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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어른에 맞서는 비범한 소녀… ‘마틸다’와 함께 짜릿한 즐거움

나쁜 어른에 맞서는 비범한 소녀… ‘마틸다’와 함께 짜릿한 즐거움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2-10-30 20:16
업데이트 2022-10-31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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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알드 달 원작 뮤지컬 ‘마틸다’

수준 높은 연출·배우들 연기에
2시간 40분 공연시간이 ‘순삭’
한국어 어감 살린 번역도 매력
인터파크 점유 6.1% ‘최고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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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 배우들이 그네를 타며 뮤지컬 ‘마틸다’의 대표곡 중 하나인 ‘웬 아이 그로 업’(When I grow up)을 부르고 있는 모습. 신시컴퍼니 제공
아역 배우들이 그네를 타며 뮤지컬 ‘마틸다’의 대표곡 중 하나인 ‘웬 아이 그로 업’(When I grow up)을 부르고 있는 모습.
신시컴퍼니 제공
나쁜 어른들에 맞서 세상을 구하는 소녀의 이야기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 흔한 왕자님도 없이, 그 어떤 폭력도 없이 악당들을 물리치기에 이 소녀의 이야기는 더 짜릿하다. 안무, 음악, 연기, 무대장치가 잘 어우러져 선사하는 즐거움에 안전벨트를 꽉 매야 하는 뮤지컬 ‘마틸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4년 만에 다시 한국에 돌아온 ‘마틸다’는 30일 오전 기준 인터파크 판매점유율이 6.1%로 현재 공연하는 뮤지컬 중 가장 인기가 많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 등을 쓴 로알드 달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마틸다’의 공연 시간은 2시간 40분으로 짧지 않지만 수준 높은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로 공연시간을 순식간에 지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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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틸다를 사사건건 괴롭히는 교장 ‘미스 트런치불’. 신시컴퍼니 제공
마틸다를 사사건건 괴롭히는 교장 ‘미스 트런치불’.
신시컴퍼니 제공
‘마틸다’는 책을 사랑하는 천재 소녀 마틸다가 무관심한 부모를 여러 번 골탕 먹이고, 최종 보스 격인 트런치불 교장을 쫓아내는 줄거리다. 책을 보지 말라며 무시하는 부모가 결국 사기 치다 걸려 도주하고, 자신을 아껴 주는 허니 선생님을 위해 못된 교장을 집에서 내쫓는 이야기는 아역 배우들의 명랑한 연기와 함께 관객들에게 쾌감을 선사한다.

풍자와 비꼬기가 가득한 원작을 잘 살려낸 한편으로 이야기를 더 극적으로 보태 뮤지컬 ‘마틸다’의 매력이 한층 상승했다.

중고차 판매상인 마틸다의 아버지가 마피아에게 사기를 치다 걸린 것이나 마틸다가 미세스 펠프스에게 허니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면은 원작보다 더 높은 수준의 긴장감과 몰입감을 준다. 그네를 타고 날아오르는 아이들은 원작에서 비중이 작은 다른 아이들까지 함께 즐기는 무대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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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악당 트런치불 교장을 혼내 주기 위해 계획하며 ‘리볼팅 칠드런’(Revolting Children)을 부르는 모습. 신시컴퍼니 제공
학생들이 악당 트런치불 교장을 혼내 주기 위해 계획하며 ‘리볼팅 칠드런’(Revolting Children)을 부르는 모습.
신시컴퍼니 제공
“울 엄마는 내가 짱이래”, “때론 너무 필요해, 약간의 똘끼” 등 한국어의 어감을 잘 살린 번역도 흥미롭다. 협력음악감독인 스티븐 에이모스는 “한국에서 공연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한 작업 중 하나가 가사 번역에 참여하는 것이었다”면서 “김수빈 번역가가 아주 잘해 줬다”고 칭찬했다. 이질감 없는 표현 덕에 마틸다가 부당한 어른들의 행동에 “옳지 않아”라고 하는 외침은 더 깊이 와닿게 된다.

아이들도 많이 보는 ‘마틸다’의 매력은 공연 후에 더 두드러진다. 공연이 끝나면 여기저기서 아이들이 “와 정말 재미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굿즈를 사고 인증샷을 찍고 조용히 떠나는 어른들의 뮤지컬과 달리 ‘마틸다’는 공연장 주변에서 여운을 가라앉히지 못한 아이들의 들뜬 목소리로 시끌벅적하다. ‘나쁜 어른 대 착한 아이들’이라는 선명한 대립구조로 아이들도 쉽게 즐길 수 있고, 비범한 소녀가 왕자님 없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것도 아직 사랑을 이해하기 어려운 아이들이 즐기기에 딱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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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틸다’ 주인공 아역 배우들. 왼쪽부터 임하윤, 최은영, 진연우, 하신비. 신시컴퍼니 제공
뮤지컬 ‘마틸다’ 주인공 아역 배우들. 왼쪽부터 임하윤, 최은영, 진연우, 하신비.
신시컴퍼니 제공
‘2대 마틸다’는 임하윤(9), 진연우(11), 최은영(10), 하신비(9)양이 맡았다. 지난 19일 열린 프레스콜 행사에서 진연우양은 “첫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에서 마틸다가 당당하게 걸어 나오는데 관객들이 기립박수를 쳐 주셨다. 눈물이 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임하윤양은 “첫 공연 때는 정말 설레고 신이 났었다. 그런데 두 번째 공연부터는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조금 떨리기도 했다”며 웃었다.

초연에 이어 이번에도 마틸다의 철없는 엄마를 맡은 최정원(53)은 “이번 마틸다 역시 시즌이 끝나면 다시 볼 수 없는 특별한 아이들”이라며 공연을 봐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내년 2월 26일까지.

류재민 기자
2022-10-31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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