기도, 기후변화로 아픈 ‘양봉산업’에 57억원 투입

    경기도가 기후변화 등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양봉업계의 여건 개선을 위해 예산을 투입한다. 경기도는 올해 양봉산업의 발전과 산업 여건 개선을 위해 3개 사업에 57억원을 투입한다고 13일 밝혔다. 경기도 내 양봉사업 규모는 2010년 1749개 농가 12만 3613봉군에서 2020년 25만 3043봉군으로 늘었다. 그러나 2022년 이후 질병과 기후변화 등으로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 이에 도는 올해 양봉산업 경쟁력 강화와 현대화에 55억 6000만원, 우수 신품종 벌 지원에 1억 3000만원, 꿀벌에 피해를 주는 말벌 퇴치 장비 지원에 1000만원 등 모두 57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또 6300마리의 여왕벌을 시군별 거점 농가에서 사전 증식해 겨우살이 꿀벌 피해 농가 발생 때 신속하게 공급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최근 2년간 원인을 알 수 없는 월동 꿀벌의 폐사·실종으로 8만 8000봉군의 피해를 봤다. 이강영 경기도 축산정책과장은 “양봉은 축산업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으며 생태계의 유지 및 보전에 없어서는 안 되는 산업”이라며 “양봉산업의 발전과 현안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아득히 먼 우주에서 보낸 엽서같은, ‘섬의 산물’에 빠진다

    아득히 먼 우주에서 보낸 엽서같은, ‘섬의 산물’에 빠진다

    한라산 붉은겨우살이 작품으로 유명한 정상기(55) 작가가 ‘제주 생명의 젖줄’ 용천수를 색다른 질감으로 앵글에 담는 시도를 해 또 한번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4일 제주도 문화예술진흥원에 따르면 오는 18일부터 30일까지 제주도문예회관 3층 전시실에서 정상기 특별초대전을 연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섬의 샘물, 한라산붉은겨우살이’이다. 제주의 생명수인 산물과 그 품 속에서 산물을 먹고 자란 한라산붉은겨우살이의 서사를 포착해냈다. 제13회 특별초대전인 이번 전시에서 정 작가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 선별한 제주 용천수 작품 15점과 한라산붉은겨우살이 20점 등 총 35점을 선보인다. 정 작가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예전부터 용천수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면서 “올 여름 중국에 있던 아들이랑 아내가 와서 삼양 해수욕장에 자주 놀러 갔는데 우연히 용천수를 발견해서 여름 한철 내내 새벽부터 저녁까지 촬영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주학총서 고병련의 ‘섬의 산물’에 보면 “물은 생명의 근원으로 자신을 스며들게 해 만물을 길러 주고 키워주지만 절대로 자신의 공(功)을 자랑하지 않고 만물을 이롭게 한다고 나온다”면서 “제주 섬의 산물도 마찬가지다. 예부터 제주 산물이 당 신앙 등 제사의식 등과 관계되고 신성시된 이유는 물에는 생명의 원천이자 낡고 묵은 것을 없애고 새것으로 바꾸는 재생력과 정화력, 성스러움이 있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제주 섬의 산물은 수심(水心), 암심(岩心), 지심(地心)을 품고 있으며 만지면 산도록(시원)하고 마시면 오도록(차가움)한 청심청수(淸心淸水)”이라며 “제주 섬의 산물, 그 의미와 가치는 재화적 가치인 ‘돈’으로만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1000여개 이상의 산물(샘)이 존재하는 섬은 전 세계적으로 제주 섬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물은 다투거나 경쟁하지 않는다”면서 “물은 가장 낮은 곳으로 흘러서 은혜를 베푼다. 물은 깨끗함도 더러움도 모두 받아들여 스스로를 정화하는 점에서 나를 사로잡았다”고 고백했다. ‘샘(spring)’을 제주어로 ‘산물(生의 의미)’이라 한다. ‘살아 있는 물’이다. 학술적으로는 용천(湧泉) 또는 용출수(湧出水)라 한다. 산물은 또 ‘산(한라산)에서 내린 물’이라고도 하고, 바닷물과 비교해 짜지 않다는 의미에서 ‘단물’이라고도 한다. 산물은 마을을 만들고 존재하게 해준 설촌의 원동력이었다.정 작가는 “산물 문화를 기억하는 세대가 점점 사라져가고, 근거 없이 개발되는 도시화의 풍경 속에서 섬의 물, 산물의 존엄성과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었다”면서 “ 제주인 뿐만 아니라 제주 섬을 아끼고 사랑하는 모든 사람과 제주의 삶·생명을 품은 ‘산물’, ‘한라산붉은겨우살이’의 가치를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11년째 찍는 한라산 붉은 겨우살이가 수묵화를 연상시킨다면, 제주 용천수 ‘섬의 산물’ 작품은 판화같기도 하고 아득히 먼 우주에서 보낸 사진 엽서를 받아보는 느낌이다. 정 작가는 ‘고요함 속에 깊이’가 묻어나는 정적인 작품에서 벗어나 살아 숨쉬듯 꿈틀대는 입체적이고도 동적인 예술감성으로 스펙트럼을 넓혀나가고 있다.
  • 문 전대통령, 한라산 붉은 겨우살이에 빠졌다

    문 전대통령, 한라산 붉은 겨우살이에 빠졌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한라산 붉은겨우살이’에 빠져들었다. ‘한라산 붉은 겨우살이’ 사진 작가로 널리 알려진 정상기(55) 작가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달 26일 문 전 대통령의 초대로 대통령 사저와 최근 문을 연 평산책방을 방문했다고 1일 밝혔다. 문 전대통령은 제75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4월 3일 서울신문 인터넷판 ‘전직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4·3 참배하는 문재인 전 대통령’보도) 이 열리는 지난 4월 3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그런데 우연히 VIP 의전실에 내걸린 정 작가의 한라산 붉은겨우살이 사진 작품을 처음 접했다. 그 순간 바로 매료된 듯 보였다. 당시 손종하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장은 문 전 대통령이 정 작가의 작품에 관심을 두는 것을 눈치채고 간단히 작가와 작품세계를 설명했다. 이윽고 문 전대통령은 기회가 되면 정 작가를 한 번 만나고 싶다는 깜짝 제안까지 했다. 당시 정 작가는 소식을 듣고 문 전대통령의 제주일정을 마치면 떠나기 전에 만나려고 했으나 문 전대통령이 정식으로 사저로 초대하는 게 예의라며 훗날을 기약했다고 한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5월 26일 문 전대통령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초대를 받았다. 떨리는 가슴을 안고 그는 대통령 사저인 경남 양산 하북면 평산마을을 한라산붉은겨우살이 #557, #789 두 작품을 들고 찾았다. 그는 한라산붉은겨우살이에 따로 작품명을 붙이는 걸 꺼린다. # 넘버링을 붙이는 이유에 대해 “겨우살이가 오롯이 주인공이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한라산 붉은 겨우살이 타이틀에 믿음, 혹은 사랑이라는 제목을 다는 것은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789 작품은 지난해 찍은 최신작이다. 그는 현재 #넘버링 800번대 작품에 막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이 두 작품을 직접 ‘내돈내산’했다는 후문이다.정 작가는 문 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들고 온 작품을 설명하며 “한라산붉은겨우살이의 삶이 흡사 제주도 원주민들의 삶과 많은 점이 닮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작품의 흰색은 평화의 섬 제주도를, 나무의 검은 색은 제주도 화산석 현무암을, 그리고 붉은 겨우살이의 열매는 제주도 원주민들의 삶을 표현했다고 전했다. 그런 정 작가의 작품세계는 고스란히 문 전 대통령에게 전달됐고 따스하게 그를 격려해줬단다. 이어 그는 “문 전 대통령은 ‘강한 인내심’이라는 겨우살이 꽃말까지 흡족해했다”고 전했다. 정 작가는 “너무 비밀리에 다녀온 터라 지금도 좀 얼떨떨하다”면서 “따뜻한 마음이 진심으로 느껴지는, 진정성 있는 시간이었다”고 아직까지 여운이 남는 듯 설레는 어투로 말했다. 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긴 시간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뒤 정 작가를 평산책방으로 직접 안내까지 했다. 정 작가는 “평산책방은 평일임에도 사람들로 북적였는데 책방을 방문한 사람들과 일일이 함께 사진 촬영을 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되뇌었다. 그는 “헤어지는 순간에도 두 손을 꼭 잡아주면서 좋은 작품을 더더욱 기대한다고 격려해줘서 뭉클했다”면서 “꾸밈없는 이웃집 선한 아저씨같은 푸근함이 그대로 전달되는 느낌이 들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고백했다. 정 작가의 한라산 붉은 겨우살이는 순백으로 붉게 “백열White Heat”하는 하늘의 영혼을 보는 듯하다. 프랑스 시인 보들레르Charles Baudelare(1821-1867)는 “궁극의 단순은 자신을 눈에 띄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그 흑백의 단순미가 그렇다. 이제 그의 작품은 제주도의 모든 관공서, 기관을 비롯 유명 연예인들과 국내·외 많은 기업에서 작품을 소장할 정도로 사랑을 받는 작품이 되고 있다. 아트페어시장에서도 일찌감치 완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정 작가는 10여 년 전 정말 우연히 한라산에만 있는 희귀식물인 붉은 겨우살이와 만났다. 모든 산이 온통 흰 눈으로 하얗게 덮인 12월 한라산 영실코스 등반 도중 우연히 카메라에 붉은 겨우살이를 포착한 뒤로 그만의 아름다운 매혹에 깊이 빠져들었고 남들이 찍지 않는 그만의 예술세계를 여는 계기가 됐다. 운명같은 만남이었고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는 계기가 됐다. 그는 해마다 겨울이 되면 어김없이 1100고지 이상 눈이 무릎 이상 차는 험한 눈밭을 헤치며 애인을 찾듯 깊은 숲속으로 향한다. 하얀 설국을 헤매는 구도자처럼 수행한다. 그 역시 겨우살이 같은 척박한 삶을 살았기에 더 애정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조금은 힘들었던 청춘을 보상받듯, 이젠 서서히 한라산 붉은 겨우살이처럼 그의 삶도 조금씩 붉게 빛나고 있다.
  • 색다른 부산, 빠져볼래?

    색다른 부산, 빠져볼래?

    지역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인상적인 여행지가 있다. 지역의 공동체 문화가 녹아든 개별 공간들을 하나하나 이어 시너지 효과를 내려는 프로그램이 한국관광공사의 ‘관광두레’다. 주민 주도의 지역관광 활성화 사업으로, 여행객은 기존 관광지를 벗어나 색다른 방식의 여행을 접할 수 있고 주민들은 지역의 숨은 매력을 알릴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되는 소비는 지역 경제를 살찌우는 것으로 이어져 선순환 구도를 이끈다. 항도 부산에 독특한 관광두레가 몇 곳 있다. 부산 자체가 하나의 여행 목적지로 충분하지만 이곳에서의 여정을 풍성하게 만드는 보조 공간 역할도 할 수 있을 듯하다. 한국관광공사는 해마다 관광두레 스토리 공모전을 연다. 전국의 관광두레 주민사업체와 구성원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청년과 중장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부문으로 나눠 시상한다. 올해 부산에선 세 곳이나 당선작을 냈다. 예부터 부산 서면 하면 젊음의 거리로 유명하다. 광복동 등의 지역이 어른들의 놀이터였다면 서면은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곳이었다. 서면에서도 전포동 일대는 카페거리로 특히 유명하다. 몇 해 전만 해도 철물점 등이 몰린 음산한 분위기의 우범지대였던 곳인데, 개성 강한 카페들이 하나둘 들어서면서 커피향이 흐르는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2017년엔 미국 뉴욕타임스가 ‘올해의 세계 여행지 52곳’ 가운데 하나로 선정하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나만의 부산 여행 굿즈 만들어 볼까… 전포동 사잇길 ‘신원미상 스튜디오’ 중심부는 전포성당 일대다. 골목마다 크고 작은 카페들이 빼곡하다. 서울의 경리단에 빗대 ‘전리단’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카페거리가 확장되면서 인근에 이른바 ‘사잇길’이 형성됐다. 홍익대 주변의 팽창으로 연남동까지 덩달아 특수를 누리고 있는 서울과 비슷한 현상이다. 초기에 전포동 카페거리에 정착했던 젊은 크리에이터들이 치솟는 임대료를 이기지 못하고 사잇길로 밀려나면서 젠트리피케이션 문제가 대두되기도 했다. 카페뿐 아니라 음식점도 많다. 초밥, 비건 음식 등 아이템들이 독특하다. 대학생 등 젊은층을 상대하는 곳이라 값도 비교적 저렴하다. 맛에 대한 걱정 역시 접어 둬도 될 듯하다. 젊음이 밥이고 생기가 반찬인 곳이니 말이다. 전포동 사잇길에 ‘신원미상 스튜디오’가 있다. 예술가의 아이덴티티를 뜻하는 ‘신원’이란 단어와 아름다운 물건이라는 뜻의 ‘미상’을 합친 이름이다. 그러니까 예술가 각자의 아이덴티티가 담긴 아름다운 물건을 만들겠다는 다짐이 담긴 이름인 셈이다. 관광두레 스토리 공모전에선 청년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창업자 3명은 부산의 한 대학 동기들이다. 대부분의 부산 청년이 서울행을 도모하는 현실에서 정반대의 선택을 한 것 자체가 놀랍다. 실제 젊은이들의 탈부산 러시는 예사롭지 않다. 대한민국 두 번째 대도시지만 인구 감소 현상은 여느 중소도시와 다를 바 없다. 양질의 일자리가 많지 않고 창업을 북돋우는 지원책도 서울 등 수도권에 비해 미흡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낮엔 학교에 가거나 알바를 하고, 저녁 때 스튜디오에 모여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형태로 업체를 운영했다. 부산 유엔평화공원의 석상을 이용한 인센스 홀더, 광안대교를 본뜬 벤치, 부산의 해안가를 표현한 도마 만들기 원데이 클래스 등 저마다의 전공을 살린 아이템들이 쏟아졌다. 요즘은 인센스 홀더 등의 조향 제품, 티셔츠, 키홀더 등 부산 여행의 추억을 담으려는 소품들이 잘나간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각종 굿즈 제작 체험을 해 보려는 이들도 꾸준히 찾는 편이다. 내비게이션엔 부산진구 동성로 49번길 20번지를 입력하면 된다. 주변에 카페거리뿐 아니라 놀이마루 등 볼거리가 꽤 많다. ●낡은 골목길의 온기 느껴볼까… 산복도로 한켠의 ‘전포점빵’ 전포동 중심부에서 살짝 벗어난 산복도로 한편엔 ‘하마터면 인문학당’이 있다. 전포동의 낡은 골목길에 인문학을 입힌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관광두레다. 골목길엔 어떤 중독성 같은 게 있는 듯하다. 뚜렷하게 볼 건 없어도 어딘가 발길을 붙잡는 매력이 있다. 아마 아파트 문화에선 좀처럼 느끼기 어려운 사람의 온기가 골목길 담장 곳곳에 묻어 있기 때문이지 싶다. 하마터면 인문학당이 내놓은 프로그램은 ‘정서를 팝니다-전포점빵’이다. 관광두레 공모전에선 ESG 부문 장려상을 받았다. 골목길이 주인공이란 측면에서 보면 감천동 문화마을 등 부산의 무수한 산복도로 마을과 차별성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하마터면 인문학당의 김수연 이사장은 “주민들이 객체인 다른 문화마을과 달리 전포동은 주민들이 주체인 곳”이라며 펄쩍 뛴다. 주민들이 중심이 돼 관광두레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는 뜻이다. 김 이사장이 보는 인문(人文)이란 ‘인간이 그린 무늬’다. 그는 마을 곳곳에 쌓인 삶의 무늬들을 주민들과 함께 찾는 프로그램들을 기획하고 있다. 마을버스를 타고 마을을 돌아보는 ‘까꼬막 버스’, 삶을 주제로 한 독립극장 ‘하마터면 극장’ 등이 대표 프로그램이다. 하마터면 인문학당은 부산진구 동성로 96번길 59에 있다.●꽃차 소믈리에표 ‘칵테일’ 배워볼까 … 예술의 향기로 채운 ‘봉산캠퍼스’ 영도구 봉산마을도 부산의 대표적인 낙후 지역 중 하나다. 주민들의 삶을 책임졌던 한진중공업이 다른 나라로 이전하면서 날벼락 맞듯 하루아침에 쇠락한 마을이다. 요즘은 빈집 무상 임대 프로그램 덕에 새로운 ‘기운’으로 충만해지고 있다. 변화를 이끄는 건 문화예술 크리에이터들이다. 음식과 콘텐츠를 연계한 ‘주디’, 목조선박을 만드는 ‘라보드’, 나무로 된 소품을 제작하는 ‘나무배의 꿈’ 등 7개 팀이 봉산마을 빈집에 입주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번에 관광공사 장려상(중장년 부문)을 받은 곳은 ‘봉산캠퍼스’다. 꽃차 소믈리에가 운영하는 차 체험 공간이다. 꽃차 제다, 나만의 티 만들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원래 봉산마을은 블루베리로 유명했다고 한다. 언제부터인지 주민들이 골목 곳곳에 블루베리를 심기 시작했고, 수확한 열매는 잼으로, 잎은 차로 만들어 팔았다. 꽃차 공방이 들어설 토대가 진작부터 마련돼 있었던 셈이다.빈집 무상 임대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는 업체들은 영리 행위를 할 수 없다. 관광객을 상대로 한 체험 프로그램 운영만 가능하다. 봉산캠퍼스 역시 ‘영도 화차’라는 메뉴를 만들어 뒀지만 판매는 하지 않고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서만 제공하고 있다. 꽃차 이름도 재밌다. 흰여울 윤슬빛차, 깡깡이 쇳빛차, 눈 영양제 메리골드 등 다양하다. 재료를 구하기 어려운 겨울엔 동백꽃, 겨우살이 등으로 꽃차 체험을 이어 갈 계획이다. 요즘 인기 있는 건 칵테일 키트란다. 꽃을 재료로 삼아 누구나 쉽게 칵테일을 제조할 수 있도록 밀키트 형태로 만들었다. 주소는 영도구 찬새미길 52이다. 주민들에게 ‘골목길 분홍집’을 물으면 찾기 쉽다. 비좁은 골목이라 주차 공간은 없다. 관광공사는 오는 11월 5일 서울 덕수궁 돌담길 일대에서 ‘두레미마켓’을 연다. 관광두레 주민들이 참여하는 일종의 벼룩시장이다. 45개에 달하는 주민 사업체의 상품 홍보와 판매 행사가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된다. 각 지역의 톡톡 튀는 여행 상품들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전 유성에서 온 ‘아트 블룸’의 콘트라베이스 연주, 경남 김해 ‘예술공간 예닮’의 가야금 연주 등 공연 행사도 진행된다. 경품이 걸린 관객 참여 이벤트도 마련된다.
  • “예순 살부터 목마를 때마다 쓰던 시, 제 삶의 척추입니다”

    “예순 살부터 목마를 때마다 쓰던 시, 제 삶의 척추입니다”

    서쪽을 보다 우리는 동쪽에 있다 남편은 늘 동쪽 벽에 기대어 앉아 서쪽 벽을 보고 있다 액자 속 인물들은 표정을 바꿀 생각이 없다40년 된 소철은현관문 열리는 소리에도 놀라지 않는다 반가운 적이 없는 기억들이꽃 진 화분에서 기어 나와틈새를 찾아다니며 핀다 르누아르의 여자는 그림 속에서도 르누아르를 사랑한다꼭 하고 싶은 말은 냉동실에 넣어두고죽음은 말하지 않는다 우리는 매일정장 차림으로 날씨를 읽는다 서쪽 벽은 늘 춥고 어둡다바라보는 중이다 “뿌리 없는 겨우살이 같은 삶과 오랫동안 쓰지 못한 갈증이 저를 쓰고 또 쓰게 만듭니다.” 1948년 10살 소녀의 가족은 함경남도의 집과 땅을 버리고 삼팔선을 건너 서울 영등포로 내려왔다. 곧바로 1950년 6·25전쟁 발발로 모든 것을 버리고 다시 한번 부산 영도로 터전을 옮겨야 했다. 시대에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긴 경험과 뿌리내리지 못했던 삶은 최금녀(83) 시인의 문학적 토양이 됐다. 1962년 소설로 등단했지만, 공백기가 길었다. “가정이 생긴 후 공백기가 길었지요. 가족의 화합, 생계, 육아에 집중하느라 가슴속에 숨겨 둔 꿈을 펼쳐 볼 여유가 없었어요. 경제적인 여유가 생긴 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요. 어찌 보면 시적인 자아의 미숙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꿈을 잃고 허둥거리는 제가 보였을 때, 지나가 버린 시간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들더군요.” 예순 살에 다시 시로 등단한 시인은 젊은 시인보다 더 열정적으로 시를 써 내려갔다. 그렇게 8권의 시집과 2권의 시선집이 나왔다. “시는 제 안에 떠돌고 있는 불안과 공허, 허기를 달래 줬어요. 목이 마를 때마다 시를 쓰고 읽었어요. 시는 저를 지탱하고 세워 주는 척추, 나를 유지하는 기둥 같은 것이지요.” 시인의 간절함은 시에도 잘 드러난다. ‘오늘도 피를 쏟아내듯/ 파지 한 묶음씩 쏟아내며/ 벌집 같은 구멍 뚫리는/ 중증의 증상들’(‘큐피드의 독화살’), ‘영정사진 놓는 그 자리에/ 사진 대신 시인답게/ 힘주어 쓴/ 육필시 한 편 놓으면 어떨까. (중략) 그렇게 되면 고인이라 이름 붙지 않은,/ 살아 있는 이름으로/ 시집 한 권 더 상재한 셈이니/ 총총한 내 영혼의 발길도 가벼워지리라’(‘육필시 한 편’). 시인에게 시는 끊어 버릴 수 없는 ‘중증의 증상’이며 영정 대신 놓이길 바라는 시인의 몸이자 영혼이다. 올해 출간한 시집 ‘기둥들은 모두 새가 되었다’(현대시)는 앞선 시집 ‘바람에게 밥 사주고 싶다’(2013)와의 사이 공백이 유독 길었다. 그는 “시를 전공한 것도 아니고 (시로는) 늦게 등단했기 때문에 늘 결핍을 느꼈다”며 “바뀐 시의 흐름을 읽고 시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젊은 시인의 시집을 닥치는 대로 사서 읽고 또 읽었다”고 말했다. 특히 공초문학상 수상작인 ‘서쪽을 보다’는 이런 시인의 경험과 노력이 응축된 작품이다. 동쪽을 삶, 서쪽을 죽음이라고 했을 때 ‘우리는 동쪽’에 있는 존재들이다. 하지만 동시에 ‘동쪽 벽에 기대어 앉아 서쪽 벽을 보’는 존재이기도 하다. 죽음을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지만, 늘 서쪽을 잊지는 않고 부지런히 목도한다. 그는 “한 생을 다 지나오고 죽음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쓸쓸함과 어둠을 말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공초문학상 수상은 그의 시작(詩作)에 또 하나의 불쏘시개가 됐다. 시인은 “여덟 권의 시집을 냈지만, 늘 문단에서 처마 밑에 비를 피해서 웅크리고 있는 객(客) 같다는 생각이 있었다. 이 상이 저를 인정한 것 같아 기쁘다”며 “공초문학상을 30년 동안 이어 온 공초숭모회와 서울신문사, 저를 뽑아 준 심사위원들께 감사하다. 공초 선생님의 이름과 30년을 이어 온 상에 흠결이 생기지 않도록, ‘미달(未達)의 시’가 되지 않도록 더 공부하고 매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 최금녀 시인은 ▲1939년 함남 영흥 출생 ▲1958년 경기여고 졸업 ▲1962년 대한일보 기자 ▲1962년 자유문학 소설 입선 ▲1998년 문예운동 시 등단 ▲2015년 한국여성문학인회 이사장 ▲2016년 문학의 집·서울 이사 ▲2022년 한국시인협회 부회장 ▲2007년 제30회 한국현대시인협회 한국현대시인상 ▲2010년 제3회 미네르바 작품상 ▲2013년 PEN문학상 시부문 수상 ▲2017년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문학부문) ▲2017년 제8회 한국여성문학상
  • 감자로 점치고 접시 깬다…각국 새해맞이 풍습

    감자로 점치고 접시 깬다…각국 새해맞이 풍습

    임인년 첫날이 밝았다. 일 년을 무탈하게 보내길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품게 마련이다. 한국인들은 새해 첫날 동전 모양으로 썬 떡을 듬뿍 넣은 국을 먹으며 재운을 기대한다. BBC와 인콰이어러 보도를 참고해 세계 여러 나라의 새해맞이 풍습을 모아봤다. ● 껍질 깎은 감자를 먹으면 불운이? 페루의 가정은 12월 31일 3개의 감자를 준비한다. 하나는 껍질을 완전히 벗기고 하나는 껍질을 반만 깎는다. 나머지 하나는 껍질을 까지 않는다. 3개의 감자를 소파 아래 둔 뒤 새해가 되면 눈을 감은 채 감자 하나를 골라 먹는다. 껍질이 완전히 벗겨진 것을 고르면 올 한해 재운이 따르지 않는 것을 의미하고 반만 남은 것은 중간을 뜻한다고 한다. 껍질을 까지 않은 것을 골랐다면 재정적으로 풍족한 한 해를 보낸다고 믿는다.독일은 납으로 점을 친다. 새해 전날 가족, 친지들이 모여 작은 납덩이를 숟가락에 올린 후 촛불로 녹인 다음 찬물에 떨어뜨린다. 납이 굳은 모양으로 한해 운을 가늠해보는 이 풍습은 고대에서부터 이어져 내려온 것이라고 한다. 납이 독수리 모양이라면 날고 싶어한다는 뜻으로 야망을 의미하고 풍선 모양은 자유로운 한해를 뜻한다. 돔 모양은 좋은 날들이 보인다는 것이며, 거위는 행복이 깨지기 쉽다는 뜻이 있다. 벨트 모양은 교유 관계가 친밀해진다는 의미라고 한다. ● 포도알 12개 먹으면 1년 내내 행운이체코는 새해 전날 사과를 반으로 쪼개 모양을 본다. 사과 씨앗들이 십자가 모양으로 퍼져 있다면 불운을, 별 모양이면 행운을 의미한다. 아르메니아는 빵 반죽에 동전을 넣은 다음 구워 가족들이 한 조각씩 나눠 먹는다. 동전을 찾는 사람에게 행운이 깃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터키와 그리스는 새해 전날 현관문 앞에서 석류를 으깨며 복을 기원한다. 석류는 이 지역에서 오래전부터 부와 풍요의 상징하는 과일이다.‘보드카의 나라’ 러시아는 새해 전야에 모여 술을 마신다. 한해 소원을 종이에 적고 굴려서 태운 다음 재를 모아 술에 섞는다. 시계가 12시 1분을 가리키면 재를 섞은 술을 마시면서 소원이 이뤄지기를 바란다. 덴마크에서는 새해 첫날 집 앞에 깨진 접시가 있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접시를 이웃집 문앞에 던져 깨뜨리면서 한해 대운을 바라는 풍습이 있기 때문이다. 깨진 접시가 문 앞에 수북이 쌓여 있을수록 기분 좋은 새해를 맞을 수 있다.스페인 사람들은 새해를 알리는 종이 한 번씩 울릴 때마다 포도알을 한 개씩 먹는다. 12개의 포도알을 먹으면 1년 열두 달 내내 행운이 찾아온다는 뜻이 있다. ● 바다의 여신에게 꽃다발 바치는 브라질 아일랜드에는 새해 전날 겨우살이 식물을 미혼자의 베개 아래 넣어두는 풍습이 있다. 그러면 미래의 배우자가 새해 첫 꿈에 나타난다고 믿는다.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시민들은 쓰지 않는 물건을 버리고 새해를 맞이한다. 창밖으로 오래된 가구를 던지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브라질 사람들은 새해 전날 또는 첫날 촛불을 켠 채 바다로 나간다. 브라질 고대 신화에 나오는 여신 이만자에게 꽃을 선물하기 위해서다. 이만자는 어부들을 축복하는 바다의 여신이자 여성과 어린이, 가족을 지키는 수호신이며 다산의 상징이다.
  • 겨울에 읽는 추리·미스터리, 오싹함 두 배

    겨울에 읽는 추리·미스터리, 오싹함 두 배

    연말연시를 앞두고 해외 유명작가의 다양한 추리·미스터리 소설이 잇달아 출간됐다. 추리·미스터리 소설이 잘 팔리는 시기는 무더운 여름으로 알려졌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독서 수요가 많아지고 인간 심리를 정교하게 묘사한 미스터리물이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면서 계절 구분이 의미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우선 SF 장르소설 전문 출판사 아작은 최근 ‘영국 추리 소설의 여왕’으로 불린 PD 제임스(1920~2014)의 마지막 단편집 ‘겨우살이 살인사건’을 펴냈다. 이 책은 제임스가 생전에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쓴 미출간 단편소설 네 편을 2016년에 모은 것이다. 동명의 표제작(1991)은 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40년 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나’가 크리스마스를 맞아 평소 소원했던 할머니로부터 초대를 받아 사촌 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다음날 서재에서 시체를 발견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미국 ‘리치먼드 타임스 디스패치’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책”이라고 평가했다.청심소는 독일 추리작가협회 ‘글라우저상’을 받은 오스트리아 소설가 유디트 타슐러의 ‘국어교사’(2013)를 펴냈다. 14년 동안 사랑했던 두 남녀가 헤어진 지 16년 만에 소설가와 국어(독일어) 교사로 재회한 뒤 벌어지는 이야기로 아동 유괴의 고통과 죽음이라는 주제를 섬세하고 깊이 있게 파헤쳤다. 글라우저상 심사위원회는 “사랑과 배신과 죽음이라는 인생의 커다란 주제를 한 편의 실내악처럼 장인적 언어로 엮어 냈다”고 호평했다.일본 추리작가협회상을 받은 온다 리쿠 작가의 장편소설 ‘유지니아’(비채)도 첫 출간 이후 14년 만에 전면 개정판으로 만나게 됐다. 한 일가의 잔칫날에 독극물을 탄 음료수를 마신 17명이 사망하고, 한 청년이 자신의 죄를 자백하고 자살하게 된다. 하지만 진범이 따로 있다는 의혹이 남아 20년 뒤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을 담았다. 비채 관계자는 “온다 리쿠는 3040세대에 유명한 소설가지만, 현 20대 독자들에겐 비교적 덜 알려졌다”며 “14년 만에 달라진 독자들의 어휘 감각의 변화를 고려해 교정을 봤다”고 설명했다.앞서 한스미디어는 ‘스릴러의 마술사’로 불리는 미국 베스트셀러 작가 찰리 돈리의 ‘어둠이 돌아오라 부를 때’를 선보였다. 작가의 대표작 ‘수어사이드 하우스’에 이어 자폐증을 앓는 범죄 사건 재구성 전문가 로리 무어가 주인공이다. 무어는 40년간 복역했던 연쇄 살인범의 가석방 절차를 돕게 되면서 아버지가 그의 변호를 맡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게 된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16일까지 소설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6% 늘었는데, 이 가운데 미스터리 스릴러 부문은 20.4%나 신장할 정도로 수요가 늘고 있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넷플릭스 등 스릴러를 다룬 영상 매체가 넘쳐 나고 장르 소설이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추리 소설 출간도 계절을 타지 않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초 하나의 반짝임과 캘린더 속 달달함… 크리스마스의 위로

    초 하나의 반짝임과 캘린더 속 달달함… 크리스마스의 위로

    크리스마스 마켓 아쉬움 녹일 추억의 따스함… 천사들의 마법‘베를린에 살자’고 온 것이 지난해 12월이다. 베를린에서 남자친구를 만난 지 6개월 만에, 같이 살아 보자고 베를린으로 왔다. 이제 곧 1년. 두려움보다는 설렘을 더 많이 싸 가지고 왔던 지난겨울. 12월의 베를린은 반짝이는 조명이 가득하고, 여기저기 크리스마스 마켓이 많이 열려 아름다웠다. 오후 4시만 되면 해가 지는 이 암흑의 겨울에 12월은 그나마 위안이 되는 달이었달까. 하지만 올해는 그마저도 즐기기 어렵게 됐다. 젠다르멘마크트와 컬투어 브루어리 등 유명 광장에서 열리던 큰 크리스마스 마켓은 대부분 취소됐고, 연말 브란덴부르크문까지 행진하는 뉴 이어스 이브(새해 전야) 파티도 열리지 않는다. 11월 한 달 동안만 하기로 했던 록다운 기간도 12월 20일까지 연장됐다. “그럴 줄 알았어.” 사람들은 이제, 그러려니 받아들인다.●일요일마다 하나씩 켜지는 촛불 ‘어드벤트크란츠’ 그래도 숍들은 반짝인다. 이미 11월 초부터 분주했다. 아니 거짓말을 조금 보태서, 독일은 여름이 끝남과 동시에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것 같기도 하다. 10월부터 크리스마스 장식과 초를 팔고 꽃집은 크리스마스 화분인 포인세티아와 ‘어드벤트크란츠’로 가득하다. ‘어드벤트크란츠’란 녹색의 화환에 네 개의 초를 꽂아 둔 크리스마스 장식이다. 대림절(예수 성탄 대축일을 준비하고 기다리는 성탄 전 4주간) 동안 집 안에 켜 둔다. 크리스마스 4주 전 일요일 초 하나에 불을 붙이고 3주 전 일요일에는 두 개, 2주 전에는 세 개, 그리고 크리스마스 바로 전 일요일에는 네 개 모두에 불을 켠다. 초의 길이가 다 다른 건 4주 전 일요일부터 하나씩 켜기 때문이다. 마지막 일요일에 초 네 개의 길이가 다 같아진다. 독일에선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방식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 화환을 산다. 전나무잎으로 만든 초록색 화환과 네 개의 초 장식은 완성품 형태로 꽃집과 슈퍼마켓에서 팔기도 하고 나무 화관과 장식품을 따로 사서 직접 만들 수도 있다. 전통적인 화환의 장식에는 네 개의 빨간 초와 솔방울, 시나몬 스틱, 말린 과일 등이 쓰인다. 꽃집에서도 이런 형태의 화환을 가장 많이 판다. 하지만 파란색이나 터키시블루, 금색의 장식 볼, 반짝이는 은색이나 금색 초 등으로 좀더 모던하고 시크한 느낌의 어드벤트크란츠를 살 수도 있다. 누구나 취향에 맞게 사거나 만들면 될 일이다. 대림절의 첫 일요일이던 지난 주말 직접 만든 어드벤트크란츠의 초 하나를 밝혔다. 남자친구는 초록과 빨강의 가장 전통적인 색으로 만들길 원했다. “빨간 초 안의 색은 하얀 색이면 좋겠다”고 한 건 어릴 때 매년 켜던 어드벤트크란츠의 초가 딱 그렇게 생겨서다. 시나몬 스틱은 향이 좋고 실제 먹을 수 있는 걸로 샀고, 솔방울은 집 근처 공원에서 주워 붙이자고 했다. 손가락에 금가루를 덕지덕지 붙여 가며 완성한 우리의 첫 번째 어드벤트크란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인지, 하루가 다르게 초가 줄어든다. 이러다간 두 번째 일요일이 되기도 전에 초가 바닥날 판이다.(물론 새로 사다 끼우면 된다.)●12월 매일 하나씩 열어 보는 재미 ‘어드벤트 캘린더’ 어른들이 어드벤트크란츠를 꾸밀 때 아이들은 어드벤트 캘린더를 목 빠지게 기다린다. 1부터 24까지 숫자가 순서 없이 적혀 있는 이 달력은 숫자의 칸마다 크고 작은 초콜릿이 들어 있다. 아이들은 12월 1일이 되면 이 달력의 첫 번째 숫자 1을 찾아 작은 문을 열고 초콜릿을 꺼내 먹는다. 이렇게 매일 숫자 하나씩을 열어 24일이 될 때까지 초콜릿을 꺼내먹는다. 숫자 중 24는 예수 탄생일 전날이고, 달력의 마지막 숫자이기도 해서 이 날짜에 가장 크고 좋은 초콜릿이 들어 있다. 어드벤트 캘린더는 아이들을 위한 사탕과 초콜릿이 주를 이루지만 요즘은 화장품과 향수, 명품 브랜드들도 자체 캘린더를 만든다. 베를린에서는 초콜릿 브랜드마다 앞다퉈 이 달력 상품을 만들고 슈퍼마켓에도 커다랗게 별도 코너가 생길 정도여서 다양한 어드벤트 캘린더를 살 수 있다. 요즘엔 한국에서도 이 어드벤트 캘린더가 인기라 독일에서 구매 대행하는 부모들이 많다고 들었다. 몇몇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아닌 게 아니라 댓글이 600개씩 달려 있어 놀랐다.어드벤트 캘린더는 19세기와 20세기 독일의 루터교인들이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숫자가 적힌 작은 천 주머니나 작은 구멍이 난 나무 상자 등을 주로 이용했고 독일뿐만 아니라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 유럽 전역으로 전파됐다. 한 독일 친구는 자신이 어렸을 때 받았던 양말 모양의 어드벤트 캘린더 주머니를 아들에게 물려줘 이제는 그의 아들이 해마다 그 달력 주머니를 이용한다고 했다. 그가 보여 준 사진 속에는 대를 이어 걸려 있는 어드벤트 캘린더가 있었다. 그의 어머니가 직접 만든, 40년도 더 된, 작고 오래된 24개 양말 주머니가 세월을 거슬러 앙증맞게 걸려 있었다.●크리스마스 마켓 취소됐지만 예정대로라면 독일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토텐존탁(죽은 자들의 일요일), 그러니까 대림절 전주 일요일인 11월 20일부터 열렸을 것이다. 크리스마스 인형과 초, 모자, 머플러 등의 각종 상품을 만들어 파는 상인들과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한데 어울리는 따스한 시장. 작년에 베를린에 오자마자 달려간 곳도 젠다르멘마크트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마켓이었다. 그곳에서 겨울이면 빠질 수 없는 글뤼바인(포도주에 향신료를 더해 따뜻하게 데운 술)을 후후 불어 마시다가 엄청 키가 큰 두 명의 천사를 만났다. 장대를 신고 있는 천사는 조그만 가짜 발가락을 내밀며 성큼성큼 걸어 다녔다. 사람들은 그 천사들 아래에서 입맞춤을 하고 천사가 전해 주는 메시지를 들었다. “천사가 들고 있는 저 겨우살이 가지 아래서 키스를 하면 사랑이 오래간다는 전설이 있대. 겨우살이의 끈끈한 열매가 연인들의 사랑을 더 끈끈하고 오래도록 이어 준다는데?”●천사들이 내민 겨우살이잎에 입맞춤… 연인들의 사랑 이어 줄 전설의 마법 천사들이 내민 겨우살이잎 아래에서 우리도 입을 맞췄다. 한 천사가 “(남자를) 절대 놓치지 말라”며 파란 구슬을 우리 손에 꼭 쥐여 주었다. 밤에 서로 마주 보고 깨물어 먹으라고 했다. 구슬 안에 들어 있는 건 초콜릿이었다. 거창한 계획도 없이 독일에 온 내게 왠지 좋은 징조 같아 믿고 싶었다. 올해는 또 어떤 모습을 한 천사들을 만날 수 있을까 기대했지만, 베를린에서 가장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마켓은 가 볼 수 없게 됐다.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조용한 크리스마스 시즌을 보내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일주일씩 갔던 남자친구의 부모님 댁에도 가지 않기로 했다. 우리네 설날만큼 민족 대이동이 일어나는 크리스마스 시기에 괜한 바이러스만 옮기고 오지 않을까 우려돼 내린 결정이었다. 남자친구의 아버지가 하루 종일 요리하던 칠면조 구이도,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당근 수프와 티라미수도 올해는 맛볼 수 없게 됐다. 생각해 보니 남자친구는 올해 한 번도 부모님을 뵙지 못했다. 여름에 잠깐 한국에 다녀온 나보다도, 그래서 잠깐이나마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고 온 나보다도 더 오래 부모님을 만나지 못했다.올겨울엔 우리끼리 포이어창엔볼레를 여러 번 만들기로 했다. 뭉근하게 끓인 글뤼바인에 설탕을 얹고 럼을 부은 후 불을 붙여 마시는 술. 크리스마스와 새해에 특별히 만들어 먹는 이 따뜻한 와인을 자주 만들어 베를린에 남겨진 친구들과 나눠 먹기로. 그렇게 서로의 외로운 크리스마스를 따뜻하게 위로해 주기로. 이동미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10월 상달 고사와 돼지머리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10월 상달 고사와 돼지머리

    11월 중순이지만, 음력으론 시월 초이틀로 겨울의 첫 달이다. 아직 따듯한 햇볕이 내리쬐어 음력 10월을 소춘(小春)이라 한다. 글자 그대로 ‘작은 봄’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추위를 막기 위해 옷깃을 여민다. 그래서 초겨울이란 뜻으로 10월을 맹동(孟冬) 또는 초동(初冬)이라 한다. 한편 따뜻하고 포근한 겨울이라 해 동난(冬暖) 또는 동훤(冬暄)이라고도 한다. 산야를 빨갛게 물들였던 단풍은 지기 시작하며, 석 달간의 기나긴 겨울이 시작된다. 이 무렵 농촌에서는 한 해 농사를 마무리 짓고 겨울을 나기 위해 겨우살이 준비로 몸도 마음도 바빠진다. 겨울의 찬 바람을 막기 위해 문풍지도 바르고, 땔감도 마련하고 김장을 하며 시래기며 무말랭이며 곶감 등을 말리는 등 월동 준비에 들어간다. 겨울나기 준비를 마치면 별로 할 일도 없고 놀고먹기 좋은 공짜의 달이라 하여 음력 10월을 ‘공달’, 또 1년 중 가장 길하고 으뜸가는 좋은 달이라 해 상달, 양월(良月)이라 했다. 이때 갓 추수한 햇곡식으로 집집마다 좋은 날을 잡아 시루떡을 해 고사를 지내고 장독대, 광, 부엌, 외양간, 화장실 등 집안 구석구석에 조금씩 떼다 놓고 이웃과 나누어 먹는다. 왜 음력 10월을 상달이라 했을까. 육당 최남선은 ‘조선상식문답’에서 “상달은 10월을 말하고, 1년 농사가 마무리되고, 오곡백과를 수확하여 하늘과 조상께 감사의 예를 올리고, 신과 인간이 함께 즐기는 달로, 열두 달 가운데 으뜸가는 달로 여겨 상달이다”라고 했다. 상달의 상(上)이란 ‘위’를 뜻하기도 하지만 신성함, 최고를 의미하며, 인간과 신이 함께 즐기기 좋은 으뜸가는 달로 여겨 상달이라 한 것이다. 10월 하면 고사, 고사하면 으레 돼지머리다. 10월 상달고사를 하도 많이 지내 시장통 푸줏간에 ‘고사용 돼지머리 있음’이라는 문구가 나붙기도 한다. 돼지는 나라의 큰 제사 때 소와 양과 함께 희생물로도 바쳐졌다. 납작코에 짧고 쭉 찢어진 주둥이. 하도 더러운 곳만 찾아다니며 먹는 것을 너무 밝혀 옥황상제가 주둥이를 잘라버려 납작코가 되었다는 돼지. 아무리 뜯어보아도 잘생긴 구석이라곤 어디 하나 없는 돼지, 왜 돼지머리는 고사상에 단골로 바쳐질까. 전라도 정읍 소성면에서 전해오는 이야기다. 옛날 어느 집주인이 개·소·닭·돼지를 불러 모아 놓고 차례차례 물어보았다. 먼저 개에게 “너는 주인을 위하여 무엇을 하였느냐”. “네, 저는 주인님의 재산을 도둑맞지 않도록 문간을 항상 지키고 있습니다.” “그러면 너는 문간에서 먹고 자거라.” 이번에는 소에게 물었다. “저는 힘든 농사일을 도맡아 하며 무거운 짐을 운반하였습니다.” “응 그렇지. 너는 밥 많이 먹고 외양간에서 푹 쉬도록 하여라.” 세 번째로 닭에게도 물었다. “네, 저는 주인님이 더욱 부지런히 일해서 부자가 되도록 아침 일찍 정해진 시간에 목이 터지도록 울어 주인을 깨워 드립니다.” “응, 그렇구나” 하고, 주인은 사랑채 옆에다 닭장을 만들어 주었다. 마지막으로 돼지에게 물었다. 돼지는 자기는 밥만 축내고 주인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마침내 돼지는 “저는 주인님을 위해서 한 일이 없고 그저 신세만 졌습니다. 앞으로 주인님이 행복하고 부자가 되도록 목숨을 제물로 바치겠습니다. 부디 저를 제물로 받아주소서.” 매우 그럴듯한 이야기다. 10월은 해월 또는 돼지의 달로, 열두 띠의 시작은 11월 쥐(子)로 시작해 마지막 띠 돼지(亥)인 10월로 끝난다. 이때는 바로 하늘과 땅, 인간 셋이 화합을 하는 시기로 10월을 상징하는 돼지를 매우 신성시했다. 또 해(亥)자는 돼지의 골조를 그린 문자로서 핵((核)이란 종자의 뜻이 담겨 모든 에너지의 근원이며 시작을 의미한다. 오행으로 볼 때 돼지는 생명의 원천인 물을 상징해 만물을 소생시키는 것으로 여겨, 예부터 집안의 재산을 불려주고 복을 주는 수호신 또는 ‘업’으로 모셔져 왔다.
  • 어디까지 마셔봤니?… 꽃차 세계에 ‘풍덩’

    어디까지 마셔봤니?… 꽃차 세계에 ‘풍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건강을 챙기는 이들이 많아진 요즘, 차 한잔을 마셔도 건강과 관련된 음료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잎차와 다른 재료들을 블렌딩해 풍부한 맛과 향 뿐만 아니라 물에 우러난 색감으로 눈까지 행복하게 해주는 차(tea)들을 선호하고 있는 추세다.이러한 블렌딩 티들을 맛 볼 수 있는 카페들이 대한민국 곳곳에 숨어 있다. ◆강원도 고성카페 소울브릿지 강원도의 맑은 바다를 한눈에 담으면서 여유롭게 차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강원도 고성에 위치한 소울브릿지다. 최근 해양심층수를 이용한 브런치 메뉴를 선보이면서 관광객들의 관심을 받는 소울브릿지는 꽃차로 가을의 향기를 풍기고 있다. 소울브릿지에서 즐길 수 있는 블렌딩 티들은 우리나라 산과 들 청정지역의 꽃, 잎, 열매, 뿌리들을 채취해 한국한방약차협회가 선정한 1호 약차 명장이자 10호 꽃차 명장인 박미정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가 만든 제품들이다. 대뇌신경 안정에 도움이 되는 찻잎과 꽃, 허브로 블렌딩한 천상화차, 녹차, 강화, 겨우살이 등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되는 차, 산양삼, 백작약 등을 블렌딩한 황후차 블렌딩, 백복령, 백출 등이 들어간 황제차 등이다. 그뿐만 아니라 꽃 추출 100% 원액을 이용한 코디얼도 선보이고 있어 눈과 입 모두를 즐겁게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최근에는 지역 특산물인 오디를 이용한 다양한 음료를 선보이면서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영종도 차덕분 서해 바다를 품은 차덕분은 전통찻집 컨셉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이 곳에서는 애기설국, 귀비오룡, 이태룡 마흑채, 팔선 등 생소한 이름들의 차들을 접할 수 있다. 애기 설국은 해발고도 3000m 높은 산 속, 눈 틈에서 태어나 피지 못하고 죽은 가여운 꽃송이들의 여운과 향을 품은 국화차이며, 마흑채는 수령 300년 넘은 고차수엽으로 향기가 좋으며, 매력적인 보이 햇차다. 이 곳은 차와 함께 전통다과도 즐길 수 있어 옛 감성을 느끼고 싶은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울산 오계절 내부에 들어서면 주인이 심혈을 기울여 꾸며놓은 캘리그래피와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만날 수 있는 이곳에서는 찻잔과 그릇을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오계절에서 진행하는 꽃차아카데미를 통해 꽃차 관련 각종 창업, 꽃차 지도자, 컨설팅 다양한 분야의 교육도 진행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강동 24시간 한파대책본부 운영

    서울 강동구가 한파에 대비한 종합대책을 마련해 ‘동장군 잡기’에 나섰다. 특히 올해는 기상이변으로 기습적인 한파가 잦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구는 구청 10개 부서, 17개 동 주민센터로 이뤄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한파대책본부를 운영한다고 28일 밝혔다. 특히 독거노인, 노숙인 등 취약계층의 겨우살이를 돌보기 위한 시설 안전 관리를 강화한다. TF는 상시 근무 체계를 갖춰 한파 특보가 발령되면 한파 상황을 촘촘히 관리하고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한 대응에 나선다. 주요 임무는 ▲취약 계층 안전 보호 ▲한파 취약 시설물 안전 관리 ▲화재, 구조, 구급, 정전 대비 대응체계 구축 ▲한파 지속기간 24시간 대응체계 구축 등이다. 또 노인돌보미, 재가 관리사, 방문 건강 전문 인력, 통장, 자율방재단 등으로 구성된 재난도우미 1000여명을 운영해 독거노인, 거동 불편자, 만성 질환자 등에 대한 방문 진료, 안부 전화 등으로 밀착 건강관리를 편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동절기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사전에 점검해 동장군에 철저히 대비할 방침”이라며 “구민들이 따뜻하고 안전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곽병찬 칼럼] ‘동맹론’ 표방한 ‘속국론’을 경계한다

    [곽병찬 칼럼] ‘동맹론’ 표방한 ‘속국론’을 경계한다

    지난 13일 워싱턴에서 열린 주미대사관 국정감사에서 송영길 의원과 김무성 의원 사이에 벌어진 입씨름이다. “한·미의 견해가 다르면 설득하고 바로잡는 자주적 자세를 견지해야 진정한 의미의 한·미 동맹이 가능하다.”(송영길) “문재인 대통령의 과속에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 섞인 반응이 계속되고 있다. … (9·19 평양선언 군사분야 합의는) 미국의 신뢰도 잃었다.”(김무성)여러 매체는 이 입씨름을 한결같이 ‘자주론과 동맹론의 충돌’이라는 제목 아래 주요하게 보도했다. 참여정부 시절 외교안보 라인에서 맞서던 두 부류의 당국자들에게 주어졌던 명칭을 그대로 붙인 것이다. 당시 ‘동맹파’는 정부 수립 이래 변함없이 지켜 왔던 미국 중심, 미국 주도의 외교안보 정책을 주장하던 부류였고, ‘자주파’는 ‘미국 추종’에서 벗어나 동북아에서 균형자 역할을 강조했던 부류였다. 송영길, 김무성 의원의 입장은 모두 한·미 동맹의 기조 위에 있다. 김 의원이 전통적 방식대로 ‘미국에 맞춰 가자’는 것이었다면 송 의원은 ‘차이가 있으면 설득해 좁혀 가자’는 것만 다를 뿐이었다. 송 의원의 주장은 참여정부 시절 이른바 자주파와는 결이 다르다. 지난 7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독일의 러시아 가스 수입을 두고 “독일이 러시아의 포로가 됐다”고 빈정거렸다. 그러자 메르켈 총리는 “우리에게는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정책 결정권이 있다”고 대꾸했다. 둘 다 나토 동맹국이다. 건강한 동맹이라면 이 정도는 돼야 한다. 일방의 관점과 형편에 따라 가치와 방향과 속도가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각자 주권 국가로서 상호 안보이익을 최대화하는 지점을 찾아 나가는 관계여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외교안보 정책은 참여정부나 국민의 정부 10년을 제외하고 정부 수립 이래 ‘미국 중심’, ‘미국 주도’의 틀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이 박탈당한 대한제국과 일본의 관계에 비교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정상적 동맹이라고 주장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이른바 ‘동맹파’의 속내를 잘 드러낸 캐치프레이즈가 있다. 지난 5월 22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했을 때 수구 정치권과 언론이 내세운 것이었다. “미국과 한 몸이 돼야 한다.” “문 대통령이 운전자석을 유지하면서 비핵화와 평화를 달성하려면 미국과 강력한 한 팀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미·북 중간에 서서 어설픈 중재 역할을 하는 것은 자칫 일을 그르칠 수 있다. … 지금은 한·미가 한 몸이 되어… 빠른 시일 내 핵폐기를 결심하도록 해야 할 때다.” 여기서 ‘한 몸’이란 대등한 결합이 아니다. 겨우살이가 참나무에 붙어 살듯 하라는 것이다. 그건 결합이 아니라 기생이다. 한 몸이 되라고 목청을 높인 바로 다음날 믿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복원했다. ‘겨우살이 동맹파’에게는 된서리였다. 하지만 ‘건강한 동맹’이 지향할 자세가 무엇인지 잘 보여 주는 교훈이었다. 당시 북·미 정상회담과 함께 북·미 협상이 중단됐다면 한반도의 정세는 6개월 전의 ‘전쟁 위기’로 돌아갔을 것이다. 사실 이들에게는 ‘겨우살이 혹은 예속적 동맹론’이란 표현도 아깝다. 지난 8월 유엔사(주한미군사령관이 사령관을 맡고 있다)는 남북 정상의 판문점 공동선언에 따라 실시하려던 남북의 경의선 북측 구간 점검을 막았다.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9·19 남북 군사합의에 대해 강경화 외무부 장관에게 따졌다. 미 재무부는 우리 7개 시중은행에 대해 우리 정부를 거치지 않은 직접 대북 사업 계획 여부를 추궁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나의 승인 없이는 대한민국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자리에서 ‘승인’이란 말을 세 번이나 강조했으며, 그때마다 대한민국 주권은 여지없이 뭉개졌다. 그때마다 김무성 의원으로 통칭되는 ‘동맹론자’들은 미국의 그릇된 태도를 비판하거나 바로잡으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의 입장에서 한국 정부를 몰아세웠다. ‘왜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는가.’ ‘왜 미국의 지침에 따르지 않는가.’ 김 의원은 대한민국의 주권을 앞장서 수호해야 할 헌법기구인데도 말이다. 구한말 송병준은 ‘한일합방론’을 주장하며 활개 치고 다녔다. 고종 앞에서 대놓고 협박하기도 했다. 110년 뒤 이 나라에서 다시 그 꼴을 본다. 예속론자가 동맹파를 자처하고, 속국론이 동맹론의 껍데기를 두르고 있다. kbc@seoul.co.kr
  • [길섶에서] 사랑의 연탄/최광숙 논설위원

    이번 주 강추위라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춥다 해도 어린 시절의 매서운 겨울에 비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외풍은 심하고 난방시설도 제대로 안 갖춰진 때라 실제 느끼는 체감온도는 지금보다 훨씬 낮았다. 이맘때쯤이면 집집마다 월동 준비를 했다. 어머니께서 연탄 100장을 창고에 들여놓은 뒤 겨우살이 준비를 끝냈다며 환한 웃음을 짓던 기억이 난다. 올해 연탄값이 19.6%나 대폭 인상돼 550원 하던 연탄 1장 가격이 650원으로 100원 정도 올랐다고 한다. 여전히 연탄을 사용하는 이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연말을 맞아 사랑의 연탄 나눔 활동도 이어지지만 태부족이란다. 과거 연탄 기부에 앞장서던 기업들이 최순실 파문 등으로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연탄값은 오르고 기부의 손길은 줄어드니 에너지 빈곤층의 설움만 커지는 계절이다. 더욱이 예전에는 모두가 추웠지만 지금은 반소매를 입고 한겨울을 나는 이들도 많으니 심리적 추위는 더 클 수 있다. 연탄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이들에게는 늘어나는 복지예산도 ‘그림의 떡’일 뿐이다. bori@seoul.co.kr
  • ‘셀트리온스킨큐어 PM2.5 블록 클렌저’, 홈쇼핑 앵콜방송 진행

    ‘셀트리온스킨큐어 PM2.5 블록 클렌저’, 홈쇼핑 앵콜방송 진행

    셀트리온스킨큐어의 클렌징 제품 ‘PM2.5 블록 클렌저’가 오는 27일 현대홈쇼핑에서 앵콜방송을 진행한다. ‘PM2.5 블록 클렌저’는 한 유명배우가 즐겨 쓴다고 알려진 제품으로 지난 3월 홈쇼핑 첫 론칭 방송에서 폭발적인 판매를 기록했다. 방송 후 고객들의 쇄도하는 재런칭 요청에 힘입어 최대용량으로 앵콜방송을 진행한다. ‘PM2.5 블록 클렌저’는 수분팩을 한 듯 피부에 촉촉한 수분을 제공해주며 포인트 메이크업은 물론 미세먼지와 모공 노폐물까지 깨끗하게 딥 클렌징해줘 번거로운 이중세안 단계를 줄여준다. 또한 독자적인 특허조성물 PM2.5 Block™(특허번호 제 10-1629706호)을 함유, 외부 환경으로부터 지친 피부를 진정 관리하는데 도움을 준다. PM2.5 Block™이란 진귤껍질 추출물, 고사리삼 추출물, 동백나무 겨우살이 추출물의 3가지 자연물 유래 소재로 이뤄진 콤플렉스다. 이 외 자연유래 계면활성제와 103가지 자연유래 성분이 함유돼 피부를 촉촉하게 케어해줘 눈가 클렌징 시에도 편안한 저자극 클렌저다. 셀트리온스킨큐어 관계자는 “현대홈쇼핑 런칭 방송 이후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구매 후기들이 쏟아졌고 재구매를 원하는 사람들과 아쉽게 첫 방송을 놓친 사람들을 위해 이번 앵콜 방송을 진행하게 됐다”면서 “고객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알찬 구성과 함께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PM2.5 블록 클렌저를 선보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번 방송에서는 ▲PM2.5 블록 클렌저 본품(300ml) 6개 ▲세라마이드&콜라겐 크림 중 1종(랜덤배송) ▲무료 체험분 파우치 2매 ▲상품평 작성 시 PM 2.5 블록 클렌저(100ml) 4개/펌프를 7만9,900원에 판매한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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