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무전기록만 보면, 당시 상황 인식할 수 있었다”
일관되게 혐의 부인하는 이임재, 구속 가능성 커
참사 당일 오후 10시 42분, 11시 1분 119신고자는 사망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21일 오전 ‘이태원 참사’ 특별수사본부 조사실이 있는 서울경찰청 마포수사청사에 출석하고있다. 2022.11.21 안주영 전문기자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30일 브리핑에서 “112무전기록은 모두 검토했고, 이 전 서장이 용산경찰서 112무전망에서 지시를 내린 오후 10시 36분 전후 통화한 직원, 이 전 서장의 수행직원 등에 대한 조사도 마쳤다”며 “이 전 서장이 이태원 상황을 인식한 시간은 수사상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용산경찰서 112무전망 기록을 보면, 이 전 서장은 참사 당일 오후 10시 35분 “용산, 용산서장”을 외친 이후 1분 뒤인 오후 10시 36분 “이태원 쪽으로 동원 가능한 경찰 인력을 보내라. 형사1팀부터 교통경찰관까지 보내라”고 지시했다.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서울 마포구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특수본) 모습. 연합뉴스
이 전 서장이 무전 등을 통해 당시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했다면, 그 이후 현장 도착이 늦은 것과 제대로 된 지시를 내리지 않은 것에 대한 법적 책임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서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1시 6분으로 알려져 있다.
또 지난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해 “참사 상황을 알게 된 시점이 오후 11시쯤”이라고 증언한 만큼 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 혐의도 추가될 수 있다. 이 전 서장은 이미 “참사 전 서울경찰청에 기동대를 요청했다”는 국회 증언으로 위증 의혹을 받고 있다. 특수본은 “이 전 서장의 위증 여부는 국회 고발이 있으면 별도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소방당국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수본은 “참사 당일 오후 10시 42분과 11시 1분 119 신고를 한 시민 2명은 결국 사망했다”며 “첫 신고가 접수된 10시 15분 이후 구조활동이 계속 진행됐어야 했던 만큼 구조활동이 적절하게 이뤄졌는지를 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19신고 이후 사망한 시민은 신고 당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전화가 끊겼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수본은 용산구청에 대해선 사전 안전관리대책 수립, 참사 당시 안전관리, 참사 이후 조치가 적절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특수본은 이날 유승재 용산구 부구청장과 송은영 이태원역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송 역장은 승객이 밀집했는데도 무정차 통과 조치를 하지 않아 참사에 원인을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유 부구청장은 핼러윈을 앞두고 적절한 안전관리 대책을 수립하지 않은 혐의다.
홍인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