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스, 英 역사상 최단기 재임
대규모 감세안이 결국 발목 잡아
20일(현지시간) 영국 리즈 트러스 총리가 런던 다우닝가의 총리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임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로써 트러스 총리는 임명 44일 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나며, 300년 역사의 영국 내각책임제 사상 최단명 총리라는 오명을 갖게 됐다.
런던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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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BBC에 따르면 트러스 총리는 이날 런던 다우닝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임 의사를 밝혔다.
앞서 트러스 총리는 지난 14일 대규모 감세안으로 혼란을 빚은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신의 최측근인 쿼지 콰텡 당시 재무장관을 경질했으며, 이어 19일에는 수엘라 브레이버먼 내무장관이 사퇴했다. 트러스 총리는 지난달 23일 연 450억 파운드(약 73조원) 규모의 감세 조치를 발표해 파운드화 가치와 국채 가격 폭락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콰텡 전 장관에 이어 새로 기용된 제러미 헌트 재무장관은 지난 16일 450억 파운드 상당의 감세안 중 32억 파운드를 취소시켜 트러스의 입장을 더욱 궁지로 몰았다.
19일 브레이버먼 장관의 사임 이후 트러스 총리의 ‘친정’ 보수당 의원들은 트러스의 사임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트러스는 이날 하원에서 열린 총리 질의응답에서 “나는 ‘싸우는 사람’(fighter)이지 ‘그만두는 사람’(quitter)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으나 결국 사임의 길을 걷게 됐다.
이슬기 기자
2022-10-21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