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솥 앞 폭염 사각지대 놓인 급식 노동자들

펄펄 끓는 솥 앞 폭염 사각지대 놓인 급식 노동자들

반영윤 기자
입력 2026-06-09 11:16
수정 2026-06-0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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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줄 요약
  • 급식·청소 노동자 폭염 노출 심화
  • 온열질환 증상 다수, 급식실 더 심각
  • 휴식 기준·휴게시설 실효성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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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 노동자 명재은(가운데)씨가 9일 서울 용산구 서울교육청 앞에서 폭염에 노출된 학교 급식·청소·시설 노동자들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반영윤 기자
조리 노동자 명재은(가운데)씨가 9일 서울 용산구 서울교육청 앞에서 폭염에 노출된 학교 급식·청소·시설 노동자들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반영윤 기자


서울 금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일하는 조리 노동자 명재은(45)씨는 조리 솥 앞에 설 때마다 체감온도가 영상 35도를 훌쩍 넘는다고 했다. 아직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오기도 전이지만, 전신 위생복에 방수 앞치마, 마스크, 고무장갑까지 겹겹이 착용한 채 일하기 때문이다. 땀이 비 오듯 쏟아져 장화 안에 물이 고이는 날도 적지 않다. 명씨는 “여름철 급식실은 그야말로 지옥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가 지난달 전국 학교 급식·청소·시설 노동자 585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80.1%가 근무 중 온열질환 증상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급식실 노동자의 87.4%가 온열질환 증상을 경험했고, 이 가운데 31%는 “자주 증상을 겪는다”고 답했다.

에어컨이 가동되는 교실과 달리 급식 조리실이나 화장실 등에서는 노동자들이 더위를 피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 습도가 높은 작업 환경 탓에 실제 체감온도는 더 높아지기도 한다. 구로구의 한 초등학교 청소 노동자 원용순(62)씨는 “사방이 막힌 화장실에서 뜨거운 물을 틀고 락스 청소를 할 때면 숨이 턱턱 막히고 가슴이 답답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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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청소 노동자 원용순씨가 지난 4일 서울 구로구의 한 초등학교의 화장실에서 찍은  온도습도계에 온도는 영상 30.2도, 습도는 77%가 찍혀 있다. 이를 체감온도로 환산하면 영상 32도로 원씨는 “습하고 더운 화장실에서 청소 할 때마다 숨이 턱턱 막힌다”고 했다. 본인 제공
학교 청소 노동자 원용순씨가 지난 4일 서울 구로구의 한 초등학교의 화장실에서 찍은 온도습도계에 온도는 영상 30.2도, 습도는 77%가 찍혀 있다. 이를 체감온도로 환산하면 영상 32도로 원씨는 “습하고 더운 화장실에서 청소 할 때마다 숨이 턱턱 막힌다”고 했다. 본인 제공


더위에 지쳐도 제때 쉬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고용노동부 지침은 체감온도가 영상 33도 이상일 때 2시간 이내 20분 이상 휴식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응답자의 61.5%는 폭염 속 작업에도 휴식 기준이 지켜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휴게시설이 형식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휴게시설이 설치돼 있다는 응답은 94.5%였지만, 가까운 위치와 적정 온습도, 환기, 비품, 식수 등 핵심 이용 요건을 모두 갖춘 곳은 35.0%에 그쳤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관계자는 “노동자들이 일하는 화장실·복도·급식실 온도와 습도를 기준으로 학교 노동자 폭염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휴식 시간 보장에 더해 폭염기 고열 조리 공정 축소, 청소 노동자 냉방 사각지대 해소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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