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유출 아닌 순환하는 것… 정착 가능한 AI 생태계 조성 필요”

“인재, 유출 아닌 순환하는 것… 정착 가능한 AI 생태계 조성 필요”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25-11-11 01:04
수정 2025-11-11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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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융합 인재 육성안’ 좌담회

#손병호 KISTEP 부원장
최고급 인재 유치·융합 양성 병행
‘AI 인재 되면 성공’ 사례 보여줘야

#안준모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해외 인재 복귀 후 연구 환경 조성
모험적 직업 선호 문화 조성 필요
#이성주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
해외 인재 노하우 전수 조직 전무
산학협동 인재 양성 프로그램 필요

#홍아름 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규제샌드박스 같은 AI 리빙랩 조성
연구 데이터 집적해 제도 개선 유도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실장
50대 중장년 AI 활용 땐 기회 늘어
학습 난이도 낮춰 실무 인재 양성
지난해 우리나라 인공지능(AI) 인재 순유출 규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5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스탠퍼드대 AI 인덱스 2025에 따르면 한국의 AI 인재 국제이동 지표는 2020년 +0.23명에서 2024년 -0.36명으로 완전히 뒤바뀌었다. 기술경영경제학회 주최로 지난달 31일 광화문 서울신문 회의실에서 열린 ‘AI 시대 융합인재 육성을 위한 좌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인재가 머물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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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인재 양성과 확보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달 31일 서울신문 회의실에서 열린 ‘AI 시대 융합인재 육성을 위한 좌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이 AI 인재 생태계 조성 방안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준모 고려대 교수,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중소기업정책연구실장, 기술경영경제학회장인 손병호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부원장, 홍아름 경희대 교수, 이성주 서울대 교수. 이지훈 기자
인공지능(AI) 인재 양성과 확보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달 31일 서울신문 회의실에서 열린 ‘AI 시대 융합인재 육성을 위한 좌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이 AI 인재 생태계 조성 방안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준모 고려대 교수,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중소기업정책연구실장, 기술경영경제학회장인 손병호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부원장, 홍아름 경희대 교수, 이성주 서울대 교수.
이지훈 기자


-한국에 필요한 AI 인재상은.

손병호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부원장 AI 융합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대규모 기초 AI 모델 개발과 같이 세계적 수준의 역량이 필요한 분야에선 해외 최고급 인재 유치에 집중하고 산업 현장에서 AI를 응용·활용하는 분야라면 ‘X+AI’, 즉 의료+AI·제조+AI와 같은 융합인재 양성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

안준모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과거 반도체 인재를 양성할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웨이퍼는 화공과, 설계는 전자과에서 담당했다. 수학과 물리, 화학 등 펀더멘털이 탄탄한 인재가 시장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활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중소기업정책연구실장 중소기업은 최고급 AI 인재보다 실무 인재가 더 필요하다. AI 학습 난이도를 낮추고 체험 중심 교육으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컴퓨터공학과와 연계한 계약학과 신설 등 현실적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당장 한국에선 AI 인재 유출에 대한 우려도 크다.

안 교수 인재를 유입, 유출로 보는 건 옛 방식이다. 해외에서 AI 지식과 다양한 경험을 쌓는 일도 중요하다. ‘브레인 드레인’(인재 유출)이 아니라 ‘브레인 서큘레이션’(인재 순환)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해외에 나간 우수 인재들이 돌아와서 연구할 수 있는 환경 조성, 본국과 지속적으로 연결돼 지식과 네트워크, 투자까지 순환되는 구조가 필요하다.

이성주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 지금도 해외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려는 연구자들이 막상 국내로 돌아오면 어디로 가야 할지 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실무 현장의 경험이 교육과정에 반영되고 대학과 기업이 벽을 허물고 사람들이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경쟁력이 생길 것이다.

홍아름 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단순히 인재 유입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머물 수 있어야 한다. 기존에 기술 중심으로 규제를 대폭 풀었던 ‘규제 샌드박스’가 있었는데 비슷한 형태로 ‘ AI 탤런트 리빙랩’을 운영했으면 한다. 이곳에서 인재들이 혁신적인 연구와 집필을 해 보고, 데이터도 만져 보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하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제도 개선과 기술표준으로 환류돼야 한다.

-의대 선호 추세 속에서 AI 인재를 기르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다.

손 부원장 미래 세대가 의대가 아닌 과학 분야로 오게 하려면 과학 기술 분야에서도 큰 연구 성과를 거둔 분들로 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처우와 보상 체계를 실질적으로 개선해서 ‘AI 인재가 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여 줘야 한다.

안 교수 한국에서 진로를 선택할 때 불확실성 회피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의사, 법조인, 공무원, 대기업처럼 직업을 일단 선택하면 경로가 일정 부분 정해져 있는 직업들이 인기를 끌어 왔다. 모험적인 직업 선택을 하는 문화 조성이 필요하다.

홍 교수 AI를 활용한 1인 창업, 즉 솔로프레너 형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가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과거엔 팀 단위로 하던 일을 이제는 개인이 AI 도구만으로도 해낼 수 있다. 또 반도체나 제조업처럼 우리가 이미 강점을 가진 분야에 AI를 깊이 있게 접목하는 데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

-AI 인재가 머무르는 생태계를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가.

노 실장 실제 통념과 다르게 청년들보다 50대 중장년이 현장에서 AI를 활용할 때 새로운 기회가 많을 수 있다. AI가 청년고용을 대체할 가능성과 중장년 고용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고용정책을 할 때 세대상생 관점의 접근법도 필요하다.

이 교수 산학협력이 핵심이다. 산학 공동 석·박사 트랙, 산학 공동 프로젝트, 현장 실습 중심의 AI 융합 인재 양성 프로그램 등을 활성화해야 한다.

손 부원장 결국 AI 인재정책은 산업 구조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 과제다. 정부와 학계·산업계·연구계가 긴밀히 협력할 수 있는 개방적이고 유연한 정책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LG AI대학원 등 산업 현장의 실제 문제를 중심으로 교육과 연구를 결합한 실용형 모델을 확산해 산업계와 학계가 긴밀히 협력하는 AI 융합 교육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2025-11-1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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