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국정원 조사 사흘째 진술 거부

이석기, 국정원 조사 사흘째 진술 거부

입력 2013-09-08 00:00
수정 2013-09-08 13: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국정원, 외환죄 중 가장 엄한 ‘여적죄’ 적용 추진

국가정보원이 내란음모 등 혐의로 구속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을 주말에도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의원은 여전히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국정원은 전날에 이어 8일 오전 9시부터 이 의원을 수원구치소에서 호송해 와 사흘째 조사를 벌였다. 조사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오후 5시 30분께 끝날 것으로 보인다.

수사관이 구속영장에 적시된 범죄 혐의 내용을 짚어가며 묻는 방식으로 조사가 이뤄졌지만, 이 의원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

국정원은 ‘RO’(Revolution Organizatin) 조직의 실체와 조직 내 역할, 내란을 모의한 계획 여부 등을 확인했다.

공안당국은 이 의원의 계속된 진술 거부에도 기존 수사내용과 증거가 확실해 수사의 어려움은 없다는 입장이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앞서 조사한 사건 관계자들이 이미 진술을 거부해 이 의원의 진술 거부를 예상 못 한 것은 아니다”며 “조사는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이 의원에게 적용한 내란 음모·선동죄 입증이 어려울 것에 대비해 형법상 ‘여적죄(與敵罪)’ 적용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적죄는 내란죄와 함께 형법상 가장 엄하게 처벌하는 외환죄 중 하나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이 의원에 대한 그동안의 조사 결과 형법상 여적죄를 추가 적용하는 방안을 국정원과 검찰이 조율 중이다”고 밝혔다.

공동변호인단은 이와 관련한 보도자료를 내고 “적용법조에 대한 오락가락 행태는 결국 이번 사건이 얼마나 회황된 조작극인지를 스스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며 “공안당국이 ‘내란’ 음모죄가 터무니없다는 것을 자인하듯 이제는 ‘여적’ 음모죄라는 피의사실을 흘리며 여론몰이를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공안당국은 헌법에서 보장하는 적법절차를 준수하고 향후 법정에서 시비를 가려나가는 모습으로 이성적으로 대응할 것을 권고했다.

수원지검 공안부 전담수사팀은 이날 대부분 출근, 지난 6일 국정원으로부터 넘겨받은 홍순석 경기도당 부위원장 등 3명의 수사자료를 토대로 홍 부위원장 등을 조사했다.

홍 부위원장 등도 국정원의 구속수사단계부터 일관되게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공동변호인단과 진보당 당원들 사이에서 “국정원과 검찰이 수사 대상자들에게 공소보류 얘기를 꺼내며 회유와 설득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당국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공동변호인단을 이끄는 김칠준 변호사는 “개별 변호인들에게 확인해보니 이석기 의원 말고 나머지 구속자 3명 가운데 1∼2명에게 공소보류 얘기를 꺼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나 “회유받은 이들이 구체적으로 누군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국정원은 이 의원 등 이미 구속한 4명과 6일 소환한 조양원 사회동향연구소 대표, 김홍열 도당 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압수수색 대상자 4명에 대해서도 다음 주 소환 조사를 이어간다.

9일 오전 10시 이영춘 민주노총 고양·파주지부장, 10일 오후 2시 박민정 중앙당 전 청년위원장, 11일 오전 9시 김근래 도당 부위원장을 소환하는 등 나머지 압수수색 대상자들에 대한 조사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진보당 측은 국정원이 변호인 접견권을 침해하고, 이 의원이 수용된 독방에 감시용 CCTV를 설치했다가 철거하는 등 불법·반인권적으로 조사를 진행한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또 수원지검이 변호인과 직계존비속 가족 이외의 접견을 금지함에 따라 직계존비속 가족이 없는 이 의원을 대신 접견할 사람을 지정해 달라고 9일 검찰에 요청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규정대로 했을뿐 이 의원에게 특별히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지 않았다”며 “가족을 대신해 접견할 사람에 대한 요청이 들어오면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진보당 경기도당 당원 50여명은 7일과 8일 각각 낮 12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수원 국정원 경기지부 인근 아파트단지 앞에서 정당연설회를 열고 국정원 해체를 주장했다.

진보당은 경기지역 한 보수단체가 이달 말까지 국정원 경기지부 앞에 집회신고를 내놓아 이곳에서 100여m 떨어진 아파트단지에서 정당연설회를 했다.

진보당 경기도당은 국정원 경기지부에서 이번 사건 관련자 조사가 끝날 때까지 매일 정당연설회를 열기로 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한강'의 새로운 영문표기 'Hangang River'
서울시가 ‘한강’의 영문표기와 관련해 'Hangang River'로 통일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불필요한 의미 중복이라는 지적이 나오며 이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Hangang River'가 맞다고 생각한다.
'Han River'가 맞다고 생각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