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개 의대교수·전공의 협의체’ 추진… 의정 대화 물꼬 트나

‘40개 의대교수·전공의 협의체’ 추진… 의정 대화 물꼬 트나

이현정 기자
입력 2024-06-14 00:03
수정 2024-06-14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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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비공식채널 계속 가동”
17일 연쇄휴진 앞두고 뜻 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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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진 철회 외치는 환자들
휴진 철회 외치는 환자들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의료계 연쇄 휴진을 나흘 앞둔 13일 한국유방암환우연합회가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의협) 회관 앞에서 의사 집단 휴진 철회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열고 있다. 같은 시간 의협은 대한의학회, 의대 교수들과 연석회의를 열고 대정부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뉴스1
정부와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서울대의대 비대위)가 전국 40개 의대 교수 대표와 전공의가 참여하는 대화협의체 구성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17일 서울대병원을 시작으로 연쇄 휴진이 시작되기 전에 사태를 매듭짓겠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서울대 의대 비대위는 휴진 하루 전인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과도 마주 앉는다. 대화협의체 발족 시도가 확산되는 휴진 행렬을 막아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와 서울대 의대 비대위는 최근 물밑 접촉에서 40개 의대 교수와 전공의까지 포함한 대화협의체를 만들자는 데 공감했다. 지난 11일 한덕수 국무총리도 비대위 관계자를 만나 대화협의체 구상을 들었다.

서울대 의대 비대위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정부에 상설 의정협의체를 당장 만들기는 어려우니 일단 다 같이 만나 이야기를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래서 대화체 구상을 다른 대학 의대 교수 대표들과 전공의들에게 전달하고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의대 비대위가 전령 역할을 한 셈이다.

전공의 중에선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에게 연락했고, 20개 의대가 소속된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전국 40개 의대가 모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에도 대화체 구상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서울대 의대 비대위하고만 이야기해선 문제를 풀 수 없다. 그래서 전체 40개 의대와 전공의까지 포함하는 대화체를 서울대 의대 비대위와 함께 만들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7일 전에는 어떻게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고 했다.

전병왕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도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여러 의료계를 대변할 수 있는 단체와 계속 비공식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면서 “전공의의 의견을 대변하고 전체 의료계의 의견을 모을 수 있는 구조라면 훨씬 효율적인 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40개 의대 교수+전공의 대화체’가 만들어지면 의정 갈등의 실마리를 찾을 여지가 있다. 전공의들에 대한 행정처분을 철회하라는 의대 교수들의 요구를 정부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지만, 대화가 시작되면 한 발짝 양보의 뜻을 내비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전공의가 집단행동을 재개하지 않는 한 처벌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혀 왔다. 서울대 의대를 비롯한 다른 의대 교수들 또한 휴진을 유예하고 해법을 모색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 교수들도 장기 휴진에는 큰 부담을 안고 있어서다.

집단휴진을 앞두고 대화의 물꼬가 트일 조짐이 보이자 의협은 ‘의협 패싱’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전 의료계의 뜻은 대화 창구를 의협으로 통일하고 하나로 움직이겠다는 것”이라며 “정부는 의협만 빼고 다른 단체와 개별적으로 접촉하며 사태 해결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공의 대표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글을 올려 ‘의료계 단일창구’를 주장하는 의협의 행보를 공개 비판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이 구상한 ‘범의료계 대책위원회’에도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임 회장은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인가. 이제 말이 아니라 일을 해야 한다. 전공의와 학생만 앞세우고 있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정부도 의협과 선을 긋는 분위기다. 이날 전국 3만 6000여개 동네 병의원에 진료명령과 휴진신고명령을 발령했다. 시군 단위로 휴진율이 30%를 넘으면 업무개시명령도 내리고, 명령 불이행 시 행정처분이나 처벌에 들어간다. 개원의들이 오전에만 문을 여는 ‘반차’ 꼼수를 쓰지 못하도록 휴진 당일인 18일 오전·오후에 진료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반면 휴진을 예고한 의대 교수들에게는 진료명령을 내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 실장은 “불법행위 엄정 대응”을 강조하면서도 “교수들은 환자 곁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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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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