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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의자’에 팔묶고 물고문·성폭행”…中 위구르족 인권침해 이 정도까지

“‘호랑이 의자’에 팔묶고 물고문·성폭행”…中 위구르족 인권침해 이 정도까지

백민경 기자
백민경 기자
입력 2022-09-01 15:16
업데이트 2022-09-0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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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신장 위구르족 인권조사 보고서 발표

중, 수용소 내서 구타·성폭행 ‘끔찍 학대’

정체모를 약 줄지어 먹인뒤 입벌려 확인

유엔, 수감자 석방 및 인권침해 조사 권고

“‘호랑이 의자’라고 성인 사이즈의 유아용 식탁 의자같은 게 있어요. 여기 팔을 묶인 채 물고문을 당했습니다. 중국의 애국주의 노래를 매일 얼굴이 붉어지고 핏줄이 나타날 때까지 불러야 했어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펴낸 신장 위구르족 인권 조사 보고서에는 중국 정부가 이 지역의 이른바 ‘직업교육훈련센터’(VETC)에서 수감자들에게 구타, 성폭행, 가학행위 등 끔찍한 학대를 당한 내용이 실렸다.

법적절차도 없이 먹지도 자지도 못하는 수용소 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위구르족과 이슬람 소수민족은 최소한의 법적 절차도 거치지 않고 사실상의 수용소인 VETC에 수감됐으며, 이곳에서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한 채 경비원들의 학대와 고문을 견뎌야 했다.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을 강제수용소에 구금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홍콩에서 반정부 시위가 열린 2019년 12월 에디버그 광장에 내걸린 중국 국기 오성홍기를 내리고 신장 자치구의 위구르족 인권을 지지하는 시위 참가자를 경찰이 체포하고 있다. 위구르 주민을 지지하는 대규모 별도의 집회가 홍콩에서 열린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홍콩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을 강제수용소에 구금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홍콩에서 반정부 시위가 열린 2019년 12월 에디버그 광장에 내걸린 중국 국기 오성홍기를 내리고 신장 자치구의 위구르족 인권을 지지하는 시위 참가자를 경찰이 체포하고 있다. 위구르 주민을 지지하는 대규모 별도의 집회가 홍콩에서 열린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홍콩 로이터 연합뉴스
증언에 따르면 수감자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약을 먹어야 했다. 당국자들은 이들에게 줄을 세워 알약을 먹인 뒤, 억지로 입을 벌려 삼켰는지 확인했다고 한다. 이 알약을 먹고 졸음이 쏟아졌다고 증언한 사례가 많았지만 중국 정부는 약의 정체를 밝히지 않았다.

특히 심각한 수준의 성적 학대를 당한 경우도 있었다. 여성을 조사하던 경비원이 구강성교를 강요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여성이 억지로 옷을 벗게 하거나, 카메라가 없는 공간으로 데려가 성폭행을 했다는 증언도 있었다. 일부 여성은 산부인과적 검사를 당한 경우도 있었다. 중국 정부는 이런 주장을 공식 부인했다.

수감내내 족쇄 채워지기도…체중줄고 수면 부족 속출
수감 기간 내내 족쇄가 채워진 경우도 있었다. 식량은 늘 부족해 수감자들의 체중이 크게 줄어드는 경우가 많았다. 거주 공간에는 밤에도 불을 끄지 않아 수면 부족이 속출했다. 위구르족의 언어는 사용하지 못 하게 했고, 이슬람교에서 필수인 기도 등 종교 행위도 금지됐다.

중국 정부는 훈련생의 인권을 전적으로 존중한다고 주장했으나, 인권 침해 의혹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유엔 인권사무소와 인터뷰한 수감자 26명 가운데 약 3분의 2는 이곳에서 교육이 아닌 고문과 학대가 자행됐다고 진술했다.

유엔 “이들 수감할 아무 법적 근거조차 없다” 지적 
OHCHR은 신체 자유를 박탈할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어 보인다는 점, 기본적인 의사표시 등 명백한 합법적 행위로 인해 이 시설에 수감될 수 있다는 점, 수감 기간에 법적 조력이 제공되지 않은 점 등으로 봤을 때 이 시설과 관련한 큰 우려가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OHCHR은 확보한 데이터를 종합 분석한 결과 “시설에서 고문·학대가 발생했다는 의혹은 신빙성이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에 신장지구의 VETC를 포함한 각 시설에 억류된 수감자들을 즉각 석방하고, VETC에서 발생한 인권침해 의혹을 조사하라고 권고했다.
백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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