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 볼링장 갔다 ‘30초’ 만에 불 끈 소방관…“당연한 일 했을 뿐”

쉬는 날 볼링장 갔다 ‘30초’ 만에 불 끈 소방관…“당연한 일 했을 뿐”

유규상 기자
유규상 기자
입력 2025-04-30 17:17
수정 2025-04-3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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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초 진압 영상 SNS 화제…인천119 지수룡 소방경
볼링장에서 “덕분에 영업 재개” 감사 인사 받아
“화재 위험 커 늘 긴장…반복되는 산불 안타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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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소방본부 만수119센터 소속 지수룡(58) 소방경이 지난해 6월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고물상 화재 현장에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지 소방경은 비번일인 지난 26일 미추홀구 볼링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초기에 진압해 큰 피해를 막았다. 독자제공
인천소방본부 만수119센터 소속 지수룡(58) 소방경이 지난해 6월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고물상 화재 현장에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지 소방경은 비번일인 지난 26일 미추홀구 볼링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초기에 진압해 큰 피해를 막았다. 독자제공


“‘덕분에 다시 영업을 재개할 수 있었다. 감사하다’며 볼링장 사장님이 가게 사진을 보냈어요. 30년 소방관 생활을 했지만 그럴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인천소방본부 남동소방서 만수119안전센터 소속 지수룡(58) 소방경은 3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지 소방경은 지난 26일 인천시 미추홀구 볼링장 내부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보고 30~40초만에 화재를 진압했다. 그가 발 빠르게 화재에 대응하는 장면이 소셜미디어(SNS) 등에 공유되면서 ‘불 끄는 데 1분도 안 걸리는 현직 소방관 클래스’, ‘쉬는 날에도 쉬지 않는 소방관’ 등의 댓글이 달리면서 화제가 됐다.

지 소방경은 비번인 날 고향 친구들과 볼링장을 찾았다고 한다. 도착한 지 3~4여분 뒤에 ‘불이야’라는 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는 연기가 피어오르는 곳으로 달려갔고 옥내소화전을 찾아 수관을 연장해 곧바로 화재 진화에 나섰다. 수관을 연결해 발화지점으로 달려가 직접 불을 끌 때까지 걸린 시간은 채 1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그동안 소방관 생활을 하면서 크고 작은 불을 껐던 그였지만, 비번인 날 눈앞에서 불이 난 경우는 처음이었다. 그는 “그저 불을 꺼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어떤 소방관이었어도 저처럼 했을 것”이라고 했다.

1995년에 임용돼 올해 30년차 베테랑 소방관인 그는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마음에 이 일을 시작했다”며 “요즘처럼 날씨가 건조하고 바람이 강해 산불을 포함해 큰불의 위험이 커지면 근무 때 더 긴장하게 된다”고 했다. 지 소방경이 소속된 인천소방본부에서도 지난달 경북지역 산불에 차량 22대와 인력 229명을 보내기도 했다. 그는 “경북 산불에 이어 최근 대구 함지산까지 계속해서 불이 나고 있어서 안타깝다”며 “고생했을 소방관 동료들, 산림청 직원들과 가슴이 타들어 갔을 이재민들 생각에 마음이 아프고 국민들의 많은 위로와 격려를 대신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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