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히어로물 디즈니+ ‘무빙’
“쉴 새 없이 찔리고 맞고 내동댕이
마음의 상처 치료가 가장 어려워
고통스런 모습 보여주는데 중점”
장례식장 오열신 ‘최고의 명장면’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류승룡은 “배우들이 아직 과몰입 상태에 있다”면서 “용두사미가 될까 봐 걱정했는데 용두용미의 해피엔딩으로 끝나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주위에서 ‘류승룡 학대쇼’ 아니냐고 하지만 치열하게 촬영했고 많은 분이 공감해 준 작품이 돼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무빙’에서 쉴 새 없이 찔리고, 맞고, 내동댕이쳐지지만 오뚝이처럼 일어서는 가성비 높은 액션 배우의 면모를 드러냈다. 류승룡이 중점을 둔 건 의외로 “주원의 고통스러운 모습”이다. 그는 “상처는 치료되지만 마음은 재생이 잘 안되는 모습을 통해 누구나 겉의 상처보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어렵다는 걸 보여 주고 싶었다”고 했다. “주원에게는 지희(곽선영 분)라는 인물이 유일하게 공감해 주고 위로해 주는 사람이다. 두식(조인성)도 그런 인물이었는데 관심과 사랑, 위로가 한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표현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우는 장면이 많아 ‘신파 거부감’이 들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대사 없이 5분간 허우적거리는 몸짓만으로 절절한 슬픔을 드러낸 장례식장 오열 신은 류승룡의 진가를 유감없이 보여 준 명장면으로 꼽힌다.
영화 ‘7번방의 선물’, ‘염력’, ‘극한직업’, 드라마 ‘킹덤’ 등에는 그가 오열하는 모습이 한 번씩은 들어가 있다. 어떤 대목은 비애가 느껴지고, 어떤 부분은 코믹하지만 비슷한 연기를 연이어 하게 된 터라 그에게는 고민이기도 했다. 그런데 오히려 “대본을 끝까지 읽고 난 뒤 그 장면 때문에 연기에 대한 욕심이 더 생겼다”고 털어놨다.
영화 ‘아마존 활명수’의 해외 촬영을 앞둔 그는 이병헌 감독이 연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닭강정’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안동환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