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왼쪽)과 2023년 한라산 구상나무 구과 상황. 오른쪽 사진은 개화가 거의 안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제공
멸종위기종 한라산 구상나무 암꽃 개화량이 지난해보다 9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본부장 김희찬)는 올해 한라산 구상나무 암꽃(암구화수) 개화량이 그루당 8.8개로 조사돼 지난해에 비해 92.7% 감소했다고 18일 밝혔다.
지난해 그루당 개화량 120.2개와 비교하면 올해 뚜렷한 해거리가 관측됐다. 지역별 구상나무 개화량은 왕관릉 일대에서 평균 234.8개에서 6.1개로 97.4%가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또 방애오름일대에서 평균 117.0개에서 36.6개로 68.7% 감소한 것으로 관측돼 지역별로 편차가 컸다.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는 지난해부터 한라산 구상나무 군락지인 영실, 성판악, 왕관릉, 방애오름, 윗세오름, 백록샘, 큰두레왓 등 7개 지역 10개소에서 구과특성 조사목을 선정하고 매년 암꽃 개화량 및 구과결실량, 건전 구과율, 구과특성(중량, 길이, 너비, 종자수, 인편수), 종자충실율, 발아율 등을 조사하고 있다.
구상나무의 결실주기와 구과특성을 밝히는 일은 최근 기후변화 등으로 개체 수와 면적이 감소 추세를 보이는 한라산 구상나무의 지속적인 보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구상나무 결실주기 및 해거리 증상에 관해서는 명확하게 제시된 바가 없는데다 결실주기와 관련해 구과의 특성변화에 대한 연구결과도 없어 지속적인 어린묘목의 생산과 한라산 현지 내 발아를 위해 구상나무 결실 특성연구를 통한 기초자료 확보가 절실한 실정이다.
한편, 한라산 구상나무의 보전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2026년까지 목표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구상나무 데이터베이스(DB) 구축 및 생장쇠퇴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종합적인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구상나무는 우리나라 특산식물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어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매우 높은 수종이다. 최근 태풍, 가뭄 등 기후변화로 인해 한라산의 구상나무림은 면적이 크게 감소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고사목이 발생되면서 보전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세계유산본부는 지난해 한라산에만 자생하는 유일종 한라산 구상나무 군락지 면적이 15년간(2006∼2021) 23.9%가량 감소한 조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고정군 한라산연구부장은 “구상나무 결실 주기 및 결실특성에 대한 연구결과가 도출되면 구상나무 보전 전략 마련을 위한 중요한 근거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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