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대사관 화상 국감
李 “우리 국익이 돼야 미국 선택하는 것사랑하지 않는데 지킨다면 美 향한 모욕”
정진석 “한미·한중 동일무게 인식한 것”
李 “美, 北 동의하면 종전선언 이견 없어”
지성호 방미… 北인권 전문가 면담 추진
화상으로 선서하는 이수혁
이수혁(위 가운데) 주미대사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주미대사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화상으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이 대사는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주미대사관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말한 뒤 “앞으로도 미국을 사랑할 수 있어야, 우리의 국익이 돼야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래야만 한미동맹도 특별한 것이다. 사랑하지도 않는데 70년 전에 동맹을 맺었다고 해서 그것을 지켜야 한다는 것은 미국에 대한 모욕”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사는 야당 의원들이 과거 미중 갈등 관련 자신의 발언이 부적절했다고 비판하자 이같이 설명했다. 미중 사이에서 국익에 따라 선택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앞서 이 대사는 지난 6월 ‘우리가 (미중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는 국가라는 자부심을 갖는다’고 말했고, 미국 국무부 관계자는 ‘한국은 수십 년 전 권위주의를 버리고 민주주의를 받아들였을 때 이미 어느 편에 설지 선택했다’며 반박성 논평을 낸 바 있다.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은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땐 한국이 한미동맹과 한중관계를 같은 무게로 인식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판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사는 “당시 발언의 전후 맥락을 보면 미국과의 동맹이 얼마나 중요한지 구구절절 표현하고 있다. 미국 정부에서 그것을 의심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문제에 중국에 비중을 둬야 하고, 중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경험칙”이라며 “마늘 파동 때 봤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때 봤다. 사드 같은 일이 또 생겨서 되겠느냐”고 했다.
이어 “(미 고위층에게) 중국 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게 불편하냐고 물어보니 ‘전혀 그렇지 않다. 한국은 당연히 중국과의 경제를 중요시해야 한다’고 했다”고도 전했다. 이 대사는 “미국이 요구한다고 다 들어줄 것이 아니고 중국이 요구한다고 다 들어줄 수 없다. 국익을 중심에 놓고 주권적 결정을 해야 한다”면서 “그 정도 능력이 있다고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유엔총회에서 제의한 종전선언과 관련, “미국 고위 관료와의 접촉 결과 미국은 북한만 동의한다면 아무런 이견이 없다는 것”이라며 정치적 선언으로서 종전선언에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대사는 다음달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집권한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 간 톱다운 방식 외교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외통위 소속인 국민의힘 지성호 의원은 14~20일 미국 국무부와 북한인권위원회, 미 의회 등을 방문하고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등 북한 인권 전문가들을 만날 예정이다. 지 의원은 미국에서 북한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고 조사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20-10-1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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