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 저축금과 부의금 합쳐 전달
父 “아이 기부금을 대신 전달했을 뿐”
이태원 참사로 숨진 고(故) 신애진씨의 유가족들이 지난 19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본관 총장실에서 김동원 총장에게 장학기금을 전달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씨의 동생, 아버지 신정섭씨, 김 총장, 어머니 김남희씨. 2023.10.20
고려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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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고려대에 따르면 이 학교 졸업생 고 신애진씨의 유족들은 전날 고인의 생일을 맞아 생명과학부 학생 2명과 경영전략학회(MCC) 소속 학생 1명을 지원해달라며 장학기금 2억원을 전달했다.
고인은 생명과학부 17학번으로 경영학과를 복수전공하며 MCC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기부금은 고인이 아르바이트와 직장 생활을 하며 저축한 돈과 장례식 부의금을 합쳐 마련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고인의 아버지 신정섭(53)씨는 “아이 장례식에 친구들이 1000명 넘게 왔는데, 부의금을 함부로 쓸 수 없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면서 “마침 아이 일기장을 보니 ‘버킷리스트’(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라면서 ‘모교에 기부하기’와 ‘모교에 건물 지어주기’가 있었다”라고 전했다.
신씨는 “적은 돈이지만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 대신 자신이 계획한 일에 좀 더 시간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장학금을 전달했다. 아이의 기부금을 대신 전달만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신씨는 지난 14일 딸의 생일잔치를 열고 친구들 40여명에게 기부 계획을 처음 밝혔다고 한다. 신씨는 “모두들 좋은 생각이라면서 박수쳐 주고, 자기도 아이 이름으로 기부하겠다는 친구들도 있었다”면서 “많은 사람이 딸을 계속 기억해주고 있다는 게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신 교우와 부모님의 숭고한 뜻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고려대의 모든 구성원이 신 교우의 귀한 마음을 영원히 기억할 수 있도록 장학기금을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