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2세들 일냈다… 아빠들이 못넘은 만리장성 넘어 첫 단체전 ‘세계 제패’

탁구 2세들 일냈다… 아빠들이 못넘은 만리장성 넘어 첫 단체전 ‘세계 제패’

이제훈 기자
이제훈 기자
입력 2024-11-26 00:32
수정 2024-11-26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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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청소년선수권 中·대만 꺾고 金
유남규 딸 예린 등 3명 경기인 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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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탁구 주니어 대표팀이 25일(한국시간) 스웨덴 헬싱보리에서 열린 2024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청소년(19세 이하)선수권대회 단체전 결승에서 대만을 누르고 사상 첫 정상에 오른 뒤 기뻐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가현, 김태민, 최나현, 유예린. 대한탁구협회 제공
한국 여자 탁구 주니어 대표팀이 25일(한국시간) 스웨덴 헬싱보리에서 열린 2024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청소년(19세 이하)선수권대회 단체전 결승에서 대만을 누르고 사상 첫 정상에 오른 뒤 기뻐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가현, 김태민, 최나현, 유예린.
대한탁구협회 제공


탁구인 2세로 구성된 한국 여자 탁구 주니어 대표팀이 2024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청소년(19세 이하)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처음 단체전 정상에 올랐다.

한국은 25일(한국시간) 스웨덴 헬싱보리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박가현(대한항공)과 최나현(호수돈여고), 유예린(화성도시공사 유스팀)을 앞세워 대만을 3-1로 누르고 우승했다.

한국은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가 시작된 2003년 이후 무려 21년 만에 처음으로 단체전 금메달을 따는 기쁨을 누렸다. 그동안 남자팀이 다섯 차례 준우승했고, 여자팀은 2015년 준우승이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특히 한국의 첫 우승을 일궈낸 주전 3명은 모두 경기인 출신 자녀다. 유예린은 유남규 한국거래소 감독, 박가현은 박경수 한남대 감독, 최나현은 최주성 대전 동산중 감독의 딸이다. 부모로부터 ‘탁구 피’를 물려받은 선수들이 새 역사에 앞장선 것이다.

세계청소년선수권에서는 2007년 정상은, 2013년 장우진(이상 세아)이 남자단식에서 각각 우승한 적이 있지만 남녀 모두 단체전에서는 우승이 없었다.

한국은 앞서 준결승에서 세계 최강 중국을 3-2로 꺾고 결승에 오르며 파란을 예고한 바 있다. 중국전에서 2승을 거둔 뒤 결국 단체전 정상을 밟은 유예린은 부친인 유 감독과 ‘부녀(父女) 세계 대회 우승’을 완성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남자단식 금메달리스트인 유 감독은 1989년 도르트문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탁구 여왕’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과 혼합복식에서 호흡을 맞춰 우승을 일궜다.

유 감독은 남북단일팀으로 출전한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 대회에서는 단체전 8강에서 스웨덴에 덜미를 잡혔고 현 감독을 앞세운 여자 단일팀이 중국을 꺾고 우승했다. 현 감독은 1993년 예테보리 세계선수권에서 여자단식 정상에 오르는 역사를 썼다. 유 감독은 세계선수권 단체전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딸이 단체전 세계 제패의 꿈을 대신 이뤄준 셈이 됐다.

유예린은 “각각 다른 팀이지만 정말 서로서로 잘 이끌어주고 같이 힘을 실어줘서 중국도 이기고 결승에서 대만도 이기고 단체전 우승을 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여인호 코치는 “어떤 지도자분이 여자 주니어팀을 맡았어도 금메달을 딸 수 있었을 정도로 우리 선수들의 경기력이 너무 좋았다”고 했다.
2024-11-26 3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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