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 미확인’ 유산균 설사약 20년간 쓰였다

‘효과 미확인’ 유산균 설사약 20년간 쓰였다

입력 2013-08-08 00:00
수정 2013-08-08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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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성분 허위표시 ‘락테올’·효과미검증 복제약 등 59종 판금·회수성분정보 숨긴 동화약품 고발 방침…”안전에는 이상 없어”

허가정보와 실제 성분이 다른 동화약품의‘락테올’  동화약품 홈페이지
허가정보와 실제 성분이 다른 동화약품의‘락테올’
동화약품 홈페이지
프랑스에서 들여온 유산균 설사약의 성분정보 오류 탓에 지난 20년 가까이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복제약이 환자들에게 쓰인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당국은 등록정보와 실제 성분이 다른 정장제 ‘락테올’ 3품목과 복제약 56품목을 잠정 판매 중지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유산균 정장제 가운데 동화약품 락테올(성분명, 틴달화 락토바실루스아시도필루스)과 복제약 전 제품을 판매 중지하고 특별재평가를 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특별재평가는 급성설사치료제로 허가된 락테올에 실제 사용된 유산균 성분이 허가 당시 등록한 성분정보와 다른 것으로 확인된데 따른 것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제품의 허가 신청 당시(1988년) 회사가 제출한 정보에는 제품에 락토바실루스아시도필루스가 사용된 것으로 돼 있으나 실제로는 같은 락토바실루스 속의 다른 균 2종(L.Fermentum 과 L.delbrueckii)의 혼합물이 쓰이고 있다.

프랑스의 제품 개발업체는 2005년 허가받은 정보와 실제 원료의 균종이 다른 사실을 파악하고 자국 내 허가 정보를 변경한 후 국내 판권을 가진 동화약품에도 이런 사실을 통보했으나, 동화약품은 아무런 후속 조처를 하지 않았다.

국내 다른 제약사들은 공개된 허가 정보에 근거해 1992년부터 락토바실루스아시도필루스로 후발 제품을 만들어 허가를 받았다.

환자들이 20년간 ‘오리지널’과 다른 복제약을 복용한 것이라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동화약품이 성분정보 오류 사실을 2005년 인지하고도 밝히지 않아 다른 제약사들은 이후에도 약 10년간이나 오리지널 제품과 다른 복제약을 공급했고, 환자들은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약을 사용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허가받은 56개 복제약 가운데 현재 생산·유통 중인 제품은 32품목이다.

식약처는 이에 따라 허가정보와 실제 성분이 다른 ‘락테올’뿐만 아니라 최초 개발제품과 다른 성분을 사용한 복제약 등 총 59개 품목을 잠정 판매중지·회수하고 재평가하기로 했다.

특히 원료(유산균)의 규격 변경 등을 프랑스 개발사로부터 통보받고도 변경신고 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동화약품을 행정처분(제조업무정지 6개월)하고 사법당국에 고발할 방침이다.

식약처는 급성설사 증상 등으로 락테올의 복제약을 사용하는 환자들은 의·약사와 상담을 거쳐 일반 지사제나 다른 유산균 제제로 대체 복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보건당국은 회수 대상 제품은 성분 허위표시 또는 급성설사치료제로서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며 안전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유무영 의약품안전국장은 “판매금지·회수 대상 제품의 유산균은 식품에 널리 쓰이는 성분”이라며 “급성설사로 해당 약품을 처방받아 복용하는 경우 의사와 상담을 거쳐 약물치료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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