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이간계 대비는 적반하장”
조기숙 “민주당 무너지는 중”

연합뉴스

의사봉 두드리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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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계인 조응천 의원은 25일 MBC에서 “지도부가 진상 파악, 이간계에 대비한다고 나오는 것 같은데 이것은 적반하장이다. 문제는 내로남불, 도덕 불감증, 당내 민주주의가 악화되는 것을 말 못 하게 하고 자꾸 억누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종민 의원도 CBS에서 “팬덤과 어떻게 분리하냐. 팬덤이든 강성당원이든 잘못된 행태를 못 하게 하는 게 중요한 것”이라며 “징계하든 설득하든 토론을 하든 행태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딸들은 최근 코인 의혹에 휩싸인 김남국 의원을 비판한 청년 정치인, 비명계 의원을 무차별 공격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도 홍영표 의원을 중심으로 한 30여명의 의원은 “적대와 증오, 공격과 협박을 당이 나서서 막아야 한다”며 개딸들의 공세를 당 차원에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비명계를 포함한 민주당 의원들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결의문 채택을 주장하며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가 끝난 후 해당 결의문 제안과 관련해 “그 제안에 대해서 많은 의원이 공감하는 처지를 표했고 도를 넘는 적대와 공격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하는 의견에 대해 많은 분이 공감을 표했다”고 설명했다. 단 결의안 채택까지 이뤄지지는 않았다.
이재명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최근 당 청년 정치인들에게 개딸들의 공격이 집중된 것에 대해 “우리 당 대학생위원회나 청년정치인들을 향한 폭력적 표현은 우리 당과 공동체를 해치는 행위”라면서 “더이상의 부당한 내부공격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의원총회에서는 개딸들의 영향력을 높이는 ‘대의원제 폐지’를 두고 비명계와 친명(친이재명)계가 충돌했다. 친명계 정청래 의원은 “돈 봉투에 대한 유혹의 통로가 된다”며 대의원제를 폐지하자고 주장했다. 반면 비명계 김종민 의원은 “현재 대의원제 운영에 문제가 있는 것은 동의하지만 개선을 해야지 폐지하는 것은 안 된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내홍이 갈수록 격화하는 데 대해 당 안팎에서는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야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CBS에서 “문제는 지금 이 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처럼 (개딸을) 양념 정도로 생각하는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문 전 대통령은 2017년 대선 경선 당시 상대 후보들을 향한 지지자들의 문자폭탄을 두고 “경쟁을 흥미롭게 만들어 주는 양념 같은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노무현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최근 발간한 책 ‘어떻게 민주당은 무너지는가’에서 “민주당이 무너지는 중”이라면서 “민주당 지도부가 서초동 집회의 조국 지킴이에 휘둘리며 그들과 선을 긋지 못한 것”을 오판으로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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