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지 “北방공망 증강 가능성”…파나마, 유엔에 공식조사 요청
파나마 정부가 적발한 북한 국적 선박 ‘청천강호’에는 지대공 미사일용 레이더 시스템이 실려 있었다는 분석이 16일(현지시간) 제기됐다.
콜론 AFP 연합뉴스

파나마 당국에 적발돼 콜론 항구에 억류된 북한 선박 ‘청천강호’에서 인부들이 16일(현지시간) 수천 개의 설탕 부대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컨테이너 옆에서 하역 작업을 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컨테이너 속에 들어 있는 군수품으로, 미사일 부품으로 추정된다.
콜론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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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군사전문지 ‘IHS 제인스 위클리’는 이날 북한 선박에 실려 있던 부품에 ‘RSN75 Fan Song’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 것으로 미뤄 SA2 계열 지대공 미사일에 이용되는 사격통제 레이더 시스템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전문지는 “북한의 방공망 증강을 위해 사격통제 레이더 장비가 운반되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의 방공망은 촘촘하지만 노후한 무기, 미사일, 레이더로 이뤄져 있다”고 했다.
SA2 미사일은 북한 방공망의 중추로 미국의 핵우산 전력인 B52 전략폭격기 등에 대한 요격용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1958년 개발된 SA2 지대공 미사일을 옛 소련에서 도입해 성능개량 작업을 꾸준히 벌여 왔으며 최근에는 마하2 속력의 SA13 신형 지대공 미사일까지 개발했다. 현재 북한은 SA2 계열의 미사일을 1500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SA2 계열 미사일은 15킬로톤(㏏)의 핵탄두도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파나마 정부는 쿠바를 출발해 북한으로 향하던 청천강호의 대북 금수 품목인 탄도미사일 부품 탑재 경위와 목적 등에 대해 이날 유엔에 공식조사를 요청했다. 패트릭 벤트렐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미국은 파나마 정부가 북한 국적 선박을 검색한 것을 강력하게 지지한다”면서“조사 결과 무기가 실려 있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1718호, 1874호, 2094호 위반”이라고 했다.
그러나 쿠바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선박에 실린 무기들은 볼가와 페초라 등 방공 미사일 2기, 미사일 9기의 부품, 미그21Bis 전투기 2대와 이 전투기의 모터 15개 등으로 모두 20세기 중반에 만들어진 낡은 무기”라며 “이 선박은 수리 후 쿠바로 되돌아올 예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북한 무기가 아니라 쿠바 무기라는 해명이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2013-07-1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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