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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에서 만리장성까지… K푸드에 지구촌 들썩인다

루브르에서 만리장성까지… K푸드에 지구촌 들썩인다

이은주 기자
이은주 기자
입력 2022-10-20 20:28
업데이트 2022-10-21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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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곳곳 ‘K푸드페어’에 열광

‘미식의 나라’ 프랑스 파리 시민들
김치·비빔밥 등 한국 음식에 빠져
유럽 13개국과 수출 상담 성과도

아시아에선 ‘건강식’ 이미지 강화
중일, 밀키트·가공식품 판매 ‘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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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기간 계속된 해외여행 제한이 해제되면서 K푸드(한국 음식문화)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올해 하반기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개최한 ‘K푸드페어’에서 코로나19 이전보다 한층 높아진 호응이 잇따랐다. 사진은 지난 7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K푸드페어. aT 제공
코로나19 기간 계속된 해외여행 제한이 해제되면서 K푸드(한국 음식문화)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올해 하반기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개최한 ‘K푸드페어’에서 코로나19 이전보다 한층 높아진 호응이 잇따랐다. 사진은 지난 7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K푸드페어.
aT 제공
‘프랑스 루브르에서 중국 만리장성까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한국 영화와 K드라마, 케이팝 등 K콘텐츠가 전성시대를 맞이하면서 엔데믹 이후 한국의 음식문화,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K컬처를 직접 체험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는 가운데 세계의 주요 식품박람회에서 K푸드에 대한 호응도 늘고 있다. 이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올해 하반기 전 세계 곳곳에서 개최한 K푸드페어에서 드러났다. aT 관계자는 “유럽과 중남미, 아시아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한류에 익숙한 관람객들이 한국의 음식문화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면서 “전통적인 한국 음식뿐 아니라 한국의 먹거리에 담긴 스토리, 비건·유기농·저탄소 식생활에 맞춘 최근 한국 음식의 트렌드에도 흥미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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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에 대한 관심은 지난 7월 프랑스 파리의 심장부인 루브르 박물관 지하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2 파리 K푸드페어’에서부터 감지됐다. 우리 수출기업의 유럽시장 개척을 위해 aT가 파리에서 최초로 개최한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가 시작되자 입장하려는 사람들이 박물관 대기 줄보다 더 길게 늘어섰다. 사전예매 티켓 4000여장이 날개 돋친 듯 판매될 때 ‘흥행’이 예상되긴 했지만 현장에 몰린 인원은 7000명이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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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기간 계속된 해외여행 제한이 해제되면서 K푸드(한국 음식문화)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올해 하반기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개최한 ‘K푸드페어’에서 코로나19 이전보다 한층 높아진 호응이 잇따랐다. 사진은 지난달 말 태국 방콕에서 열린 K푸드페어. aT 제공
코로나19 기간 계속된 해외여행 제한이 해제되면서 K푸드(한국 음식문화)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올해 하반기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개최한 ‘K푸드페어’에서 코로나19 이전보다 한층 높아진 호응이 잇따랐다. 사진은 지난달 말 태국 방콕에서 열린 K푸드페어.
aT 제공
●가족 관람객, 한국 전통음식에 관심

관람객들은 김치, 장류, 홍삼 같은 전통식품뿐 아니라 라면, 스낵, 음료 등 최신 인기 상품, K푸드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신재료 식품들을 낯설어하지 않고 반겼다. 유명 셰프와 교수가 참여한 K푸드 토크쇼와 한식 쿠킹 클래스는 물론 비빔밥, 떡볶이, 치킨, 김밥, 빙수 등 다양한 한국식 먹거리를 맛볼 수 있도록 꾸민 특별 홍보관도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현지에 동행했던 aT 관계자는 “함께 진행됐던 태권도나 케이팝 공연, 한복 체험이 어우러지며 K푸드가 K컬처의 한 종류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을 느꼈다”면서 “젊은층은 분식류를 즐기고, 가족 단위 관람객들은 한국의 전통음식이나 한식의 역사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이는 등 세대별로 다른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미식의 나라’인 프랑스 파리에서 남녀노소별로 다양한 형태로 한식을 즐기는 문화가 형성됐다는 뜻이다.

파리에서의 K푸드페어는 상업적 성과로도 이어졌다. 유럽 13개국 51개사 바이어와 270여건의 상담이 진행된 결과 총 4000만 달러의 수출상담 성과를 거뒀다고 한다. 특히 떡볶이, 소스류, 한식 밀키트 등에 관한 양해각서(MOU) 계약 7건이 현장에서 체결된 데 이어 수출 실적으로 이어졌다고 aT는 설명했다.

아시아 지역에서의 K푸드 입지도 강화되고 있다. 원래부터 쌀 가공식품이나 한국 과일에 대한 수요가 있었던 지역이지만 팬데믹 기간 동안 건강한 음식이라는 K푸드의 이미지가 더 강해졌다. 코로나19가 끝난 이후 아시아 지역에서 K푸드의 프리미엄 이미지가 한층 올라간 것이다. 여객기 운항이 줄었던 코로나19 기간 동안 대한항공, 케이베리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싱가포르로 ‘딸기 화물 전용기’를 띄운 농식품부의 노력도 아시아 지역에서 K푸드의 인기가 유지되는 데 큰 몫을 했다. 농식품부는 샤인머스캣 덕분에 한국 포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홍콩·베트남 지역으로 이번 달부터 포도 신품종인 홍주씨드레스를 수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K푸드가 이미 익숙한 태국 방콕에서 지난달 29일부터 나흘 동안 열린 K푸드페어에서는 K푸드 시식뿐 아니라 K푸드와 현지 유사 식품을 비교·체험해 보는 ‘진짜 K푸드를 찾아라’ 코너가 운영됐다. 국내 우수 수출업체 42개사가 참여해 태국에서 연 온라인 수출상담회에는 태국뿐 아니라 미얀마, 인도 등지에서 바이어 70개사가 참여해 341회 상담, 440억원 규모의 상담 성과를 거뒀다.

●K푸드, 음식 넘어 또 다른 문화현상

우리와 식문화가 가장 비슷한 이웃나라인 중국과 일본에서도 코로나19 이후 K푸드를 향한 달라진 시선이 드러났다. 일본의 입국 제한 완화에 맞춰 지난달 초 이틀에 걸쳐 일본 도쿄에서 3년 만에 대면으로 개최된 K푸드페어 수출상담회에서 각광받은 새로운 음식은 밀키트였다. 외식이 자유롭지 못했던 코로나19 기간 동안 국내에서 급성장한 밀키트나 가공식품에 일본의 바이어들도 관심을 보인 것이다.

아직 입국 제한 조치가 강력하게 유지되는 중국을 상대로 지난 8월 24~25일 온라인으로 이뤄졌던 중국 K푸드페어에서도 일본과 비슷한 추세가 나타났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최근 중국에서도 건강을 중시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간편식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한국의 건강기능식품과 가정간편식(HMR)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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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기간 계속된 해외여행 제한이 해제되면서 K푸드(한국 음식문화)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올해 하반기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개최한 ‘K푸드페어’에서 코로나19 이전보다 한층 높아진 호응이 잇따랐다. 사진은 지난달 초 일본 K푸드페어에서 진행된 바이어 상담 장면. aT 제공
코로나19 기간 계속된 해외여행 제한이 해제되면서 K푸드(한국 음식문화)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올해 하반기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개최한 ‘K푸드페어’에서 코로나19 이전보다 한층 높아진 호응이 잇따랐다. 사진은 지난달 초 일본 K푸드페어에서 진행된 바이어 상담 장면.
aT 제공
aT는 이달 말쯤 말레이시아, 다음달에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K푸드페어를 이어 갈 계획이다. aT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K푸드를 대면 홍보할 기회가 줄어 걱정했는데, 전 세계가 방역 기간 이뤄진 K푸드의 진화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K푸드가 음식을 넘어 또 다른 문화 현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은주 기자
2022-10-21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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