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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가위 크리스퍼로 불치병 잡고, 텔로미어 늘려 노화 막는다[2022 서울미래컨퍼런스]

DNA 가위 크리스퍼로 불치병 잡고, 텔로미어 늘려 노화 막는다[2022 서울미래컨퍼런스]

홍인기 기자
홍인기 기자
입력 2022-10-26 20:20
업데이트 2022-10-27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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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생명과학이 앞당기는 미래

크리스퍼, 정확한 부분 커팅 가능
근육질 견종 개발해 군인 돕기도
앞으론 대형작물 재배 등에 활용
스턴버그 “배아 유전자엔 신중을”
이현숙 “노화 빅데이터 축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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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새뮤얼 스턴버그 컬럼비아대 교수가 26일 ‘2022 서울미래컨퍼런스’에서 화상으로 강연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새뮤얼 스턴버그 컬럼비아대 교수가 26일 ‘2022 서울미래컨퍼런스’에서 화상으로 강연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생명과학 최신 분야라고 하는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해 불치병을 치료하고, 염색체의 ‘말단’ 텔로미어를 늘려 노화를 막는다.

2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2 서울미래컨퍼런스’에서 소개된 생명과학 기술은 공상과학(SF) 영화나 소설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일들이 가까운 미래에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유전자 가위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 새뮤얼 스턴버그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강연에서 “의료 분야 연구를 시작으로 이미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유전자를 편집할 수 있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질병 저항력을 가진 과일이나 곡물을 키우고, 가축들의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스턴버그 교수는 노벨화학상을 받은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와 함께 크리스퍼에 대해 공동연구를 했고 2012년 과학학술지 사이언스를 통해 이 기술을 세상에 공개했다. 2015년 과학학술지 양대 산맥인 사이언스와 네이처는 이 기술을 ‘가장 뛰어난 과학적 성과’로 선정했다. 스턴버그 교수와 다우드나 교수는 ‘크리스퍼가 온다’라는 책을 공동으로 썼다. 스턴버그 교수는 “세포에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세포를 보호하고자 바이러스 DNA를 인지하고 잘라 내는 역할을 크리스퍼가 한다”며 “DNA를 잘라 내는 무기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크리스퍼의 작동 원리를 알아낸 이후로는 특정 단어를 찾아서 교체해 주는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의 기능처럼 유전자 편집에 크리스퍼를 활용하는 연구가 진행됐고 모든 생명체에게 이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퍼는 현재 잘라 내야 할 부분을 정확히 잘라 낼 수 있는 ‘프라임 에디팅’까지 가능할 정도로 발전했다. 썩지 않고 오랜 기간 천천히 숙성하는 토마토, 경찰이나 군인을 도울 수 있는 근육질의 개 등이 이미 유전자 편집 기술을 통해 만들어지는 만큼 앞으로는 신체적 결함을 극복하거나 불치병을 치료하는 것뿐 아니라 대형 작물을 키우는 방식으로 식량문제 해결에도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스턴버그 교수는 “바이러스 작동 원리를 파악해 신약 개발에 활용할 수 있고 유전자변형 농수산물 식품과는 다르게 이질적인 DNA 없이 크기나 성질 변형이 가능해진다”며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질병을 고치고, 전 세계 환자가 치료받을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사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배아 단계에서 크리스퍼 기술을 활용해 유전자를 조작하는 등의 행위에 대해선 윤리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봤다. 스턴버그 교수는 “안전이 우선돼야 하고 기술의 과도한 사용에 대한 규제를 고민해야 한다”며 “배아에 대한 유전자 조작은 물론 식물과 동물에게 이 기술을 사용할 때도 책임감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현숙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인간의 수명과 노화, 암의 발생을 결정하는 생체 시계인 ‘텔로미어’를 소개했다. 이 교수는 “DNA 말단에 있는 텔로미어는 세포가 분열할수록 짧아지고, 이는 노화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노화를 극복하는 방법을 찾는 것은 텔로미어에 대한 연구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어떤 약물을 사용했을 때 노화를 완화하는지에 대한 빅데이터가 축적되고 인공지능(AI)을 통해 이를 분석하는 등 과학적 기술이 총망라돼야 한다. 이를 보편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인기 기자
2022-10-2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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