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러 전승절에 최룡해 등 참석 가능성”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금수산영빈관 정원 구역에서 시간을 함께 보내며 친교를 다졌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사진은 19일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선물한 아우루스 차를 운전하는 모습. 2024.6.20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은 다음 달 9일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기념행사(전승절)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30일 전망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간담회에서 이렇게 보고했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방러 협의는 (북한과 러시아의) ‘파병 공식화’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만큼 원점에서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 전승절 80주년 행사에는 김 위원장이 직접 참여하지 않고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대체 인사 참석 가능성이 높다”라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참석하려면 몇 주 전부터 경호 등이 관측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으로 봐선 (참석 인사가) 김 위원장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북한군의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 참여 가능성에 대해 “할 수도 있다”면서도 “아직 관측은 되고 있지 않은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외교가에서도 김 위원장이 대표단을 대신 보내기로 결정했다는 얘기가 나돈다.
러북조약 거론하며 북한군 파병 공식화
‘혈맹 상징’ 조약 1주년, 만남 적기 거론


푸틴, 김정은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체결 -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북한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한 후 협정서를 들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4.06.19 평양 AP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작년 6월 19일 방북 당시 김 위원장에게 모스크바로의 답방을 제안했다.
이후 북한군 파병이 본격화하고, 올해 전승절을 계기로 한 러시아의 일방적 승리선언이 예상되면서 김 위원장의 전승절 방러가 유력한 것으로 여겨졌다.
다만 이동 수단이 여의찮고 김 위원장이 다자외교 데뷔를 꺼릴 것이라는 분석이 혼재하면서 정확한 방러 시기를 둘러싼 추측이 오갔다.
결국 김 위원장의 전승절 방러가 물 건너가면서, 다음으로 유력한 방러 시점으로는 ‘평양회담 1주년’이 거론된다.
당시 김 위원장은 평양을 방문한 푸틴 대통령과 만나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하고 러북 관계를 혈맹형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지난 26일 러시아에 이어 28일 북한까지 북한군 파병 사실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하면서 그때 서명한 러북 조약의 이행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만큼, ‘동생’ 김 위원장이 조약 체결 1주년인 오는 6월을 ‘형님’ 푸틴 대통령과 ‘만남의 적기’로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외교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파병 공식화는 ‘대러 밀착’ 김정은과 ‘극적 승전 필요’ 푸틴 입장 절충 결과”
“북미 회동 전격 성사 가능성 배제 못해…북중 관계 개선 시도에도 답보 상태”


2024년 6월 1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공식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한편 국정원은 북한과 러시아가 파병 사실을 공식화한 배경에 대해 “대러(러시아) 최우선 밀착 기조 속에서 (러-우크라) 종전 후 동맹 방기를 피하려는 김정은과, 극적인 승전의 모양새가 필요한 푸틴의 입장이 절충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를 계기로 북한은 공세적 반대급부를 요구하고 정식 교전국 지위 행사를 하고 러시아 뒷배를 업어 도발 등 행보가 예상된다”라고 보고했다.
북미 관계와 관련해서는 “북한은 미국에 최강경 대응 전략 아래 (미국의) 태도 전환에 대한 지속적인 압박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국정원은 밝혔다.
아울러 “현재까진 구체적인 접촉 동향은 확인되지 않지만,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자제 중이고, 트럼프 대통령도 유화 메시지를 발신 중이기 때문에 북미 회동이 전격적으로 성사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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