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이젠 불상에서 불경 중심으로 바뀌어야”

“불교, 이젠 불상에서 불경 중심으로 바뀌어야”

손원천 기자
손원천 기자
입력 2024-10-02 03:52
수정 2024-10-02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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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표 前전남대 교수 간담회

사상 최초 한글 불경 1권으로 출간
“수행 방식 변화 이끌 것으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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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표 전 전남대 교수
이중표 전 전남대 교수


“불교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존해서 수행하는 종교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경전을 중심으로 신행이 이뤄져야 합니다. 이제 불교도 불상에서 불경 중심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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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경전 ‘불경’
불교 경전 ‘불경’


기독교의 성경처럼 단 한 권으로 이뤄진 불교 경전 ‘불경’(불광출판사)이 나왔다. 출간 작업을 시작한 지 16년 만이다. 한국 불교계 석학으로 꼽히는 이중표(72) 전 전남대 교수는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정동의 한 식당에서 출판간담회를 열고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불경은 전 세계의 시대적 요구”라며 “이 책이 불교 수행 방식의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불경’은 석가모니 붓다의 실제 가르침이 담긴 ‘니까야’ 등 초기 불교 경전의 핵심을 한 권으로 요약했다. 팔만대장경에서 보듯 불교 경전을 한 권의 책으로 엮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일반적 인식이었던 점에 비춰 보면 사실상 최초의 한글 불경이다.

책은 이른바 ‘벽돌’이다. 무려 1448쪽에 달한다. 성경처럼 얇은 종이에 글씨도 ‘깨알’이다. 책을 읽는 것 자체가 수행이 될 정도다. 이 전 교수가 ‘불경’을 편역한 이유는 단순하다. 고등학생 시절 한 법회에 참석했다가 불교에 심취한 그는 “붓다의 가르침에 의지해 깨달음을 구하는 불교가 불경 없이 불상에 의지하고 있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다”며 ”누구나 쉽게 붓다의 가르침을 만날 수 있는 불경을 편찬하겠다는 것이 오랜 소망이었다”고 회고했다.

젊은 시절 출가했다가 학문의 길을 택하며 환속했던 그는 ‘불경’ 출간을 계기로 다시 출가했다. 현재 태고종에 승적을 뒀고 법명은 ‘중각’이다.
2024-10-0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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