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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깔 고이 접어 나빌레라… 극락 이끄는 스님 춤사위

고깔 고이 접어 나빌레라… 극락 이끄는 스님 춤사위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2-10-04 17:36
업데이트 2022-10-05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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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종 청련사 ‘생전예수재’ 거행

살았을 때 49재 지내 업보 참회
다음 생의 행복 기원하는 의례

범패·깃발·승무 등 역사·예술성
올해 경기도 무형문화재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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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경기 양주 청련사에서 열린 생전예수시왕생칠재에서 스님들이 승무를 선보이고 있다. 승무로 망자의 혼을 달래고 불자들은 전생의 업을 참회하며 현생에서 공덕을 쌓는 생전예수재 가운데 청련사에서 올린 행사는 지난 5월 경기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4일 경기 양주 청련사에서 열린 생전예수시왕생칠재에서 스님들이 승무를 선보이고 있다. 승무로 망자의 혼을 달래고 불자들은 전생의 업을 참회하며 현생에서 공덕을 쌓는 생전예수재 가운데 청련사에서 올린 행사는 지난 5월 경기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목탁과 함께 스님들의 손에는 징, 북채, 태평소, 바라 등이 들려 있다. 망자의 혼을 달래는 구슬픈 가락을 따라 스님들의 승무가 펼쳐졌고, 이를 지켜보는 불자들은 향을 피우고 합장을 했다. 살아 있는 동안 전생에 쌓은 업을 참회해 소멸시키고 공덕을 올리고자 하는 이들은 현생에 있되 마음은 저 멀리 사후 세계를 향했다.

한국불교태고종이 4일 경기 양주 청련사에서 생전예수시왕생칠재(생전예수재)를 거행했다. 생전예수재란 사후 정토왕생을 위해 미리 복을 짓는다는 의미로 봉행되는 한국불교 전통 의식으로, 살아 있을 때 자신의 칠칠재(49일재)를 미리 지내는 행사다. 전생에 지은 업에 의해 다음 생이 결정된다는 윤회의 세계관에서 생전예수재를 통해 살아 있을 때 자신이 주인공이 돼 업을 씻고 다음 생의 복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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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장하는 스님들과 불자들. 류재민 기자
합장하는 스님들과 불자들. 류재민 기자
이날 행사가 열린 청련사는 신라 흥덕왕 2년(827년) 창건됐고, 조선 태조 4년(1395년) 무학대사가 중창했다. 1960년대 중반부터 스님들이 직접 범패(재를 올릴 때 쓰는 음악)와 작법(재를 올릴 때 추는 춤), 장엄(향이나 꽃 등을 불전에 올리는 것)으로 생전예수재를 봉행하며 의식을 이어 왔다. 청련사 생전예수재는 지난 5월 경기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했다. 조계종 봉은사 생전예수재(2019년 서울시 무형문화재 지정) 이후 광역단체 지정문화재로는 불교계에서 두 번째다.

이날 흐릿한 날씨 속에 오전 일찍부터 청련사에 200명이 넘는 사부대중이 모였다. 목탁 소리와 함께 징이 울렸고, 태평소와 북소리가 들리며 예수재 사전 행사가 본격 시작됐다. 지홍 스님의 목탁을 선두로 취타대, 어산단, 깃발, 사부대중이 따르는 시련 행렬을 시작으로 혼령을 대면하는 대령 의식, 번뇌와 업을 지우는 관욕 의식, 괘불을 중정으로 이운하는 괘불이운, 지전을 명부 세계에 통용되는 금은전으로 전환하는 조전점안, 경전을 담은 경함을 옮기는 경함이운 등이 이어졌다. 본행사인 생전예수재 의식이 진행될 때는 전생과 현생, 내생을 생각하는 마음이 절정에 달했다.

태고종 총무원장 호명 스님은 “예수재의 목적은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함으로써 더 나은 삶을 살게 하며, 생을 마친 후에는 윤회를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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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예수제 식전 행사에서 사부대중이 모여 불상을 향해 합장하고 있다. 류재민 기자
생전예수제 식전 행사에서 사부대중이 모여 불상을 향해 합장하고 있다. 류재민 기자
절하고 영원한 정토 세계로 가는 데 있다”면서 “모든 사부대중께서 예수재를 통해 진실한 몸과 마음으로 영원한 삶을 성취하기를 발원한다”고 말했다.

청련사 주지 상진 스님은 “우리보다도 바깥에서 더 신경 써 주는 것 같아 감사하다. 불교 의식이 단절돼 가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단절되지 않게 노력하는 것을 목표로 생전예수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고종은 이후 청련사 생전예수재가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다.

글·사진 류재민 기자
2022-10-0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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