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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해 가스관 3곳 연쇄 누출… 서로 배후라는 러·EU

발트해 가스관 3곳 연쇄 누출… 서로 배후라는 러·EU

안동환 기자
안동환 기자
입력 2022-09-28 18:02
업데이트 2022-09-28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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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가스관 개통일 동시다발 사고
서방 “사고 아닌 러의 파괴 공작”
러 “긴급 조사 시급” 모르쇠 일관
대규모 메탄 장기간 방출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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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로 파괴했나… 북유럽 지나는 천연가스관 누출 사고
고의로 파괴했나… 북유럽 지나는 천연가스관 누출 사고 27일(현지시간) 북유럽 발트해 해저를 지나는 천연가스관 노르트스트림2가 파열되면서 발생한 가스 누출로 덴마크 보른홀름 인근 해역에 지름 1㎞가 넘는 거대한 거품이 형성돼 있다. 러시아와 서방이 각각 상대의 고의적 파괴공작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은 누출 경위 조사뿐 아니라 온실가스인 메탄 방출에 따른 환경 영향 분석에도 착수했다. 보른홀름 AFP 연합뉴스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관이 27일(현지시간) 발트해 해저 3곳에서 동시다발적인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유럽연합(EU)이 러시아가 배후인 ‘고의적 파괴 공작’(사보타주)으로 규정했고, 러시아는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노르트스트림1’ 2곳, 전날 ‘노르트스트림2’ 1곳 등 해저관 3개의 손상이 잇달아 확인돼 독일과 덴마크, 스웨덴이 진상조사에 나섰다. 파열된 가스관 3곳은 스웨덴과 덴마크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위치해 있다.
스웨덴 국립지진네트워크는 이날 오전 2시 3분 리히터 규모 1.8에 달하는 첫 폭발 등 두 차례 대규모 에너지 방출이 기록됐다고 밝혔다. 스웨덴과 덴마크 양국 총리는 “사고가 아니다”라고 공언했고,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누출 사고가 기반시설에 대한 표적 공격 때문”이라고 짚었다.

가스관 운영사인 노르트스트림 AG는 이날 “동시에 3개 가스관이 망가진 것은 전례 없는 일로 복구 시기를 예상하기도 이르다”고 밝혔다. 이달 초 가스 공급이 중단된 노르트스트림1은 러시아의 대유럽 압박 카드였고, 지난해 말 완공된 노르트스트림2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 제재로 가동된 적이 없다. 앞으로 러시아가 유럽에 가스 공급을 재개할지 여부도 더 불투명해졌다.

누출이 확인된 이날이 공교롭게도 노르웨이에서 덴마크를 거쳐 폴란드까지 수송하는 새 천연가스관 ‘발틱 파이프’ 개통일이라는 점에서 ‘위협 공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날 노르웨이 연안의 에너지 시설에 미확인 드론이 출현하는 등 전조가 있었던 만큼 러시아 측이 자국 에너지 의존을 탈피하려는 유럽 각국에 경고장을 날린 것이란 추측이다. 이와 관련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긴급 조사가 시급한 아주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사보타주 가능성에 대해서도 “배제할 수 없다”며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EU는 천연가스 주성분으로 온실가스인 메탄의 대규모 방출이 초래할 환경 영향 분석에 착수했다. 하지만 과학계는 누출 가스관들이 발트해 수면 70m 아래로 비교적 얕고, 해상에 형성된 거대한 가스 거품에서 막대한 메탄이 장기간 방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선 미 역사상 최악의 가스 누출로 꼽히는 2015~2016년 캘리포니아 알리소 캐니언의 저장고 누출 사고 대비 100배 이상 많을 것이라는 추정이 벌써부터 나온다. 
안동환 전문기자
2022-09-2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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