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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 200년 된 플루트 연주했는데 공화 지지자들 웬 난리?

리조 200년 된 플루트 연주했는데 공화 지지자들 웬 난리?

임병선 기자
입력 2022-10-02 10:48
업데이트 2022-10-03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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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팝스타 리조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 있는 의회 도서관 홀과 캐피탈 아레나 공연 도중 제임스 매디슨 전 대통령의 200년 된 크리스탈 플루트를 연주한 일을 두고 공화당 지지자들이 열을 내고 있다.

원래 클래식 연주 훈련을 받았던 리조는 이날 공연 도중 의회 도서관 관계자로부터 1813년 매디슨 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 프랑스로부터 선물 받아 지금껏 전해지는 플루트를 받아든 뒤 평소 잘하는,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엉덩이짓(Twerking)을 하면서 몇 소절을 들려줬다. 도서관 홀에서도 마찬가지 동작을 했지만 당시는 반(半) 정장 차림이었다. 반면 공연에는 요란한 반짝이 옷을 입은 데다 맨살이 훤히 드러나 보여 한층 선정적으로 비쳤다.

당연하게도 생전의 매디슨 전 대통령은 한 번도 이 플루트를 연주해 본 적이 없었다.

그녀의 발언도 입길에 올랐다. “Bxxxx 난 방금 트워킹을 했고 제임스 매디슨의 1800년대 크리스탈 플루트를 불어 봤어요! 우리는 오늘밤 역사를 만들었어요! 우리 역사를 보전해 역사를 소름끼치게 만들어준 의회도서관에 감사드려요! 여러분 역사도 소름끼치게 멋지네요!”

공화당원들은 트위터에 불평을 쏟아냈다. 한 누리꾼은 누구라도 “리조에게 플루트를 빌려주도록 허락한 데 관여한 이들은 추방될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뉴욕주에서 의회 선거에 출마한 적이 있다는 앤드루 맥카시는 “그들이 우리 국적인지 여부는 상관없다. 어디로든 추방하라”고 촉구했다.

우파 시사평론가 벤 샤피로는 ‘페이스 타투 현상(Face Tattoo Phenomenon)’이라며 “관심을 끌려고 의도적으로 논란이 될 만한 일을 저지르고 사람들이 주목할 때 뭔가를 저지르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우리 모두 리조가 정장에 가까운 차림으로 의회 도서관 홀에서 플루트를 연주하는 동영상을 봤다면 어깨만 움칠하고 말 것”이라며 “하지만 그 동영상은 모두가 획기적이라고 떠받들 만하지 않다. 그것은 그녀가 선정적인 트워킹을 뻐기는 동영상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스스로를 “이론가 파시스트”라고 묘사한 맷 월시는 의회 도서관이 리조에게 플루트를 대여함으로써 “그 자체로 미국 역사를 모독한 것”이라고 꾸짖었다. 아울러 무대에서 이 플루트를 연주한 것이 “그녀에게 영광이었다면 욕설을 날리고는 싶지 않다면서도 의회 도서관이 “일종의 인종적 배려”로 플루트를 빌려준 것이라고 짐작했다.

많은 보수파 베스트셀러를 내놓은 닉 애덤스는 “리조는 매디슨이 한때 소유했던 크리스탈 플루트는 말할 것도 없고 아마존에서 파는 20달러 짜리 야마하 플라스틱 리코더로도 음악을 들려줄 만큼의 재능도 없었다”고 깎아내렸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가 이 나라를 조롱거리로 전락시켰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률 업무를 봤던 것으로 유명한 젠나 엘리스는 다음날 자신의 토크쇼 도중 리조가 “기본적으로 유명하긴 한데, 내 생각엔, 세상에서 가장 병적으로 뚱뚱한 사람”이라면서 “이번 일은 의도적으로 미국역사를 모독한 것이며 좌파가 미국역사를 얼마나 조롱하는지 보여줄 뿐”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에 출마한 제임스 브래들리는 리조의 연주를 “성조기에 오물을 끼얹는” 모습에 비유했다.

의회 도서관은 공화당 지지자들의 반응에 대한 코멘트 요청을 거절했다. 다만 그날 밤 늦게 트위터에 “우리는 방금 DNA 검사를 했다. 그 결과 리조가 연주한 플루트가 우리가 소장한 것이 틀림없음이 밝혀졌다. 지금 우리 도서관으로 안전하게 돌아왔다”고 밝혔다. 별도의 보도자료를 통해 “리조가 수천명의 팬들 앞에서 플루트를 연주할 수 있는지 물어왔을 때 콜렉션과 보존팀, 경호팀은 난제에 맞닥뜨렸다. 특별 주문한 용기에 담아 큐레이터와 보안요원이 동행해 철저히 이송 과정을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리조의 홍보 대리인은 코멘트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았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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