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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대통령, 美구금 피해자에 위로편지… “버텨주셔서 고맙”

    李대통령, 美구금 피해자에 위로편지… “버텨주셔서 고맙”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이민 당국에 체포·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 300여명에게 위로 편지를 보낸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달 22~24일 외교부를 통해 구금 피해자 300여명에게 편지를 발송했다. 이 대통령은 편지에서 “좀 더 일찍 마음을 전하고 싶었는데 인사가 늦었다”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정말 고생 많으셨다는 위로 말씀 먼저 올린다”며 “머나먼 이국땅에서 얼마나 두렵고 외로운 시간을 견디셔야 했을지 감히 가늠하기 어렵다”고 위로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에서 들려온 갑작스러운 소식에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하루라도 빨리 모든 분이 무사히 귀국할 수 있도록 내내 신경을 곤두세우느라 다른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사실관계 파악과 신속한 협상 추진을 지시했다”며 “이후 협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으면서도 부당한 일을 겪으며 불안과 두려움 속에 계실 여러분을 생각하니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고 고된 시간을 버텨주셔서 진심으로 고맙다. 애타는 기다림에 마음이 타들어 갔을 가족분들에게도 위로를 전한다”며 “정부의 대응을 믿고 의연하게 인내해 주신 점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번 일을 겪으며 대통령의 역할과 책임의 무게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게 됐다”며 “대한민국 국민이 세계 어디서나 정당한 권리를 침해받지 않고, 우리 기업이 안심하고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외교적·제도적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요구하고 긴밀히 협의해 합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구금됐던 모든 분이 미국을 재방문할 때 아무런 불이익이 없도록 조처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지난 9월 4일(현지시각) 미국 이민세관단속국 등이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단속해 한국인 노동자 317명을 체포·구금한 바 있다. 노동자들은 구금 일주일만인 9월 11일 풀려나 한국으로 출국했다.
  • 美조지아주 관계자 “韓근로자 매우 중요, 복귀 논의”

    美조지아주 관계자 “韓근로자 매우 중요, 복귀 논의”

    미국 조지아주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가 한미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미 연방 의회조사국(CRS)이 진단했다. 조지아주 지역경제 개발을 담당하는 인사는 한국인 근로자들이 배터리 관련 기술을 전수할 수 있는 유일한 인력이라며 미국으로 돌아오게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12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게재한 한미 관계 보고서에서 CRS는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첫 정상회담의 긍정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조지아주 사태가 도전 과제로 남을 수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17일(현지시간) 확인됐다. CRS는 또 “미국 이민정책이 외국 투자를 통한 제조업 일자리 확대라는 목표와 상충될 수 있다는 의문도 커졌다”고 밝혔다. CRS는 한국계인 공화당 소속 영 김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이 지난 7월 발의한 ‘한미 파트너법’을 소개하며 이 법안이 한국인에게 고숙련 비자를 제공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미 의회에 계류 중인 이 법안은 연간 최대 1만 5000개의 한국인 전문직 취업비자(E4)를 발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한편 트립 톨리슨 조지아주 서배너 경제개발청장은 지역 언론 ‘서배너 모닝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인 근로자들이) 돌아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구금됐다가 풀려난 근로자들은 장비를 설치하고 배터리 셀 기술을 가르칠 수 있는 유일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서배너는 구금 사태가 벌어진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인근 도시로, 지역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톨리슨 청장은 “이런 독점 기술을 보유한 나라는 전 세계에 한국 외에는 없다”며 “그들이 겪은 실망감을 충분히 이해한다. 우리는 한국인들에게 의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팻 윌슨 조지아주 경제개발부 장관과 함께 지난주 디트로이트에서 현대차 경영진을 만났다며 “프로젝트 완공을 위해 현대를 돕겠다고 밝혔으며, 한국인들을 귀환시키기 위한 많은 논의를 했다”고 덧붙였다.
  • “한국인 없으면 안 돼!”…美 조지아주, 韓근로자 복귀 방안 논의중

    “한국인 없으면 안 돼!”…美 조지아주, 韓근로자 복귀 방안 논의중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 여파가 아직 이어지는 가운데, 현지 경제 분야 인사가 귀국한 근로자들을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게 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립 톨리슨 조지아주 서배너 경제개발청장은 17일(현지시간) ‘서배너 모닝 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한국인 근로자들이) 돌아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현대차 공장에 일하는 사람들은 장비를 설치하고 임직원들에게 배터리 셀 기술을 가르칠 수 있는 유일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배너 경제개발청은 엄밀히 말해 민간 조직이긴 하지만 조지아주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며 지역 경제 성장 촉진을 도모하는 기구다. 톨리슨 청장은 미국이민단속국(ICE)이 한국인 근로자를 체포할 당시 테네시주에 머물고 있었으며, 사전에 ICE의 단속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배터리 장비를 설치하기 위해 온 한국인들은 섬세한 재능을 갖춘 사람들”이라며 “그들이 겪은 실망감을 충분히 이해한다. 우리는 한국인들에게 의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개발청 필립 라이너트 대변인도 “체포된 LG 직원들은 장비 설치와 지원, 직원 교육을 위해 미국을 임시로 방문한 사람들”이라며 “그들은 장비 설치와 전문적 지식을 갖춘 숙련된 기술자들”이라고 말하며 이번 사태 이후 얼어붙어 있는 한국 기업과 근로자들의 마음을 돌리려 애썼다. ‘미국 비자 제도’ 근본 문제부터 해결되어야지난주 톨리슨 청장은 팻 윌슨 조지아주 경제개발부 장관과 함께 현대차 경영진과 만나 근로자 복귀 희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톨리슨 청장은 “나와 팻 윌슨(경제장관)은 프로젝트 완공을 위해 현대를 돕겠다고 밝혔으며, 한국인들을 귀환시키기 위한 많은 논의를 했다”면서 “이번 사건은 작은 후퇴에 불과하다. 그들이 일정에 맞춰 이른 시일 내에 복귀할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구금됐던 근로자와 한국 국민이 받은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된 미국 비자 제도의 개선과 재발 방지책이 더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16일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리비안 전기자동차 공장 착공식에서 “미국의 비자 제도를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번 사건은 현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장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있는지 많은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지아 주지사가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은 사태가 발생한 지난 4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크리스 클락 조지아주 상공회의소장 역시 “공장을 지으러 온 한국, 일본, 독일 노동자들을 위해, 미국 비자 제도의 전면적 개편이 필요하다”면서 “그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조지아 노동자들에게 이득”이라고 강조해 조지아 주자시의 발언에 힘을 보탰다. 조지아주 근로자 구금 사태가 불러온 나비효과한편 조지아주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가 경제계를 넘어 한미 관계에 심각한 우려를 불러왔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연방 의회조사국(CRS)은 12일 공개한 ‘한국: 배경과 미국 관계’ 보고서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분위기가 긍정적이었음에도 한미관계에 여전히 도전 과제가 남아 있다”면서 ‘도전 과제’로 조지아 사태를 언급했다. CRS는 “조지아 사태는 미국 이민 정책이 외국인 투자를 통한 미국 제조업 일자리 창출 목표와 상충할 수 있다는 의문도 제기했다”면서 공화당 소속의 영 김 하원의원이 발의한 ‘H.R.4687’ 법안을 언급했다. ‘파트너 위드 코리아’로 불리는 이 법안은 한국인에 대한 고숙련 비자 발급을 규정한 법안으로, 1만 5000개의 한국인 전용 E-4 비자(전문직 취업비자)를 발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 “美, 일부 한국인 ‘유효 비자’ 알면서도 그냥 체포”

    “美, 일부 한국인 ‘유효 비자’ 알면서도 그냥 체포”

    미국 이민 당국이 최근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체포해 구금한 한국인 근로자 중 최소 1명은 유효한 비자 소지자임을 알고 있었던 정황이 드러났다고 영국 매체 가디언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ICE 내부 문건으로 확인된 사실가디언이 자체 입수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내부 문건에 따르면, 구금된 한국인 근로자 중 1명은 적법하게 미국에 체류하며 근로하고 있었고, 담당 당국자들도 이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해당 문건에서 미 이민단속 요원은 이 한국인이 유효한 B1·B2 비자(단기 상용 및 관광 목적 비자)로 정당하게 미국에 입국했다고 기록했다. 또한 담당 요원은 해당 한국인이 현대차-LG엔솔의 협력업체인 한국 기업 SFA 소속으로, 단속이 이뤄진 배터리 공장 현장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고 적었다. 특히 담당 요원은 문건에서 해당 한국인이 비자 규정을 전혀 위반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자진 출국을 수용했다고 명시했다. 전문가 “불법적 구금” 강하게 비판트럼프 정부 강경 이민정책 부작용?이번 사건에 대해 조지아주 이민 전문 변호사 찰스 쿡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적법한 비자를 소지한 사람을 이런 방식으로 구금하는 것은 명백히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불법이민자의 대대적 추방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초강경 이민정책 집행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미국 이민당국이 실적 압박에 시달린 나머지, 개별 단속 대상자의 법적 지위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무차별적인 체포와 구금을 진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석방 韓근로자들, 애틀랜타공항 도착현지시간으로 11일 새벽 조지아주 남부 포크스턴의 ICE 구금시설 철문을 나선 한국인은 총 317명(남성 307명·여성 10명)으로 이 중 1명은 자진 귀국 대신 잔류를 선택했다. 여기에 외국 국적자 14명(중국 10명·일본 3명·인도네시아 1명)을 포함해 330명이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같은날 오전 8시 30분쯤부터 미국 조지아주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에 순차적으로 도착한 이들은 한국시간 12일 오후 4시경 인천공항에 도착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이들의 귀국을 위해 총 368석을 갖춘 B747-8i 기종의 전세기를 투입, 인천에서 애틀랜타까지 빈 항공기로 움직이는 페리 비행을 했다. 전세기 왕복 운항에 드는 10억원 안팎의 비용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현지 공장 시공을 맡은 현대엔지니어링이 분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 ‘분담금 9배’ 부른 트럼프 베팅… 韓국방비 증액·中견제 동참 의도

    ‘분담금 9배’ 부른 트럼프 베팅… 韓국방비 증액·中견제 동참 의도

    한미, 5년 주기로 SMA 체결 반복작년 12차 협상서 8.3% 증액 합의 韓근로자 인건비·군수지원용 제한과장된 액수는 트럼프식 협상 기술나토처럼 GDP 5% 증액 압박이자주한미군 감축·역할 재조정 의도비용 늘리되 대북 억지력 받아내야 한국의 ‘방위비분담금’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불만은 상당히 오랜 기간 이어져 왔다. 특히 지난 대선 때부턴 “한국이 너무 적은 돈을 내고 있다”며 분담금 100억 달러(약 13조 7000억원)를 거듭 거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치에 의미를 두기보단 큰 틀에서 안보 부담을 늘리라는 압박이라고 분석한다. 방위비분담금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 가운데 한국이 나눠 내는 비용을 의미한다. 애초 한미 주둔군지휘협정(SOFA) 5조는 한국이 시설과 부지를 무상으로 미국에 제공하고 미국은 주한미군 유지에 따르는 모든 경비를 부담한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예외 조항 성격으로 양국 정부는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을 체결해 왔다. 1990년대 들어 미국이 우리 측에도 방위비 분담을 요구하면서다. 이후 한미 양국은 5년 주기로 SMA를 체결했고 국방비 인상률이나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연동해 매년 분담금을 늘려 왔다. 조 바이든 행정부 막바지인 지난해 11월 제12차 SMA를 체결하며 내년도 방위비 분담금 총액을 올해보다 8.3% 늘린 1조 5192억원으로 정했다. 이후 해마다 CPI(평균 2%대)를 적용해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방위비분담금은 주한미군에서 일하는 한국인 근로자들의 인건비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캠프 정비 등 군사시설 건설비와 장비 수송·유지·보수 등의 군수지원비로 쓰도록 제한된다. 사용처와 비율을 정해 놓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현재 틀 안에서는 분담금 인상이 무의미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미국 측이 공개하진 않지만 이미 부담한 분담금을 집행하지 않고 쌓아 둔 것만 1조원이 넘을 것이란 분석이 있다. 이런 상황에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도 합의 금액에 9배 수준인 ‘100억 달러’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SMA의 틀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만약 한국이 부담하는 항목을 늘리려면 이 틀을 아예 바꿔야 한다. 외교가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것은 ‘전략자산 전개 비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재임 시절인 2019년 11차 SMA 당시 한국 밖의 미군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전개될 때마다 비용을 한국이 부담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만약 이 항목이 신설된다면 미국 항공모함이 국내에 입항하거나, ‘죽음의 백조’ B-1B 전략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에 전개될 때 비용을 우리가 물어야 하는 것이다. 다만 대부분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100억 달러’ 발언이 SMA에만 한정돼 있다고 보지 않는다. 분담금과 국방비 인상 등이 혼재됐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비현실적인 숫자를 제시해 주한미군 감축 및 역할 재조정 등 이른바 ‘동맹 현대화’ 구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비롯해 아시아 동맹국들에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올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9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100억 달러’는 일종의 정치적 수사로 터무니없이 높은 액수를 베팅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자 하는 고도의 협상 기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다만 분명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의 역할을 비롯해 주둔 자체에 불만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더이상 ‘안보 청구서’ 압박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도 명백하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나토처럼 2035년까지 국방비를 올리겠다는 식의 장기적 과제로 숫자를 제시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사는 결국 중국 견제에 한국이 얼마나 동참할 것이냐에 있으니 그에 대한 방안도 구체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트럼프 정부 입장에선 주한미군의 역할 자체가 더 중요한 상황”이라며 “선제적으로 대중 전략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당장 관세 협상과 방위비분담금 문제는 별개의 사안인 데다 이미 지난해 국회 비준까지 마무리한 12차 SMA가 있어 방위비분담금 협의가 시급한 것은 아니라고 보는 분위기다. 다만 결국 ‘동맹 현대화’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심사에 따라 안보 분야에서 다양하게 협의가 진행될 것이며, 그런 차원에서 큰 틀에서 논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센터장은 “주한미군 운용과 관련해 필요에 따라 추가 인원을 고용하거나 시설 건설, 또는 한미 연합연습 및 전략자산 전개 비용을 별건으로 하는 등 안보 비용을 늘리되 주한미군 감축을 하지 않고 현 수준을 유지하며 대북 억지력과 주변국의 잠재적 위협에 대한 대비를 강화한다는 약속을 받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코로나 공조로 방위비 ‘훈풍’… 韓근로자 휴직 땐 연합방위 ‘부담’

    코로나 공조로 방위비 ‘훈풍’… 韓근로자 휴직 땐 연합방위 ‘부담’

    文·트럼프 “방역 협력” 통화 이후 급물살 韓근로자 부재, 미군 작전 타격 판단한 듯 美, 인건비 등 ‘10%인상 한국안’ 대거 수용 “SOFA 개정해 노무관리 개선 시급”지적도한미 양국이 이르면 1일 방위비분담협상을 극적 타결하게 된 것은 이날부터 시행될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의 무급휴직에 양국이 모두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무급휴직으로 주한미군 준비태세는 물론 한미 연합방위태세도 흔들릴 우려가 제기되면서 미국이 막판에 분담금의 무리한 인상 요구를 거둔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 양국은 지난 17~1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방위비분담협상 7차 회의에서 협상을 타결하지 못했다.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을 1주 앞둔 지난주 초반까지도 분담금 규모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차기 대면 회의를 개최하기 어려워지면서 협상 교착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주한미군은 지난 25일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4월 1일부터 무급휴직을 시행한다고 최종 통보했다. 하지만 지난주 후반 들어 협상이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은 지난해 분담금 1조 389억원의 약 네 배에 달하는 40억 달러(약 4조 8000억원) 수준으로 분담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접은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 측은 기존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이 분담금 항목으로 규정하는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와 군수지원비, 군사시설비만 지원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분담금의 10% 수준 인상을 제안해왔다. 양국이 합의한 분담금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미국 측이 한국의 제안을 상당 부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협상 관계자는 31일 “SMA의 틀과 원칙을 견지한다는 우리의 입장이 지켜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극적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 24일 통화가 있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시 두 정상은 양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협력하기로 하고 한국이 미국에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지원키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협상이 시작되기 전부터 한국이 지불할 분담금 규모를 50억 달러로 설정하고 한국을 직접 압박해왔다. 하지만 자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이라는 비상사태에 직면한 가운데 코로나19 방역은 물론 동북아 안보 유지에 한국의 협조가 더욱 필요해짐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타결에 전향적으로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주한미군 내에도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부대 운영과 작전 지원에 핵심 역할을 하는 한국인 근로자의 무급휴직이 시행될 경우 주한미군이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상황도 협상 타결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협상 관계자는 “지난 24일 두 정상의 통화 이후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며 “미국 측도 어려운 시국에 동맹이라는 믿을 만한 파트너와 같이 협조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지 않았을까 한다”고 했다. 아울러 한미 양국이 SMA의 유효기한을 지난해 분담금을 결정한 10차 SMA 당시의 1년에서 이번에 5년으로 연장하는 데 합의함으로써 주한미군의 주둔은 물론 한국인 근로자의 고용 안정성도 제고했다는 평가다. 다만 주한미군이 한국인 근로자와 직접 근로계약을 하고 노무관리도 함으로써 차기 협상에 언제든 미국 측이 한국인 근로자의 무급휴직을 분담금 인상 압박의 지렛대로 사용할 수 있는 만큼,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을 통해 노무관리 체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조합은 무급휴직 시행을 하루 앞둔 31일 “두 번 다시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확실한 제도 개선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단독] 한미 방위비 협상 이르면 오늘 타결

    [단독] 한미 방위비 협상 이르면 오늘 타결

    美 요구액 대폭 낮춰… 기한은 5년으로 미군 韓근로자 무급휴직 곧 해소될 듯한미 양국이 올해부터 5년(2020~2024년)간 적용될 방위비분담 협상에 잠정 합의했으며 이르면 1일(미국 현지시간 31일) 최종 타결될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심만 남았으며 최종 타결될 경우 주한미군 측이 협상 미타결을 이유로 1일부터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을 시행하기로 했던 조치도 해소될 전망이다. 한미동맹의 최대 쟁점이던 연간 분담금 규모와 관련, 당초 미국은 50억달러 수준을 요구했다가 40억달러 수준으로 물러선 것으로 알려졌지만, 잠정 타결된 규모는 이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전해졌다. 또한 양국은 현재 한시적으로 1년간 적용됐던 한국 측 분담금을 결정하는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의 기한을 5년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0대 국회 임기 만료(5월 29일) 이전까지 SMA를 비준받는다는 계획이다. 한국인 근로자의 무급휴직을 하루 앞둔 31일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는 브리핑에서 “미측이 우리 근로자들에 대한 무급휴직을 예정대로 시행하기로 한 것은 양국 간의 협상 상황을 적절하게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상당한 의견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조만간 최종 타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극적 타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주한미군은 지난 25일 한국인 근로자 8500여명 중 미군의 생명과 안전, 보건 등에 필수적인 인력은 제외하고 4500여명을 선별해 무급휴직을 최종 통보했다. 부대 운영과 작전 지원에 핵심 역할을 하는 한국인 근로자의 절반 이상이 일시에 업무에 손을 놓는다면 한미 연합방위 태세도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사설] 주한미군 韓근로자 임금 볼모로 방위비 압박 말라

    주한미군사령부가 어제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오는 4월 1일부터 잠정적으로 무급휴직이 시행될 수 있다는 내용을 공식 통보했다.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이 체결되지 않으면 ‘재정 소진’을 이유로 무급휴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과거에도 SMA 협상이 늦어지면서 무급휴직 가능성이 거론된 적은 있었지만, 이렇듯 구체적인 후속 조치가 통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주한미군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근로자 수는 9000여명이다. 주한미군사령부는 미국 법에 따라 무급휴직 시행 60일 전에 사전 통보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국 측은 미국이 한국인 근로자 임금을 볼모로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공개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 앞서 한미는 지난 14~1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제11차 SMA 체결을 위한 6차 회의를 열었지만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7차 회의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국회 비준 등 후속 절차를 감안하면 다음달 중순까지는 협상이 타결돼야 무급휴직 사태를 피할 수 있다. 한미 양측이 이견을 좁히고 있어 ‘2월 타결설’이 나오는 상황에서 우리로서는 뒤통수를 맞은 꼴이 됐다. 분담금 규모를 무려 5배 올려야 한다는 미국 측의 주장이 얼마나 무리하고 무례한 것인지에 대해 서울신문은 그동안 꾸준히 지적해 왔다. 한국이 분담금 외에도 미국산 무기 구매 등을 통해 한미동맹 강화에 기여한 점은 분명히 평가받아야 한다. 미국 측이 한국의 분담금을 끌어올리기 위해 ‘대비태세’ 항목 신설을 요구하는 것 역시 신의성실의 원칙을 깨는 행위다. 한국인 근로자 임금을 지렛대로 삼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하는 행태는 오히려 우리 국민들의 반미 감정만 부추길 수 있다는 사실을 미국은 명심해야 한다. 미국 측은 분담금 규모를 둘러싸고 한국 정부를 압박하기보다 협정 공백을 최소화할 대책을 논의하는 게 맞다.
  • “방위비 협상 안돼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통보

    “방위비 협상 안돼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통보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 의도로 풀이부대내 근무하는 韓근로자 볼모 활용 비판도트럼프, 방위비 3배 늘린 6조원 요구미국 상하원 의원들도 우려 표명美상원 중진, 폼페이오에 “협상 재고 서한”美하원 정보위원장 “한국과 관계 위태롭게 해”“美분담금 대폭 증액, 북한의 강경 행보 촉발”주한미군사령부가 한미간 방위비 분담금 협정이 타결되지 않아 한국인 근로자들에 대해 4월 1일부로 잠정적 무급휴직을 시행한다는 방침을 통보했다고 29일 밝혔다. 주한미군사령부는 “2019년 방위비 분담금 협정이 타결되지 않아 추후 공백 상태가 지속할 가능성이 있음에 따라 주한미군 한국인 직원들에게 4월 1일부로 잠정적 무급휴직이 시행될 수 있다는 것을 사전 통보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주한미군은 “60일 전에 사전 통보토록 한 것은 무급휴직 예고 두 달 전에는 미리 통지해야 하는 미국 법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위금 분담금 협정이 체결되지 않아 발생할 잠정적 무급휴직에 관하여 2019년 10월 1일, 전국주한미군 한국인 노조에 6개월 전 사전 통보했으며 이와 관련된 추가 통보 일정도 제공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미군 측이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런 사실을 알린 것은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미국 측이 방위비 협상 과정에서 주한미군에 근무하는 한국인 근로자를 볼모로 활용하려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주한미군사령부는 이날부터 30일까지 9000여명의 한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60일 전 사전 통보와 관련한 투명 정보 제공과 함께 질의응답을 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설명회를 실시한다고 전했다. 주한미군은 “모든 한국인 직원들은 1월 31일 이전에 잠정적인 무급휴직에 대한 공지문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한국인 직원들의 고용 비용을 한국이 분담하지 않는다면 주한미군사령부는 한국인 직원들의 급여와 임금을 지불하는데 드는 자금을 곧 소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불행히도 방위금 분담금 협정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잠정적 무급휴직에 대비함에 있어 미국 법에 따라 무급휴직 관련 서신을 제공해야 한다”면서 “주한미군사령부는 한국인 직원들과 그들의 한미 동맹에 대한 기여를 대단히 소중히 생각하고 있고, 그들이 잠정적 강제 무급휴직에 대비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최신 정보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당과 군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방위비 분담금 협정 시한이 종료되면서 이전보다 400% 인상된 50억 달러(약 6조원)를 요구했다.이에 대해 미 상·하원 의원들조차 한미동맹 약화를 우려하며 미 정부에 협상 제고를 촉구했다. 미국 상원의 민주당 중진 의원들은 제11차 주한미군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정(SMA) 협상의 장기화에 우려를 표하며 미국의 입장을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9일 전했다. VOA에 따르면 상원 외교위와 군사위에서 각각 민주당 간사를 맡은 밥 메넨데즈 의원과 잭 리드 의원은 지난 28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게 SMA 협상에서 미국이 취한 입장을 재고해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분담 개념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고정관념은 한국과 동맹이 지닌 가치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이 가진 전략적 위치의 중요성에 대해 근본적인 오해를 일으킨다”면서 “(이는) 거의 실패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이어 국방부의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에서 한미 동맹의 이점과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현재 협상에서 미국의 입장은 이런 주요 원칙에 위배되며, 한국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약화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또 한국이 더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면서도 “한국은 지난해 협정을 통해 분담금을 1년간 약 9억 9000만 달러로 늘리기로 했고, 미 국방부는 현재 협정이 공정하고 상호 이익이 된다고 의회에 증언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도 28일(현지시간) 한반도 안보상황을 주제로 연 청문회에서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비 대폭 증액 요구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다. 존 루드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 등이 출석한 이날 청문회에서 민주당 소속 애덤 스미스 미국 하원 정보위원장은 미국 측의 방위비 분담금 50억 달러 요구를 거론하면서 “그런 접근은 한국과의 관계를 위태롭게 할 가능성이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스미스 위원장은 이어 “우리는 그 (한국과의) 관계에서 많은 것을 얻고 있다고 본다”면서 “우리는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서만 거기 있는 게 아니다. 그 지역에서의 우리 이해와 안정은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소속 루벤 갈레고 의원은 “한미 방위비 협상이 상호 이익이 되는 동맹의 가치가 아니라 주한미군 주둔 비용에만 초점을 맞춘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길버트 시스네로스 의원도 “미국이 한국에 방위비 대폭 증액을 요구하는 걸 북한이 지켜보고 있다”면서 “이러한 한미 간 긴장이 북한의 강경 행보를 촉발하는 부분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韓근로자 소득 상위 10% 임금 하위 10%와 4.3배로 큰 차이

    韓근로자 소득 상위 10% 임금 하위 10%와 4.3배로 큰 차이

    우리나라 근로자의 임금 격차는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미국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OECD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한국 근로자 중 소득 상위 10%의 임금은 하위 10%의 4.3배에 달했다. 지난해 관련 통계가 나온 OECD 6개국 중 미국(5.07배)에 이어 두 번째로 격차가 크다. 3위를 기록한 체코(3.45배)와도 큰 차이를 보였고, 6위인 뉴질랜드는 2.82배에 그쳤다. 22개국 비교가 가능했던 2016년에도 한국은 4.5배로 미국(5.05배)에 이어 2위였다. 3위인 포르투갈(3.95배)을 포함한 나머지 국가는 임금 격차가 4배를 넘지 않았다. 한국은 2006년(5.12배) 이후 점차 줄고 있지만, 2012년 이후 줄곧 2위다. 우리나라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노동시장이 양분된 구조 때문에 임금 격차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기업의 하청을 맡는 중소기업은 협상력이 낮아 낮은 임금을 주고, 높은 임금을 주는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중간 사다리’인 중견기업도 적다는 분석이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출근 생각만 해도 피곤하다”… ‘번아웃 증후군’ 연초에 최악

    “출근 생각만 해도 피곤하다”… ‘번아웃 증후군’ 연초에 최악

    “놀고 싶지도 않다” 우울증 우려 韓근로자 평균 7시간도 못 자 “직장·개인 생활 분리가 해법” ‘중견기업의 재무부서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박모(31)씨는 연말 결산 업무로 이달 내내 야근과 주말 출근을 밥 먹듯 했다. 매년 초마다 반복하는 업무지만 올해는 상사가 결산 마감을 무리하게 앞당기면서 업무량이 폭증했다. “퇴근 후에 쉬어야 일도 되는데 눈이 저절로 감겨 잠자기 바빴습니다. 일은 줄지 않고 스트레스만 쌓이니까 에너지가 완전히 소진된 느낌이 들더군요. 설 연휴에도 놀고 싶은 의욕도 없고 해서 집에 있었습니다.”박씨와 같이 피로와 스트레스가 한계치를 넘어서 에너지가 완전히 소진되는 ‘번아웃 증후군’(탈진증후군)은 새해 초에 특히 두드러진다. 직장인은 바뀐 업무 환경에 따른 적응 스트레스가 원인인 경우가 많고, 학생은 새 학기에 대한 부담감, 주부는 설 명절 스트레스가 주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일과 삶의 엄격한 분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조비룡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30일 “연초에는 만성피로, 긴장성 두통, 기능성 위장장애, 과민성 대장증후군 등 번아웃 증후군과 관련된 질병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가 크게 증가한다”며 “해가 바뀌면 업무나 주변 환경이 크게 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적응 스트레스’가 평상시보다 많아진다”고 말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조모(30·여)씨는 “지난주 병원에 가니 의사가 스트레스성 위염이라고 진단했다”며 “같은 부서의 동료들도 위염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은데 새해 들어 경기 위축으로 업무와 상사의 잔소리가 늘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상사가 부당한 지시를 내리거나 조직 내 부조리에 부딪혀도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을 때 우울감을 크게 느낀다”고 덧붙였다. 번아웃 증후군의 가장 큰 특징은 무기력증과 잦은 짜증이다.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질병에 쉽게 걸릴 수 있고 극심하면 우울증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정식 병명은 아니지만 노동시간이 긴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만연한 증세다. 우리나라 취업자 1인당 연평균 근로시간(2014년 기준)은 2124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위다. 가장 근로시간이 짧은 독일(1371시간)과 비교하면 약 4개월(94일·753시간)을 더 일한다. 평균 취침 시간도 7시간이 안 된다. 시장조사전문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지난해 7월 전국 만 19~59세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번아웃 증후군 진단 평가를 한 결과 ‘일에 지쳐 업무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보다 빨리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한 사람이 70.4%였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 생각만 하면 피곤을 느낀다’는 64.3%였고, ‘업무로 인해 정서적으로 메말라 감을 느낀다’는 59.1%였다. 이 외 ‘일을 마치고 퇴근할 무렵 완전히 소모된 느낌이 든다’와 ‘업무로 인해 완전히 탈진됐다고 느낀다’는 각각 57.6%, 43.1%였다. 이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번아웃 증후군이 의심되는 상태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번아웃 증후군을 호소하는 직장인, 학생, 주부들은 일을 자신의 한계보다 더 많이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업무를 정해진 시간 내에서만 하고 일거리를 집에 가져오지 않는 등 직장생활과 가정생활, 개인생활 간의 경계를 명확히 해야 번아웃 증후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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