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태국 산골 초교에 울려퍼진 ‘아리랑’

[사람들] 태국 산골 초교에 울려퍼진 ‘아리랑’

한상봉 기자
한상봉 기자
입력 2024-11-28 17:38
수정 2024-11-28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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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라이온스, 학교 짓고 화장실 기부
泰주정부, 교명 아리랑초교로 바꿔
“아이들 공부할 수있게 도와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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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국제라이온스협회 354-D지구 회원 40명이 화장실 준공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태국 깐짜나부리 아리랑초등학교에 들어서면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학생들과 악수하고 있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 리오….”

27일 오후 미얀마 국경과 가까운 태국 깐짜나부리 한 산간마을 초등학교에 우리 민요가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졌다. 세계적인 봉사단체인 국제라이온스협회 354-D지구(서울 강남) 소속 회원들의 세 번째 방문을 환영하기 위해 학교 관계자들이 준비한 이벤트다.

D지구 2020-2021년 회기 양주환 총재 등 회원 40명은 최근 5000만원을 모아 남녀 화장실과 세면장을 만들어줬고 이날 준공기념행사를 위해 학교를 방문했다. 신발 500켤레와 방역물품, 간식 등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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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라이온스협회 354-D지구 2020-2021 회기 양주환 총재(뒷줄 왼쪽에서 4번째)와 회원들이 27일 태국 깐짜나부리 한 산간마을 초등학교에서 열린 화장실 준공 기념식에 참석한 직후 학생 및 학교 관계자들에게 각종 기념품을 전달하고 사진을 찍고 있다.
국제라이온스협회 354-D지구 2020-2021 회기 양주환 총재(뒷줄 왼쪽에서 4번째)와 회원들이 27일 태국 깐짜나부리 한 산간마을 초등학교에서 열린 화장실 준공 기념식에 참석한 직후 학생 및 학교 관계자들에게 각종 기념품을 전달하고 사진을 찍고 있다.


라이온스 회원들은 2022년 11월과 지난해 12월에도 이곳을 찾았다. 양 전 총재 등 회원들은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약 50만 달러를 지원해 40년 넘어 낡고 비좁은 본관 등을 현대식 건물로 증·개축해줬다. 지난해에는 약 3000만원 상당의 컴퓨터와 신발장 학용품 등을 전달했다. 깐짜나부리 주정부는 고마운 마음에 학교 이름을 반후야이콥 스쿨에서 아리랑초교로 바꿨다.<서울신문 2022년 11월 30일자>

양주환 전 총재와 회원들 “더 크게 짓지 못해 미안”
정년 앞둔 벤자 밧 교장 “韓 라이온스 있어 큰 행운”
양 전 총재는 이날 학교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학교 건물의 절반을 새로 지었는데 당시 예산 문제로 화장실, 샤워장 등은 짓지 못해 늘 마음이 무거웠다”며 “총재 임기가 지났는데도 라이온(회원)들의 마음이 모아져 뜻을 이루게 돼 매우 기쁘다. 더 크게 짓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38년 교직생활 전체를 이 학교에서만 근무한 벤자 밧(60·여) 교장은 “곧 정년퇴직하는 데 매년 도움을 주고 방문해주시는 대한민국 라이온스 회원들이 있어 덜 걱정이 되고 큰 행운이다”고 했다. 상클라부리 쏨뽕(53) 군수도 “한국 라이온스 회원들 덕분에 우리 아이들이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며 “고맙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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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라이온스354-D지구가 2020~2021년 50만불을 지원해 새로 지어진 태국 아리랑초등학교 본관 내 교실 모습.
국제라이온스354-D지구가 2020~2021년 50만불을 지원해 새로 지어진 태국 아리랑초등학교 본관 내 교실 모습.


3년째 방문한다는 한 회원은 “6·25 전쟁 때 태국은 전투병을 파병해 913명의 사상자를 낸 혈맹으로 후손들을 돕는 행사에 참여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태국과 미얀마 국경 지대에 있는 이 학교 본교와 분교에는 주로 소수민족 어린이 약 400명이 재학 중이다. 이 중 110여명은 걸어서 30㎞를 가야 할 만큼 집이 멀어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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