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교수 붙잡고 “성희롱하세요?” 동덕여대 논란 알고 보니

男교수 붙잡고 “성희롱하세요?” 동덕여대 논란 알고 보니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4-11-18 08:38
수정 2024-11-18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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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상 자극적인 ‘가짜뉴스’ 확산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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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퍼진 동덕여대 시위 관련 영상에서 파란색 셔츠를 입은 남자 교수가 연구실에 들어가려는 것을 막아선 학생 중 한 명이 교수에게 성희롱 무고를 시도했다는 가짜뉴스가 퍼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와이고수’ 캡처
지난 16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퍼진 동덕여대 시위 관련 영상에서 파란색 셔츠를 입은 남자 교수가 연구실에 들어가려는 것을 막아선 학생 중 한 명이 교수에게 성희롱 무고를 시도했다는 가짜뉴스가 퍼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와이고수’ 캡처


남녀공학 전환 논의설로 촉발된 동덕여대 재학생들의 점거 농성이 18일 여드레째로 접어든 가운데 이번 사태가 대학 울타리를 넘어 성별 갈등으로 번지면서 온라인상 ‘가짜뉴스’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16일 엑스(옛 트위터), 유튜브,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동덕여대 재학생들이 남자 교수의 건물 진입을 막아서는 과정에서 성희롱 무고를 시도했다는 내용의 글이 확산했다.

공유된 영상을 보면 한 여학생이 건물로 들어가려는 남자 교수의 오른쪽 소매 부분을 잡고 몸으로 막아선다.

교수가 이를 뿌리치려 하며 몸싸움이 일어나고 있을 때 다수의 여학생이 합류하며 교수를 둘러싼다. 이 중 한 학생도 교수의 몸에 손을 댄다.

교수는 “내 연구실 들어가겠다니까”라는 말을 반복한다. 이어 “수업은 안 하더라도 내 연구실은 들어가야 될 거 아니야. 비켜”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그럼에도 학생들이 놔주지 않자 교수는 “니들이 수업을 거부하는 건 상관없는데 난 내 일을 해야 할 거 아니야. 나 돈 벌어야지”라고 한다.

이 직후 한 학생이 “성희롱하시는 거예요?”라고 말했다며 이를 비난하는 취지의 글이 온라인상에 퍼졌다. 이 다음 장면에서 교수는 “뭐?”라고 화를 냈고, 학생은 같은 말을 한 번 더 반복한다. 그러자 교수는 “미쳤나. 진짜”라며 분노한다.

영상 속 학생들을 ‘폭도들’로 지칭한 해당 글을 접한 많은 네티즌들은 문제의 발언을 한 학생이 실제로는 있지도 않은 ‘성희롱 피해’를 무기로 사용하려 한다며 비난했다.

그러나 이후 문제의 장면은 “성희롱하시는 거예요?”가 아니라 “꺼내다 드릴까요?”가 정확한 발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실엔 들어갈 수 없으니 필요한 물건을 학생들이 교수 대신 가져다주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하지만 한 번 퍼진 가짜뉴스는 정정 소식을 통해 이를 접했던 모든 사람의 오해를 풀기란 불가능하다.

다만 ‘성희롱’ 발언은 잘못 퍼진 것으로 정정된 글에서도 일부 네티즌들은 “애초에 물리력을 써서 교수를 연구실에 들어가지 못하게 한 것부터 잘못됐다”, “무슨 권한으로 교수의 연구할 권리를 막느냐” 등 학생들의 강압적인 행동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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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대 흉기난동 글이라며 확산한 지난 12일 엑스에 올라온 글. 해당 글의 사진 속 도끼는 작성자의 것이 아니라 지난해 한 네티즌이 수집 목적으로 산 도끼를 자랑하며 올린 사진을 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사진 일부 모자이크 처리함). 엑스 캡처
동덕여대 흉기난동 글이라며 확산한 지난 12일 엑스에 올라온 글. 해당 글의 사진 속 도끼는 작성자의 것이 아니라 지난해 한 네티즌이 수집 목적으로 산 도끼를 자랑하며 올린 사진을 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사진 일부 모자이크 처리함). 엑스 캡처


시위 초기인 지난 12일에는 동덕여대에서 칼부림을 벌이겠다는 글이 엑스와 올라온 것과 관련해 가짜뉴스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한 엑스 이용자는 “전역하고 샀던 도끼 보면서 썰어버리는 상상함”, “가방에 도끼 꺼내서 휘두르는 거 일도 아님” 등 글과 함께 도끼를 들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그러나 해당 게시물의 도끼 사진은 글 작성자의 것이 아니라 지난해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가 수집 목적으로 산 도끼를 자랑하며 올린 사진으로 드러났다. 해당 엑스 이용자의 글 작성 의도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해당 도끼가 실제 범행에 이용될 가능성은 없었던 셈이다.

그럼에도 해당 글은 뉴스 등을 통해 크게 확산했고 이를 접한 동덕여대 대학생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는 반응까지 보도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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