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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절반 5% 이상 고금리인데… 은행 5% 예금은 사라졌다

가계대출 절반 5% 이상 고금리인데… 은행 5% 예금은 사라졌다

김소라 기자
김소라, 민나리 기자
입력 2022-11-29 17:46
업데이트 2022-11-2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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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가는 대출·예금 금리

신용대출 금리 12년 만에 7%대
기준금리 올라 고금리 대출 쏠림
당국 과도한 금리인상 자제 당부
5대은행 정기예금 연 4%대 하락
금융소비자만 금리 피해 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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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금리가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금리 5% 이상의 고금리 대출 비중이 전체 가계대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 금리는 12년 만에 7%를 돌파했다. 대출금리는 가파르게 오르는 반면 예금금리는 오히려 뒷걸음질치면서 금융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한국은행의 ‘2022년 10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중 금리 연 5% 이상의 고금리 대출 비중은 49.3%였다. 금리 5% 이상 대출의 비중은 지난 1월 8.2%에 그쳤으나 8월 21.0%, 9월 37.7%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한은이 올해 들어 여섯 차례 연속(4·5·7·8·10·11월)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사이 차주들의 고금리 대출 쏠림 현상이 심화된 것이다. 한은이 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 0.50% 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며 기준금리가 3.0%로 올라선 지난달에는 금리 3.5% 미만 대출 비중이 4.0%에 그친 반면 전체 가계대출의 34.6%가 5.0~6.0% 구간으로 쏠렸다.

지난달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5.34%로 한 달 사이 0.19% 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2년 6월(5.38%) 이후 10년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다만 오름폭이 전월(0.39% 포인트)보다 둔화된 것에 대해 박창현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안심전환대출(금리 연 3.7~4.0%)이 취급되고 일부 은행이 가산금리를 인하했으며 상대적으로 금리 수준이 낮은 신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 대출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말했다. 일반 신용대출 금리(7.22%)는 0.60% 포인트 올랐다. 신용대출 금리가 7%를 넘어선 것은 2013년 1월(7.02%) 이후 처음이다.

대출금리는 치솟는 반면 한때 5%를 돌파했던 주요 시중은행의 예금금리 상품은 자취를 감추고 있다.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 과도한 수신금리 인상 경쟁 자제를 당부하면서다. 이날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중 연 5.18% 금리(1년 만기 기준)로 가장 먼저 연 5%대 예금 시대 포문을 열었던 우리은행의 ‘우리 WON플러스 예금’은 지난 13일 출시 이후 하루 만에 4.98%로 떨어진 후 이날까지 5%를 넘지 못하고 있다. 해당 상품은 시장금리(은행채 기준)를 토대로 정책금리를 반영해 매일 적용 금리가 달라지는데, 12개월 만기 은행채(AAA) 금리는 당국의 조달시장 안정화 노력으로 지난 11일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매주 시장금리가 반영되는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 금리도 지난 14일 연 5%대에 올라섰으나 전날 기준 연 4.7%(1년 만기)로 떨어졌다.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의 경우 2주 전엔 기본금리만 연 5.1%였지만 지금은 ‘기본금리 연 4.8%, 우대금리 0.3% 포인트’로 상품 구조가 바뀌었다. 이날 기준 시중은행에서 연 5%대 금리를 제공하는 것은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연 5.0%)이 유일하다.

금융당국의 제재로 은행이 예금금리를 인상하지 못하는 사이 대출금리만 오르거나, 저축은행 등 2금융권마저 자금경색을 이유로 금리를 인상하지 못할 경우 결국 금융소비자만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소라·민나리 기자
2022-11-3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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