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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르 넘나드는 조형언어 선보였던 송번수 작가 별세

    장르 넘나드는 조형언어 선보였던 송번수 작가 별세

    섬유공예부터 판화, 종이 부조, 환경조형물 등 장르를 넘나드는 실험을 펼쳐온 송번수 작가가 지난 15일 별세했다고 갤러리바톤이 18일 밝혔다. 83세. 고인은 1943년 충남 공주시에서 태어나 홍익대 공예학과를 졸업하고 판화 작가로 활동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프랑스 파리국립미술학교에서 공부하면서 태피스트리와 인연을 맺었다. 귀국 후 1980~2008년 홍익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했으며 섬유공예 발전을 위해 경기 용인시에 마가미술관을 설립했다. 2010년에는 대전시립미술관 관장도 역임했다. 2000년 국민포장을 수훈했고, 2001년에는 헝가리 개국 1000년 기념 국제 태피스트리 전시회에서 최고상을 받았다. 2017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선보였다.
  • 15년 관록 ‘아트부산’ 체류형 공간 확대 등으로 컬렉터 집중도 높였다

    15년 관록 ‘아트부산’ 체류형 공간 확대 등으로 컬렉터 집중도 높였다

    올해 15주년을 맞은 아트페어 ‘아트부산 2026’이 관람객 체류형 공간과 프로그램 확대로 관람 흐름이 한층 강화된 모습으로 찾아왔다. 아트부산은 지난 21일 주요 인사(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막을 올렸다. 올해 행사에는 18개국 107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이 중 26곳은 해외 갤러리다. 아트부산 2026 입장권은 오픈 한 달 만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 37%를 초과 달성하며 역대 가장 빠른 초기 판매 흐름을 기록했다. 작가 스튜디오 방문 프로그램과 아난티 협업 프로그램, 모모스 커피 협업 프로그램 등 올해 확대된 VIP 프로그램은 개막 전 대부분 예약이 마감됐다. 국내외 주요 갤러리의 판매 성과도 이어졌다. 줄리안 오피의 신작으로 솔로 부스를 꾸린 국제갤러리는 총 5점을 판매했으며 갤러리 에브리데이 몬데이(EM)가 선보인 무나씨의 작품은 200호와 150호가 개막과 동시에 판매됐다. 특히 8m 규모의 대형 병풍 작품은 오픈 직후부터 컬렉터들의 문의가 폭주하며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디아 컨템포러리의 연여인 작가 작품 역시 매진을 기록했다. 해당 작품은 추후 미술관 등 기관에서 열릴 개인전에 대여해 주는 것을 조건으로 국내외 컬렉터에게 판매돼 눈길을 끌었다. PS센터는 지난해 정현 작가에 이어 올해 구본창 작가를 선보이며 좋은 판매 흐름을 이어갔다. 갤러리 바톤은 유이치 히라코의 조각과 회화 작품을 부산 기업 컬렉터에게 판매했다. 그밖에도 리안갤러리, 탕 컨템포러리 아트, 갤러리 바톤 등 주요 갤러리가 긍정적인 판매 성과를 기록했다. 참가 갤러리 대부분은 올해 아트부산의 전시형 부스 구성과 부산 컬렉터들의 높은 집중도, 적극적인 컬렉팅 분위기에 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지웅 글래드스톤 디렉터는 “프리뷰 첫째 날 살보와 우고 론디노네, 아침 김조은 작가의 신작 등 출품작 전반이 컬렉터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젊은 컬렉터의 움직임과 부산 컬렉터의 관심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에 21m 규모의 대형 신작을 선보인 맥화랑의 김은주 작가는 “규모 때문에 쉽게 선보이기 어려운 작품인데, 많은 관람객이 방문하는 아트부산에서 소개할 수 있어 의미 있다”며 “페어 특성상 작가의 단편적인 면만 보이기 쉬운데, 아트부산의 특별 기획이 담긴 부스는 작가에게도 특별한 경험”이라고 밝혔다. 총괄 기획을 맡은 정선주 아트부산 이사는 첫날 흐름을 두고 “참여 갤러리와 소통해 보니 아트부산이 축적해 온 신뢰를 바탕으로 실제 구매 의사를 가진 컬렉터 방문이 많고, 예상대로 실질적인 거래 문의도 활발하다”며 “변화된 기획으로 신진 갤러리와 작가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다양한 연령대 컬렉터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점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아트부산은 오는 25일까지 계속된다.
  • 자연을 닮은 여성, 여성을 품은 자연

    자연을 닮은 여성, 여성을 품은 자연

    카제인 물감으로 몽환적인 분위기작품 속 여성들 화면 중심에 위치삶의 주체로서 역동적 모습 담아 대지에 나무처럼 뿌리를 박고 서 있는 한 여성. 아치 모양의 뿌리는 마치 집처럼 아늑한 공간을 만들어낸다. 또 다른 작은 여성들은 그 뿌리를 가슴으로 끌어안거나 곁에 머무는 방식으로 지지를 보낸다. 마치 설화 속 한 장면을 옮겨온 듯 초현실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 자연을 닮은 색감, 그 속에서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여성들까지. 전통적인 순수 회화의 부활을 불러온 ‘신 라이프치히 화파’의 주축 작가인 로사 로이(68)가 서울 강남구 갤러리 바톤에서 개인전 ‘고요한 작품들’을 연다. 전시 제목은 ‘힘은 고요 속에 깃든다’는 옛말을 따라 유지하고 있는 그의 생활 습관에서 따왔다. 직장인처럼 집과 작업실을 오가는 루틴을 유지하는 그는 작업실에 들어서는 순간 세상과 거리를 둔 채 온전한 고요 속에서 작업에만 몰두한다. 화면의 몽환적 분위기는 그가 즐겨 쓰는 카제인이 함유된 물감에서 비롯된다. 카제인은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 성당 벽화에서 만날 수 있는 프레스코화에 주로 사용됐다. 최근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카제인은 특유의 빛이 있으면서도 마치 바람처럼 층이 얇고 빠르게 마른다는 점이 장점”이라며 “제한된 색조를 중심으로 화면 전체에 일관된 배색을 유지하면서도 필요한 색을 자율적으로 조합해 새롭게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묘사 대상은 자연과 여성이다. 독일 낭만주의 전통과 여성 초현실주의 영향을 받은 그는 자연에 대한 경외와 여성 인물의 능동적인 모습을 화면에 담아낸다. 작품 속 여성들은 화면 중심을 점유하며 자아도취적 확신에 차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거꾸로 매달려 있거나 자동차 보닛을 열어 정비하고 높은 나무에 올라가 있다. 자연과 닮아 있는 여성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초록색 손’에서는 나무가 된 여성이 등장하고 ‘머물다’에서는 나무의 색과 닮아 있는 존재가 등장한다. 로이 작가는 “(식물처럼) 땅에 발을 내려 자리를 잡는다는 것은 고정돼서 불편하다는 의미가 아닌 지구에 연결된다는 의미”라며 “모성애와 같은 유대감, 모든 것을 포용하는 이미지를 화면에 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삶의 주체로서 이상적인 사회를 지향하는 여성상에 대한 동경을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5월 30일까지.
  • 네 번째 ‘프리즈 서울’ 찾아온다

    네 번째 ‘프리즈 서울’ 찾아온다

    네 번째 ‘프리즈 서울’이 찾아온다. 프리즈는 오는 9월 3일부터 6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아트페어인 제4회 프리즈 서울을 연다고 29일 밝혔다. 30여 개국, 120개 이상의 갤러리가 참여하며 올해도 한국화랑협회가 주관하는 키아프 서울과 공동 개최된다. 패트릭 리 프리즈 서울 디렉터는 “올해 프리즈 서울은, 특히 한국에 거점을 둔 갤러리를 중심으로 아시아의 주요 갤러리들이 대거 참여한다”며 “프리즈 서울의 국제적 위상을 재확인된 가운데 서울이 세계 미술계와 만나는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고 밝혔다. 올해 프리즈에는 데이비드 즈워너, 하우저 앤 워스, 타데우스 로팍, 페로탕, 가고시안 등 세계 유수의 갤러리들이 다시 서울을 찾는다. 여기에 갤러리현대, 국제갤러리, 조현화랑, 휘슬, 갤러리 바톤 등 국내 주요 갤러리가 함께한다. 홍콩의 10챈서리 레인 갤러리, 일본의 겐지 다키 갤러리, 중국 베이징의 하이브 현대미술센터, 한국의 이유진 갤러리 등도 처음 합류한다. ‘프리즈 마스터스’는 고대 유물부터 20세기 작품까지 다루는 섹션으로, 올해는 가나아트, 학고재, 갤러리 신라 외에도 일본의 코타로 누카가, 중국의 스퍼스 갤러리 등 아시아 갤러리 비중이 한층 확대됐다. ‘포커스 아시아’는 2012년 이후 설립된 아시아 기반 갤러리 10곳이 참여하는 신진 작가 단독전으로, 마닐라 현대미술관의 조셀리나 크루즈와 두산아트센터의 장혜정 큐레이터가 공동 기획을 맡았다. 임선구(드로잉룸), 추미림(백아트), 정유진(상히읗)을 비롯해 다이키요코테(도쿄), 크리스틴 티엔 왕(타이베이) 등이 소개된다. 키아프 서울은 9월 3~7일 서울 코엑스에서 ‘공진(Resonance)’을 주제로 열리며 20여 개국 176개 갤러리가 참가한다.
  • 미술시장 열린다… 더 젊어진 화랑미술제

    미술시장 열린다… 더 젊어진 화랑미술제

    미술 시장의 판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올해 첫 대형 아트페어 ‘화랑미술제’가 젊은 작가와 신선한 감각의 작품을 전면에 포진시키며 컬렉터들을 공략한다. 오는 4월 4~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C, D홀에서 열리는 ‘2024 화랑미술제’에는 156개 갤러리가 참여해 작가 900여명의 작품 1만여점을 선보인다. 화랑미술제를 주최하는 한국화랑협회 황달성 회장은 “올해 화랑미술제는 예년보다 신진 작가들이 더 많이 출품해 젊어진다”며 “기존 컬렉터들에게는 또 다른 취향 발견의 기회가, 신규 컬렉터들에게는 미술 시장 입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모든 갤러리가 6명 이하 작가의 작품만 부스에 내걸도록 했다. 나열식이 아닌 세심하게 기획된 전시로 질을 높이겠다는 의도다.‘젊어진 아트페어’라는 기조에 맞게 젊은 작가들을 내세운 화랑들의 시도가 특히 눈에 띈다. 옛것과 새것의 교감에 주목해 온 학고재는 이우성, 장재민, 지근욱, 김은정 등 한국 현대미술을 이끌어 갈 새 주자들의 작업을 소개한다. PKM갤러리는 ‘붓질’이라는 근원적 행위로 회화의 본질을 파고든 신민주를 조명하는 부스를 마련한다. 갤러리바톤은 서울시립미술관, 금호미술관 등 주요 미술관에서 주목한 신예 노은주의 작품을 내놓는다. 갤러리위는 회화와 실크스크린을 접목한 작품으로 인기를 끄는 고스(gosce)와 허필석 등의 작품을, 이유진갤러리는 일상에서 마주한 대상을 스냅사진처럼 표현하는 전병구와 익숙한 풍경을 특유의 붓 터치로 추상화하는 김혜나의 작품을 선보인다.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장르에서 기량을 발휘해 온 만 39세 이하 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신진 작가 특별전 ‘줌인’은 미술계 새 흐름을 짚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570여명의 작가가 지원해 10명의 작가가 선발된 가운데 관람객 투표, 전문가 심사를 통해 수상자 3인을 가려낸다. 그간 미술 시장에서 고전하던 한국화 분야의 젊은 작가들이 대거 지원해 관심을 끈다. 화랑미술제를 시작으로 미술계에서는 대형 아트페어가 이어진다. 4월 11~14일에는 부산화랑협회가 부산국제아트페어(BAMA)를 열고 5월에는 대구와 부산에서 대구국제아트페어(Diaf)와 아트부산이 각각 막을 올린다. 6월에는 한국화랑협회가 수원 광교에서 신생 갤러리, 신진 작가들을 내세운 ‘제2의 화랑미술제’를 새로 선보인다.
  • ‘아시아 미술 허브’ 4파전 만든 도쿄, 대박도 대작도 없었다

    ‘아시아 미술 허브’ 4파전 만든 도쿄, 대박도 대작도 없었다

    30년 만에 부활… 관람객 몰려“이배·윤협 등 韓작가 관심 커”日, 세금 징수 미뤄 지원사격73개 갤러리 중 日 화랑 45%50만 달러 이상 판매작 없어“MZ 컬렉터 열기 체감 못 해” 올해 홍콩, 서울, 도쿄,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 도시가 잇달아 대형 국제 아트페어를 열며 ‘미술 허브’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아트바젤 홍콩’이 최근 10여년간 아시아 최대 미술 장터로 군림해 온 가운데 지난해 첫발을 뗀 ‘프리즈 서울’이 흥행에 성공하며 미술 수도로서 부상을 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1월에는 싱가포르의 ‘아트SG’, 지난 6~9일엔 도쿄 ‘겐다이 아트페어’ 등이 열려 4파전이 형성됐다. 겐다이 아트페어는 1992~1995년 열린 일본 국제현대아트페어(NICAF·니카프) 이후 30년 만에 부활한 국제 아트페어로 주목을 받았다. 참가 갤러리는 73개로, 아트SG(164개)나 지난 3월 열린 아트바젤 홍콩 2023(177개), 오는 9월 예정된 제2회 프리즈 서울(120개)보다 규모가 작았다. 가고시안, 데이비드 즈워너 같은 세계 최정상급 갤러리들이 불참했고 눈에 띄는 대형 작품도 없었다. 개막 첫날인 지난 6일 VIP 사전관람(프리뷰)이 이뤄진 행사장에는 대기줄이 길게 늘어설 정도로 관람객이 꾸준히 몰려들었다. 일본 대형 화랑 중 한 곳인 다카이시 갤러리의 이시 다카 대표는 “그간 일본 미술 시장은 국내에 한정돼 있었으나 이번 행사로 외국 고객들과 연결될 수 있어 기대가 크다”며 “개막 2시간도 채 되지 않았는데 현장에서 여러 점이 팔려 나갔다”고 소개했다. 30년 전 니카프에 참가했다는 시라이시 마사미 스카이 더 배스하우스 대표는 “인도네시아, 중국, 한국, 유럽 등의 컬렉터 투어팀이 방문 예약을 하는 등 예상보다 관람객이 많고 작품 판매 상황도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일본 화랑이 전체의 45%를 차지한 가운데 해외 갤러리로는 알민레시, 블룸앤드포 등이, 국내에서는 가나아트, 갤러리바톤, 조현화랑, 313아트프로젝트, 더 컬럼스 갤러리 등 5곳이 부스를 차려 현지 시장과 고객들을 탐색했다.국내 작가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이배, 박서보, 윤종숙 작가의 작품을 들고 나온 최재우 조현화랑 대표는 “최근 미국 뉴욕 록펠러센터에 세워진 이배 작가의 숯 작품이 화제를 모은 터라 전시장에서도 관람객들의 문의가 이어져 높아진 관심을 체감했다”며 “일본인이 아닌 외국인 컬렉터들이 주로 작품을 사 갔다”고 말했다. 중국 반체제 작가 아이웨이웨이의 작품 등을 내걸어 눈길을 끈 탕 컨템포러리 아트 갤러리의 한동민 팀장은 “뉴욕 디올 매장에 대형 작품이 걸려 있는 등 요즘 명품 브랜드들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윤협 작가의 작품이 구매 대기 수요가 가장 많았다”고 귀띔했다.이날 고노 다로 일본 디지털상이 주요 전시를 돌며 행사에 힘을 실어 주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해외 화랑이 작품을 일본에 반입할 때 내던 10% 세금을 판매 시점에 낼 수 있도록 허가해 주면서 지원사격에 나섰다. 현장에서 만난 구쓰나 미와 일본 독립 큐레이터는 “일본 전통 컬렉터들은 현대미술보다 고미술을 선호하고 작품 선택이 보수적이나 3040세대 미술 애호가들은 현대미술에 관심이 많아 이번 아트페어나 신생 화랑들이 모두 이들을 끌어들이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공 여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나온다. 아트넷에 따르면 이번 행사의 판매 작품 대부분은 5만 달러(약 6500만원) 이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품가가 42만 5000~46만 달러로 추정되는 미국 팝아트 작가 톰 웨슬만의 ‘검은 브라와 초록 신발’(1981)이 팔린 가운데 50만 달러 이상의 작품 판매는 나오지 않았다. 갤러리 관계자들도 “원체 일본인들의 고가 작품 구매가 활발하지 않은 데다 현지 MZ 컬렉터가 늘어났다곤 하지만 체감하기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 ‘아시아 미술 허브’ 4파전 만든 도쿄…대박도 대작도 없었다

    ‘아시아 미술 허브’ 4파전 만든 도쿄…대박도 대작도 없었다

    도쿄 겐다이 아트페어 가보니30년만에 부활...관람객 몰려“이배,윤협 등 韓 작가 관심 커”日, 보세 구역 지정 ‘지원 사격’ 올해는 홍콩, 서울, 도쿄,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 도시가 잇따라 대형 아트페어를 열며 ‘미술 허브’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홍콩이 ‘아트바젤 홍콩’으로 최근 10여년간 아시아 최대 미술 장터로 군림해온 가운데 서울은 지난해 첫발을 뗀 ‘프리즈 서울’이 흥행에 성공하며 아시아 미술 수도로 부상을 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월 싱가포르에서 ‘아트SG’, 지난 6~9일 도쿄에서 ‘겐다이 아트페어’ 등 신생 아트페어가 줄줄이 나오며 추격에 나섰으나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요코하마 ‘퍼시피코 요코하마’에서 열린 겐다이 아트페어는 일본에서 지난 1992~1995년 연 국제현대아트페어(니카프·NICAF) 이후 30여년 만에 부활한 국제 아트페어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참가 갤러리는 73개로 싱가포르의 아트SG(164개), 지난 3월에 열린 아트바젤 홍콩 2023(177개), 오는 9월로 예정된 제2회 프리즈 서울(120개) 등과 대적이 안 될 정도로 규모가 작았다. 가고시안, 데이비드즈워너 같은 세계 최정상급 갤러리들이 불참했고 눈에 띄는 대형 작품도 없었다. 개막 첫날인 지난 6일 VIP 사전관람(프리뷰)이 이뤄진 행사장에는 대기줄이 길게 늘어설 정도로 관람객들이 꾸준히 몰려들었다. 일본 대형 화랑 중 한 곳인 다카이시 갤러리의 이시 다카 대표는 “그간 일본 미술 시장은 국내에 한정돼 있었으나 이번 행사로 외국 고객들과 연결될 수 있어 기대가 크다. 개막 2시간도 채 되지 않았는데 현장에서 여러 점이 팔려나갔다”며 “지난해 프리즈 서울에 참가했는데 우리 아트페어도 그 정도로 규모가 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30년 전에 니카프에 참가했다는 시라이시 마사미 스카이 더 배스하우스 대표는 “인도네시아, 중국, 한국, 유럽 등의 컬렉터 투어팀이 방문 예약을 하는 등 예상보다 관람객이 많고 작품 판매 상황도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 했다.일본 화랑이 전체의 45%를 차지한 가운데 해외 갤러리로는 알민레쉬, 블룸앤드포 등이, 국내에서는 가나아트, 갤러리바톤, 조현화랑, 313아트프로젝트, 더 컬럼스 갤러리 등 5곳이 부스를 차려 현지 시장과 고객들을 탐색했다. 국내 작가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이배, 박서보, 윤종숙 작가의 작품을 들고 나온 최재우 조현화랑 대표는 “최근 뉴욕 록펠러센터에 이배 작가의 숯 작품이 화제를 모은 터라 전시장에서도 관람객들의 문의가 이어져 높아진 관심을 체감했다”며 “일본인이 아닌 외국인 컬렉터들이 주로 작품을 사갔다”고 했다. 중국 반체제 작가 아이웨이웨이의 작품 등을 내걸어 눈길을 끈 탕 컨템포러리 아트 갤러리의 한동민 팀장은 “뉴욕 디올 매장에 대형 작품이 걸려 있는 등 요즘 명품 브랜드들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윤협 작가의 작품이 구매 대기 수요가 가장 많았다”고 귀띔했다.이날 고노 다로 일본 디지털상도 주요 전시를 돌며 행사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아트페어에 처음으로 보세(保稅)를 허가해주며 도쿄를 국제 미술 시장의 중심으로 키우기 위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해외 화랑이 작품을 일본에 들어올 때 세금을 10% 내야 했던 것을 작품이 팔리면 내도록 한 것이다. 73개 갤러리 중 日 화랑 45%50만 달러 이상 판매작 없어“현지 MZ 컬렉터 열기 체감 못해” 현장에서 만난 구츠나 미와 일본 독립 큐레이터는 “일본 전통 컬렉터들은 현대미술보다 고미술을 선호하고 작품 선택이 보수적이나, 3040세대 미술 애호가들은 현대미술에 관심이 많아 이번 아트페어나 신생 화랑들이 모두 이들을 끌어들이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공 여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나온다. 아트넷에 따르면 이번 행사의 판매 작품 대부분은 5만 달러(약 6500만원) 이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품 가격이 42만 5000달러~46만 달러에 이르는 미국 팝아트 작가 톰 웨슬만의 ‘검은 브라와 초록 신발’(1981)이 팔린 가운데 50만 달러 이상의 작품은 없었다. 갤러리 관계자들도 “원체 일본인들의 고가 작품 구매가 활발하지 않고 현지 MZ 컬렉터들이 늘어났다곤 하지만 체감하기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 푸르고 초록한 제주… 쉬어 가라, 손짓하네

    푸르고 초록한 제주… 쉬어 가라, 손짓하네

    “초록 그림이 많아진 것은 자연스러운 삶의 반영이다. 그 싱싱한 초록 속에 내가 살고 있다는 증거다. 큼지막한 초록잎을 시원하게 펼쳐 그릴 때면, 작은 체구의 나도 활짝 몸을 펴는 느낌이다.”(김보희 그림산문집 ‘평온한 날’) 요즘 서울 용산구 한남동 갤러리바톤에서는 벽면마다 초록빛과 푸른빛의 제주가 일렁인다. 날마다 봐도 날마다 다른 색과 공기, 향기를 머금은 제주의 바다와 하늘, 나무와 달은 그림 앞에 선 이의 몸과 마음을 활짝 펴 준다. 2017년 이화여대 미대 교수를 지내다가 은퇴하고 제주에 정착한 뒤 일상의 충만한 정경을 화폭에 담아 온 김보희(71) 작가의 신작이 갤러리를 채웠기 때문이다.그는 코로나19가 확산되던 2020년 금호미술관에서 연 전시에서 ‘초록색 치유의 힘’으로 관람객들이 입장 시간 전부터 길게 줄을 서는 ‘오픈런’을 하게 만들며 스타 작가가 됐다. 방탄소년단 RM이 다녀간 전시로도 주목받았다. 이번 개인전에서도 그는 서귀포 작업실 주변과 반려견 레오와의 산책길 같은 친밀한 풍경으로 관람객을 따스히 보듬는다. 주 전시장 옆 작은 전시장에 들어서자 산방산 봉화대 옆으로 두둥실 떠오른 보름달이 시선을 압도한다. 아직 해의 기운이 가시지 않은 초저녁, 수년 만에 가장 큰 달을 볼 수 있다는 뉴스에 산책을 나간 작가가 바라본 달이 우리 눈앞에 펼쳐진다. 달 중심으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노란빛의 기세에서 그 순간 작가가 느낀 벅찬 감동이 그대로 전해진다. ‘비욘드’(Beyond·2023)라는 새로운 제목을 붙인 이 작품에 대해 작가는 “앞으로 달 그림을 더 많이, 더 크게 그려 보고 싶다”며 새 연작 시리즈를 이어 갈 것임을 예고했다.전시장 중앙에서는 상대를 온전히 신뢰하는 눈빛으로 물끄러미 바라보는 반려견의 모습을 담은 ‘레오’(2023) 연작 넉 점이 이어지는 그림처럼, 병풍처럼 관람객을 반긴다. 작가가 직접 꾸민 정원 곳곳에서 검은 래브라도리트리버 레오가 쉬는 모습이 보는 이에게 “쉬어 가라”고 다정히 말을 건네는 듯하다. 초록의 정원 속 레오의 검은색과 꽃의 화려한 발색이 생기를 돋운다. 작가는 “(금호미술관 전시) 이전에는 주로 미술 관계자들이 작품을 보러 왔다면 이후에는 젊은 관객이 많이 찾아와 고맙고 감동했다”면서 “앞으로도 내가 느낀 대로 솔직하게 그림을 그리는 것이 보답하는 길 같다”고 말했다. 그가 그림을 보러 오는 이들과 나누고 싶은 건 단순하지만 가장 가치 있는 것들이다. “내가 그림 속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자연의 경이로움, 생명의 기운, 평화 같은 것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 내 그림을 보고 위로와 평안을 얻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그림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한다.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이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도 생각한다.”(‘평온한 날’)
  • “매순간 다른 제주의 초록..그 앞에서 마음을 펴 봐요” ‘오픈런’ 작가 김보희의 위로

    “매순간 다른 제주의 초록..그 앞에서 마음을 펴 봐요” ‘오픈런’ 작가 김보희의 위로

    “초록 그림이 많아진 것은 자연스러운 삶의 반영이다. 그 싱싱한 초록 속에 내가 살고 있다는 증거다. 큼지막한 초록잎을 시원하게 펼쳐 그릴 때면, 작은 체구의 나도 활짝 몸을 펴는 느낌이다.”(김보희 그림산문집 ‘평온한 날’에서) 요즘 서울 한남동 갤러리바톤에는 벽면마다 초록빛과 푸른빛의 제주가 일렁인다. 날마다 봐도 날마다 다른 색과 공기, 향기를 머금은 제주의 바다와 하늘, 나무와 달은 그림 앞에 선 이의 몸과 마음을 활짝 펴 준다.2017년 이화여대 미대 교수를 지내다 은퇴하며 제주에 정착한 뒤부터 일상의 충만한 정경을 화폭에 담아 온 김보희(71) 작가의 신작이 갤러리를 채웠기 때문이다. 그는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 금호미술관에서 연 전시에서 ‘초록색 치유의 힘’으로 관람객들이 입장 시간 전부터 길게 줄을 서는 ‘오픈런’을 하게 만들며 스타 작가가 됐다. 방탄소년단 RM이 다녀간 전시로도 주목받았다. 이번 개인전에서도 그는 서귀포 작업실 주변과 반려견 레오와의 산책길 등의 친밀한 풍경으로 관람객들을 따스히 보듬는다. 주 전시장 옆 작은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시선을 압도하는 건 산방산 봉화대 옆에 두둥실 떠오른 보름달이다. 아직 해의 기운이 가시지 않은 초저녁, 수년 만에 가장 큰 달을 볼 수 있다는 뉴스에 산책을 나간 작가가 바라본 달이 우리 눈 앞에도 펼쳐진다. 달 중심으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노란빛의 기세에서 그 순간 작가가 느낀 벅찬 감동이 그대로 전해진다. ‘비욘드’(Beyond·2023)라는 새로운 제목을 붙인 이 작품에 대해 작가는 “앞으로 달 그림을 더 많이, 더 크게 그려보고 싶다”며 새 연작 시리즈를 이어갈 것임을 예고했다.전시장 중앙에는 상대를 온전히 신뢰하는 눈빛으로 물끄러미 바라보는 작가의 반려견 ‘레오’(2023) 연작 넉 점이 이어지는 그림처럼, 병풍처럼 관람객들을 반긴다. 검은 래브라도 리트리버 레오가 작가가 직접 꾸민 정원 곳곳에서 쉬는 모습이 보는 이에도 “쉬어가라”고 다정히 말을 건네는 듯하다. 초록의 정원 속 레오의 검은색과 꽃의 화려한 발색이 생기를 돋운다.작가는 “(금호미술관 전시) 이전에는 미술 관계자들이 작품을 주로 보러 왔다면 이후에는 젊은 관객들이 많이 찾아와서 고맙고 감동했다”면서 “앞으로도 내가 느낀 대로 솔직하게 그림을 그리는 것이 보답하는 길 같다”고 말했다. 그가 자신의 그림을 보러 오는 이들과 나누고 싶은 건 단순하지만 가장 가치 있는 것들이다. “내가 그림 속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자연의 경이로움, 생명의 기운, 평화 같은 것들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 내 그림을 보고 위로와 평안을 얻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그림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한다.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이 삶을 어떻게 바꾸는 지도 생각한다.”(‘평온한 날’에서)
  • 중력이 닿지 않는 ‘라그랑주점’ 예술이 되다

    중력이 닿지 않는 ‘라그랑주점’ 예술이 되다

    두 천체가 밀고 당기며 힘 반분비틀린 조각·다양한 회화 표현고정관념 파괴한 비정형 눈길 라플라스, 푸리에, 라그랑주. 이공계 출신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18~19세기 수학자들의 이름은 공업 수학 시간 처음부터 등장해 골머리를 앓게 만든다. 라그랑주는 우주와 관련돼 등장하기도 했다. 2021년 12월 25일 발사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머무는 곳이 제2 라그랑주점(L2), 지난해 발사된 한국의 첫 달 궤도선 다누리가 달 궤도에 안착하기 위해 멀리 돌아갔던 곳은 제1 라그랑주점(L1)이다. 라그랑주점은 케플러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두 천체가 있을 때 그 주위에서 중력이 0이 되는 5곳을 말한다. 중력이 0이기 때문에 국제우주정거장이나 우주망원경, 우주 관측 위성을 띄우기 좋은 지점이기도 하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갤러리바톤에서 열리는 김상균, 수잔 송 두 작가의 ‘라그랑주 포인트’는 천체물리학, 수학 분야에서도 쉽지 않은 개념을 어떻게 예술로 표현했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이번 전시는 건축물의 입체성을 다양하지만 비틀린 형태로 표현한 조각 작품과 인식 영역에 존재하는 공간을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한 회화 작품을 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두 작가가 각자의 방식으로 독자적인 컨텍스트를 유지하면서 공통의 주제를 찾아 상호 보완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흥미롭다. 두 개의 천체가 서로 밀고 당기면서도 적당히 힘을 반분하는 라그랑주점을 가진 것처럼 말이다.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김상균의 작품은 마치 SF영화 ‘인셉션’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주인공들의 꿈속에서 접히고 꺾이면서 기묘하게 변하는 도시의 모습인 듯하다. 김상균은 건물을 지을 때 틈새 보강을 위해 사용되는 시멘트와 비슷한 그라우트를 비롯해 우레탄 수지, 스테인리스강같이 건축의 핵심 소재를 이용한 작업을 통해 근대 및 현대의 건축물과 그에 담긴 시대 정신을 재해석하고 있다. 특히 멀리서 보면 레고 블록을 제멋대로 끼워 올린 것 같은 느낌의 신작 ‘패턴 칼럼’ 시리즈에서는 반복적 공정을 통해 역사 속 건축물의 파사드와 현대 건축물의 구조를 혼합해 높다란 탑을 쌓아 올렸다.수잔 송은 선과 절제된 색을 이용해 비물질적 존재이면서 관념적 대상인 ‘공간’을 표현한다. ‘캐스트’를 비롯한 몇 가지 작품은 캔버스란 네모반듯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파괴하듯 비정형을 띠고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설치작품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 라그랑주점을 의미하는 듯한 ‘Three Points’는 회화 작품임에도 색과 질감, 형태를 변주해 착시효과를 보여 줘 다양한 회화의 가능성을 실감하게 한다. 전시 제목처럼 관람객들은 오롯이 작가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고 자신만의 느낌을 유지하면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자기만의 라그랑주점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전시는 오는 20일까지.
  • 우주의 정거장 ‘라그랑주점’을 미술로 표현한다면?

    우주의 정거장 ‘라그랑주점’을 미술로 표현한다면?

    라플라스, 푸리에, 라그랑주. 이공계 출신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름들이다. 모두 18~19세기 수학자들로 이들이 만든 라플라스 변환, 푸리에 변환, 라그랑주 승수법은 공업 수학 시간 처음부터 등장해 학생들의 골머리를 앓게 만든다. 그중 라그랑주는 일반인들도 한 번쯤 들어봤음 직한 이름이다. 2021년 12월 25일 발사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머무는 곳이 제2 라그랑주점(L2)이며, 지난해 발사된 한국의 첫 달 궤도선 다누리가 달 궤도에 안착하기 위해 멀리 돌아갔던 곳은 제1 라그랑주점(L1)이다. 라그랑주점은 케플러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두 천체가 있을 때 그 주위에서 중력이 0이 되는 5곳을 말한다. 특히 일반해를 구할 수 없는 ‘삼체문제’의 유일한 해가 바로 라그랑주점이기도 하다. 중력이 0이기 때문에 국제우주정거장이나 우주망원경, 우주 관측 위성을 띄우기 좋은 지점이기도 하다.서울 용산구 한남동 갤러리바톤은 김상균, 수잔 송 두 작가의 2인전 ‘라그랑주 포인트’를 열고 있다. 처음 전시 제목을 마주하면 이공계 사람들은 반가움, 인문사회계열 사람들은 당혹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천체물리학, 수학 분야에서도 쉽지 않은 개념을 어떻게 예술로 표현했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전시 제목이 왜 저러지’라고 생각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는 건축물의 입체성을 다양하지만 비틀린 형태로 표현한 조각 작품과 인식 영역에 존재하는 공간을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한 회화 작품을 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두 작가가 각자의 방식으로 독자적인 컨텍스트를 유지하면서 공통의 주제를 찾아 상호 보완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흥미롭다. 두 개의 천체가 서로 밀고 당기면서도 적당히 힘을 반분하는 라그랑주점을 가진 것처럼 말이다.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김상균의 작품은 마치 SF영화 ‘인셉션’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느낌도 준다. 주인공들의 꿈속에서 접히고 꺾이면서 기묘하게 변하는 도시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김상균은 건물을 지을 때 틈새 보강을 위해 사용되는 시멘트와 비슷한 그라우트를 비롯해 우레탄 수지, 스테인리스강같이 건축의 핵심 소재를 이용한 작업을 통해 근대 및 현대의 건축물과 그에 담긴 시대 정신을 재해석하고 있다. 특히 멀리서 보면 레고 블록을 제멋대로 끼워 올린 것 같은 느낌의 신작 ‘패턴 칼럼’ 시리즈에서는 반복적 공정을 통해 역사 속 건축물의 파사드와 현대 건축물의 구조를 혼합해 높다란 탑을 쌓아 올렸다.수잔 송은 선과 절제된 색을 이용해 비물질적 존재이면서 관념적 대상인 ‘공간’을 표현하고 있다. ‘캐스트’를 비롯한 몇 가지 작품은 캔버스란 네모반듯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파괴하듯 비정형을 띄고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설치작품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 라그랑주점을 의미하는 듯한 ‘Three Points’는 회화 작품임에도 색과 질감, 형태를 변주해 착시효과를 보여줘 다양한 회화의 가능성을 실감하게 한다. 전시 제목처럼 관람객들은 오롯이 작가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고 자신만의 느낌을 유지하면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자기만의 라그랑주점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전시는 오는 5월 20일까지.
  • 역대급 미술 장터 온다… 하루 7만원으로 국내외 350개 갤러리 한눈에

    역대급 미술 장터 온다… 하루 7만원으로 국내외 350개 갤러리 한눈에

    다음달 초 서울 코엑스에서 처음 공동 개최되는 국내 최대 미술 장터 키아프(한국국제아트페어·2~6일)와 세계적 아트페어 영국 프리즈(Frieze·2~5일)를 앞두고 미술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엔 입장권 1장으로 두 아트페어를 모두 즐길 수 있는데, 하루 7만원으로 책정된 통합권은 판매 시작부터 빠르게 동나고 있다. 이와 함께 세계적인 경매사 크리스티 역시 국내에서 무료 전시를 연다. 프리즈 운영위 측은 9일 “프리즈 서울 개최에 발맞춰 ‘프리즈 필름’ 등 특별 프로그램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키아프 주최 측인 한국화랑협회와 프리즈 운영위 측은 각각 국내외 화랑 164곳과 110곳의 참여를 확정했다. 한국 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프리즈가 서울에 진출하는 데다 기존 키아프에서 신생 갤러리 70여곳과 대체불가토큰(NFT) 등을 선보이는 ‘키아프 플러스’가 신설되는 등 전 세계 350여개 갤러리의 작품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게 됐다.프리즈 서울은 한국 진출을 맞아 메인 섹션을 포함해 프리즈 마스터스, 포커스 아시아 등 세부 섹션을 나눠 갤러리를 소개한다. 이 중 특별 프로그램의 중심인 ‘프리즈 필름’은 주목할 만한 작품 세계를 지닌 한국과 다양한 한국계 디아스포라 예술가의 영상 작업 10점을 소개하는 자리다. 또 프리즈는 키아프와 함께 아트페어 기간 토크 프로그램도 개최한다. 9월 3~5일 매일 하루 3회 개최되는 프로그램은 동시대 국제 미술계에서 일어나는 이슈를 다룬다. ‘포스트 팬데믹 시기의 아트 마켓 트렌드’, ‘인공지능(AI)과 예술’, ‘예술에서의 NFT의 역할’ 등이 주제다. 이와 함께 ‘프리즈 위크’를 개최해 도시 전체에서 미술과 한층 가까워질 수 있게 돕는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자리한 갤러리 바톤, 리만 머핀, 타데우스 로팍, 페이스 갤러리와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국제갤러리, 갤러리 현대, 학고재 등에서는 야간 개장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이와 함께 화랑협회는 오는 22일부터 5주 동안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교통센터에서 특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키아프 플러스’는 9월 1~5일 세텍(SETEC)에서 행사를 연다. 경매사 크리스티도 이 기간(3~5일) 서울 강남구 분더샵 청담에서 프랜시스 베이컨·아드리안 게니 2인전을 연다. 전시작에는 회화 거장 베이컨과 게니의 작품 16점이 포함됐다. 총 4억 4000만 달러, 한화 5800억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작품들이다.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무제/김범 · 어머니 말씀/나종영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무제/김범 · 어머니 말씀/나종영

    한국 작가 11명의 단체전 ‘하이브리드 바톤: 비정형의 향연’이 미술의 통념을 거스르는 비정형화된 작품을 선보인다. 26일까지 서울 용산구 갤러리바톤. 어머니 말씀/나종영 배고플 때 양손에 든 떡 가운데 오른손에 더 큰 떡을 동무에게 내밀어 주거라 한여름 동무랑 먼 길을 갈 때 동구 앞 우물에 달려가 네가 마시기 전에 물 한 바가지 동무에게 떠다 주거라 머리 위에 따라오는 뭉게구름의 그늘도 내어주고 나뭇잎 사이로 부는 시원한 바람 한 자락도 양보하거라 아가, 동무 간의 우정은 그런 거란다 성동교 다리 아래 비둘기들에게 귀리를 줍니다. 이 친구들 귀리를 좋아해요. 고원역 플랫폼에서 쩔쩔 끓는 귀리 차를 마시는 백석의 시를 이 친구들이 알고 있다는 생각 들 적 많습니다. 다들 열심히 모이를 쪼는데 순둥이가 다리 상판 쪽으로 날아가는군요. 몸이 하얗고 붙임성 좋아서 내 어깨 위로도 스스럼없이 올라오는 친구입니다. 순둥이가 다른 비둘기 한 동무를 데리고 돌아옵니다. 둘이 무리와 함께 모이를 먹는 모습 보기 좋네요. 나는 동무(同舞)를 같은 춤을 추는 이라 생각해요. 함께 소꿉놀이하고, 아플 때 등 두드려 주고, 밤새 쓴 시 같이 읽어 주고, 마음 아픈 동무를 위해 새벽까지 함께 술 먹어 주죠. 세상에서 제일 순수하고 따뜻한 말, 동무입니다. 곽재구 시인
  • [전시] 서울갤러리 추천 11월 네 번째 주말 전시

    [전시] 서울갤러리 추천 11월 네 번째 주말 전시

    서울신문이 운영하는 미술전문 아트플랫폼 서울갤러리(www.seoulgallery.co.kr)는 11월 네 번째 주말을 맞아 주변의 가볼 만한 미술 전시를 추천한다.이향연 작가의 개인전 ‘심상의 색채(The Coloring of Images)’가 다음 달 3일까지 서울신문사 1층 서울신문·서울갤러리 특별전시장에서 열린다. 전시는 추상 작업을 통해 보는 이에게 ‘색상의 즐거움’과 ‘환상적 꿈’을 전달하고자 한다. 작가는 형태보다 색채를 중시하지만, 색채 자체를 목적으로 삼기보다는 마음에서 일어나는 사태의 매개물로서 색채를 이용하고 있다. 이수진 작가의 개인전 ‘고스트 이미지’가 오는 30일까지 서울시 용산구 드로잉룸 갤러리에서 열린다. 회화를 작업의 주된 매체로 삼는 작가는 자신의 그림에 주로 불안이라는 키워드를 위치시킨다. 하지만 그 불안이 그림을 보는 사람에게까지 전달되는 경우는 드물다. 그림은 대부분 작은 크기나 건조한 톤, 두텁지 않은 붓질 등으로 인해 감정이 매우 절제돼 있다. 조니 아브라함스 작가의 개인전 ‘Liths : 태초의 돌’이 오는 30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초이앤라거 갤러리에서 열린다. 작품은 특유의 리듬을 가진다. 캔버스의 각 요소는 작품의 톤과 속도를 명확히 하는 정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작품 속 패턴들은 섬세한 조합을 통한 상호작용을 이룬다.한중수교 29주년 국제교류전 ‘공간의 재해석과 저장’이 다음 달 5일까지 전라남도 담양군 담빛예술창고에서 열린다. 한중 양국의 담양군 담빛예술창고와 광쩌우시 칠호창 예술관은 상호 비슷한 발전 방향을 가지고 있다. 두 도시는 이번 예술 교류를 통해 한국 작가 20명, 중국 작가 17명의 작품을 각각 전시하며 상호 문화 예술을 소개한다. 신재환 작가의 개인전 ‘그 곳을 향하여’가 다음 달 7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갤러리41에서 열린다. 신 작가의 조각은 하나의 ‘탑(塔)’을 연상시킨다. 1미터 이내 작은 탑의 형상엔 적지 않은 메시지가 함축돼 있다. 조각은 바로 ‘인생염원의 탑’이다. 자연의 원성을 그대로 지닌 돌과 유리만을 주재료로 사용한 정념의 탑인 셈이다. 크리스 로 작가의 개인전 ‘우리 같은 도둑’이 다음 달 11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d/p에서 열린다. d/p는 매년 한 해의 키워드를 선정해 전시와 프로그램을 재해석하는 기획전을 개최하고 있으며, 올해의 키워드는 ‘도둑’이다. 이번 전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 창작산실 공간지원사업으로 선정된 프로젝트 ‘도둑전’의 두 번째 파트로 크리스 로의 ‘우리 같은 도둑’이라는 타이틀로 운영된다. ‘선셋 밸리 빌리지’가 다음 달 12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다. ‘선셋 밸리 빌리지’는 작가 이주리가 2018년부터 진행한 프로젝트 ‘선셋 밸리’에서 시작한다. 이는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이미지를 취합해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하는 웹 프로그램이다. 전시에는 강문식, 곽남신, 곽이브, 김실비, 김아름, 김효숙, 노상호, 멜트미러, 박현정, 파크(소민경+이유성), 스튜디오 힉, 이미정, 이은새, 이주리, 임노식, 임영주, 최수진, 최윤, 추미림, 플드즈프 스튜디오, 한선우, 홍은주 등 다수의 작가가 참여했다.김성편, 박필준 두 작가가 함께한 전시 ‘거울 속으로’가 다음 달 18일까지 서울시 서초구 페페로미에서 열린다. 두 작가는 인간의 깊숙한 내면에 잠재된 어둠의 감정, ‘우울감’을 예술가의 시선으로 들여다본다. 또한, 우울을 안고 살아가는 사회적 개인적 존재로서 ‘나’를 탐색하고 우리의 삶과 감정을 예술과 연결해 미적경험의 영역으로 확장한다. 앤 콜리어 작가의 개인전이 다음 달 23일까지 서울시 용산구 갤러리바톤에서 열린다. 작가는 이미지를 기반으로 한 사진 작업을 통해 사회와 문화 안에서 현대인의 관계들을 조망하는 심오한 작품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어왔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수 년간 지속해온 시리즈들인 ‘Filter’, ‘Woman Crying (Comic)’과 ‘Tear (Comic)’ 등 신작들을 선보인다. 전시 ‘플라워 바이 네이키드-홍대’가 다음 달 31일까지 서울시 마포구 스페이스앤에서 열린다. ‘플라워 바이 네이키드’는 해외에서 100만 명 이상이 관람하며 인기를 입증한 글로벌 미디어아트 전시다. 꽃을 테마로 자연의 순환에 따라 살아 숨 쉬는 비밀의 화원을 구현했으며, 인터랙티브 아트를 통해 시각은 물론 후각, 청각 등 오감으로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 있다. 살바도르 달리의 전시 ‘이매지네이션 앤드 리얼리티(Imagination and Reality)’가 내년 3월 20일까지 서울시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배움터에서 열린다. 스페인 초현실주의 거장 ‘살바도르 달리’의 대규모 원화전이 한국을 찾아 이목을 끈다. 전시는 전 생애에 걸친 회화 및 삽화, 설치작품, 영상, 상업광고 등의 걸작 총 140여 점을 소개하며 다방면으로 천재적이었던 달리의 예술성을 조명한다.현재 진행 중인 전시에 이어 주목할 만한 예정 전시를 소개한다. 전시 ‘페이스 투 페이스(Face To Face)’가 다음 달 1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통인화랑에서 열린다. 전시에는 김성훈, 남학현, 낸시랭, 신창용, 이겨레, 이경훈, 이상원, 장양희, 최민국 등 9인의 작가가 참여했다. 실제와 실재, 경험과 존재함에 대한 9명의 작가가 각기 다른 작품 세계를 선보인다. 작품은 인간 내면의 기억 함축과 그것을 표상으로 풀어내 인간의 내재된 철학적, 심리적 관점을 내포하고 있다. 남정근 작가의 개인전 ‘조각의 영역’이 다음 달 2일부터 15일까지 서울시 송파구 하우스 서울에서 열린다. 각각의 조각들이 표현하고 있는 ‘조각의 영역’이 관객들 앞에 놓인다. 그리고 그를 바라보는 정지된 시간 속에서 이야기의 완성은 관객의 몫이 된다. 작가는 상호작용을 통해 예술과 삶이 만나는 경험을 하게 되길 바란다고 전하고 있다. 권인경, 김정란, 박영길, 박능생 작가가 함께한 전시 ‘또 다른 세상 속으로...Another Season’이 다음 달 1일부터 18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장은선갤러리에서 열린다. 네 작가의 그림은 늘 보던 풍경과 계절을 새롭게 보여준다. 순서에 따른 계절이 아니라 또 하나의 계절을 만들어 내고 있다. 매번 거듭되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아니라 코로나19 이후 라는 또 하나의 계절을 그려내고 있다. 전시 ‘페어리 테일(FAIRY TALE)’이 다음 달 1일부터 6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인영갤러리에서 열린다. 전시에는 철민, 현내음, 헤뮤, 장윤정&이하연, 큐코, 이연재, 곽자희, 써니 강, A to Z(ATTE&ZIO)가 참여했다. 전시는 ‘우리 삶 속에 동화가 있고, 동화 속에 우리 삶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9인의 작가는 삭막한 현실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건네는 따뜻한 메시지를 ‘동화’ 라는 주제에 담아 풀어내고 있다. 더 많은 전시 소식과 자세한 전시내용은 ‘서울갤러리(www.seoulgallery.co.kr)’ 사이트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현재 코로나19 확산으로 임시 휴관 혹은 예약제로 전시장 운영 상황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 방문 전, 전시장 운영정보를 확인하고 방역수칙을 준수하기 바란다.
  • [전시] 서울갤러리 추천 10월 둘째 주말 전시

    [전시] 서울갤러리 추천 10월 둘째 주말 전시

    서울신문이 운영하는 미술전문 아트플랫폼 서울갤러리(www.seoulgallery.co.kr)는 10월 둘째 주말을 맞아 주변의 가볼 만한 미술 전시를 추천한다. 서로 다른 색을 지닌 8명의 작가가 혼합재료를 뜻하는 ‘mixed media’처럼 서로 융화되어 작품으로 승화된다는 의미를 가진 ‘8인전 mixed media’전이 서울 종로구 57th 갤러리에서 10월 11일까지 열린다. 전시에는 김정용, 김현애, 몽리, 몰리킴, 소피박, 안희진, 은가비, 이선희 작가가 참여한다. 한국화가 신은섭 작가의 24번째 개인전, ‘pine tree-올려보기’전이 오는 15일(금)까지 서울신문사 1층 서울신문·서울갤러리 특별전시장에서 열린다. 신은섭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수묵담채에서 나오는 은은함을 담은 소나무 작품 10여 점을 선보인다. 아래에서 올려보는 구도와 그 구도에서 나오는 빛을 작가만의 시선으로 작품에 담아냈다. 서울 강남구 히든엠갤러리는 10월 21일까지 ‘권봄이 개인전 : Circulation’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권봄이 작가는 기존의 반복적으로 말아서 생기는 형태의 이미지 구성뿐만 아니라 겹치고 쌓는 구성의 신작을 선보인다. 작가는 처음으로 이번 개인전에 대형 작업을 선보이며 기존의 작업 방식과는 다른 회화적인 느낌을 주어 시각적인 재미를 더했다고 전했다.서울 강남구 오페라 갤러리는 오는 10월 21일까지 ‘경계의 열린 터(Lichtung) : 진리와 의지로부터의 엑스타시’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국내 미술시장의 성장을 도모하고 한국 작가들의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개최된 <제1회 오페라 갤러리 아티스트 오픈콜>에서 선정된 강석호, 김덕한, 이은경 작가가 참여한다. 윤세영 작가의 사진전 ‘이야기하는 사물 침묵하는 풍경’전이 서울 강남구 갤러리 블라썸에서 10월 22일까지 열린다. 사진 경계를 넘어 다양한 실험적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윤길중 사진가 ‘자연의 반격’전이 10월 24일까지 대구 아트스페이스 루모스에서 열린다. 윤길중 작가가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nature’s counterattacks’ 시리즈는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소재 중 하나인 플라스틱을 이용한 작업으로, 버려진 플라스틱을 파쇄, 압출 과정을 거쳐 쌀알 크기의 칩 형태로 만들어 이미지와 결합한 작업이다. 서울시민대학 동남권캠퍼스 3층 갤러리에서는 강남장애인복지관 ‘강남파인아트’ 소속 작가들이 참여한 ‘come on common’전이 개최되며, 2층 갤러리에서는 ‘이 시대를 관통하는 삶의 자세 ‘인간, 삶’’전이 개최된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기 위해 기획된 ‘come on common’전에는 문정연, 이병륜, 장원호, 정희정, 최원우 총 5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김주환, 김지섭, 이영신 작가가 참여한 ‘이 시대를 관통하는 삶의 자세 ‘인간, 삶’’전은 ‘인간의 삶’이라는 주제로 전시가 기획되었다. 김주환, 이영신, 김지섭 작가는 부, 모, 아들로 이루어진 가족이다. 세 작가 모두 스타일은 다르지만 ‘인간’에 대하여 작업 활동을 하고 있다. 리암 길릭 개인전 ‘내가 말하는 그 매듭은 지을 수 없다’전이 갤러리바톤에서 11월 5일(금)까지 열린다. 관계미학의 발전과 심화에 지대한 공헌으로도 유명한 작가는 순수미술 외에도 출판, 디자인, 전시 기획 등 다방면에 걸쳐 자신의 예술세계를 진일보시켜왔다. 이번 전시는 올해 Art Basel Unlimited 섹션에서 대형 설치 프로젝트를 선보인 작가가 2018년 바톤에서의 첫 전시에 이어 두 번째로 여는 개인전이다. 드로잉룸 갤러리에서는 양정화 작가의 개인전 ‘Ebony and Irony’전을 개최한다. 양작가가 이번 개인전에서 선보이는 작업들은 근작인 심장 드로잉 시리즈에서 선택한 작업, 최근 제주도에서 작가가 경험한 자연이 주는 두려움에 대한 작업, 그리고 삶과 죽음의 문제에 대한 숙고를 보여주는 스컬 시리즈로 구성되었다. 갤러리2에서는 신건우 개인전 ‘蝕(식)’을 개최한다. 이번 개인전에서 작가는 신이나 인간의 무의식과 같이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 존재하는 것을 ‘蝕(식)’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두 전시 모두 11월 6일(토)까지.레즐리 사르의 첫 개인전 ‘검은 정원’이 11월 6일(토)까지 용산구 베리어스 스몰 파이어스(VSF)에서 열린다. 사르의 작품은 초현실적인 천체 회화, 콜라주, 태피스트리를 통해 혼혈 정체성과 젠더, 섹슈얼리티 어감을 포함한 다양한 주제를 탐구한다. 느루문화예술단이 주최하는 청년예술가 지원 릴레이 전시프로젝트 세 번째 전시가 10월 7일부터 페페로미에서 진행된다. ‘파랑과 노랑사이’전은 현대 사회에서 경험하는 불완전한 감정과 마주하는 예술가의 시선과 그 치유 과정을 예술적 감각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번 전시는 미대생 작가를 지원하는 <2021 오래도록 느루아트 공모전>의 세 번째 전시 프로젝트로, 고려대학교 대학원과 동덕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있는 민효경, 이해나 작가가 참여했다. 전시는 다음 달 7일(일)까지. 수 천장의 사진 조각을 콜라주해 비현실적인 풍경 속 그만의 서사를 구축해 나가는 원성원 작가의 개인전 ‘들리는, 들을 수 없는’전이 종로구 아라리오갤러리에서 11월 13일(토)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나무를 의인화해 사람 사이에 형성되는 여러 유형의 관계들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사이더와 아웃사이더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일상적 풍경의 한 단면을 포착해 자신만의 회화적 언어로 풀어온 노충현 작가가 개인전 ‘그늘’전을 마포구 챕터투에서 11월 13일(토)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노작가는 작업실 근거리에 자리한 모래내 주변을 그린 일련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황지윤 초대전 ‘우아한 감시 Refined Observation’이 11월 26일(금)까지 한원미술관에서 열린다. 청년작가와 기성작가의 갈림길에 서 있는 작가를 선정하여 그들의 앞으로의 행보를 지원하는 이번 기획전시는 회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지향하는 작가 황지윤을 조명한다. 이번 전시에는 회화 30여 점과 회화와 설치가 결합한 라이팅 작업 등 다양한 형식의 회화를 소개한다.씨알콜렉티브는 2021년 기획전시로, ‘FOMO(Fear of Missing Out)’를 11월 27일(토)까지 개최한다. 김민정, 이의록, 최연수 작가가 참여한 이번 전시에는 이미지의 산출 과정, 이미지가 담고 있는 정보를 인식하는 과정에서 당연한 줄 알았던 지점이 반전되는 순간 발생하는 욕망과 시야의 한계에 대한 인지, 이미지의 실재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성북구립미술관은 12월 5일(일)까지 ‘화가의 사람, 사람들’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 수묵 추상의 선구자인 산정 서세옥(1929~2020)을 중심으로 성북지역의 주요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함께 조망해 보고자 기획되었다. 한국 문인화의 정신과 전통을 잇는 마지막 세대의 한국화가로 불리는 서세옥 작가는 예술적 정취가 가득한 성북 지역에서 60년 이상을 거주하며 창작 활동을 펼쳐왔으며, 한국 근현대 미술사의 흐름을 주도했던 주요 예술가들과 교류해왔다. 전시에 출품되는 서세옥컬렉션은 성북 지역과 관련된 예술가들의 상관관계를 아우르는 작품들로 선정되었다. 자본주의의 재현을 시도하는 ‘리얼리즘의 새로운 움직임’을 알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부산현대미술관은 오는 17일부터 내년 2월 6일까지 현대미술기획전 ‘신실한 실패 : 재현 불가능한 재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잭슨홍(한국), 재커리 폼왈트(미국) 2인의 작가가 참여한다. 두 작가의 단채널 및 다채널 영상, 사진·설치·조각 등 50여 점의 작품이 출품된다. 관람 신청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전 예약제로 시행되며, 방문일 하루 전까지 부산시 통합예약시스템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이외에도 많은 전시가 열리고 있으며 보다 자세하고 더 많은 전시 소식은 ‘서울갤러리(www.seoulgallery.co.kr)’ 사이트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현재 코로나19 확산으로 임시 휴관 혹은 예약제로 운영하는 전시장이 다수 있으니 방문하기 전, 전시장 운영정보를 꼭 한번 확인하고 방역수칙을 준수하기 바란다.
  • [전시] 서울갤러리 추천 8월 셋째 주말 전시

    [전시] 서울갤러리 추천 8월 셋째 주말 전시

    서울신문이 운영하는 미술전문 아트플랫폼 서울갤러리(www.seoulgallery.co.kr)는 8월 셋째 주말을 맞아 주변의 가볼만한 미술전시를 추천한다.이번 주말에 종료되는 전시로는 종로구 갤러리조선의 ‘이호진 개인전:변곡섬’, 김종영미술관의 ‘2021창작지원작가전: 김은숙, 육효진, 장해림’, 롯데 에비뉴엘 아트홀의 ‘Flex Art’전이 있다. 플렉스 아트전에는 배준성, 최은정, 최윤정, 한상윤, 잭슨심, 강호성, 이한정, 유나무, 지비지, 이슬로 작가 등이 참여했다. 이달 중 종료되는 전시도 있다. 김지희, 김지혜, 곽수영 등 12인 작가들이 참여한 ‘작가의 외출’전은 강남구 갤러리나우에서 30일까지, ‘한유람 개인전:돌아가는 다리’전은 영등포구 쇼앤텔에서 31까지 열린다. 충청남도 부여군 신동엽 문학관에서는 구본주, 나규환, 박영균, 진미영 작가의 ‘발자국이 쌓여 길이 되었다’ 전이, 보령시 모산조형미술관에서는 ‘강태현 개인전: La Memoria’전이 열리고 있다. 둘다 31일까지 전시한다.민율, 김현주, 이예림 작가의 단체전 ‘을삼의조: 을지로3가에서 만난 의외의 조합’전이 갤러리 마롱에서 9월 6일까지 개최된다. 갤러리 바톤에서는 일본인 유이치 히라코 개인전 ‘마리아나 산’전이 9월16일까지 열리는데 유이치 히라코는 하이브리드 형상을 가진 존재를 매개로 인간과 자연, 환경과 공존 등 가볍지 않은 이슈들을 비유와 상징이 가득한 화풍으로 묘사해오며 국제적 인지도를 키워왔다. 또한 독일을 대표하는 차세대 주목 작가인 데이비드 레만의 아시아 첫 개인전 ‘이념 밖의 미로’ 전이 종로구 초이앤라거갤러리, 강남구 호리아트스페이스와 아이프라운지 등 세 곳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다. 전시는 9월 18일까지. 대전시립미술관은 제18회 이동훈 미술상 특별상 수상작가전으로 ‘박운하: 일상’과 ‘송인: 사람들’전을 개최한다. 전시는 9월 22일까지. 대구미술관은 ‘대구포럼: 시를 위한 놀이터’전을 개최하여 박현기, 백남준, 이강소, 이정, 히와 케이, 비아 레반도프스키, 크베이 삼낭, 오쿠보 에이지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서울 종로구 표갤러리는 ‘김정선 개인전 : 열린 풍경’전을, 마포구 비트리갤러리는 ‘김은학 개인전: 플래닛-언플래닛’전을, 챕터투는 ‘허우중 개인전: Score over Score’전을 선보이고 있다.눈에 띄는 사진전도 찾아보면 좋을 듯하다. 경기 광주시 닻미술관에서는 사진가 서영석, 시인 케이티 피터슨의 2인전 ‘경계선 위에서’전이 10월 17일까지 열린다. 삶의 경계에 서 있는 우리의 모습을 사진과 글, 그리고 영상과 책을 매개로 감각적인 스토리라인을 공간 안에 구성하였다. 서초구 흰물결 갤러리에서는 친숙하고 아름다운 우리 산의 맑고 푸른빛을 만나볼 수 있는 ‘임채욱 개인전:블루 마운틴’ 사진전이 9월30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기존 인화지가 아닌 작가가 직접 개발한 한지에 프린트되어 그림보다 더 ‘그림’처럼 느껴질 수 있다고 한다.다음 주에 새로 시작하는 전시를 살펴보면 ‘이팔용 초대개인전 : 푸른 핏줄’이 대구 봉산문화회관에서 24일부터 29일까지 열리다. 대구에서 활동하는 이팔용 작가는 돌 표면에 가느다란 선들의 조합과 화석처럼 박혀있는 자연의 흔적들을 그려넣어 극사실적 표현을 현대적 감각과 색으로 풀어낸 작품들을 선보인다. 그리고 ‘김미경 도예전: 옥천유희’전이 강남구 갤러리 세인에서, ‘제18회 사진비평상 수상자전:이승열, 송석우’ 전이 용산구 K.P갤러리에서, ‘에스카페아르 개인전: 우리 멋진 신세계’전이 갤러리 아미디에서 개최된다. 이외에도 많은 전시가 열리고 있으며 보다 자세하고 더 많은 전시 소식은 ‘서울갤러리(www.seoulgallery.co.kr)’ 사이트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현재 코로나19 확산으로 임시 휴관 혹은 예약제로 운영하는 전시장이 다수 있으니 방문하기 전, 전시장 운영정보를 꼭 한번 확인하고 방역수칙을 준수하기 바란다.
  • 코로나 뚫고 활기 찾은 미술계…‘아트부산&디자인’ 성황

    코로나 뚫고 활기 찾은 미술계…‘아트부산&디자인’ 성황

    코로나19 여파로 주요 미술행사가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대체되면서 한동안 침체했던 미술시장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국내 최대 미술품 장터인 한국국제아트페어(KIAF)가 지난달 온라인으로만 열려 아쉬움이 컸던 상황에서 부산과 대구에서 잇따라 대면 아트페어가 마련돼 국내외 미술계의 이목이 쏠린다. 지난 5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6일부터 8일까지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리는 ‘아트부산&디자인’은 연일 방문객이 몰리고, 출품작 판매가 속속 이뤄지는 등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다. 해마다 5월에 개최됐던 행사 일정을 한차례 연기하고, 방역 차원에서 전시 규모와 현장 관람 인원을 대폭 줄였음에도 서울과 부산, 대구 등 각 지역 컬렉터와 갤러리 관계자, 미술계 인사들의 참여 열기로 뜨겁다. 매년 160여개 정도였던 갤러리 부스는 올해 오프라인 60개, 온라인 10개 등 국내외 주요 갤러리 70개로 축소했다. 가나아트, 국제갤러리, 갤러리현대, 리안갤러리, PKM갤러리 등 메이저 화랑이 대부분 참여했고, 베를린의 에스더 쉬퍼, 파리의 소시에테, 로스앤젤레스의 커먼웰스앤카운슬 등 해외 유수 화랑은 온라인에 전시장을 차렸다. 지난해 행사때 나흘간 6만명이 다녀갔지만 이번엔 하루 일반 관람객 수를 2000명으로 제한했다.출품작 2000여점 가운데 120만 달러(약 13억 5000만원)로 최고가였던 독일 신표현주의 작가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회화 ‘프랑스의 엘케Ⅲ (Elke in Frankreich Ⅲ)’가 개막 첫 날 판매되는 등 거래 실적도 좋은 편이다. 국제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갤러리 중 하나인 오스트리아의 타데우스 로팍이 내놓은 이 작품은 서울의 한 컬렉터에게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화랑이 내놓은 김종학 작가의 소형 신작 20점은 개막과 동시에 매진됐고, 신생화랑 에브리데이몬데이가 선보인 장콸 작가의 작품들도 완판됐다고 아트부산사무국 측이 전했다. 무엇보다 오랜 만에 열린 오프라인 행사에 미술계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반색했다. 전시장에서 만난 도형태 갤러리현대 대표는 “규모는 줄었지만 그만큼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행사를 치를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옥경 서울옥션 대표도 “국내외 미술계가 기대하는 부산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지난 2012년 출발한 아트부산은 9회째인 올해부터 아트부산&디자인으로 이름을 바꿔 디자인 분야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맞춰 이번 행사에 세계적인 라이프스타일 잡지인 킨포크, 스위스 가구 브랜드 비트라, 사운드플랫폼 오드의 특별 전시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부산을 방문하지 못하는 해외 컬렉터와 기관 관계자들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 구축에도 공을 들였다. 아트랜드와의 협업으로 작품 문의부터 구매까지 가능한 온라인 뷰잉룸(OVR), 3D 전시 투어, 증강 현실 기술을 통한 작품 체험 등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온라인 뷰잉룸은 아트페어 행사 중에는 VIP에게만 공개하고, 행사가 끝난 9일부터 20일까지는 누구나 볼 수 있다. 손영희 아트부산&디자인 운영위원장은 “미국 마이애미나 스위스 바젤처럼 아트페어를 통해 부산을 자연과 휴양, 예술이 결합한 문화도시로 각인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대구에서는 제13회 ‘2020 대구아트페어’가 오는 12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13일부터 15일까지 엑스코에서 개최된다. 학고재, 이화익갤러리, 갤러리바톤 등 국내외 주요 갤러리 69개가 참여해 작가 400여명의 작품 3000여점을 선보인다. 지난해 110여 개와 비교해 참여 화랑 수는 줄었고, 부스 공간은 1.5배 가량 확대했다. 대구 출신 작가 60여명을 조망하는 원로·중견 작가전, 대구지역 청년 작가 13명을 집중 소개하는 청년미술프로젝트 등이 특별전으로 마련된다. 안혜령 대구화랑협회장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여는 올해 행사는 양적 발전보다는 질적 향상에 주력했다”며 “올해 미술 행사가 거의 없었는데 미술애호가와 컬렉터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글·사진 부산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주말 콕! 이 전시]데이비드 오스트로스키· 토비아스 레베르거 개인전

    [주말 콕! 이 전시]데이비드 오스트로스키· 토비아스 레베르거 개인전

    데이비드 오스트로스키 개인전: 5월 18일까지 서울 자하문로 리안갤러리. 무료 미술작가라면 점 하나를 찍거나 선 하나를 긋는 데도 다 계획이 있고, 거기에서 벗어난 실수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 여기기 쉽다. 그러나 이 작가는 다르다. 실수와 우연, 실패를 오히려 자신의 창작 본질로 삼는다. 독일 추상작가 데이비드 오스트로스키(39)의 작품들은 얼핏 그리다 만 미완성작, 혹은 낙서처럼 보인다. 락카 스프레이나 연필로 단숨에 그린 선들은 작품 안에 작가의 흔적을 최소화하기 위한 의도된 방식이다. “회화 공간이 작가의 자기표현 공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게 작가의 지론이다. 중요한 것은 작가가 아니라 오직 작품을 대하는 관객이다. 관객 중심주의는 전시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일반적으로 관객의 시선보다 위쪽에 그림을 거는데, 오스트로스키는 감상자와 작품이 대등한 위치에서 충분히 교감할 수 있도록 눈높이에 맞게 배치했다. 3m가 넘는 두 점의 대형회화는 전시장 한가운데 설치 작품처럼 매달았다. 그 아래 뉴질랜드산 양모로 만든 고가의 카펫을 펼쳐두고, 관객이 카펫을 일부러 밟도록 유도한 동선도 재밌다. 이번 전시는 오스트로스키의 국내 첫 개인전이다. 전시를 보고난 뒤 더 궁금해지는 작가다.토비아스 레베르거 개인전: 5월 13일까지 서울 한남동 갤러리바톤. 무료 길을 잃은 느낌이다. 분명 갤러리 문을 열고 들어왔는데 작품은 보이지 않고, 눈앞엔 천장까지 닿은 벽과 문이 있다. 이 관문을 통과하면 전시가 펼져지는 걸까. 틀렸다. 문을 열자 또다른 벽과 문이 가로막는다. 다섯 개의 벽과 문으로 이뤄진 이 작품의 제목은 ‘다른 무언가가 가능하다’(2020). 벽을 장식한 이미지는 부산, 몰디브 등 세계 다섯 도시에서 작가가 직접 촬영한 사진을 활용한 것이다. 일부러 픽셀을 짓뭉개 형태를 알아보기 어렵게 만들어 현실과 실재의 경계를 넘나드는 몽환적인 감성을 강조했다. 베니스비엔날레 황금사자상 수상작가인 토비아스 레베르거(54)는 국내에서도 부산현대미술관 등 여러 차례 소개돼 낯설지 않다. 화려한 패턴과 색상으로 시각적 즐거움을 추구하는 동시에 다양한 매체와 스케일의 작업 방식을 통해 예술의 장르와 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는 작가다. 이번 전시에선 인터넷에서 무작위로 찾아낸 이미지를 토대로 추상적인 오브제를 만들고, 여기에 담배를 놓을 수 있는 홈을 만들어 ‘재떨이’로 이름붙인 작품과 레베르거 특유의 네온과 세라믹 조각 등을 만날 수 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망상은 계속된다’…갤러리의 애매모호한 초대

    ‘망상은 계속된다’…갤러리의 애매모호한 초대

    벽면에 형형색색의 알루미늄·플렉시글라스가 도미노처럼 나란히 붙어 있다. 옆에는 ‘망상은 계속된다’(Some delusion should remain…) 등 ‘밥 먹으면 배부르다’류의 텍스트가 적혀 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갤러리바톤이 새달 23일까지 여는 영국 설치미술가 리엄 길릭(54)의 개인전 ‘새로운 샘들이 솟아나야 한다’(There Should Be Fresh Springs…)의 풍경이다.길릭은 1980년대 후반 이후 영국 현대미술의 부흥기를 주도한 영국 작가들을 일컫는 yBa(young British artists)의 초기 작가 중 한 명이다. 순수미술 외에도 출판, 디자인, 전시 기획 등 다방면에 걸쳐 왕성하게 활동한다. 특히 1990년대 초반부터는 건물의 구조적 개념과 공간의 질서를 자신의 미술에 적극 끌어들였다. 지난 18일 갤러리바톤에서 기자들과 만난 길릭은 “내가 1964년생인데 그때만 해도 영국에서 모더니즘이라는 건 이미 실패한 사조였다”며 “절대적인 추상이라는 걸 믿었던 시대를 놓친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시대에서는 어떤 추상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길릭이 창조한 추상은 기존의 모더니즘이나 독일 바우하우스가 주창했던 절대적이면서 견고한 형태의 1차적 추상과는 다르다. 그가 매력을 느낀 요소는 환풍기나 열 배출구처럼 컴퓨터로 도시를 설계할 때는 고려하지 않는, 부수적이고 2차적인 구조물이다. 그런 점에서 길릭에게 서울은 흥미로운 도시다. “6년 전 서울을 처음 방문했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예를 들면 앞에 보이는 유치원은 겉으로 봤을 때는 모더니즘 형태의 건물로, 그 자체로 완벽함과 순수함을 가지고 있죠. 그러나 옆에 보이는 환풍구나 칸막이, 전선이 들어가 있는 박스처럼 이 도시를 이루는 부수적인 것들이 나의 관심사입니다. 내가 하고 있던 작업에 대한 모든 것들이 이 도시를 구성하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미친 게 아니라는 게 증명된 셈이죠.” 그가 말하는 자기 작품의 주제는 이 세계를 완벽히 컨트롤할 수 있다고 믿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컬러들은 건축·기계 도장 등에 사용되는 독일의 색상표인 ‘RAL’에서 뽑아낸 것들이다. 작품 제목을 대신하는 텍스트들은 뉴욕 컬럼비아대학원생들과 가상의 학교 설립을 위한 이상적인 조건들에 대해 토론한 내용에서 직접적으로 인용됐다. 낯익은 컬러들의 낯선 배열이 옆에 붙은 뜬구름 잡는 소리와 겹쳐져 상호 어울리기도, 묘한 긴장감을 유지하기도 한다. 길릭은 색상을 배열할 때 아름다움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단다. “일단은 사람들이 작품을 봤을 때 시각적으로 매료돼서 작품의 세계로 들어오게 만들고, 내포된 여러 가지 복잡한 정치적·사회적 대화 속으로 초대를 하는 거죠.” 이 애매모호함을 즐기는 것이 갤러리를 찾은 당신의 몫이다. 글 사진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이주의 문화 레시피]

    [이주의 문화 레시피]

    [전시] ●애나한 ‘폰즈 인 스페이스 0.5’ 공간을 재해석하거나 공간에 심리적 접근을 더해 자신의 삶과 내면세계를 압축해 담아 내는 작가가 네온, 천, 거울, 카펫, LED조명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 설치작품과 회화를 선보인다. 3월 18일까지,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갤러리 바톤. (02)597-5701. ●‘긴 겨울의 끝-봄’전 예술의 가치를 사회환원에 두는 예술가 공동체 ‘공동’ 소속 작가들의 그룹전. 정희도, J 선희, 김정희, 김지영, 나사 박, 박선영, 박준수, 심영신, 정지아, 조원희, 홍석민 작가가 평면 회화, 설치, 아트토이, 복합매체 등 다양한 작품을 소개한다. 3월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한국문화정품관갤러리. (02)747-5634.[대중음악] ●전인권밴드 콘서트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 전인권이 새봄을 맞아 여는 단독 콘서트. 공연 이름은 지난 연말 촛불집회에서 국민 위로곡이 된 ‘걱정 말아요 그대’의 노랫말에서 따왔다. 3월 4일 오후 7시 30분,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7만~10만원. 1544-1555. ●냉정과 열정 사이 ‘요시마타 료’ 단독 내한 공연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 드라마 ‘푸른바다의 전설’ 등의 배경음악으로 한국에서도 인기 있는 일본 OST의 거장이자 피아니스트 요시마타 료의 무대. 기타리스트 배장흠,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 등이 함께한다. 5일 오후 5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5만 5000~11만원. (02)529-9877.[연극·뮤지컬] ●연극 ‘메디아’ 고대 그리스 3대 비극 작가로 꼽히는 에우리피데스의 대표작. 분노에 찬 메디아가 남편 이아손에 대한 복수를 위해 결국 아들까지 살해하는 비극적 운명을 그렸다. 4월 2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2만~5만원. 1644-2003. ●뮤지컬 ‘임꺽정, 그가 온다’ 임꺽정 대표 배우 정흥채가 임꺽정 사후 10년 뒤 그 정신을 이어 가는 천민 ‘갖바치’(신발이나 가죽을 다루는 사람)를 연기한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불의에 대해 참지 못한 갖바치가 임꺽정의 탈을 쓰고 전국의 탐관오리를 벌한다는 이야기. 3월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예그린씨어터. 4만원. (02)3663-6652.[클래식] ●전설의 테너 호세 카레라스 마지막 월드 투어 ‘세계 3대 테너’로 불려온 호세 카레라스(71)가 음악 인생을 정리하며 갖는 마지막 한국 무대. 주요 오페라 아리아부터 카탈루냐 민요, 뮤지컬까지 카레라스 인생에 영향을 끼친 곡들을 들려준다. 4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6만~28만원. 1544-1555. ●객석 창간 33주년 기념콘서트 솔루스 브라스 퀸텟, 바이올린 고소현, 첼로 한단아, 피아노 이경숙등 국내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예술가들부터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안고 있는 어린 연주자들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3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IBK체임버홀. 5만~7만원. (02)747-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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