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통령-박근혜 회동’ 대화내용 진실공방
‘이명박(얼굴)-박근혜 회동’의 여진(餘震)이 증폭되기 시작했다.12일 청와대가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대표직을 제의했었다.”며 회동 ‘뒷얘기’를 공개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박 전 대표측은 즉각 “금시초문”이라며 “당원들이 선출하는 대표직을 마치 선물 주듯이 대통령이 제의할 수 있는 것이냐.”고 반박에 나섰다.‘준비 안 된 회동’이라는 비판여론을 의식한 청와대의 ‘항변’에 친이-친박 두 진영이 더욱 갈등의 날을 곧추세우는 형국이다.●靑 “당 대표직 朴이 거부”
이 대통령이 대표직을 제의했다는 말은 회동 직후 ‘대표직 논의가 없었다.’고 한 박 전 대표의 말과 배치된다.‘구심점이 돼 달라.’는 말이 대표직 제의라는 청와대측 사후 해석과 달리 회동 당시 박 전 대표가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도 별개 문제다.
분명한 점은 청와대가 수석회의 끝에 ‘이 대통령이 대표직을 제의했고, 박 전 대표가 거절했다.’는 구도의 회동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기로 한 점, 그리고 친박 진영이 이에 극히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친박 “왜 뒤늦게 딴소리 하나”
청와대측 주장에 친박 진영은 “책임을 떠넘기자는 거냐.”“복당은 당이 알아서 할 일이고, 대표직은 대통령이 주는 선물이냐.”며 불쾌감을 가차없이 쏟아냈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의원은 “밖으로는 당·정 분리라면서 당원이 선출하는 당 대표를 무슨 권한으로 맡아달라고 했다는 말이냐. 그렇게 관여할 것이라면 복당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반박했다. 다른 측근은 “지난번 총리직 제의 얘기가 나왔을 때에도 이런 식이었다. 진정성이 없는 행동”이라고 비난했다.“박 전 대표에게 회동내용을 발표토록 하고는 여론이 좋지 않으니까 이제 와서 책임을 떠넘기려 든다.”는 소리도 나왔다.
청와대측 발표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박 전 대표가 회동 전날인 9일 “대표직을 맡지 않겠다.”고 천명한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박근혜 대표 체제에서의 복당 문제 해결’을 제의했다는 얘기가 된다. 박 전 대표가 회동 직후 “이 대통령의 생각은 나와 조금 다른 것 같다.”고 한 것은 바로 이 대목에서의 시각차 때문으로 해석된다. 다른 구멍에 단추를 꿰맞추기 시작한 양측의 손놀림이 빨라지는 모습이다.
진경호 이영표기자 jade@seoul.co.kr
2008-05-1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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