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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美 금리인상에 개도국 소득 518조원 감소”…경기침체·부채위기 우려

유엔 “美 금리인상에 개도국 소득 518조원 감소”…경기침체·부채위기 우려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2-10-04 15:31
업데이트 2022-10-0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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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CTAD 세계경제전망 연례보고서 
“선진국 금리인상은 경솔한 도박”
연준 1%p 올릴때 빈국 경제생산 0.8%↓
저소득국 60%가 부채위기 수준 경고도
금리 대신 물가 직접 겨냥 가격상한제 제안
지난 7월 주유를 위해 차량들이 긴 줄을 선 스리랑카 콜롬보 주유소 앞 전경. 스리랑카는 경제위기로 국제통화기금(IMF)에 도움을 요청한 상태다.AP
지난 7월 주유를 위해 차량들이 긴 줄을 선 스리랑카 콜롬보 주유소 앞 전경. 스리랑카는 경제위기로 국제통화기금(IMF)에 도움을 요청한 상태다.AP
유엔 산하 기구가 미국을 중심으로 선진국이 인플레이션을 잡으려 단행한 급격한 금리인상에 대해 경솔한 도박이라고 비판했다. 긴축기조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을 개발도상국의 취약계층을 외면했다는 것이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3일(현지시간) 세계경제전망 연례보고서에서 “미국의 올해 금리인상은 중국을 제외한 개발도상국의 미래소득 3600억 달러(약 518조원)를 감소시킬 수 있다”며 “선진국의 금리 인상은 특히 취약계층에 큰 타격”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약 90개 개도국 통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였고 이중 3분의1 이상이 10% 이상 하락했다”며 “달러 강세는 개도국의 수입품 가격을 높이고 이는 임금이 정체된 (개도국) 근로자들에게 치명적”이라고 부연했다.

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1%포인트 올릴 때마다 3년간 다른 부국의 경제생산을 0.5%, 빈국의 경제생산을 0.8% 낮추는 것으로 추산했다. 연준은 최근 ‘3차례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포함해 올해만 금리를 3%포인트 올렸다.

이외 이미 저소득국의 60%, 신흥시장의 30%가 부채 위기에 처했거나 그 수준에 이르고 있어, 위기가 전세계적 번질 가능성도 경고했다.

UNCTAD는 이날 별도로 낸 성명에서 “과도한 통화 긴축으로 일부 국가에서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경제적 불안정의 시기가 도래할 수 있다”며 “이번 보고서는 경기침체 없이 높은 금리에 의존해 물가를 내릴 수 있다는 (중앙은행들의) 믿음이 경솔한 도박에 불과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UNCTAD는 금리인상 보다 인플레이션을 직접 겨냥한 가격상한제 등의 조치에 집중할 것을 권고했다. 가격상한제 실행을 위한 재원 마련은 에너지 회사들에 일회성 ‘횡재세’를 부과하자는 제안도 했다. 또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2.6%에서 2.5%로 하향 조정하고, 내년 성장률은 더 둔화된 2.2%로 전망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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