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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 수사권 폐지
    202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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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개혁인가, 개악인가

    [서울광장] 개혁인가, 개악인가

    이재명 대통령처럼 정권 초기 ‘개혁’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는 대통령도 없을 것 같다. 2024년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2025년 4월 윤 전 대통령의 탄핵 후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국민주권정부’인 만큼 개혁이라는 단어는 이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로 굳어져 자주 등장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먼저 밝힌 개혁은 규제·금융·공공·연금·교육·노동 등 6대 구조개혁이다. 이들 개혁은 그동안 다른 정부도 추진했으나 대부분 성공하지 못하고 정권이 바뀌었다. 이 대통령은 당시 높은 지지율과 국민의 개혁 열망을 반영해 이들 개혁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반등시키겠다’고 공언했다. 그런데 1년여가 지난 지금, 개혁의 순서가 바뀌었다. 6대 개혁보다 검찰 개혁과 부동산 개혁이 우선순위로 떠올랐다. 검찰 개혁은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했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이어받아 형사소송법 개정을 통해 검찰의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 힘을 뺐다. 경찰에 수사 전권을 주면서 검찰청이 7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검찰청 폐지로 상당수 검사들이 옷을 벗고 판사나 변호사로 옮겼다. 형사사법체계 대전환으로 지난 2일 출범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의 개문발차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불안하다. 검찰의 보완수사권마저 없는 상황에서 경찰이 사건을 ‘암장’할 경우 여성과 약자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혁이 개악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특히 초대 중수청장 임명을 둘러싼 논란은 검찰 개혁이라는 이름을 무색하게 만든다. 김지용 청장 후보자를 둘러싼 여권 강경파의 “친윤 검사” 비판은 ‘우리 편만 임명하겠다’는 코드 인사 논란을 키웠다. 이에 이 대통령은 “개혁은 목표이어야지 선명함을 드러내고 주목받고 누군가를 공격하는 수단이면 안 된다”며 강경파를 겨냥했다. 인사 논란이 검찰 개혁 의지와 성과를 깎아 먹을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부동산 개혁은 갈 길이 더 멀다.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 대통령은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지 않겠다면서도 세제 개편안을 서둘러 내놨다. 고가·비거주·다주택 보유에 대한 세금 부담이 대폭 늘면서 강남 지역에서는 일부 급매가 나오지만 풍선 효과로 외곽 주택 가격 상승에 전월세난까지 벌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이 86주째 올라 역대 최장 상승 기록을 경신했다. 정부는 세제 개편 후폭풍을 막기 위해 수도권 주택 공급 대책을 세 차례나 발표했다. 그러나 순서가 틀렸다는 지적이 많다. 구체적 공급 대책을 내놓고 관련 법을 정비한 뒤 세금에 손댔어야 했다는 것이다. 용산공원 개발 등은 논란만 낳고 후퇴했다. 농지 전수조사와 농지법 개정 논란까지 가세하면서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는 개혁도 개악이 되면 안 된다는 걱정을 낳을 만하다. 검찰 개혁과 부동산 개혁은 현재진행형이지만 시사점이 크다. 개혁은 대통령의 의지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는 것,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바탕으로 여권과 정부 내 갈등을 줄여 컨센서스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 개혁의 결과가 부작용이나 후폭풍이 아니라 민생을 위한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남은 임기 날짜를 세면서 공무원들에게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며 각종 개혁 추진을 강조한다고 한다. 노조법·상법 등 일부 법 개정이 이뤄진 규제·금융·공공·연금·교육·노동 등 6대 구조개혁도 임기 내 완수하겠다는 것이다.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의료 개혁과 국방 개혁도 진행 중이다. 이들 중 연금 개혁은 최근 ‘하후상박’으로 추진했던 기초연금 개편이 무산되면서 개혁 의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한다. 이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떨어지자 눈치 보기로 후퇴한다면 어떤 개혁도 요원할 수밖에 없다. 김영삼 정부의 금융·부동산 실명제, 김대중 정부의 금융·기업 구조조정, 노무현 정부의 지방분권 등은 쉽지 않았지만 성과를 거둔 개혁으로 꼽힌다. 이재명 정부의 각종 개혁이 성공한 개혁으로 평가받으려면 국민의 지지를 얻고,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정권이 바뀌어도 유지될 법과 제도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 특히 관가에서 이미 걱정하는 레임덕이 오기 전에 말이다. 김미경 논설위원
  • [단독]범인 못 찾은 경찰 미제 올해만 14만건…해킹 사건까지 ‘첩첩산중’

    [단독]범인 못 찾은 경찰 미제 올해만 14만건…해킹 사건까지 ‘첩첩산중’

    경찰이 범인을 찾지 못해 ‘관리미제’로 분류한 사건이 올해에만 14만건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일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검찰 미제 사건과 보완수사 요구까지 경찰에 넘어오게 되면서 미제 사건 적체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1~8월 경찰이 새로 등록한 관리미제 사건은 13만 9271건으로 집계됐다. 관리미제 사건은 경찰이 수사를 진행했지만, 피의자를 특정하지 못하거나 증거 부족 등으로 사건을 종결하지 못해 별도로 관리하는 사건을 말한다.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신규 관리미제 사건은 21만건을 넘어설 전망이다. 관리미제 사건은 2021년 16만 7449건에서 2022년 21만 4882건으로 늘어난 뒤 매년 20만건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22만 525건이 새로 등록됐다. 반면 관리미제 사건 가운데 수사가 재개된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수사가 재개된 미제 사건은 2021년 2340건, 2023년 4136건, 지난해 5695건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검사 수사권이 폐지되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체제로 전환되면서 미제 사건 처리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검찰 미제 사건과 보완수사 요구까지 경찰에 넘어올 경우 기존 미제 사건이 누적되고 민생 사건 수사가 지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발생한 은행권 해킹 사건 등 대형 사건도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해킹 수사는 피의자 추적은 물론 해외 서버·IP 분석과 국제공조 등이 필요해 상당한 인력과 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이번 해킹 사건은 경찰과 중수청 중 어느 기관이 맡을지 아직 결정되지 않아, 한정된 수사 인력이 중복 투입될 경우 기존 사건 처리가 지연되고 관리미제 사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도경찰청별 미제 사건 규모에도 큰 차이가 있었다. 올해 1~8월 신규 관리미제 사건은 경기남부청이 2만 9523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청 2만 3621건, 부산청 1만 600건 등이 뒤를 이었다. 세종청은 1006건으로 가장 적어 경기남부청과 약 29배 차이가 났다. 관리미제 사건을 단순히 누적해 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재개 필요성이 높은 사건을 선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도우 경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미제 사건도 부실수사로 인한 것인지, 피의자를 특정하기 어려운 사건인지 등을 분류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수사 재개 가능성이 높은 사건은 전담팀이 아닌 일반 수사팀에 맡기는 등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 공수처 “대통령 수사 중수청에 넘기면 견제구조 퇴보”

    공수처 “대통령 수사 중수청에 넘기면 견제구조 퇴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에 대한 수사권을 중대범죄수사청으로 넘기는 여권 일각의 개편 구상에 대해 “견제 구조의 퇴보”라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검찰청 폐지로 수사권이 행정안전부 산하 기관에 집중된 가운데 대통령 등 정치권력 수사의 중립성을 담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백기 공수처 대변인은 6일 정례 브리핑에서 공수처법 2조의 수사 대상 조항을 읽은 뒤 “첫째가 대통령, 둘째가 국회의원”이라며 두 직위가 공수처 수사의 핵심 대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중수청과 경찰은 행안부 소속이고 장관은 대통령이 임명한다”며 “수사 대상자의 직속 기관이 수사기관이 되는 구조는 공수처의 규모가 커지고 전국 단위 조직이 생긴다고 해도 공수처의 실질적인 독립성과 국민 신뢰의 측면에서는 후퇴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독립적인 지위에서 고위공직자 범죄를 척결하는 입법 목적에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특검에 대해서는 사후 체제여서 상시 대응 체제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공수처가 판·검사와 경찰, 중수청 수사관 등 수사·사법기관 종사자에 대한 감시와 수사를 맡고,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에 대한 수사는 중수청이 맡도록 하는 법 개정을 검토 중이다. 경찰은 경무관급 이상뿐 아니라 전 직급으로 수사 대상을 넓히고, 정부과천청사 본청 하나뿐인 공수처를 전국 단위 조직으로 키우는 방안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 공수처는 이 같은 구상에 대해 의견을 내거나 사전에 협의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김 대변인은 전국 단위 확대에 대해서는 “공수처는 기본적으로 전국 관할”이라며 “그만한 인력이나 조직이 커지지 않고서는 감당할 수 없다”고 했다. 지난 2일 검찰청이 폐지되면서 수사는 중수청과 경찰이, 기소는 공소청이 맡게 됐다. 행안부 산하 수사기관의 정치인 수사를 두고는 이미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경찰은 민주당 원내대표 출신인 김병기 무소속 의원의 13가지 비위 의혹을 지난해 9월부터 수사하고도 1년이 지난 지난달 7일에야 구속영장을 신청해 수사 역량과 중립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도 7차례 소환 조사와 최종 조사 뒤 5개월가량의 수사 경과를 들어 구속 필요성 소명이 부족하다며 나흘 만에 보완 수사를 요구했다.
  • 조국혁신당, 李 대통령에 정면 반박…“당 입장 바꾼 적 없다”

    조국혁신당, 李 대통령에 정면 반박…“당 입장 바꾼 적 없다”

    조국혁신당이 5일 이재명 대통령이 ‘혁신당은 물론 검찰개혁 주장자 대부분이 법무부 내에 수사 담당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기소 담당 공소청을 두자고 했다’고 지적한 데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정면 반박했다. 박병언 혁신당 선임대변인은 이날 “혁신당은 2024년 법무부 산하에 공소청과 중수청을 두는 법안을 발의했다. 법무부의 탈검찰화를 전제로 한 설계였다”며 “그러나 윤석열 파면과 정권교체 이후에도 법무부 탈검찰화가 후퇴하는 것을 목도하고, 중수청을 행정안전부 소속으로 두도록 당론 변경 절차를 공식적으로 거쳤다”고 밝혔다. 박 선임대변인은 “달라진 상황에 맞춰 검찰개혁의 완성도를 높이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대통령이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주자는 주장을 함께 했다’고 지적한 데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바로잡았다. 박 선임대변인은 “혁신당이 주장한 것은 보완수사요구권이지 보완수사권이 아니다”라면서 “두 권한은 전혀 다른 개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혁신당은 보완수사권에 대해 원칙적 폐지를 말해 왔다”며 “공소시효가 임박했거나 경찰이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거듭 거부하는 것 같은 사법적 비상 상황에 한해, 그것도 법이 엄격하게 열거하는 경우에만 예외를 논의해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고 부연했다. 특히 박 선임대변인은 “동시에 그 예외조차 정말 필요한지, 요구권을 정밀하게 설계하면 해결되지 않는지를 먼저 따져야 하며, 필요한 경우를 입증하지 못한다면 보완수사권은 인정할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며 “예외는 검토의 대상이었지 결론이 아니었고, 혁신당은 그 예외를 법안에 담은 바가 없다”고 했다. 혁신당은 지난 1월 정부안에 대한 대안을 내면서 검사 수사권의 근거인 형사소송법 196조 폐지를 명시하는 한편 지난 6월에는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이 아니라 요구권만 주어야 한다고 당의 입장을 공식 천명했다고 했다. 박 선임대변인은 “7월에는 보완수사권을 일부라도 남기려는 법안에 맞서, 검찰에 수사의 문을 다시 여는 어떤 예외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며 “혁신당은 입장을 바꾼 적이 없다. 처음부터 같은 자리에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은정 혁신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혁신당이 2024년 8월 28일 발의한 ‘검찰개혁 4법’은 법무부 내 공소청과 중수청을 두는 것으로 처음에 발의되었지만 윤석열 탄핵 이후 정권교체가 되고도 법무부 탈검찰화가 진행되지 않고 친윤(친윤석열) 정치 검사들이 다시 법무부를 장악하는 상황이 전개되자 그 후 중수청 소속을 행안부로 변경하는 당론 변경 절차를 거친 바도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중수청 소속을 행안부로 두는 안은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 특위 법안이기도 했고 올해 초 민주당에서 당론으로 결정한 중수청법 내용이기도 하다”며 “혁신당이나 민주당의 중수처법에는 중수청에 수사하는 검사를 두는 내용은 규정되어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시 혁신당의 수사 절차법 및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보완수사권을 포함한 검사의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으로 당론 발의되었고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변경된 사실이 없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를 둘러싸고 범여권 일각에서 비판이 이어지자 여러 차례 글을 올려 직접 반박에 나서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도 “이 정부는 수사·기소를 중수청과 공소청으로 분리하되, 법무부와 행안부에 따로 배속시키는 것으로 한 걸음 더 나갔다”고 강조했다.
  • [성낙인 칼럼] 형사사법체계 정비 시급하다

    [성낙인 칼럼] 형사사법체계 정비 시급하다

    2026년 10월 2일, 78년간 지속된 형사사법체계는 역사적 변곡점을 통과했다. ‘검수완박’의 마지막 관문인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권도 차단됐다. 영욕의 검찰청은 문을 닫고 공소청으로 개칭됐다. 하지만 헌법에 검찰총장(임명에 국무회의의 필수적 심의, 제89조)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영장을 발부’(제12조 제3항)하는 검사가 엄연히 존재함에도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변경한 것은 문의(文意)에 어긋난다. 위헌 논란을 피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공소청의 수장은 공소청장이 아니라 검찰총장으로 하고, 기소권은 공소관이 아니라 검사가 담당한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와 별도로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한다. 법무부와 씨름 끝에 중수청을 산하에 둔 행안부는 수사를 총괄하는 부처가 됐다. 정작 중수청은 인력도 못 채우고 사무실도 제대로 차리지 못한 채 개문발차했다. 검찰이 수사하던 16만 5000 건은 허공을 맴돌지도 모른다. 민주법치의 토대인 관련 법률 61개와 이에 맞물린 시행령 154개도 정비가 미진한 상태다. 검찰의 명칭 변경과 중수청 신설로 천문학적인 국민의 혈세가 들어간다. 2025년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여태 사정기관의 수장은 공석 상태다. 검찰총장과 경찰청장은 대행에 대행을 거듭한다. 초대 중수청장은 대통령이 지명한 후보가 집권세력 내부의 비판에 휩싸여 중수청 출범일에 겨우 국회에 인사청문을 요청했다. 법무부장관 후임자도 인사청문회까지 거쳤지만 사퇴했다. 법무부장관, 공소청장, 중수청장, 경찰청장이 모두 공석이다. 사상 초유의 검수완박 시행에 사상 초유의 사정기관장 동시 유고는 국민을 불안하게 한다. 국가의 존재 이유는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의 안전과 자유의 확보에 있다. 그 최후의 보루가 사법이다.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할 사정기관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한다면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을 향해 되돌아온다. 이 와중에 대법관 선임 과정에서 대법원장과 대통령 사이의 갈등이 볼썽사납다. 대법관 1명이 7개월째 공석이다. 이러다가 2027년 6월 현 대법원장 퇴임시까지 충원이 안 될 수도 있다. 정작 8월에 퇴임한 대법관 후임은 임명됐다. 더구나 2028년부터 대법관이 3년간 4명씩 증원되어 현재의 2배가 된다. 대법원의 사건 적체는 해소돼야 한다. 하지만 수십 년 지속되어온 대법관 숫자가 3년만에 두 배로 증원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게다가 법왜곡죄까지 시행되어 전체 법관의 5분의 1 이상이 피소된 상태다. 사법이 정치에 휘둘린다. 또 다른 사법체계의 혁신은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의 수용이다. 87년 체제의 걸작품으로 칭송받는 헌법재판소는 법정시한을 훌쩍 넘긴 2년 이상 장기 미제사건이 25%에 이른다. 여기에 재판소원까지 떠안으니 업무 폭주로 재판 지체가 불 보듯 뻔하다. 검수완박으로 형사 피해자의 피맺힌 절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부작용은 최소화해야 한다. 일선 경찰서에는 ‘가장 비싼 대리기사는 변호사’가 내걸리고, 대형 로펌에는 경찰 전관들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중수청은 부패, 경제, 방위사업, 마약, 국가보호 범죄(내란과 외환 등), 사이버 범죄와 같은 중대범죄에 법왜곡죄까지 관할한다. 나머지는 경찰청 국수본이 담당하는데 경계가 명확하지 않다. 자칫 중수청이 제2의 검찰 특수부가 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중수청이 YS와 DJ 두 현직 대통령의 아들들을 구속시킨 검찰의 ‘거악 척결’이라는 결기를 보여줄 수 있을지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 형사사법 제도는 간단명료할수록 좋다. 경찰은 수사하고, 검찰은 기소하면 된다. 그런데 특별검사나 특별수사본부는 검사가 수사한다. 행정부처 소속의 특별사법경찰관은 검사의 지휘도 받지 않는 준독립 수사기관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사도 여전히 수사권을 가진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공수처는 이 기회에 깨끗이 정리하는 게 정답이다. 형사사법 체계에 예외적 군더더기가 붙을수록 국민은 불편해진다. 사족을 달면 거추장스럽고 결국 공정한 형사사법이 작동할 수 없다.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헌법학
  • 형사사법체계 개편 첫날…경남경찰 수사지휘관 회의·공소청 출범

    형사사법체계 개편 첫날…경남경찰 수사지휘관 회의·공소청 출범

    형사소송법 개정에 따른 수사체계 변화가 본격화된 2일 경남경찰청이 수사지휘관 회의를 열고 달라진 수사환경에 대한 대응 방향을 점검했다. 같은 날 기존 창원지검은 창원지방공소청으로 전환돼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의 업무를 시작했다. 경남경찰청은 이날 도내 수사지휘관 125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남 경찰 수사지휘관 회의’를 열었다. 이번 회의는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에 맞춰 전국 시·도경찰청에서 동시에 열렸다. 개정 법률의 주요 내용을 공유하고 변화된 수사체계에 따른 경찰의 대응 방향을 점검하고자 마련됐다. 회의에는 경남경찰청장을 비롯해 도내 경찰서장과 수사 기능 과·계장 등 125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개정 형사소송법의 주요 내용과 수사체계 변화, 이에 따른 수사 운영 방향을 공유하고 경남경찰의 주요 추진사항과 수사책임자로서의 역할 등을 논의했다. 실종사건 전수점검과 수사체계 강화, 관계성 범죄 대응 등 국민 안전과 직결된 현안도 점검했다. 일선 수사지휘관들의 현장 대응 방향과 수사역량 강화 방안도 함께 논의했다. 경남경찰청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른 제도와 수사환경 변화를 전 수사지휘관이 정확히 이해하고, 책임 수사와 현장 대응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수사체계를 지속적으로 정비할 방침이다. 검찰 조직은 공소청 체제로 전환됐다.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법 시행에 따라 기존 부산고검 창원지부와 창원지검은 이날부터 각각 부산광역공소청 창원지부와 창원지방공소청으로 전환됐다. 창원지검 산하 진주·통영·마산·밀양·거창지청도 창원지방공소청 산하 지청으로 명칭과 체계가 바뀌었다. 창원시 성산구에 있는 기존 창원지검 청사에는 검찰 간판이 내려가고 ‘창원지방공소청’ 간판이 새로 걸렸다. 창원지방공소청은 이날 별도의 청장 취임식이나 출범식 없이 업무를 시작했다. 검사를 제외한 직원 수는 기존 검찰 시절 176명에서 119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에 따라 공소청 검사의 직접 수사권이 사라지면서 검사의 역할도 달라졌다. 공소청 검사는 직접 수사 대신 영장 청구와 기소, 공소 유지, 보완수사 요구 등의 업무를 맡는다. 부패·경제·마약 등 중대범죄 수사는 새롭게 출범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담당한다. 중수청은 행정안전부 소속으로 서울·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 등 6곳에 설치됐다. 경남지역 중대범죄 수사는 부산중수청이 부산·울산·경남을 관할해 맡는다.
  • 檢, 경찰·중수청으로 사건 이송… 일부는 공소청서 90일 더 수사

    檢, 경찰·중수청으로 사건 이송… 일부는 공소청서 90일 더 수사

    수사 공백 막기 위한 유예 기간새로운 사건 수사 개시는 불가능 경찰, 전국서 비상대응체제 돌입 1948년 출범한 검찰청이 78년 만에 문을 닫으면서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은 사건 성격에 따라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으로 순차 이송된다. 수사 공백을 막기 위해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 등은 최대 90일간 공소청 검사가 수사를 이어갈 수 있지만, 새로운 사건 수사 개시는 불가능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이 사용하는 형사사법정보시스템(킥스)은 이날 정오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공소청 개청을 위한 시스템 개편 작업을 위해 일시 중단됐다. 중수청은 당분간 경찰 킥스를 함께 사용한다. 현재까지 중대범죄 사건 이첩 수신과 접수·배당 등 필수 기능만 개통됐고, 사건 처리 등 나머지 기능은 12월 초 개통될 예정이다. 당분간은 사건 기록이 종이로 옮겨 다닐 수 밖에 없다. 공소청법에 따라 검찰은 수사 중인 사건을 중수청, 경찰 등 각 수사기관으로 이송해야 한다. 지난 8월 말 기준 전국 검찰의 미제사건은 16만 4822건에 달한다. 대검은 지난달 29일 경찰청, 해양경찰청, 중수청 개청준비단 등 관계 기관과 함께 사건 이송 방안을 논의했다. 수사 진행상황 및 성격에 따라 일부 사건은 각 공소청에서 최대 90일간 수사할 수 있다.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중이던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사건은 수사를 마치고 기소 여부만 결정하면 돼 검찰에서 마무리할 전망이다. 공소시효가 6개월로 짧은 선거 사건 역시 오는 12월 3일까지 수사를 끝내야 해 검찰이 사건을 처분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90일 간의 유예 기간에 공소청 검사가 새로운 범죄 혐의를 인지하더라도 직접수사에 착수할 수 없다. 경과 기간이 끝난 후에는 사건을 종결해야 하고, 종결되지 않은 사건은 소관 수사기관에 이송해야 한다. 경찰도 새 형사사법체계 출범에 맞춰 비상대응체제에 들어갔다. 초기 혼선을 막기 위해 경찰서장이 중요 사건과 검사가 요구한 사건의 처리 상황을 매일 확인하고, 시도경찰청과 국가수사본부가 중복 점검하는 체계를 가동한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날 전국 수사 지휘관 회의를 열고 “부패·비리, 사건 조작·은폐, 제 식구 감싸기와 같은 중대 비위는 배제 징계를 원칙으로 더욱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검찰의 수사권이 완전 폐지되면서 그동안 함께 활동했던 검·경 합수본도 줄줄이 문을 닫는다. 이태원 참사 합동수사팀은 전날 운영을 종료했고, 나머지 합수본도 이날까지만 활동한다. 마약, 보이스피싱 등 여러 기관의 공조가 필요한 수사는 향후 중수청의 ‘합동수사과’를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 [단독] 2만건 쌓인 보완수사, 내일부터 더 몰린다… 경찰서별 부담 최대 23배 차이

    [단독] 2만건 쌓인 보완수사, 내일부터 더 몰린다… 경찰서별 부담 최대 23배 차이

    경찰이 아직 처리하지 못한 보완수사 사건이 2만건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하루 앞둔 가운데 검찰에 남아 있는 사건까지 경찰로 넘어오면, 기존 적체에 새로운 사건까지 더해져 경찰 수사 부담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1일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8월 기준 경찰이 보완수사를 진행 중인 사건은 2만 1021건으로 집계됐다.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 자체는 매년 늘고 있다. 보완수사 요구 건수는 2021년 8만 7173건에서 2024년 10만 4674건, 지난해 11만 623건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8월까지 이미 8만 7893건에 달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간 13만건을 넘어 지난해보다 2만건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체 송치 사건에서 보완수사 요구가 차지하는 비율도 꾸준히 높아졌다. 2021년 11.9%에서 2024년 13.4%, 지난해 14.7%로 상승했고, 올해 8월까지는 17.0%까지 올랐다. 송치 사건 6건 중 1건 이상이 검찰 단계에서 보완수사 요구를 받아 경찰로 되돌아오는 셈이다. 보완수사 요구가 늘면서 사건 처리 지연도 우려된다. 지난 8월 기준 보완수사 처리 사건 9만 434건 가운데 3개월 이상 걸린 사건은 1만 4220건으로 15.7%를 차지했다. 특히 2일부터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서 보완수사 사건은 늘어나지만, 경찰은 원칙적으로 1개월 안에 보완수사를 마쳐야 해 사건 물량과 처리 속도 모두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검찰이 처리하지 못한 사건 상당수가 경찰로 넘어올 가능성도 있다. 지난 8월 기준 검찰의 미제 사건은 16만 4822건에 달했다. 공소청 출범 이후에도 90일 동안 일부 사건을 처리할 수 있지만, 이후 상당수 사건은 경찰이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으로 이관될 전망이다. 중수청이 출범하더라도 조직 정비와 수사 체계가 자리 잡기 전까지는 경찰에 사건이 집중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경찰서별로 짊어진 보완수사 사건에도 편차가 컸다. 서울 31개 경찰서 가운데 현재 처리하지 못한 보완수사 사건이 가장 많은 곳은 강남경찰서로 789건이었다. 서초경찰서 495건, 수서경찰서 349건, 송파경찰서 345건 등이 뒤를 이었다. 가장 적은 혜화경찰서는 35건으로 강남경찰서와 약 23배 차이가 났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의 업무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대검 측과 보완수사 요구가 한꺼번에 몰리지 않도록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경찰의 수사역량 강화는 충분한 인력과 예산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면서 “수사체계 개편으로 경찰의 역할과 업무가 늘어나는 만큼 이에 상응하는 인력과 예산을 충분히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찰서별 처리 여력을 함께 따져 인력과 업무를 재배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에 필요한 것은 사람 수가 아니라 제대로 수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력”이라며 “행정·관리 업무에 치우친 조직을 수사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 중수청 앞 상복·근조 野 “치안붕괴 지옥문…범죄자만 살판난 범죄자주권정부”

    중수청 앞 상복·근조 野 “치안붕괴 지옥문…범죄자만 살판난 범죄자주권정부”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의 검찰을 해체하고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형사사법체계 개편 시행을 하루 앞둔 1일 “치안붕괴의 지옥문이 열린다”며 “이재명 정권은 범죄자만 살판나게 하는 ‘범죄자주권정부’”라고 강력하게 규탄했다. 국민의힘은 2일 출범을 앞두고 여전히 공사 중인 서울 중구 중수청 앞에서 상복 차림으로 ‘형사사법 근조’ 피켓을 들고 현장 규탄 의원총회를 열었다. 검은 정장과 검은 넥타이로 형사사법체계가 이른바 사망에 준하는 졸속 개편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현장 의총에서 “이재명 정권은 아무런 준비 없이 보완수사권을 폐지했다”며 “무능과 무책임으로 국민의 안전을 포기했습니다. 범죄자만 살판나게 하는 ‘범죄자주권정부’”이라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오늘이 지나면 검찰청이 사라진다.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된다. 경찰의 사건 은폐와 암장을 밝혀낼 모든 수단이 사라진다”며 “이재명 정권은 기어이 범죄자들의 천국을 만들고야 말았다”고 했다. 이어 장윤기 사건을 거론하며 “내일부터는, 누가 이런 강력범죄를 밝혀내겠나”라며 “강간을 강간이라고, 살인을 살인이라고 밝혀내지 못하는, 치안붕괴의 지옥문이 내일부터 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범죄자를 사랑하고 검사를 증오하는 이재명 정권, 범죄자보다 검찰을 때려잡는 데 몰두하는 더불어민주당이 만든 세상”이라고 규탄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박형수 의원은 “대한민국 70년 형사사법체계의 붕괴와 어설프고 졸속적인 수사기관 탄생을 상징하는 곳이 바로 중수청 건물”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우리가 이 자리에 선 것은 단지 검찰청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쉬워서가 아니다”라며 “이 형사사법 체계의 개편이 국민의 인권보장을 강화하고, 수사기관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제고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거꾸로 후퇴시키는 것이기에, 이를 규탄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온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 잘못된 사법체계 개편에 대해서는 역사와 국민이 분명히 평가할 것”이라며 “향후 이 잘못된 개편으로 인한 국민들과 범죄피해자들의 피눈물에 대한 책임은 민주당과 이 대통령에게 있음을 분명히 밝혀둔다. 우리 국민의힘은 잘못 세워진 이 형사사법 체계를 바로잡기 위해,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행정안전위원회 간사인 강명구 의원은 여권 내 내분으로 국회 인사청문 절차조차 시작하지 못한 김지용 후보자와 관련해서 “청문회를 행안위가 하는가. 민주당 강경파가 하나”라며 “야당 간사가 강명구입니까, 추미애인가. 김어준 행안위원장, 추미애 간사한테 허락받느라 이렇게 늦어지는 건가”라고 꼬집었다. 강 의원은 “지명을 해놓고 3주 넘게 인사청문요청서를 국회에 보내지 않는 사상 초유의 사태”라며 “이것은 대통령이 야당을 무시하고 국회를 우롱하는 것”이라고 했다. 강 의원은 이날까지 이 대통령이 김 후보자에 대한 청문요구서를 보내지 않으면 관련 절차를 모두 거부하겠다고도 경고했다.
  • “K팝 생태계 새로운 접근 돋보여… 조어 사용은 신중해야” [독자권익위]

    “K팝 생태계 새로운 접근 돋보여… 조어 사용은 신중해야” [독자권익위]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지난 29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제202차 회의를 열고 9월 한 달간의 서울신문 보도를 평가했다. 회의에는 김춘식(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위원장을 비롯해 박경환(서울시 민생노동국장), 이명행(SK하이닉스 PR기획팀장·변호사), 이상은(고려대 미디어학과 석사과정·교사), 홍정석(법무법인 화우 GRC그룹장·파트너 변호사) 위원이 참석했다. 차윤주(연세드림세무회계 대표·세무사) 위원은 서면 의견을 냈다. 위원들은 ‘K팝 생태계, 지속 가능한가요?’ 기획이 산업 내부의 양극화 문제를 구조적으로 분석해 업계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호평했다. 후속 보도가 필요하다는 점도 짚었다. 다만 제목이나 본문의 조어는 기사 내용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신중하게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 이상은 고려대 미디어 석사과정 K팝 생태계, 수치로 구조 한계 제시지자체·관객 등 목소리도 담겼으면3일·8일 연재한 K팝 생태계 기사는 최근 일부 중소 기획사 아이돌이 유튜브 등을 통해 급부상하는 상황에서 흥미로운 기획이었다. 소수의 성공담이 아닌 산업 구조를 기준으로 문제 제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K팝을 다룬 기사들을 보면 ‘개천에서 용 난다’고 특정 사례를 부각하며 구조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낮은 생태계 특성을 외면한다. 반면 이번 서울신문 기획은 수치로 구조적 한계를 보여줬다. 다만 데이터 해석이 미흡했다. 신인 아이돌의 41%가 사라졌다고 했지만 이 문제가 대형사 쏠림 현상 때문인지, 실물 음반 시장 전체가 위축돼서인지 구분되지 않는다. K팝을 수도권의 전유물이라고 소개하면서 지방자치단체, 지역 공연장 관계자, 관객 등의 목소리가 없었던 점도 아쉽다. 공연장 사용료 조례 관련 내용으로 기획이 끝나 마무리가 가볍다는 인상도 받았다. 22일자 ‘다음달부터 4세·7세 고시 금지’ 기사는 국무회의 의결 당일 학원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핵심 정보를 담았지만 모든 내용이 교육부발이었고, 인용된 취재원도 장관뿐이었다. 정책의 수용성, 실효성, 역효과 등을 판단할 근거가 빠졌다. 18일자 ‘또 님비에 막힌 여명학교’ 기사는 현장 취재를 통해 반대 주민 측 논거와 교육청의 추진 근거를 함께 설명하며 대립 구도를 입체적으로 담았다. 그러나 기사 제목에서 인용된 ‘따나라’등 발언은 본문에서 확인할 수 없었다. 건립 절차, 탈북민에 대한 편견 등을 짚었어야 했는데 성급하게 ‘님비’로 규정했다. 김춘식 한국외대 교수‘추·석 대전’ 같은 조어 출처 필요대법관 제청, 다각적 해설은 부족본문 내용에 불필요한 조어가 많았다. 22일자 ‘커지는 추·석 대전’ 기사에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추미애 경기지사 사이의 긴장감을 추·석 대전으로 표현했다. 최고위원 사이에서 의견이 갈린 상황인데도 제목은 두 사람의 맞대결처럼 보이게 묘사했다. 명칭의 출처를 밝히지 않았을 뿐 아니라 지방소비세율 인상 같은 재정 의제가 신경전 뒤로 밀려 무엇을 논의했는지조차 알기 어려웠다. 조어는 특정한 조건이 갖추어졌을 때 써야 한다.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고소영·강부자’가 오래 기억되는 이유는 인사가 편중된 구조 문제를 정확히 짚었기 때문이다. 기사에 인용하기 위해선 누가 만든 조어인지 밝힌 다음 구조와 정책을 명확히 드러내야 한다. 법무부·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개인의 흠결을 인사 시스템의 문제로 확장한 건 긍정적이다. 22일자 ‘관대한 셀프 답변과 세평이 부른 줄낙마’ 기사는 미국 사례로 비교의 틀을 제공했지만 독립 검증 기구 제도를 설계하기 위한 핵심 질문이 없었다. 기구를 어디에 둘지, 대통령 인사권과 어떻게 양립시킬지, 법적 근거는 무엇인지 제시할 필요가 있다. 대법관 제청을 둘러싼 청와대와 대법원 간 갈등 보도는 사건 초기 폭넓은 지면 구성으로 양측에 책임을 묻으며 객관성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달에 지면 보도가 끊겼고 관측 기사가 빈자리를 메웠다. 취재원 구성도 비대칭적이었다. 청와대 측 발언이 한 번도 실명으로 인용되지 않았고, 대법원장 논리에 가까운 익명 판사들이 법적 쟁점을 설명했다. 실명 헌법학자 의견은 없었다. 기 싸움, 치킨게임, 전면전, 파국 등 갈등 프레임이 주를 이루면서 정작 쟁점을 풀어낸 해설은 부족했다. 다각적인 관점을 바탕으로 정치적 맥락을 고려해 제청권과 임명권의 관계, 학설 대립, 선례를 정리한 문답형 해설. 대법관 공석으로 늦어지는 재판 실태 등을 보도해야 한다. 박경환 서울시 민생노동국장AI와 차보험료 기사, 알기 쉽게 설명K팝 여러 뒷이야기들 이어졌으면K팝 생태계 기획은 자금력 싸움으로 번진 기획사 업계의 현실과 우려를 적확하게 지적했다. 정부, 공공기관을 빼고 철저히 업계를 중심으로 취재해 의미 있었다. 두 편으로 끝난 게 아쉽다. 후속 기사에 소규모 기획사의 아티스트 이야기가 담기길 바란다. 1일자 ‘빛바랜 90년대생 장관’ 기사가 1면에 실렸는데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90년대생’이라고 표현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스럽다. 용 후보자가 90년대생의 생각과 행동을 대표하는 게 아니어서 결과적으로 낙마한 것이다. 9일자 ‘능력·공정 따지는 2030, 실망 커진다’ 기사에서는 용 후보자에 대해 10여명의 청년들의 의견을 들었지만 설득력이 부족했다. 두잇서베이 같은 설문조사 플랫폼을 이용하면 단시간에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21일자 ‘한국, 세금·복지 재분배 OECD 꼴찌 수준’는 1면에 쓸만한 기사였다. 결론을 두괄식으로 제시해 명쾌했다. 통계 기사가 높게 평가받지 못해도 수준 차이는 분명히 있다. 7일자 ‘AI가 차 사고 줄여주는데 차보험료는 왜 안 내리나’ 기사는 AI를 통한 이익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연휴가 이어지면서 지뢰 추정 폭발 사고의 진상 파악이 늦어지는 부분에 대해선 28일자 ‘DMZ 폭발’ 현장도 못 봤다’ 기사 이후 진실에 다가가는 취재가 필요하다. 이명행 SK하이닉스 PR기획팀장부동산 기사엔 더 객관적인 언어를밀·국내 빵값 관계 설명 없어 아쉬워독자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는 제목이 눈에 띄었다. 1일자 ‘서울 집값 희비’ 기사는 강남과 강북 지역의 상반된 시장 분위기를 거래 데이터와 현장 취재로 전달한 점이 유익했다. 다만 제목에 ‘희비’는 그 기준을 거주자, 매수자, 세입자 중 누구에게 뒀는지 모호해 결과적으로 집값 상승이 기쁜 것이라는 프레임으로 읽힐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을 다룰 때는 가치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언어를 써야 한다. 2일자 ‘전쟁에 치이고 가뭄에 말라붙은 밀 곳간…빵값 대란 온다’ 기사는 글로벌 식량위기의 원인을 분석해 시의적절했으나 국내 빵값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지 않아 아쉬웠다. ‘국제 밀 가격 상승이 국내에 어떤 경로로 반영되는지, 환율 등 변수가 소비자가격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줬으면 더 와닿았을 것이다. 3일자 ‘국민연금 2065년 소진’ 기사는 국회 예산정책처의 지난해 전망치를 다뤘다. 연금 고갈 시점은 관계 기관이 예측할 때마다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단정적인 의미의 제목을 붙이면 수치가 굳어진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 또 예산정책처가 지난 6월 소진 시점을 2069년으로 수정했고 서울신문이 이 내용을 보도했던 흐름을 설명했으면 이해하기 편했을 것이다. 16일자 ‘독약 게이트 맹공에… 김승원 “문과라 몰라”’ 기사도 신중하게 제목을 달아야 했다. 홍정석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공소청·중수청 출범 등 내용 집중피해자 대처·문제 요소 짚어줘야검찰이 없어지고 공소청, 중수청이 출범하는 의미를 짚었다. 검찰 기사가 쏟아져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형사 사건에 휩쓸리면 어떻게 수사받게 될지 떠올려보게 하는 기사가 많았다. 타 매체들이 정치적 승자가 누군지 조명할 때 29일 ‘새달 2일 조용히 간판 거는 공소청’ 기사 등은 내부 분위기를 자세하게 전달하며 독자가 관심 있는 내용에 집중했다. 국정감사 관련 기사가 많았던 것도 인상적이었다. 29일자 ‘전자장치 달고 석방 3배 늘었는데… 감독 인력은 감소’ 기사 등은 유익하고 읽기 편했다. 반면 의원실에서 받은 자료만 활용하고 반론이나 추가 설명을 담지 않은 기사는 심층 취재로 내용을 보강해야 한다. 형사 사법 체계의 변화로 로펌에 새로운 시장이 열렸기 때문에 다음달엔 범죄 피해자들에게 벌어지는 상황과 대처 방안, 수사 공전 여부, 사건 처리 중 문제 요소 등을 짚어줄 필요가 있다. 차윤주 연세드림세무회계 대표어떻게 살지를 묻는 인터뷰 인상적李 떠나는 여성, 일상 문제로 확장K팝 생태계 기획과 같이 표면적인 사실에서 한 발 더 들어가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기사들이 눈길을 끌었다. 인사 논란, 아시안게임 등 화제성이 큰 이슈에 휩쓸리기 쉬운데 스트레이트 보도와 기획·분석 기사를 고르게 배치해 균형을 지켰다. 28일자 법의학자인 유성호 서울대 의대 교수의 월요 인터뷰 기사는 이미 대중적으로 익숙한 법의학 사건 내용만 반복하지 않고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게 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일간지의 긴 인터뷰가 필요한 이유를 보여줬다. 의료인 조력자살 등 사회적 논쟁이 큰 사안은 향후 별도로 의료계, 법조계, 환자 등 입장을 모아 공론을 확장해도 의미 있을 것이다. 14일자 ‘李 떠나는 2030 여성’ 기사는 여성 의제 소멸, 보완수사권 폐지 논란, 주거·치안·자산격차 등 정부가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지점을 정확하게 포착했다. 정치공학적 접근에 머물지 않고 여성들의 실망감을 일상 문제까지 확장해 살폈다. 청년이나 여성을 표밭으로 취급하는 정치권의 관성을 비판적으로 바라본 것도 의미 있었다. 기사 내용뿐 아니라 그래픽과 지면 구성도 적절했다. 다만 직접 여성들을 폭넓게 취재했다면 설득력이 더 컸을 것이다.
  • 與, 조작기소 특검법 속도 조절… 국정감사 이후 처리할 듯

    與, 조작기소 특검법 속도 조절… 국정감사 이후 처리할 듯

    더불어민주당이 1일 국회 본회의에 ‘윤석열 정권 조작기소 특검법’을 올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 취소’를 위한 사전 작업이란 야당의 공세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국정감사 이후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다. 전은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9일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유공자법, 조작기소 특검법에 대해서는 필요성에 대해서는 다들 공감하고 있지만, 다만 (처리) 시기에 대해서는 당내 여론을 수렴해 국정감사 이후에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의총 자유 발언에서도 조작기소 특검법 관련 발언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민주당은 1일 본회의에는 산업안전보건법과 도시정비법 개정안 상정을 예고했다. 산안법 개정안은 최근 1년 이내 3명 이상 사망자가 발생한 기업에 영업 이익의 5% 이내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도시정비법 개정안은 용적률 관련 재개발을 촉진하는 내용이다. 전 원내대변인은 “이번 국정감사 모토가 ‘민생에 올인하자’라는 걸 좀 더 절실하게 나타내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지난 4월 말 조작기소 특검법안을 발의해 처리를 추진했으나 지방선거를 앞두고 반발 여론 등을 고려해 처리를 미뤘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직접 특검 관련 입장을 밝히면서 처리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공소 취소 특검법 반대를 당론으로 의결했다. 오는 3일에는 서울지하철 시청역과 숭례문 일대에서 정부의 실정을 규탄하는 대규모 장외 집회도 열릴 예정이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공소 취소를 할 권한은 주지 않을 거기 때문에 괜찮다’라고 하는데 눈 가리고 아웅이고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조작 기소라는 결론을 내려놓고 ‘답정너식’ 수사를 시킨다는 것 자체가 공소 취소라는 목표를 정해놓고 진행하는 ‘공소 취소 빌드업 특검’”이라고 비판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3일 장외 투쟁에서) 검찰청과 보완수사권 폐지 등 사법 체계가 무너진 것과 더불어 정부의 부동산 문제 등 민생 파탄을 규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1일이나 2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에 맞춰 추가 집회도 고려 중이다. 또 산업안전보건법과 도시정비법 개정안이 상정되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진행하는 데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 [단독] 정보 흘리고 뇌물까지… 수사권 잡는 경찰, 비리 신고 역대 최다

    [단독] 정보 흘리고 뇌물까지… 수사권 잡는 경찰, 비리 신고 역대 최다

    수사 무마·성추행 등 비위 잇달아상시적 조직 통제·관리 방안 필요“중수청 출범에 경찰 수사범위 줄어”국수본부장, 공룡경찰 우려에 반론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경찰의 수사 권한이 커지며 ‘공룡 경찰’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경찰 내부 비위 신고가 올해 8월까지 114건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라면 연간 신고 건수는 170건을 넘어 내부비리신고센터 도입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13만명이 넘는 경찰 조직의 비위를 상시 관리하고, 신고 이후 조사와 후속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내부 통제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경찰청 내부비리신고센터에 접수된 비위 신고는 760건이다. 2021년 95건에서 2023년 145건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36건이 들어왔다. 올해는 8월까지 114건이 접수돼, 2003년 내부비리신고센터 도입 이후 연간 최다인 145건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유형별로는 갑질·직장 내 괴롭힘이 427건으로 가장 많았다. 복무 위반이 91건, 금품 수수·부정 청탁 37건, 예산·공금 부정 사용 25건 등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청이 149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남부청 90건, 강원청 39건 순이었다. 경찰 비위 사례는 최근에도 잇따르고 있다. 광진경찰서 소속 경감은 마약 피의자에게 수사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지난 7월 직위해제됐다. 강남경찰서 전 수사팀장은 금품을 받고 사건을 무마한 혐의로 지난 8월 구속기소됐다. 이달에는 용산경찰서 관할 지구대 소속 경감이 회식 금지 등 경찰청 특별경보 기간에 식당에서 여성을 추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다음달 2일부터 검찰 보완수사권이 폐지되고 경찰 수사 권한이 커지는 만큼, 조직 비위를 조기에 발견하고 차단할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의원은 “내부 비위 신고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상시적으로 조직 비위를 관리할 통제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내부비리신고센터가 제 역할을 하려면 신고 이후 조사와 제재 기준 및 절차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비위 조사가 끝난 135건 가운데 87건(64.4%)이 불문 종결 처리됐다. 중징계는 3건, 경징계는 15건, 경고·주의는 30건에 그쳤다. 경찰청 관계자는 “신고자가 신고를 취하하는 경우가 많아 불문 종결 건수가 늘어난 경향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신원을 걱정해 신고를 취하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은지, 불문종결 사례가 많아 신고자가 일찍 포기하는 것은 아닌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신고가 들어왔다면 취하 여부와 관계없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비위 사실이 확인되면 그에 따른 책임을 묻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중대범죄수사청이 생기면서 경찰만 수사할 수 있는 범위는 오히려 줄었다”고 반박했다. 검찰이 맡던 중요범죄 등을 수사할 중수청이 새로 생기는 만큼 경찰이 독점하는 수사 영역이 확대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 [서울광장] ‘진실의 순간’ 드러낼 검찰개혁 그 이후

    [서울광장] ‘진실의 순간’ 드러낼 검찰개혁 그 이후

    “우리가 생각한 검찰개혁과 완전히 다르다. 대통령이 지금까지 국민을 속인 것이다.” 유시민 작가가 이재명 대통령의 검찰개혁 구상을 놓고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게 검찰개혁 목표의 최대치였다”고 말한 것을 직격한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실제로는 수사·기소 분리 정도가 아니라 검찰개혁 강경론자들이 요구하는 모든 사항을 제도적으로 관철시켰다. 검사의 수사권 박탈,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에서 검사의 수사 관여 가능성 철저히 차단 등등. 이 대통령은 경찰에만 수사를 맡겼을 때의 위험성에 대비해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제한적으로 존치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밝혔지만,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전당대회 국면에서 이마저도 묵살됐다. 그런 이 대통령이 유 작가의 독설을 접했을 때 황당했을 것이다. 오죽하면 멕시코 동포간담회에서 “개혁을 너무 급하게 추진하면 반동을 맞을 수 있다”고 한마디 했겠나.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노무현 정부 시절 국가보안법 개정 무산을 거론했다. 여야 간 국가보안법 개정에 거의 합의가 됐는데, 열린우리당 소속 유시민 의원 등의 보안법 전면 폐지라는 강경 주장에 막혀 결국 법개정마저 무산됐다는 것이다. 앞서 추미애 경기지사도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세력에 업혀 전전긍긍한다”고 공개 비판한 바 있다.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에 ‘검찰개혁에 반대했던 검찰주의자’ 김지용 전 대검 형사부장을 내정했다며 공세를 퍼부은 것. 김 후보자는 “검찰개혁에 반대한 적 없다”고 항변했다. 그럼에도 검찰 출신 김 청장후보자에 대한 여당 강경파의 공세는 멈추지 않았다. 이 대통령의 검찰개혁 의지가 의심스럽다는 식으로 대통령을 흔들어대는 여권 내 야심가들의 목소리는 갈수록 높아질 조짐이다. 이 대통령이 ‘내란 사건 특별수사본부’ 구성을 검토하는 것도 이런 공세를 차단하고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기 위한 차원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맞고 있는 더 큰 위협은 강경개혁파의 검찰개혁론이 아니다. 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이후 경찰수사에 대한 실질적 견제 시스템이 사라진 세상에서 국민이 겪게 될 피해와 혼란, 이로 인한 민심이반이야말로 임기 중반 이 대통령에게 더 치명적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게 된 이정현 신임 대검찰청 차장검사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이 대행은 지난 23일 첫 출근길에 이 대통령 형사사건 공소취소 가능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진상조사가 진행 중에 있어서 그 결과를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법무부 산하에 가동 중인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 진상조사단의 조사 결과에 따라 공소취소를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것. 진상조사단은 쌍방울 대북송금, 대장동·위례 개발비리 의혹 등 이 대통령 관련 사건 6건이 포함된 19건을 조사하고 있다. 초대 공소청장으로도 거명되는 이 대행 발탁을 놓고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를 위한 사전 수순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공소청은 출발부터 공정성·중립성 위반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공소청과 동시에 다음달 2일 출범할 중대범죄수사청도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된다. 중수청장 임명 자체가 정치바람에 흔들리는 데다가 수사와 법리에 정통한 검사 출신들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 거악척결은 물론 경찰수사에 대한 보완수사 역할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렇게 되면 검찰개혁이라는 명분 아래 검찰청을 없애고 검사 수사권을 박탈한 목적이 결국 검찰을 악마화하고 이 대통령 재판을 지우기 위한 것 아니었느냐는 비판이 높아질 수 있다. 이 대통령이 이 같은 논란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서는 “공적 시스템을 사유화하는 무리한 공소취소는 결코 없을 것”이라고 명확히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78년간 지속돼 온 형사사법체계를 허물어 경찰과 중수청에 수사권을 몰아준 검찰개혁. 그 시행으로 어떤 세상이 올 것인지 확인하게 될 ‘진실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박성원 논설위원
  • [단독] 비리 신고 역대 최다 눈앞… 수사권 커지는 경찰, 조직 관리는 ‘숙제’

    [단독] 비리 신고 역대 최다 눈앞… 수사권 커지는 경찰, 조직 관리는 ‘숙제’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경찰의 수사 권한이 커지며 ‘공룡 경찰’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경찰 내부 비위 신고가 올해 8월까지 114건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라면 연간 신고 건수는 170건을 넘어 내부비리신고센터 도입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13만명이 넘는 경찰 조직의 비위를 상시 관리하고, 신고 이후 조사와 후속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내부 통제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경찰청 내부비리신고센터에 접수된 비위 신고는 760건이다. 2021년 95건에서 2023년 145건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36건이 들어왔다. 올해는 8월까지 114건이 접수돼, 2003년 내부비리신고센터 도입 이후 연간 최다인 145건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유형별로는 갑질·직장 내 괴롭힘이 427건으로 가장 많았다. 복무 위반이 91건, 금품 수수·부정 청탁 37건, 예산·공금 부정 사용 25건 등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청이 149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남부청 90건, 강원청 39건 순이었다. 경찰 비위 사례는 최근에도 잇따르고 있다. 광진경찰서 소속 경감은 마약 피의자에게 수사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지난 7월 직위해제됐다. 강남경찰서 전 수사팀장은 금품을 받고 사건을 무마한 혐의로 지난 8월 구속기소됐다. 이달에는 용산경찰서 관할 지구대 소속 경감이 회식 금지 등 경찰청 특별경보 기간에 식당에서 여성을 추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다음달 2일부터 검찰 보완수사권이 폐지되고 경찰 수사 권한이 커지는 만큼, 조직 비위를 조기에 발견하고 차단할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의원은 “내부 비위 신고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상시적으로 조직 비위를 관리할 통제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내부비리신고센터가 제 역할을 하려면 신고 이후 조사와 제재 기준 및 절차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비위 조사가 끝난 135건 가운데 87건(64.4%)이 불문 종결 처리됐다. 중징계는 3건, 경징계는 15건, 경고·주의는 30건에 그쳤다. 내부 고발이 이뤄져도 실제 제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은 셈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신고자가 신고를 취하하는 경우가 많아 불문종결 건수가 늘어난 경향이 있다”며 “내부비리 신고자 범위 확대, 처리기한 명시 등 내부비리 신고제도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신원을 걱정해 신고를 취하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은지, 불문종결 사례가 많아 신고자가 일찍 포기하는 것은 아닌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신고가 들어왔다면 취하 여부와 관계없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비위 사실이 확인되면 그에 따른 책임을 묻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중대범죄수사청이 생기면서 경찰만 수사할 수 있는 범위는 오히려 줄었다”고 반박했다. 검찰이 맡던 중요범죄 등을 수사할 중수청이 새로 생기는 만큼 경찰이 독점하는 수사 영역이 확대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 수장 공백 속 출범 앞둔 중수청… 간판만 ‘한국형 FBI’ 우려

    수장 공백 속 출범 앞둔 중수청… 간판만 ‘한국형 FBI’ 우려

    법무부·공소청 등 지휘부 전원 공석사법체계 안착 위한 조직 정비 시급‘인력난’ 중수청 평검사 47명뿐… 수사권 견제할 장치도 필요 다음달 2일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초유의 ‘지휘부 전원 공백’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형 연방수사국(FBI)’을 지향하며 새롭게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의 수장뿐 아니라 법무부 장관, 경찰청장 등 4대 핵심 보직이 모두 공석인 까닭이다. 전문가들은 새 형사사법시스템 연착륙의 조건으로 ▲지휘부 인선의 골든타임 확보 ▲조직 정비 ▲기관 간 협력 체계 구체화를 꼽았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사장 출신인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는 지난 8일 지명됐으나 정치권의 반대에 부딪혀 임명 절차가 답보 상태다. 김 후보자가 대검찰청 형사부장이었던 지난 2022년 검경 수사권 조정에 반대했다고 알려지면서 청와대가 추가 검증에 돌입했다. 초대 공소청장 인선 작업도 기약이 없다. 공소청장은 기존 검찰총장과 같이 법무부 산하 후보추천위원회에서 3인 이상의 후보를 압축하는데, 추천위를 꾸릴 법무부 장관 자리가 공석이다.  지난 23일 취임한 이정현 신임 대검 차장검사가 총장 직무대행을 맡았지만 새 조직이 안착하는 과정에서 법적 권한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달라진 형사사법 체계에서 존재감이 커질 경찰청장도 21개월째 공석이다. 개청을 나흘 앞둔 중수청은 인력 확보 및 배치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중수청은 검찰청 검사, 수사관 등을 대상으로 1·2차 특례임용을 진행했는데 1차 특례 임용자로 선정된 검사 80명 중 33명이 부장 이상 검찰 중간 간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검사는 47명으로 전체 중수청 수사관 정원인 2874명의 약 1.6%에 불과하다. 법조 경력 10년 이상 검사가 과장급인 3급으로 임용되는 점을 감안하면 수사 실무를 맡는 검사 출신 수사관은 22명에 불과해 현장의 체감 인력난이 극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공소청도 검사 정원 감축, 인지·합동 수사 부서 폐지 등의 내용을 담은 수정 직제안에 따라 인력을 재배치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중수청·공소청 지휘부 인선을 최대한 신속하게 마무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근우 가천대 법대 교수는 “주요 보직 인사, 부서별 사건 배분, 보완수사 이행 및 통보 절차 등 업무를 제때 이행하지 못하면 인지수사는커녕 공소청과 경찰에서 넘겨받은 사건조차 제대로 수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낸 민만기 변호사는 “공소청의 기능이 바뀌는 상황에서 대검 차장이 모든 권한을 행사하긴 어렵다”며 “미제 사건을 수사 기관에 넘기고 새 체계를 확립하기 위해선 총장을 선임해 부서 배치, 업무 정비 등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수청과 공소청, 경찰 간 협력 절차를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공소청이 수사 개시 단계부터 법률판단, 증거 수집, 의견 제시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될 경우 수사기관이 이를 실무에 어떤 식으로 반영할지 세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개정 형소법에 따르면 공소청은 중수청과 경찰의 송치 사건에 대해 보완 수사를 요구할 수 있고,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을 땐 검사가 다른 수사 기관을 지정해 사건을 넘길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면밀한 기준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초대 중수청장은 수사 능력 이전에 조직 안정 역량을 갖춰야 한다”면서 “공소청뿐 아니라 경찰, 공수처 등과 협력 관계를 세밀하게 설정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중수청 등의 수사권을 견제할 장치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중수청이 출범 초기 성과를 내기 위해 무리한 수사를 감행할 우려가 있고, 경찰과의 주도권 다툼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형소법 개정에 따라 공소청이 송치 사건을 검토하기 전까지 수사 기관을 견제할 방법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 교수는 “경찰청 수사심의위원회와 같은 기구를 설치한 뒤 무리한 수사를 중지하라고 명령할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 현직 검사, ‘형소법 개정’ 국회 상대 권한쟁의심판 청구…“수사지휘권은 헌법상 권한”

    현직 검사, ‘형소법 개정’ 국회 상대 권한쟁의심판 청구…“수사지휘권은 헌법상 권한”

    다음달 2일 검사의 수사권을 폐지하는 개정 형사소송법의 시행을 앞두고 현직 검사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세현(변시 12회) 춘천지검 영월지청 검사는 지난 22일 국회를 상대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오 검사는 심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검사의 수사권 폐지를 한시적으로 미뤄달라며 효력정지 가처분도 신청했다. 권한쟁의심판은 국가기관 사이 권한 다툼이 발생했을 때 헌재가 관련 권한의 유무 또는 범위를 판단하는 제도다. 오 검사는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헌법상 권한이라며 국회가 형소법 개정으로 이를 폐지한 건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996년 법원의 추가 구속영장 발부에 반발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위헌 소원 내용을 근거로 제시했다. 전 전 대통령 등의 재판은 구속기간 6개월이 지나도록 끝나지 않았고, 재판부는 기존 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별건의 범죄사실로 구속영장을 추가 발부했다. 당시 헌재는 공판 단계에선 검사의 영장 신청이 필요하지 않다며 합헌으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헌법이 영장의 발부 요건으로 ‘검사의 신청’을 규정한 취지에 대해 “다른 수사 기관의 검찰 수사지휘권을 확립시켜 인권 유린의 폐해를 방지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고 판시했다. 오 검사는 이러한 헌재 판단을 바탕으로 검사의 헌법상 권한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수처 수사, 법왜곡죄 적용 등으로 검찰권 남용을 방지할 수 있는데도 검사의 수사권을 삭제한 것에 대해 입법형성권의 헌법적 한계를 벗어났다고 주장했다. 송연규(사법연수원 28기) 서울고검 검사와 김성훈(29기) 청주지검 부장검사도 지난 5월 중수청법·공소청법·형법 개정안을 입법한 행위로 헌법상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침해했다며 국회를 상대로 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지난달 25일 국민의힘이 청구한 형소법 일부개정법률 위헌확인 헌법소원 사건을 지정재판부에 회부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개정 형소법이 영장주의 및 검사의 영장 신청권에 내재한 권리,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 MBK 김병주 불기소 가능성에…여야 “검찰, 거대 자본 봐주기” 일제히 질타

    MBK 김병주 불기소 가능성에…여야 “검찰, 거대 자본 봐주기” 일제히 질타

    홈플러스의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발행 및 기업회생 신청 과정과 관련해 수사 중인 검찰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을 불기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보도가 나오자 정치권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여야 인사들이 한목소리로 검찰의 철저한 수사와 명확한 해명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검찰의 최종 처분 결과에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은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검찰이 불기소를 검토한다면 그 근거부터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며 “형사사법체계 개편을 앞두고 핵심 의혹에 대한 철저한 규명과 납득할 만한 설명 없이 사건을 종결하려 한다면, 이는 왜 검찰의 수사권을 폐지해야 하는지 스스로 입증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MBK 경영진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 위험을 언제 인지했으며 회생 신청은 언제부터 준비했는가”라고 반문하며, “김병주 회장이 무엇을 보고받고 어떤 의사결정에 관여했는지, 검찰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어떤 증거를 확보하고 검증했는지 분명히 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홈플러스 전단채 사기 발행 의혹은 금융감독원이 두 차례나 패스트트랙으로 검찰에 조사를 요구한 심각한 사안”이라며 “검찰이 가해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은 범죄 피해자들의 삶을 다시 한번 모욕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검찰이 수사권을 이용해 핵심 피의자 봐주기를 시도한다는 소문이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여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은 같은 날 SNS에 올린 글에서 “피해자는 일터와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데 거대 사모펀드 총수는 유유히 면죄부를 쥐고 빠져나가는 현실을 어떤 국민이 납득하겠느냐”며 “정부는 홈플러스 피해 대책을 즉각 수립하고 검찰은 거대 자본 봐주기 수사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의원을 지낸 하태경 보험연수원장 역시 SNS를 통해 “MBK는 홈플러스가 부도날 것을 알면서도 채권을 발행해 채권자를 속이는 사기 행각을 벌였고, 검찰도 MBK의 사기죄에는 동의하고 있다”며 “그런데 사기 주범인 김병주 회장이 무죄라는 것은 도대체 무슨 궤변이냐”고 꼬집었다. 하 원장은 “홈플러스 경영을 망친 것도 모자라 사기까지 쳤는데 주범인 총수에게 책임이 없다면 도대체 누가 사기죄를 저질렀다는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며 “수천억을 주무르는 자본가에게만 관대하고 피해자의 고통은 방치하며 권력자에게 면죄부를 쥐여주는 검찰은 불의의 대변자”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노동계도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는 성명을 통해 “거대 사모펀드와 자본 권력 앞에서 책임을 묻지 못하는 검찰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MBK와 김 회장의 사회적·경제적 책임까지 지워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또한 우려를 표명하는 성명을 냈다. 위원회는 “과거 김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당시와 지금 사이에 어떤 법리적 판단이 달라져 형사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는지 묻고 싶다”며 투명한 수사 결과 공개를 촉구했다. 이어 “홈플러스가 회생 절차에 들어갔다고 해서 과거의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가오는 국정감사에서 검찰의 수사 및 처분 과정, 전단채 발행과 회생 신청 과정에서의 대주주 책임, 사모펀드 대주주의 책임 회피 방지를 위한 제도적 보완책 등을 면밀히 따져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일부 언론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가 MBK 김병주 회장을 기소 대상에서 제외하는 쪽으로 잠정 결론을 내리고 관련 수사 결과를 대검찰청에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MBK와 홈플러스 측이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했는지, 전단채 발행 과정에서 MBK 경영진의 지시나 승인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수사해 왔다. 그러나 김 회장이 신용등급 강등 사실을 미리 알고 손실을 투자자들에게 전가하기 위해 채권 발행을 직접 지시했음을 입증할 ‘직접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 [사설] 초유의 정부 요직 공백, 국정 차질 더 없게 인사 서둘러야

    [사설] 초유의 정부 요직 공백, 국정 차질 더 없게 인사 서둘러야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의 사의는 후임 비서실장 발표와 함께 수리되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지난 1일 사표가 수리된 청와대 정책실장도 3주가 지나도록 지금껏 후임이 임명되지 않고 있다. 이러다 국정 ‘컨트롤타워’인 청와대 비서진의 투톱이 공석이 되는 초유의 상황이 빚어질까 걱정이 앞선다. 청와대만이 아니다. 법무부 장관 공석은 보통 일이 아니다. 정성호 전 장관은 지난달 26일 후임자가 지명되지도 않았는데 퇴임했다. 보통은 후임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될 때까지는 자리를 유지하는데, 그 전례를 깬 것이다. 설상가상 김승원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새 법무부 장관이 언제 임명될지 기약이 없어졌다. 지금 법무부는 78년 만의 형사사법체계 대개편을 진두지휘해야 할 부처다. 공소청과 중수청 출범이 열흘도 남지 않았는데 법무부 장관이 없어 공소청장 인사도 하지 못 하고 있다. 법무부는 어제 검사 정원 2292명의 80∼85% 수준으로 공소청을 연 뒤 향후 정원을 감축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 장관과 공소청장도 없이 조직 개편안부터 발표한 것이다. 일의 순서가 뒤죽박죽 꼬이고 있다. 어제 한성숙 국무총리는 “국민 권익 보호에 작은 빈틈도 생기지 않도록 신설 제도의 조기 안착을 지원해 달라”고 관계 부처들에 주문했다. 국민 귀에 공허한 말로 들리지 않겠는가. 행정안전부 산하의 중수청장 임명도 지연되고 있다.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에 대한 여권 강경파의 반발 때문이다. 어제는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와 김용민 의원이 이 문제를 놓고 설전을 주고받기까지 했다. 여론의 우려에도 중수청을 밀어붙여 놓고 이제 와서 옥신각신하니 국민은 배가 어디로 가는지 불안하기만 하다. 검찰 보완수사권이 폐지돼 수사권을 독점할 경찰의 수장은 무려 21개월째 공석이다. 검찰 인사와는 직접적 관련이 없는데도 이러고 있으니 이해하기 어렵다. 결국 새 형사사법체계를 지휘할 3대 기관 수장이 모두 공석인 셈이다. 국민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제도를 새로 시행하겠다면 적어도 몇 달 전에 인사와 직제가 완료됐어야 한다. 지금쯤은 돌발 상황에 대비한 막바지 점검을 하고 있어야 정상 아닌가. 요직 인사가 하세월인 것은 이런저런 정치적 고려가 앞서기 때문으로 볼 수밖에 없다. 오로지 업무 능력과 도덕성만 보고 적임자를 찾는다면 이렇게까지 지연될 일이 아니다. 국민 불안이 더 깊어지기 전에 최대한 인사를 서두르기 바란다.
  • 대검 차장에 ‘대북송금 수사 사과’ 이정현

    대검 차장에 ‘대북송금 수사 사과’ 이정현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매우 잘못된 수사 방식”이라며 사과했던 이정현(58·사법연수원 27기) 수원고검장이 검찰총장 직무를 대행하는 대검찰청 차장검사로 임명됐다. 추후 공소청을 이끌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법무부는 22일 “대검 차장검사의 사직으로 인한 공백 해소와 차질 없는 공소청 출범 준비를 위해 23일자로 전보 인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구자현 대검 차장이 공소청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데 반발해 사의를 표한 지 약 2개월 만이다. 그간 박규형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대대행’ 역할을 해왔다. 이 신임 차장은 전남 나주에서 태어나 고려대를 졸업했다. 광주지검 부장검사였던 2018년 전두환 전 대통령을 5·18 민주화운동 관련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2020년 서울중앙지검 1차장으로 한동훈 당시 검사장을 겨냥한 ‘채널A 사건’을 수사하면서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표적인 친여 검사로 분류된다. 국회에서 지난 4월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청문회에서 수원지검의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를 문제 삼는 지적에 “매우 잘못된 수사 방식”이라며 동의했다. 그러면서 “제가 대표할 입장은 아니지만, 속죄의 말씀을 드리는 게 검사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 고위직이 직접 사과를 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고, 대통령 사건을 공소취소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는 말이 나왔다. 이 차장은 검찰총장 대행으로서 공소청 출범을 주도하게 됐다. 공소청 출범 후 검찰총장으로 임명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연수원 27기인 이 고검장은 전임자인 구자현 대검 차장보다 두 기수 위이고, 현재 검찰 내에서 경력이 더 높은 인사를 찾기 어렵다. 이 차장은 이날 고검장 이임사에서 “공소청 개청을 앞두고 안팎으로 여러 어려움에 처한 검찰의 상황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고 밝혔다.
  • [단독]사직 검사 중 대전·대구·부산 등 ‘비서울’ 77%…공소청 체제 지역 이탈·붕괴 우려

    [단독]사직 검사 중 대전·대구·부산 등 ‘비서울’ 77%…공소청 체제 지역 이탈·붕괴 우려

    올해 사직한 검사가 인천·대전·대구·부산 등 서울 외 지역에 77%가 몰린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10월 2일 출범하는 공소청 체제에서 인천·대구·부산 등의 차장검사 자리가 줄고, 인지·합동수사 부서가 사라지면 지방 이탈 현상이 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서울신문이 법무부에서 제공받은 ‘2026년 검사 사직 현황’을 보면 지난달까지 사직 처리된 검사는 총 99명이다. 지검별로 서울의 5개 지검에서 17명, 서울 아닌 지역에서 56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대전지검 9명, 대구지검 7명, 부산지검 7명, 인천지검 12명 등 지역 거점 근무지에 퇴사자가 몰렸다. 공소청 출범 이후에도 이런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가 지난 22일 발표한 ‘공소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수정안에는 인천·대구·부산지검의 2차장검사를 없애고 전국 일선청의 인지·합동수사 부서 43개를 폐지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최근 경향을 보면 조직을 떠나는 검사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직 검사 수는 상반기 인사가 단행된 지난 2월 33명까지 늘었다. 이후 5월 8명, 6월 3명으로 줄었다가 검사의 보완수사권 등이 폐지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통과된 지난달엔 12명으로 늘었다. 대검 과학수사부장을 지낸 허정(사법연수원 31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법무부 검찰과장을 맡았던 임세진(34기) 서울고검 검사 등도 최근 검찰 내부망에 사의를 밝혔다. 현직 부장검사는 “조직에 무력감이 감돌고 구성원들의 사명감도 떨어졌다”며 “그동안 가족과 떨어져 지역 근무를 감내했던 검사들이 떠나는 동료들을 보면서 계속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미제 사건이 매년 증가하는 가운데 지방공소청의 인력이 이탈하면 업무가 마비될 수도 있다. 검찰에 따르면 3개월 초과 장기 미제 사건은 2022년 9268건에서 2024년 1만 8198건으로 증가했고, 약 100명의 검사가 특검에 파견됐던 지난해엔 3만 7421건까지 늘었다. 전국 검찰청에 쌓인 미제 사건은 16만 5000건으로, 연초 대비 40%가량 폭증한 상태다. 법무부는 중수청 임용, 사직 등으로 생긴 인력 공백을 충원하지 않은 채 약 1900명의 검사로 공소청을 출범할 예정이다. 기소 여부 판단, 공소 유지, 불송치 사건 점검, 경찰 수사에 대한 증거와 법리 검토, 보완수사 요구 및 이행 결과 확인 등 업무 체계가 변화하는 상황에서 사건 처리 지연 문제가 해결될지 불확실하다. 또 다른 검사는 “수사권이 커지는 경찰, 신설되는 중대범죄수사청의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선 공소청이 적극 협력해야 하는데 지방마다 인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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