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딸 37번째 생일 축하해. (하늘나라에서) 학생들이랑 즐겁게 잘 뛰어놀다가 나중에 아빠랑 만나자.”
세월호 참사 11주기인 1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이 열렸다.
단원고 2학년 3반 담임이었던 순직교사 고(故) 김초원씨의 아버지 김성욱 씨는 기일이 돼버린 딸의 생일에 애달픈 축하를 보냈다.
유가족 발언에 나선 김씨는 “교사가 천직이라고 믿고 아이들과 함께 울고 웃었던 우리 김초원 선생님, 그곳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행복하게 잘 지내는지요”라고 운을 떼며 “아빠랑 팔짱 끼고 데이트하겠다는 너의 약속이 이렇게 사무치게 그리운 줄은 몰랐다”고 그리움을 쏟아냈다.
이어 “아직 왜 그날 그런 참사가 일어났는지, 참사의 책임이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았다”며 “우리 딸 김초은의 이름으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11년이 흘렀지만, 유족들의 몸은 여전히 4월의 고통을 기억한다.
김씨는 “4월만 되면 유족들은 여전히 불면증에 시달리고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 신은 지부장은 추모사를 통해 “마지막 순간까지 학생들과 함께했던 10명의 교사는 참된 교사의 표상으로 우리 마음속에 남아있고, 구조 현장에서 헌신하다 순직한 소방관들과 승무원들 역시 잊을 수 없는 이들”이라면서 “누군가의 남편이자 아들이며 아빠였고 딸이고 사랑하는 이였다. 우리는 그날을 떠나보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기억식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도 함께 자리해 재난 진상 규명에 대한 연대 의지를 밝혔다.
국립대전현충원에는 세월호 참사 의사자들 18명이 안장돼 있다.
세월호참사 대전준비위원회는 매년 이곳에서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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