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달라붙어 어지럼뱅뱅… 이상기온에 낚싯배 습격한 된장잠자리떼

몸에 달라붙어 어지럼뱅뱅… 이상기온에 낚싯배 습격한 된장잠자리떼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입력 2024-09-11 14:48
수정 2024-09-1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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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새벽 갈치 조업하는 낚싯배에 된장 잠자리떼가 습격했다. 제주블레스호 제공
지난 8일 새벽 갈치 조업하는 낚싯배에 된장 잠자리떼가 습격했다. 제주블레스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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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싯꾼 등에 달라 붙은 잠자리떼의 모습. 반팔을 입었던 낚싯꾼들의 몸에 달라붙자 긴옷으로 갈아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블레스호 제공
낚싯꾼 등에 달라 붙은 잠자리떼의 모습. 반팔을 입었던 낚싯꾼들의 몸에 달라붙자 긴옷으로 갈아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블레스호 제공


‘가을빛 물든 언덕에 들꽃 따러 왔다가 잠든 날 엄마야 나는 어디로 가는 걸까. 외로움 젖은 마음으로 하늘을 보면 흰구름만 흘러가고 나는 어지러워 어지럼 뱅뱅 날아가는 고추 잠자리…’

1980년대 유행가요 ‘고추잠자리’로도 널리 알려진 된장 잠자리떼가 김녕앞바다에 출몰했다.

11일 선상낚시 업체인 제주블레스호에 따르면 지난 8일 제주도 김녕 자정무렵 3㎞ 해상에서 조업에 나섰던 배 위에 수천마리의 잠자리떼가 밀려들었다.

이동현 제주블레스호 선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김녕 앞바다에서 2~3㎞ 지점서 갈치 선상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제주도 본섬 이 아닌 북쪽에서 갑자기 잠자리떼가 몰려오기 시작했다”며 “제주와 가까이 있던 2척의 배보다 먼바다에 있던 우리 배(2척)쪽에 유난히 많이 몰려들어 조업이 불가능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잠자리떼는 집어등이 있는 불빛에 몰려들자 낚싯꾼 10명이 배 후미로 이동해야 했다.

이어 “낚싯꾼들이 반팔을 입고 있었는데 맨살에 잠자리떼가 달라붙어 따갑게 하는 바람에 사람들이 긴옷으로 갈아 입었다”며 “2시간 가까이 계속 몰려들자 선실로 들어가 휴식을 취하는 등 낚시를 하는 둥마는둥 하다 결국 오전 4시쯤 철수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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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블레스호에 몰려든 된장잠자리떼. 제주블레스호 제공
제주블레스호에 몰려든 된장잠자리떼. 제주블레스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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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새벽 제주블레스호 낚싯꾼 등에 달라붙은 잠자리떼. 제주블레스호 제공
지난 8일 새벽 제주블레스호 낚싯꾼 등에 달라붙은 잠자리떼. 제주블레스호 제공


이 잠자리는 아열대성 된장잠자리로 확인됐다. 25도 이상의 더운 날씨를 좋아하는 된장잠자리는 중위도에서 남반구 열대 지역에 걸쳐 서식하며, 몸이 가벼워 장거리 비행에 특화된 종으로 알려졌다. ‘지구촌 방랑자’ ‘곤충계의 철새’로 알려진 된장잠자리는 1000m높이로 1만 8000㎞를 날아서 이동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서는 이상 폭염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보통 가을철엔 북부 지방으로 날아가지만, 최근 이상 기온으로 9월이 된 지금까지도 제주도에 머무는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블레스호 이동현 선장 제공 영상
제주블레스호 이동현 선장 제공 영상


된장잠자리가 해충은 아니지만 활동하기에 적합한 고온다습한 기온이 계속되면서 앞으로도 개체 수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저녁부터 11일 아침까지 지점별 최저기온은 제주(북부) 27.3도, 서귀포(남부) 26.7도, 성산(동부) 27.7도, 고산(서부) 25.3도로 밤사이 25도 이상을 유지하는 열대야가 나타났다. 지점별 올해 열대야 일수는 제주 65일, 서귀포 58일, 성산 50일, 고산 44일로 각각 늘어 열대야 일수 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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