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비 대납’ 1심, 오세훈 벌금 1000만원

‘여론조사비 대납’ 1심, 오세훈 벌금 1000만원

김희리 기자
김희리 기자
입력 2026-07-23 00:43
수정 2026-07-23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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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판결 확정 땐 서울시장직 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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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 이지훈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
이지훈 기자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 보고 후원자에게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오 시장의 후원자 김한정씨가 명씨에게 건넨 돈 3300만원 중 2100만원은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한 것으로, 불법 정치자금 기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1심 판결대로 대법원이 형을 확정하면 오 시장은 시장직을 잃게 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조형우)는 22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 시장에게 이같이 선고하고 2100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함께 기소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김씨에겐 각각 벌금 300만원,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앞서 김건희 특검은 오 시장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지난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미래한국연구소가 오 시장과 관련해 실시한 10건의 여론조사(공표용 3건·비공표용 7건) 중에서 5건에 대한 오 시장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구체적으로 2021년 1월 22일 실시된 첫 번째 비공표용 여론조사를 비롯해 2~4번째 여론조사 및 같은 해 2월 18일 이뤄진 여섯 번째 공표용 여론조사의 경우 오 시장이 조사를 의뢰하고 그 결과를 받아 봤으며, 그 비용을 김씨가 대신 납부하도록 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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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피고인석 왼쪽 첫 번째) 서울시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한 모습.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보고 후원자에게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오 시장은 이날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오세훈(피고인석 왼쪽 첫 번째) 서울시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한 모습.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보고 후원자에게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오 시장은 이날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각 여론조사의 실시 시점과 김씨의 입금 시점 등이 맞아떨어지고, 강 전 부시장 등 오 시장 측이 공표 전 결과를 지속적으로 받아 본 점 등을 근거로 봤다.

다만 나머지 4건의 여론조사는 오 시장의 의뢰가 없었다고 봤다. 또 2월 28일 이뤄진 열 번째 여론조사는 오 시장의 의뢰가 있었던 것은 맞지만 비용 대납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오 시장 측은 재판 과정에서 명씨와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전문성을 갖추지 않았다고 판단해 여론조사를 의뢰할 이유가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오 시장이 김종인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보냈다며 찾아온 김영선 전 의원 소개로 명씨를 처음 만났던 점 ▲오 시장이 ‘조건부 출마 선언’ 여파로 김 전 위원장과의 관계가 악화돼 있었던 점 ▲오 시장이 직전 선거에서 잇따라 낙선해 정치적 위치가 위축돼 있던 점 등을 들어 “경쟁자였던 나경원 의원에게 앞서는 결과를 기대하는 한편 김 전 위원장과의 접점을 만들기 위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맡겼을 동기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명씨 진술의 신빙성에 대해 재판부는 “오 시장이 울면서 전화했다거나 SH공사 사장 자리를 약속받았다는 등 일부 과장된 내용이 있어 전부 신뢰할 순 없다”면서도 카카오톡 대화, 문자, 통화 기록 등 객관적 자료와 일치하는 부분은 신빙성이 인정된다며 이에 대해선 증거로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양형에 대해 “(오 시장은) 국회의원과 서울시장을 역임하며 정치자금법에 대해 잘 알면서도 재판에서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로 일관했다”며 “여론조사 의뢰 행위와 비용 납부 행위를 교묘히 감춰서 공직선거법에서 금지한 ‘후보자 명의 여론조사’를 실현하려는 목적이 결부돼 죄질이 좋지 않아 공직자격 상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질타했다.

공선법에 따르면 선출직 공직자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징역형이나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확정받으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특검법에 따라 1심 선고는 6개월 안에, 항소심과 상고심은 각 3개월 안에 마무리해야 한다. 오 시장에 대한 대법원 선고는 이르면 내년 1월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짙은 남색 정장에 흰 셔츠, 초록색 넥타이 차림으로 출석한 오 시장은 선고가 진행되는 내내 무거운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했다. 주문이 낭독된 직후에도 무표정으로 재판부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이었다. 오 시장은 선고 직후 “판결에 납득할 수 없다. 천하의 거짓말쟁이 명태균의 진술과 간접 증거만으로 선고됐다”며 즉각 항소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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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줄 요약
  • 오세훈, 여론조사비 대납 혐의 1심 유죄 판단
  • 벌금 1000만원·추징 2100만원 선고
  • 대법원 확정 시 시장직 상실 가능성
2026-07-2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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