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설립이 김재정 상속재산 처리에 도움된다고 판단”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며 설립한 청계재단이 실은 이 전 대통령의 다스 지분 확보 편의를 위해 세워진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검찰이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이명박 전 대통령, 21시간 피의자 조사 후 귀가
검찰 조사를 마친 이명박 전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2018.3.15연합뉴스
이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선후보 시절이던 2007년 12월 선거방송 연설을 통해 “우리 내외가 살 집 한 채만 남기고 가진 재산 전부를 내놓겠다”며 선언했으나 실제 대통령 취임 이후 약속은 미뤄졌다.
그러던 2009년 결국 재산 331억원을 출연한 청계재단이 출범했는데, 그 결정적 계기는 다스 지분 48.99%를 차명으로 보유한 처남 김재정씨가 급작스럽게 쓰러져 사망하자 자신이나 아들 이시형씨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이를 상속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기 때문이라고 검찰은 판단했다.
검찰은 2009년 2월 이 전 대통령이 당시 김백준 청와대 총무기획관에게 재단법인 설립을 통한 차명재산 상속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으며, 이에 김 전 기획관 등과 총무비서관실, 민정비서관실 행정관 등이 급히 청계재단 설립과 상속세 절감 방안을 마련했다고 본다.
그 결과 김재정씨의 명목상 상속인인 부인 권영미씨 측의 이익을 포기하고, ‘실소유주’인 이 전 대통령의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상속세를 다스 지분으로 물납하고, 청계재단에도 지분 5%를 출연해 재단을 통해 다스를 지배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검찰 수사의 결론이다.
검찰에 수차례 소환된 권씨는 이러한 상속 과정의 구체적 내용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씨의 다스 지분은 상속 대상 48.99%에서 23.6%로 줄어든 상태이며 검찰은 이 역시 이 전 대통령의 것으로 의심한다.
다만, 이 전 대통령 측은 권씨의 다스 지분은 김재정씨의 것이며, 이 전 대통령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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