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해경 3009함, 강풍·한파 사투끝 15명 살렸다

목포해경 3009함, 강풍·한파 사투끝 15명 살렸다

입력 2010-12-26 00:00
수정 2010-12-26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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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속 20m가 넘는 강풍과 4~5 높이의 파도가 이는 해역에서 목숨을 건 목포해경 3009함(함장 김문홍 경정)의 인명 구조 작전이 빛을 발했다.

 26일 오전 신안군 흑산면 만재도 해역에서 침몰한 목포선적 495t 화물선 항로 페리 2호(선장 김상용.60)에 탄 승객 15명 전원을 먼 거리에서 이동해 구조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시간여.

 한파와 강풍이 휘몰아치는 악천후 속에서 상상할 수 없는 신속 대응이 가능했던 것은 평소 중국어선 나포 작전으로 다져진 3009함의 팀워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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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힌 화물선서 승객 구조 26일 오전 9시 45분께 전남 신안군 흑산면 만재도 남쪽 8마일 해상을 운항하다 뒤집힌 목포선적 495t급 화물선 항로페리 2호 승객들이 해경에 구조되고 있다.  신안=연합뉴스
뒤집힌 화물선서 승객 구조
26일 오전 9시 45분께 전남 신안군 흑산면 만재도 남쪽 8마일 해상을 운항하다 뒤집힌 목포선적 495t급 화물선 항로페리 2호 승객들이 해경에 구조되고 있다.
신안=연합뉴스
 3009함 함장을 포함해 급박한 구조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의 증언을 종합해 당시 상황을 재구성했다.

 3009함은 악천후 속 빈틈을 노려 불법 조업을 일삼은 중국어선 감시를 위해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인근 해상에 떠 있었다.

 가거도 등으로 피항한 중국어선을 감시하던 중 무선통신을 통해 긴급한 구조요청이 들려왔다.

 가거도 해상에서 현장까지는 17마일.강풍과 높은 파도로 한치 앞을 보기 어려울 정도로 해상은 최악이었다.

 김 함장은 즉각 27노트(56㎞) ‘전 속력 현장 출동’을 지시하고 나서 무선통신을 통해 항해페리 2호 선장에게 “구조하러 가고 있으니 기다려 달라”며 안심시켰다.

 경비정도 높은 파도에 맞아 좌우로 흔들리는 등 위험한 순간도 많았다.45분만에 현장에 도착했다.화물선이 50도 가까이 기울어 침몰 직전의 다급한 상황.

 경비정 도착 모습을 확인했는지 일부 승객(7명)이 바다로 뛰어들었다.바닷물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이들의 생명은 분초를 다투는 풍전등화 상태였다.

 도착 즉시 경비정에 있던 고속보트(단정) 2척을 내려 바닷물에 빠진 승객 구조에 나섰다.높은 파도로 단정도 가랑잎 같은 신세였다.휩쓸려 떠내려가는 승객들의 비명으로 아수라장이 된 해상에서 목숨을 건 구조작전이 진행됐다.조금만 지체하면 저체온증으로 생명을 장담할 수 없어 신속한 구조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신속하게 해상 표류 승객을 구한 해양경찰은 뒤집힌 배 위에서 손을 흔들며 구조 요청을 한 나머지 8명도 무사히 구조했다.이후 화물선은 가라앉았다.아찔한 순간이었다.“조금만 늦었다면..” 직원들은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현장에 도착해 구조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15분여.‘악천후 속에서 상상할 수 없는 기적’이었다고 이들은 입을 모았다.

 구조한 승객들이 저체온증에 시달리자 함 내에 있는 직원용 찜질방으로 옮겨 체온을 유지했다.국내 첫 최신예 하이브리드함의 위력을 또 한번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김문홍 함장은 “중국어선 나포 작전으로 다져진 팀워크가 빛을 발했다.구조 요청을 받고 현장까지 전속력으로 달려가 구조하기까지 전 직원이 목숨을 건 사투를 벌였다.작전이 끝나고 나니 그 악천후 속에서 어떻게 일을 마쳤는지 모를 정도로 땀이 흥건했다”며 당시 순간을 회상했다.

 3009함은 이날 오후 구조한 승객을 목포항으로 이송했다.

 3009함 직원들은 올해 중국어선 최다나포 선박으로 받은 포상금으로 불우이웃에 연탄을 사 전달해 화제가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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