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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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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장 공백 속 출범 앞둔 중수청… 간판만 ‘한국형 FBI’ 우려

    수장 공백 속 출범 앞둔 중수청… 간판만 ‘한국형 FBI’ 우려

    법무부·공소청 등 지휘부 전원 공석사법체계 안착 위한 조직 정비 시급‘인력난’ 중수청 평검사 47명뿐… 수사권 견제할 장치도 필요 다음달 2일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초유의 ‘지휘부 전원 공백’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형 연방수사국(FBI)’을 지향하며 새롭게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의 수장뿐 아니라 법무부 장관, 경찰청장 등 4대 핵심 보직이 모두 공석인 까닭이다. 전문가들은 새 형사사법시스템 연착륙의 조건으로 ▲지휘부 인선의 골든타임 확보 ▲조직 정비 ▲기관 간 협력 체계 구체화를 꼽았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사장 출신인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는 지난 8일 지명됐으나 정치권의 반대에 부딪혀 임명 절차가 답보 상태다. 김 후보자가 대검찰청 형사부장이었던 지난 2022년 검경 수사권 조정에 반대했다고 알려지면서 청와대가 추가 검증에 돌입했다. 초대 공소청장 인선 작업도 기약이 없다. 공소청장은 기존 검찰총장과 같이 법무부 산하 후보추천위원회에서 3인 이상의 후보를 압축하는데, 추천위를 꾸릴 법무부 장관 자리가 공석이다.  지난 23일 취임한 이정현 신임 대검 차장검사가 총장 직무대행을 맡았지만 새 조직이 안착하는 과정에서 법적 권한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달라진 형사사법 체계에서 존재감이 커질 경찰청장도 21개월째 공석이다. 개청을 나흘 앞둔 중수청은 인력 확보 및 배치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중수청은 검찰청 검사, 수사관 등을 대상으로 1·2차 특례임용을 진행했는데 1차 특례 임용자로 선정된 검사 80명 중 33명이 부장 이상 검찰 중간 간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검사는 47명으로 전체 중수청 수사관 정원인 2874명의 약 1.6%에 불과하다. 법조 경력 10년 이상 검사가 과장급인 3급으로 임용되는 점을 감안하면 수사 실무를 맡는 검사 출신 수사관은 22명에 불과해 현장의 체감 인력난이 극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공소청도 검사 정원 감축, 인지·합동 수사 부서 폐지 등의 내용을 담은 수정 직제안에 따라 인력을 재배치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중수청·공소청 지휘부 인선을 최대한 신속하게 마무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근우 가천대 법대 교수는 “주요 보직 인사, 부서별 사건 배분, 보완수사 이행 및 통보 절차 등 업무를 제때 이행하지 못하면 인지수사는커녕 공소청과 경찰에서 넘겨받은 사건조차 제대로 수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낸 민만기 변호사는 “공소청의 기능이 바뀌는 상황에서 대검 차장이 모든 권한을 행사하긴 어렵다”며 “미제 사건을 수사 기관에 넘기고 새 체계를 확립하기 위해선 총장을 선임해 부서 배치, 업무 정비 등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수청과 공소청, 경찰 간 협력 절차를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공소청이 수사 개시 단계부터 법률판단, 증거 수집, 의견 제시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될 경우 수사기관이 이를 실무에 어떤 식으로 반영할지 세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개정 형소법에 따르면 공소청은 중수청과 경찰의 송치 사건에 대해 보완 수사를 요구할 수 있고,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을 땐 검사가 다른 수사 기관을 지정해 사건을 넘길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면밀한 기준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초대 중수청장은 수사 능력 이전에 조직 안정 역량을 갖춰야 한다”면서 “공소청뿐 아니라 경찰, 공수처 등과 협력 관계를 세밀하게 설정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중수청 등의 수사권을 견제할 장치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중수청이 출범 초기 성과를 내기 위해 무리한 수사를 감행할 우려가 있고, 경찰과의 주도권 다툼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형소법 개정에 따라 공소청이 송치 사건을 검토하기 전까지 수사 기관을 견제할 방법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 교수는 “경찰청 수사심의위원회와 같은 기구를 설치한 뒤 무리한 수사를 중지하라고 명령할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 [서울광장] 김민석 대표의 ‘구조적 다수론’, 진심이라면

    [서울광장] 김민석 대표의 ‘구조적 다수론’, 진심이라면

    “민생·실용·확장이 우리 정부의 노선이고, 이번에 선택된 당의 노선이다. 구조적 다수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원하는 승리와 재집권으로 갈 수 있는 길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지난달 27일 당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한 말이다. 8·17 전당대회에서 진영 혹은 전통적 지지층의 결집을 강조한 정청래 전 대표를 누르고 이재명 대통령과 자신의 ‘구조적 다수론’ 또는 중도확장 노선이 승리했다는 것이다.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중도를 포함하는 다수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상식에 속하는 얘기다. 문제는 ‘말’이 아니라 ‘발’이다. 실제 정부·여당이 김 대표가 강조한 중도확장을 향해 움직이고 있느냐는 대목에 이르면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다음달이면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검사의 수사권이 완전 폐지된다. 사실상 수사권을 독점하게 된 경찰의 범죄 암장 등 부실수사에 대한 국민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도, 민주당도 모든 사건 전건송치, 보완수사권 복원 등 검경 간 제도적 견제를 통해 국민을 보호할 실효성 있는 보완책은 외면하고 있다.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으로 쟁의대상과 사용자성을 둘러싼 현장 혼란이 확산되고 있지만, 시행령이나 규칙 등 구속력 있는 보완 대책 마련에도 손놓고 있다. 중도확장을 강조한 김 대표가 이 대통령에게 국민의힘 출신인 인요한 전 의원의 적십자사 회장 인준의 재고를 요청한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유시민 작가가 ‘ABC론’을 내세워 ‘코어 지지층’(A그룹)과 ‘뉴이재명’(B그룹)을 가르며 이 대통령의 외연확장 노선을 맹공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여권의 지지율 하락 원인을 민생·경제 등의 정책 난맥에서 찾기보다는 ‘우리끼리’나 이념·교조에 대한 배신에서 찾으려는 듯한 모습에서 ‘NL(민족해방)·PD(민중민주)’ 논쟁에 함몰됐던 80년대 운동권의 행태가 겹쳐 보인다. 급기야 민주진보 진영의 원로 격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마저 유 작가 등을 다음과 같이 비판했다. “당의 주인은 자기들이고 5년이 끝나면 다시 당을 접수해서 차기 정권을 재창출하려 했던 건데, (이 대통령이) 너무 잘해서 위기의식을 느낀 것이다.” 백 교수의 평가에 다 동의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6·3선거 이후 범여권의 노선을 둘러싼 혼란상을 반영하는 나름의 ‘뇌피셜’일 수는 있겠다. 때로는 이 대통령의 모호한 말도 혼선을 가중시키는 듯하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민주당 신임 지도부 만찬에서 “왼쪽(핵심 지지층)을 너무 챙기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적 다수’ 형성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이 대통령이 실제로는 ‘코어 지지층’의 울타리 안에 갇히는 듯한 모습에 “정확한 속내를 모르겠다”는 얘기들이 늘고 있다. 보완수사권의 제한적 존치 필요성을 강조했으면서도 여당이 강경파 뜻대로 통과시킨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형사소송법을 그대로 수용한 것부터 그렇다. 이 대통령은 야권으로부터 자신의 ‘재판 지우기’ 시도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조작기소(공소취소) 특검법’이나 ‘연임개헌론’에 대해서도 직접 공개선언으로 확실하게 선을 긋지 않고 있다. 공소취소는 ‘코어 지지층’ 내부에서도 반발 가능성이 적지 않은 사안이다. 유 작가는 지난 2월 ‘공소취소 의원 모임’에 대해 ‘미친 짓’이라고 비난했다. 지난달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극적 결말까지 언급하며 “집권 연합이 깨지면 (대통령이) 쫓겨난다”는 독설도 했다.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 문제를 둘러싼 여권 내 엇갈리는 이해관계가 2028년 총선, 2030년 대선을 앞둔 권력투쟁과 맞물릴 경우 파열음이 어디까지 번질지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 김 대표의 ‘구조적 다수론’이 진심이라면 내부 갈등을 부르고 국정동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공소취소라는 뇌관부터 제거해 버리자고 이 대통령에게 건의해야 한다. 말이 아닌 행동이야말로 ‘구조적 다수’를 만들어 나가는 가장 확실한 첩경이다. 김 대표 자신이 당대표 수락연설에서 “민주당을 바꾸겠다. 언어도 정책도 태도도 문화도 진화할 것이다”라고 천명하지 않았던가. 박성원 논설위원
  • [기고] 곪으면 터진다, 참정권도 예외는 아니었다

    [기고] 곪으면 터진다, 참정권도 예외는 아니었다

    2023년 고위직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지자, 감사원은 선거관리위원회의 채용 실태를 감찰하려 했다. 그러나 2025년 2월 27일 헌법재판소는 이를 전원일치로 위헌이라 결정했다. “대통령 소속기관인 감사원이 선관위에 대하여 직무감찰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선거관리의 공정성과 중립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훼손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3·15 부정선거를 막기 위해 선거관리를 정부로부터 떼어낸 헌법 정신을 지키려면, 행정부 소속 기관이 그 독립성을 들여다보는 일 자체를 경계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다만 헌재는 이 배제가 “부패행위에 대한 성역의 인정으로 호도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 국정조사와 국정감사, 수사기관의 통제, 헌법상 탄핵심판제도가 외부 통제 수단으로 남아 있으며, 그 빈자리는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선관위 자체 감찰기구로 채워지리라는 것이 헌재의 전제였다. 감사원 감사를 되살릴 개헌이든 법 개정이든 빈자리를 다른 무엇으로 메울 것이든 앞으로도 다퉈질 문제이지만, 이 전제만은 분명했다. 선관위 스스로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감찰 체계를 마련하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전제는 어느 것도 지켜지지 않았다. 선관위는 2024년 감사관을 외부 인사로 바꾸고 외부 위원 중심의 감사위원회까지 신설했지만, 자체 감사 지적사항의 92.3%는 현지 시정으로 종결됐고 채용비리 관련자 중 파면, 해임, 혹은 강등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채용 비리와 내부 인사 돌려막기는 국회 결산 검토보고서에도 매년 지적돼 온 사안이었지만, 2019년 한 간부 아들의 부정 채용도, 2023년 고위직 자녀 특혜 채용도 막지는 못했다. 헌재가 감사원 대신 남겨둔 통로들은 적어도 이 사안에서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올해 6월 3일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이어진 국정조사는 선관위의 선거관리 부실이 훨씬 광범위했음을 드러냈다. 투표용지 인쇄 매수를 축소한 지침부터가 그랬다. 결재 없이는 상정될 수 없는 안건인데도 함께 올라간 다른 다섯 건과 달리 결재 기록이 없었다는 사실이 청문회에서 제기됐고, 위철환 상임위원에게 언제 보고됐는지조차 밝혀지지 않았다. 그 계산이 얼마나 틀렸는지 증명해 줄 유일한 물증인 잠실 투표용지 보관함은 법원 증거보전 결정이 오기 한 시간 전 폐기업체로 넘어가 용해됐다. 선관위가 이 사실을 내부적으로 인지하고도 외부에 알린 것은 네 시간 뒤였다. 폐기 과정과 별개로 알리는 것 자체를 늦췄다는 의심을 남긴 대목이다. 위원장이 직접 제안한 잠실 재검표도 마찬가지였다. 특검 연계 여부를 놓고 여야가 대립하는 사이 세 차례 청문회가 지나갔고, 활동 기한이 다가오도록 재검표는 표결에 한 번도 부쳐지지 못했다. 한편 국정조사를 통해 참정권 침해의 실제 규모가 드러났다. CCTV로 확인한 결과 최소 91명이 끝내 투표를 못 했고, 교부 검증 절차가 지켜지지 않아 서울에서만 653건의 중복투표가 있었다. 곪은 것은 결국 터지고, 그 대가는 투표소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던 평범한 유권자들의 몫이었다. 헌재가 예정해 둔 마지막 견제 장치, 수사기관 통제도 비로소 작동하기 시작했다. 검경합동수사본부는 투표자 수 통계를 조작한 정황을 포착해 중앙선관위와 전국 9개 선관위를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확대했다. 실무자들이 오입력을 감추려 절차 없이 수치를 다른 투표소로 떠넘겼다는 의혹이고, 관련자들은 허위 입력 사실 자체는 인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단순 착오라 보기 어려운 정황도 있었다. 청문회에서는 수정을 금지한 내부 지침의 실질 이유가 ‘수치가 줄면 외부에서 의혹이 제기된다’는 내용으로 문건에 명기돼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조직이 실수를 감추기로 판단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8월 17일 이태한 전 검사를 선관위 특검으로 임명했다. 준비 기간을 거쳐 9월 초 본격 수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특검이 할 일은 새로운 것을 찾는 게 아니다. 국정조사가 강제력 없이 멈춰 선 지점에서 인쇄지침 결재의 진실과 통계 조작의 실체, 증거물 폐기의 고의성을 확정하는 일이다. 돌아보면 헌재가 전제한 내부 감찰과 외부 통제는 결국 작동했다. 다만 그 작동은 참정권 침해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나서야 비로소 시작됐다. 뒤늦은 견제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선관위를 둘러싼 견제 체계 전반을 지금 다시 설계해야 한다. 곪을 때까지 기다려서는 안 된다는 것, 이것이 우리가 이번에 가장 비싼 값을 치르고 배운 교훈이다. 서휘원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
  • 경찰이 1차 수사종결권 쥔 이후 직무 범죄 4년 새 3배 급증했다

    경찰이 1차 수사종결권 쥔 이후 직무 범죄 4년 새 3배 급증했다

    제주 장미란(37)씨 실종 사건 허위 종결 의혹과 관련해 경찰청이 감찰에 착수한 가운데, 최근 경찰관의 직무 관련 범죄가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이 1차 수사종결권을 갖는 등 경찰의 권한이 강화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이에 경찰 업무의 검증 체계를 보완하고, 경찰관 개인의 사건 종결 권한을 축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직권남용·공무상비밀누설 등 직무 관련 범죄로 기소된 경찰관은 2021년부터 올해 7월까지 총 172명, 연평균 31명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는 66명으로 전년(24명)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직무 범죄로 입건된 경찰청 소속 공무원 수도 2024년 기준 1141명으로 2021년(337명)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앞서 검찰은 지난 3일 ‘장윤기 사건’ 관련 광주 광산경찰서 형사과 소속 경찰관 2명을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기소했고, 19일에는 금품과 향응을 받고 방송인 양정원씨의 사기 사건을 무마한 혐의(공무상비밀누설·뇌물수수 등)로 전 서울 강남경찰서 수사팀장 송모 경감을 재판에 넘겼다. 경찰은 업무 특성상 직무 범죄가 생명·재산상 피해로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비대한 경찰 조직의 보고 체계를 관리·감독할 시스템은 미흡하다. 강남서 송 경감은 사기 사건 당사자인 양씨의 남편과 ‘사적 관계’를 맺어 수사를 무마·지연했고, 장씨 실종 사건을 맡았던 제주서부서 경장은 장씨와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의 허위 보고 및 종결로 사태를 키웠다. 더 큰 문제는 사건 처리 결재 권한이 있는 윗선이 비위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실종수사팀을 거느린 수도권의 한 형사과장은 “하루에 수십 건의 사건을 다루는 입장에선 개별 사건을 처리한 사람의 보고를 믿을 수밖에 없다”며 “실무자가 작정하고 거짓말한다면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기 지역 일선서의 한 수사과장도 “결재자가 사건 처리의 세밀한 부분을 파악하기 어려워 교차검증 대책이 있어야 하는데 쉽지 않은 문제”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10월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을 앞두고 경찰의 내부 검증 체계를 보완하는 방안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김영식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은 조직이 비대하고 경찰관 개인의 재량권이 커서 담당자에 따라 사건의 운명이 복불복”이라며 “결재자가 사건 처리 과정의 허점을 파악하기 어려운 만큼 보고·검증 절차를 손봐야 한다”고 말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피해 가족 등이 납득할 만큼의 근거가 마련돼야 사건을 종결할 수 있게 하는 등 경찰관 개인의 재량권을 견제하는 규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검경 ‘핑퐁’ 책임미루기? “공직자가 설마” 변호사 격차는? “AI 상담” 국민이 실험대상? “숙의했다”

    검경 ‘핑퐁’ 책임미루기? “공직자가 설마” 변호사 격차는? “AI 상담” 국민이 실험대상? “숙의했다”

    “권한 분산하면 ‘가진 자’ 쪽에 더 갈 수도”법률지식·경제력 격차엔 국가 AI 상담 구상“의약분업처럼 형소법 익숙해질 시간 필요”검경 핑퐁우려엔 “상상 안 돼, 공직자가 설마”검찰 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개정 형사소송법의 심사를 주도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권한 분산 이후 힘이 ‘가진 자, 있는 자’에게 더 쏠릴 가능성을 인정했다. 법률 지식과 경제력에 따른 권리구제 격차에는 국가 제공 인공지능(AI) 상담 구상 등을 대책으로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도입 일정과 법률지원 확대 방안은 밝히지 않았다. 새 제도에 익숙해지는 시간과 후속 보완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 의원은 지난 7일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개정 형소법의 취지와 예상되는 부작용, 보완책 등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31일 국회를 통과해 이달 4일 공포된 개정 형소법은 검사의 직접수사와 송치 사건에 대한 직접 보완수사의 법적 근거를 없애고, 사법경찰관에 대한 보완수사요구권은 남겼다. 주요 조항은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에 맞춰 오는 10월 2일 시행된다. 법률서비스 격차엔 AI 상담 구상…도입 일정은 미정진행자가 수사기록 열람과 의견 제출 확대가 돈과 법률 지식을 갖춘 사람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하자 김 의원은 “절차를 잘 모르거나 바쁜 분들이 있다”며 법률 절차에 익숙하지 않은 국민이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에 공감했다. 그러면서 기록 열람·등사 확대와 국가 제공 AI 상담 서비스 구상, 경찰 수사에 이의를 제기하면 14일 안에 조치계획을 통보하는 방안 등을 대책으로 들었다. 다만 김 의원은 현행 검찰 중심 체계에서도 돈 있는 사람이 검사 출신 변호사를 선임해 사건 처리를 지연시키고 상대적 약자를 지치게 한 사례를 목격했다며 권한 분산이 전관 변호사 선임과 의도적인 사건 지연 등 기존 폐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그는 “지난 70년 동안 검사가 수사·기소권을 한꺼번에 가지면서 사건 왜곡이나 수사권 남용이 많았다”며 “권한을 분산해 서로 견제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AI 상담은 개정 형소법에 직접 규정된 법정 절차가 아니라 향후 운영 구상이다. 김 의원은 이날 AI 상담의 도입 시기와 예산, 국선변호 확대 등 법률대리 유무에 따른 격차를 줄이기 위한 확정적인 인력·재정 대책은 제시하지 않았다. “‘가진 자’에 힘 더 갈 수도”…핑퐁 우려엔 “살펴보겠다”김 의원은 권력 분산의 또 다른 역효과도 언급했다. 권력자를 상대로 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권한을 분산시켜 놓으면 그 힘이 어디로 가느냐”며 “사실은 가진 자, 있는 자 쪽에 더 많아질 수도 있다. 그런 걱정이 되기는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한 견제 장치로 ‘한국형 FBI’를 표방한 중수청을 제시했다. 경찰 수사인력과 검사·검찰수사관 출신 인력이 중수청에 합류해 서로 견제하고 협력하면서 중대범죄를 수사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형소법 개정과 맞물려 출범하는 중수청의 내부 지휘·책임체계에 대해서는 별도의 방지책을 설명하지 않았다. 진행자가 서로 다른 조직 출신이 한 팀에서 일할 경우 지휘체계가 불명확해지고 책임을 떠넘기면서 수사가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하자 김 의원은 “거의 최악의 경우”라며 “공직자들이 그렇게 할까요? 아무튼 상상은 잘 안 된다”고 답했다. 이어 “그런 염려가 있다면 행정안전부, 법무부, 중수청 담당자들과 얘기해 걸러내는 방법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중수청 내부의 구체적인 지휘·보고체계는 형소법 조문이 아니라 별도의 중수청 조직·운영 법령과 실제 운용에서 다뤄질 문제다. “의약분업 때처럼 형소법 익숙해질 시간 필요”새 형사사법체계의 시행 초기에는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고도 밝혔다. 김 의원은 의약분업 정착 과정을 예로 들며 “새로운 형사소송법도 초반에 혼란기라기보다 익숙해져 가는 시간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진행자가 “국민은 실험 대상이 아니다. 촘촘하고 완벽하게 설계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하자 김 의원은 “법안소위 회의만 26시간을 했고 사전 회의와 간담회까지 합하면 100시간이 넘는다”며 경찰·검찰·변호사·범죄 피해자 등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부족한 부분은 계속 채워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피해자 권리 넓혔지만 ‘정당·상당한 이유’ 기준은 과제법조계에서는 개정법이 피해자를 위한 절차를 확대했지만 실제 권리구제 수단으로 작동하려면 판단 기준을 더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정법은 수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6개월 이상 지연되거나 수사 과정에서 권리가 침해된 경우 피해자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법이 피해자에게 ‘정당한 이유가 없었다는 점’의 입증책임을 명시적으로 부과한 것은 아니지만, 수사기관이 수사 필요성을 지연 사유로 제시하면 피해자가 이를 반박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검찰개혁추진단에서 활동했던 한 변호사는 “피해자가 알지 못하는 사이 경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여러 차례 발부받아 수사를 진행했을 수도 있다”며 “이 경우 수사기관이 지연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판단 기준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사기록 접근권에도 비슷한 문제가 남아 있다. 개정법은 피해자에게 수사기록 열람·복사를 신청할 권리를 부여하면서도 수사기관장이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면 이를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상당한 이유’의 범위가 구체적이지 않으면 수사기관마다 판단이 달라지거나 기록 공개를 제한하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어 하위법령이나 수사준칙에서 세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직접 보완수사 대신 요구권 강화…통제장치는 순차 시행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없앤 정책적 선택에 대해서는 순기능과 부작용이 모두 있었다고 설명했다. 검사의 보완수사로 새로운 증거를 찾아낸 사례도 있다는 질문에 김 의원은 “그런 좋은 사례도 있고 보완수사권을 남용한 사례도 있다”며 직접 보완수사 대신 보완수사요구권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개정법에 따라 경찰은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정당한 이유 유무와 관계없이 원칙적으로 1개월 안에 이행해야 한다. 김 의원은 보완수사 요구를 이행하지 않으면 담당자에 대한 직무배제나 징계를 요구할 수 있고, 적정한 수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 상급 수사관서나 중수청 등 다른 수사기관을 지정해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개정법과 후속 운영방안을 통해 사건 처리의 신속성·투명성·책임성을 높이고 수사 품질을 상향 평준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가 수사기관에 의견과 자료를 제출하고 사건 진행 상황과 권리를 안내받도록 해 피해자를 수사 절차의 ‘객체’에서 ‘주체’로 바꿨다고도 했다. 다만 압수수색·검증 과정의 영상녹화와 피의자신문 녹음 관련 규정은 공포 1년 뒤 시행된다. 수사 진행의 주요 정보를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입력·관리하도록 한 관련 규정도 조항별로 공포 후 1∼3년에 걸쳐 순차 시행된다. 이에 따라 검사의 수사권 폐지는 10월 2일 먼저 시행되지만 일부 기록·통제 장치의 가동에는 최대 3년의 시차가 발생한다.
  • 합수본 놓고 갈린 법무·행안… 李 “실무 단위에서도 모든 가능한 경우를 최대한 대비하라”

    합수본 놓고 갈린 법무·행안… 李 “실무 단위에서도 모든 가능한 경우를 최대한 대비하라”

    이재명 대통령이 5일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박탈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후속 조치에 대해 “제도 개선은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보완 방법을 찾는 것”이라며 “법무부와 행정안전부가 협의해 검경 합동수사본부 관련 규정을 어떻게 처리할지 점검해서 보고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법무부·행정안전부 업무보고에서 형소법 개정에 따른 검·경 합수본 운영 방안에 대해 물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중대 범죄 수사는 법리적, 기술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은데 검사가 참여하는 합수본의 운영 근거가 매우 취약하다. 법적 근거가 사실상 없는 상태”라며 “현재 마약, 금융 등 검경 합수본이 9개 정도 있는데 형소법 개정에 따라 10월부턴 검사가 합수본에 참여하면 증거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다. 수사 준칙에 관련 내용을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으면 공소유지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진수 법무부 차관, 박규형 대검 기획조정부장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정 장관은 정부과천청사에서 진행한 사전 브리핑에서도 이 문제를 지적하며 미국 마약단속국(DEA) 같은 마약청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12월 3일 공소시효가 만료되는 6·3 지방선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수사에 대해선 “특별한 대책이 없다”며 우려했다. 반면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윤 장관은 “앞으로 공소청, 중수청, 경찰이 협력하는 ‘공중경 합수본’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검사는 법률 검토, 영장 심사를 하면 된다. 수사권이 없을 뿐 의견도 낼 수 있다”고 했다. 좀처럼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이 대통령은 “행안부 장관과 법무부 장관이 원래 친하지 않냐”며 “모든 문제를 최대한 끌어내고 최선을 다해 대비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실무 단위에서도 모든 가능한 경우를 최대한 대비하라”고 강조했다. 또 “개정된 형소법을 안 읽어봐서 그런데 검사는 수사하면 안 된다고 돼 있냐, 하지 말라고 금지된 것이냐”고 묻기도 했다. 수사 종결권을 가진 경찰의 사건 암장 가능성도 논의됐다. 수사관이 자체적으로 불송치 판단을 내렸을 때 이를 견제할 장치가 없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요새는 향찰 이야기까지 나온다”며 “지금까진 사건이 검찰로 넘어가니 함부로 처리하기 어려웠는데 앞으로는 내부에서 걸리지 않고 피해자 입만 막으면 사건을 암장하기 쉬워진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수사 기록은 전자 정보로 저장하고 불송치 사건도 검찰에 서류를 보낸다”면서 “누락할 경우 징계뿐 아니라 형사 처벌까지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정 장관은 “검사가 송치된 사건만 보는 데도 시간이 부족하다. 특히 고소·고발인 없이 경찰이 인지해서 수사한 사건은 관심을 두기 어렵다”고 답했다. 법무부는 현안 중점 과제로 교정청 설립을 꼽았다. 또 형법상 배임죄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소액·다수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 증권 분야에 한정됐던 집단소송제를 전 산업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경찰청은 업무보고에서 ‘경찰 수사 쇄신’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장윤기 사건 등으로 수사 공정성에 논란이 불거진 만큼 내부 통제와 신뢰 회복에 방점을 찍었다. 내부 수사 비위 및 부패를 감시하는 ‘내부비리수사대’를 신설하고, 사건 당사자가 경찰관의 배우자나 직계가족인 경우 지휘부에 즉시 보고하도록 방침을 세웠다. 이날부터 10월 2일까지 ‘개정 형소법 후속조치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한다. 한편 이 대통령은 전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정 장관에게 “잘 버티세요. 잘 하시라”고 말을 건넨 것으로 파악됐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정 장관을 향해 웃으며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사의를 표명한 정 장관의 거취 논란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 장관의 사퇴설을 일축하는 동시에 형사사법제도가 안착할 때까지 역할을 해달라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브리핑에서 “대통령께서 잘 버티라고 한 건 교정 관련 부분”이라면서 “더 이상 제 거취 문제가 거론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 “수사 기간 줄이고 송치 심사 강화”… 경찰, 국민 우려 넘어라

    “수사 기간 줄이고 송치 심사 강화”… 경찰, 국민 우려 넘어라

    ①‘수사 완결성’ 구체적 로드맵 확보②국수본 인력 추가… 조직 재설계③사건핑퐁 막을 검경 협업 재정립 검사의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4일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경찰도 후속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 수사의 한계를 메워온 검사의 보완수사 기능이 사라진 데 대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오는 10월 법 시행까지 얼마나 촘촘한 대응책을 마련하느냐가 새 형사사법 체계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날 전국 지휘부 화상회의를 열고 수사권 확대에 따른 경찰 책임 강화와 통제 장치 마련 방안을 논의했다. 수사의 완결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과의 협력 강화, 경찰 비위와 권한 남용 방지를 위한 내부 통제 방안 등을 점검했다. 유 직무대행은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조직의 명운을 걸고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먼저 ‘수사 완결성 확보’를 위해서는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검사의 검증 기능이 약화하면서 부실 수사와 사건 지연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만큼, 송치 전 심사 체계와 수사 매뉴얼을 어떻게 정비할지 명확한 계획을 내놔야 한다는 것이다. 김영식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부실 수사의 견제 장치로 둔 현행 경찰 수사심의위원회는 송치 이후 사후 심사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실효성도 떨어진다”며 “심의위 의결과 검토 절차를 강화하는 등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실질적인 견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사 인력과 조직 운영 방식 재설계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보완수사 요구 증가로 인한 사건 적체 가능성에 대비해 수사 인력을 어디에, 어떻게 배치할지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수사본부는 우선 내부 인력 1900여명을 수사 부서에 재배치하고, 추가 인력 확보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인력 증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사건 부담과 낮은 보상, 기획·인사 등 비수사 분야 중심의 승진 구조가 숙련된 수사관 육성의 걸림돌이 됐기 때문이다. 조직 구조와 업무 배분, 승진 체계 전반을 손봐야 한다는 뜻이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지금 경찰에 필요한 것은 사람 수가 아니라 제대로 수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력”이라며 “행정·관리 업무에 치우친 조직을 현장 중심으로 바꾸고, 사건 난이도에 따른 인력 운영과 승진 구조까지 함께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과 검사 간 협업 체계 재정립도 시급한 과제다.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면서 기관 간 책임 공방이나 보완수사 요구 반복에 따른 ‘사건 핑퐁’ 우려가 커지는 만큼, 사건 협의와 소통 절차를 구체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고검 부장검사 출신 박찬록 법무법인 해송 변호사는 “검사는 수사권이 없어 사건을 송치받더라도 ‘내 사건’이라는 책임감을 발휘하기 쉽지 않고, 수사 주체인 경찰과 충분한 대화 없이 보완수사 요구만 반복하면 사건 맥락을 놓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우려와 관련해 유 직무대행은 공소시효가 임박한 모든 사건은 시효 만료 3개월 전부터 공소청과 의무적으로 협의해 처벌 공백을 막겠다고 밝혔다.
  • 정치적 승패에 묻힌 인권… 여성단체 “보완수사권 폐지, 반쪽짜리 개혁”

    정치적 승패에 묻힌 인권… 여성단체 “보완수사권 폐지, 반쪽짜리 개혁”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여성·시민단체들이 “피해자의 권리보장이 빠진 정치적 개혁”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31일 한국성폭력상담소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여성인권위원회, 장애여성공감,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 등 주요 여성단체들은 공동 입장문을 내고 여당 주도로 강행 처리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들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수사 공백과 지연으로 인한 피해가 온전히 범죄 피해자들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단체 관계자는 “수사기관을 실질적으로 견제할 제도를 형사소송법이 아닌 범죄별 개별 법령으로 이관하면서, 정작 보호받아야 할 피해자가 제도적 누락에 노출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부실 수사나 수사 절차상 하자가 발생하더라도 피해자가 이를 개별적으로 다퉈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됐다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수사 진행 상황 통지, 불기소 전 의견 청취, 공판 단계에서의 피해자 참가제도 등 핵심적인 피해자 권리보장 장치가 이번 개정안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여성계가 제시한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불송치 사건은 37만건에서 2025년 60만건으로 급증했으나, 이에 대한 이의신청은 전체의 9% 수준에 불과했다. 단체는 “공소청의 보완수사·시정조치·재수사 요구권만으로는 현장의 수사 공백을 메우고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역부족”이라며, “결국 피해자는 경찰과 공소청, 중수청 사이를 오가며 지루한 수사 지연을 감내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개혁이 제도 자체의 완성도나 피해자 보호보다는 정치적 승패를 겨루는 정쟁으로 전락했다”고 했다.
  • 檢 “보완수사하라” 6만건 돌려보냈는데… 경찰 미제도 10만건

    檢 “보완수사하라” 6만건 돌려보냈는데… 경찰 미제도 10만건

    지난해 보완수사 요구 ‘역대 최대’경찰 “새 사건 맡을 시간조차 없어”檢 보완수사권 폐지 땐 부담 가중검찰은 “확실한 증거 있어야 기소” 올해 상반기 검찰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며 돌려보낸 사건이 6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경찰이 해결하지 못해 미제로 등록한 사건도 10만건을 넘어서면서 수사 지연과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6월 검찰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한 사건은 6만 5913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엔 11만 623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검경 수사권 조정이 시행된 2021년(8만 7173건)과 비교하면 4년 만에 27.2% 늘었다. 보완수사요구권은 경찰 수사에 법리 검토나 증거 보강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검찰이 직접 수사하지 않고 사건을 경찰에 돌려보내는 권한을 말한다. 여당이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보완수사권이 완전 폐지되고 보완수사요구권만 남게 되는데, 사건 적체가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경찰 내부에서는 검찰의 잦은 보완수사 요구로 업무 부담이 커졌다는 불만이 나온다. 서울의 한 경정급 경찰관은 “사건은 계속 쌓이는데 보완수사로 기존 사건까지 다시 맡다 보니 정작 신규 사건에 투입할 시간이 부족해진다”고 토로했다. 수도권의 한 수사과장도 “단순 법리 검토나 수사 기록 표현 문제까지 보완수사 요구로 내려오는 경우가 체감상 늘었다”며 “수사관들 사이에서는 불필요한 부분까지 떠안고 있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고 했다. 반면 검찰은 기소와 공소유지를 위해 필수불가결하다는 입장이다. 한 일선 검사는 “증거가 미흡한 상태에서 기소를 결정하면 기소돼야 할 피의자가 불기소되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최소한의 보완수사가 있어야 사건의 실체를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수사권을 더 많이 갖게 된 만큼 이를 견제할 장치가 필요한데, 기록만으로 검토하는 방식의 한계가 이미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경찰이 해결하지 못한 미제 사건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미제 등록 사건은 2018년 13만 5049건에서 지난해 22만 525건으로 63.3% 늘었고, 올해 상반기에만 10만 2567건이 접수돼 연간 20만건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경찰의 한 해 접수 사건이 약 300만건이란 점을 감안하면 매년 약 7%의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는 셈이다. 특히 사기 사건 미제는 지난해 8만건을 넘어 2018년(7093건)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한편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경찰 견제를 위해 보완수사권을 유지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이 61%였다. ‘전면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23%였다.
  • 국민의힘 ‘보완수사권 필요성’ 토론회…장동혁 “민주당 강성지지층 선물 안돼”

    국민의힘 ‘보완수사권 필요성’ 토론회…장동혁 “민주당 강성지지층 선물 안돼”

    국민의힘이 14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핵심으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에 반대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경찰의 자체 수사 종결권의 허점과 보완수사권 유지 및 전건 송치의 필요성도 집중 논의됐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개최한 ‘장윤기 사건이 드러낸 수사공백과 보완수사권의 필요성’ 토론회에서 “장윤기 사건을 보면 경찰의 선의에 기대어 제대로 된 수사를 해달라고 하는 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지금 필요한 건 오히려 경찰 개혁이란 답을 얻게 된다”며 “절대적으로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함에 있어서 누군가 견제하고 통제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해준다”고 했다. 장 대표는 “저는 평소 검찰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누구보다 앞서 얘기했지만, 이런 모습은 전혀 아니다”라며 “이건 정파의 문제도 아니고 어느 한 사람을 위해서 전당대회용으로 강성 지지층을 향해서 쉽게 내줄 수 있는 선물이 아니다”라고 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토론회에서 “이번 사건은 진실을 밝혀야 할 경찰이 오히려 진실을 외면하고 증거를 은폐하고 국민 배신한 사건”이라며 “검찰의 보완수사권마저 폐지되면 경찰의 부실수사와 수사권 남용을 막을 최소한 견제장치마저 무력화된다”고 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김미애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80여년간 형사사법체계는 검경이 상호 협력과 견제로 피해자를 보호하고 정의를 구현해왔는데 왜 이제서야 이런 체계가 허물어지고 있나”라고 반문했다. 토론회에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인 김모씨도 참석해 보완수사권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씨는 범행 피해 당시 입고 있던 청바지를 공개했다. 검찰이 김씨의 사건을 보완 수사할 당시 청바지 안쪽에서 가해자의 DNA가 검출되며 검찰은 항소심 도중 공소사실을 살인미수에서 강간·살인미수로 변경할 수 있었다. 김씨는 “사실 이 바지는 경찰과 검찰의 수사에서 똑같은 증거였다”며 “그런데 누군가는 (가해자의 DNA를) 찾아내지 못하고 누군가는 찾아냈다는 것만으로도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에 대한 방증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당시 검사로서 사건을 보완수사했던 김세희 변호사는 토론회에서 “초동 수사만으로 사건 내의 실체적 진실 발견을 할 수가 없다”며 “수사라는 건 경찰·검찰·그리고 재판이 끝날 때까지 해봐야 결과를 알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권한만 키워선 안 된다… 수사·행정 분리로 독립성 높여야” [경찰, 준비돼 있습니까]

    “권한만 키워선 안 된다… 수사·행정 분리로 독립성 높여야” [경찰, 준비돼 있습니까]

    베테랑 이탈 악순환 끊어야수사 부서 기피에 평균 경력 8.4년인력 늘었지만 사건 부담도 커져‘전문수사관’ 교육 여력마저 부족인사·조직개편 혁신 필요사건 양보다 난도로 실적 평가를독립기관 도입 ·수사심의위 강화도18개월째 공석인 경찰청장 채워야 검찰청 폐지와 형사소송법 개정 등으로 경찰이 사실상 형사사건 대부분을 책임지는 시대가 석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이대로는 커지는 수사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수사 인력은 늘었지만 업무 부담은 여전히 높고, 숙련된 수사관이 현장을 떠나는 악순환도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권한만 넘긴다고 형사사법체계 개편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수사 조직과 인사 체계, 평가 시스템 전반의 개혁이 뒤따라야 한다고 제언했다. 8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 수사 인력은 지난해 3만 6823명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 이전인 2020년(2만 2478명)보다 63.8% 증가했다. 하지만 실제 수사가 아닌 지원 업무 인력 등도 포함된 숫자다. 같은 기간 경찰이 접수한 사건도 237만 4893건에서 320만 5709건으로 35.0% 늘었다. 실제 수사 인원 기준 수사관 1인당 담당 사건은 약 108건에서 134건으로 24.1% 증가했고, 사건이 많은 경찰서에서는 수사관 한 명 앞에 놓인 사건이 200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는 사건 부담과 잦은 야근, 낮은 보상 탓에 수사 부서가 기피 부서가 된 지 오래다. 숙련된 수사관은 현장을 떠나고, 그 자리를 저연차 수사관이 메우는 구조가 이어졌다. 지난해 경찰 수사관의 평균 경력은 8.4년에 불과했다. 경기 지역의 한 수사과장은 “예전에는 팀장 1명과 경험 많은 수사관 4명이 팀을 꾸렸다면, 지금은 숙련된 수사관이 많아야 2명이고 나머지는 신입인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경험 부족은 결국 수사의 질과 속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현장의 공통된 지적이다. 최근 경기 남양주 스토킹 살인 사건과 고 김창민 영화감독 상해치사 사건에서는 부실 수사 논란이 불거졌고,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김병기 무소속 의원 공천헌금 의혹 사건 등 주요 사건도 장기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서울의 한 경찰서 수사팀장은 “고소·고발 사건을 예외 없이 모두 정식 접수하는 전건접수가 2023년 시행된 뒤 수사관들이 맡는 사건이 크게 늘었다”며 “복잡한 사건을 맡아도 보상은 부족한데, 위에서는 3개월 안에 처리하라고 재촉한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경찰은 수사 경찰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수사경과 제도와 함께 2005년 ‘전문수사관’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상당수 수사관들은 현실적으로 관련 교육을 이수하는 것조차 여의치 않다고 토로한다. 서울의 한 수사과장은 “전문수사관을 많이 배출하면 좋지만 수사팀 입장에선 당장 처리해야 할 사건이 쌓여 있어 3~4주씩 교육을 보내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경찰 내 주요 보직과 승진이 여전히 기획·인사 등 비수사 분야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 역시 수사 경험이 풍부한 간부를 육성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범죄수사학과 교수는 “수사관은 업무량에 비해 보상과 승진 기회가 부족하고, 경찰서장 가운데도 수사 분야 출신이 많지 않다”며 “수사 경시 풍조가 만연한 조직에서 누가 수사관을 하려고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경찰 수사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통제 및 견제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헌환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소권을 가진 검찰이 아닌 별도 기관이 추가 수사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경찰 수사의 부족한 부분과 보완 수사 필요성을 검토하는 독립된 제3기관을 두는 것도 공정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수사의 공정성과 적정성을 외부 전문가와 시민이 참여해 심의하는 제도인 경찰 수사심의위원회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사심의위 외부위원인 최종술 동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심의가 한 번 열릴 때마다 40건 안팎의 사건을 다루지만 회의 시간이 짧다”며 “피해자의 억울함을 제대로 살피고 경찰 수사를 실질적으로 견제하려면 심의위원회 규모와 운영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사와 조직 개편에 있어 수사와 행정을 엄격히 분리하고, 정치적 외압이나 여론 중심의 지침으로부터 경찰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경찰 인사권이 사실상 정치권의 영향력 아래 있는 구조에서는 경찰이 여론과 정치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계급을 단순화해 성과와 전문성이 곧 평가로 이어지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1년 6개월 넘게 경찰정장을 공석으로 두며 직무대행 체제를 유지하는 것 역시 경찰 수뇌부들의 정권 눈치보기를 부추긴다는 비판도 있다. 이건수 교수는 “경찰의 인사평가 역시 사건처리 건수 중심으로 이뤄지다 보니 복잡한 사건을 피하게 된다”며 “난이도를 반영하는 평가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 “경쟁 학원 차렸다고 성추행범 만들었다”… 檢, ‘조직적 무고’ 입시학원 前대표 구속기소

    “경쟁 학원 차렸다고 성추행범 만들었다”… 檢, ‘조직적 무고’ 입시학원 前대표 구속기소

    퇴사한 직원이 경쟁 입시학원을 차리자 전·현직 직원들을 동원해 ‘강제추행’ 허위 고소를 꾸민 입시학원 전 대표와 공범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2부(부장 박지나)는 전·현직 직원 3명을 동원해 강제추행 허위 고소를 주도한 입시학원 전 대표 A씨 등 무고사범 4명을 지난 3일 기소했다. 범행을 주도한 A씨와 증거 조작에 가담한 학원 현 공동대표는 구속 상태로, 나머지 2명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5월 퇴사한 직원 B씨가 동종 입시학원을 개업하자 경쟁업체를 견제할 목적으로 직원에게 허위 고소를 제안하고, 강제추행 피해가 있었다는 내용의 허위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대학교수로 임용되면서 형식상 대표직에서 물러났지만 실질적으로는 학원 운영을 계속 지배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제안에 따라 해당 직원은 B씨에게 두 차례 강제추행을 당한 것처럼 허위 고소장을 경찰에 내고 조사에서도 허위 피해 진술을 했다. 해당 학원의 현직 공동대표와 또 다른 직원도 직장 워크숍에서 B씨의 강제추행으로 소란이 있었다는 취지의 허위 사실확인서를 작성해 고소장 증거자료로 첨부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송치된 사건 기록을 검토하던 중 무고 정황을 발견하고 올해 4월부터 직접 보완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두차례 통신영장을 발부받아 사건관계인들 사이의 1년여 치 통화내역을 전부 분석하고, A씨 측이 B씨를 상대로 잇달아 제기한 다른 고소·고발 사건 기록까지 함께 들여다봤다. 그 결과 A씨가 가짜 목격자를 내세워 강제추행의 외관을 계획적으로 만들어내고, 대포폰으로 공범들과 연락하며 범행 전 과정을 지휘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의 음성파일 감정을 통해 A씨 등이 무고 수사가 시작되자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통화 녹음파일을 임의로 편집해 수사기관을 속이려 한 사실도 밝혀졌다. 검찰은 해당 사건에 대해 “국가의 형사사법 시스템을 사적 보복 도구로 악용하고자 시도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사법질서 근간을 위협하는 무고 등 사법질서 저해 범죄에 엄정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직후 무고로 입건한 인원은 201명으로 2020년 707명에서 절반 이상 줄었다. 같은 시기 경찰의 무고 인지 인원은 116명에서 145명으로 29명 증가에 그쳤다.
  • 전건송치까지 빠진 형소법 개정안… “경찰 견제할 장치가 없다”

    전건송치까지 빠진 형소법 개정안… “경찰 견제할 장치가 없다”

    보완수사권 폐지 대안 떠올랐지만범여권 발의안엔 제도 복원 빠져시민 참여하는 공소심의위도 논란법조계 “불송치 급증에 암장 우려” 정부가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전건송치 제도가 차기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법조계는 경찰의 수사 독점을 견제하고 사건 암장을 막기 위해 전건송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무총리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들 역시 보완수사권이 없어진다면 그 대안으로 전건송치 제도의 복원을 주장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 등 범여권 의원들이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는 전건송치가 담기지 않았다. 전건송치는 경찰이 수사한 모든 사건을 무혐의 종결까지 포함해 검찰로 넘기는 제도다. 2021년 문재인 정부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해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면서 불송치 사건은 검사가 검토하지 않게 됐다. 검찰은 보완수사권이 폐지될 경우 대안으로 전건송치라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보완수사권이 없어 경찰의 사건 처리를 점검할 수단이 사라지는 만큼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있어야만 사건 암장을 막을 수 있다는 논리다. 전건송치가 폐지된 이후인 2022년 경찰이 불송치 결정한 사건(37만 1412건) 중 검찰이 재수사를 요청한 사건은 1만 3947건(3.7%)에 그쳤다. 지난해 불송치 결정 사건(59만 6403건)은 60.5% 늘었지만, 재수사 요청은 1만 2776건(2.1%)으로 오히려 줄었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을 지낸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지속적으로 전건송치 부활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최근 SNS에서 “보완수사권 폐지로 가닥을 잡는다면 모든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고 보완수사 요구는 수사 지휘에 준할 정도로 실효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문위원들도 지난 9일 활동을 종료하면서 “보완수사를 전면 금지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설계된다면, 그에 상응한 전건송치 제도는 전면 복원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전건송치마저 부활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한 차장검사는 “검찰에서 주장하는 것은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에 대한 적절한 견제 권한이 없으면 피해는 일반 국민이 입게 된다”고 했다. 범여권 의원들의 형소법 개정안에 담긴 ‘공소심의위원회’도 논란이 되고 있다. 공소심의위는 검사의 기소·불기소의 적정성을 심의하고 기소 여부까지 결정할 수 있는데, 이를 법원에 설치하게 하고 심의위원 역시 일반 시민들로 구성하게 한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자칫 4심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와 더불어 법률 지식이 없는 시민들이 고도의 법률적 판단인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보완수사권 대신 전건송치 부활이라도…“사건 암장 막기 위해 필요”

    보완수사권 대신 전건송치 부활이라도…“사건 암장 막기 위해 필요”

    정부가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전건송치 제도가 차기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법조계는 경찰의 수사 독점을 견제하고 사건 암장을 막기 위해 전건송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무총리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들 역시 보완수사권이 없어진다면 그 대안으로 전건송치 제도의 복원을 주장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 등 범여권 의원들이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는 전건송치가 담기지 않았다. 전건송치는 경찰이 수사한 모든 사건을 무혐의 종결까지 포함해 검찰로 넘기는 제도다. 2021년 문재인 정부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해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면서 불송치 사건은 검사가 검토하지 않게 됐다. 검찰은 보완수사권이 폐지될 경우 대안으로 전건송치라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보완수사권이 없어 경찰의 사건 처리를 점검할 수단이 사라지는 만큼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있어야만 사건 암장을 막을 수 있다는 논리다. 전건송치가 폐지된 이후인 2022년 경찰이 불송치 결정한 사건(36만 9589건) 중 검찰이 재수사를 요청한 사건은 1만 3947건(3.8%)에 그쳤다. 2024년 불송치 결정 사건(54만 5509건)은 2년 만에 47.5% 늘었지만, 재수사 요청은 1만 4243건(2.6%)에 그치면서 이러한 우려는 확대되고 있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을 지낸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지속적으로 전건송치 부활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최근 SNS에서 “보완수사권 폐지로 가닥을 잡는다면 모든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고 보완수사 요구는 수사 지휘에 준할 정도로 실효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문위원들도 지난 9일 활동을 종료하면서 “보완수사를 전면 금지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설계된다면, 그에 상응한 전건송치 제도는 전면 복원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전건송치마저 부활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한 차장검사는 “검찰에서 주장하는 것은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에 대한 적절한 견제 권한이 없으면 피해는 일반 국민이 입게 된다”고 했다. 범여권 의원들의 형소법 개정안에 담긴 ‘공소심의위원회’도 논란이 되고 있다. 공소심의위는 검사의 기소·불기소의 적정성을 심의하고 기소 여부까지 결정할 수 있는데, 이를 법원에 설치하게 하고 심의위원 역시 일반 시민들로 구성하게 한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자칫 4심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와 더불어 법률 지식이 없는 시민들이 고도의 법률적 판단인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사건 지연·암장 우려되는데… 시스템 논의 기회조차 닫혀”

    “사건 지연·암장 우려되는데… 시스템 논의 기회조차 닫혀”

    “보완수사권 수개월 논의 없던 일?정쟁의 수단으로 악용” 檢 한숨만 오는 10월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의 구체적인 기준이 될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관련해 25일 ‘보완수사권 폐지가 기본 입장’이라는 정부 발표가 나오면서 법조계 안팎에서 후폭풍이 거세다. 법조계에서는 사건처리 지연 및 사건 암장 등의 문제가 현실화할 것이란 지적과 함께 이를 막기 위한 구체적인 형사 사법 시스템에 대한 논의의 기회조차 닫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 현직 검사는 이날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검사는 간단한 사실관계 확인, 조서의 수정도 권한이 없기 때문에 보완수사 요구를 통해 사건을 다시 경찰로 이첩해야 한다”면서 “검경 간 사건 ‘핑퐁’이 계속되면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를 할 때보다 사건 처리는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를 경찰이 이행하지 않아도 이를 제재하는 방안이 미비하기 때문에 경찰로 재이첩된 사건이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특히 경찰이 자체 종결한 사건은 당사자가 ‘이의신청’을 하지 않는 경우 대부분 종결되므로 적절한 검증이나 견제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다른 차장검사는 “전체 사건 중 이의신청 사건은 10% 수준”이라며 “나머지 사건은 검증도 없이 종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안 발표 무산에 검찰 내부 동요도 커지고 있다. 법무부와 대검찰청은 그동안 ‘보완수사권 존치’ 입장을 내세우며 실효성 있는 보완수사 요구권 행사, 전건 송치 등을 주장해왔지만 정부안 발표가 무산되면서 형사 사법 시스템에 대한 논의의 기회조차 박탈당했다는 것이다. 지방검찰청의 차장검사는 “수개월 동안 추진단과 자문위원들이 논의하고 토론한 내용을 그냥 ‘없던 일’로 만든 것”이라며 “누구도 쉽게 납득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장검사는 “보완수사권이 국민들을 위한 사법 체계가 아닌 정쟁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현장에서 수사 공백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운용 방안에 대한 고민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학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법무부 법무연수원과 형사·법무정책연구원이 개최한 형사사법포럼에 발제자로 나선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형사소송법 시행을 불과 3개월여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도 국민들에게 전혀 공개가 되지 않고 있는 현실은 너무나 비정상”이라고 밝혔다. 장준호 춘천지검 강릉지청장은 “현재 제정 공소청법과 중수청법을 시행할 경우 수사 지연과 부실 수사 문제 등 우려가 있다는 점은 이미 법안 통과 이전부터 여러 차례 지적돼 왔는데, 이 같은 우려가 해소될 만한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 [사설] 견제 밖 무소불위 선관위, 전면 개혁에 여야정 뜻 모아야

    [사설] 견제 밖 무소불위 선관위, 전면 개혁에 여야정 뜻 모아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향한 비판이 여야를 가리지 않는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의 신뢰를 잃은 독립기관은 존재 의미가 없다”며 검경 합동수사본부 구성과 국회 국정조사를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또 4부 요인과 회동해 선거관리 대개혁 방안을 마련하기로 뜻을 모았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선관위 고위직은 다 물러나야 할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야당은 특검을 요구하고, 민주노총마저 “해체 수준의 혁신”을 촉구했다. 진영을 불문하고 이만큼 거세게 한목소리가 터져 나온 적이 드물었다. 선관위는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 수의 110%에 해당하는 투표용지 예산을 받아 놓고도 각 지역에는 50%를 하한선으로 인쇄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선거 전 자체 여론조사에서 73.6%가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했는데도 역대 가장 적게 인쇄했다. 그 결과 전국 50개 투표소에서 용지가 부족했고, 22곳의 투표가 멈췄다. 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된 뒤에도 투표가 이어져 자유선거 원칙이 훼손됐다. 선관위의 관리 부실과 방만 운영은 처음이 아니다. 2025년 감사원 감사에서는 10년간 878건의 채용 비리가 적발됐다. 같은해 충북선관위가 지방선거·위탁선거 경비 230억원을 정당한 결재 없이 임의 집행하고 관련 서류를 위변조한 사실도 들통났다. 선거가 없던 2021년 2월 84명이던 휴직자가 지방선거 직전인 지난달에는 176명으로 두 배로 뛰었다. 본업인 선거 업무를 피해 무더기 휴직을 하는 것은 공공연한 관행이었다. 이런 한심한 조직이 또 없다. 오죽하면 선거 기간 선관위 직원의 휴가·휴직을 제한하는 법안 발의까지 예고됐겠는가. 올림픽공원 개표소 앞 군중의 성난 목소리와 184개 대학에서 쏟아진 357개 성명에 귀 기울여야 한다. 대학가 성명의 절반 이상이 선관위와 당국을 규탄하고 있다. 선관위의 ‘말로만 개혁’에는 신물이 난다. 이번에는 선관위의 조직적 고질을 바닥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 대검 “수사·기소 분리 원칙 지키려면 전건 송치 필요”

    대검 “수사·기소 분리 원칙 지키려면 전건 송치 필요”

    대검찰청이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에 검찰제도 개편과 관련 ‘전건 송치’ 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는 10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 분리 후 공소청 내 보완수사권 존치가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에서 전건 송치 제도라도 있어야 수사권 견제가 가능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은 최근 법무부를 통해 검찰개혁추진단에 “수사·기소 분리라는 검찰 제도 개편 원칙을 시행하기 위해 전건 송치 제도 부활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수사·기소 분리 원칙은 수사를 시작하는 주체와 종결하는 주체가 서로 달라야 한다는 것으로, 수사 개시권을 가진 경찰이 사건을 자체 종결하는 대신 검찰로 전건 송치해 검찰에서 종결짓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건 송치는 경찰 등 1차 수사기관이 수사한 모든 사건을 검찰에 넘기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전까지는 경찰이 수사한 모든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 그러나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에 ‘자체 종결권’이 부여되면서 경찰이 혐의가 있다고 판단한 사건들만 송치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보완수사권 없는 검찰 제도 개혁이 논의되면서 전건 송치가 대안으로 거론되는 모양새다. 경찰 송치 사건을 직접 보완수사하기보다, 모든 사건을 받아 검찰에서 사건 종결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경찰 수사권을 견제하겠다는 것이다. 전건 송치는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으로 활동했던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줄곧 주장하던 내용이다. 대검 관계자는 “보완수사권 존치, 전건 송치, 실효성 있는 보완수사요구권 행사 등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요청이 있는 경우 관련 의견은 계속해서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직 부장검사는 “보완수사권의 대안이 아니라, 보완수사권과 전건 송치 둘 다 있을 때 제대로 된 사건 처리가 가능하다”며 “보완수사권이 없으면 전건 송치라도 있어야 그나마 경찰을 견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전건 송치가 다시 부활할지는 미지수다. 여당에서 검찰의 수사 개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는 데다, 경찰에서 ‘사실상의 수사 지휘’라며 반발할 가능성도 있어서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지난 6일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전제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 [사설] 경찰 수사 불만 폭증, 검찰 엑소더스… 민생 수사 어쩌나

    [사설] 경찰 수사 불만 폭증, 검찰 엑소더스… 민생 수사 어쩌나

    경찰 수사를 못 미더워하는 시민이 심각하게 늘고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 원년인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경찰의 무혐의 처리에 불복해 검찰에 재판단을 요구하는 이의신청은 2만 5000여건에서 5만여건으로 뛰었다. 경찰 수사의 적절성을 따지는 수사심의위원회 신청은 2131건에서 6223건으로 폭증했다. 부실 수사와 처리 지연 사례들이 경찰 수사에 대한 불신을 키운 주범이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김창민 영화감독이 집단 폭행을 당해 숨진 사건을 쌍방 폭행으로 판단해 현행범 체포 없이 1명만 입건했다.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로 가해자 2명이 구속된 것은 6개월 만이다. 서울 강남경찰서가 무혐의로 불송치했던 유명 인플루언서 사기 사건에서 뒤늦게 수사 무마 청탁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명예훼손이나 유사수신처럼 법리와 사실관계가 복잡한 사건은 처리가 차일피일 미뤄지기 일쑤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었다는 항변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법망을 교묘히 피하는 신종 범죄일수록 고도의 법리 판단이 필수적인데 경찰이 과연 역량을 갖추었는지 의문도 높아진다. 수사 내실을 기할 새도 없이 경찰은 쏟아지는 사건에 허덕이는데, 정작 이를 지원하고 견제해 온 검사 인력은 속수무책으로 쪼그라들고 있다. 지난해부터 16개월 동안 244명의 검사가 떠났고, 올해 1분기에만 휴직계를 낸 검사가 57명이다. 앞서 3대 특검에 파견된 검사가 120명, 올해 2월 2차 종합특검까지 더해 현재도 67명이 파견 중이다. 여기에 올해 경력 법관 임용에 지원한 검사 출신은 48명이던 지난해 기록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권 개편이 국가 수사 역량 강화로 이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는 10월 검찰 폐지와 함께 가동될 신설 기구에 인력 재배치가 잘 될지부터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여기저기서 울리는 경고음을 못 들은 척해서는 안 된다. 검찰개혁의 취지에 공감했던 국민도 등을 돌릴 수 있다.
  • [사설] 청탁에 사건 덮기… 견제 없어지는 경찰, 앞으로 더 걱정

    [사설] 청탁에 사건 덮기… 견제 없어지는 경찰, 앞으로 더 걱정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가 유명 인플루언서가 연루된 사기 사건을 무마한 혐의로 경찰관들을 수사 중이다. 경찰청 소속 간부가 청탁을 받아 서울 강남경찰서 수사팀장에게 전달한 정황이 드러났다. 피고소인 남편에게서 경찰들이 금품과 룸살롱 접대를 받은 의혹도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피고소인의 신분을 피의자에서 참고인으로 바꾼 데 이어 고소 5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혐의별로 무혐의·수사 중지 처분을 잇달아 내렸다. 이 의혹은 검찰이 피고소인 남편의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하다 우연히 포착됐다. 만약 검찰의 별도 수사가 없었다면 사건 무마 의혹은 까맣게 묻혔을 수 있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이 수사권은 물론 수사종결권까지 쥐면서 사건을 경찰 선에서 덮는 이른바 ‘암장’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는가 싶다. 검찰이 경찰 압수수색에 들어가자 강남서는 수사 중지 처분 중이던 사기 혐의 수사를 재개했는데, 이 타이밍도 공교롭다. 경찰이 불송치로 수사를 종결하면 고소인이 검찰에 이의 신청이라도 할 수 있지만, 수사 중지 상태로 사건을 장기간 들고 있으면 그 길마저 막힌다. 혐의 확인도, 무혐의 종결도 아닌 채로 시간만 끄는 사건 무마 수단으로 수사 중지를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기우가 아니었다는 데서 문제가 심각하다. 이번 사건을 예사롭게 보지 못하는 까닭은 경찰이 견제받지 않는 수사 권력이 될 조짐이 곳곳에서 엿보이기 때문이다. 수사가 길어지면 담당 수사관이 바뀔 여지가 크고, 바뀔 때마다 사건은 원점으로 돌아간다.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구해도 경찰이 성의 없이 처리하면 강제할 수단이 마땅치 않은 게 지금의 수사 체계다. 그런데 검찰이 가진 보완수사권마저 완전 폐지하는 방안을 여당은 밀어붙이고 있다. 이대로 오는 10월 검찰청이 폐지되고 나면 억울한 피해자들이 하소연할 곳은 어디에도 없어진다. 보통 답답하고 두려운 일이 아니다.
  • ‘공룡 특사경’ 우려 속… 금감원 인지수사 허용 가닥

    ‘공룡 특사경’ 우려 속… 금감원 인지수사 허용 가닥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인지수사’ 허용을 주문하면서 통제받지 않는 ‘공룡 민간 수사관’의 탄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될 경우 수사를 담당하는 금감원을 실질적으로 통제할 장치가 사라지게 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감원 특사경 권한 확대를 둘러싼 논란에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특사경에 인지 수사권을 부여하는 것과 불법사금융 특사경을 도입하는 것 외 다른 영역 특사경을 두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게 금융위와 금감원의 공통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인지수사권을 부여하는 대신 특사경 통제 장치를 마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에서 권한 강화를 지시한 지 하루만이다. 이번 지시가 기소권만 검찰에 남기는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식의 완전한 수사·기소 분리를 의미하는 지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사법경찰에 대한 검찰의 수사지휘권은 폐지됐지만, 특사경에 대한 수사지휘권은 유지된 상태다. 검찰청은 오는 10월 공소청으로 전환된다. 무엇보다 통제 장치 부재에 대한 우려가 크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같은 내부 시스템이 없는 금감원 특사경에 검찰의 외부 통제마저 사라지면 견제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검찰이 기소 단계에서만 관여하는 ‘사후 통제’ 방식으로는 수사 과정의 남용을 막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특사경은 부처별 수사 역량이 천차만별이라 일률적 지휘 배제는 위험하다”며 “사실상 별도의 경찰 조직을 만드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행정조사권’과 ‘수사권’의 경계가 모호한 것도 문제다. 금감원은 현재 영장 없이도 금융 거래 내역을 볼 수 있는 감독 권한을 갖고 있다. 여기에 압수수색 등의 강제수사권까지 더해지면, 행정 조사를 빙자한 수사 자료 확보나 보복성 기획 수사를 제동할 주체가 마땅치 않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전날 “수사권을 주는 것은 궁극적으로 강제수사를 동반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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