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망토 나올까…보이지 않는 금속전극 개발

투명망토 나올까…보이지 않는 금속전극 개발

입력 2018-05-31 09:34
수정 2018-05-3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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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박장웅-경희대 김선경 교수, 차 앞유리 투명히터 적용 가능

눈에 거의 보이지 않는 은 나노와이어 투명전극이 개발됐다.
박장웅 UNIST·김선경 경희대 교수 [유니스트 제공=연합뉴스]
박장웅 UNIST·김선경 경희대 교수 [유니스트 제공=연합뉴스]
이는 자동차 앞유리에 붙여 김 서림을 막거나 안경 유리에 정보를 나타내는 스마트 안경(smart glass)에 적용할 수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신소재공학부 박장웅 교수팀과 경희대 응용물리학과 김선경 교수팀이 공동으로 99% 투명한 금속전극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31일 밝혔다.

투명전극을 이루는 금속 위에 산화막을 형성해 빛 산란을 최소화함으로써 전극 투명도를 크게 향상한 것이다.

투명전극은 가시광선을 투과하면서 전기를 잘 전달하는 얇은 막 형태의 전극이다.

현재 평판 디스플레이(display)나 터치패널(touch panel) 등에 인듐 주석 산화물(ITO) 투명전극이 널리 쓰인다.

최근 ITO 대신 금속을 수 ㎛(마이크로미터·1㎛는 100만 분의 1m) 이하 수준의 그물 구조로 만든 투명전극(은 나노 섬유, 은 나노와이어, 금속 그리드 등)이 연구되고 있다.

그러나 빛이 금속 구조에 의해 강하게 산란하면서 그물 구조가 눈에 선명하게 보이는 문제가 있었다.

박-김 교수팀은 금속 구조에 의한 빛의 산란을 해결하기 위해 금속 구조를 얇게 감싸는 산화막을 도입했다.

금속에 의한 빛의 산란은 빛을 받은 금속 안을 채우고 있는 전자의 전기적 극성이 달라져(분극) 나타난다.

만약 금속과 반대 방향으로 전자의 분극을 유도하면 분극이 상쇄돼 산란 억제가 가능하다.

연구진은 산화막을 활용해 분극 상쇄에 도전했다.

1㎛ 두께의 은 나노와이어를 그물 구조로 배치하고, 표면 일부를 산화시켜 100㎚(나노미터·1㎚는 10억 분의 1m) 두께의 산화막을 형성했다.

제작한 투명전극은 은 나노와이어에 의한 빛의 산란을 완전히 억제해 은 나노와이어가 없는 일반 유리 대비 99%의 매우 높은 투명도를 나타냈다.

또 기존 ITO 투명전극 대비 2배 높은 전기 전도도를 나타냈다.

이렇게 개발한 은 나노와이어 투명전극을 자동차 유리에 사용할 수 있는 투명 히터(heater)로 개발하는 데도 성공했다.

장난감 자동차 유리에 설치된 투명 히터는 시야를 가리지 않으면서도 유리에 서린 김을 빨리 없앴다.

박 교수는 “투명전극에서 나타나는 빛 산란이라는 중요한 문제를 해결한 만큼 응용 분야가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투명전극이 사용되는 디스플레이는 물론 스마트 안경, 스마트 콘택트렌즈(smart contact lens), 증강현실(AR) 등에 투명전극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개발된 산화막을 이용한 산란 억제 기술은 은 나노와이어뿐만 아니라 모든 그물 구조의 금속에 적용 가능한 기술”이라며 “이 기술은 투명전극 응용 외에 금속 구조를 눈에서 사라지게 하는 투명망토 기술 등에 확대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분야 세계 최고 권위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온라인 속보(ASAP)로 게재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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