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한 국내 한 식당의 음식 메뉴판. 서경덕 교수 제공
서 교수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내 관광지 식당에서 ‘김치’를 아직까지 ‘파오차이’(泡菜)로 표기하는 곳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이 문제를 바로 잡자고 제안했다.
그는 “국내 주요 관광지 주변 식당들의 메뉴판에는 보통 한국어로 메뉴를 먼저 소개한 뒤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으로 번역을 해 놓는다”며 “하지만 김치찌개, 김치만두 등 김치가 주재료로 사용되는 음식에 아직까지 ‘파오차이’(泡菜)로 번역된 곳이 많았는데, 이런 상황은 중국에 빌미를 제공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한 국내 한 식당의 음식 메뉴판. 서경덕 교수 제공
파오차이는 중국 쓰촨성 지역의 채소 절임 식품을 일컫는다. 중국 정부는 김치의 기원이 쓰촨성에서 피클처럼 담가 먹는 염장 채소의 일종인 파오차이의 일종이라며 자신들이 기원임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1월에는 파오차이가 국제표준화기구(ISO)의 표준인증을 받은 뒤 중국의 문화공정 논란은 더 심해지고 있다.
서 교수는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중국에서는 지속적인 ‘김치공정’을 펼쳐 나가고 있다”며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의 김치 도발 기사,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 백과사전에서의 김치 왜곡 등 꾸준한 ‘김치공정’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왜곡에 맞서 적극적인 대응도 중요하지만, 국내에서 잘못 사용되고 있는 표기 역시 다함께 바로 잡아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을 개정하면서 ‘김치’의 올바른 중국어 표기를 ‘辛奇’(신치)로 명시했다.
서 교수는 “코로나가 거의 끝나가는지라 해외 관광객들이 한국으로 대거 몰려오고 있다”며 “이럴 때 식당 주인은 김치 표기가 잘 돼 있는지 한번 살펴보고, 손님들은 잘못된 표기가 있으면 주인에게 시정을 요청하는 등 다함께 관심을 갖고 김치의 올바른 표기를 위해 힘을 모아야만 할 때”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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