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보육원 나선 청년 품을 안전망 더 촘촘해야 한다

[사설] 보육원 나선 청년 품을 안전망 더 촘촘해야 한다

입력 2022-08-28 20:28
수정 2022-08-29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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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육원 출신 청년들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하자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사회가 함께하는 지원 제도를 만들겠다’고 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28일 오후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금전, 심리 상태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극단적인 선택하는 일이 없도록 당 차원에서 관련 정책을 챙길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사진은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월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98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뉴시스
최근 보육원 출신 청년들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하자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사회가 함께하는 지원 제도를 만들겠다’고 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28일 오후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금전, 심리 상태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극단적인 선택하는 일이 없도록 당 차원에서 관련 정책을 챙길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사진은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월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98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뉴시스
최근 보육원 출신의 10대 청년 2명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두 사람은 만 18세가 되면서 지내던 보육원을 나와 각각 장애가 있는 아버지의 임대아파트와 대학교 기숙사에서 세상을 등졌다. 기숙사 방에서는 “아직 다 읽지 못한 책이 많다”는 10대 청년의 쪽지가 나왔고, 임대아파트에서 장애인 아버지와 지내던 청년은 평소 삶을 비관했다고 한다. 꽃다운 나이에 꿈을 제대로 펼쳐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등질 수밖에 없었던 청년들의 아픔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는 보육원 보호가 종료되는 아동의 자립을 돕는다며 종전의 ‘보호종료아동’이라는 개념 대신 ‘자립준비청년’이란 용어를 사용하며 청년 자립을 도모해 왔다. 만 18세가 되면 보호시설에서 무조건 나와야 했으나 본인이 원할 경우엔 24세로 늦췄다.

하지만 자립준비청년들의 절망감은 상상 이상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말 펴낸 ‘자립준비청년 지원 강화를 위한 보호서비스 전달체계 개선 연구’에 따르면 자립준비청년 3104명 중 절반이 ‘죽고 싶다고 생각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19~29세 청년을 대상으로 한 2018년 자살실태조사의 16.3%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자립준비청년의 자립을 도울 체계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이유로 가장 많이 꼽은 경제난 해결을 위해 취업과 주거 지원 등 경제적 지원책 강화는 물론 부모, 형제 역할을 해줄 정서적 지원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자립지원 전담 인력 확충도 마찬가지다. 최근 5년 사이 자립준비청년은 매년 2500명씩 나오지만 정부의 올해 전담 인력 목표치는 120명에 불과하다. 자립준비청년을 단순한 지원 대상이 아닌 국가 경쟁력 유지에 필수불가결한 존재로 생각하고 제도 기반을 다질 때다.

2022-08-2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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