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원 확정 땐 출구 보일 것”… 의협 “백지화 없인 협상 없어”

정부 “정원 확정 땐 출구 보일 것”… 의협 “백지화 없인 협상 없어”

이현정 기자
입력 2024-05-02 02:59
수정 2024-05-02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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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일 넘긴 의료대란 향방은

32개 의대 신입생 1550명 확정
전임의 이어 전공의 복귀 가능성
전공의 연속근무 단축 이달 시행

전공의 “임현택 독단 우려” 삐걱
서울의대 교수 4명은 진료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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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서도 마스크 벗었지만… 의정갈등 답답함은 그대로
병원서도 마스크 벗었지만… 의정갈등 답답함은 그대로 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환자가 마스크를 벗은 채 잠들어 있다. 이날부터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경계’에서 ‘관심’으로 낮춰지면서 병원 등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지만 의정 갈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해 환자들의 불안은 점점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절차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70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 의료대란의 돌파구가 마련될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가 이달부터 전공의들의 고충을 덜기 위한 연속근무시간 단축 시범사업을 시행하기로 한 것은 전공의들의 복귀 명분을 만들어 주려는 의도라는 해석과 맞물려서다.

정부 관계자는 1일 “의대 정원이 확정되면 두 달 넘게 이어진 의료대란도 서서히 출구가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계가 의대 증원 저지 투쟁을 벌여도 ‘실익’이 없는 단계에 들어선다는 의미다. 이미 의대 정원이 늘어난 32개 대학 대부분이 2025학년도 신입생 모집 인원을 1550명가량으로 확정했고,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심의를 거쳐 이달 중하순 공표하면 정부도 정원을 손대지 못한다.

일부 전공의 사이에선 복귀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생활고를 겪는 전공의도 있는 데다 전문의 자격을 딴 전임의들이 속속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기준 100개 수련병원 전임의 계약률은 61.7%다. 선배 의사들의 복귀가 전공의들의 거취에 일정 정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에는 한 전공의가 ‘조건부 복귀’를 언급했다가 취소한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아직 뚜렷한 복귀 움직임은 없지만 버티기 전략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조금씩 확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전공의들을 향해 “정부 진의를 의심하지 말고 수련 현장으로 조속히 돌아와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2~17일 참여 의료기관을 모집해 1년간 전공의 연속근무시간을 현행 36시간에서 24~30시간으로 자율 단축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 과목이 대상이다. 내년도에는 전공의 별도 정원을 최대 5명까지 추가 배정하고, 인건비 지원도 검토한다. 시범사업 후 조속히 제도화할 방침이다. 수련환경 개선은 전공의들의 요구사항이자 복귀 조건이기도 하다.

‘초강경파’인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전공의들의 공조 체제에도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전날 의협이 전공의와 의대생, 의대교수 등을 규합해 ‘범의료계 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표는 “협의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임현택 회장의 독단적인 행동을 심히 우려하고 있다”면서 “전공의들은 지금까지 주체적으로 행동해 왔고 앞으로도 자율적으로 의사 결정을 할 것”이라고 독자 행동을 예고했다.

반면 이날 취임한 임현택 신임 의협회장은 페이스북에 “국민과 환자분들이 너무 걱정하지 않으시도록 얽힌 매듭을 잘 풀어 나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이례적으로 유화적인 메시지를 냈다. 다만 임 회장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선 “백지화 없이 어떤 협상도 없다. 의사협회의 단일안은 백지화”라고 거듭 밝혔다. 그는 대통령실 참모들과 박민수 복지부 2차관 등을 언급하며 “대표적인 십상시”라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십상시는 국정을 농락한 ‘간신’을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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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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